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셔닝

   
잭 트라우트· 앨 리스(역자: 안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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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01��



■ 책 소개
포지셔닝은 광고의 본질을 바꿔버린 컨셉이다. 그러나 그 컨셉이 너무나 단순해서 사람들은 흔히 그 위력을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 포지셔닝의 출발점은 상품으로, 하나의 상품이나하나의 서비스, 하나의 회사, 하나의 단체 또는 한 개인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포지셔닝은 상품에 대한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고객의 마인드에 어떤 행동을 가하는 것이다. 즉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 해당 상품의 위치를 잡아주는 것이다. 

 


책은 많은 기업 사례를 들어가면서, 마케팅 시장에서 선도자와 추격자의 포지셔닝 방법은어떻게 달라야 하는지, 소비자의 마인드에 "포지션"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한다. 나아가 포지셔닝 주체의 장점과 약점은물론 경쟁자의 장점과 약점까지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 저자 
잭 트라우트(Jack Trout)
 -"포지셔닝" 개념을 최초로 대중화시켰으며, 마케팅업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로 손꼽힌다. 현재 마케팅 전략 컨설팅 회사 트라우트 앤드파트너스(Trout & Partners)의 사장으로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들이 그의 주요 고객이다. 『빅브랜드, 성공의 조건』『잭트라우트, 비즈니스 전략』등의 책을 썼으며, 공저로 『뉴 포지셔닝』『마케팅 불변의 법칙』『튀지 말고 차별화 하라』『단순함의 원리』『마이포지셔닝』『마케팅 전쟁』등 많은 마케팅 서적을 펴냈다.


앨 리스(Al Ries) - 현재, 딸인 로라리스(Laura Ries)와 공동으로 설립한 마케팅 전략 회사인 리스 앤드 리스(Ries & Ries)의 회장이다. 저서로는 『초점』이있으며, 『브랜딩 불변의 법칙 22』『마케팅 불변의 법칙』『마이 포지셔닝』『브랜드 창조의 법칙』『마케팅 전쟁』등의 공동 저자로서 세계적인 마케팅전략가이다. 


■ 역자 안진환
연세대학교 졸업. 오랫동안 경제 경영서분야의 전문 번역가로서 수많은 양서를 번역하였으며, 번역회사 인트랜스 대표로 있다. 지은 책으로 『한 줄만 잘 써도 Cool해지는영작문』『영어실무번역』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The One Page Proposal』『설득의 기획서』『스토리텔링으로 성공하라』『마케팅전쟁』『빌 게이츠@생각의 속도』『행복』『미운오리새끼의 출근』『괴짜 경제학』등 다수가 있다.


■ 차례
Introduction
1. 포지셔닝이란무엇인가?
2. 마인드에 대한 공격
3. 마인드에 대한 진입
4. 마인드의 작은 사다리
5. 현재 위치에서는 목적지에도달할 수 없다.
6. 업계 리더의 포지셔닝
7. 추격자의 포지셔닝
8. 경쟁 상대에 대한 재포지셔닝
9. 이름이 갖는위력
10. 의미없는 이름의 함정
11. 무임 승차의 함정
12. 라인 확장의 함정
13. 라인 확장이 효과적인경우
14. 기업의 포지셔닝 : 몬산토(Monsanto)의 경우
15. 국가의 포지셔닝 : 벨기에의 경우
16. 제품의 포지셔닝: 밀크 더스(Milk Duds)의 경우
17. 서비스의 포지셔닝 : 메일 그램(Mailgram)의 경우
18. 롱아일랜드 은행의포지셔닝
19. 가톨릭 교회의 포지셔닝
20. 자기 자신과 경력의 포지셔닝
21. 성공에 이르는 여섯 단계
22. 올바른포지셔닝 게임





포지셔닝


포지셔닝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해서 포지셔닝과 같은 ‘적극적인 판매’ 컨셉이 창의성을 내세우는 비즈니스에서 이처럼 인기를 끌게 된 것일까?


포지셔닝 슬로건을 정하는 데 있어 시적인 것도 괜찮고, 예술적인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포지셔닝 전제에 대한 명확하고도 직접적인 정의의 설명이다. 오늘날 성공을 이루려면 현실에 토대를 두어야 한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은, ‘현실’은 이미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 들어 있다는 점이다. 창조적이 되는 것, 즉 기존의 마인드에 없는 어떤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은 과거에 비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우선 포지셔닝의 기본 접근 방식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뭔가 다르고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다. 이미 마인드에 들어 있는 내용을 조작하고, 기존의 연결 고리를 다시 엮어주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과잉 사회에서 일반인이 취하는 유일한 방어 수단은 마인드를 단순화하는 것이다. 하루 24시간밖에 없다는 자연의 법칙이 바뀌지 않는 한 사람들은 결코 머릿속에 더 많은 내용을 집어넣을 방법을 찾지 않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마인드는 물에 푹 젖은 스펀지와 같아서 이미 들어 있는 내용을 없애지 않고서는 새로운 정보를 흡수할 수가 없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포화 상태인 그 스펀지에 더 많은 정보를 계속 쏟아부으면서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는다고 실망하는 것이다. 물론 광고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우리들은 매우 폭넓고 다양한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방법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매체는, 그 자체로 메시지가 될 수는 없지만, 메시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는 매체가 전달 체계 역할뿐만 아니라 일종의 필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래의 내용 중에서 극히 일부만이 수신자의 마인드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는 것을 방해하는 장애물은 커뮤니케이션의 분량이다. 이 문제의 본질을 올바르게 이해할 때 자연히 그 해결책도 알 수 있게 된다. 정치 후보나 상품, 자기 자신의 장점을 전달하고자 할 때에는 안과 밖을 바꿔 놓아야 한다. 상품 자체나 당신 자신의 마인드에서 해결책을 찾지 말고,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서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바꿔 말하면, 메시지 가운데 극히 일부만이 전달되므로 발신자보다는 수신자의 측면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잠재 고객의 인식에 집중해야지, 상품이라는 실체에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마인드의 작은 사다리
포지셔닝은 마인드에 있는 창을 찾기 위해 마련된 조직 체계이다. 이는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은 적절한 때에, 적절한 상황에서만 발생할 수 있다는 컨셉에 기초한다.


사람의 마인드는 이미 갖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에 부합하지 않는 정보를 거부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기존 지식이나 경험을 그렇게 많이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커뮤니케이션 과잉 사회에서 사람의 마인드는 아주 불충분한 그릇에 불과하다.


폭발적인 상품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사람들은 마인드에 제품과 브랜드의 순위를 매겨 놓는 법을 배워왔다. 이 개념을 이해하려면 사람의 마인드에 여러 개의 사다리가 있는 것으로 가정하고 각 사다리의 한 칸, 한 칸을 브랜드명으로 보면 된다. 또한 각각의 사다리는 각각의 다른 상품 영역을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어떤 사다리에는 많은 가로대가 있을 것이고(일곱 개면 많은 것이다), 또 어떤 사다리에는 가로대가 적거나 혹은 없을 수도 있다. 만약 어떤 기업이 특정 업계에서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원한다면, 자사의 브랜드를 현재의 사다리 위치에서 위쪽으로 올려놓거나(대개의 경우 이는 불가능하다), 아니면 자사의 브랜드를 어떻게든 경쟁사의 포지션과 관련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회사들이 경쟁사들의 위치는 무시한 채 마케팅이나 광고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그들은 아무도 없는 빈 공간에다 대고 자기 상품을 광고하는 셈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는다고 낙담하곤 한다.


시장에 새로운 상품 영역을 도입하고자 하는 광고주는 반드시 소비자들의 마인드에 새로운 사다리를 설치해야 한다.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상품 영역을 기존의 상품 영역과 대응하여 포지셔닝 시켜야 한다. 제품의 무엇이 새롭고 어떤 점이 다른가에 대해서 기존의 것과 관련되지 않는 한, 소비자의 마인드가 그에 대해 이해할 여지를 갖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는 경우, 그 상품이 어떠어떠하다는 점을 말하기보다는 그 상품이 어떠어떠하지 않다는 점을 호소하는 게 때로는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장외’ 베팅이나 ‘무연’ 가솔린, ‘무가당’ 소다와 같은 새로운 컨셉들은 기존 컨셉에 대항해 최상으로 포지셔닝시킨 좋은 예라 하겠다.


포지셔닝에서 성공하려면 무엇보다도 일관된 자세가 중요하다. 세월이 바뀌어도 한번 정한 포지션을 고수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은 포지셔닝에서 멋지게 성공을 하고 나면 매번 우리가 FWMTS라고 부르는 함정에 빠지고 만다. 즉, ‘자신을 성공하게 만들어준 것을 망각하는(Forget What Made Them Successful) 함정에 빠지고 마는 것이다.


FWMTS 함정에 빠진 세븐업의 경우, 비콜라 포지셔닝으로 세븐업은 코크나 펩시의 대용품으로 훌륭하게 자리잡았다. 그런데 광고를 보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미국은 이제 세븐업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있다(Americas turning 7up).” 미국은 절대 세븐업 쪽으로 얼굴을 돌리지 않고 있다. 세븐업은 자신의 염원을 광고했던 것이나 효과가 없었다.


업계 리더의 포지셔닝
역사적으로 볼 때, 대개 마인드에 가장 빨리 침투한 브랜드는 2위에 비해 두 배, 3위에 비해 네 배나 많은 장기적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는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간에 벌어지는 격렬한 시장 쟁탈전을 보라. 펩시가 “챌린지” 캠페인을 통해 수년간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쳐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콜라 시장은 코카콜라가 주도하고 있다. 도대체 왜, 펩시가 그렇게 선전을 펼쳐왔는데도 코카콜라 6병당 펩시는 4병 팔리는 구도가 바뀌질 않는가.


어떤 영역에서든 리더 브랜드는 2위 브랜드보다 훨씬 잘 팔린다. 그러나 많은 마케팅 전문가들은 첫 번째가 되는 것에서 얻는 막대한 이점을 간과하고 있다. 그들은 너무나도 빈번하게 코닥이나 IBM, 그리고 코카콜라의 성공을 ‘예리한 마케팅’ 덕분으로 돌리고 있다.


기업이 해당 포지션을 점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우리가 1위입니다”와 같은 광고처럼 분명한 사실을 되풀이하는 광고는 의미가 없다. 그보다 훨씬 바람직한 것은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 해당 상품 영역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IBM의 광고는 대개 경쟁 상대는 무시한 채 컴퓨터의 가치를 알리는 데 역점을 둔다. 자사의 컴퓨터만이 아닌 모든 컴퓨터의 가치를 말이다.


“우리가 1위입니다”라는 광고는 왜 좋은 생각이 아닐까? 그 이유는 심리적인 데에 있다. 우선 당신 회사가 1위인 줄 이미 알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계속 ‘우리가 1위’라고 광고하면 소비자들은 의아심을 품게 된다. 무슨 이유로 그렇게 불안해하며 왜 계속 그런 광고를 하는가, 하고 말이다. 또는 그런 식의 광고를 해도 잠재 고객들이 당신이 1위라는 사실을 모를 수도 있다. 왜 그럴까? 그것은 당신이 당신의 리더십을 잠재 고객의 관점이 아닌 당신 자신의 관점에 따라 정의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광고로는 효과를 볼 수 없다. 리더 포지션의 확립은 결코 스스로의 관점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리더의 포지션은 소비자의 관점에 따라 확립해나가야 한다.


포지셔닝 프로그램의 궁극적인 목표는 해당 영역에서 리더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일단 리더 자리에 오르고 나면 다음 몇 년간은 리더십의 열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정상에 오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일단 오르고 나면 거기에 머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추격자의 포지셔닝
리더에게 효과적인 전략이 반드시 추격자에게도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강력한 리더들은 종종 경쟁 상대의 움직임에 적절히 대응해 선두 자리를 고수한다. 그러나 추격자들은 대응 전략만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리더를 모방하는 것도 결코 대응책이 될 수 없다. 모방형 반응이라 부르는 게 옳을 것이다(좋게 말해 ‘시대의 흐름에 따르는 것’ 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때로는 모방형 반응이 추격자에게 효과적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리더가 포지션 확립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지 않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향수를 예로 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향수야말로 브랜드가 섬세하고 여성적일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향수 브랜드는 무엇일까?


알피지(Arpege) 아니면 샤넬 파이브(Chanel No.5)라고? 천만에 말씀. 레브론의 ‘찰리’다. 팬티 차림의 남성 모델을 광고에 쓰면서 남성적인 이름을 붙인 최초의 브랜드였다. 유사 브랜드인 “맥시라고 불러다오”는 형편없는 성과를 올렸을 뿐만 아니라, 소문에 의하면 그 때문에 맥스 팩터(Max Factor)가 사장자리에서 쫓겨났다고 한다. 찰리의 성공은 향수 같은 상품 영역에 역설적인 면이 존재함을 입증한다. 업계의 대부분이 한 방향(여성적인 브랜드명)으로 치달을 때, 진정한 기회는 그 반대편(남성적인 브랜드명)에 있기도 한 것이다.


마케팅 전문가들 가운데는 “빈틈을 찾아라”라는 컨셉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게 하면 특정한 포지셔닝으로 이어지고, 그러면 결국 그 자체로 판매나 기회를 한정하는 전략이 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즉 모두에게 호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브랜드의 수도 얼마 되지 않고 광고도 많지 않았던 옛날에는 모두에게 호소하는 것도 의미가 있었다. 예전의 정치론에서는 정치가가 어느 한쪽으로 강한 포지션을 갖는 건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였다. 그 누구의 발이건 밟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상품 경쟁에서든 정치 경쟁에서든 포지션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경쟁 상대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적을 만드는 것을 애써 피하고 모두에게 호소한다고 해서 승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과 같은 경쟁 환경에서 승리하려면 밖에 나가 친구들을 만들고, 시장에 구체적인 자리를 새겨놓아야 한다. 그 때문에 잃는 게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이미 정권을 잡고 있거나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잡고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하지만 이제야 포지션을 확립하려는 경우라면 모두에게 호소하는 전략은 피해야 한다.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경쟁 상대에 대한 재포지셔닝
아무리 애써도 빈틈을 찾을 수 없을 때가 있기 마련이다. 시장의 각 상품 영역마다 수백 가지가 넘는 브랜드들이 깔려 있기 때문에 빈틈을 찾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은 것이다.


모든 분야에 상품 과잉 현상이 팽배해 있는 오늘날, 기업은 대체 어떻게 광고를 해야 자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 마인드에 들어가게 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된 가장 기본적인 마케팅 전략이 바로 ‘경쟁 상대에 대한 재포지셔닝’이다. 남아 있는 빈틈이 거의 없다면 소비자 마인드에 포지션을 점유하고 있는 경쟁 상대들을 재포지셔닝해 빈틈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바꿔 말하면 새로운 아이디어나 상품을 소비자의 마인드에 자리잡게 하기 위해 이미 소비자의 마인드에 있는 묵은 것들을 밀어내는 전략인 것이다.


타이레놀이 아스피린이라는 거품을 터뜨린 사례를 보면, “아스피린을 복용해서는 안 되는 수백만 명을 위해서……” 타이레놀 광고는 이렇게 시작해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복통을 자주 경험하시는 분 또는 궤양으로 고생하시는 분, 천식, 알레르기, 빈혈증이 있으신 분들은 아스피린을 복용하기 전에 의사와 상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스피린은 위벽을 자극하고 천식이나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며 위장에 내출혈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타이레놀 광고는 계속된다.


“다행히도 여기 타이레놀이 있습니다.”


한참을 다른 상품에 대한 험담으로 도배한 후에 자사 상품을 알리는 광고였다. 이 광고를 계기로 타이레놀 진통 해열제의 판매고는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타이레놀은 진통제 영역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재포지셔닝 전략 덕분에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이다.


재포지셔닝 전략으로 효과를 얻으려면 경쟁사의 상품에 대해 소비자의 마인드에 변화를 일으킬 그 무언가를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당신의 상품이 아니라 경쟁 상대의 상품에 대해서 말이다.


자기 자신과 경력의 포지셔닝
자기 자신은 무엇인가? 사람도 상품이 겪는 것과 마찬가지의 고질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모두에게 호소하는 함정에 곧잘 빠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잠재 고객의 마인드이다. 인간의 마인드는 하나의 상품에 하나의 컨셉을 연결지어 기억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런데 하나의 상품에 컨셉이 둘이나 셋 이상이 되면? 쉽게 기억할 사람이 거의 없다. 포지셔닝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특정 컨셉 하나를 선별하는 일이다. 이것은 잠재 고객의 무관심이라는 장벽을 허물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행해야 할 일이다.


자기 자신은 무엇인가? 삶에서 자기 자신의 포지션은 무엇인가? 당신은 자신의 포지션을 단일 컨셉으로 요약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포지션을 확립하고 이용하기 위해 스스로의 경력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위한 하나의 컨셉을 확립할 수 있을 만큼 냉혹하지 못하다. 늘 망설이며, 다른 사람이 자기 대신 움직여줄 것을 기대한다.


“나는 댈러스 최고의 변호사입니다.”


정말 그렇게 자신할 수 있는가? 댈러스 법조계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면 과연 당신의 이름은 얼마나 많이 언급될까? 이런 식의 업계 최고 포지션은 일정한 양의 재능과 일정한 양의 행운, 그리고 수많은 전략에 의해서만 성취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첫 번째 단계는 그러한 장기적 포지션을 확립하기 위해 사용할 컨셉을 분리하는 것이다. 쉽지 않은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로 인해 얻는 보상은 매우 클 것이다.


성공에 이르는 여섯 단계
포지셔닝 프로그램은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흔히 문제 자체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도 해보지 않은 채 해결책을 얻겠다는 유혹에 빠진다. 그러나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기에 앞서 자신의 상황에 대해 체계적인 방식으로 생각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계 1 - 지금 갖고 있는 포지션은 무엇인가?
포지셔닝은 거꾸로 사고하는 것이다. 즉 자기 자신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자기 자신이 무엇인가를 묻기 전에 먼저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서 자기 자신이 어떤 포지션을 점유하고 있는지 살펴 보라. 오늘날의 커뮤니케이션 과잉 사회에서 사람들의 마인드를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이미 마인드에 자리잡고 있는 무엇인가와 함께 시작하는 편이 훨씬 쉽다. 잠재 고객의 마인드를 파악할 때 주의할 점은 기업의 자만심이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우리 회사의 포지션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은 시장에서 나오는 것이지 기업의 마케팅 부장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단계 2 - 당신은 어떠한 포지션을 갖고 싶은가?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들은 어떤 포지션을 소유하기 위해 실행하는 것이다. 때로는 너무 많은 것을 원하는 경우도 있다. 지나치게 광범위한 포지션을 소유하길 원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하지만 광범위한 포지션은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 좀처럼 구축되지 않는다. 설령 그러한 포지션을 구축했다 하더라도 나이퀼(리처드슨 메릴社의 감기약으로 포지션 선점 성공)과 같이 전문화한 제품이 공격을 가하면 쉽게 무너지고 만다. 모두에게 호소하려는 함정이 바로 이런 것이다. 자기 자신의 경력에 있어서도 같은 실수가 되풀이되기 쉽다. 모두에게 호소하려고 하면 아무것도 되지 못하는 것이다. 자신의 전문 분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팔방미인이 아니라 전문가로서 독특한 포지션을 확립하는 것이 훨씬 낫다. 오늘날의 노동 시장은 스스로를 전문가로 정의하고 포지셔닝하는 사람들의 것이다.


단계 3 - 누구를 이겨내야 하는가?
만일 자기가 제안한 포지셔닝 방식이 시장의 리더와 정면충돌을 요구한다면 곧 포기하는 것이 옳다. 포지셔닝에서는 장애물을 넘기보다는 피해가는 것이 현명하다. 일단 물러서서 자세를 가다듬은 다음에 아무도 확고하게 장악하고 있지 않은 다른 포지션을 찾도록 애써야 하는 것이다. 당신은 상황을 스스로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경쟁자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시간도 충분히 가져야 한다.


어떤 식으로 경쟁자와 맞붙느냐가 또한 대부분의 시장 상황에서 중요한 문제에 속하는 것이다.


단계 4 - 지금은 충분한가?
포지셔닝의 성공에 크게 장애가 되는 요소 하나는 불가능을 달성하려는 시도다. 고객 마인드의 일정 부분을 점유하려면 돈이 든다. 포지션을 확립하기 위해서도 돈이 든다. 포지션을 확립한 뒤에 그것을 유지하는 데에도 돈이 필요하다. 오늘날의 소음 수준은 불쾌할 정도로 높다. 무수한 모방형 상품과 수많은 모방형 기업들이 잠재 고객의 주목을 끌고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목을 끄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만약 높은 소음 수준을 극복할 만큼 충분한 돈을 쓰지 않으면 업계마다 있기 마련인 ‘프록터 앤드 갬블’ 부류들이 당신의 컨셉을 빼앗아 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이러한 소음 수준 문제에 대처하는 한 가지 방법은 당신이 활동하는 지리적 범위를 좁히는 것이다. 신제품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전국적 혹은 국제적으로 소개하려 하지말고 시장 단위로 도입해 판매하는 것이다. 한정된 자금을 몇 개의 도시에 나누어 모자라게 쓰는 것보다는 하나의 도시에 집중시켜 충분하게 쓰는 것이 훨씬 나은 방식이다. 한 지역에서 성공을 하면 언제든 해당 프로그램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수 있지 않은가. 최초의 지역 선정이 적절해야 함은 물론이다.


단계 5 - 얼마나 참고 견딜 수 있는가?
우리의 커뮤니케이션 과잉 사회는 끊임없는 변화에 따른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어리둥절해질 정도로 빠르게 아이디어가 아이디어를 대체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려면 장기적인 안목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인 포지션을 결정하고 나면 그것을 계속 고수해야 한다. 포지셔닝은 점진적으로 누적되는 성질을 가진 컨셉이다. 광고의 장기적 성질을 이용하는 컨셉인 것이다. 몇 년이고 매달려 있어야 한다. 성공하고 있는 기업들 대부분은 절대로 승리를 얻은 공식을 변경하지 않는다. 말을 탄 남자가 저녁노을 속으로 사라지는 말보로의 광고는 벌써 몇 년째 계속되는지 모를 정도다. 어느 정도 예외는 있겠지만, 기업은 기본적 포지셔닝 전략을 가능한 한 바꾸지 말아야 한다. 장기적 전략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단기적 전술 변경일 뿐이어야 한다. 방법은 기본 전략을 채택하고 그것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그것을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들을 찾아내고, 그것의 진부함을 피할 새로운 방법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단계 6 - 광고는 원하는 포지션에 어울리는가?
창조적인 사람들은 포지셔닝 사고에 저항하는 경우가 많다. 포지셔닝 사고가 자기들의 창의성을 제한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실 맞는 말이다. 포지셔닝 사고는 확실히 창의성을 제한한다.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의 가장 큰 비극 가운데 하나는 단계별로 도표와 그래프를 그려 가며 신중하게 준비한 전략이 종종 실행 단계에서 ‘창조적인 사람들’의 손으로 넘어간다는 점이다. 그들은 계획안을 받자마자 한껏 솜씨를 발휘해 이런 저런 기술을 적용하고, 그러다 보면 전략은 기술의 구름 속으로 사라져버려 다시는 알아볼 수 없게 된다. 이렇게 창의성을 적용한 광고를 만드는 데 수천 달러를 들이는 것보다는 차라리 전략을 써넣은 플립 차트(FLIP-CHART : 강연 등에서 한 장씩 넘기며 이용하는 도해용 카드)를 만들어 광고에 내보내는 편이 훨씬 낫다.


당신의 광고는 당신의 포지션에 어울리는가? 예컨대 당신이 입고 있는 옷은 당신이 은행가인지, 변호사인지, 아니면 예술가인지를 말해주는가? 자신의 포지션을 손상시키는 너무 창조적인 옷을 입고 있는 것은 아닌가? 창의성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오직 포지셔닝의 목적에 부합하여 발휘될 때에만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