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닝 포인트

   
김영한
ǻ
삼각형비즈
   
9500
2006�� 02��



■ 책 소개 
사람은 누구에게나 인생의 전환점이 될만한 중요한 결정을 할 시기가 온다. 그 기회를 어떻게 선택, 결정하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극과 극으로 나타난다. 이 책은 자신의 인생 전환점에서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 맨손으로 정글에서 살아남은 사람, 타잔처럼 뜨거운 열정과 불굴의 용기로 당당히 세상과 맞서 싸워서 ‘성공’이라는결과를 얻어낸 두 주인공 최진실, 김영한 교수의 인생 성공 이야기를 풀어 쓴 것이다. 

 


1부에서는 취업대란으로 힘들어하지만 정작 머리로만 움직이려는 20~30대 청춘들에게현대자동차 판매왕 최진실 씨 성공 스토리를 통해 직접 발로 뛰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깨우쳐 주고 있으며, 2부에서는베스트셀러 『총각네 야채 가게』를 쓴 김영한 교수가 삼성전자를 나와 마케팅 컨설턴트로서 다시 일어서기까지 과정이 흥미롭게 엮었다. 40살이라는늦은 나이에 오륙도, 사오정이라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자신만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을 그렸다. 


■ 저자 김영한
삼성전자, 휴렛팩커드에서 실무 경력을쌓았으며, 20여 년 동안 변화관리와 경영 컨설팅을 해오고 있다. 국민대 경영대학원 교수를 지냈으며, 2006년 현재 마케팅MBA(주) 대표로서마케팅 교육과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총각네 야채가게』『민들레영토 희망 스토리』『스타벅스 감성마케팅』『실전 마케팅 플래닝』 등이있다.


■ 차례
프롤로그 - 두 사람은 시장 정글에서 어떻게살아남았는가!


1. 뜨거운 열정을 불사른 마케팅 천재, 최진실!
영업대통령과의 만남
백수 6개월 만에 영업 시작
시장 공포증이 나타나다 
자신에게 자부심을 가져라 
시장 상인의 심부름꾼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려라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깁스하고도 병원에서 판매 
정글에 숨겨진 나의 능력을 찾아라
진흙탕이 더 즐겁다 
3분 안에 내 모든 것을 걸어라 
두 번 결혼했다 
고객을 끄는 세일즈맨이 되자 
고객의 지도위를 걸어라 
내 열정에 휴일은 없다 
판매왕이 되다 
시장 공포증 10가지 


2. 불굴의 용기로 도시밀림에 당당히 맞선 컨설턴트 황제,김영한!
삼성전자를 그만두다 
대박을 쫓다 
준비된 실패 
카센터에서 다시 시작 
희망이 있는 한,청춘 
회사 이름도 바꿔라 
관료 바이러스 죽이기 
대학교수가 되다 
기회는 바로 옆에 있다 
고객과 같은 땅을밟아라 
내 손을 잡아 준 사람은 독자였다
나를 죽여야 재창조된다 
최진실과의 재회 
오륙도에 다시 창업하다
잃어버린 능력을 찾아서 
관료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 


에필로그 - 우리 모두는 정글에 서 있다
시장에서 살아 남는 법을 배우자
타잔의 정글 생존법
터닝 포인트





터닝 포인트


영업 대통령과 최고 컨설턴트의 터닝 포인트


1. 뜨거운 열정을 불사른 마케팅 천재, 최진실
현대자동차 교육 프로그램에서 영업사원인 최진실을 만난 이후 그를 다시 만나게 된 것은 청평에서 드라이브를 하고 있는데 차가 갑자기 서버린 일이 계기가 되었다.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려고 생각했지만 이곳을 자세하게 설명할 방법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외곽 지역이었기에, 나는 망연자실한 채로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약속된 강의 시간이 다가오는데 어디에 도움을 요청할 방법은 생각나질 않고,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차 안에서 시간만 보내고 있던 중에 지갑에 꽂아 둔 최진실의 명함을 생각해 냈다.


전화를 걸자 금세 내 목소리를 알아본 그에게 사정 이야기를 하자 그는 그곳이 어디냐며 자기가 바로 달려가겠다고 했다. 별 기대 없이 한숨만 쉬고 있던 나는 순간 멀리서 먼지가 일더니 구원자처럼 그가 오는 것을 알아봤다. 바쁜 세일즈맨이 이곳까지 단번에 찾아온 것과 전혀 귀찮아하지 않는 그의 표정을 보며 순간 컨설팅을 다년간 해 온 나의 직업 정신이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하는 궁금증을 불러일으켜 그의 모든 행동을 분석하게 만들었다.


자신은 세일즈맨이지만 응급 조치 정도는 할 수 있을 만큼 배워두었다며 말하는 그는 내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의 영업 사원도 아니었지만 “모든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분들은 다 제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하며 보닛을 열어 차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 뒤 시동을 걸어보니 순간 거짓말처럼 시원하게 시동이 걸리는 것이 아닌가. 지금 수리한 것은 일시적으로 운행을 가능하게 했을 뿐이니 다음에 정비소에 가서 수리를 받아야 한다는 말까지 덧붙여 주었다. 멀리 청평까지 달려온 서비스에 대한 보답을 하겠다고 했지만 그는 할 일을 한 것뿐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일을 계기로 그에게 차를 구입하면서 자주 연락도 하고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몇 주 후 차가 출고되던 날 그와 함께 저녁을 하면서 지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백수 6개월 만에 영업 시작
어린 시절에 최진실은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다니던 대학을 중도에 포기하고 속셈학원 강사일도 해보았으나 곧 수입이 빠듯해지자 학원을 그만두고, 주변의 추천으로 병원 영업직을 하게 되었다. 2년 동안 이 일을 하면서 그는 이 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재정 악화로 갑자기 문을 닫게 되었고, 그 후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에 결혼도 하면서 조그마한 전셋집에 온 가족이 모여 사는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최진실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영업이 아니면 거절했다. 이런 마음가짐이 지금의 최진실을 있게 해 준 것이다. 그렇게 병원 일을 그만두고 백수로 보내던 중 병원에 근무하면서 알게 된 선배에게서 자동차 영업을 권유하는 전화가 왔고, 최진실은 고민 끝에 현대자동차 영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자신에게 자부심을 가져라 
좋은 제품을 팔아도 자신의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없다면 그는 영락없는 잡상인이다. 하지만 자신의 제품에 대해서 잘 알고 자부심이 있다면 그 물건을 파는 사람은 잡상인이 아닌 세일즈맨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과 제품에 대한 신뢰가 기초가 되어야 한다.


어느 날 최진실은 새로운 업체를 방문했는데, 잡상인 취급을 당하고 쫓겨나자 화가 나고 자존심이 상해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세일즈는 사람들에게 대접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상대를 대접하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왜 상대방을 대접하지 못했는가? 답은 간단했다. 상대방을 대접하려면 우선 자기 자신을 대접해야 하는데, 그는 아직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최진실이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다. 현대자동차 영업 사원으로 입사한 지 몇 해가 흐른 어느 날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조카에게 다가갔는데, 조카와 같이 놀고 있던 한 아이가 물었다. “아저씨, 직업이 뭐예요?” 너무나도 당돌하게 묻는 질문이라 최진실이 금방 답하지 못한 까닭도 있었지만 사실 조카 친구들에게 자신의 직업이 세일즈맨이라고 말하기가 꺼려지기도 했다. 그가 침묵할수록 조카는 더욱 고개를 숙였다. 조카 앞에서 최고의 삼촌이 되어 인정받고 싶어하는 것은 누구라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자신의 일에 자긍심을 갖지 못하는 사람은 영업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는데 어느 누가 그 사람의 제품을 믿을 수 있겠는가! 최진실은 자신의 직업을 묻는 당돌한 아이에게 당당한 어투로 말했다. “아저씨는 고객의 사업을 도와주기 위해 차를 파는 사람이란다.”


항상 조카 앞에서 나의 직업을 알려 주기를 망설였지만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없이는 자신의 본분에 충실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세일즈맨이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되면서 세일즈맨 최진실을 신뢰하는 고객의 수는 점점 증가하였고, 조카도 삼촌을 자랑스러워하게 되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직업이 설령 영업이 아니더라도 내 일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은 늘 봐 왔던 세상을 달리 보이게 한다. 자신이 일하고 있는 분야에서의 더 좋은 미래를 위하여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려라 
최진실은 점포가 밀집돼 있는 동대문 시장에서 상인들의 일을 돕고,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생활을 하며 입사 6개월 만에 총 8대의 차를 팔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만족할 수는 없었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짧은 시간에 날 기억하게 하고 더 확실하게 자신을 찾도록 만들려면 전략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기억하기 쉽고, 신뢰감과 잘 맞아떨어지는 여자 탤런트 최진실로 이름을 바꾸고, 소개 멘트도 당시 흐름에 맞게 바꾸는 전략을 택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고객이 자신의 전화번호를 항상 기억하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아예 자신의 전화번호를 114에 직통번호로 연결했다. 이제 그의 번호가 생각나지 않으면 이제 114에 전화해서 ‘현대자동차의 최진실’을 찾기만 하면 됐다.


고객을 끄는 세일즈맨이 되자 
최진실은 보통 일요일이면 오전에는 교회에 가고, 오후에는 직업상 반드시 차가 필요한 캐디들을 공략하기 위해 골프장에 간다. 골프장은 보통 일반 차편이 잘 닿지 않는 외진 곳에 있는 데다가 캐디들은 새벽같이 출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진실은 영업에 들어가기 전에 캐디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먼저 생각했다. 우선 직업 특성상 캐디들은 시간이 없기 때문에 내가 전부 다 알아서 해 주기를 원한다. 그래서 최진실은 차만 신청하면 인감 서류도 대신 떼어다 주고 등록도 우선 내 돈으로 먼저 해 놓고, 아예 선팅까지 다 해서 차를 가져다주었다. 또한 여자들이기 때문에 처음 보는 기계를 다루는 데에 능숙하지 않으므로 캐디들이 차를 타다가 문제가 생겼다며 일요일 오후에 전화를 하더라도 단번에 달려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이유로 “최진실에게 차를 구입하면 편리하고 도움이 된다.”는 소문이 나면서 점점 차를 구매하는 캐디들이 늘어났다.


영업을 하다 보면 여러 유형의 세일즈맨을 만나게 된다. 같은 노력을 하면서도 큰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세일즈맨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부류의 세일즈맨은 고객이 차를 사겠다고 덤벼들어도 차를 팔지 못한다. 고객을 끌지 못하고 쫓아다니기 때문이다. 세일즈맨이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팔고자 하는 욕망을 지나치게 내비쳐서는 안 된다. 고객에게 쓸데없는 반감을 가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 관계 면에서 고객에게 호감을 사는 사람과 그렇지 못하는 사람으로 나뉜다.


고객에게 호감을 끌지 못하는 유형은 자기 혼자 말을 많이 하거나 고객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지 못하거나 고객을 자기 실적의 소모품으로 만들려는 성향이 있다. 반면에 고객이 끌려오게 만드는 유형은 고객이 무슨 말을 하기 전에 원하는 대답을 들려 주고, 고객을 자신의 실적을 채우려는 욕망의 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닌 친한 친구나 친척 등 따스한 정을 담는 성향이 있다. 최진실은 고객을 끌어당기는 세일즈맨이다.


판매왕이 되다 
12월 25일까지 영업소에 나와 차를 팔았던 최진실은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최초에 세운 목표인 250대를 팔아 결국 판매왕의 자리에 올랐다.


마케팅 천재는 재능과 열정으로 만들어진다. 이를 달리 말하면 재능과 열정, 이 2가지만 갖추면 평범한 사람도 ‘자동차 판매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꿈과 희망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서는 막연함이 아닌 현실에서 즐거움을 수반한 열정이 필요하다. 고객을 알고 영업에 임한 최진실은 3년 연속 전국 판매왕의 자리에 오르며, 현대자동차의 간판 스타를 넘어 방송에도 출연하는 인기인이 되었다. 빨간 날을 제외하고는 하루에 한 대를 판매한 꼴이 되는 판매 기록을 세우며 처음 영업을 시작할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일에 임하는 최진실의 눈에서 밀림에 홀로 선 타잔의 열정과 힘이 느껴진다.



2. 불굴의 용기로 도시밀림에 당당히 맞선 컨설턴트 황제, 김영한!


삼성전자를 그만두다 
1977년 나는 컴퓨터 산업의 불모지이던 삼성전자에 경력사원으로 입사했다. 7명이 시작한 사업이 제조 공장을 가지게 되었고, HP와 합작 회사도 출범하였다. 나도 과장이 되고 부장이 되고 이사 대우까지 빠르게 승진하였다. 그러나 나는 ‘좋은 기업에서 높은 자리에 있을 때의 실력은 내 실력이 아니다. 오히려 자기 자신을 착각 속에 빠지게 하고 관료 바이러스가 번져서 관료화된 인간을 만들어 버린다.’라는 생각으로 삼성전자의 옷을 벗었다.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삼성전자를 그만두고 시장에 홀로 섰다. 하이테크 마케팅 연구소를 설립하고 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마케팅 강의를 시작했다. 그리고 하고 싶었던 대학 교수를 위해 주간 대학원 경영학과에 입학을 했다. 일주일에 4일은 기업체에 강의를 하러 다니고 나머지 2일은 대학원에서 강의를 들었다. 하지만 큰 어려움 없이 흑자를 내며 잘 커가던 회사는 IMF를 맞아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를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즈음 이코퍼레이션에서 인터넷 비즈니스 최고 경영자 과정을 개설하여 강의를 시작했다. 내 강의는 좋은 반응을 얻었고, 이를 높게 평가한 이코퍼레이션의 김이숙 사장의 제안으로 수입이 줄어 운영 자체가 불가능해진 하이테크 마케팅 연구소를 그만두고 인터넷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나는 당시 신종 인터넷 비즈니스로, 그리고 잘 나가는 벤처 기업의 부사장으로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대박을 쫓다
내 강의는 입소문을 타고 홍보되어 많은 고객들을 강의실로 불러들였고, 그들에게 생소한 인터넷 비즈니스 지식을 들려주며 새로운 사업에 대한 성취 열망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나는 인터넷 비즈니스 컨설팅 업무뿐만 아니라 투자자와 인터넷 벤처 기업 사장을 만나게 해 주는 일을 알선해 인기가 더욱 좋았다.


당시 인터넷 벤처의 뜨거운 열기가 분명 인터넷 기술자의 품귀 현상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 나는 ‘브레인 뱅크’라는 인터넷 전문 인력을 온라인으로 연결시켜 주는 전문 리쿠르팅 회사를 설립했다. 집을 담보로 1억 원을 대출받았고, 주위에서 투자도 받았다. 낮에는 이코퍼레이션에서 인터넷 비즈니스 컨설팅을 해 주고, 밤에는 브레인 뱅크 직원들과 리쿠르팅 사업 기획과 웹 개발을 하며 하루가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며 바쁘게 지냈다. 그리고 노엘 정보 테크와 이코퍼레이션의 합작으로 ‘이코퍼레이션 저팬’이라는 회사를 일본에 설립하였다. 나는 이 회사의 부사장을 맡아 일본 인터넷 비즈니스를 컨설팅하며 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한편 식을 줄 몰랐던 벤처 열기가 1999년 3월에 접어들자 갑자기 달라지기 시작했고, 브레인 뱅크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 유치에 들어간 2000년 6월 시점에서는 인터넷 회사들이 실적 없는 버블이라고 인식되어 투자가 급랭하고 있었다.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여기저기를 뛰어다녔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브레인 뱅크의 자금 사정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어 결국 파산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었다. 난 일 년 반 동안 인터넷 무지개를 쫓아다니던 소나기 제조기에 불과했다.


실패는 할 수 있으나 실패보다 무서운 것은 그 실패 후에 포기하는 것이다. 나는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용기와 열정을 되살려야 한다. 비록 짧은 순간 잘못된 생각에 그동안 쌓아 온 많은 것을 잃었지만 나는 잃은 것보다 가진 것이 더 많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시간이라는 자본금이 남아 있고, 실패로 쌓아올린 경험과 나를 도와줄 많은 고객이 있다. 그렇지만 내가 앞으로 극복해야 할 가시밭길이 놓여 있음을 스스로 절감했다.


희망이 있는 한, 청춘 
월급 봉투를 가져다 주지 못해도 나를 굳건하게 믿는 아내로부터 힘을 얻어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기업체 강사 일을 다시 해보기로 했다. 내가 제안한 벤처 기업의 세일즈 교육 과정 사업 구상을 김이숙 사장이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이코퍼레이션에서 기업체를 상대로 세일즈 강의를 시작했다. 잠시 동안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나의 고객이라 할 수 있는 교육생들은 나의 마케팅 전문 강의에 큰 호응을 보내며 만족해했다.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강의가 아닌 나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로 고객을 대하자 내가 굳이 고객을 쫓아가지 않아도 고객이 나를 따라오게 된 것이다.


관료 바이러스 죽이기 
이제 조금씩 인터넷 대박의 환상에서 깨어나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에서 답을 찾아갔다. 그러나 강의만으로는 부족했다. 내 콘텐츠가 필요했다. ‘낮에는 강의를 하고 새벽에 사무실에 가서 책을 쓰자.’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모차르트처럼 주옥 같은 열정적인 작품을 쓸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의 음악을 나의 영감에 쏟아넣으며 내 몸 안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관료주의를 버리려고 애를 썼다.


나는 사장이 아니라 실무자이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매일 ‘3355’를 실행한다. 첫 번째 ‘3’은 신문, 잡지, 인터넷의 3가지 미디어를 뜻하는데, 매일 같이 3종류의 미디어를 접촉하여 시장 정보를 획득하고 트렌드를 분석한다. 두 번째 ‘3’은 하루에 3사람 이상 고객을 만난다는 것이다. 세 번째 ‘5’는 하루에 5명 이상의 고객에게 전화를 거는 것이다. 방문을 위한 시간 약속이나 고객을 위한 추가적인 자료 제공을 위해 매일 5건 이상 고객과 전화로 접한다. 네 번째 ‘5’는 매일 5건 이상 고객에게 메일을 보내는 것이다.


‘3355’ 전략은 몇 달, 몇 년 이상 지속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힘들다고 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시장 안으로 뛰어들어서 고객과 같은 땅을 짚고 이야기해야 한다.


기회는 바로 옆에 있다 
기업 강사로, 회사 대표로, 대학교수로 1인 3역을 소화하기 위해 분주히 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신문에서 야채가게로 큰 성공을 거둔 곳을 소개한 기사를 발견했다. 회사 근처에 있다는 그 가게를 찾아가 보니 ‘자연의 모든 것’이라는 큼직한 간판 아래 젊은 직원들과 아줌마들이 정겹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과일을 팔고 있었다. 경기 불황으로 판매 부진을 타개하려 연일 세일 전략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백화점과는 대조적으로 야채 가게는 손님들로 붐볐다.


회사에 돌아온 나는 이리 저리 바삐 뛰며 즐겁게 일하는 젊은이들과 손님들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나는 야채 가게 이야기를 책으로 내자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야채 가게로 뛰어가 이영석을 만났다. 함께 책을 쓰기로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이영석과 나누면서 그의 고객을 향한 뜨거운 열정을 느꼈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이렇다 할 감동을 느끼지 못했던 나에게 이영석과의 만남은 큰 감동을 주었다. 나는 맨 손으로 시작해 트럭 한 대를 사고 현재는 점포 8개를 갖춘 성공 이야기보다는 작은 점포에서 젊은 총각들이 모여 즐겁고 열정적으로 그들의 꿈을 키워가는 이야기로, 실의와 좌절에 빠진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을 다시 지필 뜨거운 열정을 전해 주고 싶었다.


내 손을 잡아 준 사람은 독자였다
책은 발간된 지 2개월 만에 연일 새롭게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며 베스트셀러로 승승장구했다. 나는 고객들이 책을 읽고 받은 감동을 피부에 와 닿을 수 있게 실제 현장에서 체험을 할 수 있는 총각네 야채 가게 견학 프로그램을 대형 서점과 공동으로 기획했는데, 여기에는 수백 명의 지원자들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기업 교육 프로그램에서 총각네 야채 과정이 실리자 삼성, SK, LG, CJ에서 교육 문의 요청이 쇄도했다. 책이 일본어로 출간된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성공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삶 속에서 성취하는 것이라고 볼 때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희망은 용기를 타고 온다. 내 안에 무한한 능력이 있고, 끝없는 가능성과 기회가 있는데 무엇이 두려우랴. 용기를 가진 이들은 희망이 있다. 무한하게 펼쳐 나갈 인생이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위대한 발명이라도 처음엔 불가능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하지만 불가능이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발명하지 못한다.


최진실과의 재회
현대자동차 판매 교육팀과 함께 영업사원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나는 이 시대 최고의 세일즈맨들을 만난 일이 생각났다. 직접 차를 구입하면서 꾸준하게 그들을 지켜본 결과 최고의 세일즈맨은 단연 최진실이었다. 이번에는 내가 직접 최진실의 사무실로 찾아가서 인터뷰를 하고 싶었다. 내가 혜화동 지점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출근 시간이었는데, 영업사원들 중 최진실은 홀로 바쁘게 전화를 받으며 PDA를 보고 수첩을 펼치며 정신 없이 뛰어다녔다. 그의 책상을 보니 마치 고시생의 책상처럼 수많은 자료가 즐비해 있었다. 치열한 영업 현장에 어울리지 않는 편지지와 색색의 펜들은 그가 틈날 때마다 고객에게 자필로 편지를 쓰기 위해 놓여진 것이다. 책상 옆에는 만나는 사람에 맞는 옷을 입기 위해 그가 준비한 다양한 스타일의 옷이 있었다.


최진실에게 이만큼 성장하게 된 이유를 묻자 최진실은 쑥스러운 얼굴로 자신은 굳이 성장이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다고 했다. “비가 와도 언제나 동대문에 나가는 일에 대한 성실한 면도, 오토바이를 타고 영업을 하는 독특함도, 뭔가 이루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즐겁기 때문에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제겐 성실함도 즐거움이기 때문이죠.”


시장 정글에 홀로 떨어진 타잔이 스킬을 갖추지 못하고 자신감마저 없다면 어떻게 생존할 수 있겠는가? 나는 두 번의 실패가 있었지만 또 다시 도전한다. 쉰 살이 넘어서 잠시 잊고 지냈던 도전 정신이 최진실을 만나면서 다시 깨어나는 것을 느꼈다. 맨 손으로 도시 정글을 누비고 다니면서 판매왕이 된 그를 보면서 나도 다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간신히 대출받은 3000만 원으로 세운 ‘마케팅 MBA를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을 하는 회사로 키우고 하나의 콘텐츠를 교육과 출판,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기획사를 설립하였다. 쉰일곱 살에 새로운 회사를 창업한다는 것은 분명 힘든 일이다. 그러나 나 ’김영한‘으로 산다는 것은 언제나 새로운 길을 찾아 열정을 불 붙이며 산다는 것이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