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을 파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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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A. 서든(역자: 최은정)
ǻ
스마트비즈니스
   
25000
2010년 12월



■ 책 소개
다양한 분야의 미래예측전문가들의 진실과 허구를 파헤치는 책으로, 연간 2천억 달러 규모의 예측산업을 바라보는 비판적인 시각이 담겼다. 경제예측, 경영예측,증시예측, 기술예측, 기상예측, 인구예측, 사회예측 등 7가지 예측 분야의 역사적 기원과 함께 현대의 사고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18∼19세기의 몇몇 뛰어난 지식인들, 존 스튜어트 밀과 칼 마르크스를 비롯해 사회 진보를 논한 위대한 예측가들, 인구에 관한 우울한 전망을했던 맬서스, 경제이론의 대가인 애덤 스미스와 존 케인스 등 미래예측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주제에 걸쳐 살펴본다. 저자가 예측의 부정확성에 대한근거로 제시한 여러 사례들은 매우 충격적이며 미래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보편적이고도 맹목적인 열망을 한 풀 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저자 윌리엄 A. 서든(WILLIAMA. SHERDE)
스탠퍼드 비즈니스스쿨을 졸업한 저자는 전문 경영 컨설턴트로서 30년 넘게 활발히 활동하며 북미와 유럽,아시아 등지의 주요 회사들을 상대로 기업 전략과 조직 개발 관련 컨설팅을 제공해왔다. 그간 주요 고객사로는 AT&T, 씨티그룹 등이있다. 현재는 「포춘」 선정 500대 기업이자 리스크, 전략, 인적 자원 분야 자문 및 솔루션을 제공하는 국제 전문 서비스 기업인마쉬&맥레넌(MMC, Marsh&McClennan Companies)을 주 고객으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으며, 브랜다이스대학교(Brandeis University)의 부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시장을 선도하라(Market Ownership)』 등의 경영서적이외에도 25건이 넘는 논문을 발표한 저자는 여러 경영 회의나 협회 등에서 강연가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 역자 최은정
경희대학교 영어 통번역학과를졸업했다. 책이나 영상물 등 국내외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알아가는 데 흥미를 느껴 영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으며, 그 정보를 많은 사람과 공유하는데 의의와 보람을 느껴 번역가의 길로 뛰어들었다. 현재 펍헙(Pubhub) 에이전시 전문 번역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본격적인 번역 활동은2009년부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번역한 책으로는 『작은 성과』 『그리스도의 몸』『그리핀은 매일 조금씩 안녕이라 말한다』『여성을 위한 비즈니스게임론』 등이 있다. 

■차례

머리말 - 전문가들의 예측이 ‘동전 던지기’보다 나을 게 없다면? 
1장 전문가라는 이름의 ‘새빨간 거짓말들’ 
왜단 하루 전에라도 알아채지 못했을까? 
어째서 전문가들의 예측이 틀리는 것일까? 
미래를 예측하는 전문가들은 돈을 벌었을까?
자극적인 예측이 돈이 된다 
오류투성이 예측에서 귀중한 정보를 골라내는 지혜 

2장 경제예측, 우울한 ‘경제학자들의 오류들’ 
경제학자들의 믿음은 과연옳은가? 
더욱 혼란에 빠뜨리는 경제 지표들 
카오스이론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경제학의 복잡계’ 
새로움의 등장과 끝없는 변화,‘비선형 복잡적응계’ 
상아탑 속에 갇힌 경제학 
미신에 가까운 경제주기에 대한 믿음을 버려라! 
경제학, 과학으로 연구하라

3장 경영예측, 과학보다 복잡한 ‘기업의카오스’ 
환상에 사로잡힌 경영전략가들 
경영 열풍의 덧없음 
보이지 않는 감시자의 환상 
미래의 성공을위해 ‘조직이 해야 할 일’ 
미래를 위한 ‘기업진화의 6가지 법칙’ 
황금 가시방석에 앉은 리더들 
4장 증시예측, 증권시장의 ‘전문 점성술사들’
황소와 곰을 숭배하는 월스트리트 부족 
동전 던지기, 제비뽑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증시예측 
‘내부자들’ 간의 게임에껴보려고 하는 ‘외부인’ 
전문가들은 어떻게 명성을 유지하는가? 
투자 정보지, 현대판 농부의 책력 
제발 시세가 오를지떨어질지 묻지 마라 
주식 족집게들 
전문가라는 이름이 주는 환상 
늙은 금융가의 책력 
인간의 욕망을 먹고 자라는 ‘주식버블’ 
카오스에서 답을 찾으려는 주식전문가들 
똑똑한 사람에게는 시금석, 무모한 사람에게는 묘비 
5장 기술예측, ‘상상인가? 현실인가?’ 
어떤기술이 미래를 움직일까? 
미래의 기술을 예측하는 다양한 방법들 
전망이야? 꿈이야? 
갑작스러운 신기술의 등장
기술진화의 숨겨진 비밀들 
기술예측, 신중하게 또 신중하게 

6장 기상예측, ‘혼돈의 빗속을 걷다’ 
길지 않은 일기예보의 역사 
나비의날갯짓이 토네이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기상예측, 인간의 능력이 무의미하다? 
밤에는 어둡다가 아침이면 밝다? 
폭풍을 쫓는사람들 
장기예보, 시간 낭비? 돈 낭비? 
기술적 확률=우연의 확률 
책력과 별반 다르지 않는 ‘현대의 기상예측 능력’
차라리 동전을 던져라! 

7장인구예측, ‘80억? 120억? 아니면 그 이상?’ 
죽은 후에야 사실이 밝혀지는 ‘우울한 예측’ 
약탈자와 피탈자,인간의 두 얼굴 
변화의 속도에 민감한 인구예측 
측정기술이 정교할수록 정확도가 낮다? 
죽음에 대한 계산법 
미래의아이들은 증가할까, 감소할까? 
급증하는 이민 인구, 헐렁한 조사 실태 
인구과잉, 잔치인가 기근인가? 
이스터 섬의 재앙이다시 시작될 것인가? 
위험한 소비가 불러온 지구온난화 

8장 사회예측, 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을 팔다’ 
‘사회과학’이라는 용어는 그 자체가모순일까? 
뉴턴을 좇는 사회주의자들 
미래에는 과거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미래학을 어둡게 하는 ‘미래학의 계보’
트렌드 예측가, 현대판 노스트라다무스 
변명할 수 없는 일에 대한 변명 

맺음말 - 오늘을 지혜롭게 살면 미래는 밝다




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을 파는 사람들


전문가라는 이름의 새빨간 거짓말들

어째서 전문가들의 예측이 틀리는 것일까?

진보된 과학과 기술을 모두 이용할 수 있었음에도 전문가들의 예측 능력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어떤 면에서 우리는 동물의 내장을 살펴 미래에 관한 중대 사안을 결정했던 로마인이나 그리스인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어째서 전문가들의 예측이 그렇게 틀리는 것일까?


최근까지도 과학자들은 세계를 불변의 자연법칙이 지배하는 질서 정연한 곳으로 바라봤다. 따라서 이러한 법칙을 발견하기만 하면, 과거의 양상과 주기를 근거로 미래를 판단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러한 접근법은 아이작 뉴턴의 경우 상당히 효과가 있었다. 그는 중력의 법칙을 발견한 이후 지구를 비롯한 행성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과학자들은 계속해서 똑같은 수법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더 많은 법칙, 더 많은 패턴을 발견했고 예측도 더 많아졌다. 결정론이라 불리는 이 사고방식은 미래의 사건들이 그 진행 방향을 결정짓는 법칙과 패턴에 따라 전개된다는 믿음을 기초로 하고 있다.


현대의 과학은 이 결정론적인 세계관이 순진한 발상임을 증명한다. 카오스와 복잡성에 관한 이론들은 미래가 본질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것임을 밝히고 있는데, 이 점은 경제와 증시, 물가, 날씨, 인구를 비롯한 동물의 개체수 등 상당히 많은 영역에 적용된다. 과거의 그 어떤 패턴도 미래와 관련된 뚜렷한 실마리를 남기지 않는다. 역사는 되풀이되지 않는다. 따라서 미래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존재이다.


미래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점은 아래의 옛 시에 매우 잘 드러나 있다.


못이 빠지면 말 편자가 떨어져 나가지,

말 편자가 떨어져 나가면 말이 달릴 수 없지,

말이 달릴 수 없으면 병사가 전쟁에 나갈 수 없지,

병사가 전쟁에 나가지 못하면 전쟁에서 지지,

전쟁에서 지면 왕국은 멸망하지.


이 시구는 동독을 예상치 못한 붕괴에 이르게 했었던 혼란스러운 사건들을 완벽히 묘사하고 있다. 대담했던 10만 명의 시위자들과 이들을 공격하라는 상부의 명령에 따르지 않았던 몇몇 장군들, 전임자들과 달리 헝가리, 체코슬로바키아, 폴란드에 대해 불간섭정책을 폈던 고르바초프 소련 서기장 등의 예견치 못한 사건들이 없었다면 50년간 굳건했던 철의 장막이 무너져 내리는 일도, 그 결과 나머지 공산정권이 급격히 붕괴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당시의 복잡한 지정학적 상황 때문에 수많은 운명이 급격히 변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이 중대한 사건을 예측하지 못했다.


예측이 틀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카오스와 복잡성이론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미래에 대한 예측을 방해하는 장애물은 그 밖에도 존재한다. 먼저 상황적 선입견이 그렇다. 상황적 선입견이란 사람들이 현재의 상황이나 경향에 사로잡혀 생각하기 때문에 결국 미래를 제대로 볼 수 없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미래 예측의 역사를 연구하는 I.F. 클라크는 상황적 선입견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적절히 설명했다. "전통적 믿음, 직업적 태도, 관습상의 역할, 전승되고 있는 상징, 지역적·국가적 이해관계 등 이 모든 것 때문에, 가장 독창적인 사람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사고의 틀을 깨고 미래라는 미지의 바다를 항해하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워졌다. 따라서 변덕스러운 인간사의 본질을 조금이라도 감안하고, 자명한 현재와 이를 증거로 추론해낸 미래 사이의 연결관계가 반드시 성립하지는 않는다고 인정한 예측은 매우 드물다."


불완전한 예측을 근거로 중요한 결정을 내릴 경우 개인과 기업, 정부는 상당한 재정적 위험을 지게 된다. 또한 비관적인 전망 대문에 불필요한 불안감을 느낀다면 개인적으로도 어마어마한 심리적 대가를 치르는 셈이다. 결국 우리는 곧이곧대로 속아 넘어가는 데 돈을 쓰는 것이다.



경제예측, 우울한 경제학자들의 오류들

더욱 혼란에 빠뜨리는 경제 지표들

경제학자들이 경제의 급격한 변화를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은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이 매우 급격히 변동했던 1970년부터 1980년까지의 예측성적을 보면 알 수 있다.


시카고 대학 교수이자 경제예측 정확도의 평가에 있어 매우 뛰어났던 빅터 자노위츠의 분석에 따르면 와튼계량경제예측연구소와 경제 컨설팅회사인 데이터리소스, 체이스 이코노메트릭스, GE, 경제분석국, 전미경제연구소가 1970년과 1974년에 걸친 4번의 주요 경제 변화기 안에서 행한 48건의 예측 중 46건은 경제의 전환점을 예측하지 못했다. 그 중에서도 최악의 예측은 1974년에 관한 예측으로 이에 대해 자노위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경제 전 분야를 통틀어 그 어떤 예측가들도 심각한 불경기의 시작을 감지하지 못했다."


경제예측의 정확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진다. 그리고 경제예측의 대부분이 어림짐작이나 마찬가지인 것으로 밝혀졌다. 즉, 경제학자들은 "내년에도 올해와 같을 것이다"는 식의 단순예측을 내세워 그들의 예측기술을 입증한다.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단순예측은 기간별로 불규칙하게 달라지는 사건들의 통계상 변화를 예측하는 데 있어서는 이론적으로 가장 정확한 수단이다. 다시 말해, 어떤 지표가 다음 시기에 증가할지 감소할지를 전혀 모른다면 변화가 없다고 가정하는 것이 최선의 예측인 것이다. 만약 당신이 증가나 감소 둘 중 하나를 예측했다면 단지 변화의 방향을 잘못 짚는 것에서 나아가 결국에는 엄청난 오차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경제학자들이 경제의 전환점을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은 경제예측이 능력이 아닌 운에 좌우되는 게임이며, 따라서 어떤 사람도 다른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능가하며 뛰어난 예측 능력을 보일 수는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카오스이론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경제학의 복잡계

경제가 날씨와 같은 카오스적 현상이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카오스이론은 매우 한정된 물리적 현상, 예를 들면 날씨나 불규칙한 유체의 흐름 등에만 적용된다. 경제는 바로 복잡계이기 때문에 다른 사회 현상과 마찬가지로 예측이 불가능하다.


카오스와 복잡계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카오스란, 어떤 계(系)의 모든 움직임이 전적으로 비선형법칙에 의해 결정될 때 그 움직임들이 불규칙해지는 현상을 뜻한다. 이 비선형법칙 하에서는 초기 조건의 미세한 오차라도 그 영향력이 증폭되므로 아주 짧은 시간만 지나도 예측이 불가능해진다.


반면 복잡계란 어떤 계가 하나 이상의 단순한 기준원리에 의해 영향을 받을 때 그 구성요소 간에 매우 복잡한 상호작용을 거쳐 질서가 형성되는 현상을 말한다. 경제와 같은 구조는 자기 조직화라는 과정에 의해 생겨나는데, 이 과정이 없다면 경제는 아마도 혼란에 빠질 것이다. 복잡계는 그 어떤 내부 통제 없이도 스스로 조직해간다.


경제와 같은 복잡계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특징 때문에 예측이 불가능하다.


1. 복잡계에는 미시적 수준(구성원 개별)이든 거시적 수준(경제 전체)이든 그 움직임을 지배하는 자연법칙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복잡계를 과학적으로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다.

2. 복잡계를 구성요소별로 분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복잡계 자체가 구성요소 간의 수많은 상호작용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3. 복잡계는 수없이 많은 긍정적 순환고리와 부정적 순환고리로 매우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어 언뜻 보면 납득이 안 되는 인과관계가 생기기도 한다. 대표적인 현상으로는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새 고속도로를 증설한 결과 오히려 정체 현상이 더욱 심해지거나, 1996년 「보스턴글로브」 1면의 헤드라인 기사였던 실업률 상승: 주가폭등이 있다.

4. 복잡계에는 질서 있고 예측 가능한 시기가 있지만, 이때조차 예상치 못한 일로 혼란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학자들이 경제의 전환점을 예상할 수 없는 것이다.

5. 복잡계는 주변 환경에 적응하고 서서히 진화하며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는 기존에 확립된 이론을 무효화시킨다.

6. 복잡계에는 고정된 주기가 없다. 즉 과거의 현상은 반복되지 않는다.


미신에 가까운 경제주기에 대한 믿음을 버려라!

경제예측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영향을 끼치며 때로는 해로운 역할을 하기도 한다. 경제예측의 가장 해로운 점은 정부를 운영하는 사람들을 뽑는 선거에 과도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대통령과 주지사, 그 밖의 선거를 통해 선출된 공무원들은 그들이 제시한 경제운영이론이 유권자들에게 더 큰 부를 가져다 줄 거라는 예측을 하며-혹은 공약을 내걸며-당선된다.


사실 당선된 공무원들이-물론 대통령 역시-짧은 취임 기간에 경제의 흐름을 급진적으로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다. 이들에게는 효과적인 조치를 재빠르고 적절하게 실행에 옮겨 당면한 경제문제를 해결할 만큼의 충분한 권한이 없다. 더구나 조치를 취하더라도 경제라는 복잡계가 어떤 식으로 영향을 받을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유권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모든 경제공약과 예측을 무시하라. 유권자는 후보자가 제시한 정책과 입장이 경제에 장기간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향후 경제가 현재와 똑같을 것이라고 가정하고(이 단순 추측이 적어도 경제예측에서는 정확하다), 설사 현재의 경제상황에서 벗어난 급진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하더라도 언제든 적응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증시예측, 증권시장의 전문 점성술사들

제발 시세가 오를지 떨어질지 묻지 마라

대표적인 금융경제학자와 투자전문가의 상당수는 증시를 예측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출신의 경제학자 존 케인스는 60년 전에 이미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거래주기의 다양한 국면보다 보통주 전반에 보편적으로 적용할 만한 일반적, 계통적 양상은 아직 입증된 것이 없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월가의 전설이라 불리는 피터 린치는 "시장 예측이 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마켓타이머, 즉 시점예측가들에 관해서는 "충분한 일관성을 가지고 시장을 예측하지 못하며, 마치 내장을 보고 점을 치는 사람들이 로마 황제에게 언제 훈족이 쳐들어올지를 말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1987년의 대폭락을 언급하며 이렇게 털어놓기도 했다.


"미리 경고하지 못했던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사실 다행스럽게도 내 주변에는 나처럼 대폭락을 예측하지 못한 유명한 예측가나 예언자라 칭송받는 이들을 비롯한 전문가들이 무수히 많았다." 그의 저서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One Up on Wall Street)』의 한 장은 "지금 시세가 좋은지 묻지 마라"라는 제목이 붙여지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의 투자회사들은 매 분기 증권을 분석해 그 수익성을 판단하는 수많은 분석가를 고용한다. 이들은 담당 종목의 회사에 관한 공식 자료를 분석하고 과거의 수익 추세를 검토하며 때로는 해당 회사에 방문해 경영 전반을 평가한다. 이들의 수익예측과 종목 추천은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분석가는 기업의 수익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다.


분기별 수익의 원천인 기업의 원동력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불규칙하다. 따라서 여러 달에 걸쳐 집중적인 현장연구가 선행되어야만 주요 기업의 수익성을 완전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 그렇게 대대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하더라도 정확한 예측이 나올지는 미지수이다. 예측하지 못한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욕망을 먹고 자라는 주식 버블

증시는 분명 비합리적인 군집심리와 군중심리에 따라 움직인다. 투기바람이 불면 주가는 미래의 수익 가능성 측면에서 본 합리적인 경제적 가치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까지 치솟기도 한다. 이와 정반대로 공포심은 비합리적인 영향을 미친다. 증시는 두려움과 탐욕, 희망, 미신 그리고 온갖 감정과 동기가 한데 어지럽게 섞여 있는 심리장이다.


투기와 공포는 인간의 타고난 습성이다. 꾸준히 상승하는 주가의 유혹을 견디지 못해 그 상승세에 합류하려고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은 갈수록 증가한다. 내가 주식을 사는 마지막 사람이 아닌 이상 시세가 과대평가됐는지의 여부는 문제가 아니다. 이는 이른바 더 큰 바보 이론(나보다 더 비싸게 주식을 살 어리석은 투자자가 계속 있다면 내가 얼마에 사든 상관없다는 생각, The Greater Fool Theory -역주)으로 설명될 수 있는 투자심리로 결국에 가서는 자신을 망치게 된다.


주가는 또한 비합리적으로 변동한다. 다음은 기본적 분석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말이다. "대부분의 보통주가 비합리적이고 과도한 가격변동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그 원인은 사람들이 투기나 도박 근성으로 기대감이나 두려움, 탐욕 등에 쉽게 무너지기 때문이다."


증시변동을 보다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은 시장이 합리적 요인과 그와 정반대인 비합리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복잡계라는 사실이다. 합리적 요인은 시장 가격을 적정한 수준으로 향하게 하는 반면 투기와 공포라는 비합리적 요인은 시장 가격을 적정 수준에서 벗어나게 한다. 이러한 비합리적인 요인으로 엄청난 위력의 비선형 요소가 생겨나고 결국 시장은 예측할 수 없게 된다. 투기와 공포가 바로 긍정적 순환고리를 수반하는 비선형 요소이다.


다시 말해 주가의 급등 폭이 클수록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므로 주가는 더욱 급등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주가가 떨어지면 시장 전반에 걸쳐 공황매도가 시작되고 결국 주가가 엄청난 폭으로 떨어져 시장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상황까지 간다. 16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열풍 사례가 바로 이러한 경우이다.


똑똑한 사람에게는 시금석, 무모한 사람에게는 묘비

현명한 투자란 주식을 사고 일단 보유하는 것이다. 비교적 높은 수익률은 장기간에 걸쳐 상승장과 하락장을 다 겪은 후에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명한 투자란 또한 분산투자를 의미한다. 한 종목에만 투자하는 것보다 뮤추얼펀드 매수 등 투자 목록을 다양하게 가져간다면 위험도를 줄일 수 있다.


투자컨설턴트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일은 당신이 금융상의 필요사항을 제대로 판단하여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식 투자계획을 설계하도록 돕는 일이다. 좋은 컨설턴트라면 당신의 납세상황과 현금 유동성의 필요 여부, 위험 수용 정도 등을 충분히 고려할 것이다.


당신이 아주 장기간 투자할 생각이고 그동안 투자자금에 손댈 일이 없으며 꼭 있게 마련인 증시 급변에 휩쓸리지 않는다면, 장기채나 단기채보다는 주식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한다. 반대로 항상 예비현금이 필요하고 위험을 수용할 수 없다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의 비중을 낮춰야 할 것이다. 좋은 컨설턴트라면 당신이 이러한 사항을 이해하고 적절한 비율로 분산투자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인구예측, 80억? 120억? 아니면 그 이상?

죽은 후에야 사실이 밝혀지는 우울한 예측

인구예측가들은 미래 세대의 죽음과 탄생, 이주 그리고 특징을 예측하려고 노력한다. 아마도 인구예측은 가장 중요한 형태의 사회과학적 예측일 것이다. 또한 경제성장, 가족 구성 형태, 소득분배 등을 비롯한 중요한 사항을 예측할 때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공공 부문에서는 인구예측을 광범위하게 사용해 학교와 교사, 도로, 공항, 병원, 발전소, 쓰레기 처리시설, 수도시설 등의 향후 수요를 결정한다. 연방 및 주 정부는 인구예측자료를 이용해 사회보장과 노인 의료보험, 기타 사회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안을 세운다. 기업들은 인구예측자료를 회사 전략의 중요한 부분으로 활용하며 이를 토대로 미래 제품의 수요를 판단한다. 이 외에도 인구예측자료는 점포나 레스토랑, 은행 지점, 창고 등의 위치를 정하는 데 사용된다.


이러한 인구예측치를 사용하는 데에는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 많은 비용이 드는 장기프로젝트라면 더욱 그렇다. 미래의 인구를 과소평가한다면 사회기반시설이 불충분해져 도시가 복잡해지고 반대로 과대평가한다면 사회기반시설이 과잉 공급돼 낭비가 된다. 기업이 미래 인구의 특성을 잘못 예측하면 그 결과는 시장 점유율 감소와 사업기회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외부의 식량원조에 의존하는 나라에서 인구예측은 생사가 걸린 문제이다.


인구통계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코호트 요인법(Cohort Component Method)을 이용해 미래의 인구를 예측한다. 이 방법은 생각보다 훨씬 단순한데 인구예측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 핵심 요소로 분류한다.


미래 인구 = 현재 인구 + 출생 인구 - 사망 인구 + 순 이주민 인구


그다음으로 인구통계학자들은 이 방정식을 코호트, 즉 연령과 성별이 같은 집단에 적용시킨다. 우선 3세 미만의 여아 인구를 추정한 다음 이들이 미래에 출산할 아이의 수와 사망 시기를 추정한다. 마지막 단계는 각 코호트집단의 추정치를 모두 더하는 것으로 상당량의 계산을 거쳐야 하겠지만 단순한 셈이기도 하다.


변화의 속도에 민감한 인구예측

여성이 출산 가능한 나이가 되는 데는 15년쯤 걸리고 인간의 평균수명은 거의 80년에 달한다. 인구통계학자들은 이처럼 인간 생태계의 더딘 변동을 인구의 타성이라고 부르며 바로 이 특성 때문에 미래 인구 수를 예측하기가 비교적 쉬워진다고 한다. 20년 뒤의 인구예측은 1달 뒤 경제예측이나 다음날 기상예측만큼이나 정확하다. 10년에서 20년까지의 인구예측이 상대적으로 정확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구예측가들 또한 다른 분야의 예측가들과 마찬가지로 기술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인구예측의 진정한 과제는 그 핵심 구성성분, 즉 사망 인구, 출생 인구, 이민 인구를 예측하는 것이다. 학계와 정부의 뛰어난 통계학자들도 본인들의 예측 결과가 틀릴 가능성이 높다고 인정했으며, 미래의 인구를 결정짓는 출생률, 전쟁, 질병, 정부정책 등도 역시 전혀 예측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쉽게 실토했다.


인구과잉, 잔치인가 기근인가?

인구 변화의 타성과 인구예측의 비교적 높은 정확도를 고려할 때 다음 두 가지 예측은 믿을 만한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로, 유엔은 다음 세기 중반쯤 되면 세계 인구가 120억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이는 단순한 계산에서 나온 값이다. 이것은 현재 인구 중에 20년 후가 되면 출산연령이 될 수십억의 여성이 있고, 또한 이들이 출생률이 상당히 높은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계산이다.


세계 인구증가는 거의 전적으로 개발도상국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1990년과 1995년 사이 추가된 세계 인구의 88퍼센트가 아프리카나 아시아 출신이다. 이와 반대로 선진국 인구는 앞으로도 계속 더디게 증가할 것이다. 일부 선진국의 출생률은 현재의 총인구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거나 그 이하로 떨어졌다.


유엔의 예측을 빗나가게 할 일들은 분명 생길 수 있지만 그러한 사건들이 그렇게 현실성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전 세계적 핵 전쟁, 대규모 기근, 치료가 불가능한 전염병이 인구폭발을 억제할 수는 있으나 그 상태로 인구증가를 완전히 안정시키려면 매년 수억의 사람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잇단 대참사로 사망해야 한다.


두 번째 예측은 개발도상국의 인구폭발 여파가 가난한 자국을 떠나려는 사람들의 급증으로 결국 선진국에게까지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수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미국 국경선이 대부분 무방비상태라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미국으로의 불법 이민은 지금까지의 그 어떤 수준보다도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예상이 현실로 닥친다면 미국의 인구 구성은 크게 바뀔 것이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지구가-유엔이 예측한-2050년의 세계 인구 120억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느냐이다. 인구통계학자들은 이 한계 수준을 지구의 부양 능력이라고 부른다. 이 개념은 굶주림, 재생 불능 자원의 고갈, 환경오염에 의한 중독 등으로 인구증가가 한계에 부딪히기 전까지 지구가 부양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수를 의미한다. 지구의 부양 능력에 관한 논쟁은 350년이 넘게 계속됐으며 현재는 더욱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맺음말 - 오늘을 지혜롭게 살면 미래는 밝다

지진 강도를 나타내는 리히터 척도를 개발한 찰스 릭터는 "바보나 거짓말쟁이, 사기꾼만이 지진을 예측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그 밖의 대부분의 예측 분야에도 해당한다. 당신이 어부나 천문학자가 아닌 이상 장기 일기예보는 일상생활에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 조수나 천체의 움직임은 먼 미래까지 예상 가능한 대상이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그 밖의 모든 것은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며 따라서 몇 주, 몇 달, 몇 년 뒤를 예측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카오스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물리적인 중요한 현상들, 날씨나 기후, 가뭄, 침식, 홍수, 산사태에 이한 토사 유출, 화산폭발, 지진 등 많은 것에 스며들어 있다. 한편 복잡성은 이 세상의 생물적·사회적 측면, 즉 생태계와 질병, 정치, 정부, 사회, 경제, 기업 등을 움직인다.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확실한 사실이 있다면 우리가 끝없는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예측 불가능한 세계에서 살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점이다.


다음 두 가지 질문을 잘 생각해본다면 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을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 예측을 평가하는 데 있어 왕겨와 쌀알, 즉 쓸모없는 예측과 유용한 예측을 어떻게 가려낼 수 있을까?

2. 이처럼 불확실한 세계에서 사는 법에 관해 복잡계이론은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가?


우리는 불확실성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하게 된다. 사람은 선천적으로 잘 속는다. 어떤 일에 의문을 갖기보다는 믿으려는 성향이 강하며, 우연한 사건에 의미를 부여하고 군집본능에 따라 움직이며 소위 권위자의 말에 쉽게 동요된다. 더구나 우리 주변에는 무수히 많은 예측이 끊임없이 쏟아진다. 주식을 매수하거나 제설차나 생존장비를 구매하는 문제라든지, 어떤 후보자에게 투표를 할 것인지, 회사를 위해 사업상의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등에 예측이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특히 한 해, 한 세기의 끝이 보일수록 다음 해, 다음 세기에 대한 예측이 마구 쏟아진다.


미래학자와 사회 모든 부문의 예측가들, 그리고 그들의 예측 폭격에 맞서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각자 스스로 전문가들의 예측을 비판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판단해보는 것이다. 우선 어떤 예측을 대하든 우리는 알려져 있는 정보를 기준으로 의심부터 해야 한다. 그런 다음 아래 5가지 질문을 통해 예측의 신뢰성을 평가해야 한다.


1. 예측은 확실한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고 있는가?

2. 예측을 하는 데 사용된 방법은 얼마나 타당한가?

3. 예측가는 신뢰할 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가?

4. 예측가의 과거성적은 충분히 입증되었는가?

5. 특정 예측에 대한 신뢰가 나 자신의 개인적 믿음과 희망적인 기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있는가?


예측은 흔히 과학적이라는 말로 포장된다. 그러나 진정한 과학적 예측이란 입증된 자연법칙, 즉 현재 A 지점의 현상이 미래 B 지점에서 어떻게 변해 있을지를 명시하는 법칙에서 방정식을 도출해 이를 근거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가운데 조수나 단기 일기예보처럼 과학적 방법으로 예측할 수 있는 것은 극히 드물다.


경제나 증시와 같은 사회적 현상을 과학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한데, 그 이유는 사회적 현상을 설명할 만한 입증된 자연법칙이 없기 때문이다. 사회과학자들은 그들의 이론을 근거로 예측할 수도 있겠으나 그런 이론은 자연법칙이 아니며 과학적 방법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이렇게 나온 예측은 기껏해야 단순한 어림짐작과 다를 바 없다.


예측의 타당성을 판단할 때의 최대 과제는 예측에 대한 자신의 판단이 개인적 편견이나 성향에 흐려지진 않았는지 자문해 보는 것이다. 예측에 대한 나의 믿음이 듣고 싶어 하는 것만을 들으려고 하는 데서 나온 것은 아닐까?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미래의 삶은 예측하기보다 영향을 끼치는 게 더 수월하다. 즉 우리의 인생이 어떻게 변해갈지는 전혀 알 수 없으나, 특정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 변화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일어날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다"라는 말을 새기고, 미래란 불확실성으로 가득하고 대개 우연한 사건과 순전한 운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감안해 미래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불확실성에도 우리는 예측할 수 없는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며 주도적으로 삶을 이끌어갈 수 있다. 목표가 크고 의욕이 넘치는 사람들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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