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IT 미디어 분야를 취재하는 담당기자로, TW 세대의 등장과 소통방식에 주목하고, TW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기법은 소비자를 관리의 대상으로 보는 일방향의 메시지 전파를 지양하고 TW 세대의 메시지를 수용하고소통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자본주의의 강력한 통제기제로서 권력을 구가했던 매스미디어 위기를 언급하면서, 대표적인 일방향 미디어인TV와 신문이 당면하고 있는 과제와 한계를 지적한다. TW 세대와 자유롭게 소통하지 못한 채 TW 세대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매스미디어가새로운 테크놀로지 기술의 진보 앞에 어떤 대응을 해야 할지를 성찰한다.
■ 저자 성호철
올해서른다섯이다. 두 살배기 딸과 서른한 살 아내를 둔 평범한 가장이다. 고대 국문과를 나왔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시인을 지망했고 그게 국문과를선택한 이유다. 제주도 남녕고를 나왔다. 시인이 되지 못하고 기자가 됐다. 한때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아, 와세다에서 일본 근대 문학을공부했으나 1년 반 만에 포기하고 학자의 길을 접었다. 2000년 IT전문일간지인 전자신문에서 첫 발을 뗐으며, 매일경제신문을 거쳐 현재조선일보 산업부 IT미디어팀에서 일하고 있다. 옛 정보통신부와 옛 방송위원회, 현 방송통신위원회를 담당하는 기자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5년간 미디어와 IT분야를 담당해 왔다. 번역서로 『손에 잡히는 유비쿼터스』(공역) 『청년재테크』『정보의 달인』이 있다. MBC 라디오<손에 잡히는 경제&&, KBS 1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왕상한입니다&& 에서 IT 분야 고정패널로 활동하기도했다.
■ 차례
서문_ 기존 권력과기업의 일방통행 시대는 이미 저물었다
제1장 새로운 문화권력, TW세대
새로운 문화권력으로 성장한 TW 세대 | 지적 능력을 겸비한 파괴적인 계층 | 그들은 옥션을 믿을 뿐, 청와대를 믿지않는다 | 나는 내가 믿고 싶은 것만 본다 | 누구도 그 방향을 알 수 없는 정보 확산 | 새로운 미디어 권력의 게이트 키핑,취사선택
제2장 통제를 거부하는 TW 세대가 바꿀세상
편협한 군중이 정치와 경제를 주도하는 힘으로 | & TW 세대의 소비 방식 | & 하위 문화의대중문화를 점령할 위험성 | TW 시대의 정보, 빅브라더가 독점할까?
제3장 TV와 신문의 권력은 종언을고하는가
원형(原形) 투웨이 시대와 원웨이로의 진화 | 대량 인쇄 및 방송 전파 기술과 신문화권력의 태동 | 신문은 끝내종언을 선언해야 하나 | TV는 죽어야 산다 | 무한한 데이터는 정보의 바다인가 쓰레기인가
제4장 TW 세대와 거짓말하는 미디어빅뱅
참을 수 없는 미디어 빅뱅의 가벼움 | 미디어 빅뱅이 바꾸어 가는 미래상 | 미디어는 통로인가 메시지인가 | 미디어빅뱅 시대의 첫 번째 승리자, 구글의 명암
제5장 미디어 빅뱅 시대의 패권은누구에게?
퍼스트 원 마일을 잡은 자가 세상의 키를 쥔다 | 소통하는 통로를 쥐고 통행료를 벌어들이려는 이들
빅뱅시대의 새로운 소비자 욕구는 무엇인가 | 미디어를 지켜주던 삼투압 벽(壁)은 어디에도 없다
제6장 유비쿼터스의 우직함과 웹2.0의자랑
웹2.0의 자랑과 거짓말 | 유비쿼터스의 우직함과 게으름 | 거짓말하는 시청률
제7장 테크놀로지로 보는 미디어 빅뱅 5년후
테크놀로지는 미디어 빅뱅 시대 | 미디어 테크놀로지, 전통적 강자의 한계 | 텔코 테크놀로지, 신흥 침입자의 압도적 힘| 미디어-텔코 테크놀로지의 진화와 5년 후
참고문헌
소통하는 문화권력 TW 세대
새로운 문화권력, TW 세대
새로운 문화권력으로 성장한 TW 세대
미디어 문화권력이 바뀌고 있다. 아주 천천히, 하지만 뚜렷한 징후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바로 투웨이 세대(이하 TW 세대로 표기함)의 등장이다. TW 세대는 500년 전 문화권력을 잡은 매스미디어가 그랬듯이 테크놀로지가 만들어준 기술 환경 변화를 타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TW 세대는 누구인가. TW 세대는 Two Way Generation을 의미한다. 원웨이(One Way Generation) 세대는 이쪽의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내면 저쪽의 누군가는 이를 수용하기만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TV와 신문은 원웨이(One Way) 미디어이며, 시청자와 독자는 원웨이 세대이다. 또한 정치권력, 산업권력, 금융권력, 문화권력, 사회권력, 미디어권력 등 기존의 권력은 모두 원웨이 권력이다. 이들은 다수에게 자신들의 결정을 강요한다. 그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효율적인 통제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미디어가 바로 TV와 신문이라는 매스미디어이다. 원웨이 권력 앞에서 대중은 수동태일 수밖에 없었다.
투웨이는 ‘이쪽과 저쪽이 서로 말을 주고받는, 즉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이쪽과 저쪽이 서로 의사소통한다. 그리고 유선 인터넷의 부상으로 TW 세대 사이의 전파 속도를 높이고, 자신들의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개인에게도 ’메시지 전파‘라는 힘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이같은 새로운 미디어 권력으로서의 TW 세대의 부상은 정치권력은 물론 산업권력?문화권력?사회권력 등 모든 기존 권력에 영향을 끼친다.
TW 세대는 기존의 원웨이 권력의 일방적인 메시지를 거부하고, 자신들이 의사소통을 통해 만든 메시지를 향유하고, 공유하며, 이를 퍼뜨리는 주체들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곧 대중이며 소비자이다. 이런 TW 세대의 태동은 앞선 권력인 원웨이 미디어의 태동 때와 똑같이 두 가지 전제 조건이 있기에 가능했다.
하나는 기술의 발전을 들 수 있다. 인터넷을 비롯해 온라인 게임, IPTV, 가상현실, 세컨드 라이프, 디지털 케이블 TV, 초고속인터넷, 3세대 이동통신, T커머스, 와이브로 등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이 있다. 이런 기술들은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TW 세대의 기술이다.
다른 하나의 조건은 사회 변화에 대한 요구 확대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투웨이 미디어 등장에 필요한 사회적 요구는 정보화 사회에 대한 반발이다. 정보화 산업시대에서 기업간 경쟁의 관건은 누가 빨리 비용을 줄이는가, 반대로 얘기하자면 고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보화가 진전될수록 필연적으로 고용의 필요성이 줄어들어 젊은 세대들은 점점 기업에 들어가서 월급을 받으며 안정된 삶을 살 가능성이 앞선 세대보다 낮아진다. 그 결과 새롭고 안정적이고 좋은 직장, 즉 기득권을 가진 직장에 포함되어야 할 10대 후반~20대 젊은이들이 진입을 거부당하면서 생긴 사회적 변화의 에너지가 TW 세대를 형성하는 기반이 되었다.
지적 능력을 겸비한 파괴적인 계층
TW 세대의 연령대는 10대 중반에서 40대까지로 광범위하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모든 사람’은 TW 세대일 수 있다. 하지만 초기 TW 세대를 거론할 때는 보다 적극적으로 투웨이 미디어에 참가해 직접적인 메시지를 형성하고 이를 전파시키는 세대로 한정지어 볼 수 있다. 우선 새로운 투웨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사회 참여 의식이 강하며, 외부로 메시지를 표출할 정도로 열정이 강하다. 사회 계층으로 볼 때는 일부 특권층보다는 불안감을 느끼는 일반 계층 또는 소외 계층이다. 자신감과 열정 그리고 행동하는 역동성이 있지만, 다른 이면에는 자괴심과 소외감이 배어 있어 이는 기득권에 대한 저항으로 이어지는 성향을 갖는다. 전형적인 TW 세대의 연령층은 따라서 10대 중후반의 청소년, 아직 정규직 직업을 갖지 못한 20대 중?후반과 30대 초반 그리고 결혼한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까지의 주부들과 직장 여성들이다.
누구도 그 방향을 알 수 없는 정보 확산
TW 세대의 메시지 전파 방식은 한 마디로 ‘확산’이다. 기존 매스미디어의 메시지는 극소수에 의해 정교하게 선택되었고, 이를 가공해서 무차별적으로 대중에게 뿌리는 일방향이었다. 반면 TW 세대의 메시지는 특정인에 의해 가공되지 않으며 단지 촉발이란 과정을 거친다. 의사소통을 하는 주체들이 생각하는 대로 메시지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것이 매스미디어의 메시지 생성 과정과 전혀 다른 측면이다. 어떤 글을 올리면서 이런 반응이 올 것이라고 예상해 보아도, 그 반응이 일괄적이지 않다.
형성된 TW 세대의 메시지는 전파 과정도 확산 현상으로 이뤄진다. 의도적으로 메시지를 빠르게 확산시키기는 매우 어렵고 자발적으로 메시지에 공감하고 이를 다른 곳에 알리는 행위들이 수만 수십만으로 확대되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같은 확산 과정은 동시에 메시지의 형성 과정이기도 하다. 확산되면서 메시지의 논리가 더욱 강화되기도 하고 다른 메시지와 혼합되기도 한다.특정한 누군가의 의도가 개입되기 어렵고 메시지가 전파되는 과정에서 변화한다고 해도, 그것은 점차 많은 이들의 의견이 첨가되면서 대중의 목소리와 더욱 닮아가는 과정이다.
확산의 또 하나의 특징은 어디든 스며들 수 있다는 점이다. 확산 과정 자체가 메시지 형성 과정이라는 의미는 뒤집어 말하자면 사회 곳곳의 모든 현상들이 메시지 형성에 참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TW 세대는 몇몇 기자들이 아니라 수십만 수백만의 눈으로 본 사실을 의사소통한다. 매스미디어가 아무리 기자들을 많이 채용해도 TW 세대의 정보력을 앞설 수는 없는 것이다.
통제를 거부하는 TW 세대가 바꿀 세상
편협한 군중이 정치와 경제를 주도하는 힘으로
예전 매스미디어 시대의 개인들은 자신의 의견이나 입장과 다르다고 판단되면 침묵한다. 그런데 TW 세대들은 다르다.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다른 사람에게 투웨이 미디어를 통해 말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다. 특히 자신과 같은 의견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의 집단, 주로 인터넷 커뮤니티와 카페에 들어가 자신의 의견을 나눈다. 매스미디어의 메시지에 반하는 TW 세대의 메시지가 이렇게 형성되고 강화되는 것이다.
매스미디어 시대에는 시골에서 어떤 내용에 대해 사실 여부를 놓고 논쟁이 붙으면 “신문에서 봤어”가 권위를 가졌었다. “어제 9시 뉴스에서 봤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TW 세대들은 신문이나 TV에 났다는 데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 물론 인터넷에서 봤다는 것이 권위를 가진다는 것은 아니다. TW 세대들은 서로 의사소통을 통해 논리적으로 견고해진 TW 세대의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일상 생활에서도 이런 TW 세대의 메시지를 믿고 매스미디어의 메시지에 대항한다.
TW 세대는 의사소통을 통한 정보의 유통이란 측면에서 이미 사회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있다. TW 세대의 주된 공간은 인터넷이지만, 앞으로는 수많은 통로를 갖게 될 것이다. TW 세대들이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메시지를 기존 미디어의 메시지에 영향을 미치도록 할 수 있다.
일방향 시대의 종언은 결국 사회 전체의 시스템 속에 녹아 있는 일방향적 시스템이 무너짐을 의미한다. 회사 내부의 상하 관계는 물론이고, 간접 민주주의 하에서 국회의원과 지역주민 간의 일방적 메시지 전파 관계도 점차 의사소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게 된다. 기업 내에서는 CEO의 결정과 이에 대한 전파보다는 상하 또는 동료간 의사소통과 이를 통한 시너지 제고의 요소가 늘어날 것이다. 제품 개발에 있어서도 핵심 코어는 불가피하게 보안을 유지하겠지만 그 외의 디자인이나 오픈 소소 등을 모두 공개함으로써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수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내 커뮤니케이션 구조가 정립되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TW 세대의 소비 방식
- 절대강자 옥션을 이긴 G마켓의 비밀
TW 세대를 겨냥한 효과적인 마케팅은 어떤 것일까? 해답을 보여 준 하나의 사례는 오픈 마켓인 G마켓이다. G마켓의 급성장은 TW 세대가 가져온 소비 형태의 변화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옥션이란 회사가 G마켓보다 앞서 오픈마켓 시장을 선점한 상태에서 G마켓은 후발주자로 나서면서 옷을 팔았다. 언뜻 의류는 전혀 오픈 마켓과는 어울리지 않는 품목처럼 보였다. 어떻게 인터넷으로 의류 사진만 보고 구매를 선택할 수가 있겠는가? 입어 볼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재질도 만져볼 수 없다. 옥션이 압도적인 시장의 강자였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의류는 거의 손대지 않고 있었던 상태였다.
G마켓은 인터넷에서 옷을 팔겠다는 사람들에게 장터를 마련해주고 옷을 팔도록 지원했다. 그러자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다. 20대 여성과 30대 초반의 여성들이 G마켓에서 자연스럽게 옷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가. 입소문이 나면서 G마켓에서 옷을 팔겠다는 셀러들은 더욱 늘어났고, 판매되는 옷 종류가 많아지자 다시 구매 희망자가 몰려들었다. 이에 힘입어 G마켓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07년 기준으로 6조 5,000억 원 규모를 형성한 오픈마켓 거래시장에서 G마켓은 3조 2,000억 원을 차지했다. 시장 점유율 50%에 육박하는 수치였다. 반면 이전의 절대강자 옥션은 2조 6,000억 원의 거래액에 불과했다. 그리고 G마켓은 시가 총액 1조 원을 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G마켓은 TW 세대의 소비 방식을 가장 적절하게 활용한 케이스다. TW 세대는 의사소통을 원한다. 주변의 자신과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를 원한다. G마켓의 의류 판매자들이 올린 사진들과 그 글들을 보면 매우 세밀하며, 마치 친구가 설명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또한 구매 희망자들이 물어오는 질문에 대해서도 거의 100% 답변을 준다. 이럴 때 답변을 안 주면 구매 희망자들은 대부분 구매를 포기했고, TW 세대의 의사소통을 따라가지 못한 판매상은 도태되었다. 판매자들은 심지어 구매자에게 ‘이것은 짝퉁’이라든가 ‘이것은 진품인데 하자가 있어서 싸다’든가 ‘진품인데 텍만 잘린 제품’이라든가 하는, 옆집 언니가 할 법한 의사소통을 전달한다.
그리고 TW 세대의 초기 연령층인 10대 중후반과 30대 중반의 주부 및 직업여성들은 의사소통에 적극적일 뿐만 아니라, 인터넷 활용도도 높았다. 또한 그들은 가정의 소비 주도권을 가진 실구매자이기도 했다. 많은 전문가들과 관련업계 사람들은 인터넷 의류 판매에 대해 처음에는 모두가 실패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왜냐하면 의류는 직접 보고 만져보고 입어보고 구매하는 제품 속성에 익숙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런 생각은 편견이 되어 버렸고 낡은 선입관이 되고 말았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글을 주고받으며 TW 방식으로 그러한 편견을 깨뜨리고 새로운 마케팅 방법을 창조한 셈이 되었다. G마켓은 이러한 발상의 전환으로 20대 중후반과 30대 초반의 구매력 있는 여성 고객들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후 G마켓은 TW 세대의 안정적인 쇼핑 공간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였고, 그 여세를 몰아 옥션이 강세를 보이는 다른 품목에서도 성장세를 계속 이어갔다.
- 락앤락과 글라스락의 TW고객잡기 대결
락앤락은 플라스틱 밀폐용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 1위 사업자다. 락앤락은 인터넷 공간을 중요시하고 철저하게 관리하고 활용해 왔는데, 정자 경쟁자인 글라스락이 별다른 인터넷 전략도 없이 치고 올라왔다. 삼화유리공업은 글라스락이란 브랜드로 2005년 11월 유리 밀폐용기를 선보였다. 늘 하던 대로 영업을 통해 할인매장에 진열시켰다. 그런데 의도와는 상관없이 몇몇 주부들이 커뮤니티에서 글라스락을 호평하기 시작했다. 유리 밀폐용기가 친환경 소재라는 점에 끌린 것이다. 글라스락의 매출은 2006년 87억 원, 2007년 304억 원, 2008년 430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락앤락은 글라스락에 이어 유리밀폐용기 시장에 진출해야 했다. 그렇게 해서 플라스틱 밀폐 용기보다 가격이 2.5~3배나 비싼 유리 밀폐용기가 시장에 안착한 것이다.
글라스락은 ‘친환경 밀폐용기’라는 TW 세대의 메시지와 맞아떨어졌다. 당시 SBS의 환경스페셜 프로그램에서 플라스틱 용기의 문제를 지적한 것도 도움이 됐다. TW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하고 싶다면, 관리하거나 통제를 통해 기업의 메시지를 전파하려고 하는 것보다 지금 현재 TW 세대의 관심과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게 옳다. 직원 한두 명을 주부 커뮤니티에 상주시키며 그들과 호흡을 같이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그리고 TW 세대들인 주소비자층의 민감한 정서와 니즈를 창조적으로 파악하는 데 치중하는 것이 그 어떤 판촉 계획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TV와 신문의 권력은 종언을 고하는가
TV는 죽어야 산다
이제 지상파 방송국들이 일방적으로 각 가정의 TV에 보낸 방송 프로그램만 보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 시청자들은 PC에서 인터넷에 접속해 본인들이 보기를 원하는 동영상을 찾아서 본다. 그들은 TW 방식을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지상파 방송국의 방송 프로그램은 여전히 유튜브의 어떤 동영상보다 완성도가 높고 재미있다. 지상파 방송국은 여전히 1위이고 앞으로도 1위일 것이다. 그러나 신문의 기사 품질이 인터넷 블로그들의 글보다 훨씬 신뢰성이 높고, 팩트(fact)에 충실하고 매우 분석적이라고 할지라도, 신문이 블로그 시장을 없애지 못하는 것처럼, 같은 이유로 지상파 방송도 유튜브를 억누르지 못한다. 왜냐면 제작 비용 문제 때문이다.
블로거들이나 유튜브의 동영상 제작자들은 기꺼이 공짜로도 수고를 해서 콘텐츠를 제작하여 소통을 하는 즐거움을 맛보려 한다. 그들 자신이 TW 세대인 것이다. 유튜브의 성장은 조금씩 지상파 방송국의 광고 모델을 잠식해올 것이다. 신문이 블로그를 막을 수 없었듯 TV도 유튜브를 막을 수 없다. 모바일TV도 마찬가지다. 시청자들이 지상파DMB를 하루에 1시간 이상씩 시청하는 것은 아니지만 10분씩이라도 원할 땐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상파DMB도 TW 세대에게는 기존 TV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미디어 매체인 셈이다.
TW 세대의 등장으로 인해 TV의 비즈니스 모델이 타격을 입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동영상 소비를 하는 총량이 똑같다면, TW 세대들이 투웨이 미디어를 통해 새롭게 소비량을 늘리면, 그만큼 TV의 힘은 적어질 수밖에 없다.
매스미디어의 미덕은 TV와 신문 모두가 여전히 가지고 있다. 투웨이 미디어와 비교할 때의 매스미디어는 불편하기 그지없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그냥 주어진 밥상대로 식사를 해야 할 뿐, 주문을 할 수도, 마음에 안 드는 음식을 반품할 수도, 좋아하는 반찬을 추가할 수도 없다. 투웨이 미디어는 이런 모든 것을 다 들어주는데 말이다. 하지만 신문은 무차별적으로 무한대의 정보를 쏟아내지 않고 게이트 키핑을 통해 정제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독자에게 편안한 매체라는 장점은 여전히 갖는다. 독자는 취사선택을 위해 고심할 필요가 없으며, 신문의 기사에 대해 최소한 팩트인지 여부를 의심의 눈으로 살필 필요도 없어 편안하다. TV는 소파에서 리모콘으로 잽핑하면서 볼 수 있는 매체로서 편안하다. 100가지 요리를 주문할 수 있는 음식점도 좋지만 그렇다고 아침마다 어머니가 메뉴표 없이 차려주는 밥상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TW 세대와 거짓말하는 미디어 빅뱅
TW 세대의 대두와 함께 미디어가 변하고, 미디어를 대하는 사람들의 수용 태도가 변화하고 있다. 흥분한 사람들은 이를 ‘미디어 빅뱅’이라고 말한다. 눈앞에는 포털이 미디어 강자로 떠오르고 있고, IPTV라는 신기술의 등장이 보인다. ‘방송=매스미디어’라는 잣대 하나만으로는 이제 미디어를 설명할 길이 없다. 새로운 해석의 틀이 필요하다. 이를 미디어 빅뱅으로 규정한다. 미디어 빅뱅의 본질적인 형질은 무엇인가? 미디어 빅뱅에선 어떤 사회?문화?정치?산업적 변화가 올 것인가?
미디어 빅뱅이 바꾸어 가는 미래상
미디어 빅뱅의 색깔은 무엇일까. 어떤 변화를 하고 있는가. 첫 번째는 원웨이에서 투웨이로의 변화다. 매스미디어는 원웨이 방식을 취한다. 투웨이는 전화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보낼 수 있다. 같은 의미에서 IPTV나 인터넷 포털은 원웨이에서 투웨이로 가는 길 위에 있다.
두 번째, 비즈니스 측면에서 폐쇄성에서 개방성으로 간다. 방송은 사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기(公器)로서 방송의 특성이 살아 있기 때문에 비즈니즈적인 제한이 적지 않았다. 비즈니스로서의 확장성은 가장 폐쇄적이고 닫혀 있는 상태였다. 미디어 빅뱅 이후의 미디어는 오픈성과 확장성이 예전과 판이하게 다르다. 일례로 인터넷 포털은 광고를 파는 기제가 이전과 똑같지만, 콘텐츠를 만드는 사업자와의 관계 형성이라든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서는 전혀 다른 형태를 보인다.
셋째, 전화와 같은 투웨이 커뮤니케이션 제품을 팔아 막대한 이윤을 챙긴 대형통신업체의 등장도 이런 측면에서 미디어 빅뱅의 속성이다. 이들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사업자로의 변신 후 미디어 빅뱅의 주도권을 노리고 있다.
넷째, 매스미디어에서 그동안 거대 담론과 같은 메시지를 팔았다면, 이제는 TW 세대의 정서에 맞는 소소한 스토리와 그 메시지를 파는 시대다. 매스미디어는 가능한 한 불특정 다수의 관심을 모두 포괄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메시지와 콘텐츠는 곧잘 거대 담론으로 흐른다. 미디어 빅뱅 이후의 미디어는 ‘스토리 셀러’여야 한다. 80만 명을 위한 거대 담론과 함께 그동안 무시돼 온 천 명 혹은 만 명의 흥미도 중요해지는 비즈니스 구조가 된다.
다섯째, 미디어는 개인화한다. TV=바보상자로서 단순히 공중이나 케이블선에서 오는 신호를 TV 화면에 비춰주는 시대는 끝났다. 미디어 빅뱅 이후 TV는 우선 똑똑해진다. 투웨이 커뮤니케이션에 대응할 능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PC처럼 스스로 연산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일부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저장할 수도 있고, 드림소사이어티의 감성적 매체로서 개개인에게 의미와 특별함을 지니게 된다.
당장 거실에서 벗어나는 첫 움직임이 바로 모바일TV이다. 모바일TV는 ‘똑똑한 첨단 기계이면서 다른 누군가와 나를 연결시켜주는 투웨이 매체이고 또한 나 개인만을 위한 단말기’라는 휴대폰의 개념을 고스란히 TV에도 전파시키는 셈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방송프로그램을 휴대폰, PMP, 노트북, MP3 등 온갖 휴대형 단말기에서 보고 즐긴다. 퍼스널 미디어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셈이다.
여섯째, 방송의 본질이라는 실시간 편성권이 붕괴하는 게 미디어 빅뱅이다. 방송국의 편성권은 어떤 프로그램을 어떤 시간대에 내보낼지를 정하는데, 공정성과 공익성을 지키는 역할을 맡는다. 방송국에서 편성권은 절대적인 권력이다. 군사정권에서부터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정권을 장악한 정부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권은 이런 편성권에 욕심을 냈다.
미디어 빅뱅 시대에는 실시간 편성권이라는 신화가 붕괴한다. TW 시대에서의 편성권은 본래의 소유주인 시청자에게 넘어간다. 시청자들은 각자 선호하는 콘텐츠를 직접 고를 수 있다. 개인이 편성권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TW 세대에 맞춰가는 투웨이 미디어들은 그게 IPTV든 인터넷 포털이든 각자의 매체 특성에 맞게 편성권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려는 시도를 잇따라 하게 될 것이다. 투웨이라는 기술적인 특성은 더 이상 일방적인 편성표 강요를 필요로 하지 않은 시대로 만들어 버린다.
마지막으로, 미디어 빅뱅의 주체는 TW 세대이다. 메시지를 만드는 주체도 TW 세대이며, 이를 수용하는 대상도 TW 세대 본인들이다 아직 미디어 빅뱅의 미래와 윤곽이 명확하지 않은 것은, TW 세대가 초기이며 미성숙 상태이며 과도기적인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TW 세대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정착하는가에 따라 미디어 빅뱅의 모습도 보다 명확해질 것이다. 또한 TW 세대가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세상이 곧 미디어 빅뱅의 한 단면이 될 것이다.
테크놀로지로 보는 미디어 빅뱅 5년 후
테크놀로지는 미디어 빅뱅 시대
정통적인 방송 영역(미디어 테크놀로지)와 통신 영역(텔코 테크놀로지)를 들여다 보면 5년 후의 우리 삶을 엿볼 수 있다.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최신 테크놀로지들은 앞으로 5년간 시장에 선보여질 것이고, 이것들은 시장 안에서 끊임없는 경쟁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경쟁에서 살아남는 기술은 우리 삶의 일부가 될 것이다. 과연 미디어 테크놀로지와 텔코 테크놀로지 사이의 경쟁에서 누가 승리할 것인가.
유선 시장에서는 IPTV와 디지털케이블TV가 2008년 말부터 시장 경쟁에 돌입한다. 디지털케이블TV는 IPTV보다 3년 먼저 시장에 나왔을 뿐만 아니라, 200만 명 정도의 가입자를 확보해 둔 상태이다. IPTV는 이를 추격하는 위치이다. IPTV는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 마케팅에 나서며, 전국을 모두 커버한다. 디지털케이블TV는 지역 사업자라는 약점이 있다. 그렇지만 디지털케이블TV는 아날로그 케이블TV에 기반하고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시장 경쟁에서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 수를 우군으로 확보한 채 경쟁할 수 있다. 아마도 2013년이 되어서도 양자의 치열한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대목은 통신 기술이니 방송 기술이니 하는 구분 자체가 2013년에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통신과 방송 영역을 구분하지 않고 시장 재편이 일어나 강력한 3개 사업자가 시장을 장악하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여러 시장을 모두 묶은 힘을 가진, 최강의 3~4군데 사업자들만이 의미 있는 업체로 존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08년에는 비행기를 위한 정거장(플랫폼), 버스를 위한 정거장, 기차를 위한 정거장, 지하철을 위한 정거장이 다들 따로 있었다. 하지만 2013년에는 거대한 하나의 정거장에서 비행기, 버스, 지하철, 기차를 모두 탈 수 있게 통폐합되는 시장 변화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거대 정거장이 3~4군데만 살아남는 양상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물론 거대 정거장은 투웨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곳들이 될 것이다. 투웨이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한 정거장은 이런 통폐합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TW 세대들은 이런 거대 정거장의 성장과 맞물려 점차 힘을 갖게 될 것이다. 정거장의 거대화는 또한 콘텐츠 제조업체들에게는 불길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정거장에게서 적절한 금액의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폐합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강력한 업체들의 경쟁으로 막대한 이득을 볼 수도 있겠지만 통폐합 완료 후에는 급격하게 위상이 추락되거나 또 다른 변신을 위한 사업적 결단을 해야 될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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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와 신문도 결국은 강한 콘텐츠 제조업체로 전락할 공산이 높으며, 거대 정거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정거장으로 진화하지 못하면 콘텐츠 제조업체의 위상으로 남아야 한다. 그만큼 메시지의 파워도 점차 약화된다. 거대 정거장은 2013년쯤부터 서서히 윤곽을 드러낼 것이다. 그때까지는 ‘정거장은 미디어도 아니고 메시지도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그렇게 행동할 것이다. 그러나 통폐합이 끝나면 서서히 자신들의 메시지를 퍼뜨리기 시작할 것이다. 그때는 강력해진 TW 세대와 이들 거대 정거장 사이에 또다른 갈등이 점화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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