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하고 혁신하라

   
김남국(그림: 추덕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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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비즈
   
15000
2013�� 01��



■ 책 소개

대한민국 CEO들의 경영 주치의,
DBR(동아비즈니스리뷰) 김남국 편집장의 따끔한 경영 백신 한 방!
죽은 경영학자들에게 살아있는 아이디어는 없다
20세기패러다임을 깨는 21세기 경영학 특강!&nbsp& 

훌륭한 인적 자원, 뛰어난 기술력과 탄탄한 재무구조를 가진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줄줄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이유는무엇일까? 이들은 왜 세계적인 석학과 전문 컨설턴트들의 조언에 따라 모든 경영 의사결정을 해왔음에도 실패했던 것일까?

강한 자가 살아남는 시대는 끝났다. 파괴적 혁신이매일같이 일어나는 지금과 같은 초경쟁 시대에는 빠르게 변화에 적응하며 도전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아득히 잊혀져가는 기업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낡아빠진 과거의 경영학이 아니라 초경쟁 환경 속에서 다시 쓰여진 새로운 경영학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는 파괴적인 환경 변화에촉각을 곤두세우고 변화에 대비하고,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준비하고, 적응하고, 진화해나가야 한다. 
지금껏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던 경영학 원리와 통념에 대해 반론을 제시하는20가지의 경영 기법들을 초경쟁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풀어낸 책이다. 그리고 이에 머물지 않고 21세기 글로벌 기업들의 성공 사례와비법들을 소개하며 현대 경영학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 해법을 모색한다.&nbsp& 

■ 저자 김남국
동아일보에서 발행하는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경제경영 전문매거진 「DBR(동아비즈니스리뷰)」의 편집장. DBR은 경제경영 전문 매거진으로 ‘엄밀하고 검증된 경제경영 지식을 전달해 학계와 업계의 간극을좁히고, 개인과 기업, 국가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는 사명을 실천하고 있는 매체다.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13년간 일하며 정치·경제·사회·금융·산업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고,한경가치혁신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며 기업과 공공기관의 경영혁신 사례들을 연구했다.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 EMBA 과정을 졸업, 연세대국제학대학원에서 국제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한양대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대한민국 Only1 신시장의 개척자들』『전략과 혁신이 살아있는 경영상식』『창조가 쉬워지는모방의 힘』 등과 다수의 논문이 있다. 

■ 그림 추덕영
건국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졸업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해 왔다.디지털조선의 ‘굿모닝 디지털’에서 디자인 작업을 했으며, 문화일보 미술팀장을 거쳐 지금은 한국경제 신문사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린 책으로『마시멜로 이야기』『나의 백만장자 아저씨』『마음 연주회』『경제학 콘서트』 등이 있다.

■차례
프롤로그 - 생존을 위해 진화하는 경영학에 불변의 법칙은 없다 

1장 지금껏 당신이 알던 경영학은 죽었다 [경영학 상식] 
01 핵심역량에목숨 걸지 마라 - 핵심역량[Core Competence] 
02 선택과 집중의 시대는 끝났다 - 원가절감 vs. 차별화[Cost Cutvs. Differentiation] 
03 경쟁자만 바라보는 근시안은 버려라 - 시장점유율[Market Share] 
04 불량률제로에 목매지 마라 - 품질관리[Quality Control] 
05 하드워킹은 몰락을 재촉한다 - 하드워킹[Hard Working]

2장 창조와 혁신에 대한 오해와 진실[경영 혁신] 
06 목적 실현 방법이 합리적일 필요는 없다 - 합리성과 혁신[Rationality andInnovation] 
07 성공보다 실패를 장려하라 - 실패의 교훈[The Lesson of Failure] 
08 혁신을 원한다면삐딱한 인재를 키워라 - 창의적 인재[Creative Talent] 
09 낭비요인이 경쟁력이다 - 슬랙 관리[SlackManagement] 
10 혁신의 저주에 대비하라 - 변화와 혁신[Change and Innovation] 
3장 권한과 통제의 두 축을 장악하라 [조직과 전략]
11 단순한 조직이 복잡한 조직을 이긴다 - 조직구조[Organization Structure] 
12 성과주의의어두운 이면에 유의하라 - 성과주의[Performance System] 
13 기술력보다 고객이해력을 키워라 - 기술역량[Technical Capability] 
14 착한 기업인 척은 그만하라 -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Responsibility] 
15 조변석개에 대한 잘못된 생각은 버려라 - 일관성 vs. 가변성[Consistency vs.Variability] 

4장 기업을성장시키는 하이퍼포머의 조건 [인사관리와 자기계발] 
16 착한 리더의 환상에서 벗어나라 - 리더와 리더십[Leaderand Leadership] 
17 단점 보완에 자원을 낭비하지 마라 - 역량계발[Competence Development] 
18디테일에 대한 관점을 바꿔라 - 디테일의 덫[The Trap of Detail] 
19 긍정의 힘은 버리고 플랜B를 준비하라 - 긍정의배신[Betray of Optimism] 
20 남의 것을 빼앗아 성공하던 시대는 끝났다 - 나눔과 상생[Win-win Strategy]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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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하고 혁신하라


1장 지금껏 당신이 알던 경영학은 죽었다 [경영학 상식]

하드워킹은 몰락을 재촉한다 - 하드워킹[Hard Working]

"열심히 하겠습니다" 신입사원은 물론이고 신임 임원이나 CEO 모두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다. 여기에 최선을 다해, 열과 성을 다해 몸과 마음을 바쳐 등의 수식어도 함께 따라붙어야 제맛이다. 한국 조직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은 절대 선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하드워킹의 신화가 깨지고 있다. 임직원이 열심히 일하던 수많은 거대 기업들이 하루아침에 쇠락하고 있다. 노키아, GM, 닌텐도, 코닥 등 20세기 산업사회를 주름잡았던 기업들이 한순간에 위기상황으로 치달았다. 흔히 방만함이나 나태함이 위기를 부른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쇠락하고 있는 기업들은 결코 조직을 방만하게 운영한 적이 없었다. 임직원이 열심히 일하기로 치면 따를 조직이 없을 만큼 성실성 측면에서도 부족함이 없었고, 기술개발도 열심히 해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 모두 세계인이 주목할 만한 혁신적인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해 경영학 케이스 스터디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던 기업들이었다.


열심히 해도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직선주로를 통과할 때에는 죽도록 열심히 달려야 한다. 하지만 곡선주로에서는 열심히 달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 직선주로와 똑같은 방식으로 온 힘을 다해 속도를 올리려다보면 반드시 넘어지게 되어 있다. 곡선주로처럼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기에 하드워킹을 하면 오히려 더 빨리 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시기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고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업이다. 새로운 환경이 펼쳐졌는데도 관행대로 그저 열심히만 한다면 남들보다 훨씬 빨리 망할 수 있는 것이다. 코너를 돌고 있다면, 그래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하는 시기라면 하드워킹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일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조직들은 새로운 방식을 찾지 못하고 그저 하드워킹만 강조한다. 한겨울보다 환절기에 감기에 걸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패러다임 변화기에 위기를 맞는 기업들이 많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PARADIGM SHIFT

Conventional Wisdom

열심히 일하면 반드시 성공한다.

Wisdom in Hypercompetition

환경변화기에 과거의 같은 방식으로 열심히 일하면 더 빨리 망할 수 있다.


환경이 변할 때 많은 조직의 운명이 갈린다. 흥미로운 점은 과거 환경에 기가 막힐 정도로 잘 적응했던 기업들이 더 위험하다는 사실이다. 이런 조직들은 대개 문제에 부딪히거나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 과거의 방식대로 직원들이 일치단결해 더 열심히 일하며 난국을 헤쳐나가고자 한다. 하지만 그래도 상황은 별로 나아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성실성은 오히려 독이 된다. 기존의 운영방식과 전략의 옳고 그름을 가리고, 과거의 것에서 벗어나려 하기보다는 더 매달리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하는 것이 절대 성공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제대로 된 전략방향도 없이 그저 열심히 일하기만 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이는 조직원의 피로도만 높이고, 성과나 성장 잠재력은 모두 바닥으로 내동댕이치는 행위다. 무슨 일을 열심히 하려고 하기 전에 반드시 전략부터 먼저 점검해봐야 한다. 그리고 잘못된 전략이나 행동은 과감히 버리거나 바꿔야 한다. 물론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해야 한다. 전략을 바꾸지 않고서는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어떤 성취도 이뤄낼 수 없다.




2장 창조와 혁신에 대한 오해와 진실 [경영 혁신]

낭비요인이 경쟁력이다 - 슬랙 관리[Slack Management]

낭비제거의 신(神) 일본은 왜 20년을 잃어버렸을까?

경영학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낭비요인의 제거와 관련한 논란이 계속되어왔다. 우선 조직이론에서 낭비요인은 슬랙(slack)이라는 용어로 불린다. 슬랙은 우리말로 여유자원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느슨한, 늘어진, 부진한 등의 뜻도 있고 인력이나 자원, 공간 등을 넉넉하게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잉여자원이 유용한 자원일까?

당장은 슬랙이 없는 조직이 높은 효율성을 발휘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다. 그러나 기술표준이 바뀌거나 소비자들의 취향이 달라지는 등 외부환경이 급격히 변한다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과 기타 자원이 추가로 필요해진다. 이때 슬랙이 없는 조직은 환경이 변하기 이전에 조직의 구조나 시스템, 프로세스, 자원 배치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최적화되어 있어 외부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힘들다. 지금 생산하는 품목에 최적화된 프로세스와 자원 구성, 구성원들의 인식과 활동 방식을 한꺼번에 바꾸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반면 적정량의 슬랙이 있는 기업이라면 환경이 급격히 바뀌었을 때 여유자원을 활용해 좀더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처럼 슬랙은 불확실한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도록 해주는 역할 외에 자원 할당을 둘러싼 내부의 분쟁을 해결하는 데도 적절한 방법을 제공해준다. 예산이나 인력에 여유가 있어야 부서 간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 슬랙은 창의성과 혁신에도 큰 도움을 준다.


슬랙은 다 좋은 것일까?

최고의 성과를 내는 기업은 슬랙을 적정하게 가지고 있다. 구글의 20퍼센트 룰이 좋은 사례다. 5일 중 하루를 슬랙으로 둔 구글은 자사가 속한 산업의 특성과 조직의 특성을 감안해 근무시간의 20퍼센트가 최적의 슬랙이라고 생각했다. 10퍼센트면 효과도 별로 없을 테고, 30∼40퍼센트까지 두면 오히려 혁신 성과가 나빠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20퍼센트라는 최적의 비율을 찾아낸 것이다. 물론 구글의 경우에 한해서 20퍼센트지 이 비율이 모든 기업에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3M 같은 경우에는 기술 인력들에게 업무 시간의 15퍼센트를 자신의 관심 분야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최적의 비율은 기업문화와 업종의 특성 등에 따라 다르다.


PARADIGM SHIFT

Conventional Wisdom

효율성 향상과 낭비제거는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이다.

Wisdom in Hypercompetition

적정한 수준의 낭비요인, 잉여자원은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이다.


가전제품, 피처폰을 위주로 생산하던 삼성전자가 전략방향을 바꿔 스마트폰 개발에 나선 것은, 그래서 스마트폰 시장의 최강자로 등극한 애플을 발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었던 것은 다분히 의도적으로 만들어놓은 1,000여 명의 유휴 전문인력 덕분이었다. 만약 삼성전자에 이러한 슬랙이 없었다면 스마트폰을 개발하자는 새로운 성장전략을 수립했다 하더라도 실행 과정에서 많은 문제를 겪었을 것이고, 그 결과도 오늘과 크게 달랐을 것이다. 슬랙을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고 효율성만을 추구한다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환경이나 위기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 따라서 경영자와 임원들은 반드시 자신들은 물론 기업에 의도적으로라도 슬랙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3장 권한과 통제의 두 축을 장악하라 [조직과 전략]

성과주의의 어두운 이면에 유의하라 - 성과주의[Performance System]

과거 한국 기업들은 연공서열에 따른 호봉제와 종신고용제 등을 도입해 조직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조직의 긴장감과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등의 문제점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받아왔다. 그리하여 많은 기업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여겨지던 성과주의를 서둘러 도입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여겨졌던 성과주의에 대해서 최근 여러 분야에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나쁜 경영 이론이 좋은 경영을 망친다?

성과주의적 연봉제는 인간의 이기심을 자극하는 체제다. 이런 체제에서는 인간의 이기심이 극대화될 수밖에 없다. 더 나은 보상을 주는 곳이 생기면 미련 없이 다른 조직으로 떠나게 되고, 장기적 이익을 희생해서라도 단기적 이익을 극대화해 최고의 보상을 따내려는 유혹에도 쉽게 빠지고 말 것이다. 공유지의 비극 사례처럼 장기적인 측면에서 기업의 성장동력을 훼손하더라도 개인 차원에서 당장 눈앞의 이익을 얻기 위한 일을 선택할 확률도 높다. 그래서 R&D 투자비용을 줄이고, 단기적 이익을 창출하는 사업에만 치중할 수 있다. 즉, 개인의 주머니만 채우는 식의 의사결정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PARADIGM SHIFT

Conventional Wisdom

금전적 보상에 기초한 성과주의 연봉제는 글로벌 스탠더드이므로 반드시 따라야 한다.

Wisdom in Hypercompetition

지나친 성과주의는 인간의 이기적 성향을 더욱 자극하면서 장기적 성장동력 제거, 직원들의 이직률 증가, 창의성 제한 등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따르면 보통 동물들은 같이 생활하기 시작한 지 하루 이틀 안에 서열이 정해지지만 유독 진돗개만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상대가 자신 위에서 군림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 다시 싸우고 또 싸우기를 반복하느라 쉽게 서열이 정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기 싫어하는 한국인의 기질을 진돗개가 잘 반영하는 것 같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런 습성이 있는 진돗개들도 사냥 대상이 있을 때는 절대 서로 싸우는 법이 없다고 한다. 공동의 목표가 생기면 똘똘 뭉쳐 협력해 이를 달성하려 하는 것이다. 이 역시 한국 사람들의 특성과 비슷하다. IMF 위기 발생 시의 금 모으기 운동이나 전국적인 월드컵 거리 응원처럼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 한국에서는 유독 자주 벌어지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철저한 개인주의를 바탕으로 한 미국식 성과주의는 한국인의 체질에 잘 맞지 않는다. 미국식 성과주의만을 계속해서 고집한다면 한국인의 고유문화인 집단의 창의성을 훼손할 수도 있다. 이제는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흥을 돋우면서 집단적 성과에 대해 집단적 보상을 하는 한국형 성과주의 모델이 필요하다. 효과적인 조직 운영 및 관리를 위해 기업들은 이러한 한국형 성과주의 모델을 연구하고 실험하고 정립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기술력보다 고객이해력을 키워라 - 기술 역량[Technical Capability]

기술혁신을 통해서만 살아남을 수 있다, 기업이 살길은 1등 기술뿐이다 등은 산업계와 정치권의 리더들이 버릇처럼 자주 하는 말이다. 이처럼 기술에 대한 한국인의 집착은 무척 강하다. 자본도, 자원도 거의 없던 척박한 나라에서 수많은 기업들의 경쟁력이 기술에 의해 좌우되었고, 또 그 기술이 기업의 성공에 결정적 기여를 해왔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많은 기업들이 앞선 기술력이 성공의 보증수표라 여겨왔고,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해 전문 인력에 투자하고 기술혁신을 위해 땀과 눈물을 아끼지 않았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경영자들이 기업의 가장 소중한 자원으로 기술력을 꼽는다. 하지만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혁신기업들 가운데에는 기술력이 뛰어나지 않은 기업들이 많다. 반면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기업들 중에 망한 기업도 많다.


기술력 없이도 성공한 기업들 기술이 있어도 몰락한 기업들

북미 텔레비전 시장 1위 업체는 어디일까? 삼성이나 LG, 소니가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삼성도, LG도, 소니도 아니다. 비지오(Vizio)라는 낯선 이름의 기업이 북미 텔레비전 시장의 선두주자다. 비지오는 기술력 없이도 철저한 저가 전략으로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오고 있다.


지금은 시장이 위축돼 실적 저하와 주가 하락 등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한때 컴퓨터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기업은 델컴퓨터였다. 그러나 컴퓨터 기술로 치면 델보다 IBM이나 컴팩이 월등했다. 이들은 감히 델이 따라갈 수 없는 막강한 기술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델은 온라인으로 고객의 주문을 직접 받아 중간마진을 없애는 차별화된 유통 및 가격정책으로 당당하게 컴퓨터 분야에서 1위 자리에 올랐다.


기술개발보다 소비자를 이해하고자 힘써라

탁월한 기술력으로 맛 좋은 케이크를 만들더라도 원가의 20∼30퍼센트 수준의 마진을 붙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오래도록 잊을 수 없는 생일파티 경험을 제공해주면서 케이크를 공짜로(패키지 가격에 포함된) 주는 서비스업체라면 원가의 두세 배 혹은 열 배의 가격도 받을 수 있다. 고객감동을 위한 사업모델을 잘만 설계한다면 돈을 벌면서 동시에 소비자들의 열렬한 환영과 지지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기술력에 대한 맹신을 극복하려면 먼저 저급한 기술을 무시하지 않는 태도부터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날의 경쟁구도는 시시때때로 그리고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다. 어제 저급했다고 치부했던 기술이 오늘 내 기업의 생존기반을 뒤흔들고 위협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일을 방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저급한 기술이라 여기고 과소평가할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그 필요성과 활용성을 따져보는 것이다. 그리고 성장 가능성이 엿보인다면, 적극적으로 연구, 개발, 투자하고 별도의 조직이나 브랜드를 만들어 그 잠재력을 이끌어내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PARADIGM SHIFT

Conventional Wisdom

기술력은 무한경쟁의 시대에 기업의 생존을 보장하는 최고의 수단이자 경쟁력이다.

Wisdom in Hypercompetition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라도 고객을 이해하는 능력이 없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시대다.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스티브 잡스가 컴퓨터 코드도 잘 모른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한 적이 있다. 실제로 잡스는 컴퓨터 회사를 창업했지만 코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세부적인 기술역량이 크게 부족했던 것이다. 하지만 기술력 부족은 창업 초기나 그 이후 회사가 비약적으로 성장할 때나 잡스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부족한 기술력 대신 뛰어난 고객이해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이 성공하는 데 기술력이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력이 없다고 해서 기업이 성장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기술들을 잘 편집만 해도, 저급한 기술이라도 이를 잘 발전시키면 큰 성공을 이뤄낼 수 있다. 기술에 부가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경영이다. 그리고 경영의 핵심은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기술개발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사람을 이롭게 하기 위해 기술이 쓰여야 하지, 절대 기술이 사람을 압도해나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때로는 지나친 기술력 추구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4장 기업을 성장시키는 하이퍼포머의 조건 [인사관리와 자기계발]

디테일에 대한 관점을 바꿔라 - 디테일의 덫[The Trap of Detail]

완벽주의는 정말 완벽한 논리일까? 디테일까지 챙기는 완벽주의자들은 무조건 성공할까? 디테일을 강조하는 접근법의 어두운 이면이나 한계는 없을까? 이러한 의문들을 살펴보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디테일에 집중하다가 실패한다면?

디테일한 분야가 너무나 넓기 때문에 모든 디테일에서 완벽을 추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기업의 활동 중에는 생산, 인사, 조직, 전략, 마케팅, IT, 구매, 영업, 고객서비스, 회계, 재무 등 수없이 많은 기능과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수천, 수만 종류의 활동이 있다. 이렇게 수많은 분야에서 디테일까지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것은 쓸데없이 귀한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다.


삶에서 모든 디테일을 완벽하게 챙기는 것은 유한한 인지적·물적 자원을 가진 인간이 하기 힘든 일이다. 우선순위 없이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일들까지 전부 다 완벽을 추구하다 보면 자칫 성과 부진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런 메커니즘은 노리아키 카노 박사가 개발한 카노 모델(Kano model)을 통해 잘 설명할 수 있다. 카노 박사는 제품을 구성하는 다양한 속성의 가치를 높인다고 해서 이에 비례해 소비자만족도가 커지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 사업에서 통화 품질은 일정 수준 이하일 때에는 소비자만족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지만 일정 수준이 넘어가면 더는 만족도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객들이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의 통화 품질 개선 대신 눈에 확 띄는 기능, 새로운 부가서비스나 콘텐츠 등 다른 요소에 훨씬 더 큰 만족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때로는 대충주의가 답이다

대충주의 혹은 적당주의도 특정 상황에서는 필요하다. 디테일까지 완벽을 추구해야 할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를 잘 판단해서 그렇지 않은 분야에서는 적당한 대충주의도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충주의는 장인정신의 관점에서 보면 열등하게 보이지만 실제 경영 현장에서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실례로 진로소주가 일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완벽주의 때문이 아니라 적당주의 덕분이었다. 일본은 지역마다 장인정신으로 만든 뛰어난 술을 보유하고 있다. 완벽한 술을 만들기 위해 전 제조공정에서 디테일에 신경 쓰며 수많은 장인들이 불철주야 노력한다. 장인들은 품질 좋은 술을 만드는 데 전력을 기울이다보니 정작 이 좋은 술을 널리 알리는 데는 별로 관심을 쏟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 대부분은 해당 지역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만든 술을 파는 데 만족한다.


그러나 진로는 달랐다. 진로소주는 장인정신으로 만든 일본 소주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일본 시장에 진출하면서 술의 풍미를 증대하기 위한 기술이나 원료 개발이 아닌 마케팅에 투자했다. 이 전략은 일본에서 기가 막히게 먹혔다. 일본인들도 매번 장인의 혼이 담긴 술을 먹을 수는 없었다. 그들도 때로는 퇴근 후 간단하게 한잔하고 집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럴 때에는 장인들이 빚어 만든 술보다 상대적으로 대충 만든 진로소주가 제격이었다. 특히 장인정신으로 만든 일본의 소주들은 향이 강해 탄산음료나 주스와 섞어먹기에 적절치 않았으나 진로소주는 다른 음료들과 섞어 먹기에도 제격이었다. 진로소주는 이 같은 적당주의를 토대로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PARADIGM SHIFT

Conventional Wisdom

디테일까지 완벽해야 성공한다.

Wisdom in Hypercompetition

디테일에 대한 완벽주의는 비현실적이고 비합리적이다. 때로는 대충주의나 적당주의가 필요하다.


스티브 잡스는 완벽주의를 추구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가 완벽을 추구한 것은 사용자 경험, 디자인과 관련한 것이지, 애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아니었다. 그러한 단적인 예로, 애플은 메모리나 디스플레이 기술 등은 삼성전자 같은 다른 기업들의 핵심기술을 가져다 사용했고, 제품 생산도 중국 기업 등에 맡겼다. 다시 말해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일부 영역에 한해서만 집중적으로 디테일을 챙겼다. 경영자의 관심이 어디에 쏠려 있느냐에 따라 기업의 명운이 좌우된다. 경영자가 엉뚱한 디테일에 집착하면 기업은 망한다.


긍정의 힘은 버리고 플랜B를 준비하라 - 긍정의 배신[Betray of Optimism]

생각하는 대로,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다. 어려움이나 고통, 스트레스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없으니,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복음과 같은 주장은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준다. 이런 메시지를 붙들고 성공의 열망에 불을 댕기는 사람들도 많다.


과도한 위험이 가져오는 위험

현실에서는 지나친 믿음이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즉, 부정적인 생각을 전혀 하지 않다가 개인이나 조직 모두 위험에 처할 수도 있는 것이다.


원래 계획이 현실에서 먹혀들지 않았을 때의 플랜B, 플랜C를 갖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성과 달성 측면에서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특히 지금처럼 슈퍼컴퓨터로도 기후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다. 강한 태풍이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면 부정적인 생각에서 기인한 것이지만 유리창에 테이프나 신문지를 붙여놓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무언가를 이루려 할 믿음 외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전략수립 능력과 실행력이다. 믿음은 성과를 내는 데 긍정적인 추진력을 발휘하고 지원하는 역할은 할 수 있다. 그러나 전략과 실행력이 없다면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정할 수 없고, 따라서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 기업의 임직원들 모두가 세계 시장점유율 1위 달성을 간절히 원한다고 해도 전략이 잘못됐거나 실행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회의주의자들이 모인 조직이라 하더라도 제대로 된 전략이 있고 이를 잘 실행한다면 얼마든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PARADIGM SHIFT

Conventional Wisdom

무엇이든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

Wisdom in Hypercompetition

긍정의 힘과 열정만으로는 절대 아무 일도 되지 않는다. 플랜B도 필요하고 전략과 실행력도 필요하다.


긍정의 힘을 토대로 한 믿는 대로 이뤄진다는 주장은 빠져나갈 구멍이 참 많다. "왜 믿었는데도 이뤄지지 않은 것이냐?"라고 묻는다면 "그건 당신의 믿음이 부족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나는 정말 한 치의 의심도 없이 100퍼센트 믿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하더라도 "당신, 정말 단 한 번이라도 의심을 가진 적이 없느냐?"라고 다그치면 반박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세상에는 믿음만으로 되지 않는 일이 너무나 많다. 어떤 일을 믿는 대로 이루려면 노력과 운도 필요하지만 전략이나 전술도 중요하다. 믿는 대로 이뤄진다는 주장은 사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원적 욕구에 편승한 고등 사기다. 맹목적 믿음과 긍정의 힘, 열정만으로 되는 일은 절대 없다.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플랜B도, 전략과 실행력도 필요하다. 지나친 긍정은 힘이 아니라 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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