그들과의 전쟁

   
최윤식
ǻ
알키
   
14000
2012년 05월



■ 책 소개
당신은 미래를 내다보는 경제통찰력을 가졌는가?
한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경기 속에 개인투자자들이 몸을 사리고 있는 지금에도,거대한 자금과 치밀한 전략으로 늘 세계의 부를 차지해왔던 "그들"은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왜 그럴까? 그들은 알고 있지만 평범한 우리들이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위기가 반복되듯이 호황도 반복해 돌아온다는 것이다. 밤이 깊어지면 새벽이 오듯이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위기속에서도 분명 경제 호황기는 다가오고 있다. 중요한 것은 위기가 지나고 호경기를 맞이할 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경제통찰력을 가지고있는가이다. 

미래경제학자로서 그동안 부에 관한 미래예측시나리오 연구에 집중해온 저자가 100여 권이 넘는 경제서와 논문들을 종합해 잔혹하고 치열한 경제전쟁 속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경제플레이어들을 집중 조명한다. 매일 치열하게 벌어지는 경제전쟁에서 그들과 싸워 이기려면, 미래를 내다보며 전략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경제지능을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탐욕의 경제사를 훑어보며 세계의 부를 거머쥔 강자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그들이 주로 어떤 꼼수와 전략으로 그자리를 차지해왔는지, 또 그들이 주로 어떤 경제판을 전투지형 삼아 움직이는지 등을 직접 개발한 시스템리딩기법과 비즈니스프로파일링기법을 활용해소개한다.

■ 저자최윤식
아시아와 한국을 대표하는 미래학자로서 미래예측기법의 대가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소장, 전경련최고위과정 주임교수(미래 창조 혁신), 전략포럼 주임교수, 아시아미래학회 창립준비위원장, 저출산고령사회정책실무위원회 민선위원,세계미래학회(World Future Society) 정회원, 베이비부머 미래구상포럼 민선위원, 심평원 미래전략위원회 위원이다. 통찰력 있는미래예측과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미래산업 컨설팅 능력을 인정받아, 정부기관과 국내외 대기업들, 비영리단체들에게 활발하게 강의, 자문,Futures Solution Providing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한국판 잃어버린 10년’에 대한 예측과 향후 10년 동안 아시아를무대로 벌어질 본격적인 미중의 패권전쟁에 대한 미래 시나리오를 발표해서 크게 주목받았다. 

미국 유일의 미래학 정규과정인 휴스턴대학원 미래학부에서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세계미래전문가협회 창립이사인 피터비숍(Peter C. Bishop), 세계미래학회 사무총장을 역임한 미래학 교수 크리스토퍼 존스(Christopher Burr Jones),미래전문가협회 회장 웬디 슐츠(Wendy Schultz)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또한 철학, 신학, 미래학, 경영학 등의 학위를 가지고 있으며,현재는 뇌신경공학, 인공지능, 복잡계경제학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 중이다.

저서로는 『부의 정석』 외에 17권이 있으며, 그의 대중적 미래예측서인 『2020년 부의 전쟁 in Asia』『2030년부의 미래지도』『10년 전쟁』은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출판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일반인을 상대로 ‘미래학자최윤식 박사의 미래 준비 특강’을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에서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대기업에 유료로 제공하는 프로그램과 동일). 또한 비즈니스맨을위한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의 미래예측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 차례
여는 말 - 다가오는 경제호황, 기회를 잡으려면 알아야 한다

1장 경제에 대한 미래 통찰력을 가졌는가
01 100세 시대, 투자밖에 답이 없다 
02 타짜, 돈 많은 꾼, 하우스 그리고 당신 
03 경제전쟁에서승리하는 비결 
04 도사리고 있는 위험한 예측들 
05 필요한 것은 경제통찰력 
2장 경제전쟁, 그들은 누구인가 
01 경제전쟁,그 탐욕의 역사 
02 경제 강탈자, 미국 
03 금권을 지배하는 자들 
04 끝나지 않는 금융위기

3장 경제전쟁은 어떻게일어나는가 
01 경제전쟁의 황제, 중앙은행 
02 경제전쟁의 함정, 버블전투 
03 경제전쟁의 새로운 전략,경제 커플링 
04 전략적 동맹, 신용팽창과 신용수축 
05 경제전쟁의 요충지, 환율 
06 상호 견제하는 소득순환모형

4장 당신에겐 경제지능이 필요하다
01 미래 징후를 읽고, 미리 준비하라 
02 지피지기하여, 한번에 적의 심부를 찌르라 
03 직감을 믿고,시나리오를 세우라 
04 전체를 보고, 이길 수 있는 상황을 기다리라 
05 함께 움직여라, 흩어지면 죽는다

맺음말 - 인포메이션이 아니라, 인텔리전스가 필요하다
주석 





그들과의 전쟁


경제에 대한 미래 통찰력을 가졌는가

필요한 것은 경제 통찰력

현대의 미래학은 195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미래학은 고대의 예언가들처럼 어떤 신비의 영역 안에서 미래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사회과학적 범위에서 미래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을 학문의 주제로 삼고 있다. 필자는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미국에서 현대적 미래학을 전공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미래학 학위를 주는 학교가 없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 전문적으로 미래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없으면 상상이나 공상의 영역 안에서만 미래를 예측할 수밖에 없고, 이 정도의 수준으로는 결코 국가의 정책이나 기업의 미래전략에 도움이 되는 미래예측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이나 국가적 차원에서도 전문적인 미래학자를 양성하거나 더 많은 미래연구가를 준비시켜야 한다. 정성적인 미래예측기법에서부터 컴퓨터시뮬레이션기법가지 40여 가지가 넘는 미래예측기법을 완벽하게 구사하며, 다양한 학문분야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과 정보를 통합할 능력이 있는 전문 미래학자를 양성해야 한다. 개인들도 미래의 생존과 부를 위해서, 경제와 투자시장에서 자신을 지키고 더 나아가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최소한의 부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미래관심가 정도는 되어야 한다.


경제통찰력이란 무엇인가

예리한 관찰력을 가지고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능력이 바로 통찰력이다. 이는 자신을 둘러싼 내적, 외적 전체 구조를 새로운 시점(視點)으로 파악해내는 능력을 말한다. 즉, 경제통찰력이나 투자통찰력을 기르려면 경제상황이나 투자상황을 새로운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살펴보며 본질에 속하는 이치와 구조, 흐름을 꿰뚫어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우리의 머릿속에 파편으로 산재해 있는 정보들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제까지 연관을 시키지 못했던 다른 정보나 지식들 사이의 새로운 연관성을 발견하고, 같은 상황을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맥락에서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통찰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타고난 감각을 이용해 동물적으로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직관력이라면, 후천적인 훈련으로 발달시킨 사고법을 이용해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이 통찰력이다.


실패해도 대응할 수 있다

여론조사에는 반드시 플러스 마이너스 오차라는 것이 존재한다. 신뢰할 수 있는 여론조사란 100퍼센트 정확한 조사가 아니라. 플러스 마이너스 오차가 다른 여론조사보다 적은 조사이다. 미래예측기법을 배우면 그러한 오차를 줄일 수 있다. 자신이 하는 행동과 내뱉는 말, 내리는 판단의 오차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잘 아는 사람은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할 가능성이 크다. 자신이 실수할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잘 안다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실수의 횟수도 줄일 수 있고, 설사 실수를 해도 대응력이 빨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예측도 마찬가지다. 완벽한 예측이 불가능하더라도 오차가 어느 정도인지, 예측의 한계(Limitation)가 어느 정도인지 안다면 당연히 예측의 오류도 줄일 수 있고, 오류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대응 속도도 높일 수 있다.


경제와 투자시장을 예측할 때도 미래예측의 오류 범위를 알고 있다면 투자 시 오차 범위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에 대비해 또 다른 방안을 마련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예측했던 대로, 계획했던 대로 안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서 보조장치를 만들어놓는 현명한 투자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경제전쟁에서도 마찬가지다. 세상과 경제와 투자시장의 판이 돌아가는 이치와 구조, 흐름을 이해하고, 나의 예측 오류의 한계를 알고 행동하고, 더 나아가 이해와 예측의 오류를 보완해줄 보조적 전략을 준비하자. 역사적으로 그 어느 전쟁에서나 상대보다 더 나은 통찰력을 가진 자가 승리를 거두었다.


미래예측 어떻게 할 것인가

미래예측을 할 때 우리는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까?


첫째, 미래는 예언이 아닌 가능성에 대한 예측과 연구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미래를 예측할 때는 반드시 예측할 수 있는 영역과 예측할 수 없는 영역을 구분하는 예측의 한계선을 분명히 정의해야 한다.

셋째, 미래는 언제나 다양한 가능성들로 열려 있고, 거의 확실시되는 최악의 상황이라도 사람들의 다양한 도전과 응전을 통해 충분히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넷째, 미래를 예측했다 하더라도 시시각각 변하는 요소들을 즉각 기존의 미래예측 내용에 반영하여 꾸준히 예측을 최적화시켜야 한다.

다섯째, 미래에 대해 어떠한 관점과 태도로 접근하겠다는 전제를 깔고, 미래의 계획과 현재의 행동도 수시로 재조정하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현재의 경제상황에서 벗어나는 급진적인 변화가 발생하거나 예측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 미래가 전개되더라도 재빠르게 변화에 대한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경제전쟁, 그들은 누구인가

경제전쟁, 그 탐욕의 역사

금융재벌들의 고객이 된 미국

사실 금융자본가들은 전쟁에서 누가 이기든지 큰 관심이 없었다. 그저 누가 이기고 누가 지든 한 푼이라도 더 많은 돈을 들여 전쟁을 수행하고, 전쟁에서 패한 나라가 얼마의 전쟁 배상금을 감당할 것인지에만 관심이 있었다. 전쟁에서 이긴 나라도, 전쟁에서 진 나라도 대출 고객일 뿐이었다.


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는 독일의 통일을 위해 오랫동안 전쟁을 치르면서 막대한 전쟁비용의 마련을 위해 금융자본가들과 어쩔 수 없이 손을 잡아야 했다. 그 경험을 통해 그는 국제 금융재벌들이 미국의 남북전쟁에도 깊게 관여되어 있을 거라고 경고했다. 또한 국제 은행가들이 잔혹하고 치밀한 수법으로 미국의 부를 장악할 수 있다는 것도 예고했다.


1870~1871년, 통일 독일을 이룩하려는 비스마르크와 이를 저지하려는 나폴레옹 3세가 벌인 보불전쟁에서 패한 프랑스는 무려 50억 프랑의 전쟁 배상금을 물어야 했다. 프랑스는 전쟁 배상금을 마련하기 위해 5퍼센트 이자율로 채권을 발행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수수료와 수천만 프랑이 넘는 관리비용이 발생했고 이 모든 수익들은 국제 금융재벌들의 손에 들어갔다. 정부나 정치인들은 금융재벌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비스마르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나라를 세우고, 독립전쟁을 수행하고,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자금이 절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에 금융재벌들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1764년 영국 의회는 통화조례(Currency Act)를 발효하여 식민지 지역에서 자신들만의 화폐를 발행하는 것을 금지하고, 영국 정부에 납부하는 세금은 반드시 금은화폐로만 낼 것을 강제했다. 그러자 미국의 동부해안 13개 주가 영국 정부를 대항해서 독립전쟁을 일으켰다. 영국과 미국의 전쟁은 미국의 기적적인 승리로 끝났다.


미국은 국제적인 금융재벌들과의 금융전쟁에서 당당하게 맞설 수 있을 만큼 국력이 신장됐다. 하지만 1861년 새로운 위기가 찾아왔다. 남북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4년 동안 같은 민족끼리 비극적이고 격렬한 전투를 치르면서 미국의 국력은 크게 소진되었다. 전쟁에 패한 남부는 다시 연방으로 복귀하는 데 10여 년이 걸렸고,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남쪽과 북쪽의 주정부들은 막대한 빚을 지게 되었다. 거액의 군비를 마련하기 위해 남과 북의 정부는 채권을 무한정으로 발행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 채권들은 양쪽을 모두 도와주면서 군비를 대준 국제적인 금융재벌들에게 최종적으로 흘러들어갔다. 프랑스의 금융재벌 살로몬 로스차일드는 남부를 지원했고, 영국과 프랑크푸르트의 로스차일드 은행은 북부를 지원했다. 누가 이기든 상관없이 금융재벌들의 부는 미국 정부가 발행한 채권에서 발생하는 높은 이자와 원금 덕택에 계속적으로 상승해나갔다.


경제 강탈자, 미국

미국의 전쟁전략

20세기 이후, 국가적 차원의 전쟁전략을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경제판을 아주 교묘하게 활용해 시대마다 등장하는 자신의 최대의 적들을 하나씩 섬멸해나갔다. 필자는 이러한 방식을 소리장도(笑裏藏刀) 전략이라고 명명한다. 소리장도란 웃음 속에 칼을 감추고 있다는 뜻이다. 겉으로는 웃는 낯으로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하지만 마음속에는 상대방을 한방에 제거할 뜻을 품고 있다는 고사성어로, 고대 병법 36계의 10번째 계책이다. 이 계책을 잘 사용한 대표적인 인물은 당나라 고종 때 중서시랑을 지낸 이의부(李義府)였다. 이의부는 겉으로는 모든 사람들을 온화한 마음씨와 예의바른  태도로 대하면서 대화할 때 늘 미소를 머금으며 선량한 얼굴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늘 칼을 품고서 자신의 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하나씩 제거했다. 미국 역시 이의부와 같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뉴딜정책

미국의 소리장도 전략의 첫 번째 대상은 중국이었다. 1933년 3월 4일, 미국의 제32대 대통령으로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Roosevelt)가 당선됐다. 그는 가장 먼저 자본의 급속한 미국 탈출을 막기 위해 즉, 통화유동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황금태환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그리고 그해 4월 5일, 미국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황금을 온스당 20.67달러에 수매하고 약간의 장신구를 제외하고 황금을 소유하는 사람들에게는 10년 징역과 25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비상조치를 발효했다. 그리고 5월에는 달러화를 41퍼센트 평가절하시켰고, 1934년에는 황금준비금 법안을 통과시켜서 황금가격을 1온스당 35달러로 상향고정했다. 뿐만 아니라 은 구매법(Silver purchase Act)을 통과시켜 대량으로 은을 매입하여 금 보유량의 1/3정도의 은을 비축했다. 왜 그랬을까?


이 정책들의 목적은 첫째, 디플레이션 압력을 줄이는 것이었다. 둘째, 시장에서 은의 공급량을 줄임으로써 은의 가격을 상승시켜 중국과 같은 은본위제 국가에서 대량의 은이 해외로 빠져나가게 유도하여 자연스럽게 이들 국가들의 화폐가치를 평가절상(화폐 구매력을 상승)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되면 미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수출을 극대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1934년에 중국에서는 3개월 동안 은화 2억 위안이 빠져나갔고, 런던의 은 가격은 2배나 폭등했다고 한다. 이는 동시에 은본위제시스템이 무너질 가능성을 키우고 달러 등의 외화본위로 전환시키기 용이해져서 미국의 이익이 극대화된다는 이점도 있었다. 미국의 뉴딜정책은 곧바로 중국 경제에 큰 충격을 가져왔다.


결국 1935년 11월 4일, 중국의 국민당 정부는 은본위제를 포기하고 중앙은행, 중국은행 및 교통은행에서 발행하는 화폐를 법폐로 규정했다. 영국 파운드화와 법폐는 1위안에 1실링 2.5펜스로, 100위안에 달러는 30센트로 연계했다.


중국은 법폐의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신용위기가 발발할 때마다 금융시스템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영국이나 미국으로부터 돈을 빌려서 외환시장에 풀어 법폐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법폐인 위안화의 가치를 안정화시킬 수밖에 없었다. 금융적 예속이 시작된 것이다. 끝내 국민당 정권이 붕괴하기 직전인 1949년, 상하이에서는 손수레로 돈을 가득 싣고 가봐야 겨우 성냥 한 갑 정도를 살 수 있었고, 지폐를 벽지로 사용할 만큼 화폐의 가치가 떨어진 엄청난 초 인플레이션을 맞이하게 되었다.



경제전쟁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현재의 금융시장은 누가 뭐라 해도 유럽과 미국의 국제적인 금융세력가들이 주도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힘으로는 그들의 룰을 바꾸기에 역부족이다. 따라서 경제지도를 숙지하여 그들이 주도하는 게임의 룰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저 눈앞에 펼쳐지는 표면적 현상에만 매달리거나 경제 교과서에나 나옴직한 순진한 판단과 국지적 영역에서만 통하는 편협한 시각에 머물러 있다간 큰코다친다.


숨겨진 이치와 구조, 흐름을 꿰뚫어보고 앞으로 일어날 변화의 방향과 또 다른 가능성들을 제대로 예측해서 현실의 전략에 반영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특히 개인 그리고 상대적으로 금융전쟁에서 약자인 우리나라의 경우 판의 흐름을 읽고 플레이어들의 행동들을 예측해서 그들보다 한발 앞서 치밀하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머지않아 벌어질 본격적인 글로벌 경제와 금융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개인이든 기업이든 전투지역 안에서 벌어질 경제전쟁과 투자전쟁, 금융전쟁을 가상으로 시뮬레이션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경제지도가 이 시뮬레이션의 배경을 제공할 것이다. 머릿속에 가상의 전투지형도를 떠올리고 그 위에서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움직일지,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예측하고 조작해보는 생각 훈련(Thought Training)에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를 반복하다 보면 누구나 뛰어난 통찰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전쟁의 황제, 중앙은행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동서를 막론하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최고의 방법은 황제를 잡는 것이다. 우리가 흥미롭게 읽은 학자 진수(陳壽)의 『삼국지』는 진시황이 통치했던 진(秦)나라에 이어 세워진 중국의 두 번째 통일왕조, 한(漢)나라의 운세가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던 184년부터 사마염(司馬炎)이 위, 촉, 오로 나뉘었던 천하를 통일하는 280년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나라 말기 무장이었던 동탁(董卓)은 낙양성에 입성하여 13대 황제였던 소제(小帝)를 폐하고 아홉 살에 불과한 헌제(獻帝)를 14대 황제로 옹립해 정권을 잡았다. 그러자 원소, 손권, 유비, 조조 등의 걸출한 제후와 장수들이 일어났다. 그들은 황제의 권위를 지키고 황권을 유린하는 세력들을 처단한다는 명분으로 반동탁 진영을 구축해 전투를 벌였다. 황제를 손에 쥐고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 동탁이 암살된 후, 동탁의 잔당이었던 이각과 곽사가 권력을 두고 다투자 그 틈을 타 헌제가 도망쳤다. 이때 조조는 재빨리 헌제를 보호하는 역할을 자처했다. 하지만 조조에게도 황제는 충성의 대상이 아니라 권력을 잡기 위한 명분에 불과했다. 시간이 흐르자 각 제후들은 황제를 무시하고 제각기 실력행사를 하기 시작했고 조조도 황제를 옆에 끼고 승상의 자리에 올랐다가 220년, 헌제의 황위를 빼앗고 위(魏)나라를 세웠다. 다음 해인 221년, 유비 역시 한나라의 정통성을 계승한다는 명분으로 제위에 올라 촉한(蜀漢)을 세웠고, 손권도 이에 맞서 황위에 올라 연호를 황룡(黃龍)이라고 짓고 지금의 남경을 수도로 하여 오(吳)나라를 세웠다.


그러나 이런 삼국의 형국은 오래가지 못했다. 유비와 제갈공명이 죽고 난 263년, 위군의 대규모 공격에 유선이 항복을 하면서 촉나라는 멸망했다. 그리고 제갈공명의 맞수이자 조조를 도와 위나라를 세웠던 사마의(司馬懿)의 일족들은 조조가 죽고 그의 아들 조예도 병들어 죽자 고평릉의 변란을 통해 권력을 탈취했다. 그들은 여덟 살짜리 조방을 시작으로 조모, 조환 등의 황제들을 차례로 자신들 마음대로 옹립했다 폐위했다 하면서 황제를 손에 쥐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그리고 사마의의 손자인 사마염(司馬炎)에 이르러서는 아예 위나라 마지막 황제인 조환을 겁박하여 선위를 받고 국호를 진(晉, 혹은 西晉)으로 바꿔서 265년, 기어이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사마염은 280년에 오나라의 항복을 받아 천하를 세 번째로 재통일했다. 이처럼 수많은 영웅들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삼국지』에서도 황제만 잡으면 이긴다는 동서고금의 진리가 재확인된 것이다.


황제가 된 중앙은행

경제전쟁에서도 마찬가지로 황제를 잡는 것이 승리의 비결이다. 그렇다면 경제전쟁에서의 황제는 누구일까? 바로, 경제조정자 역할을 하는 중앙은행이다. 실제로 근대와 현대의 경제사를 살펴보면, 중앙은행의 설립과 운영의 주도권을 두고 정부와 금융자본가, 기업가들 사이에 피를 튀기는 전쟁이 수도 없이 일어났다. 왜 그럴까? 답은 간단하다. 중앙은행의 화폐발행권을 손에 넣는다는 것은 경제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작게는 한 나라의 경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고, 크게는 기축통화를 통해 전 세계의 경제를 장악할 수 있다. 나라의 근간은 백성들이지만 권력은 황제에게 있듯이, 경제의 근간은 국민들의 노동과 재화의 생산과 거래 등에 있지만 경제 권력의 핵심은 돈(화폐)에 있고, 중앙은행은 이런 막강한 권력인 돈의 최초 발생지이자 최후의 대부자인 것이다. 사상 최초의 거시경제이론도 화폐수량설(Quantity Theory of Money)일 정도다.


실제로 화폐금융정책은 금융시장 내에서 단기금리, 장기금리 및 은행금리들에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금리의 변화는 기업의 투자와 개인들의 소비와 같은 실물경제부문으로 파급된다. 만약 중앙은행이 화폐공급을 축소하면 이는 곧바로 은행 예금의 감소를 불러일으킨다. 은행은 예금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대출을 줄이거나 채권보유를 줄일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신용위험이 낮고 유동성이 높은 국공채보다는 기업이나 개인들의 신용대출을 먼저 줄인다. 은행들의 대출 상환압력에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주식, 어음, 채권 등을 발행하게 되는데, 이때 은행이 요구하는 수준의 대출상환금을 마련할 수 없으면 곧바로 실물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개인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신용이 취약한 개인들은 은행이 대출을 회수하거나 추가적인 대출을 줄이면 곧바로 자금부족을 느끼게 되고 이는 전반적인 소비활동의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중앙은행의 화폐공급(신용공급) 확대와 축소가 기업과 개인들의 금융경제와 실물경제의 생사 여부를 좌우하는 오늘날을 가리켜 신용창조에 의한 경제성장시스템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당신에겐 경제지능이 필요하다

미래 징후를 읽고, 미리 준비하라

미래가 느닷없이 오는 법은 없다. 언제나 미래 징후가 앞서게 마련이다. 따라서 어떤 전쟁이든지 미래 징후를 빨리 파악하는 것이 승리의 제1전략이다.


조선은 200년간 전쟁이 없었다가 1592년 4월, 일본의 대대적인 침략을 받았다. 당연히 이 전쟁에도 미래 징후가 있었다. 1591년 3월에 조선통신사가 일본을 방문하고 온 후 정사 황윤길은 일본이 가까운 시일 내에 반드시 조선을 침략해올 것이라고 조정에 보고했다. 그럼에도 동인과 서인으로 나뉜 조정은 당파 싸움에만 치중해 다가오는 미래의 위험을 미처 대비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이미 남해지방의 성들을 축성하고 화포와 전함을 개량하며 거북선을 개발했다. 착실하게 군량미를 확보하고 함대함전의 함포전술과 수군의 각종 진법훈련에도 주력했다. 그의 23전 23승의 신화가 그냥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미래를 내다보고 앞서서 난세를 준비한 결과인 것이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경제전쟁을 치러야 할 우리들에게도 미래 징후를 읽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 능력을 기르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먼저, 경제전투지형을 유념하면서 전문가들과 언론을 통해 들려오는 시장 흐름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 경제와 금융전쟁에서 유리한 미래 징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징후들이 경제판 위에서 나타나므로 이를 배워서 알고 있는 우리는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다.


지피지기하여, 한번에 적의 심부를 찌르라

개인에게 맞는 전략

경제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다. 경제흐름과 상황, 싸워야 할 적들의 전략 그리고 나의 강점 등에 관한 공부와 연구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이순신 장군은 무인이었지만 학문에도 능했다. 손자병법 등 7개로 구성된 무경칠서(武經七書)에 능통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사서인 자치통감이나 통감강목 등도 훤하게 꿰뚫고 있었다. 또 선조 13년 36세의 나이로 고흥의 발포만호(鉢捕萬戶)가 되었을 때도 부하들에게 꼬치꼬치 캐물으면서까지 바다에 대해 학습하고 연구했다. 그가 단순한 열정과 긍정적 마음가짐, 국가를 위한 충성심만으로 전쟁에 임한 것은 아니었다. 리더로서 갖춰야 할 완벽한 준비, 즉 적을 알고 나를 알고 상황을 알기 위해 엄청난 공부를 한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최선의 전략을 준비하는 일에 온 힘을 기울였다. 그는 23번의 전투에 항상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경제전쟁 역시 우리의 자산과 미래를 걸고 임하는 중대한 전투이다. 개인들 역시 기적이나 요행만 바랄 것이 아니라 공부해야 한다.


일부 전문가들이나 정부는 과거와는 다르다며 예전과 다른 건전한 기초, 구조적 개혁의 성과, 세련되고 발전한 정책, 버블을 충분히 견뎌낼 만한 기술적 진보와 경제적 규모를 들먹인다. 그러나 그들이 아무리 "이번에는 다르다"라고 말해도 곧이곧대로 믿지 말고 돌다리도 두드려서 건너자. 이순신 장군처럼 현장을 철저하게 따져보고 연구하면서 행동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의 전략을 역이용할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정보와 자본, 네트워크 등에서 월등히 열악하므로 정공법으로서는 결코 거대 자본들을 이길 수 없다. 상황의 변화와 상대의 전략과 전술들을 완전히 파악한 후 이를 역이용하여 적의 심부를 한번에 찔러야만 승리할 수 있다. 언제나 주도면밀하게 적의 특징과 상황을 알고 움직여야 한다. 단타와 잦은 매매는 개인에게 불리하다. 경거망동하지 말고 최적의 시간을 기다리면서 원샷 원킬(One Shot, One Kill) 전략을 세우자. 아무리 강한 적이라도 한 발짝 떨어져서 적의 허점을 파악한 후 싸운다면 열악한 전력으로도 충분히 승리의 길을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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