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한계

   
이영직
ǻ
스마트비즈니스
   
13000
2012�� 08��



■ 책 소개
로마클럽의 보고서 『성장의한계』를 40년이 지난 21세기의 시점에서 다시 재조명했다. 그리고 성장의 한계를 바라보는 시각도 인류에 한정 짓지 않고 ‘지구촌, 문명과제국,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기업’에 관한 성장의 한계를 테마별로 정리했다. 개인과 기업인들이 쉽게 읽힐 수 있도록 쓰인 이 책은 보고서가 지닌딱딱함을 극복하여 사회과학으로 읽고 경영학으로 깨우치도록 했다. 

지구촌의 인류뿐 아니라 인류가 만들어낸 문명과 이를 지탱하기 위한 모든 시스템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 한계는 대부분초기의 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강점이 성장 후기에는 오히려 약점이 되어 결국 한계에 부딪힌다는 점이다. 사람의 성공도 마찬가지다. 인생 전체로보았을 때 분명 사람에게도 성장의 한계가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테마별 성장의 한계를 자기계발적인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새로운 세계관과깨우침을 얻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한 번 읽으면 사회과학 책이지만 다시 한 번 읽으면 자기계발을 위한 경영학 책으로 훌륭히 읽힐수 있다. 새로운 스트레스, 새로운 충격으로 성장의 한계를 받아들여 ‘스티킹 포인트’를 뛰어넘어라.
■ 저자 이영직&nbsp&&nbsp& 
서울대문리대를 졸업한 뒤, 시사영어사 편집국을 거쳐 LG화학 마케팅 팀장과 한국갤럽 기획조사실장을 지냈다. 현재 브랜디아 컨설팅 대표로 있으면서 경영컨설턴트, 시장조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책으로는 『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펄떡이는 길거리 경제학』『시장을 지배하는 101가지 법칙』『강자와 싸워 이기는 란체스터경영전략』『단순한 원칙 하나가 당신의 미래를 바꾼다』 등과 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 권장도서’로 선정된 『교실 밖, 펄떡이는 경제 이야기』와『질문형? 학습법!』『고품격 학습교양100』 등이 있다.

■ 차례
서문 - 한 시대의 성장 동력이 다음 시대 발전의 발목을잡는다!

CORE & SUMMARY
part1 인류 지구촌 한계
로마클럽 이야기
자연계의 기본 질서
지구촌의 위기, ‘화석연료 고갈’
환경의 한계, ‘이스터섬’
로지스틱 방정식, ‘되먹임 함수’
지구촌 70억, ‘인구의 딜레마’

CORE & SUMMARY
part 2 인간 문명의한계
동양과 서양, ‘그 사유의 탄생’
문명의 발달과정 
문명의 몰락을 보는 ‘순환론과 서진론’
문명의발전사관
짧아지는 문명의 수명
전염병과 문명의 몰락 
이데올로기 대립에서 ‘문명의 충돌로’
CORE & SUMMARY
part 3 번영 제국의한계
카인과 아벨, ‘농경사회와 유목사회’
제국의 몰락 패턴
몰락의 90%, ‘내부적 몰락’
제국의 성장속도와 수명
육지에서 바다로 ‘패러다임의 전환’

CORE & SUMMARY
part 4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한계
탐욕이선이 되는 ‘자본주의의 문제’
자본주의의 한계, ‘반복되는 불황’
신자유주의의 한계, ‘승자독식’
따뜻한 자본주의, ‘자본주의4.0’
민주주의의 한계, ‘포퓰리즘’

CORE& SUMMARY
part 5 경제 기업의 한계
사회 변화와 기업의 수명
성장통을극복하라, ‘특이점’
새로운 동력을 얻어라, ‘변곡점’ 
새로운 질서의 창조, ‘퀀텀 점프’
몰락의 징후들
성장의 한계극복, ‘창조적 파괴와 함정 피하기’





성장의 한계


part 1 인류 지구촌 한계

"하루에 2배씩 면적을 넓혀 가는 수련이 있다. 29일째 되는 날 수련이 연못의 절반을 덮었다. 연못을 모두 덮기까지는 며칠이 남았을까?" "29일?" "아니다. 남은 시간은 단 하루뿐이다."


이 이야기는 1972년 로마클럽이 발표한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의 마지막 결론 부분이다. 지구촌의 위기를 연못의 수련에 비유한 것이다. 지구촌의 종말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인류는 아직 29일이나 남은 것처럼 위기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로마클럽 이야기

1968년 이탈리아의 실업가 아우렐리오 페체이와 영국의 과학자 알렉산더 킹 두 사람이 인류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한 기구를 창설하자고 제의했다. 여기에 관심을 가진 유럽의 학자, 기업인 36명이 로마에서 첫 회의를 열어 인류가 당면한 여러 문제들을 논의했다. 로마클럽이라는 이름은 거기서 비롯된 것이다. 여기서 논의된 주제들은 인구문제를 포함하여 투자, 자원, 환경, 식량 등의 분야로 모두가 지구촌이 당면한 과제들이었다.


로마클럽은 논의의 결과를 계량화하기 위해 미국 MIT 대학 시스템 다이내믹스 연구소 메도우스 교수팀에 정량적인 분석을 의뢰했다. 분석팀은 인구증가, 공업생산, 식량생산, 환경오염, 자원고갈 다섯 분아야 대해 1900년부터 1970년까지의 자료를 가지고 2100년까지의 추이를 예측하는 모델을 완성했다.


로마클럽은 이 분석 모델을 가지고 1972년에 성장의 한계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의 핵심은 빠른 인구증가로 인해 부존자원이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머지않은 장래에 증가하는 인구를 지탱할 수 없을 거라는 비관적인 보고서를 내놓았다. 여기서 제기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구, 공업, 식량, 환경, 자원은 상호의존적이어서 어느 하나를 해결한다고 하여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문제가 더욱 악화된다.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공업생산을 줄이고 경작을 위해 삼림을 베어내는 일을 중지해야 하지만 이는 생산과 투자, 식량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둘째, 경제성장은 필연적으로 자원을 감소시키고 환경을 악화시킨다. 성장과 자원, 환경은 되먹임 관계(negative-feedback)로 얽혀 있기 때문에 양립할 수가 없다. 성장을 하면 할수록 자원이 감소되어 성장 여력을 갉아먹게 된다. 성장이 성장의 발목을 잡는 현상이다.


셋째, 인구증가, 자원감소, 환경오염 모두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어느 분야든 문제가 불거지면 말기 암처럼 이미 손을 쓸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심각성을 깨닫는 순간 이미 늦었다는 것이다.


넷째, 지금의 성장과 생활양식을 그대로 둔 채 기술적인 해결책은 한계가 있다. 즉 현재의 가치관, 생활양식, 성장을 유지하는 한 기술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다섯째, 마지막으로 이 보고서는 인구증가와 공업생산이 지금의 속도로 진행된다면 자원고갈, 환경파괴, 식량부족으로 100년 후인 2072년이면 인류는 성장의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가 나왔던 1972년 당시에는 지구촌 경제가 성장 가도를 달리던 때여서 많은 사람들은 이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 보고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았다. 보고서에서는 가장 먼저 고갈될 자원으로 동선의 재료가 되는 구리를 꼽았으나 구리보다 성능이 뛰어난 광섬유가 등장하면서 틀린 예측이 되고 말았다.


이보다 좀 더 심각한 문제점은 로마클럽에서 주장하는 해결책이 대부분 개발도상국의 몫이라는 점에 있다. 바람직한 해결책은 지구촌 모두가 인구증가를 억제하고 자원 낭비적인 생산방식을 바꾸고,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적인 삶을 살아야 하지만 그것은 대부분 개발도상국들만의 의무라는 것이다.


사실 지구환경을 오염시킨 주범은 모두 개발을 완료한 선진국들이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들에게 탄산가스를 내뿜는 공장을 짓지 말라고 하기 이전에 선진국의 자동차 운행부터 줄여야 한다는 지적인 것이다.



part 2 인간 문명의 한계

짧아지는 문명의 수명

지구상에 존재했던 60여 개 문명의 평균수명은 412년이었으며 길게는 1000년, 짧게는 60년 정도였다. 근현대 문명 28개의 수명은 평균 305년으로 116년이나 짧아졌다. 그 이유를 미국의 역사학자 조셉 테인터는 현대로 내려올수록 문명을 지탱하는 기술 수준이 점점 더 복잡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대문명이 자전거 수준이었다면 근대에 이르러서는 자동차 수준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시스템이 복잡해지면 고장도 많아지기 마련이다. 시스템이 자전거 수준이었을 때는 간단히 고칠 수가 있지만 시스템이 자동차 수준으로 복잡해지면 한 번의 큰 고장이나 몇 개의 작은 고장이 동시적으로 발생하면서 시스템 전체가 마비되어버리는 것이다.


* * *


발달한 문명사회는 정교하게 짜여진 생태계와 흡사하다. 여기서 어느 문제 하나를 해결한다는 것은 평형을 이룬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것과 같다. MIT 대학의 제이 포레스터 교수는 기술적인 문제 해결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우리는 기술로 성장의 한계를 넘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할수록 우리는 더욱 더 해결하기 어려운 성장의 한계를 맞게 된다. 어떤 기술적 해결책도 결국에는 실패한다."


문명의 붕괴는 과거의 사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현대 문명도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자원고갈, 환경재난, 사회적인 시스템의 복잡화, 국가나 집단 간의 이해충돌, 매년 새로 등장하는 새로운 바이러스 등이 현대문명을 위협하는 요소들이다.


문명사회 초기의 문제들은 비교적 간단한 것들이었다. 농경지를 개간하고 수로를 만들고 성곽을 쌓는 일 등이었을 것이다. 또 초기의 문제들은 구성원 모두가 쉽게 동의할 수 있는 해결책들이었다. 그러나 사회가 계급이 생겨나고 다양한 직업이 등장하면 사회를 움직이는 시스템도 복잡해진다. 여기서 불거지는 문제들은 이전의 방식으로는 잘 해결되지 않는다. 문제 자체가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또 사회가 복잡해진 다음에는 하나의 문제 해결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오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이는 로마클럽이 지적한 문제이기도 하다.


인구가 늘어나 식량이 부족해지면 더 많은 숲을 베어내고 농경지를 만들어야 하지만 이는 다시 홍수나 가뭄 등 자연재해에 취약한 구조로 변한다는 것이다. 경제원리가 지나치게 팽배하는 것도 문제 해결을 가로막고 있다. 당장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류를 위해 꼭 필요한 수많은 과제들이 낮잠을 자고 있는 것이다.


전염병과 문명의 몰락

문명과 전염병은 밀접한 관계에 있다. 문명이 형성되었다는 것은 좁은 지역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도시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좁은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면 병원균으로서는 안성맞춤인 번식환경을 얻게 된다. 거의 모든 문명사회에는 큰 전염병이 돌았으며 이로 인해 몰락한 문명도 적지 않다.


* * *


1928년 알렉산더 플레밍에 의해 페니실린이 발명된 이후 인류는 질병과의 전쟁에서 완전한 승리를 거두는 듯 했다. 그러나 60년이 가기 전에 병원균은 훨씬 더 무서운 무장을 하고 인류 앞에 나타났다. 1981년에 등장한 에이즈였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지난 30년간 치사율이 높은 신종 전염병이 30여 종이나 새로 발견되었다. 물론 치료약이나 백신 개발은 새로 출현하는 병원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또 기존의 항생제에 내성을 갖고 있는 새로운 변종들이 계속 출현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지금까지 개발된 어떤 항생제도 무력화시키는 강력한 슈퍼균도 등장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중국에서는 매년 10만 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는 유행성출혈열도 넓은 초원을 논과 밭으로 개발한 탓에 곡식을 먹이로 하는 들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중국 전역에서 만연하고 있다고 한다. 조류독감이나 돼지콜레라도 중국의 돼지와 오리농장이 산업화되면서 인체에까지 감염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촌 온도 상승은 모기와 같은 매개숙주의 빠른 개체수 증가를 불러왔다. 열대지방의 대표적인 전염병인 말라리아, 바이러스성 간염, 아메바감염증, 세균성이질, 장티푸스, 콜레라 등이 다시 극성을 부리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대대적인 말라리아의 창궐을 예견하는 학자들도 많다.


지구온난화, 가뭄, 홍수 모두가 전염병의 확산을 부추기는 환경이다. 1993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된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은 쥐에 의해 전염되는 바이러스성 호흡기질환으로, 역학조사 결과 미국 남서부에 6년간의 가뭄 끝에 엘니뇨현상으로 인해 홍수가 발생했고, 그 결과 사슴쥐가 10배 이상 늘어난 관계로 이 질병이 급속도로 번진 것으로 드러났다.



part 3 번영 제국의 한계

제국의 몰락 패턴

강대국의 몰락을 엔트로피의 증가로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강대국, 곧 강력한 통치 시스템과 경제력, 군사력, 기술력을 가진다는 것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의미가 된다.


일단 강대국이 되고 나면 국경선이 길어진다. 긴 방어선을 지키기 위해서는 많은 병력과 군사비를 지출해야 한다. 여기에 복지에 대한 욕구도 차츰 증대하게 된다. 이러한 에너지의 사용은 곧 엔트로피의 증가를 의미한다. 엔트로피를 낮추기 위해서는 다시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것이 강대국 몰락 패턴이다.


몰락의 90%, 내부적 몰락

문명이나 국가의 몰락도 외부적인 요인을 주장하는 학설과 내부적인 요인을 주장하는 학설이 팽팽하게 맞섰지만 대부분의 몰락 과정을 보면 딱히 어느 한 요인에 의해 몰락했다기보다는 내부적으로 체질이 허약해진 상태에서 외부의 침입이 겹쳐 몰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 문명의 흥망성쇠를 논하면서 21개의 문명관 중에서 19개의 문명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부적인 원인에 의해서 멸망했다고 지적한다. 내부적으로 도덕적 해이와 타락이 부패를 불렀고 이것이 도덕성 붕괴로 이어지면서 몰락한 것이다. 여기서 외부의 침략은 붕괴된 그 사회에 대해 한 번 더 매질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로마의 경우라면 식민지와 노예에 의존하던 경제가 한계에 이르렀고 귀족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사라지고 나중에는 국경을 수비하는 군대를 유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기에 게르만족의 침입이 가세한 것이다.


* * *


캘리포니아 대학의 철학교수 윌 듀런트는 역사적으로 내분이나 내전 없이 외침만으로 몰락한 제국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한다. 로마 역시 외부의 강적이 사라지자 내분으로 국력을 소진하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


진시황은 북방 흉노족을 막기 위해 역사에 남을 만리장성을 쌓았지만 어이없게도 내분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비잔틴문명을 꽃피웠던 동로마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은 세 겹의 성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성 주위에는 너비 18m 깊이 6m의 해자까지 설치했지만 십자군전쟁 때 내분이 일어나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말았다.


우리의 역사에서 고구려나 백제도 내분으로 몰락했다. 당시의 고구려는 명실 공히 동아시아의 최고 강자였다. 중국을 통일한 수나라가 고구려를 정복하려다가 오히려 당나라에 나라를 빼앗겼으며 당나라 역시 대제국이었지만 역시 고구려 정복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날 정도였다.


고구려는 보장왕 당시 실력자였던 연개소문이 죽자 남생, 남건, 남산 세 아들 사이에 내분이 일어나서 몰락하고 말았다. 기록에 의하면 연개소문 사후 장남 남생이 막리지가 되었다. 성을 순시하러 나가는 동안 남생은 두 동생을 불러들여 국정을 맡겼다. 그러나 두 동생은 남생을 축출해 버리고 군사를 일으켜 남생을 공격했다.


남생은 당나라로 도망쳤다가 당나라 고종을 앞세워 고구려를 공격했다. 이것으로 고구려의 평양성이 함락되면서 고구려는 문을 닫아야 했다. 동족상잔에다 외침이 겹친 결과지만 내분에 좀 더 무게를 두어야 할 것 같다. 이를 외우내환이라고 부른다.


남미 잉카제국의 몰락을 흔히 스페인 군의 총과 스페인 군대가 퍼뜨린 천연두로 원인을 돌리지만 그 이전에 나라가 둘로 갈라질 정도의 내분이 있었다. 1526년, 스페인 군대가 오기 이전에 잉카제국은 와스까르와 아따와르파가 나라를 둘로 나누었다가 결국 내전으로 이어졌다. 이 싸움에서 아따와르파가 승리했지만 민심은 완전히 분열된 상태였다. 여기에 스페인 군대가 잉카에는 없는 동물인 말을 타고 총을 쏘자 몽둥이와 청동무기밖에 없던 잉카인들은 저항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몰락하고 말았다.



part 4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한계

한 나라가 절대빈곤 사회에서 경제 성장을 이룰 때 대략 세 번의 함정을 만난다. 임금상승, 사회적인 요구의 증대, 소득불평등이다.


첫째, 경제성장 초기에는 농촌의 값싼 노동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고 이것이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경제가 이륙할 단계에 이르면 더 이상 값싼 노동력을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가파른 임금상승의 압력을 받게 된다. 이 단계가 루이스 전환점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아서 루이스가 제시한 개념이다. 이 시점은 대략 국민소득 3천~1만 달러 사이에서 기다리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1976년경에, 중국은 지금 막 루이스 함정을 기다리고 있다.


둘째, 사회적인 요구의 증대이다. 농촌에서 도시로 몰려든 근로자들을 위해 주택, 교육, 건강보험 등의 사회적 요구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사회적 갈등 역시 빠르게 증가한다. 여기서 사회적 갈등을 제대로 치유하지 못하면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여기서 많은 국가들이 좌절한다.


셋째, 소득불평등의 함정이 기다리고 있다. 일단 루이스 함정을 벗어나면 큰 부를 축적한 상위 계층과 전문직, 자영업 등으로 부를 축적한 중산층과 다수의 하위계층으로 사회 구조가 재편된다. 여기서 두터운 중산층이 형성되지 못하면 소수의 상위계층과 절대다수의 하위계층으로 사회가 양분된다.


여기서 중산층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사회가 상하 두 계층만 구성되어 있으면 여기에는 대립밖에 없다. 하층은 아무리 노력해도 상위층에 합류할 수 없기 때문에 갈등이 증폭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여기에 중산층의 완충 역할이 중요하다. 


자본주의의 한계, 반복되는 불황

자본주의는 크고 작은 불황이 주기적으로 되풀이된다. 1907년 미국의 금융공황, 1930년대의 세계적인 공황, 1970년대에 있었던 두 차례의 석유위기, 1980년대의 남미 국가들의 연쇄부도, 1997~8년에 있었던 아시아권의 경제위기 그리고 가장 최근에 있었던 2008년도 미국 월가의 금융위기 등이 그러하다. 이처럼 반복되는 위기는 자본주의의 내재적인 한계이다.


자본주의 경제의 본질은 모든 것을 개인의 자유에 맡겨 놓으면 수요와 공급이 조화를 이루며 사회 전체가 발전할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모든 경제주체들이 이기적인 선택을 한다면 확률적으로 주기적인 불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본주의라는 단어가 때로는 타락한 단어로 들리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한계, 포퓰리즘

20세기 들어 민주주의 열풍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제3의 물결』을 쓴 사무엘 헌팅턴에 의하면 1996년을 기준으로 20년 전에는 민주주의 체제를 택한 나라가 30%였으나 지금은 60%의 국가들이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민주주의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민주주의의 근간은 다수결에 의한 의사결정 원칙이다. 정권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것도 다수결에 의한다. 그러나 다수결이 항상 옳은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남는다.


정치학자들에 의하면 민주주의는 최선책이 아니라 차선책이라고 한다. 민주주의가 아닌 전제국가나 독재국가 지도자들이 훨씬 더 좋은 정책으로 국가를 부흥시키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준 사례도 얼마든지 있다. 반대로 국민에 의해 선출된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수행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다만 최악의 선택은 막아보자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것이다.


BC 5세기 그리스 도시국가 아테네는 지중해의 맹주로 군림하면서 탄탄한 재정을 바탕으로 역사상 가장 먼저 민주정을 이루었다. 그러자 아테네 시민들은 끊임없는 요구를 늘어놓았고, 지도자들은 이들의 비위를 맞추기에 급급했다. 그 당시에도 포퓰리즘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자 국가 재정은 급속도로 고갈되어 몰락의 요인이 되었다. 수 천 년 전의 그리스와 지금의 그리스가 어쩌면 그리도 똑같은 모습인지 경이롭기만 하다. 다시 보면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한 포퓰리즘은 피할 수 없는 함정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역시 민주주의의 한계이다.

 


part 5 경제 기업의 한계

사회 변화와 기업의 수명

기업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맥킨지 보고서에 의하면 1935년에 90년이었던 기업의 평균수명이 20년 후인 1955년에는 45년, 다시 20년 후인 1975년에는 30년, 다시 20년 후인 2005년에는 15년 정도로 짧아졌다.


세계적으로 보면 2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기업은 5,500개 정도이며 일본에 가장 많다. 일본에는 1000년이 넘는 기업도 7개나 된다. 우리나라는 산업의 역사가 짧기도 하지만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기업은 두산과 동화약품 단 두 곳이다. 통계청에 의하면 우리나라 기업의 평균수명은 23.9년이며 195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설립된 기업들 중 50년 후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10여 개에 불과하다.


성장의 한계 극복, 창조적 파괴와 함정 피하기

성장 후기는 모든 것이 안정된 시점이기 때문에 지난날의 성공 방식에 익숙해지고 타성에 젖기 쉽다. 그리하여 크게 성공할 사람일수록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게 마련이다. 이것이 승자의 저주이다. 그러나 이것이 화근이 되어 결국 이전의 성공을 무위로 만들게 된다.


대부분의 우량기업들이 몰락하는 것도 기득권에 대한 집착 때문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미국의 「포브스」지가 선정하는 1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은 30년 정도이다. 70년 전 처음 랭킹 100대 기업을 선정한 이후 지금까지 랭킹에 들어 있는 기업은 18개에 불과했다. 시장은 그 정도로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정신, 특히 기업 정신의 핵심은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이다. 시장이 성숙기에 이르기 전에 자신을 포함하여 산업계 전체를 창조적으로 파괴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자신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방식을 성공한 다음에는 잊어버리라는 것이다. 그것이 기업의 생태계이다.


코닥은 필름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다가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코닥과 더불어 필름 시장의 양대 산맥이었던 후지필름은 성공적으로 변신하고 있는 중이다. 바로 자신을 버릴 수 있는 용기였다. 후지는 1988년에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하여 270여 개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는 자사의 필름을 스스로 죽이는 행위와 다름 아니다. 그러나 자신을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 기업의 숙명이다. 그리고 이제는 기존의 사진 영상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분야를 빠르게 개척해 나가고 있다. 평판디스플레이, 인화기, 프린터, 의료 영상 분야로 진출하는가 하면 2008년부터는 바이오 제약회사로 변신 중에 있다.


또 뷰티&헬스 분야를 신설하여 화장품 기업으로도 변신 중이다. 아스타리프트 브랜드가 그것이다. 필름을 만들던 기업이 화장품에까지 손을 대자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했다. 이에 대해 후지 측은 필름과 사람의 피부는 동일하다고 말한다. 필름을 변색되지 않도록 유지하는 기술이 곧 피부의 노화속도를 늦추는 방법과 일맥상통한다는 주장이다. 상당히 일리가 있어 보이는 말이다. 이 신규 사업의 성공 여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자신의 기득권을 죽일 수 있는 용기만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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