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소비자들

   
범상규
ǻ
매일경제신문
   
13000
2015년 05월



■ 책 소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기술의 관점에서 분석한 9가지 소비패턴을 꿰뚫어보자!
최고의 심리마케팅 전문가가 말하는 소비 심리학


심리마케팅 전문가인 저자는 ‘비합리적인 소비행동에는 사람들이 모르는 심리코드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심리마케팅’ 분야를 개척했다. 특히 행동경제학을 비롯한 신경심리학, 진화심리학, 신경과학을 아우르는 통찰력을 통해 ‘소비의 심리’를 연구했다.


소비자와 기업은 각자 처해있는 상황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시장에 참여하며, 시장은 그 시장이 속한 사회의 문화적 현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래서 ‘소비의 심리학’은 특정 사회현상을 담고 있는 ‘소비’를 가정한 후, 그 소비 상황 속 의사결정자들의 심리를 들여다본다.


이 책은 먼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기술의 관점에서 9가지 소비 패턴을 설정하고 그에 따라 선택이 이루어지는 시장을 분류하고 있다. 즉 루머소비, 명품소비, 결핍소비, 공짜소비, 고독소비, 중독소비, 에코소비, 공간소비, 그리고 미래소비가 바로 그것이다. 한 사회가 담고 있는 상황의 요소들이 소비자와 기업에 어떤 영향을 주고, 의사결정자의 심리를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펴볼 것이다. 


■ 저자 범상규
심리마케팅 칼럼니스트이자 전문가. 건국대학교에서 통계학과 경영학을 전공하여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건국대학교 경영대학에서 마케팅, 소비자행동, 통계조사론 등을 강의하고 있다. 일상에서 겪는 소비행동에는 사람들이 모르는 심리코드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심리마케팅’ 분야를 개척, 비합리적인 소비행동의 심리적인 이유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행동경제학, 신경심리학, 진화심리학, 신경과학의 분석을 도입해 소비자의 심리를 심도 있게 파헤치는 등 ‘소비의 심리학(Psychology of consumption)’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2012년 YTN라디오 ‘소비심리’ 코너에 고정 출연했으며, 2013년 네이버캐스트 ‘소비의 심리’를 연재했다. 2014년 현대경제연구원 ‘소비트렌드노트’를 담당했다. 그밖에도 다수의 공중파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칼럼을 기고하며, 다양한 곳에서 강연을 하는 등 심리마케팅을 널리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저서로는 『NON 호모이코노미쿠스』와 『심리학이 소비자에 대해 가르쳐준 것들』이 있다.
 
■ 차례
서문


part 1. 루머소비
모럴 다이어트 chr(124)_pipe ‘아주 사소한’ 부정행위 부정행위가 끌리는 이유 선의의 거짓말은 진짜 ‘선한’ 것일까? 사소한(?) ‘짝퉁’ 소비 부정행위는 전염성을 가진다 ‘황색저널’이라는 관음증 남의 불행이 즐거운 이유 소문 혹은 뒷담화의 실체 불안할수록 솔깃하다 소문은 인터넷 시대의 ‘필요악’


part 2. 명품소비
명화는 귀족들의 과시적 소비품 과시적 소비는 본성이다 명품백과 ‘페이크백’의 차이 명품은 ‘출신’이 다르다 녹차 VS 보성 녹차 책임감을 부르는 원산지 표시제 86


part 3. 결핍소비
‘결핍’은 반드시 필요하다 결핍과 풍요의 관계 ‘기억됨’과 ‘잊혀짐’의 차이 우리가 결핍을 느낄 때 결핍의 마케팅 ‘편안함’의 과잉 불안을 유발하는 생존본능 이케아는 왜 불편한 가구를 만드는가?


part 4. 공짜소비
정말로 공짜가 가능할까? 공짜 비즈니스를 가능케 하는 디지털 환경 공짜 비즈니스의 대표적 유형들 공짜에 대한 심리 ‘식욕’ 마케팅 햄버거는 커야 제맛? ‘음식 포르노’의 인기 스몰 럭셔리 소비 ‘심리적 허기’가 비만을 부른다


part 5. 고독소비
SNS에서 만납시다! 사회적 네트워크의 명암 군중 속의 고독 성장하는 1인 소비자 시장 ‘대리만족’의 시대 집단 순응과 대리만족 낀 세대의 샌드위치증후군 ‘병맛’이 사랑받는 이유 원초적인 감정, 웃음 혹은 유머 ‘유머 코드’엔 공감 ‘유머’를 팝니다


part 6. 중독소비
팬덤 경제학 세련된 도시인은 에비앙을 마신다? 팬덤 현상을 이끄는 SNS “나 아저씨 아니거든” 딸의 청바지가 아니에요! 시니어는 백화점만 간다? 세월이 가져다주는 현상들 외모 프리미엄 성적 매력에 대한 남녀의 시각차 포르노는 오른쪽, 에로틱 드라마는 왼쪽 남성은 무관심, 여성은 관심이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part 7. 에코소비
진짜 ‘친환경’ 일까? ‘그린워싱’에 속는 당신 ‘지식착각’의 늪 당신의 에코지능은 몇 살? ‘카리스마’는 신의 은총 카리스마는 후천적 소양이다 복종 심리가 만드는 카리스마 네트워크경제에는 따뜻한 카리스마가 대세


part 8. 공간소비
경쟁과 공간 공간이 사람을 치유한다 구매를 이끄는 제3의 공간 우리를 똑똑하게 만드는 인터넷 우리를 바보로 만드는 구글? 뇌는 오프라인에서도 인터넷을 한다 소비심리를 바꾸는 인터넷


part 9. 미래소비
‘복고’, 일시적 유행 또는 꾸준한 대세 문화 복제자 ‘밈’ 밈의 강력한 복제력 인터넷을 타고 흐르는 밈 소셜미디어는 선일까, 악일까? 현재가치에 ‘꽂힌’ 현대인 손실은 이득보다 더 빠르게 다가온다! 미래를 찾는 사람들 미래가치를 파는 마케팅


 




멍청한 소비자들


루머소비

사소한(?) 짝퉁 소비

이른바 짝퉁의 소비심리는 대표적인 사소한 부정행위다. 값비싼 명품은 자신의 높은 사회적 지위를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들의 뇌는 명품을 볼 때 유난히 쾌락중추가 활성화된다. 하지만 이 쾌락이나 쾌감은 지속적으로 강화되기에 좀 더 비싸고 새롭고 특별한 명품을 갈구하는 욕망은 날로 더하게 된다. 생활수준이 향상된 많은 중상류층들은 열망집단인 0.1%에 속하는 상류층을 모방하기 위해 명품 소비를 늘린다. 상류층 역시 자신들만의 차별성과 성역을 강화하기 위해 더 비싸고 희귀한 제품으로 눈을 돌린다. 끝없는 욕망의 고리를 보여준다.


문제는 명품이 아닌 짝퉁 브랜드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짝퉁은 명품을 통해 자신의 위상을 남들에게 알리는 외부 신호화 현상을 희석시킨다. 사람의 지위를 나타낸다는 명품의 상징성을 훼손시킨다는 뜻이다. 또 일반인들로 하여금 실제로 명품 소유자의 이미지나 진품에 대한 신뢰를 감소시킬 우려가 높다. 짝퉁 상품은 부정행위를 더 많이 하도록 유도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도덕성을 낮게 평가하도록 유도한다.


프란시스카 지노(Francesca Gino) 교수와 그 동료들이 수행한 2010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진품이 아닌 짝퉁을 사용하면 도덕적인 자제력이 약해지며 부정행위 역시 더 수월하게 저지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피험자들에게 선글라스를 착용하도록 한 후, 이들에게 진품이라는 정보를 준 집단과 짝퉁이라는 정보를 준 집단, 그리고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은 일반 사용자 집단으로 나눈 후, 이들의 부정행위 정도를 관찰했다.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용자의 비율은 진품 사용자의 30%와 일반 사용자의 42%인 반면, 짝퉁 사용자는 두 배 이상인 73%로 나타났다. 결국 짝퉁 소지 행위가 자기 이미지의 진정성을 훼손한다고 느낄 경우, 자기 자신을 보다 덜 정직한 존재로 여겨 부정행위에 쉽게 노출된다는 얘기다.


이처럼 사소하게 발생되는 부정행위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도덕성과 정직성을 자극시킬 필요가 있다. 즉 도덕적 각성 장치를 만들어 소비자나 기업 관계자들이 사소한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아너 코드(Honor Code)가 대표적인 도덕적 각성 장치다. 이는 학생들로 하여금 과제물을 제출할 때 혹은 시험을 볼 때 지극히 양심에 따라 행동하며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것을 약속하는 제도다. 자필이력서를 작성할 때 맨 하단에 상기 내용은 사실과 다름없습니다라고 쓴 후 사인을 하도록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니나 마자르(Nina Mazar)와 댄 에리얼리 교수 연구팀은 MIT와 예일 대학처럼 아너 코드가 없는 집단과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프린스턴 대학 재학생들을 비교했다. 비록 아너 코드가 항상 선한 행위를 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해도 사소한 부정행위를 막아주는 예방주사 역할로써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 특히 아너 코드의 경우, 사전에 서약을 받는 경우엔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성경책이나 십계명을 두고 맹세한 경우도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비록 종교가 다르더라도 말이다.


결국 자의든 타의든 눈에 쉽게 띄지 않는 사소한 부정행위는 오히려 도덕적 혹은 심리적 관점에서 접근해야만 효과가 있다. 하지만 과도한 범칙금을 적용하는 강력한 도덕적 각성장치를 마련할 때 사회적 부정과 비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의 의견도 경청할 필요가 있겠다. 요즘처럼 강도가 센 부정과 비리가 난무할 땐 더 그렇다.



명품소비

명화는 귀족들의 과시적 소비품

유명 미술관에 소장된 명화들을 감상할 때 우리는 예술적, 미적 근거를 바탕으로 그림을 평가하곤 한다. 하지만 이들 명화야말로 중세시대부터 이어져 온 귀족들의 전형적인 사치품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르네상스 시대 이후 많은 화가들의 작품은 주 소비계층인 귀족, 왕족 또는 교회 성직자들로부터 주문받은 그림이었다.


당시 화가들은 대체로 가난했기에 해외에서 어렵게 구한 값비싼 고급스런 염료를 구하기 어려웠다. 이때 화가들은 귀족들의 지원과 후원에 힘입어 그림을 그리게 되고, 더 나아가 귀족들이 지불한 값비싼 염료나 보석을 이용하여 주문받은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값비싼 그림을 주문한 귀족들은 작품을 거실에 걸어둠으로써 방문객들에게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다. 이런 문화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세계적인 거장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귀족들에겐 자신들의 부와 명예를 과시하는 수단이라는 것, 가난한 예술가들에겐 예술적 포부와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는 계산이 다름 아닌 명화를 탄생시킨 원동력이었다.


이러한 사회현상이야말로 일찍이 1899년 소스타인 베블런(Thorstein Veblen)이 저서 『유한계급론(The Theory of the Leisure Class)』에서 언급한 지각없이 행해지는 상류계층의 과시적 소비의 한 형태다. 필요에 의해서 소비 여부를 결정하기보다는 다분히 자신의 부와 명성을 자랑하기 위한 소비 행위다. 자신보다는 타인의 시선을 고려함으로써 비싸야 명품이라는 편견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요즘엔 왠지 거실에 추상화 한 점쯤은 걸어놔야 적어도 중산층으로 보인다고 생각하는 현대인들도 꽤 많아졌다. 그러나 그게 사실이라면 수많은 예술가들이 밥걱정 없이 창작에만 몰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 역시 이러한 과시적 소비현상을 자주 겪곤 한다. 값비싼 명품을 양손 가득 구매하는 상류층의 소비만이 과시적 소비는 아니다. 요즘 인기 있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인 SUV는 원래 시내주행을 위한 용도가 아니었다. SUV의 대명사인 허머(Hummer)는 드넓은 들판이나 비포장도로를 빠른 속도로 질주할 수 있는 야생마로 안락한 승차감의 일반 승용차와는 용도가 다르게 설계되었다. 대체로 가격도 비쌀 뿐만 아니라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의 특정 부류를 겨냥한 브랜드였다.


이런 SUV가 요즘은 도심 거리를 점령했다. 자신의 경제적 능력이나 생활패턴과는 무관하게 경쟁적으로 SUV를 구입하게 된 이유는 부의 상징 수단으로의 차량이라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돈의 가치를 따진다면 더 고급스런 외제승용차가 제격이었지만, 자유분방한 상류층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따라 하기를 원하는 심리가 한몫했다. 애석하게도 평범한 일반인들의 상류층 따라 하기는 결국 SUV 구입 전의 상황과 달라진 게 없다. 길거리에 흔한 SUV로는 신분 차별화가 더 이상 곤란하게 된 것이다.  



결핍소비

결핍의 마케팅

결핍상황에 처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적절히 활용하면 구매를 유발할 수 있지 않을까? 대형마트의 스낵코너에 가면 종종 기존 스낵보다 2~3배 큰 대용량 스낵을 발견하곤 한다. 대다수 소비자들은 대용량 포장제품은 개별용량 포장제품을 여러 개 사는 것보다 돈을 더 절약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속내를 들춰보면 포장단위가 클수록 오히려 단위당 가격이 더 높은 경우도 많다. 대량 할인이 아닌 대량 할증의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논란이 많은 과대포장은 예외라 하더라도 대량 할증 효과는 결핍의 문제와 관련된다.


2000년 2월 발표된 미국의 「컨슈머 리포트(Consumer Reports)」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들 제품이야말로 소비자를 속이는 교활한 속임수의 제품이라 평하고 있다. 이런 속임수에 당하는 이유로 단위당 가격에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소비자 심리를 지적한다.


특히 잘사는 지역에 비해 저소득층이 많은 지역의 슈퍼마켓에서는 이런 속임수가 상대적으로 덜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은 소액에도 신경을 집중하기에 이러한 속임수에 쉽게 넘어가지 않기 때문이란다. 빈클레이(J. K. Binkley)와 그의 동료가 실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두 가지 이상의 용량포장을 제공하는 상품들의 25%가 소비자로 하여금 대량 할증을 겪에 만든다.


지금도 두루마리 화장지 가격표에는 1m당 금액을 적어놓고 있지만, 소비자가 구매 시점에서 이를 확인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일일이 계산기로 두드려보지 않고서야 할인혜택을 평가하기는 좀체 어렵다. 두 겹이지만 길이가 더 길거나, 세 겹이지만 길이나 폭은 더 좁은 경우처럼 말이다. 다행스러운 일은 최근 업체들이 양심적으로 표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간다는 것이다.


문제는 스스로를 합리적이라고 여기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인 우리들로 하여금 경제적 결핍의 함정에 빠뜨리는 쇼핑 환경이 실로 많다는 데 있다. 테이크아웃 커피숍에 가면 으레 10개 혹은 15개짜리 쿠폰을 준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빈칸을 모두 채워서 공짜 커피를 마시기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안다. 같은 커피숍에 그만큼 자주 들르기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시간 결핍의 함정에 빠지기 때문이다.


인만(J. Inman)과 맥알리스터(L. McAlister)dp 의해 진행된 마케팅실험에서, 한 집단은 마감시한이 명시된 쿠폰을 받았고 또 다른 집단은 마감시한이 없는 쿠폰을 받았을 때, 마감시한이 없는 쿠폰은 시간제한이 없는데도 사용되는 수가 적었다. 마감시한이 정해진 경우에는 피험자가 시간부족을 느끼고, 그래서 사람들은 그 남은 시간에서 좀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고 노력했다. 이런 효과를 노려 마케팅수단으로써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많은 기업들이 사용시간, 유효기간 혹은 마감시한 등을 정해놓는다.


한편 시간 결핍을 극복한 기업의 사례도 있다.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세계적인 브랜드 나이키다.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이라는 용어는 포식자로부터 위험을 마다하고 바다에 가장 먼저 뛰어듦으로써 무리를 이끄는 리더 펭귄에서 유래한 말이다.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용감하게 도전하는 기업을 가리킨다. 최근 미국의 경제전문지 「패스트 컴퍼니」는 나이키를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매년 1위를 다투던 IT 기업 대신 2013년 퍼스트 펭귄으로 선정하였다.


그 배경에는 스펀지가 되어라(Be a Sponge)라는 사내행동규범처럼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흡수하는 기업문화가 있었다. 나이키는 착용자가 조깅을 하든, 회사 안에서 걷든 온종일 활동량을 측정해 수치로 보여주고 활동량이 부족하면 빨간색, 목표를 달성하면 녹색으로 표시하도록 IT 기술을 접목한 퓨얼 밴드를 출시하였다. 그 결과 2000년대 초반까지 정체에 빠졌던 매출이 2008년 186억 달러, 2013년 253억 달러로 상승했다. 이처럼 퓨얼 밴드가 인기를 얻은 이면에는 운동 부족, 건강 관리에 시간 결핍을 겪고 있는 현대인들의 심리가 반영돼 있다.



공짜소비

공짜 비즈니스의 대표적 유형들

공짜 비즈니스는 기본적으로 경제학에서 말하는 교차보조금의 결과물이다. 교차보조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독점력을 이용하여 얻은 초과이윤을 동종의 다른 사업장에 보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높은 수익이 발생하는 제품의 이익을 수익성이 떨어지는 비인기 제품에 지원하여 격차를 어느 정도 상쇄하기 위한 일종의 마케팅 판촉활동이다. 결국 공짜란 사람이나 상품 감, 혹은 현재와 미래시점의 시간 간, 그리고 비금전적 시장과 금전적 시장 간 돈의 이동에 따른 결과물이다. 


대표적인 유형으로는 고전적 마케팅수단인 미끼상품처럼 유료상품이 무료상품을 보조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조조할인이나 인터넷 예매 혹은 할인쿠폰을 통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영화를 관람할 경우, 영화표에서 할인을 받았으니 팝콘과 콜라를 사게 될 확률이 높다. 그러니 50% 조조할인은 결코 기업에 손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지속적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화수분이다.


최근에는 공짜 비즈니스가 프리미엄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여기서 프리미엄은 premium(고급의)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합성어 freemium을 말한다. 즉 free(자유로운)와 premium의 합성어로, 무료서비스를 이용하여 고객을 끌어들인 후 고급기능을 유료화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통신업체에서 값비싼 IPTV를 공짜로 설치해준 후, 유료콘텐츠 이용요금을 받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고가의 통신장비를 직접 구입해야 한다면 아마도 IPTV 수요는 매우 적을 적이다. 초기비용 없이 내가 이용하는 선에서의 비용만을 지불한다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다. 특히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처럼 돈보다 시간에 대해 부족함을 더 느낄 때, 이 프리미엄 비즈니스는 더 효과적이다.


온라인 사이트의 5%의 사용자들이 95%의 나머지 사용자를 보조하게 되는 이치는 5%의 법칙을 따른다. 즉 고급 버전을 구매하는 온라인 유료 이용자 덕분에 19명의 나머지 이용자가 기본 비전을 무료로 이용하는 구조를 말한다. 이처럼 프리미엄 비즈니스가 가능한 이유는 온라인 사이트의 한계비용 즉 한계생산비용은 거의 제로에 가깝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공짜 비즈니스의 두 번째 유형은 일단 상품을 공짜로 얻게 한 후 점차 그 대가를 치러나가는 방식으로 통신시장에 보편화된 2년 약정의 스마트폰 장기보조금 사례가 이에 해당된다. 또 수입차를 36개월 리스로 구입할 경우, 현재의 내가 부담해야 할 수입차 가격을 미래의 나에게 전가시킴으로써 어느 정도 공짜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젊은이들의 수입차 구매가 최근 들어 유독 늘어난 이유와 또한 이들이 결국 카푸어(car-poor)족으로 전락하려 경제적 고통을 겪게 된 이유다.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고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장래의 손실을 택하는 심리가 이런 선택을 부추긴다. 공짜 비즈니스는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응당 치러야 할 고통을 피할 수 있는 방편처럼 보인다. 즉 소비자의 손실회피 성향이 공짜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세 번째 유형은 유료고객이 무료고객을 보조하는 경우로 이를 3자 간 시장(Three-partly Market)이라 칭한다. 전통적인 미디어 모델에서와 같이 구독자는 무료신문을 구독하고, 광고주는 신문사에 광고료를 지불함으로써 3자 간 거래를 성사시킨다. 신문사 등 미디어 집단이 구독자에게 뉴스를 판매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광고주들에게 구독자인 잠재소비자들을 팔고 있다고 보면 된다. 거리 곳곳에 무료로 나눠주는 다양한 무가지 신문들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다. TV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프로그램 제작에 협찬하는 광고주나 간접광고인 PPL 기업과 다수의 무료 시청자들이 미디어에 의해 중계된다.


중요한 점은 공짜 비즈니스가 과거의 전통적 미디어와 달리 한계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디지털콘텐츠를 이용함으로써 더욱 폭넓고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추세라는 것이다. 구글은 대표적인 3자 간 시장사례로 모든 사람들에게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며, 광고주는 상호경쟁을 통해 스스로 정한 광고료를 제공한다.


구글 광고가 매력적인 점은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 타깃을 대상으로 한 일방적인 노출의 전통매체 광고와 달리 특정 다수를 타깃으로 광고와 정보가 함께 노출되는 점이다. 즉 과거의 매스미디어처럼 무작위의 잠재고객들에게 필요 이상의 반복노출이 되는 비효율성을 극복할 수 있는 이상적인 대안이다. 당장 구매 가능한 고객들만을 선택한 후 맞춤식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마케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유튜브의 성공도 이와 비슷한 경우다.  



중독소비

세련된 도시인은 에비앙을 마신다?

팬덤 현상은 아이팟 등 첨단 IT 제품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평소 저렴하게 구입하여 먹는 생수도 언젠가부터 5~10배 이상 고가로 팔리는 기능성, 프리미엄 제품이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구입하는 이유는 잘나가는 집단에 대한 모방심리 때문에, 혹은 구입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내 이미지로 착각하는 외부 신호화의 환상 때문에, 혹은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는 믿을 수 있는 품질일 거라는 인지적 편향 때문이다. 정작 명품 핸드백이나 스포츠카와 달리 먹는 물인 생수는 눈으로 쉽게 구분하기도, 그렇다고 맛을 통해 그 차이를 인식하기도 어려워 객관적인 검증이 불가능한 특성을 보인다.


이럴 때 소비자들이 의존하는 명품이라는 판단기준은 가격, 원산지 혹은 기능성 등 가시적 표상에 의존하기 십상이다. 즉 미네랄이 풍부한 기능성 생수라면 따지지 않고 그냥 믿게 된다. 특히 기능성 생수는 프리미엄 즉 고가 제품일 것이라는 연상 효과를 가져와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이라면 저렴한 제품에 비해 합당한 가치를 할 것이라는 보상심리가 작동된다. 즉 비싼 가격에 합당한 명품일 거라는 기대심리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더 좋은 제품일 거라고 판단한다는 뜻이다. 동일한 와인을 따라주면서 한 번은 비싼 와인이라고 하고 한 번은 싸구려 와인이라고 한다면, 비싸다고 알려준 와인을 정말로 명품 와인이라고 여긴다. 실은 똑같은 와인인데도 말이다.


구체적으로 기능성 생수 열품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뭘까? 먹는 물은 건강과 직결되는, 그래서 이왕 구입할 거라면 비싼 프리미엄 생수나 기능성 생수를 사는 것이 웰빙스런(?) 소비라고 여기는 게 대부분의 판단이다. 문제는 비싼 만큼 품질이나 기능이 더 좋은 것이라는 근거가 없는데도 그렇게 인식한다는 점이다. 또 20~30대 젊은 층은 기능성 생수를 마시는 것을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여기는데, 과거 저렴한 커피를 즐기다 어느 순간 두세 배에 달하는 고가의 테이크아웃 커피를 즐기게 된 경우와 흡사하다.


프리미엄 생수의 경우, 유행으로 받아들여지는데, 특히 건강과 직결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파급효과는 더욱 커진다. 부가적으로 프리미엄 생수병의 디자인은 특별히 고급스럽고 패셔너블해서 단순히 마시는 물병이 아닌 하나의 패션 소품으로 이용된다. 유명한 디자이너인 폴 스미스(Paul Smith)가 디자인한 에비앙 생수는 한정판으로 판매함으로써 아무나 할 수 없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확고하게 심어 또 다른 팬덤 현상을 만들었다.


유명 백화점에서는 기능성 생수 전문코너를 따로 설치함으로써 이러한 유행 트렌드를 더욱 촉진시켰다. 결국 20~30대 젊은 층은 생수를 단순히 마시는 물이 아닌 나를 표현하는 패션 소품이자 라이프스타일로 간주하기에, 생수조차도 팬덤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디저트에 열광하는 심리도 이와 유사할까? 불황 속에서 값비싼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신을 드러내기 어려울 때, 자신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디저트류를 대체물로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대신에 가능한 최고급으로 소비하고자 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 스몰 럭셔리 트렌드다. 다소 저렴한 상품 중에서 외국에서도 인기 있으며, 게다가 트렌디하고 웰빙스러운 소재일 경우, 자신만의 가치소비를 드러내기 위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비록 상위 1%에 속하지는 않지만 간단한 음식을 먹을 때만큼은 상위 1%가 되고 싶어하는 심리의 표출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망치로 두들겨 먹는 독특한 방법으로 주목받았던 독일과자 슈니발렌이나,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아이스크림인 소프트리 등은 줄을 서서 기다리며 사먹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국내에 들어온 일본식 롤케이크인 몽슈슈는 훗카이도산 우유로 만든 생크림으로 강남지역 유명백화점 식품매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사람들은 긴 줄을 마다하지 않고 몇 시간씩 기다린다고 한다. 한 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고객들은 대부분 국내에서 잘 볼 수 없었던 수입제품들이기 때문에 이런 먹을거리를 소비함으로써 나는 트렌디하다는 만족을 느낀다고 한다. 즉 외국 유명 상품이기에 일반사람들은 아직 모를 것이라는 일종의 자기중심적 사고 편향에 빠진다는 얘기다. 이 역시 일부 소비자 중심의 팬덤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다.



공간소비

소비심리를 바꾸는 인터넷

현대인들에게 뉴스나 정보는 더 이상 가십거리가 아닌 중요한 상품이 된 지 오래다. 더욱이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의 급속한 확장은 뉴스 상품의 유통경로를 대하는 소비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즉 뉴스나 정보를 미디어를 통해 습득하고 이용하는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0월 현재 스마트폰 가입자는 3,600만 명으로 2014년 상반기 4,0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견했다. 이처럼 스마트폰을 위시한 모바일기기의 급속한 대중화는 정보 습득의 패턴에 영향을 준다.


2013년 언론수용자 의식조사를 보면 하루 평균 334.3분을 미디어 이용에 할애하며, 여전히 TV가 176.9분으로 가장 높고 이어서 인터넷이 116.3분을 차지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과는 달리 신문이나 잡지 등 종이매체에 대한 의존도는 급속히 낮아졌고 그 수가 인터넷매체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매체 중에서도 PC 등 고정형 매체는 감소하는 반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이동형 매체의 증가세는 두드러진다. 모바일기기 등 이동형 인터넷을 통한 신문기사 이용은 특히 젊은 층에서 눈에 띄는데, 20대의 85.6%, 30대의 79.2%가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의 급속한 발달로 인해 뉴스의 신속성은 높아졌지만 허위정보, 낚시성 뉴스의 범람, 차별 없는 정보습득이라는 맹점도 상존하고 있다. 손안에서 모든 정보가 유통될 수 있어 의사결정방법 역시 예전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터넷환경은 광고나 판촉에 대한 변화도 이끌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설득 커뮤니케이션은 주로 TV나 신문, 인터넷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다분히 기업에서 잠재고객인 시청자나 구독자에게 일방적으로 흐르는 정보다. 하지만 단일 매체가 아닌 환경으로서의 인터넷은 쌍방향적 정보 유통을 가능케 한다. 이는 설득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상호작용적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하며, 대표적인 사례로 현대차의 브릴리언트이즈(brilliant is) 캠페인이 있다. 전 세계 17만여 명의 사연으로 구성된 15분짜리 뮤직비디오는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이는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Branded Entertainment) 형식으로 BMW가 2001년에 1,500만 달러를 들여 제작한 단편영화가 그 시초다. 뮤직비디오이면서도 광고 역할을 수행하지만, 정작 광고와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은 없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다. 철저하게 상업성을 숨김으로써 시청자들이 자발적으로 다가와서 콘텐츠를 보고 서로 공유하고 권하는 등 강력한 전염성을 유발한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현대차는 브릴리언트이즈 콘텐츠를 이용하여 UCC 공모 이벤트를 병행함으로써 인터넷을 통한 광고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있었다. 또 판매 현장에서 QR 코드가 기존 광고나 판촉수단을 충분히 대체하게 되었다. 상품의 사전노출에 따른 브랜드 인지보다는 현장에서 즉각적인 정보제공이 소비자 지갑을 더 쉽게 열 수 있다는 뜻이다.


인터넷은 정보 확장성을 가져다주는 동시에 정보 집중성은 저해하기에 스마트한 소비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바보로 전락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소비자 개개인의 몫이다. 아는 것과 안다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미래소비

미래가치를 파는 마케팅

스웨덴 스톡홀름 대학의 마이클 달렌(Micael Dahlen) 교슈는 그의 저서 『넥스토피아(Nextopia)』에서 높아진 미래가지가 가져올 색다른 경쟁 상황을 적절히 묘사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현재 판매를 기다리고 있는 제품들은 동일선상에서 서로 경쟁하는 제품군뿐만 아니라 미래의 아직 나오지도 않은 제품군들과도 경쟁을 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은 그 경쟁상대가 애플의 아이폰이 아닌 것이다. 스마트폰처럼 기술발전 속도가 빠른 첨단산업일수록 미래가치에 대한 투자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구매를 결정할 경우, 미래시점에서 선택되지 않은 제품들로 인한 후회감은 더 크게 작용되기 때문이다. 이럴 땐 선택의 어려움을 피하기 위해서, 혹은 구입함으로써 생겨나는 후회감을 줄이기 위해서 구매 자체를 포기하거나 지연하게 된다.


미국에서 아이폰이 출시된 직후 동일 모델을 손에 넣으려면 아직도 4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영국에서 애플은 런던 시내에 쇼케이스 전시를 실시하였다. 대다수 영국인들은 쇼케이스 안에 모셔진 신형 아이폰을 들여다보기만 해도 구매욕구가 불타올랐다고 한다. 아이폰을 가졌을 때 어떤 기분이 들까? 하는 기대감이 실제로 아이폰을 손에 넣을 때보다 더 큰 감흥을 주었기 때문이다. 대다수 영국인들처럼 우리는 그것에 대한 기대감 자체에 스스로 속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신제품이 출시되고 나면 오히려 급격히 줄어드는 수요를 통해 자주 목격되기도 한다. 인기 뮤지션 라이오헤드의 신규 앨범 <인 레인보우즈>에 대한 선주문은 8달러에 달했지만 본격적으로 출시되자 40%나 가격이 하락했다고 한다.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 시청자들에게 본편이나 본방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위해 예고편을 특별 제작하여 노출하는 일명 트레일러리즘(Trailerism)이 성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처럼 문화 소비자들의 미래가치를 높여 흥행했던 대표적인 사례로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꼽을 수 있다. 2001년 처음으로 개봉한 1편 반지 원정대는 개봉과 함께 정점을 찍은 후, 2002년 2편인 두 개의 탑과 2003년 3편인 왕의 귀환이 각각 개봉할 시점에 또 다시 매출이 껑충 뛰었다. 후속편이 개봉할 때마다 1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던 것이다. 이는 새로운 영화가 개봉할 즈음 소비자들은 이전 시리즈의 작품을 일종의 예고편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웬만큼 흥행한 영화 치고 시리즈물로 제작되지 않은 경우가 없는 이유다.


기업들이 자주 사용하는 미래가치 극대화 방안으로 한정판 출시전략이 있다. 앱솔루트 보드카는 앤디워홀(Andy Warhol) 등 유명한 예술가와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통해 한정판을 출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워낙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소장품으로서의 가치가 높다. 단순한 술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예술작품으로까지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누구나 사거나 입수할 수 없는 제품은 그 제품의 수명주기를 늘려주기까지 한다.


시간이 갈수록 혹은 경쟁이 치열할수록 소비자들은 현재 소비보다 미래 어느 시점에 손에 넣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강화하게 된다. 또 소비자가 한정판 브랜드에 대한 구입이 실패할 경우, 같은 기업의 유사 브랜드로 눈을 돌리게 만드는 대체 소비도 이끌어낼 수 있다. 모두 다 지금보다는 미래를 우선하는 소비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 * *


본 도서 정보는 우수 도서 홍보를 위해 저작권자로부터 정식인가를 얻어 도서의 내용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저작권자의 정식인가 없이 무단전재, 무단복제 및 전송을 할 수 없으며, 원본 도서의 모든 출판권과 전송권은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