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Crisis Management

   
스티븐 핑크(역자: 조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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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윌
   
15000
2013�� 09��



■ 책 소개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불가피한 위기, 
빠르고 현명한 대처만이 살 길이다! 

어떻게 하면 지금 닥친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자세히 알려주는 책. 위기관리의 전문가인 저자는 위기가 일어난그 순간이 아니라,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발 빠르고 현명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개인적인 스캔들부터, 조직에서 나타나는 이미지 실추,기업 운영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안전사고와 정부 정책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나타나는 위기 사례와 그 극복 방안을 자세하게 다룬다.

저자가 제시한 적절한 판단력과 빠른 대응과 같은핵심적인 전략에 대해서 잘 숙지하고 있다면, 개인적인 삶에서의 위기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될 뿐만 아니라 조직에 속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크고 작은위기들을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스티븐 핑크(Steven Fink)
위기관리와 위기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이자, 최고의 위기관리 컨설팅회사인 렉시콘 커뮤니케이션스(Lexicon Communications)의 사장이다. 그는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스리마일 섬 원전사고당시 딕 손버그(Dick Thornburgh, 전 미 법무부 장관)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와 함께 위기관리 전담팀을 구성해 사후 관리를 맡았다.당시 스티븐 핑크의 침착하고 현명한 위기관리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깊은 신뢰를 주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체르노빌 원전사고 사후대책에도 참여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에는 이집트 혁명 이후 카이로에 초대되어 새 정부 통치자들에게 위기관리 기술을 설명하기도 했으며정부소속 부서, 미국 국내외의 민감한 이슈들, 국가 보안 문제 등 다양한 위기 관련 문제들에 컨설팅을 이어나가고 있다.&nbsp&

많은 기업들이 초대하고 싶어 하는 1순위 인물로 꼽히는그는 북미를 포함한 남미, 유럽, 아시아와 중동지역까지 초대되어 위기관리 세미나와 강의에 열의를 다하고 있다. 또한 스탠포드경영대학원,UCLA, USC,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등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위기관리와 위기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강의를 했으며, 스탠포드경영대학원에 첫위기관리 강좌를 개설하는 데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CNN, ABC, 「타임」「월스트리트저널」「뉴욕타임스」「비즈니스위크」 등 여러 유수의매체에서도 기업에 닥친 문제에 대한 스티븐 핑크의 조언과 의견을 소개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템플대학교에서커뮤니케이션 석사를 마쳤다.&nbsp&&nbsp&&nbsp& 

■ 역자 조성숙 
덕성여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성장의 모든 것』『퍼펙트 피치』『모닝스타 성공투자 5원칙』『버핏, 신화를 벗다』『초보투자자를 위한 12가지 투자 기초』『좋은 기업을 찾기 위한12가지 투자 분석』『위대한 투자자들의 12가지 투자 전략』『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주식투자 절대법칙』『마음의 해부학』『두뇌는평등하다』『영혼의 해부』『돌연변이』『핫스팟』『언싱커블에이지』 등이 있다. 

■ 차례
한국의독자들에게 - 더 이상의 증거가 얼마나 더 필요한가 
개정판에 부쳐 -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서문 - 위기는 준비한 자에게만 기회가된다 

PART 1 당신의 회사,안녕하십니까 
1 시작 Beginning 
2 정의 Definition 
3 해부 Anatomy

PART 2 위기, 살아서 움직이다
4 예측 Forecasting 
5 방지 Intervention 
6 계획 Management Plans
7 통계 Survey 

PART 3위기를 냉철하게 바라보는 시간 
8 식별 Identifying 
9 격리 Isolating 
10 관리Managing 
11 추락 이후 After the Fall 

PART 4 길고 긴 레이스의 시작 
12 메시지 통제 Controlling theMessage 
13 적대적인 언론 Handling a Hostile Press 
14 의사결정 Decision

PART 5 위기가 불러온 재앙의 4중주
15 오하이오 주 저축대부산업의 위기 The Ohio Savings & Loan Crisis 
16유니온카바이드의 보팔 위기 The Union Carbide Crisis 
17 P&G의 릴라이탐폰 위기 The P&G,Rely Tampon Crisis 
18 존슨앤존슨의 타이레놀 위기 The Johnson&Johnson, Tylenol Crisis
19 실전의 시간 Actual Practice 

결론 - 벼랑 끝으로 달리는 마차, 당신의 선택 
참고문헌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서문 - 위기는 준비한 자에게만 기회가 된다

스리마일 섬 원자력발전소 사고, 유니온카바이드 인도 공장의 독가스 누출, 타이레놀 독극물 주입 사건, P&G의 릴라이 탐폰을 둘러싼 정체불명의 소문. 이 대규모 위기들은 위기가 사전 경고 없이 언제, 어디서든 들이닥칠 수 있다는 교훈을 세상에 가르쳐 준다. 위기는 크든 작든,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어떤 곳에서든 나타날 수 있다.


위기는 난데없이 불쑥 등장한다. 이는 꼭 갑자기 뒤통수를 후려치는 불길한 소식이라기보다 자연스러운 현실의 모습이다. 현실을 있는 대로 받아들이고 이 복잡다단하고 예측 불가능한 세상에서 자신에게 혹은 회사에 어떤 끔찍한 위기도 불어 닥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어떤 일이든 미리 준비를 한다면 위기 속에서도 긍정적인 기회를 찾아낼 수 있다.


위기관리는 최고경영자쯤은 되어야 필요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개 직원이건 경영자이건, 상관없이 모든 개인은 위기를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기업의 업무 활동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모두 위기관리는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개인이다. 기업이나 가족이 어떤 위기에 휘말렸을 때, 그 속에서도 용기를 발휘해 올바르게 대응해야 하는 당사자는 언제나 개인이다. 그리고 그 개인이 바로 나일 수도 있다. 살면서 사망이나 세금 같은 문제들이 피할 수 없는 것임을 인정하고 계획을 세우듯이, 위기도 불가피한 것임을 인정하고 마찬가지로 대처 계획을 세워야 한다.


유동적인 상황을 관리하고 적절한 결정을 기민하게 내릴 수 있는 능력은 개인적인 삶에서든 일에서든 중요한 터닝포인트에 처했을 때 성공을 이루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능력이며, 또한 위기관리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이기도 하다.



당신의 회사, 안녕하십니까

정의 Definition

결정적 순간

위기, 즉 터닝포인트에 대비해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것을 의미하는 위기관리는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크게 줄여 운명을 자신의 힘으로 통제하게 해주는 기법이다. 실제로 업무 측면에서 볼 때 위기(터닝포인트)는 다음과 같은 위험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는 전구증상을 말한다.


1. 긴장고조

2. 언론이나 정부의 집중 조사와 감시

3. 정상적인 업무 활동에 지장을 받음

4. 회사나 임직원들이 누리던 긍정적인 대중이미지가 위협을 받음

5. 어떤 식으로든 기업의 순이익이 침해됨


위의 상황이 어느 하나라도 전개된다면 터닝포인트는 십중팔구 나쁜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다. 그러므로 리스크가 높아져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는 순간이 올 수도 있지만 반대로 미리 간파해서 대처할 수만 있다면 상황이 파국으로 치닫는 일은 면할 수도 있다.


테니스 코치인 빅 브랜든은 제자들에게 위대한 테니스 선수들의 따분하고 반복적인 스트로크를 눈여겨보라고 충고한다. 날아간 공을 네트 너머로 무사히 받아쳐 넘기는 선수가 연속해서 승리를 거두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여자 테니스 선수로 손꼽히는 크리스 에버트 로이드는 한때 재미없는 경기를 펼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녀는 베이스 라인을 유지하면서 자기 쪽으로 날아오는 공을 거의 매번 받아 넘긴다. 관중에게야 심심하기 짝이 없는 경기이겠지만 후원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브랜든은 제자들에게도 똑같이 재미없고 반복적인 경기를 펼치라고 강조한다. 그것이 승리의 비법이기 때문이다.  


전구상황일 때 위기를 피해나가는 순간 진정한 승리가 다가온다. 위기관리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시행착오를 거쳐 마련한 적절한 예방 조치가 회사와 부서를 무탈하게 이끌어준다. 위기관리 담당자는 정상 궤도에서 이탈하는 것은 없는지 경각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라도, 정상적으로 업무를 볼 때 비슷한 상황을 미리 다룬 적이 있기 때문에 별 어려움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위기, 살아서 움직이다

예측 Forecasting

위기에 값을 매기다

앞으로 벌어질 만한 최악의 상황은 무엇인가? 조금만 더 시간을 내서 그 최악의 상황을 진지하게 떠올려 보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보았다고 하자. 그렇다면 방금 머릿속으로 그려 본 그 위기가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은 얼마라고 보는가?


정확한 예측을 원한다면 그대에게 닥친 위기가 진짜 위기이다.라는 셰익스피어의 말을 기억해야 한다. 울려 퍼지는 경보음이 경쟁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신경 쓰지 마라. 바로 나 자신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런 식으로 잠재적 위기의 위기충격치(Crisis Impact Value, CIV)가 얼마인지 가늠해서 얼마나 최악의 위기가 펼쳐질지, 혹은 얼마나 좋게 전개될지 사전에 파악해볼 수 있다.


잠재적 위기 상황을 상상해본 후에는 다음의 다섯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질문 #1 긴장은 얼마나 극심한가?

위기로 인해 긴장이 고조된다면 긴장이 얼마나 극심할 것 같은가?라는 처음 질문에 답을 하고 스스로 점수를 매겨라.


질문 #2 언론에서는 어떻게 다룰 것인가?

회사에 발생한 위기 상황을 정부 기관이나 언론이 얼마나 엄중히 조사하고 감시할 것이라고 생각되는가?


질문 #3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할 것인가?

잠재적 위기를 가정해보자. 그 위기가 업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해보고, 위기가 닥쳤을 때에도 정상적인 업무가 가능한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라. 그렇지 않다면, 업무에 얼마나 지장이 되는지 측정할 수 있을 것 같은가? 얼마나 지장이 초래될지 그 수준을 0점부터 10점까지 점수를 매겨라.


질문 #4 내가 위기의 공모자인가, 피해자인가?

긍정적인 대중 이미지를 얻기 위해 적극 노력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좋은 이미지는 은행 예금과 같다. 긍정적인 이미지가 늘어날수록 필요할 때 인출할 수 있는 이미지도 늘어난다. 1984년 총기난사 사건으로 전국 맥도날드 매장의 매출이 일시 급감했지만, 그간 맥도날드가 누려온 훌륭하고 긍정적인 대중 이미지가 사람들의 뇌리에 이 비극적 사건을 지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해도 무리가 아니다. 맥도날드가 여론이라는 은행에 대중 이미지라는 신용잔고를 두둑하게 쌓아 놓지 못하고 있었다면, 회사는 총기난사라는 위기를 제대로 헤쳐 나가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잠재적 위기가 실제로 발생했을 때 회사의 대중 이미지나 자신의 개인적 평판이 얼마나 피해를 입게 될 것인지를 생각해보자.


질문 #5 실제 손실은 얼마나 되는가?

잠재적 위기가 실제 발생한다면 하드달러와 소프트달러를 모두 합친 피해 금액은 얼마일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답을 구하는 요령은 앞의 질문들과 같다. 잠재적 위기가 순이익에 어느 정도나 피해를 입힐지 예측한 다음 이를 기준으로 0에서 10의 점수를 매기면 된다.


질문 다섯 개에서 나온 점수를 모두 합쳐서 이를 5로 나누어 잠재적 위기의 위기충격치를 구한다. 그런 다음 0에서 10까지 이뤄진 수직선상에 위기충격치의 위치를 표시한다. 이 숫자는 잠재적 위기가 본인이나 회사에 얼마나 많은 충격을 미칠지 예측한 값이다. 잠재적 위기를 생각해 질문에 답을 구했기 때문에 잠재적 위기의 규모를 측정하고, 다른 위기와 비교해보고, 도표 상의 상향이동이나 하향이동을 통해 각 위기들의 위험 수준을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계획 Management Plans

손전등의 위치부터 파악하라

위기관리를 할 때면 대개는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한 급박한 위기가 찾아왔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 바로 이런 급박한 위기의 순간에 손전등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해서 깜깜한 데서 우왕좌왕하다 다치기 십상이다. 기업은 실제 위기가 닥치기 전에, 모든 것이 차분하고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을 때 손전등을 보관해둔 장소를 미리 파악해두어야 한다. 위기관리계획을 세울 때는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손전등, 충분하게 구비하고 있는가?

모든 산업을 통틀어 항공업처럼 걸핏하면 위기에 공격받기 쉬운 업종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또한 항공업처럼 밤낮 관계없이 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손전등의 위치를 철저히 파악해두는 사업도 없을 것이다.


유나이티드에어라인의 모든 지사는 하나도 빠짐없이 두께가 2.5센티미터가 넘는 붉은 표지의 위기관리계획 매뉴얼을 상비해둔다. 굵직한 주제는 시카고 본사의 결재를 받지만 세부 지침은 현지에 맞게 조정된다.


유나이티드의 위기관리팀 구성원은 위기관리 매뉴얼을 한 부씩 받지만, 그들은 이 매뉴얼이 위기의 구조적 측면에 대처하는 가이드라인 내지는 청사진 역할만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그 매뉴얼은 위기관리팀이 의례적인 대처 방법을 생각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최대한 없애주고, 대신에 해당 위기의 내용적 측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유나이티드 사례는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집한 정보를 본사 상황실 테이블에 둘러앉은 8명의 위기관리팀원들, 그러니까 적절한 의사결정자에게 올바른 경로로 전달해주는 것도 여기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위기관리 계획은 사람과 조직이 위기를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수단일 뿐이다. 그러나 이것만은 확실하다. 위기관리계획이 훌륭할수록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도 더욱 훌륭해진다. 솜씨 좋은 명장이 훌륭한 연장까지 갖고 있다면 더없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관리계획을 제대로 세운다면 위기를 위험이 아니라 기회로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



위기를 냉철하게 바라보는 시간

식별 Identifying

진짜 위기를 알아낸다는 것의 의미

하나의 위기가 벌어지면 다른 부수적인 문제들도 무더기로 따라온다. 이는 불변의 진리다. 회사를 이끄는 경영자라면 진짜 위기를 식별해야 할 책임이 있다. 앞서 말했던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를 현재의 상황에 적용한다면 진짜 위기를 식별할 수 있다.


①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지금의 상황에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은가?

② 이번 상황이 언론이나 규제기관 등 외부의 달갑지 않은 관심을 불러올 수 있는가?

③ 이번 상황이 어떤 식으로든 정상적인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가?

④ 이번 상황으로 인해 본인의 이미지가 나빠지거나, 대중이나 투자자 등 다른 사람들의 신뢰를 잃게 될 수도 있는가?

⑤ 순이익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칠 것 같은가?


외부의 적

존슨앤존슨은 타이레놀 독극물 주입이라는 일대 위기를 맞게 되었다. 한 미치광이가 시카고의 슈퍼마켓과 약국 몇 곳을 돌며 청산가리를 넣은 타이레놀 캡슐을 선반 뒤쪽에 놓아둔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되었다. 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7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전국 각지에서 우후죽순으로 모방범죄가 발생했다. 대중은 공포에 휩싸였고, 법 집행 당국은 좌절감에 시달렸다.


존슨앤존슨의 관점에서 진짜 위기는 무엇이었는가? 타이레놀 브랜드 및 자회사인 맥닐컨슈머의 미래 생존 여부가 경각에 처했다. 그 밖의 문제는 사실상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존슨앤존슨이 피해자 가족의 아픔에 무관심했다는 뜻은 아니다. 회사는 경찰과 FBI가 미치광이 범인을 잡을 수 있도록 모든 협조를 아끼지 않았고, 대중의 공포를 진정시키기 위해 1억 달러의 비용을 들여서 전국 각지 매장에 진열돼 있는 모든 제품을 자발적으로 회수했다. 존슨앤존슨은 회사가 할 수 있는 일 이상을 했다.


그러나 순이익의 관점에서 보면, 타이레놀 브랜드와 자회사의 생사와 관련된 위기만이 존슨앤존슨이 조금이라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위기였다. 독극물 주입 사건 이후로 모방범죄들까지 발생하고 언론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집중 보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당연히 타이레놀 구입을 꺼리게 되었다. 존슨앤존슨은 그 사실을 겸허히 수용하면서 대중의 신뢰와 믿음을 회복하고자 총력을 기울였고, 이런 노력의 결과로 대중의 신뢰와 높은 시장점유율을 다시 회복할 수 있었다.


존슨앤존슨이 타이레놀 위기를 이겨내고 더 훌륭한 회사로, 더 좋은 이미지를 가진 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작용했다. 그럴지라도 가장 큰 이유는 진짜 위기를 적절히 그리고 신속하게 식별했기 때문이었다.


관리 Managing

두려움 따위는 접어두어라

위기를 관리할 때 의사결정자는 앞에 놓인 길이 전략적 목표를 향해 이끌어주는 길이 맞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질문을 던지고 올바른 방식으로 답을 구한다면, 1회성에 불과한 응급처치식 위기관리로 향하는 회전문을 차단하고 대신에 영구적으로 치료해주는 대수술을 가할 수 있게 된다.


정말로 위험한 의사결정자는 분석마비에 걸린 사람이다. 분석마비에 시달리는 의사결정자는 겉으로는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지만 실제로는 강박적인 성격상 앞으로 전혀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분석마비를 앓고 있는 사람은 결정을 내리더라도 그 결정을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경영자가 위기를 강박적일 정도로 과도하게 분석하다 결국에는 분석력이 마비되고 위기관리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아예 불가능해질 때 분석마비의 치명적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이 가장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사건 중 하나로 이란의 미국인 외교관 억류 사태를 꼽을 수 있다. 안타깝게도 지미 카터 대통령은 이 사태에서 분석마비증에 걸려 효과적인 위기 대응력이 없음을 그대로 드러내고 말았다. 분명 지미 카터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위기로 식별하기는 했다. 물론 무수한 전구증상을 놓치거나 무시한 뒤의 일이었다. 세상의 눈에 비친 카터는 9개월 동안 아무 조치도 취하지 못하다가 갑자기 위기대응책을 강구한다고(그것도 폐기한 구출계획을 가지고) 허둥대고 있을 뿐이었다.


이란 인질 억류 사태 동안 카터가 보였던 것처럼 벙커심리(bunker mentality: 개인이나 집단이 새롭고 중요한 정보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면서 외부인을 무조건 적으로 간주하는 심리상태)에 안주하는 것은 무능한 의사결정자들이 흔하게 빠지는 전략의 함정이다. 믿을 만한 정보 수집자들을 두어서 중요 정보를 계속 전달받는 것이 중요하기는 하지만(이는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위기관리팀을 구성해두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도 된다), 계속 그들 뒤에 숨어 있기만 해서는 안 된다. 원하는 정보와 필요한 정보를 즉시 입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다음에 의사결정을 내리고 위기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군 전략가들은 카터의 위기관리 의사결정이 충분히 유연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분분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볼 때 그리고 군사적 관점에서 볼 때 불운한 결과는 원래 이것저것 변명이 많이 생겨나는 법이다. 전투 전략을 짜면서 군 전략가들은 옛 격언 하나를 유념하면서 스스로를 일깨운다. "두려움 따위는 접어두어라."는 격언이다. 위기관리라는 형태로 전투에 임할 준비를 하는 사람 모두가 유념해야 할 훌륭한 격언이다.



길고 긴 레이스의 시작

적대적인 언론 Handling a Hostile Press

노련한 대변인의 중요성

언론과 어떤 식으로 만나야 하며,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가? 많은 사람은 언론의 관심이 쏠린 위기라면 당연히 기자회견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심해야 한다. 한 장의 그림이 천 마디 말의 가치가 있다고는 하지만, 어떤 천 마디인지도 중요하다. 혼란인가 평온인가?


타이레놀 사건이 벌어졌을 때 존슨앤존슨의 경영진은 거의 첫날부터 언론과 개별 인터뷰를 실시했고 아침 토크쇼나 저녁 뉴스 출연에도 기꺼이 응했다. 존슨앤존슨은 재빨리 메시지를 통제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메시지를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 "우리 역시 피해자입니다. 우리는 관련 당국에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협조를 다하고 있지만, 이번 제품 변조가 직원의 실수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제품이 회사에서 출고될 때에는 아무 문제도 없었습니다." 경영진은 연달아 계속되는 똑같은 질문에도 참을성 있게 답해주었다. 기자회견장에서 이미 답을 한 질문에도 마찬가지로 성실하게 답했다. 하지만 존슨앤존슨은 메시지를 통제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가장 유리하다는 사실을 진즉부터 깨달았기에, 혼란스런 기자회견은 고의적으로 피했다.


개별 인터뷰를 하든 기자회견을 하든, 언론이 호의적으로 굴든 적대적으로 굴든, 가장 중요한 것은 정직한 태도이다. 언론에 부정직하게 굴거나 속임수를 쓰려 든다면 위기가 고조되어 더욱 곤란한 상황에 처할 뿐이다. 부정직함이나 속임수는 언론의 적대적 태도를 없애기 위한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든다. 간단히 말해 언론에 조금이라도 부정직한 태도를 보인다면, 특히 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런 기미를 보인다면 큰 곤란에 처하게 될 것이다.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잉크를 드럼통으로 사들이는 사람과는 절대로 논쟁을 벌이지 말아야 한다."  


인터뷰나 기자회견을 능숙하게 이끌어나가는 커뮤니케이터가 되고 싶다면 진짜 프로들에게서, 훌륭한 커뮤니케이터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정치가들에게서 몇 가지 교훈을 배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첫 번째 교훈, "사람들이 더 잘 기억하는 것은 질문이 아니라 대답이다." 부정적인 뉘앙스의 질문을 받았을 때는 미리 준비한 긍정적 뉘앙스의 질문으로 바꿔 답해야 한다. 질문에 답을 해야 할 때는 답변 속에 핵심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부정적 뉘앙스의 질문에 답을 하든 아니면 질문 내용을 바꿔야 하는 것이든, 가장 중요한 요점이 무엇인지 항상 명심하면서 거기에 일관하는 답을 해야 한다. 특히 그 답변이 방송에 나간다면 더더욱 명심해야 한다. 방송매체는 거두절미하고 30초짜리 토막답변만을 내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의사결정 Decision

의사결정과 스트레스

위기로 스트레스가 고조된 상황에서 흔히 나타나는 인지오류는 모든 것을 흑 아니면 백으로 보는 양극화된 사고다. 양극화된 사고에 젖은 의사결정자는 이렇게 되뇐다. "이번 결정은 우리가 지금껏 한 일 중에서 최고가 될 수도 있고 최악이 될 수도 있어." "이번 결정으로 떼돈을 벌든가 쫄딱 망하든가 둘 중 하나겠지." 그리고는 모 아니면 도라는 식의 의사결정을 내린다.


파업이나 워크아웃에서는 양극화되고 자기본위적인 사고와 행동방식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기업들이 노동법 전문 변호사와 같은 외부의 컨설턴트를 고용해 대신 임하게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경영자들은 위기와 자신들을 분리할 수 있고, 그렇기에 양쪽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교섭 과정에서 서로 자기본위의 주장을 펼치다가 비방전이나 기타 불미스러운 상황에 휘말리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순간의 감정에 못 이겨 상대방에게 비방과 비난을 퍼부었지만 그 사람들은 파업이 끝나면 다시 함께 일해 나가야 할 직장 동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수형도(tree diagram)는 브레인스토밍, 현실 점검 등의 방법으로 선택해두었던 각 대안들의 잠재적 결과를 추정해 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한 그림이다. 수형도를 그리기 위해서는 대안들의 잠재적 결과를 빠짐없이 상상해야 한다.


수형도 그리기는 거의 모든 의사결정에 들어맞는 굉장히 효과적인 프로세스라고 장담할 수 있다. 그 이유는 결과를 미리 인식하게 해주기 때문에 혹여 자신의 결정이 장애에 부딪힌다 해도 심각한 인지오류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사전에 충분히 숙고한 상태기에 중도에 가로막힐지라도 과민반응이나 초조함에 빠질 소지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더욱이 수형도를 그림으로써 대안들을 도식적으로 열거할 수 있기에 혹여 발생할 정신적 미궁이나 막다른 길도 사전에 드러낼 수 있다.


적절히 연습하고 준비한다면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력을 키울 수 있다. 스트레스가 고조되고 심각한 위기가 다가오고 긴박감과 긴장감이 고조되고 시간 압박이 거대하게 자신을 짓눌러 올지라도, 흔들리지 않고 각성 상태의 의사결정 전략을 유지하면서 미리 세워둔 위기관리 프로세스 기법을 따를 수 있다. 위기관리 기법은 불확실성이 높을 때에도 자신감을 유지하고 목표 성취를 최대한 높이도록 도와준다.


적절한 프로세스를 갖춰 놓으면 위기를 완전히 헤쳐 나갈 때까지 계속 각성 상태 전략을 유지해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이번 문제나 위기를 적절히 해결할 수 있다는 진정한 자신감을 주위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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