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 실전편

   
스티븐 로젠바움(역:엄성수)
ǻ
이코노믹북스
   
20000
2021년 04월



■ 책 소개


콘텐츠 비즈니스 시대! 콘텐츠 큐레이터를 위한 실질적인 가이드북!

2007년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들고 뭔가를 계속해서 찍고 어딘가에 자신들의 생각을 업로드하고 있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소셜 미디어의 폭발적 성장으로 사람들은 정보의 바다를 넘어선 데이터 홍수에 허우적거리는 신세가 되었다! 스마트폰이 본격화되기 전에는 네이버나 구글 등을 통해서 한정된 정보를 찾기가 비교적 쉬웠지만, 10년의 소셜 미디어 시대를 지나면서, 내가 필요한 정보를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알고리즘’으로 인한 제한된 정보만의 수용, 그리고 ‘가짜 뉴스’를 통한 왜곡된 정보의 습득은 날이 갈수록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

이러한 때 구세주가 나타났으니, 그것이 바로 큐레이션이다! 큐레이션이란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가치 있게 구성하고 배포하는 일을 뜻하는 말이다. 큐레이션(Curation)이란 말은 비교적 낯선 용어이지만, 실상은 우리에게 익숙한 내용이다. 고전적인 예로, 다른 책이나 잡지에 실린 내용을 적절히 요약ㆍ구성하여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던 미국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들 수 있다. 최신 사례로는 웹상의 다양한 자료를 맛깔스럽게 조합해 내는 파워블로거나 유튜버,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거대한 집단지성을 형성한 위키피디아, 스마트폰을 통해 주제에 따라 유용한 정보를 모아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 등 무궁무진하다.

박물관 큐레이터가 예술작품을 선정하여 최상의 위치에 전시하듯 ‘콘텐츠 큐레이터’는 수많은 콘텐츠를 보기 좋고 유익하게 구성해 주는 ‘인간 필터’라 할 수 있다. 과거부터 존재했지만 디지털 시대인 오늘날 그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진 큐레이션. 이 책을 통해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콘텐츠 큐레이션의 실제적 기술을 익혀 꾸준히 실행한다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돈을 버는 새로운 시각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스티븐 로젠바움
그는 크리에이터이자 큐레이터이며 큐레이션 분야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사상가와 작가들 중 한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미국 내에선 너무도 잘 알려진 ‘카메라플래닛 기록보관소’의 큐레이터인데, 이 기록보관소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9/11 테러 관련 비디오 보관소로 현재 미국 9/11 추모관 내에 자리 잡고 있다. 2010년 로젠바움은 맥그로힐 비즈니스 출판사에서 그 유명한 책 『큐레이션:소비자들이 창조자인 세상에서 승리하는 법』을 출간했다. ‘큐레이션’이란 말이 아직은 주로 박물관 전문가들 사이에서나 쓰이던 시기에, 로젠바움은 그 말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만들어냈으며, 전혀 새로운 유형의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토대를 마련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지 않아 큐레이션은 벌써 이론 수준을 벗어나 강력한 관행으로 발전했다. 현재 로젠바움은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웨이와이어네트웍스의 최고경영자이며 웨이와이어닷컴Waywire.com의 수석 큐레이터이다. 

■ 역자 엄성수
경희대 영문과 졸업 후 집필 활동을 하고 있으며 다년간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근무하였다.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 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아틀라스 옵스큐라 : 경이롭고 미스터리하고 매혹적이며 신비로운 세상의 모든 곳』,『E3: 신이 선물한 기적』, 『자동차 혁명 2030』,『도시의 탄생』등의 역서가 있으며, 저서로는 『왕초보 영어회화 누워서 말문 트기』등이 있다.

■ 차례
추천의 글 우리는 네트워크다
이 책을 추천하며 뉴스피드 알고리즘 VS 인간 큐레이터
서문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이 책의 사용법

Part 1 지금 왜 큐레이션이 뜨고 있는가?
Chapter 01 | 인간 대 로봇
Chapter 02 | 브랜드들, 네이티브 목소리, 큐레이션
Chapter 03 | 소비자 목소리. 당신은 대화를 큐레이트할 수 있는가?
Chapter 04 | 글로벌 대 로컬
Chapter 05 | 빅 대 스몰

Part 2 큐레이션의 핵심 원칙들
Chapter 06 | 당신은 큐레이터인가? 아니면 큐레이터가 될 것인가?
Chapter 07 | 편집 기능
Chapter 08 | 법적/윤리적인 문제들
Chapter 09 | 큐레이션이 SEO에 미치는 영향
Chapter 10 | 큐레이션과 커뮤니티
Chapter 11 | 큐레이션과 맥락 적합성
Chapter 12 | 수익 창출과 큐레이션

Part 3 위대한 큐레이터들-누가 제대로 하고 있는가?
Chapter 13 | 무엇이 위대한 큐레이터를 만드는가? 그 팁과 비법들
Chapter 14 | 버즈피드
Chapter 15 | 업워디
Chapter 16 | 웨이와이어
Chapter 17 | 레딧-크라우드 큐레이션
Chapter 18 | 텀블러
Chapter 19 | 핀터레스트
Chapter 20 | 브레인 피킹스. 마리아 포포바
Chapter 21 | 버치박스
Chapter 22 | 20세컨드스토리

Part 4 각종 툴과 기법들
Chapter 23 | 큐레이션 유형과 스타일들
Chapter 24 | 유튜브. 비디오 호스트인가 비디오 큐레이터인가?
Chapter 25 | 텍스트 툴들을 이용한 큐레이션
Chapter 26 | 소셜 툴들을 이용한 큐레이션
Chapter 27 | 이미지/사진을 이용한 큐레이션

Part 5 황야에서의 큐레이션
Chapter 28 | 기업 마케팅전문가/콘텐츠 마케팅을 위한 큐레이션
Chapter 29 | 교육을 위한 큐레이션
Chapter 30 | 패션을 위한 큐레이션
Chapter 31 | 사고의 리더들을 위한 큐레이션
Chapter 32 | 기업가들을 위한 큐레이션

Part 6 준비. 설정. 큐레이션
Chapter 33 | 다음엔 무엇이 올 것인가? 디지털 무인도
Chapter 34 | 큐레이트를 하든가 죽든가
Chapter 35 | 개인 노트

부록1 콘텐츠 큐레이터의 좋은 친구1: 망고보드
콘텐츠 큐레이터의 좋은 친구2: 씽크와이즈

부록2 콘텐츠 큐레이션과 e커머스에 대한 정보 공유 카페와 유튜브 채널 소개

 




큐레이션 실전편


지금 왜 큐레이션이 뜨고 있는가?

인간 대 로봇

로봇들과 편집-왜 인간들이 일하는가?

알고리즘에서 인간 편집으로 바뀐 가장 대표적인 예를 꼽으라면, 아마 가브리엘 리베라가 만든 강력한 두 웹사이트 테크밈(Techmeme)과 미디어게이저(Mediagazer)를 꼽아야 할 것이다. 2000년에 만들어진 이 두 웹사이트는 한때 자동화된 콘텐츠 수집 사이트의 전형으로 여겨졌었다. 리베라는 알고리즘을 활용해 주요 기사들을 뽑고 시사성 있는 뉴스 피드(ews feed, 투고된 뉴스의 내용을 한 뉴스 서버에서 다른 뉴스 서버로 전달하는 것-역자 주)들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처음 10년간 이 두 웹사이트는 로봇들에 의해 운영됐으며, 온라인 사용자들로부터 오는 ‘반응들’을 보고 이야기들을 올리거나 내렸다. 그러나 선택해야 할 콘텐츠의 양이 계속 늘어나는 데다, 명료성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더 커지고 또 단순히 인기 있는 것들뿐 아니라 중요한 것들을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 또한 커지자, 리베라는 자신의 사업 모델을 바꿔 불가리아와 호주 등 세계 각지에서 인간 큐레이터들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리베라는 알고리즘은 왜 절대 인간만큼 효율적으로 큐레이션을 할 수 없는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자동화 중심의 접근법으로 모든 걸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은 어떤 뉴스 스토리도 결국 한물간 스토리가 된다는 걸 미처 깨닫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기사가 설사 수백만 회의 링크와 트윗을 받을 정도로 인기 있다 해도 금방 대체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오늘날 리베라는 인간 큐레이터들을 활용해 한참 뜨는 주요 뉴스들을 관리하고 뉴스 가치가 떨어진 뉴스들은 끌어내리고 있다. 그 어떤 기술 뉴스 또는 정치 뉴스 콘텐츠 제작자도 늘 똑똑하고 헌신적인 인간 큐레이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게 지금 그의 입장이다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저널리스트 톰 포렘스키는 오랜 기간 ‘인간 대 알고리즘’ 논쟁을 지켜봐 왔는데,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큐레이션은 한 사람 또는 한 그룹의 사람들이 특정 주제 및 맥락과 관련된 정보들을 선별하고 제시하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그에 비해 수집은 소프트웨어(알고리즘)와 기계들(서버들)을 이용해 특정 주제 및 맥락과 관련된 정보들을 끌어모으는 것이다.”


또한 포렘스키는 수집툴들은 큐레이터들에 의해 활용될 수 있지만, 큐레이션이라는 인간의 행위는 수집만으로는 제공할 수 없는 가치를 더해준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테크밈 웹사이트의 경우 인간의 큐레이션이 가미되어 기계 수집에만 의존하는 경우보다 더 나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엄청나게 북적대는 오늘날의 세상에서, 인간 편집자들을 도와 나무만 보고 숲은 못 보는 우를 범하지 않게 해주는 스마트한 툴들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당신이 잘 알고 있는 콘텐츠 분야에서 오고가는 각종 대화와 포스트와 트윗과 피드들에 적극적으로 귀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로봇이나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지는 못한다.


소비자 목소리. 당신은 대화를 큐레이트할 수 있는가?

큐레이트된 대화와 관련해 기업들이 꼭 알아두어야 할 중요한 사실은 말하는 걸 중단하고 듣는데 집중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어도비(Adobe)의 큐레이션 사이트인 CMO.com에 따르면, 고객들로 하여금 소셜 미디어 툴들을 받아들이게 하려면, 기업들은 온라인상에서 고객들의 말에 귀 기울여 마케팅 전략과 영업 활동, 예산 할당, 제품 및 서비스 관련 활동 등에 필요한 통찰력을 끌어모으는 게 필수라고 한다. 이는 단순히 인턴 몇 명을 채용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글들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요즘은 워낙 많은 소셜 채널들에서 워낙 빠른 속도로 수많은 대화가 오가고 있다. 이 대화들을 모니터링하고 큐레이트하는 과정은 이제 정교한 소프트웨어들의 몫이며, 그래서 그런 소프트웨어들이 계속 발전 중이다. 이게 더 이상 사무실 한구석에 책상 몇 개 갖다 놓는 걸로 끝날 일이 아닌 것이다. 고객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이 기업들이 1년 365일 늘 신경 써야 하는 실시간 미디어 모니터링의 일부가 된 것이다.


마스터카드

마스터카드사는 자신들의 소셜 미디어 지휘 본부 격인 ‘대화 스위트룸(Conversation Suite)’을 만들었다. 이곳에는 길이 12미터짜리 대형 LED 디스플레이가 걸려 있어, 이 회사의 소셜 대화를 실시간으로 보여 준다. 이 모니터링 기술은 웹에 기반을 둔 것이어서, 마스터카드 직원이라면 누구나 이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 마스터카드는 ‘대화 스위트룸’을 통해 약 8만 5,000건의 온라인 대화를 분석했으며, 그런 뒤 2012년 이동통신 산업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마스터패스(MasterPass) ‘디지털 지갑(digital wallet, 전자상거래에서 지갑 기능을 하는 소프트웨어-역자 주)’의 출시를 선언했다. 고객들의 말에 적극적으로 귀 기울여 얻은 지식에서 나온 마스터카드의 새로운 전략이었다. 대화 큐레이션을 통해 실행 가능한 지식이 나온 것이다.


게토레이

‘게토레이 미션관리센터’는 게토레이사의 시카고 본사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센터는 마케팅 부문 소속으로, 게토레이는 이 센터를 통해 고객들이 게토레이와 경쟁사들에 대해 하는 말들과 관련 소식들을 24시간 내내 청취한다.


정보기술 전문 매체 <매셔블>이 이 관리 센터를 견학한 적이 있는데, 그들은 이 센터의 놀라운 정보 수집 능력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매셔블>에 따르면, 게토레이는 이 관리 센터를 통한 제품 교육(주로 비디오 교육)으로 조직 참여도를 250퍼센트나 끌어올렸고 고객 이탈률은 25퍼센트에서 9퍼센트까지 떨어뜨렸다. 큰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 관리 센터는 즉각 작전실로 바뀌어, 마케팅 담당자들이 기민하게 소셜 미디어 문제에 실시간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된다.



큐레이션의 핵심 원칙들

편집 기능

큐레이터에 대한 블로그 포스트나 기사가 나올 때마다 피곤하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말로 자기 의견을 밝히는 사람들이 있다. “큐레이터라는 게 결국 편집자를 뜻하는 또 다른 그럴싸한 말 아니에요?”


큐레이터는 편집자가 아니다. 그 이유는 이렇다.

편집자들은 전문적인 작가가 전문적인 매체에 발표하려 하는 콘텐츠를 다듬고 개선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제공한다.


우리는 픽션이든 논픽션이든 책 속에서는 물론 잡지와 신문, 영화, 비디오 등에서 편집자라는 말을 보게 된다. 편집자는 콘텐츠에 손을 대보기 쉽게 만들고 다듬으며, 그런 작업을 통해 저자의 작품을 보다 명료한 스토리를 가진 작품으로 만든다. 그 과정에서 편집자가 주어진 콘텐츠를 과감히 잘라내 독자들이 보다 쉽게 볼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편집자들은 주어진 콘텐츠를 허용된 공간과 시간에 맞춰야 한다.


글로 된 기사들은 허용된 단어 수에 맞춰야 하고, 필름들은 허용된 시간에 맞춰야 한다. 그러나 편집자들이 콘텐츠 편집에 쏟는 시간은 몇 시간에서 몇 달까지 천차만별이다. 필름과 책 편집자들의 경우 대게 장시간 일을 해야 하지만, 신문 편집자들의 경우 기사를 내기까지 주어진 시간이 별로 없다. 웹 편집자들은 거의 늘 초를 다툴 정도로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


또한 편집자의 정의는 분야에 따라 또 달라진다. 저널리즘 분야에서는 편집자의 역할이 아주 다양해, 편집장은 콘텐츠 제작 전반에 걸쳐 편집 목소리를 관리 감독하는 일을 한다. 편집국장은 편집장 아래 에서 자사 소속이든 프리랜서든 작가들이 콘텐츠를 만드는 걸 관리한다. 교열 편집자(copy editor)는 주로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문법적으로도 이상 없는 기사들을 만드는 일을 한다.


이렇듯 편집자들은 직접 콘텐츠에 손을 대지만, 큐레이터들은 대개 콘텐츠 제작 작업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작업을 한다. 그리고 편집자들은 대개 보이지 않는 무대 뒤에서 움직이지만, 큐레이터들은 큐레이션을 통해 콘텐츠에 자신의 목소리와 관점을 집어넣어 영향을 주고 또 특정한 맥락을 부여한다.


그리고 편집자들은 저자들이 갖고 있지 않은 지식과 기술들을 콘텐츠에 가미하기도 하지만, 큐레이터들은 콘텐츠 제작과는 거리를 둔다. 큐레이터들은 완성된 콘텐츠를 이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제목이나 섬네일(thumbnail, 그래픽 파일의 이미지를 소형화한 것-역자 주)에 제한적인 수정 작업을 하기도 하지만, 콘텐츠 내의 편집 작업을 하지는 않는다. 편집자들은 그렇지 않지만, 큐레이터들은 어느 면에서는 ‘크리에이터’, 즉 창작자이기도 한 것이다.


큐레이터가 하는 일은 콘텐츠를 끌어모으는 일에 논리와 의미를 부여하고, 편집 작업을 통해 일정한 맥락과 의미를 제공하는 셈이다. 또한 큐레이터들은 자신의 독자들에게 책임을 지지만, 편집자들은 독자와 저자 모두에게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가 많다.



큐레이터들은 여러 면에서 크리에이터들이다

적어도 뛰어난 큐레이터들은 그렇다.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는 디제이들을 생각해 보라. 그들은 모두 노래라는 똑같은 소재를 가지고 시작한다. 어떤 디제이들은 노래를 가지고 리믹스곡도 만들고 매시업 (mashup, 두 가지 이상의 노래를 합쳐 만든 노래- 역자 주)도 만든다. 모든 사람이 새롭다는데 동의할 정도로 새로운 노래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아티스트 ‘걸 토크(Girl Talk)’가 그런 디제이라 할 수 있다.


큐레이터들은 다양한 관점과 때론 이질적인 관점에서 자료들을 찾아냄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편집 경험들을 만들어낸다.


또한 큐레이터들은 나름대로의 편집 목표와 관점 그리고 자기 자신의 편집 목소리를 갖는다. 그리고 때론 저자도 되고 수집가도 된다. 큐레이터들은 또 때론 나름대로의 관점을 가지고 자료들을 정리하고 통합해 보다 큰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결국 편집자가 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이 쓴 기사나 글을 다듬고 개선하는 것이라면, 큐레이터는 자기 스스로 저자이기도 하다.


편집자가 어떤 주제를 다듬고 큐레이터는 어떤 주제를 나름대로 규정하는 사람이라 하자. 그런데 그게 지금 왜 중요할까?


우리가 지금 기사의 홍수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키보드와 카메라 그리고 휴대폰을 가진 모든 사람이 ‘기사’를 만들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종종 보다 큰 스토리로 부각된다. 큐레이터들은 엄청난 데이터를 쏟아내는 소방호스로부터 의미 있는 콘텐츠를 걸러낼 수 있는 사람들로, 독자들에게 나름대로의 맥락과 보다 풍요로운 편집 경험을 모두 선사한다.


편집자들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들의 역할은 변하지 않았다는 게 내 결론이다. 그러나 큐레이터는 뭔가 새롭고도 중요한 직업이다. 혼란스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의미 있는 콘텐츠를 찾아내는 전혀 새롭고 꼭 필요한 직업 말이다.



위대한 큐레이터들-누가 제대로 하고 있는가?

무엇이 위대한 큐레이터를 만드는가? 그 팁과 비법들

성공한 큐레이터들의 5가지 특징

콘텐츠 생태계의 일부가 되라.

단순한 콘텐츠 재포장을 하지 말고 콘텐츠 생태계의 일부가 되라. 사람들은 자신을 크리에이터나 큐레이터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마치 그 양자가 서로 배타적인 직업이라도 되는 듯이 말이다. 그러나 큐레이터는 제작자이면서 동시에 편집자가 된 자세로 콘텐츠를 대해야 한다. 가장 성공적인 큐레이션 웹사이트로는 <허핑턴 포스트> 같은 웹사이트들을 꼽을 수 있는데, 이런 웹사이트들은 콘텐츠를 창조하는 일, 방문객들로 하여금 콘텐츠 제작에 기여하게 하는 일, 웹에서 각종 링크와 기사들을 수집하는 일, 이 3가지를 중시하는 ‘삼각의자 철학’을 모토로 삼고 있다. 그러니까 3c, 즉 creation(창조)과 contribution(기여)과 collection(수집)을 적절히 섞는 게 아주 중요하다. 어째서? 당신의 방문객들은 웹상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 헤매는 걸 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큐레이션이 잘된 양질의 콘텐츠가 꾸준히 제공되는 웹사이트를 찾아낼 경우, 계속 거기 머물며 잘 떠나지 않는다.


정해진 일정을 잘 지켜라.

독자들은 관련 콘텐츠가 규칙적으로 업데이트되길 기대하며, 당신이 그렇게 해줄 경우 기꺼이 보상을 하려 한다. 그렇다고 지키지도 못할 벅찬 일정을 짤 필요는 없다. 당신이 만일 하루에 새로운 링크 3개를 큐레이트하고 1주일에 큰 포스트 하나를 작성하고 싶다면, 그게 일정이다. 매주 같은 시간에 포스팅하도록 하라. 그래야 독자들이 언제 새로운 자료가 올라올지를 예측할 수 있다. 꾸준히 그리고 규칙적으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면 계속 새로운 독자들이 생기게 되며, 당신의 노고를 알아주는 충성도 높은 회원들이 계속 늘게 된다. 제이슨 허천은 자신의 회보 미디어리데프(MediaReDEF)를 통해, 큐레이터 입장에서 정해진 일정을 잘 지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보여 주고 있다. 그는 회보 발행 일자를 놓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여러 플랫폼들을 받아들여라.

한때는 당신의 독자들이 당신에게로 왔었다. 그러나 이젠 그렇지 않다. 오늘날 콘텐츠 소비자들은 필요한 정보를 자신이 선택한 플랫폼에서 얻는다. 그러니까 당신은 이제 짧은 글은 텀블러에, 이미지는 핀터레스트에, 비디오는 유튜브에 그리고 커뮤니티 대화는 페이스북에 포스팅하는 걸 고려해 봐야 한다. 그렇다고 이미 자리 잡은 웹사이트 등을 무시하진 말라. 만일 당신의 독자들이 어떤 블로그를 즐겨 본다면, 거기에 손님용 포스트 정기적인 칼럼을 제공해도 좋을 것이다. 당신의 방문객들이 어떤 걸 즐겨 보든, 기본적으로 그들도 뭔가를 기여할 수 있게 해주어라.


관심을 갖고 참여하라.

큐레이터로서 자기 목소리를 가지려면 단순히 당신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고 큐레이트하는 것 이상의 일을 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포스트를 읽고 거기에 댓글을 달아줌으로써 피드백을 주도록 하라. 리트윗(트위터에 게재된 메시지, 즉 트윗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거나 읽어 보라고 추천하는 것-역자 주)은 동료 블로거나 큐레이터들과 돈독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들 중 하나이다. 그리고 당신의 팔로워들은 좋은 콘텐츠를 소개해 주는 것에 대해 당신에게 고맙게 생각하게 된다. 내 경우 뭔가를 추천할 때 그 내용을 다 보지 않고는 절대 리트윗을 하지 않는다. 진정 추천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자료들을 꾸준히 추천해 주도록 하라. 그러지 않으면 결국 팔로워들을 다 잃게 될 가능성이 많아진다.


훔치지 말고 공유하라.

시간을 들여 반드시 출처를 밝히고 그 출처에 링크를 걸어주어라. 우리가 서로 독자들을 공유하고 서로 공개적인 지지를 할 때 비로소 공유 경제도 가능해진다. 만일 당신이 누군가의 콘텐츠를 가져와 그 출처도 밝히지 않고 당신의 블로그에 올린다면, 당신은 신뢰를 공유하지 못한다. 그건 다른 누군가의 노력을 훔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황야에서의 큐레이션

기업 마케팅전문가/콘텐츠 마케팅을 위한 큐레이션

기업들은 소셜 미디어가 출현하면서 기존의 마케팅 방식이 완전히 뒤집어지는 걸 목격했다. 기업들은 이제 가장 강력한 언론 매체들을 앞세워 시장을 지배하는 게 불가능해졌다. 잘 알겠지만, 이제 진실성이 너무도 중요해진 것이다. 그래서 콘텐츠 큐레이션이 중시된 이 새로운 세상에서 기업들이 갖게 된 큰 의문은 “대체 어떤 걸 트윗해야 하는가?”이다. ‘자기지시적인(self-referential, 작가 자신이나 작가의 다른 작품에 대해 언급하는 역자 주)’ 소셜 메시징과 큐레이트된 콘텐츠 간의 균형 문제가 주의 깊게 고려해야 할 사항들 중 하나가 된 셈이다. 웹 페이지에 자기 지시적인 링크 등이 너무 많을 경우 공허하거나 거만하게 느껴지기 쉽다. 그렇다고 또 외부 편집이나 소셜 콘텐츠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으면, 마치 팬들과 고객들은 무임승차시켜 주면서 너무 쉽게 가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대화를 독점해서도 안 되고 뒤에 숨어서 지켜만 봐도 안 되며, 대화의 일부가 되는 게 목표가 되어야 한다.


트리스찬 핸디는 소셜 미디어 마케팅전문가로, 이런 주제에 대해 아주 구체적인 연구를 했다. 그는 이런 질문을 했다. “당신 자신의 콘텐츠를 홍보하는 건 당신 자신에 대해 얘기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은가? 아니면 그건 무례한 짓이며 효율적이지도 못한 것인가?” 그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15만 이상의 소셜 미디어 포스트들을 분석했다. 그 연구 샘플들 안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링크드인의 고객들, 그러니까 업계의 크고 작은 기업들을 대표하는 마케팅전문가 1,000명 이상의 트윗 글들과 정보 업데이트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당시 핸디가 던진 질문은 “큐레이션과 크리에이션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였다. 그리고 그 답은 이랬다. “클릭 수를 고려할 땐 분명 큐레이션이 더 중요하다. 제3의 웹사이트와 연결된 포스트들은 자체 웹사이트와 연결된 포스트들보다 클릭 수가 33퍼센트나 더 많다. 이는 일리가 있는데, 그건 인터넷상에서 가장 뛰어난 콘텐츠는 대개 ‘당신기업닷컴(yourcompany.com)’ 안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건 큐레이션과 크리에이션 중에 선택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그 둘 다 해야 한다. 정말 필요한 질문은 ‘큐레이션과 크리에이션 중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인가?’가 아니라, ‘클릭 수와 대화를 극대화하려면 그 두 전략을 어떻게 섞어 사용해야 하는가?’인 것이다.”


*큐레이터 기업들 = 모든 시간의 75퍼센트 이상을 제3의 웹사이트들과 연결되는 기업들


이 그룹에 속하는 기업들은 큐레이션에 아주 큰 비중을 두며, 자신들의 콘텐츠에 연결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 결과 클릭 수는 늘어나지만 대화다운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균형 잡힌 기업들 = 모든 시간의 50퍼센트에서 75퍼센트를 제3의 웹사이트들과 연결되는 기업들


이 그룹에 속하는 기업들은 콘텐츠 크리에이션과 콘텐츠 큐레이션 사이에 균형 잡힌 전략을 쓴다. 그 결과 큐레이터들에 비해서는 포스트당 클릭 수는 적지만, 대화다운 대화를 훨씬 더 많이 하게 된다.


*자기 홍보 기업들 = 모든 시간의 50퍼센트 이상을 자신들의 콘텐츠와 연결되는 기업들


이 그룹에 속하는 기업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들의 콘텐츠에 연결하는데 보내며, 그것이 포스트당 클릭 수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렇다고 이 같은 클릭수 감소가 클릭 수 대 대화 비율의 증가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이 데이터를 보면 균형 잡힌 기업들이 전반적인 면에서 가장 나은 결과를 본다는 게 분명하다. 그런 기업들은 큐레이터 기업들에 비해 포스트당 클릭 수가 20퍼센트 적지만, 대화 비율은 무려 10배나 더 높다. 나 같으면 언제든 그런 기업들에 표를 던질 것이다.


이 연구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들 그리고 요점들

통계 수치들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기업들에게 최선의 절충점은 모든 시간의 25퍼센트에서 50퍼센트를 자신의 웹사이트에 연결하는 것이었으며, 이상적인 절충점은 40퍼센트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의 세상사는 어떤가? 통계 수치들이 전반적으로 그렇게 나온다 해서, 그게 당신 기업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건 아니다. 예외란 늘 있기 때문이다.


패션을 위한 큐레이션

자포스의 글랜스

자포스(Zappos)는 할인된 가격에 디자이너 신발을 제공하면서 큰 성공을 거둔 전자상거래 사이트이다. 이 온라인 거인은 최근에 제품 라인을 의류와 액세서리, 가정용품으로까지 확대했다. <패스트 컴퍼니>에 따르면, 자포스는 현재 12만 7,000가지 이상의 제품 스타일과 1,000개가 넘는 브랜드들을 자랑하고 있다.


자포스는 이 많은 제품 스타일과 브랜드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이 너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사람들이 큐레이션을 통해 자포스에서 원하는 제품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전자상거래 앱 ‘글랜스(GLANCE)’를 개발했다. 이 앱을 사용할 경우 소비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제품은 물론 다른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제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미션

유사한 종류의 다른 많은 앱들과 마찬가지로, 글랜스는 차고 넘치는 너무 많은 정보를 제거해 쇼핑객들이 보다 쉽게 쇼핑을 할 수 있게 해주자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여기에서는 제품과 사람들이 주인공입니다.” 자포스의 제품 및 사용자 경험 관리자 캐리 화이트헤드의 말이다.


사업 방식

제품들은 매일 큐레이트되어 웹사이트에 업로드된다. 그러면 사용자들은 제품들을 낱개로 또는 한 번에 여럿을 구입할 수 있고, 나중에 구입할 수도 있다. 인기 제품들은 모든 사람한테 잘 보이게 진열되며, 따라서 사용자들은 자연스레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제품들을 구입하게 된다.


패션 업계에서 큐레이션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가?

이와 관련해 전자상거래 기업 자포스의 제품관리자 캐리 화이트헤드는 이런 말을 했다. “큐레이션 트렌드가 제일 먼저 시작된 건 아마 패션 업계일 겁니다. 그 당시엔 큐레이션이 뭔지도 몰랐습니다. 그걸 어찌 알았겠습니까? 큐레이션은 비교적 새로운 용어이지만, 그 용어는 지금 다른 영역들로 계속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요즘엔 콘텐츠 큐레이션이니 음악 큐레이션이니 하는 말을 듣게 되는데요. 그건 말하자면 지금 이 업계 기업들이 각 고객의 필요와 욕구와 바람에 따라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뜻으로……. 소매업 분야에서 큐레이션은 전혀 새로운 게 아닙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들은 그간 늘 전략적인 제품 프레젠테이션, 매력적인 윈도 디스플레이, 고객들의 관심을 끌어 신제품들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유능한 판매사원들에 의존해왔다.


온라인 매장들은 이처럼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오프라인 매장의 매력은 갖고 있지 못할지 모르나, 풍부한 고객 데이터와 고급 기술, 소셜 미디어 등을 활용해 큐레이션 경험을 한 차원 더 높여주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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