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는 두 번째다

   
폴 슈피겔만 외(역: 김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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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사
   
18000
2014�� 11��





■ 책 소개


모두가 ‘환자 제일주의’를 외치는 시대,
용감하게 ‘환자는 두 번째’라고 주장하는 책!


모든 병원이 ‘환자 제일주의’를 외치지만 불쾌한 기분으로 병원을 나서는 환자들이 여전히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의료계 리더들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는 있지만 온통 환자와 병원의 재정 상태에만 신경을 쓰느라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다. 바로 환자의 만족감과 충성도를 유지할 수 있는 핵심 요소가 직원들이라는 점이다. 병원들은 환자경험(patient experience)을 개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직원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의식을 고취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놓치고 지내 왔다. 몰입도가 높아진 직원들은 환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들의 건강을 더 잘 보살펴 주게 된다는 사실 말이다. 이제는 직원몰입도(employee engagement)가 핵심이다.


■ 저자
폴 슈피겔만
의료 제공자와 고객 간의 관계 향상에 전념하는 베릴헬스(BerylHealth), 회원제 조직으로 환자경험 향상을 위해 앞장서는 베릴 인스티튜트(Beryl Institute) 등을 거느린 베릴 컴퍼니즈(Beryl Companies)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이다. 2010년 베릴헬스는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best place to work’ awards)으로 선정되었다. 같은 해 폴은 언스트앤영 올해의 기업인 상(Ernst & Young of the Year award)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폴은 현재 임원리더십, 기업문화, 직원몰입도를 주제로 글을 쓰는 작가이자 인기 있는 강연자로 활동 중이다. [뉴욕타임스], [잉크매거진], [엔트러프러너], [댈러스모닝뉴스] 등에 기고했으며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에도 다수 출연했다.


브릿 베렛
898병상을 갖춘 텍사스 헬스 장로병원(Texas Health Presbyterian Hospital)의 원장이었다. 지역사회 주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봉사라는 사명에 입각해 병원을 이끌며 전략 기획 및 운영을 주관했다. 브릿과 텍사스 헬스 장로병원은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best place to work’ awards), 미국간호사인증센터 선정 우수병원(Magnet Certification in Nursing), 탁원한 성과를 나타낸 조직에게 주어지는 텍사스 어워드 엑설런스 퍼포먼스(Texas Award for Performance Excellence)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 서던메소디스트대학교(SMU), 텍사스대학교 댈러스캠퍼스(UTD), 텍사스대학교 알링턴캠퍼스(UTA), 브리검영대학교(BYU), 사우디아라비아 보건시설, 미국의료경영자협회(American College of Healthcare Executives) 등에서 초청 연사로 강연했다. 현재 의료서비스 분야의 리더십에 관해 활발한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역자 김인수
미국 웨스턴일리노이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제주대학교 통역대학원을 졸업했다. ㈜LG스포츠 LG프로야구단 외국인선수 관리 및 해외업무를 담당했으며, 2002년 월드컵 제주도 서귀포경기장 언론 담당(Media Officer)으로 활약했다. 옮긴 책으로 《승부의 신》, 《부품사회》, 《도핑과의 전쟁》, 《승자의 본질》, 《최고를 요구하라》, 《강한 팀의 조건》, 《당근과 채찍》 등이 있다.


■ 차례
머리말


Chapter 01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Chapter 02 이끄는 방법 바꾸기
Chapter 03 재미도 중요하다
Chapter 04 우리는 정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가?
Chapter 05 직장이라는 공간을 뛰어넘어
Chapter 06 불평분자, 패배자, 얼간이에 대처하기
Chapter 07 왜 측정이 필요한가?
Chapter 08 돈이 다가 아니다
Chapter 09 평생교육에 힘쓰기
Chapter 10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숭고한 목표


감사의 말
저자 소개  


 




환자는 두 번째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미국이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우수한 의료전달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늘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할 수만은 없을 듯하다. 특히 환자의 입장에서는.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재조명하기

의료업계에서 이른바 환자경험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환자경험이라는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인가? 환자경험 전문가들은 베릴 인스티튜트의 후원 아래 전국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환자경험이란 "한 조직의 문화에 의해 형성되는 것으로, 일련의 진료 과정을 통틀어 환자의 심리와 감정에 영향을 끼치는 모든 상호작용"이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병원에 다녀온 사람이 자신의 배우자에게 이야기하는 내용이 환자경험이라고 보면 된다. 수술을 받은 뒤에 집에 돌아와서 와, 이렇게 깔끔하게 봉합한 건 처음 봐! 또는 좋았어. 병원에서 실수 없이 좌측 콩팥을 제거했네!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보다는 병원에서 자신을 돌봐 줬던 사람들, 입원에서 수술 및 퇴원까지 모든 절차를 진행하고 도와준 사람들, 접수원에서 간호사와 의사에 이르기까지 병원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런 이야깃거리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자신의 경험을 친구와 동료들과 대화하면서 나누기도 하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기도 한다.


환자경험이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로스엔젤레스 굿 사마리탄 병원의 최고경영자 앤디 리카는 이렇게 설명한다.


의료계에서도 환자경험에 대해 이거다 저거다 설명도 많고 표현하는 용어나 약어도 다양합니다. 그중 하나가 환자 중심의 진료인데, 의사가 치료 방법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과정에 환자와 그 가족들이 참여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접수계 직원이나 검사실에서 일하는 체혈 담당자 또는 환자운반 담당 직원에게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그 팀의 구성원 모두가 목표를 이해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리더가 모두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게 중요합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환자 중심의 진료란 결국 환자가 병원에서 원하는 진료 방식이라고 할 수 있죠.


환자는 자신에 대한 통제권을 어느 정도 병원에 내줄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앞으로 어떤 절차를 거치게 될지 정확히 다 알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병원의 지시대로 따른다거나 평상복을 벗고 뒤가 훤히 드러나는 헐렁한 환자복을 입는 것은 환자 입장에서는 무언가를 포기하는 겁니다. 그 시점에 환자는 정서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놓이면서 한 가지에 의존하게 됩니다. 바로 믿음이죠. 병원 사람들이 유능하고 실력 있다는 믿음, 자신을 진심으로 생각해 준다는 믿음, 자신을 치료할 준비와 능력을 갖추었다는 믿음, 모든 걸 솔직하게 얘기해 줄 거라는 믿음입니다. 잠깐 만났을 뿐인데도 환자는 그 사람들을 믿고 의지합니다. 환자는 긴장과 불안을 느낍니다. 병원은 놀이동산이 아닙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놀러 온 것이 아니죠. 병을 치료하기 위해, 아이를 낳기 위해,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정상적이고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병원에 오는 겁니다. 우리는 가장 좋은 방법을 선택하고 배려와 연민, 친절을 다해 환자를 도와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마치 자기 부모님에게 하듯이 말이죠.


환자들은 의료진과 대화하면서 긴장하고 흥분한다. 자신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심정을 고려할 때, 감사 편지는 둘째 치고, 누군가 다가와 인사를 건넨다거나 짬을 내서 자신의 안위를 걱정해 주는 것만으로도 환자는 실제 치료를 받는 것 이상으로 좋은 경험을 지니게 된다. 여기에 들어 있는 역설적 상황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의료업계는 아무도 손님으로 오고 싶어 하지 않는 비즈니스다!


이제 환자경험은 임상적 결과에 머무르지 않고 의사 사무실과 병원 시설을 벗어나 진료 전 평가, 그리고 진료 후 전화나 진단으로까지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신빙성 있는 조사에 따르면, 보통 사람은 17년에 한 번꼴로 병원에 입원하고 3년에 한 번꼴로 응급실을 찾는다고 한다. 즉, 환자경험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말이다.


한때 환자가 찾을 수 있는 의료진이 많지 않을 때에는 환자의 선택권이 제한되어 있었다. 그때는 세우고 짓기만 하면 환자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게 가능했다. 이제는 게임의 판도가 달라져 환자가 선택하는 시대가 왔다. 이제 선택의 폭이 넓어진 환자들은 이를 적극 활용한다. 좋은 의료보험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환자들은 자유롭게 의료진을 선택한다.


만약 3년 전에, 잘나가는 의료기관 관리자들에게 밤새 고민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물었다면 환자경험이라고 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환자경험은 가장 중요한 이슈 3위 안에 올라 있으며 심지어 비용 절감보다 더 중요한 문제로 간주되고 있다. 그런데도 의료 관련 조직의 4분의 3이 환자경험에 따르는 비용은 물론 환자경험이 무슨 의미인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남보다 진보적이라고 하는 관리자들이 이런 어려움에 정면으로 대처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오히려 퇴행적인 방법으로 해결책을 마련하려 한다. 이들은 침상을 늘리거나 전자의무기록 같은 신기술 개발에 돈을 투자한다. 이 모두 눈앞에 뻔히 보이는 해결책, 즉 직원에 대한 투자를 간과하는 해결책이다.


병원들은 환자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 직원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의식을 고취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놓치고 지내 왔다. 몰입도가 높아진 직원들은 환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들의 건강을 더 잘 보살펴 주게 된다. 바로 이것 때문에, 환자가 두 번째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우수한 경험 전달하기

우리는 알고 있다. 지금쯤 당신이 이런 말을 할 거라는 것을. "아니 환자경험이 무슨 뜻이야? 환자의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왜 직원들에게 관심을 쏟아야 하는 거야? 이 책 쓴 사람들이 아무래도 약에 취한 것 같은데." 그래, 솔직히 우리가 때로 괴상한 짓도 하고 재미를 쫓는 사람이라는 건 인정한다. 그렇지만 조직문화, 구체적으로 말해서, 직원들이 자기가 맡은 일을 얼마나 자진해서 적극적으로 하느냐가 우수한 환자경험을 전달하는 결정적 동인이라는 사실에 대해 얘기하면서 헛소리를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뉴욕 장로병원의 밥 켈리는 적절한 비유를 들어 이렇게 설명했다. "직원들의 참여의식 고취는 기내 산소마스크 우선 착용과 비슷하다. 산소마스크는 자신이 먼저 쓰고 나서 어린아이가 쓰는 걸 도와줘야 한다. 우리 의료진이 자신도 힘들어 죽겠는데 어떻게 환자를 도와줄 수 있겠는가?"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예로 들어 보자. 당신의 하루는 커피 한 잔으로 시작한다. 스타벅스의 인기가 워낙 좋다 보니 당신이 사는 동네 근처에도 스타벅스 체인점이 두세 군데 또는 그 이상이 있을 수 있다. 당신은 그중 아무 곳에나 가서 모닝커피를 살 수 있다. 장소는 달라도 사실 커피 맛은 거기서 거기일 때가 많다. 그렇다면 당신이 커피 사는 장소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바리스타와 얼마나 교감을 나누느냐에 달려 있을 수 있다. 바리스타의 친절한 미소, 진심 어린 감사의 말 또는 즐겁게 커피 거품을 만들어 내는 모습에서 당신도 즐거운 하루를 시작하는 힘을 얻는다. 반면에 찌푸린 인상, 뒤섞인 주문 또는 눈길을 피하는 바리스타의 모습을 보면 당신의 하루도 찌뿌둥하게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스타벅스 체인점은 고객을 잃을 수밖에 없다.


자, 이제 이해가 되는가? 당신이 어떤 고객경험을 얻느냐는 당신에게 봉사하는 직원에서부터 시작한다. 애틀랜타 에모리 대학병원의 최고경영자 데인 피터슨은 "자발적 참여도가 높은 직원이 자기 자신과 동료, 그리고 자신의 고객을 위해서 한층 더 애쓰고 노력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직원들은 문제점을 찾아 나서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고객들은 그런 모습을 다 지켜보고 있다.



이끄는 방법 바꾸기

리더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기

리더의 유형에 따라 여러 이름이 있지만 지금 우리는 마지막 유형, 지휘 및 통제로 알려진 명령 추종에만 집중하고자 한다. 과거에 이런 유형의 리더십이 특히 군대와 제조 분야에서 잘 통했던 때가 있었다. 이들 분야에서는 개인보다 시스템 또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하지만 이제는 이 모든 것이 엄청나게 변했다는 사실을 밝히려 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노령화와 Y세대의 부상을 포함한 여러 요인들로 인해 지휘 및 통제로 대변되던 리더십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하급자들에게 지시를 하달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통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요즘의 리더십은 지시를 따르는 게 왜 중요한지 설명하는 시대가 됐다. 조직 전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최상의 결정을 하급자들이 직접 내릴 수 있게 권한을 이양해 주면 더 좋다.


전기 작가이자 학자인 제임스 맥그리거는 변혁적 리더십은 "추종자 스스로가 리더가 될 수 있도록……옹호하고 격려와 용기를 불어넣는" 것이라 했다. 또한 제이 알덴 콘거와 라빈드라 나스 카눈고는 『카리스마적 리더십의 재조명』에서 변혁적 리더는 "특정 목표의 중요성을 더 높이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 주고 하급자들이 개인적 이익을 초월해 조직의 목표 달성에 힘쓰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하급자들이 더 높은 역량을 발휘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뛰어난 비즈니스 리더들도 이 같은 원칙을 이해한다. 부하직원들을 조직의 미션과 비전, 그리고 가치 실현에 동참시켜야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 또는 몰입을 뜻하는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는 단순한 이해 이상을 뜻하는 흥미로운 단어다. 인게이지먼트는 개인이나 팀을 어떤 존재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이동시키는, 전이(轉移)를 말한다. 인게이지먼트는 어떤 개념을 몰개성적이고 비인격적으로 이해하는 상태에서 온전히 마음을 다해 받아들이고 지지하고 믿는 상태로 바뀜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과학적 근거 때문이 아니라 정말로, 진심으로 이해할 때 그 생각에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인게이지먼트, 즉 몰입 상태에 도달한다.


조직의 미션과 비전, 그리고 가치를 품어라

변혁적 리더십을 말하면서 나온 용어들을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


• 미션: 우리는 왜 여기에 있는가

• 비전: 우리는 어디로 가기를 간절히 바라는가

• 가치: 우리는 어떤 규율을 따르는가


상당히 직설적이고 간단하지 않은가? 그저 상식적인 용어처럼 들릴지 모르겠으나 솔직히 말하면 우리는 조직 내에서 이를 실행하기까지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현실적으로 당신이 미션과 비전, 그리고 가치를 세우기 위해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조직 내 모든 사람이 다 동의하고 지지할 확률은 낮다. 예를 들어, 몇 년 전 브릿은 병원 회의실에서 자신이 속한 분과의 책임자와 CFO를 만나 연차 예산 편성에 관한 미래 계획을 설명하고 있었다. 브릿은 계획을 발표하면서 환자경험을 위한 조직의 노력이 필요하며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통해 경이적 결과를 얻어 낼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언급했다. 브릿이 한창 설명하는 도중에 CFO가 눈이 뚫어지게 브릿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원장님이 제대로 이해를 못 하시는 모양인데, 이건 사업이란 말입니다!"


CFO의 느닷없는 발언에 약간 당황하기도 했지만 브릿은 CFO의 바로 뒷벽에 걸린 조직의 미션, 비전, 가치가 눈에 자꾸 밟히는 걸 어쩔 수 없었다. 조직의 미션, 비전, 가치는 액자로 만들어 걸어 놓는다고 실현되지 않는다. 개개인 모두에게, 심지어 최고위층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전달해 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브릿은 이 이야기를 하면서 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사람들이 종종 자신이 일터에서 진정으로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지, 근본적이고 전체적인 상황을 잊는다는 슬픈 현실이 있다. 병원 운영이 사업이고 살아남기 위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가치를 바탕으로 미션을 따라가는 조직이 재정적으로도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낸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 목표에 이끌리는 직원들은 뭔가 더 숭고하고 중요한 것과 연결 관계를 느끼기 때문에 더 열심히 일한다. 일터는 단지 직장이 아니다. 직원은 자기가 하는 일을 좋아하게 되고, 그러면 고객 - 우리 경우엔, 환자 - 들도 달라진 점을 알아챈다. 고객이 만족하면, 선순환의 관계가 이어지면서 재정 상태도 향상된다.



불평분자, 패배자, 얼간이에 대처하기

초점을 바꿔라

쌍둥이 남자아이 둘이 미숙아로 태어나는 바람에 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에 들어왔다. 그 쌍둥이 아이들의 엄마가 브릿에게 이런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안녕하세요. 브릿 선생님.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일하는 타오 간호사에 관한 얘기인데, 감탄할 만큼 놀라운 얘기라 선생님께 전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지난주 화요일에 타오 간호사와 통화를 하다가 이틀 후에 저와 남편의 결혼 10주년이라는 얘기를 하게 됐습니다. 둘이서 외식을 할 거란 얘기도 했고요. 그 주 목요일에 우리 부부가 신생아집중치료실에 들어가는데 타오 간호사가 우리를 보자마자 제일 먼저 결혼기념일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더군요. 그걸 기억하다니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애기를 보고 있는데 타오 간호사가 우리에게 어디에서 저녁식사를 할 건지 묻더군요. 그냥 물어보나 보다 생각하고 우리는 저녁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식사가 끝날 때쯤 종업원이 오더니 후식으로 뭘 드시겠냐고 묻기에 후식은 됐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종원원이 하는 말이 타오 간호사가 전화를 걸어서 우리 결혼기념일을 축하하는 의미로 자기가 디저트를 사겠다고 했다는 겁니다. 타오 간호사가 전화로 우리가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 미리 얘기를 해 놓았기 때문에 종업원이 우리를 알아볼 수 있었던 거죠. 눈물이 나더군요. 남편도 이렇게 감동을 받아 본 적은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고맙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타오 간호사에게 전화를 했더니 "그동안 많이 힘드셨을 텐데 오늘은 두 분이 특별한 밤을 보내셔야 당연하죠."라고 말해 주더군요. 그래서 제가 "타오 씨가 우리 아이들을 돌봐 주고 있는데 우리가 오히려 후식을 사 드려야죠."라고 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이 얘기를 듣고 싶어 하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타오 간호사가 얼마나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는지 그리고 그런 분이 우리 아이들을 돌봐 주니 우리는 축복받은 사람이라는 것도요.


쌍둥이 벤과 윌리엄의 엄마, 아빠


능력 있는 사람들은 다른 능력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 한다. 의료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과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이들은 자기 일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한다. 이게 직원몰입도 점수가 높아지는 길이다. 그 결과로 인해 환자의 만족도도 커진다. 그렇다면 우리는 최악에 영합하기보다는 최고를 격려하고 도전의식을 북돋아 주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지 않고 있는 건가? 리더가 개입해 모범을 보여야 하는 순간이 바로 이때다.


베릴헬스에서는 한 가지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3개월마다 특정 직원들을 대상으로 잠재성이 높은 직원과 낮은 직원으로 분류하는 작업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직원과 가장 열등한 직원으로 선발된 직원에게는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붙여준다. 멘토는 자신이 맡은 직원들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런 방식을 사용하면 회사에서는 성과를 나타내는 인재들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동시에 성과가 낮은 직원들에게는 올바른 궤도에 올라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수년간 살펴본 결과, 낮은 가능성 판단을 받은 직원들이 계속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이유는 결국 자신의 사고방식 때문이었다. 멘토의 의무는 이들을 지도하는 것이지만, 최악의 경우 이들에게 작별을 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부정적인 사람들이 마음 자세를 바꾸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왜 굳이 이런 사람들을 변화시키기 위해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자원을 계속 투자해야 하는 것인가? 왜 잘하는 사람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에 투자하지 않는 것인가? 사실 투자 대비 성과를 생각하면 이들의 역할이 더 중요한데. 긍정적인 환자경험을 만드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사람들인데. 리더는 성과를 내는 인재들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도전의식과 기회를 제공하면서 반짝이는 별을 더 빛나게 만들어 주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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