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3.0

   
박찬정
ǻ
지식노마드
   
18000
2015년 08월



■ 책 소개


새로운 브랜드 패러다임, 그 중심에는 소비자가 있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 컨설턴트 1호 박찬정이 새로운 브랜드 환경을 직시하고 그 안에 숨겨진 복잡함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브랜드3.0 패러다임과 전략을 제시한다. 시장과 브랜드, 그리고 소비자가 만들어내는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와, 그로 인한 거시적인 현상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 새로운 브랜드 패러다임이며 바로 브랜드 3.0이다.


우선 변화된 브랜드 환경은 브랜드가 소비자와 관계 맺기를 해야 하고, 시스템 사고를 통해 전체를 볼 수 있어야 하며, 자기 조직화를 통해 소비자가 브랜드를 만들어간다는 전략적 사고의 틀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진화의 사이공간을 만들고, 브랜드 꼬리표가 만들어지고, 소비자들의 상호작용를 촉진하는 되먹임 촉매를 만드는 3단계 방법론을 제안한다.


■ 저자 박찬정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브랜드 전략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한 사람.


LG전자 플래트론 글로벌 브랜드 전략 컨설팅 등의 프로젝트는 브랜드 전략 컨설팅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에릭 요컴스탈러 박사와 함께 진행하였으며, 데이비드 아커와는 프로젝트 이외에도 지속적으로 브랜드 전략 논의를 해왔다.


현재 변화된 시장 환경에 맞는 새로운 브랜드 전략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박찬정은 대한민국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 컨설턴트 1호이다.


동워싱턴 대학교(Eastern Washington University)에서 경영학(마케팅)을 전공했고, 미시건 주립대학교(Michigan State University)에서 광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국내에서 광고대행사(오리콤, 애드벤쳐)와 브랜드 컨설팅 회사(브랜드 앤 컴퍼니)에서 기업의 마케팅, 광고, 브랜드 전략 수립의 오랜 실무 경험을 가졌고 (주)CNNB Communications의 대표이사 겸 사장으로 재직하였다. 또한 인천상공회의소와 서울여자대학교 언론영상학부에서 브랜드 전략과 광고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강의를 하였다.


애경그룹, 삼성전자, LG화학, 신영증권, 도루코, 호텔신라, KT&G, 인천국제공항, 능률교육, 그리고 NH 농협손해보험 등과 같은 기업 브랜드들의 브랜드·마케팅 전략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LG전자 플래트론, 삼성전자 신제품(냉장고), 오로라 등의 글로벌 브랜드 전략 컨설팅을 진행하였다. 그 외 한국통신(KT) 통합브랜드 전략, 빙그레 통합브랜드 전략과 바나나맛우유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 KT&G 레종(시즌/엔츠) 통합 BIS 전략, 도루코 대표 브랜드 개발 전략, 그리고 KOTRA 브랜드 전략 및 관리 매뉴얼 전략 등 다수의 브랜드 전략 컨설팅을 수행하였다.


저서로는 [프랙탈 경영 전략]이 있다.


■ 차례
서문


여는글 | 브랜드에 대한 두 가지 오해
브랜드는 기업이 만든다 | 미국식 브랜드 전략은 어디에서나 통한다


Part 1. 살아 있는 브랜드 만들기


1장| 브랜드 전략의 목표는 창발
복잡한 현상 이면에 숨어 있는 패턴을 찾아라 | 브랜드의 새로운 패러다임 | 브랜드 전략의 핵심 개념: 진화, 꼬리표, 양의 되먹임


2장| 1단계: 시장에서 사이공간을 만들어라
강력한 브랜드는 진화하는 브랜드 | 진화를 위한 사이공간을 만든다 | 진화를 위한 전략의 선택


3장| 2단계: 브랜드에 꼬리표를 달아라
소비자는 꼬리표로 말한다 | 달라붙기 꼬리표는 이렇게 만들어진다 | 꼬리표 달기에 빅데이터를 활용하라


4장| 3단계: 소비자 되먹임을 위한 촉매를 준비하라
소비자 되먹임이란 무엇인가 | 마중물, 이렇게 준비하라 | 창발, 되먹임에 의한 비선형적 현상


Part 2. 브랜드 패러다임의 전환


5장| 브랜드 전략의 패러다임
브랜드 환경, 심층기반부터 달라졌다 | 잃어버린 동전을 어디에서 찾을까? | 복잡계, 분석이 아니라 통찰이다 | 프랙탈, 복잡계의 숨은 질서를 찾는 도구


6장| 브랜드 전략의 실행
브랜드 전략의 관리 모델 | 브랜드 전략을 위한 시장 분석 | 근삿값이 아니라 참값, 예측이 아니라 재현 | 연속적인 진화를 위한 멀티 프랙탈 전략


7장| 열린 시스템, 브랜드를 다시 생각한다
패러다임의 전환, 단순계에서 복잡계로 | 방법론의 전환, 유클리드에서 프랙탈로 | 가치의 전환, 서양에서 동양으로


맺는글| 브랜드에 대한 세 가지 진실
브랜드는 살아 움직인다 | 브랜드는 전체를 봐야 보인다 | 브랜드는 소비자가 만든다


감사의 글
참고 문헌


 




브랜드3.0


여는 글_브랜드에 대한 두 가지 오해

브랜드는 기업이 만든다

브랜드의 시대다. 기업이 만드는 제품의 브랜드화뿐만 아니라 정치인, 연예인, 운동선수 그리고 지방자치단체까지 브랜드가 되는 시대다. 이는 제품, 연예인, 운동선수 등이 본연의 기능을 하는 그 자체로서보다는 소위 브랜드화되는 것이 어떤 다른 중요한 의미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예를 들어 미국 LA 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 선수를 생각해보자. 야구선수 자체로서의 류현진 선수는 뛰어난 실력을 지닌 왼손잡이 투수다. 그러나 미국으로 건너가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며 실력을 발휘하는 지금은 괴물 투수 혹은 코리언 몬스터라는 꼬리표를 가진 브랜드화된 야구선수가 되었다. 그러면, 제품과 브랜드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브랜드와 관련해서 세계적인 권위자인 미국 버클리대 교수 데이비드 아커(David Aaker)는 브랜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브랜드의 사전적인 정의는 어떤 상품을 다른 것과 구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이름이나 기호, 도안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지만, 브랜드 전략을 다루는 학계나 업계에서는 아커의 정의를 따른다. 즉 브랜드 개성, 다양한 편익들, 브랜드와 고객의 관계, 사용자 이미지 등이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요소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브랜드에 대한 오해가 발생한다. 브랜드를 구성하는 원산지, 브랜드 개성, 사용자 이미지, 정서적 편익 등의 용어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 요소들을 기업 차원에서 구축해야하는 브랜드 전략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래서 전략이 수립되면 제품이 브랜드가 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브랜드는 소비자 중심의 개념이다. 기업에서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든 안 하든 브랜드는 소비자가 만든다. 다만 기업의 브랜드 전략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좀 더 쉽게 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다. 만일 소비자가 브랜드를 만든다는 인식이 없다면 기업이 수립하는 브랜드 전략은 오히려 방해만 될 수도 있다.


류현진 선수로 돌아가 보자. 뛰어난 실력을 지닌 왼손잡이 투수 류현진 선수는 코리언 몬스터라는 꼬리표로 브랜드가 되었다. 코리언 몬스터라는 꼬리표는 본인이 만들었을까? 이는 아마도 독자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언론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공감으로 계속 불리게 되었다. 만일 코리언 몬스터(혹은 괴물 투수)라는 의미가 류현진 선수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정서와 맞지 않았다면 그리고 계쏙 불리지 않았다면 이는 꼬리표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다른 것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데이비드 아커의 브랜드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대해 인지하는의미 또는 가치로 설명할 수 있다. 이를 간단히 표현해보면 다음과 같다.


브랜드=제품+의미(또는 가치, 꼬리표)


여기서 의미는 소비자들이 인지하는 의미나 가치를 말한다. 기업이 만드는 제품에 소비자들이 부여하는 의미가 없다면 브랜드는 제품으로서만 존재하게 된다. 아무리 훌륭한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여 광고나 마케팅 활동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하였더라도 그 의미나 가치를 소비자가 공감하지 못한다면 제품은 아직 진정한 브랜드가 되지 못한 것이다.



살아 있는 브랜드 만들기

복잡한 현상 이면에 숨어 있는 패턴을 찾아라

오늘날의 예측 불가능성이나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핵심은 바로 비선형성에 있다. 선형이란 하나에 하나를 더해서 둘이 되는 것(1+1=2)과 같이 입력과 출력의 관계가 언제나 일정한 비율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에 비선형은 하나에 하나를 더했는데 영이 되거나, 셋 이상이 되는 것(1+1=0 혹은 1+1=3)처럼 입력과 출력의 관계가 일정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선형이 아닌 것은 모두 비선형이다. 비선형성의 가장 큰 특징은 나비 효과, 즉 초기의 사소해 보이는 작은 요동이 나중에 커다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는 주로 현상에 관여하는 구성요소들 사이의 상호작용에 의한 되먹임(feedback)으로 인해 발생하며, 비즈니스에서 그 주역은 소비자이다.


미니의 열풍과 미샤의 예외적인 성공은 비선형적 현상의 좋은 사례들이다. 이런 사례들 사이에는 공통점이 별로 없어 보이지만, 사실 비선형적 현상 이면에는 감춰진 일정한 패턴이 있다.


그 첫 번째가 시장에서 진화의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대다수 사람들이 생각할 때 소형차는 작은 대신 값이 비싸지 않은 차로서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구입하게 된다. 그러나 미니는 프리미엄 소형차를 표방하며 기존 시장에는 없던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다가섰다. BMW는 미니를 디지털 세대와 접목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며 작은 고급차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소형차의 강점과 중대형차의 강점을 아우르는 제품 전략을 취했다. 그 결과 작은 차체, 넓은 실내(small outside, bigger inside)의 골조로 대중차 설계를 시작해 앞바퀴 굴림 방식, 가로배치 직렬엔진 탑재 등 당시의 신기술과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결과 미니는 소형차의 깜찍함과 중대형차의 고급스러움을 모두 갖춘 작은 고급차로서,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장 공간을 찾아 진화를 만들어냈다.


미샤 또한 2002년 런칭 시점에는 시장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공간을 찾아 화장품 업계의 진화를 이끌어내게 된다. 흥미롭게도 미샤는 기존 화장품 시장에 없던 새로운 제품으로 진화를 이끌었다기보다는 새로운 유통 전략을 통해 진화의 사이공간을 만들어냈다. 당시 화장품 브랜드들의 유통구조는 백화점 등 고가의 고급브랜드를 판매하는 단독 직영매장 형태와 여러 저가화장품 브랜드를 함께 취급하는 영세한 규모의 대리점 형태로 나뉘어 있었다.


미샤는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단독 직영매장을 운영하여, 기존의 백화점 고가브랜드 샵과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하는 대리점 사이에서 사이공간을 만들어 냈다. 즉,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과 고급스러운 서비스는 받을 수 있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운 고가의 브랜드샵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대리점의 유통채널 사이에서, 미샤는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의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영 매장을 최초로 시작한 것이다.


시장에서 진화를 만들어내는 전략은 제품 자체에만 국한되는 개념은 아니다. 미니는 제품을 통해 진화를 이끌었지만 미샤는 유통채널을 통해 진화를 만들어냈다. 많은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시장에서는 제품, 가격, 유통 그리고 서비스 등 다양한 차원에서 이미 확고한 시장 질서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미 강력한 질서가 구축된 대다수 시장에서는 평범한 접근으로는 브랜드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기존의 시장 질서를 뚫고 나오기 위해서는 미니와 미샤 브랜드처럼 진화를 위한 새로운 시장 공간을 찾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기존 브랜드들이 만들어 놓은 질서 안에 들어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형을 만들어 선점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진화를 위한 새로운 시장 공간 찾기는 소비자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비선형적인 현상을 이끌어내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미니와 미샤 사례에서 나타나는 두 번째 특징은 브랜드의 꼬리표가 있다는 점이다. 미니는 그동안 be mini, not normal, 변하지 않기 위해 변한다 등 다양한 슬로건으로 소비자에게 말을 걸어왔다. 3세대 미니에 대해서는 the new original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실제로 소비자가 사용하는 미니를 지칭하는 언어는 따로 있다. 바로 외계인이 만든 자동차(엔진)이다. 이것이 바로 미니의 브랜드 꼬리표이다. 소형차이지만 뛰어난 엔진 성능과 멋진 외관을 갖춘 미니는 고객들에게 단순한 제품(자동차) 이상의 의미를 준다. 외계인이 만든 자동차는 소비자들끼리 소통하는 그들만의 언어이며 고객들이 스스로 만든 꼬리표이다. 꼬리표(의미)가 없는 브랜드는 브랜드가 아니라 제품일 뿐이다.


소비자들은 스스로의 언어로 소통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브랜드를 가장 적절히 설명할 수 있는 단순 명쾌한 단어를 원하게 된다. 미샤의 경우 그것이 3,300원이었다. 이것이 미샤의 브랜드 꼬리표가 되었다. 뷰티넷이라는 온라인사이트에서 시작해서 제품의 생산 단계와 가격 결정 단계에서까지 영향을 준 고객 즉, 프로슈머들은 3,300원이라는 꼬리표를 통해 서로 선택적인 상호작용을 하며 집단을 이루어 나갔다. 미샤의 3,300원이라는 꼬리표는 매우 명확하고 간단해서 미샤 고객들의 상호작용을 쉽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일치하는 정도가 높아서 쉽게 하나의 경계 안에서 집단을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


미니와 미샤 사례에서 나타나는 마지막 공통 특징은 소비자들의 양의 되먹임이 있었다는 점이다. 미니 열풍이라는 현상을 위한 양의 되먹임을 만들어낸 숨은 공신은 바로 미니 동호회들이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동호회는 미니코리아(미코)이다. 미코는 미니 드라이빙 스쿨&챌린지 등 미니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자발적으로 기획하여 진행하고 있는데, 그 중 미니런이 가장 뜨겁다. 미코 동호회 활동은 톡톡 튀고 운전하는 재미가 있는 미니의 모습을 그대로 닮았다고 평가된다. 회를 거듭할수록 미니런은 미니코리아를 대표하는 얼굴로 자리 잡았다.


미샤 고객의 양의 되먹임은 더욱 드라마틱하다. 미샤의 양의 되먹임 현상은 온라인(뷰티넷)과 오프라인(단독 직영매장)에서 얻은 다양한 정보와 구매 경험을 가진 소비자들 사이에서의 긍정적 상호작용을 통해 발생했다. 이러한 양의 되먹임을 가능케 한 촉매 역할을 한 것이 미샤의 프로슈머들이다. 프로슈머들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미샤 제품의 생산에서부터 가격까지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시키고, 다른 소비자들과의 상호작용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매장에서 직접 구매를 함으로써 고객이 되기도 하고, 구매 경험을 또다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상호작용의 꼬리표로 활용함으로써 양의 되먹임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촉매로 작용했다.


미샤의 프로슈머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구매를 통해서, 그리고 미샤 인터넷 사이트인 뷰티넷과 연계하여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 "가격이 싸서 걱정했는데 품질이 참 괜찮더라."는 입소문의 확대 재생산을 이끌어 낸 주인공들이었다. 이들이 소통하는 핵심은 미샤는 3,300원이라는 꼬리표였다. 온라인 뷰티넷은 소비자들에게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기만 하는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프로슈머들의 적극적인 활동까지도 가능케 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장으로 적극 활용되었다.


모든 복잡한 현상 이면에는 비선형적 상호작용이 있다

이제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들어 많은 광고와 마케팅 활동을 하는 정도로는 더 이상 소비자의 마음을 살 수 없다. 시장, 브랜드, 그리고 소비자를 잇는 통합적이고 유기적인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 그 중심에는 소비자가 있다. 시장에서의 진화 전략, 브랜드의 꼬리표 전략, 소비자의 되먹임을 유발하는 전략, 그리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상호작용으로 브랜드의 창발을 만들어가는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것이 브랜드3.0 전략이다.


브랜드3.0 전략은 소비자들의 미시적인 상호작용이 거시적인 행동 패턴으로 연결되어 브랜드가 지향하는 목표점에 다다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브랜드3.0 전략은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변화 속에 숨어 있는 일관된 패턴을 찾는 과정이다. 다시 말하면, 매우 복잡하고 혼란스러워 보이는 현상일지라도 브랜드3.0 관점으로 보면 어떤 일관성 있는 패턴을 찾을 수 있다. 그러한 패턴을 찾아가는 전략적 통찰이 바로 브랜드3.0 전략의 핵심이다.


브랜드3.0 전략의 핵심 개념: 진화, 꼬리표, 양의 되먹임

브랜드 3.0 패러다임의 핵심은 브랜드 환경의 심층기반에서 일어나는 변화로부터 발생한 비선형적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 이면에 숨겨진 일정한 패턴을 찾아내려는 새로운 사고의 틀이다.


우리는 앞서 미니와 미샤 브랜드 사례를 통해 그러한 가능성을 보았다. 복잡함을 복잡한 그대로 보고 무질서한 현실의 본질을 외면하지 않고, 본질 그 자체를 직시해야 함을 알았다. 그래야 현상의 살아있는 본래 모습 그대로를 알 수 있다. 그래야 새로운 사고의 틀로 살아있는 진리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알게 된 비선형적 현상의 본질은 세 가지 차원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었다. 첫째, 시장 차원이다. 변화된 시장은 열린 시스템이고, 열린 시스템에서는 무질서해 보이는 복잡한 현상이 일어나며, 그 이면에는 숨겨진 일정한 패턴이 있다.


둘째, 브랜드 차원이다. 브랜드는 살아있는 유기체이고, 시장에서의 진화와 소비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창발한다.


셋째, 소비자 차원이다. 소비자는 브랜슈머로서, 스스로 정보를 만들어 공유하며 상호작용을 통해 비선형적 질서를 만들어낸다.


이 세 가지 본질적 차원의 공통분모는 소비자 상호작용과 이를 통한 브랜드 창발이 다. 따라서 브랜드3.0 전략에서는 소비자 상호작용의 메커니즘을 밝혀 브랜드의 창발을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 가지 차원의 본질이 왜곡되거나 배제되지 않고 브랜드 전략과 만나야 한다. 그것이 브랜드3.0 전략이다. 비선형적 현상의 본질, 즉 숨겨진 이면을 밝히는 브랜드3.0 전략의 핵심 개념은 시장에서의 진화, 브랜드의 꼬리표, 그리고 소비자의 되먹임이다.


시장에서의 진화

브랜드3.0 패러다임에서 시장의 개념은 폐쇄된 공간의 아니라 수시로 변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시장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새로운 브랜드가 시장에 진입하거나 또는 사라지기도 한다. 같은 업종에서 경쟁 관계에 있던 두 브랜드가 어느 날 기업 합병(M&A)을 통해 하나의 브랜드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소비자의 기호 또한 빠르게 바뀌며 변덕스럽기도 해 동종업계 1위 브랜드 자리가 수시로 바뀌기도 한다.


시장에서의 공간은 실제 시장의 물리적인 공간이 될 수도 있고 소비자 인식 상에 존재하는 개념적인 공간이 될 수도 있다. 물리적 진화 공간은 유통, 가격, 제품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경쟁 요소들에서 진화할 수 있는 공간을 찾을 수 있다. 개념적인 진화 공간은 포지셔닝과 같이 기존 브랜드들이 만들어 놓은 소비자 인식 상의 공간을 발전시켜 새로운 시장 공간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브랜드는 시장에서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이며, 시장은 생명력 있는 열린 시스템이다. 열린 시스템 안에서 살아 있는 유기체로 생존을 지속하려면 적응과 진화가 필수적이다. 치킨 시장의 브랜드 또한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대다수의 치킨 브랜드들이 프라이드 치킨으로 경쟁하는데 어느 날 양념치킨이 시장에 나오게 되었다. 그러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거의 모든 브랜드가 양념치킨을 선보이게 되자 간장치킨이 새롭게 등장하였다. 최근에는 파무침을 이용한 치킨과 마늘치킨이 대세라고 한다. 이처럼 치킨시장에서는 브랜드들이 제품 차원에서 진화 공간을 찾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제품은 기업이 만들고 브랜드는 소비자가 만드는 브랜드3.0 시대에는 시장에서 제품 차원의 진화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 기업이 해야 하는 핵심적인 일이다. 시장에서의 진화 공간 찾기는 소비자 상호작용의 출발점이 된다. 새로운 진화 공간이 만들어졌을 때 비로소 소비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들만의 언어와 방법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래서 진화 전략, 즉 시장에서 진화 공간을 찾는 것은 브랜드3.0 전략의 시작이자 소비자 상호작용의 신호탄이다.


브랜드 꼬리표

꼬맆의 사전적 정의는 화물을 부칠 때 보내는 사람과 받을 사람의 주소와 이름 따위를 적어 그 물건에 달아매는 표, 또는 사람에게 늘 따라다니는 평판이나 평가이다. 또한 데이터 표시 식별 문자라는 정의도 널리 쓰이고 있다. 즉 어떤 데이터의 집합에 붙여진 하나 이상의 문자를 꼬리표(태그)라고 하는데, 데이터 집합에 관한 정보를 포함하며, 그것을 다른 집합과 구분하여 식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을 한다. 정의로부터 우리는 꼬리표의 중요한 두 가지 요소를 추출할 수 있다. 꼬리표는 대상의 정보를 담는 것과 식별 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두 가지 요소를 충족하는 브랜드 꼬리표의 첫 번째 기능은 시장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진화 공간의 경계를 구분짓는 것이다. 브랜드3.0 전략의 시작이 시장에서 진화 공간을 찾아내는 일이라면, 그 다음은 찾아낸 새로운 진화 공간에 대한 정보를 담아 차별적인 꼬리표를 다는 것이다.

꼬리표의 두 번째 기능은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브랜드가 가진 꼬리표를 보고 내 브랜드인지 아닌지를 결정하게 된다. 만일 어떤 브랜드가 꼬리표를 가지고 있더라도 정보를 명확히 담지 못하고, 식별력도 약하다면 소비자의 인식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꼬리표의 세 번째 기능은 소비자 상호작용의 구심점 역할이다. 소비자가 집단화를 이루기 위한 상호작용이 꼬리표를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가장 간단한 형태의 꼬리표 중 하나가 학교에서 사용하는 2학년 3반과 같은 학급 표시이다. 만일 학교 운동장에 전교생이 모여 놀고 있다면 2학년 3반 학생들과 다른 학생들을 구분짓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만일 반장이 2학년 3반 학생들과 단상 앞으로 모이라고 하면 곳곳에 흩어져 있던 같은 반 학생들이 한 곳으로 모일 것이다. 2학년 3반이라는 꼬리표가 있기 때문에 쉽게 집단으로 모이는 것이다.


이러한 꼬리표의 세 가지 기능을 묶어서 소비자 상호작용을 위한 자기 조직화의 메커니즘이라고 한다. 브랜드 꼬리표를 통해 소비자 스스로 질서를 만들어가는 현상을 이르는 용어이다.


소비자 되먹임

되먹임은 어떤 입력에서부터 나온 출력이 다시 입력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어떤 인과관계에서 되먹임 현상이 없다면 시스템은 지극히 단선적일 것이다. 열린 시스템에서는 되먹임이 비선형적 변화를 이끌어낸다. 양의 되먹임은 이러한 비선형성을 같은 방향으로 더욱 증폭시키는 쪽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말한다. 따라서 양의 되먹임으로 인해 시스템에서 창발이 일어날 수 있다. 이는 꼬리표를 통해 작동되는 소비자 사이의 미시적인 상호작용이 양의 되먹임이 되어 상위 차원의 거시적인 현상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다시 말하면, 소비자의 상호작용에 의한 되먹임 현상이 없다면 아무리 시장에서 성공적인 진화를 하였고 브랜드 꼬리표를 가졌다고 해도 결코 원하는 정도의 비선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없다는 뜻이다.


일반적인 시장 상황에서 소비자의 되먹임 현상이 언제나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소비자들은 기업이나 브랜드 관리자가 기대하는 수준보다 훨씬 냉담하고 때로는 무서울 정도로 반응이 없는 경우도 많다.


혹시 예전의 시골집 앞마당에서 볼 수 있었던 우물가의 펌프를 기억하는가? 펌프는 손으로 우물물을 길어 올리던 두레박 대신에 지레 원리를 이용하여 적은 힘으로 많은 양의 물을 퍼올리는 편리한 기계였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물을 쓰기 위해 펌프질을 하면 바람 새는 소리만 나고 물은 나오지 않는다. 밤 사이에 지하수와 연결된 파이프에 압력이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마중물이다. 바가지로 물을 두세 번 부어 넣고 다시 펌프질을 하면 다시 압력이 차서 물을 퍼 올릴 수 있게 된다. 마중물이 지하수를 유도하는 촉매 역할을 한 것이다. 미니에서는 미니코리아 동호회가, 미샤에서는 브랜슈머가 소비자들의 양의 되먹임을 유도하는 촉매 역할을 하였다. 만을 이러한 촉매가 없었다면 소비자의 열광적인 반응으로 인한 비선형적 현상 또한 없었을지 모른다. 소비자의 양의 되먹임은 시장에서의 진화, 브랜드 꼬리표와 함께, 복잡하고 치열한 시장의 이면에 숨어 있는 질서를 찾아주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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