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경영 전략과 트렌드를 필요로 하는 직장인들이 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트렌드, 마케팅 전략, 기업 경영 전략이 서로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지 사례를 통해 소개하며 눈으로만 보이는 현상 이면의 숨겨진 이야기도공개한다. 이를 통해 세계의 흐름을 관통하는 원리와 그 흐름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이며, 나아가 미래에 관한 전망도 할 수 있게했다.
책이 다루는 주제들은 모두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관찰할 수 있는 것들이다. 길거리에서나눠주는 전화영어 안내 광고, 슈퍼마켓 진열대에 올라 있는 세계 각지의 먹을거리, 갑작스런 와인 열풍 등 표면적으로는 단순한 사건이 실제로는커다란 변화와 맞닿은 단면이다. 저자는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찾을 수 있는 단면들이 단순한 흥미 거리가 아닌 미래를 위한 변화의 출발점으로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 저자 김경준
서울대학교 농 · 경제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경영컨설팅 분야의 글로버 리더 딜로이트 컨설팅(DeloitteConsulting)의 전무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분야는 장기전략 수립 및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경쟁력 향상이다. 중앙일보 발간 경제주간지「이코노미스트」에 ‘경영코칭’ 및 ‘엄홍길의 정상경영학’을, 한국능률협회 발간 월간지에 ‘역사에서 배우는 경영전략-로마인 경영스토리’를 연재했고MBC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의 ‘글로벌 프리즘’ 코너와 KBS1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의 ‘안방 MBA"를진행했다. 지금은 울산 MBC <이광현의 시사매거진> ‘재미있는 글로벌컨설팅’의 고정패널로 활동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위대한 기업 로마에서 배운다』와 『잘되는 회사는 분명 따로 있다』『인정받는 팀장은 분명 따로 있다』『뛰어난 직원은 분명 따로 있다』 의 경영코칭 3부작, 『소니는 왜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나?』『거친 산 오를땐 독재자가 된다 - 엄홍길의 정상경영학』 『대한민국 초우량 기업 7』(공저)등이 있다.
■ 차례
서문 일상생활 속에서 큰 미래를보다
1 소비의 트렌드, 욕망은 진화한다
패리스힐튼도 질투할 패션 아이콘, 베네딕토 16세
소니와 도시바, 포르노를 보러가다
스타벅스는 왜 한국에서만 녹차 라떼를팔까?
외계인의 지구 침공, Y세대
여자는 남자보다 빨리 진화한다
미제 "못" 줍지 마라, 카드빚만 는다
흰옷에 쏟은커피, 로또를 터트리다
여성 대통령은 반드시 나온다
이웃에 월드스타가 살고 있었네
네이티브 스피커의 글로벌 아웃소싱
뉴욕,파리, 밀라노를 접수한 시베리아 소녀들
프레타포르테, 오트쿠튀르도 햄버거처럼
창조적 모방은 예술, 소비적 모방은 유행
작명소에유행의 매커니즘이 있다
편의점은 만능 서비스를 꿈꾸는가?
2 마케팅의 최전선, 마음을 훔쳐라
하와이햄버거, 캘리포니아에서 주문받는다
미스터 초밥왕, GSC가 키웠다
도요타의 미국 지배 전략, 나스카
특허받은 소음, 기술을압도하다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제주 바나나의 화려한 부활
세계 통합챔피언 타이틀 매치, 삼성과 소니
아이폰, 애플의신화는 계속될까?
백화점에 숨어 있는 쇼핑의 과학
불안과 공포로 구매심리를 자극하다
소비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숭배하자
점심 값보다 비싼 커피, 명품소비로 이어진다
파리의 심판, 라벨이 아니라 맛!
일기예보, 매출예보가 되다
숫자이름에 숨은 광고카피
부자의 인생은 계속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3 경영의 혁신, 세상을품어라
마이크로소프트, 아톰도 부팅한다
은행, 맥도날드에서 한 수 배우다
전쟁도 글로벌 아웃소싱으로
영국을떠나는 버버리, 이탈리아를 떠나는 구찌
기업은 직원들에게 엄마가 되고 싶다
시스템이 가장 발달한 기업, 군대
스튜어디스도,기내식도 필요 없다
무인도에서 살아남는 방법, 벤치마킹
경영도 시나리오 대본대로 하자
컴퓨터를 뛰쳐나온 애플
직원을 웃겨야경영도 잘한다
지상에서 영원으로 가려는 신의 직장
현대자동차의 마지막 특명, "살아남아라!"
구두가 더러우면 비즈니스도 안된다
삼성전자와 일식집은 공동운명체
세제개편으로 보는 로마제국 쇠망사
달러, 쌍둥이 적자 미국의파워
김경준의 미래경영 지식사전
소비의 트렌드, 욕망은 진화한다
흰옷에 쏟은 커피, 로또를 터뜨리다
과거 물자가 부족했던 시절에는 물건 파는 사람이 왕이었다. 지금은 모든 것이 풍부해지고 소비자의 권리의식도 높아져서 ‘소비자가 왕’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경우에 따라서 왕이 아니라 ‘폭군’ 행세를 하는 소비자들이 있다. 제품을 만든 사람이나 판매한 사람에게 정당한 권리를 넘어선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다. 이런 소비자들을 일컬어 ‘블랙컨슈머Black Consumer라고 하는데 이들의 활약에 대해서 한번 알아볼 필요가 있다.
제품에 하자가 있는 것에 문제를 삼고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지만, 일반적인 상식의 수준을 벗어나는 경우도 적지않다. 이를테면, 가게에서 설탕수박이라고 선전해서 사갔는데 먹어보니 맛이 없다고 해서 먹던 수박을 들고 와서 다른 수박으로 바꿔달라고 하는 경우다. 또 여름에 차 안에서 페트병에 들어있는 탄산음료를 마시다가 남은 것을 차에 두었는데, 더운 날씨에 터져버려 차 시트가 더러워졌으니 차를 바꿔달라는 경우도 있다. 그런가 하면, 옷을 구입해서 자기 몸에 맞게 수선까지 해서 보름 정도를 입다가 결국에는 마음이 안 든다고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까지 생겨나는 실정이다.
융통업체나 식품기업에서 많이 발생하는 이런 악성 클레임을 상식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 기업입장에서는 소비자의 요구가 무리하다고 해서 외면하고 무시해버린다면 더 큰 문제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대응책을 마련한다.
중저가 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할인점에서는 대게 제품에 하자가 있다거나,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고객이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하면 즉시 바꿔준다. 비록 무리한 요구라 하더라도, 이것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군말 없이 곧바로 바꿔주는 것이 돈일 덜 들기 때문이다. 고가품을 많이 취급하는 백화점이나 다른 유통업체에서는 이렇게 하기도 어려우니 소비자 구제기관이나 법률기관을 통해 판정을 받고 보상을 해주는 방식을 취한다.
미국에서 유명한 ‘맥도날드의 커피 소송 사건’이 있었다. 1994년 맥도날드에서 커피를 사서 마시면서 자동차를 운전하던 한 여성이 뜨거운 커피를 엎질러 화상을 입었는데, 소송을 걸어서 법원으로부터 290만 달러,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27억 원을 배상받았다. 커피를 마시면서 운전을 한 여성의 잘못도 있었지만 논점은 맥도날드가 안전한 커피 잔을 사용했느냐 하는 점이었다. 이런 경우는 기업의 사전준비를 문제삼아 ‘징벌적 배상’을 부과한 것이다. 맥도날드처럼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기업은 어떤 경우에도 안전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조금이라도 주의를 게을리 한 기업에 엄청난 금액의 벌금을 물리는 것이다.
이런 판결이 연이어지면서 소비자 보호에 대한 기업들의 태도는 많이 바뀌게 되었지만 이 후로도 몇 차례 비슷한 소송이 이어지자 미국 기업들은 아주 극단적 경우까지 가정해서 제품 사용설명서를 만들고 있는 형국이다.
예를 들어 다리미를 사용할 때 주의사항이 ‘옷을 입은 채 다림질하지 마시오’라거나, 심지어 어린이들이 입는 베트맨 옷에는 ‘이 옷을 입고는 날 수 없다’는 식으로 우리네 상식 수준으로 보자면, 다소 우스꽝스러운 경고문을 붙이는 경우는 자주 발견할 수 있다.
막무가내 소비자, 블랙컨슈머
우리나라 유통업체의 전체 비용에서 부당 클레임으로 인한 비용은 0.3퍼센트 정도다. 이것은 결국 원가에 반영되어 최종적으로는 제품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된다. ‘생떼를 쓰면 돈이 된다’라는 학습효과까지 생겨나서 이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선량한 소비자는 피해를 입는 것이다. 자동차 보험에서, 보험 사기꾼들이 많아질수록 보험료가 올라가는 것과 마찬가지 현상이다. 다른 소비자들의 부당한 클레임은 곧 나의 이익을 해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두어야 한다.
※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유사한 행위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가 처벌의 성격을 띤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제도. 일반적으로 손해배상 액수는 실제 피해액과 무관하게 엄청난 고액이 부과된다.
마케팅의 최전선, 마음을 훔쳐라
세계 통합챔피언 타이틀 매치, 삼성과 소니
불과 10년 전만 해도 소니의 컬러 TV는 부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소니의 명성은 남아 있지만, 우리나라의 삼성, LG의 위상도 소니와 겨룰 정도로 높아졌다. 지난 10년간 급격하게 진행된 디지털 혁명의 물결을 우리나라 기업이 잘 활용한 것이 성장의 배경이라 할 수 있다. 특히 LCD, PDP와 같은 평판형 TV에서 승부가 갈렸다.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평판형 TV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세계적 강자의 경쟁이 어떻게 진행되며 판도변화를 불러왔는지 한번 알아보자.
지난 수십 년간 소니는 컬러 TV시장에서 독보적인 1등의 자리를 고수해왔다. 1968년 독자적으로 개발한 트리니트론 브라운관 덕분에 소니는 선명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색상을 표현한다는 소비자의 호평을 얻었다. 영상, 음향분야의 하드웨어에서 세계 1위의 자리를 굳힌 소니는 영상, 음향분야의 소프트웨어까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하드와 소프트를 결합해서 승부한다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그래서 1989년에 미국의 콜롬비아 영화사를 인수했고, 음반사도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2004년에는 MGM영화사도 인수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연간 1,000만 대 이상의 TV를 팔았던 소니 TV의 전성기도 평판형 TV, 즉 LCD, PDP TV가 출시되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소니는 흔히 HD라고 하는 차세대 고화질 TV가 브라운관 중심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장의 추세는 빠른 속도로 얇은 평판형을 선호하는 쪽으로 변했다. 소니는 아날로그의 연장선에서 시장을 바라보았지만 현실은 디지털로 점프했다. 반면에 평판형을 차세대로 지목한 일본의 샤프, 우리나라의 삼성과 LG는 급성장했다. 특히 삼성은 미국, 유럽시장에서 평판형 TV시장 1위 자리를 놓고 소니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소니는 다시 전략을 바꾸어 전통적으로 강점이 있는 TV에 집중하기로 하고, ‘HD월드’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LCD, PDP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 경쟁업체인 삼성과 손을 잡고, LCD합작공장을 만들었다. 이른바 적과의 동침인 셈이다. 여기서 생산된 패널을 받은 소니는 ‘브라비아’라는 브랜드의 평판형 TV를 출시해서 뒤늦게나마 맹렬하게 반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소니와 삼성, 삼성과 소니
지난 10년간 진행된 소니와 삼성의 사업구조를 간단히 살펴보면 현재의 경쟁구도를 이해할 수 있다. 삼성은 디지털 미디어, 생활가전, 휴대전화, 반도체, LCD의 다섯 개 사업부문이 있는데, 이처럼 폭넓은 사업구조를 갖췄으면서 부문마다 글로벌 경쟁력까지 지닌 회사는 세계적으로 유일하다.
삼성의 반도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360, 소니의 PS3, 닌텐토의 Wii 게임기에 공급된다. 세계 비디오 게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모든 게임기에 삼성의 반도체가 탑재된다는 얘기다. 게임시장이 커질수록 삼성전자가 누리는 이익도 비례해서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애플의 아이팟에 삼성의 반도체가 들어가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세계 오디오, 비디오 시장을 상당 기간 호령했던 소니도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다. 무엇보다 소니는 하드웨어와 콘텐츠를 글로벌 수준에서 통합한 유일한 회사다. 현재 소니는 할리우드 유동자산의 40퍼센트를 가진 세게 최대의 영화사이자, 세계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으로 손꼽힌다.
후발주자 삼성이 세계 전자업계 시장에서 거대 공룡과도 같은 소니를 따라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삼성의 마케팅 선점전략 덕분이다. 삼성에는 네 가지 뚜렷한 마케팅 원칙이 있다. 흔히 4선 전략이라고 부는데, 선견(先見)?선수(先手)?선제(先制)?선점(先占)이 바로 그것이다. 4선 마케팅의 잠재력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몰고 온 산업구조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극대화했고, 결과적으로 반도체, LCD ? PDP패널, 초박형 TV, 휴대전화 등의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글로벌 리더로 입지를 굳히는 결과를 낳았다.
이 같은 전략을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는 “최정예 부대를 동원해 요충지를 선점하는 것”으로 표현했다. 또한 “모든 기업가적 전략 가운데 가장 큰 도박이고 실패를 허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재기의 기회도 주지 않는 무자비한 전략이지만 성공하면 보상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1990년대 초반 삼성이 소니를 10년 안에 따라잡을 것이라고 공언했을 때, 비현실적인 목표라고 보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이러한 4선 전략이 큰 효과를 발휘했다고 평가된다.
※ 톨 게이트 지위
제품 생산에 필수적이면서도 가격과 품질에서 다른 대안이 별로 없는 독점적인 상태를 일컫는다. 다시 말해, 게임기에 사용되는 반도체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경영의 혁신, 세상을 품어라
지상에서 영원으로 가려는 신의 직장
공무원 3퍼센트 퇴출로 인해 항상 북적이던 서울시청의 구내 이발관과 커피전문점이 오랜만에 한산해졌다고 한다. 공무원 노조는 반대하고 나섰지만, 일 안 하는 공무원에게 시민들의 세금으로 월급을 줄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폐쇄적인 조직이 가지는 내부성의 문제를 짚어보면 공무원 퇴출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
공무원을 흔히 신의 직장에 다닌다고 말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잘릴 염려 없고, 업무 부담이 적으니 천국이라는 의미다. 공무원들도 나름대로 어려움이야 많겠지만, 특히 민간 기업에 근무하면서 세금 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렇게 부를 만도 하다.
10년 전 IMF 구제금융 이후 우리나라 민간기업의 고용안정성은 많이 떨어졌다. 삼십팔 세면 슬슬 불안해지는 삼팔선, 사십 오세면 정년이 되는 사오정, 오십육 세에 직장 다니면 도둑놈이라는 오륙도가 과장이 아니라 현실이다. 민가기업에서 구조조정은 이제 화젯거리도 아니다. 반면 공무원은 정년도 늘어나고 연금혜택도 있는데다 월급까지 올랐으니 신의 직장이라고 부를 만하다. 그 점은 공기업도 마찬가지다. 공무원보다 더 나은 신의 직장이라 할 수 있는 공기업도 부지기수다.
공무원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밖에서 보는 것과 실상을 다르다는 항의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우리나라의 일류기업도 그만두고 공무원이나 공기업에 취직하려고 몰려드는 것을 보면 공공부문이 안전한데다 연금까지 감안하여 많은 돈을 받는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이렇게 젊은이들이 공공부문으로 몰리는 이유는 국내취업시장에서 민간과 공공의 정상적인 인센티브 구조가 깨졌기 때문이다. 모든 일은 수익이 높으면 위험이 크기 마련인데 공무원은 위험은 없고 수익은 높으니 기회만 있다면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이 되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시스템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마디로 민간부문은 경쟁에 노출되어 있지만, 공공부문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경쟁에 노출되어 있으면 자연히 시장과 고객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월급을 고객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에 노출되지 않으면, 조직 내부의 논리만 기형적으로 발달한다. 어찌 보면 경쟁에 노출되어 있지 않은 조직이 결속력이 좋을 것 같지만 이러한 조직은 조직의 이익을 절대시하는 내부성의 함정에 빠지기 마련이다.
내부성의 함정
‘내부성Internalities이란 1979년 미국 랜드 연구소의 찰스 울프가 비시장조직(정부)의 실패 유형을 나타내는 용어로 처음 사용했다. 그는 정부 조직이 걸핏하면 시장의 실패를 바로잡겠다고 나서지만 번번히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정부 조직의 내부성 때문이라고 보았다. 겉으로는 공익을 위한다고 떠들어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은 조직 내부의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조직이 합심해서 예산 따내기, 자리 늘리기, 설비나 집기 바꾸기를 열심히 하는 것이다.
조직의 단결은 좋지만 공무원들만의 목표를 세우고, 공무원들만을 위해 일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 만약 여기서 조직 운영의 방향이 잘못됐다고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내부에서 곧바로 ‘왕따’가 되어버린다.
이런 내부성의 문제는 민간부문에도 있을 수 있지만, 원칙적으로 경쟁에 노출된 민간기업이 내부성의 함정에 빠지면 시장과 고객이 가만두지 않는다. 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높은 가격에 구매할 고객은 없다. 당연히 고객이 외면하고 경쟁기업이 공략하기 때문에 내부성의 함정에 빠진 민간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된다. 내부인들의 공익을 내세워 자기 집단의 사익을 추구하는 내부성이 확대재생산 될 수 있는 부문은 경쟁이 제한된 공공부문이다. 따라서 불필요한 공공부문은 과감하게 없애거나, 최소한 민간부분과 경쟁하게 하는 것이 사회 전체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남겨두어야 하는 공공부문도 철저한 관리를 통해 내부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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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런 흐름이 일부 공무원뿐 아니라 내부성의 논리로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다른 공공부문에도 확산되어야 마땅하다. 대표적인 것이 교사들이고, 독점을 보장받고 있는 다른 공기업도 마찬가지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