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 왕이다, 고객은 항상 옳다"는 말은 지금까지 마케팅의 진리라고 여겨져 왔다.그러나 고객들은 기업들이 너도나도 자신들의 비위를 맞추려 애쓴다는 것을 알고 더욱 더 영악해지고 만족을 모르고 까탈스러워져 갔다. 이런 고객들의변화에 발 맞추는 것이 한계에 다다른 기업들은 새로운 마케팅 패러다임을 요구하게 되었다.
고객 지상주의라는 모던 마케팅 패러다임으로는 새로운 시대의 새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으며이제는 새로운 마케팅 패러다임, 즉 마케티즈(markeTEASE)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책. 마케티즈의 핵심은 고객을 만족시키려 노력하기보다는고객들을 안달나게 하고 괴롭혀서 지갑을 열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포스트모던 마케팅 전략과 함께, 마케티즈 방식으로 성공한 기업들의 다양한사례를 담았다.
■ 저자 스티븐 브라운
현대 마케팅 학자들이 내세우는고객 지상주의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드는 포스트모던 마케팅의 대표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영국 얼스터 대학의 마케팅 리서치 분야 교수이며, 미국노스웨스턴 대학, 캘리포니아 대학, 유타 대학 등에서 초빙 교수로도 활약 중이다. 지은 책으로 『마케팅 묵시 MarketingApocalypse』『마케팅 코드 The Marketing Code』 등이 있다.
■ 역자 엄주영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한 후 동대학정책과학대학원에서 언론홍보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IT 전문지 기자로 출발, 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를 시작으로 마케팅 및 PR 업무에 발을들여놓은 후 다국적 기업들의 국내 PR 업무에 주력해 왔다. 2006년 현재 광고대행사 대홍기획 BTL 본부에서 IMC에 근거한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빌 게이츠 성공에 감춰진 10가지 비밀』이 있다.
■차례
한국어판 서문 : 모던 마케팅을 넘어 포스트모던 마케팅으로
서문 : 미국에서 입국 전쟁을치르며
제1장 - 고객의 불만이 성공을 부른다
제2장 - 21세기의 소비자들은영리하다
제3장 - 새로운 마케팅 패러다임
제4장 - 마케팅 트릭을 성공시키는 방법
제5장 - 희소성을 효과적으로이용하라
제6장 - 마케팅을 마케팅하라
제7장 - 미스터리가 상품을 움직인다
제8장 - 짜릿한 일렉트로테이닝의 세계
제9장- 해리포터 마법의 실체
제10장 - 마케티즈의 함정을 피하는 방법
제11장 - 더 좋은 미끼를 단 마케팅 쥐덫
Notes
감사의 글
포스트모던 마케팅
고객의 불만이 성공을 부른다
지난 40년간 마케터들은 고객의 발치에서 그들에게 존경을 표시해 왔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공적인 마케팅의 비결은 경쟁보다는 고객 니즈의 충족과 관계가 있다. 그런데 그러한 전략은 고객지향이라는 개념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을 때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경쟁적으로 모든 기업이 고객지원이라는 편의를 제공하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더 이상 효과가 없다.
모두가 예외 없이 고객중심을 주장하는, 고객 떠받들기를 최고의 지침으로 여기는 세상에서 경쟁 우위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로,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정말 확실한 사실은 고객지향적이지 않아도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탐욕스러운 부동산 중개업자, 고객을 업신여기는 호텔 지배인, 속사포처럼 말하는 보험 중개인, 절대로 정해진 시간 내에 수리를 마치는 법이 없는 배관공이나 전기 기술자나 TV 수리 기사 등 우리를 분노하게 하는 일상의 경험들은 고객주권과는 관계없이 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는 대안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사업가로서 우리는 고객을 ‘무시’하는 것이 이익을 가져다 준다는 사실을 깨달아야만 한다.
명품 핸드백 브랜드이자 유행의 선두주자인 에르메스 버킨은 효과적으로 반고객지향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사례다. (고객들이 샘플북에서 마음에 드는 가죽과 안감을 배합하여 선택하는) 에르메스의 맞춤 핸드백들은 (새끼 염소 가죽, 악어 가죽, 타조 가죽 등) 최고의 재료를 사용하여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며 회사에서 지정한 매장에서만 판매된다.
하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에르메스 핸드백의 큰 문제는 엄청난 가격표가 아니다(물론 그것도 문제는 문제다). 이번 시즌의 유행을 예견하기 위한 고민도 아니다. 말이 나온 김에 말인데 평균 9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대기자 명단 같은 것도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사람들이 대기자 명단에 서로 먼저 올라가려 한다는 것이다. 희소성과 특별함 때문에 이 핸드백은 특별히 갖고 싶은 것이 되었고, 가격은 가파른 최고점에 다다랐다.
새로운 마케팅 패러다임
1999년 10월, 리바이스트라우스 사(Levi Strauss & Co)는 모든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 전략적 선두 점포)를 능가하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리바이스의 고향인 샌프란시스코에 열었다. 리바이스의 유니언스퀘어(Union Square) 대형 매장은 4층짜리 기념물로 리바이스라는 브랜드를 구체화시킨 것이다.
리바이스 유니언스퀘어 매장을 가장 잘 설명하는 한 단어는 ‘맞춤’이라는 단어이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지문 인식 시스템과 보디 스캐너부터 파격적인 사진 촬영 부스와 체형에 맞춰 사이즈를 조절해주는 청바지 풀까지 개별화를 위한 기법들이 넘칠 만큼 가득 찼다. 리바이스 플래그십이 보여주는 고객지향은 시장이 (수없이 밀고 당기고 쑤셔 넣어서) 일정한 범위의 사이즈가 모두에게 맞도록 하는 대량 생산 및 대량 마케팅 위주에서, 현대 경제 생활의 특징인 완전 맞춤 모델이자 소비자의 방식대로 만드는, 한 사람을 위한 시장으로 변화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1996년과 2000년 사이에 71억 달러에서 46억 달러로 매출이 하락했던 리바이스의 원상 복귀는 선택 사항을 제한하고, 옵션을 줄이며,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맞춤형 옵션이 가능하여 여기저기 지겹게 널브러져 있던 브랜드에 유일함과 구하기 어렵다는 독특한 인상을 다시 심어주는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리바이스가 필사적으로 과거의 카리스마를 되찾기 위해 몸부림쳤던 것과 마찬가지로 마케팅도 스스로를 새로이 구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마케팅이 필요하다.
내가 이 책에서 제시하는 마케팅 관점은 마케티즈(markeTEASE)라고 부르기로 하자. 이는 고객 떠받들기, CRM 구현, 퍼미션 마케팅 등으로 오염된 현대 마케팅 이전에 지배적이던 접근 방식, 관점, 해석, 아이디어가 존재했던 과거로 시계 바늘을 되돌린다. 마케티즈는 고객지향이 흔해 빠진 이때에 고객차단이 잠재적인 경쟁우위의 근원이 된다고 주장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사람들은 가질 수 없는 것을 갖고 싶어하고,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의 가치는 인정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고객을 지나치게 소중히 여기는 것은, 특히 모두가 고객의 응석을 받아 주는 상황에서는 무의미한 일이다. 고객을 무시하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고객을 속이거나 기만하거나 무언가를 편취하거나 배신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객을 무시하는 것은 팡파르의 울림, 드럼의 연타, 효과를 높이기 위한 휴식 그리고 다음과 같은 12D 고객 혼란 모델의 출발점이다.
* 고객을 홀대하는 것(Disregarding)이 그들의 욕망(Desire)을 강화시킨다.
* 고객을 거부하는 것(Denying)이 그들의 결심(Determination)을 강화시킨다.
* 고객을 차단하는 것(Depriving)이 그들을 필사적(Desperation)으로 만든다.
* 고객의 소유를 지연시키는 것(Deferring)이 그들을 미치게(Distraction) 만든다.
*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Delivering)이 애착(Devotion)을 갖게 한다.
* 중단(Desisting)은 즉시 혼란(Disorientation)을 불러일으킨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는 TEASE라는 약자로 요약되는 다섯 가지 핵심 요소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그 순서에 따라 충분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요약하자면 TEASE는 트릭(Trickery), 희소성(Exclusivity), 증폭(Amplification), 비밀(Secrecy), 즐거움(Entertainment)을 나타낸다.
마케팅 트릭을 성공시키는 방법
도널드 트럼프의 회사는 그의 상습적인 트릭에서 힘을 얻는다. 예를 들어 그는 코모도어 호텔의 소유주에게 호텔의 폐업을 공표하려고 설득했고, 이 일은 그 도시의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어 당시의 인색한 개발업자들로 하여금 금전적 이권을 양보하게끔 만들었다. 또한 영리한 계략으로 팜비치의 순박한 시민들의 허를 찌르고 시의회와는 구역 설정을 놓고 포커 게임을 하여 128개의 객실이 있는 자신의 대저택 말라고를 A급 명사들을 위한 고급 휴양지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또 1990년대 초반, 타협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도 스스로 파산을 선고하겠다고 여러 차례 위협하여 은행 간에 소송의 회오리바람이 불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역설적으로 유리한 입장에서 이 위대한 책략가는 연이어 성난 채권자들로부터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양보를 얻어냈다. 그는 자신의 이와 같은 행동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일은 강한 위치에서 거래를 하는 것이고, 유리함은 당신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한 힘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유리함이란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무언가를 당신이 갖고 있는 것을 말한다. 아니, 더 나은 것은 상대방의 니즈다. 가장 유리한 것은 정말 없으면 안 되는 것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유리함에 종종 상상력과 상술이 요구되는 이유다. 다시 말해 당신은 거래를 하는 것이 그들에게 이롭다는 사실을 그들이 납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는 TEASE 구조의 첫 번째 요소인 트릭(Trickery)의 달인이었다. 성공적인 트릭의 비결은 규모도 아니고 비용도 아니다. 트릭의 비결은 보상이다. 트릭에 넘어간 사람들이 트릭에 대해 기꺼이 인정할 수 있게 해주는 보답, 대가, 기분 좋은 말 등이 있어야만 한다. 보상이 없다면 트릭은 순식간에 유쾌한 것에서 기만적인 것으로, 고통스러운 것에서 적대시되는 것으로, 잊을 수 없는 것에서 용서할 수 없는 것으로 전락한다.
희소성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라
희소성 전략은 마케팅 화살통 속에 있는 여러 화살촉들 중 가장 오래된 화살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과녁 명중에 실패하는 법이 없다. 많은 심리학 연구들은 동등한 가치를 지닌 무언가를 얻는다고 생각할 때보다 잃는다고 생각할 때 사람들이 훨씬 강하게 동기를 부여받는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희소성에 기반한 마케팅 전략은 두 가지 중요한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양적 희소성과 시간적 희소성이 바로 그것이다. 전자가 입수할 수 있는 상품의 ‘양’에 대한 조건을 나타내는 것이라면, 후자는 입수할 수 있는 ‘시기’에 대한 조건을 나타내는 것이다.
크리스피크림(Krispy Kreme)을 생각해보자. 겉에 설탕 시럽을 먹음직스럽게 입혀 입 안에서 살살 녹는 솜사탕 같은 이 도넛은 열량은 높을지 모르지만 고객들에게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다. 이 회사의 도넛 애호가들인 크리스피크림클랜은 가장 가까운 매장까지 10마일에서 15마일을 운전하고 가는 것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며, 매장 밖에서까지 늘어선 줄은 눈으로 확인하지 한 믿을 수 없을 정도다.
크리스피크림의 인기는 주로 “도넛이 아직 따뜻할 때 드세요!”라는 기본적인 시간적 희소성을 나타내는 상품 광고에 근거한 것이다. “따뜻한 도넛, 지금 나오고 있는 중!”이라는 커다란 네온사인은 크리스피크림에서 새로운 도넛을 만들고 있을 때 켜진다. 또한 크리스피크림이 지닌 매력의 일부는 확실히 희소성 마케팅의 두 번째 요소인 양적 희소성에서 나온다. 이제 많은 나라들이 이 유쾌한 도넛회사에게 침공당했고, 이미 굴복한 나라에는 다소 적은 양만이 공급된다. 수많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들과 비교하면 크리스피크림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식품 업계에서 상당한 명성을 얻었다.
크리스피 크림은 양적 희소성보다는 시간적 희소성을 더 높이 평가할지도 모르지만 양적 희소성은 영원 불멸의 마케팅 전략이다. 양적 희소성 방면의 영원한 지배자는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드비어스(de Beers)다. 알려진 바와는 달리 다이아몬드는 특별히 희귀한 보석이 아니고, 몇몇 경우를 제외하면 실용적인 가치가 큰 것도 아니다. 그러나 신중하게 공급을 조절하고, 자신들의 말을 거역하는 자를 밀어내 버리는 식으로 자신들에게서 이탈한 생산자들을 무자비하게 다루는 드비어스가 지배하는 카르텔은 다이아몬드가 높은 신분을 상징하는 상태를 유지하도록 만들 수 있었다. 카르텔의 힘이 막강했기 때문에, 최근까지도 드비어스는 좋든 싫든 간에 마지막 한계에 이를 때까지 고객을 괴롭힐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컬트 브랜드에 대해 느끼는 애착은 단순히 그 물건의 매력 때문이 아니라 남들보다 먼저 그 물건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고군분투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생긴다. 그러므로 고객의 충성심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전통적인 마케팅 모델이 제시하는 것처럼 고객들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고 그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다. 브랜드가 과잉 공급되고 그들의 이미지가 비슷비슷한 시기에, 그럴듯한 판매자 시장을 형성하고 ‘일시적인 독점’을 유지하는 것은 성공적인 마케팅의 중요한 요소다.
마케팅을 마케팅하라
우리는 모든 기업이 마케팅 지향적이고, 모든 사람이 마케팅을 알고 있으며, 모든 사람이 최신 경영 전문용어들에 친숙한 세상에 살고 있다. 전문적인 개발을 거쳐 정교하게 만들어지며 완벽하게 실행되는 마케팅 캠페인들의 과다한 경쟁 때문에, 우리는 마케팅 캠페인들을 실시하는 데는 극도로 많은 비용이 들지만 과거 어느 때보다 훨씬 그 효과가 적은 세상에 살고 있다.
이제 문제는 이렇게 복잡한 환경에서 누군가가 어떻게 군중들 앞에서 더 도드라져 보이느냐다. 정답은 증폭시키는(Amplify) 것이다. 즉 여러분의 새로운 제품이나 훌륭한 서비스가 이야깃거리가 되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야기하고 있는 것 자체도 확실한 이야깃거리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요즘에는 훌륭한 제품을 만들고 그것을 훌륭하게 마케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훌륭한 마케팅 자체 역시 반드시 훌륭하게 마케팅되어야 한다.
훌륭한 마케팅을 훌륭하게 마케팅한 훌륭한 사례로는 버드와이저의 ‘왓섭(Wassup) 광고를 들 수 있다. 각종 수상 경력을 지닌 이 광고에는 과도하게 눈을 굴리고 혀를 축 늘어뜨리며 “왓섭?”이라는 불완전한 의문문으로 서로에게 인사하는, 한 무리의 맥주를 들이켜는 게으름뱅이들이 등장한다. 왓섭은 순식간에 전 세계의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 텔레비전을 보면서 소파에앉아 여가를 보내는 사람, 게으르고 비활동적인 사람을 가리킴)들을 부르는 호칭이 되었다.
광고대행사는 이러한 현상을 이용해, 오리지널 버드를 마시는 소파 서퍼(sofa surfer, 카우치 포테이토와 유사한 뜻을 갖고 있음)가 와스프(WASP)가 되고 싶은 왓섭(wassup)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장면을 담은 광고 속의 광고 시리즈를 만들었다. 왓섭 현상 그 자체가 왓섭 광고 캠페인의 중심이 되었고, 이것은 차례로 왓섭 현상, 광고 캠페인, 관련 광고 대행사 그리고 마침내 언론의 관심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주제로 한 수많은 언론 보도를 양산해 냈다. 따라서 실험 영화 감독 찰스 스톤(그는 실제로 광고에 등장한다)의 3분짜리 단편으로 시작된 특별 광고는 불가피한 트릭, 왓섭 웹사이트, 버드와 관련된 즐거운 일들에 동참했던 유명인사들 때문에 미디어 기업들에게 마케팅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경영대학원에서 내놓은 사례 연구들 외에 기업 경영자들과 그들의 브랜드에 대해 다룬 전기는 진부한 것이라 해도 하나의 증폭 방식이며, 그것도 상당히 전문화되어 있는 증폭 방식이다. 다소 위험하지만 그보다 훨씬 비용이 적게 드는 증폭 방법은 무례한 언동이다. 간통하는 말(馬), 테러리스트의 공격, 죽어 가는 에이즈 환자 등 베네통의 악명 높은 광고 캠페인, 캘빈 클라인의 악명 높은 아동 도색물 캠페인, 프렌치커넥션UK의 불량스러운 광고는 얼마 안 되는 광고 예산으로도 초대형 홍보 효과를 거두었다.
대립 역시 무례한 언동만큼이나 효과적인 대안이다. 대놓고 싸우는 일은 군중을 끌어 모으거나 미디어로부터 도움을 받는 데 있어 실패하는 법이 거의 없다. 현대 마케팅의 역사는 대부분 유명한 논쟁자들의 은혜를 입은 로고 대 로고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카콜라 대 펩시, 에이비스(Avis) 대 허츠(Hertz), 맥도널드 대 버거킹, 버드와이저 대 밀러, 월마트 대 K마트, 코닥 대 후지, IBM 대 애플 등 이러한 예는 끝이 없다.
하지만 증폭은 예측할 수 있고 통제하기도 어렵다. 언론은 자체적인 보도 지침을 가지고 있으며, 당연히 날마다 쇄도하는 기업의 보도자료들을 그대로 재활용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캐드베리슈웹스(Cadbury-Schweppes)가 최근 인도에서 전개한 너무 맛있어서 나눠 먹을 수 없는 제품과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영토 싸움으로 파괴된 카슈미르 지역을 무분별하게 나란히 비추는 템테이션(Temptations) 초콜릿 바 광고 캠페인을 통해 깨달았던 것처럼 사실 증폭은 비참한 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다.
미스터리가 상품을 움직인다
미스터리 마케팅은 패션, 영화 또는 번쩍이는 자동차에 한정된 것이 아니며, 새로운 것도 아니다. 트릭, 협잡 그리고 인간의 선천적인 호기심을 이용하는 것은 오랫동안 마케터가 지닌 무기의 일부였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비밀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마케팅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음모가 실제로 존재하는가가 아니라 미스터리가 상품을 움직인다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비밀을 파는 모든 사람들 중에서 KFC의 창립자인 할랜드 샌더스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둔 사람은 없다. 당시 닭을 요리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소모적이고 까다로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 발명한 압력솥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실패의 경험 덕택에 샌더스는 고기의 맛과 결을 보존해 줄 뿐만 아니라 주문에 따라 재빨리 음식을 준비할 수 있는 튀기기 전 단계의 치킨 조리법을 개발했다.
한편 그는 마케팅 수수께끼로 만들어진 모순 덩어리였다. 그는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였지만, 그 폭발은 종종 의도된 효과를 위해 연출되었다. 그는 가족의 가치를 옹호했지만 그의 호색 행위는 거의 전설적이었다. 그는 항상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직원들을 매우 지독하게 다루었다. 그러나 이러한 모순들은 역설적이게도 샌더스가 지닌 마케팅에 있어서의 신비감을 더해 주었다. 일부러 꾸민 것이든 아니든 그의 모든 결점들 때문에 이 고수는 항상 자신에게 논의 및 논쟁을 할 만하며 놀라게 할 만한 것들이 있다는 확신을 심어 주었다. 그는 홍보 전략의 대가였으며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았다.
“손가락을 빨 정도로 맛있는”이라는 그의 표현은 1965년 전국적인 캐치프레이즈가 되었고, 만화가, 스탠딩 개그맨, 신문 기자에게 훌륭한 소재를 제공했다. 또한 KFC 대학을 설립해 사람들을 교육시켰으며, 거기에서 그의 독특한 허브와 양념 혼합의 비밀 외에도 준비 과정의 비밀을 프랜차이즈 초보자들에게 전수해 주었다. 다시 말하자면, 그는 사람들에게 비밀의 존재를 팔았고, 그렇게 함으로써 값싸고 일상적인 재료에 어마어마한 프리미엄을 붙일 수 있었다. 1983년 파운드스톤의 조사는 ‘비밀스러운’ KFC의 요리법이 그저 소금, 후추, 화학 조미료로 구성되어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폭로했다. 비밀 재료에 대한 비밀은 비밀 재료가 없다는 것이었다. KFC의 진짜 비밀은 샌더스 대령이 흥행의 대가이며 특별한 마케티저였다는 사실이다.
비밀은 강력한 마케팅 장치다. 비밀은 잠재 고객들을 끌어 모을 뿐만 아니라 내부 마케팅에서도 똑같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업의 비밀이 층층이 폭로될수록, 지지자들은 비즈니스에서 최고로 믿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바로 기업의 신념이라고 더욱 확신하게 된다. 기업의 비밀 무기가 고객들에 대한 헌신임이 드러날수록 내부 마케팅은 조직 내에서의 고객중심주의와 멀어지게 된다. 고객지향이 기업 성공의 비결은 아니지만, 비밀은 고객지향을 (또는 다른 어떤 조직의 목표를) 주입하는 열쇠다. 따라서 진부한 것이 원칙이 된다.
그렇다면 비밀의 비밀은 무엇일까? 비밀은 생소함과 관계가 있고, 생소함은 매력을 촉진시킨다. 종종 생소함만으로도 충분하다. 이상한 것, 예외적인 것, 전형적이지 않은 것은 관심을 불러모으고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게 만들며, 가장 중요한 것으로 똑같은 과정을 거치게 될 다른 사람들에게 그에 대한 입소문을 퍼뜨리도록 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하면 마케팅은 고객을 위해 노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유혹하는 것에 가깝다. 소비자들이 그것의 뒤를 따라야 한다거나 고통을 주는 기다림을 참아야 한다면 당신의 상품을 올바르게 인식할 것이다. 고객들을 껴안고, 귀여워하고, 보호하는 것은 효과가 있다. 그러나 구슬리기, 회유하기, 음모 꾸미기는 더 효과가 크다. 약 올리고, 유혹하고, 감질나게 하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희롱하고, 아첨하라. 미끼로 낚고, 기만하고, 매혹하라. 바로 그거다.
짜릿한 일렉트로테이닝의 세계
1770년대 스코틀랜드 출신의 젊은 물리학자 제임스 그레이엄은 그 시대의 많은 사람들처럼 전기의 치료 능력을 확신했다. 1980년 런던 중심가에 사원을 설립하여 성기능 장애 극복과 전기 치료 요법에 전력을 기울였다. 그레이엄의 전근대적 위락 시설은 엿보기 좋아하는 호색가와 음란한 청교도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그는 자신의 수완을 선전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지나친 선전 문구, 허황된 과장이라고 해도 좋을 만한 뻔뻔스러움 그리고 신이 도와주어야만 지킬 수 있는 약속으로 무장한 호객꾼이었다. 재정적으로는 파산하고 말았지만 제임스 그레이엄은 TEASE 구조의 마지막 구성 요소인 즐거움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그레이엄은 전기를 이용한 엔터테이너, 즉 일렉트로테이너였다. 오늘날과 달리 18세기와 19세기의 전기는 초자연적이고, 놀라우며, 끊임없이 즐거움을 주는 것이었다.
라스베이거스는 투광 조명과 스포트라이트로 만든 네온 축제가 펼쳐지고, 뻔뻔스러움과 여분의 열량들이 어우러져 1년 내내 새해 전야 같으며, 베니스와 파리에서부터 모나코와 폴리네시아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의 모습을 한데 모아 전시한다. 이런 라스베이거스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교훈은 과도함과 관계가 있다. 무엇보다도 라스베이거스는 뻔뻔스러운 영업, 불량스러운 프로모션, 터무니없는 상품과 그리고 허풍스러운 장사꾼들이 판치는 곳이다. 자연 상태 그대로의 마케팅을 보여 주는 곳이다. 마케팅은 노골적이고, 품위 없고, 엉뚱하며, 솔직하고, 도발적이며, 터무니없는 꿈을 능가해야 한다. 조금으로는 충분치 않고 너무 많은 것도 안 된다. 친절을 베풀고, 호의를 보이고, 지나치게 관심을 표현하며, 마음대로 고객을 껴안는 자들의 선량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결국 마케팅은 과장되고 과도하며, 활기 넘치고 터무니없으며, 정력적이고 자극적이며, 외향적인 것이다.
현대의 마케팅이 고통받고 있는 ‘더 많은 것’과 과도함은 다른 것이다. 똑같은 제품, 똑같은 성능, 똑같은 포지셔닝, 똑같은 연구 절차, 똑같이 오래된 고객 서비스 등과 같이 똑같은 것들이 넘쳐날 정도로 존재하는 한편으로 ‘더, 더, 더’라는 과도함이 있는 것이다.
과도함만큼 중요하며, 라스베이거스의 반짝임에서 배울 수 있는 또 다른 빛나는 교훈이자 과도함과 똑같으면서도 정반대인 권태로움이 있다. 지루함은 순식간에 시작된다. 단조로움의 독성은 엄청난 매력까지도 급속도로 빛을 잃게 만들어 버린다. 유행 산업은 완만한 사업이 아니다. 부단히 변화한다. 따분함을 느끼는 속도는 매우 빠르다. 따라서 라스베이거스 같은 장소나 테마파크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은 극도로 단조롭고 따분한 것을 재빨리 포착하고, 각각의 시설들이 거의 동시에 추월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미리 깨달아야 하며, 앞서 사라졌던 모든 시설들을 능가해야 한다.
마케팅을 위한 교훈은 매우 분명하다. 과장, 풍부, 과도함 등이 필수 불가결하다. 그러나 그들의 수명은 매우 짧다. 그들은 흥분, 에너지, 일렉트로테인먼트를 끊임없이 주입받을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전기는 마케팅에 대한 완벽한 은유라 할 수 있다. 한때 극적이고 위험했으며, 사람들을 안전하게 만들었던 전기는 이제 안전하고, 시시하며, 한심해졌다. “즐거움이 만연해 있을 때 어떻게 즐거움을 줄 수 있을까? 흥분시켜라. 흥분시켜라. 흥분시켜라.”
마케티즈의 함정을 피하는 방법
비밀이 성공의 비결이기는커녕 아무것도 보장해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타이밍, 운수, 정황, 독창성, 경쟁 상황, 그 밖의 무수한 가늠할 수 없는 것들에 영향을 받는다. 즉 모든 마케팅 계획은 예측이 불가능하고 가늠할 수 없는 것들에 의해 좌우된다는 뜻이다. 즐거움과 트릭도 그러하다. 트릭도 즐거움과 비밀처럼 작용한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이 거기에 걸려드는 것은 아니며, 트릭이 전체 줄거리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경우도 많다.
고객의 황당한 요구에 대한 서비스 업체들의 반응을 테드 낸시보다 더 잘 묘사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낸시는 전문 비평가로, 기업들의 고객지향을 위한 헌신이 어떻게 파국을 부르는지를 검증을 통해 보여준다. 예를 들면 그는 버스회사 그레이하운드에 자신이 버터 조각 차림으로 버스에 타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시카고에 있는 리츠칼튼 호텔의 화장실에서 바지를 내리고 있을 때 프로이센의 검을 분실했다고 주장했다. 체코의 바츨라프 하벨 대통령에게 로스엔젤레스 진공청소기 소비자협회의 명예 재무이사로 활동해달라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낸시의 요청을 받은 사람들은 모두 의무적인 진지함과 적지 않은 존경심을 바탕으로 이 요청들을 충실하게 처리했다.
이 에피소드는 한 사람의 큰 배려가 다른 사람에게는 트릭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고객지원, 고객 서비스, 고객의 생각에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는 생각들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마케팅에 정통한 현대인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CIA의 상상을 초월하는 정교한 CRM 시스템과 데이터베이스들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21세기의 소비자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동기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고객을 충분히 사랑하면 고객이 보답할 거라는 잘못된 믿음처럼, 그들은 고객들의 불만은 그것이 아무리 말도 안 되는 것이라 할지라도 스스로 자세를 낮춰 최선을 다해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지나치게 고객지향적인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서서히 고객에게 고통을 주고 괴롭히며 으스대는 등의 지나친 애태우기는 넌더리가 나고, 짜증을 부르며, 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마케티즈라는 접근 방식이 적합한가 또는 그렇지 않은가는 그 당시의 정황, 경쟁 상태, 기업 환경에 달려 있다. TEASE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그렇게 될 거라고 기대해서도 안 된다. 각각의 상황을 고려해서 TEASE가 적합한지를 결정해야 하며, 이의 성공은 마케팅 실무자들에게 달려 있다.
오늘날 엔론 사건 이후 대기업이 끊임없는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고객들의 말이 법이고 소비자들은 그릇된 일을 하지 않으며, 그들이 성자이고 천사이며 어디로 보나 거의 완벽하다고 결론짓는 것이 편리하기는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마케팅 시스템에서 공정하게 행동하지 않는다. 고객들이 구제 불능이고 괴상하며 사람을 분노하게 만들고 비정상적이라면 수많은 마케팅 실무자들이 그 고객들을 사랑하기 어렵다는 것은 전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고객을 대하는 마케팅 인터페이스를 구축하는 더 좋은 방법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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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티즈는 효과가 있다. 고객화도 효과가 있다. 그들은 항상 변함이 없다. 그들은 항상 존재할 것이다. TEASE가 갖고 있는 것을 모두가 갖게 될 때 어려움이 발생한다. 또는 고객 떠받들기가 대안이 되어 버린다. “감옥에서 탈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위험을 무릅써라.”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