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볼 마켓 전략

   
조철선(감수: 송재용)
ǻ
전략시티
   
18000
2012�� 11��



■ 책 소개
경쟁 전략이 한계에 다다른 뉴 노멀 시대,
실질적인 성장의 길을 제시하는 혁신적 경영전략! 

넥스트 10년 저성장기를 맞아 수요의 포화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정체된 시장에서 경쟁우위만을 추구하는 전략으로는 성장에한계가 다다를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새로운 수요 시장 창출만이 미래의 성패를 좌우하게 되었다. 
실무에 능통한 저자의 전략전문가적인 식견에 한국을 대표하는 경영학자인 송재용서울대학교 경영대 교수의 감수를 더해, 단계별 실행 전략과 그에 따른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다양한 사례 분석을 통해 제시함으로써 실질적인 수요창출 전략을 전해준다. 새로운 수요 시장 창출 과정을 스노우볼 만들기에 비유하여 수요 창출 기회의 공간에서 수요창출력을 보유한 스노우볼 시즈를구축한 후 4가지 스노우볼 효과를 통해 매력적인 스노우볼 마켓을 완성하는 단계로 통찰력 있게 설명한다.
■ 저자 조철선
전략전문가. 서울대 미생물학과와동대학원 석사를 졸업하고 SK㈜에 입사한 뒤 전략 기획 능력을 인정받아 불과 34세의 나이에 ㈜교보문고 기획실장에 올랐다. 이후 ㈜전략시티대표이사로 삼성, SK, GS, KT, 포스코, 롯데, 코오롱, 하이닉스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온·오프 전략 강의를해왔으며, 지식경제부 산하 기업 지원 기관인 테크노파크의 『기술 기반 기업을 위한 경영 전략 컨설팅 표준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개발하는 등전략 기획 전문가의 길을 가고 있다. 과학도로서의 탐구 정신과 20년 가까이 실무형 전략전문가로서 축적한 전략 기획 역량은 기존 전략의 틀을과감히 깨고 스노우볼 마켓 전략을 구상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저서로는 『2020 경제대국 한국의 탄생』과 『전략기획전문가 조철선의기획실무노트』『게임의 룰을 깨는 역전의 법칙』 등이 있으며, ‘내일을 바꾸는 전략의 힘’이라는 모토로 조철선의 전략에세이를 운영하고있다.

■ 감수송재용
서울대학교 경영대 교수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컬럼비아대와 연세대교수를 거쳐 서울대 경영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 경영대 부학장을 지냈으며, 한국경영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조선일보, SERI CEO,매일경제, 동아비즈니스리뷰 등에 칼럼을 게재해 왔으며, 서울대, 연세대, 전경련 최고경영자과정 및 삼성, 현대기아차 등의 임원교육과정에서강의했고, 아모레 퍼시픽, 롯데제과의 사외이사로 활동해 왔다. 2011년 매일경제 선정 ‘한국의 경영구루 10인’에 포함되었고, 서울대 교육상,서울대 경영대 최우수강의상, 미국경영학회 및 유럽국제경영학회 최우수박사논문상, 컬럼비아대 국제경영강의혁신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Management Science」를 비롯한 해외 유수 저널에 논문을 다수 게재했고, 한국 대학 교수로는 최초로 세계 최고 권위의 경영 저널인2011년 7-8월호에 논문을 게재했다.

■ 차례
감수의 글 
추천의 글 
머리말 - 경쟁 패러다임을 넘어 스노우볼마켓을 창출하라 
Issue - 치열하게 경쟁하는 이들 중 누가 승자가 될까? 

Part 1. 경쟁 패러다임의 종말 
Chapter 1. 저성장 시대의개막 
날개 꺾인 선진국 경제 : 흔들리는 미국과 EU, 일본 
한계에 봉착한 성장 정책 : 더 이상의 성장은 없다 
변곡점에다다른 글로벌 경제 : 수요의 포화로 인한 저성장 

Chapter 2. 성장할 길을 잃어버린 기업들 
풍요의 저주가 시작되었다 : 이미 만족했거나, 구매할 수 없거나
승자 독식으로 굳혀진 시장 : 강자에게 유리한 게임의 룰 
어떻게 성장의 길을 찾을까? : 획기적인 돌파구가 필요하다

Chapter 3. 의미를 잃어가는 경쟁 패러다임
한계에 다다른 경쟁 전략 : 경쟁 우위에 서면 목표 달성? 
블루오션 전략도 틀렸다 : 승자 독식 게임만이 희망? 
이제 파이나눠먹기는 끝났다 : 무한 경쟁은 모두를 패자로 만든다 

Part 2. 새롭게 떠오르는 스노우볼 마켓 전략 
Chapter 4. 미래 성장의길, 스노우볼 마켓 
경쟁 구도에 갇혀 추락하는 강자들 : 날개를 잃어버린 공룡들 
수요의 포화 속에 성장하는 기업들 : 승승장구하는신흥 강자들 
스노우볼 마켓만이 살 길이다 : 추락과 성장의 갈림길 

Chapter 5. 스노우볼 마켓 창출 프로세스 
수요 창출에 대한 오해들 : 공급경쟁력만으론 수요를 창출할 수 없다
스노우볼 마켓은 어떻게 창출되는가? : 4단계 창출 과정 
베터플레이스로 본 스노우볼 마켓 전략 : 수요 창출력이 핵심

Part 3. 스노우볼 마켓 전략의 실행
Chapter 6. 수요 창출 기회의 발굴 
전략적 창구는 어디에 있을까? : 수요창출형 사업 아이템을 찾아라
과잉만족 속에도 길은 있다 : 이미 만족한 사람들을 공략하는 법 
구매 장애요인을 제거하라 : 구매를 포기한 사람들을 유인하라
새로운 가치 창출에 주력하라 : 혁신상품은 수요 창출의 원동력 
BOP 시장으로 눈을 돌려라 : 최후의 글로벌 수요 창출 시장

Chapter 7. 스노우볼 시즈의 구축 
수요창출 기회를 찾으면 성공할까? : 장밋빛 환상일 뿐이다 
구축을 가로막는 4가지 장벽 :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라 
스노우볼시즈 구축으로 가는 길 : 클라이밍 리더십과 전략적 실행 
스노우볼 마켓 전략의 시발점, 스몰윈 : ‘100 - 1 = 0’

Chapter 8. 스노우볼 효과의 창출
스노우볼 시즈로는 부족하다 : 스노우볼 효과 창출 주도자가 진정한 리더 
어떻게 스노우볼 효과를 창출할까? : 스노우볼링 전략4가지 
후발 주자에게도 기회는 있다 : 모방도 훌륭한 전략이다 

Chapter 9. 스노우볼 마켓의 완성 
스노우볼 마켓의 완성 : 경쟁이 치열한 주류시장으로의 전환 
신속히전략적 방향을 전환하라 : 또 다른 스노우볼 마켓으로 

맺음말 - 스노우볼 마켓은 우리에게 절호의 기회다 
참고문헌 
색인





스노우볼 마켓 전략


머리말 - 경쟁 패러다임을 넘어 스노우볼 마켓을 창출하라

최근 애플과 삼성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특허 소송전까지 벌이며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2012년 들어 삼성전자가 앞서 나가던 애플을 역전하며 스마트폰 1위에 올랐으나 애플 역시 미국 특허 소송에서 승리하는 등 반격에 나서고 있어 누가 승자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여러분 생각엔 누가 승자가 될 것 같은가?


정답은 둘 다 승자다. 2012년 애플과 삼성의 실적이 이를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물론 향후 특허전의 결과에 따라 애플 이익은 늘고 삼성전자는 다소 줄 수 있겠지만 양사 모두 스마트폰 시장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릴 것은 자명하다. 결국 애플과 삼성전자 역시 나는 가수다에 참여한 기성 가수들처럼 치열한 경쟁 속에 사람들의 관심을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로 유도함으로써 양사 모두 승자가 되는 길을 함께 개척한 것이다.


또 다른 예를 살펴보자. PC 시장의 선두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델과 HP 중 누가 진정한 승자일까? 정답은 둘 다 패자다. 델과 HP 모두 태블릿 PC의 등장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며 2011년 부진한 실적을 올렸으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승승장구하고 있는 애플과 삼성전자,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델과 HP, 이 둘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바로 수요 창출력에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시장은 새롭게 수요를 창출하며 성장하는 시장인 반면 PC 시장은 태블릿 PC 등에 밀려 수요가 축소되는 시장이라는 점이다.


이렇듯 수요창출력이 성패를 좌우하는 주 요인으로 부상하게 된 것은 최근의 경제 환경과 연관이 있다. 사실, 현재 글로벌 경제는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들어서 있다. 풍요의 시대, 이미 만족한 사람들이나 구매할 수 없는 사람들로 가득 찬 세상이 되자 글로벌 경제는 수요의 포화로 인해 저성장의 늪에 빠져버렸다. 더구나 저출산 고령화, 과도한 재정적자와 부채로 인한 인위적인 수요 확대의 어려움, 부의 집중과 고용 없는 성장에서 기인한 내수 위축 등으로 수요 창출 방안을 마련할 길도 없어져버렸다.


이미 만족하거나 구매할 수 없는 사람들로 가득 찬 풍요의 시대이기에 아무리 새로운 가치를 제안해도 사람들은 선뜻 구매에 나서지 않는다. 이런 비고객들을 공략하려면 기존에 없던 독특한 가치나 획기적인 혁신 상품, 파격적인 저가 등을 내세워야 하는데,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사실 새로운 수요 시장 창출을 주도한 리더들은 대부분 가치를 맨 처음 제안한 선발 주자가 아니라 이런 장벽들을 제거하는 데 성공한 주자들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기업 입장에서 새로운 가치 제안에만 집중하지 말고 고객 입장에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도록 보다 넓게 고객과 경쟁자, 협력자, 사회적 지원 차원으로까지 거시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전략적으로 이들의 참여를 유도하며 새로운 수요 시장 창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 모든 질문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하며 다양한 산업에 걸쳐 수요 창출을 통해 성장한 기업 사례들을 분석하던 중, 새로운 수요 창출 과정이 눈 덮인 스노우필드(Snowfield)에서 스노우볼(Snowball)을 만드는 과정과 유사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새로운 수요 시장 창출을 위해서는 초기 수요 창출 기회의 공간인 스노우필드에서 수요창출력을 보유한 스노우볼 시즈(Snowball Seeds)를 구축한 후 스노우볼 효과(Snowball Effect)를 통해 매력적인 스노우볼 마켓(Snowball Market)으로 성장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수요의 포화 시대에 새로운 수요 창출을 통해 개척되는 시장을 스노우볼 마켓이라 명명하고, 스노우볼 마켓을 창출하기 위한 실행 전략을 소개하는 이 책을 쓰게 되었다.



경쟁 패러다임의 종말

의미를 잃어가는 경쟁 패러다임

이제 파이 나눠먹기는 끝났다 : 무한 경쟁은 모두를 패자로 만든다

오랫동안 정석처럼 여겨지던 경쟁 전략과 2000년대 초반에 각광받았던 블루오션 전략 모두 경쟁 패러다임에 갇힌 채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기엔 부족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21세기 들어 수요의 포화와 풍요의 저주, 승자 독식 구조로 인해 성장할 길이 막혀버린 기업들은 여전히 경쟁우위를 통해 승자가 되는 길만을 찾고 있다. 경쟁우위를 달성하여 승자가 되면 승승장구할 거라 믿으며 말이다. 하지만 델과 HP, 소니와 닌텐도, 허츠와 에이비스의 사례가 말해 주듯이 경쟁 패러다임에 사로잡혀 경쟁우위만을 추구하다가는 패자로 전락할 수 있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BCG(Boston Consulting Group)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 업계 상위 3위 내에 드는 기업이 그 지위에서 밀려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2000년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는 승자 독식 구조가 강화되었음에도 기존 시장만 지키다가는 업계 리더라도 추락할 수밖에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더구나 시장에서 경쟁우위 지위를 누리며 성공한 기업들 중 10년 이상 성장을 지속한 기업은 10%에 불과하다는 것을 봐도 기존 시장에만 머무르다가는 추락을 피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시장이 있어야 경쟁우위도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정된 기존 시장을 두고 벌이는 과잉 점유율 경쟁은 극한 상황으로 치닫다가 새로운 시장이나 대체제의 등장과 함께 모두를 패자로 만들어버린다. 그러므로 지금과 같은 수요의 포화 시대에는 무한 경쟁은 파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음을 자각하고, 경쟁에서의 승리만이 성공을 담보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1980년대에 놀라운 성과를 보이며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일본 기업들이 21세기 들어 추락하고 있는 것도 경쟁 전략에만 집중하며 신시장 개척에 소극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사실 일본식 경영 모델의 장점은 수요가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안정된 환경에서 차별적인 핵심 역량을 무기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 게리 하멜이 일본 기업들을 사례로 들었던 것 역시 여기에 기인했다. 엄격한 위계질서 속에 최적화된 경영 시스템은 공급경쟁력 측면에서는 차별적인 경쟁우위로 작용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수요의 포화에 직면하여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만 성장할 수 있는 시대가 되자 기존의 강점이 성장의 걸림돌이 되어버렸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하루라도 빨리 경쟁 패러다임에 입각한 시스템에서 적극적으로 성장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수요의 포화로 성장동력을 찾기 어려운 지금, 경쟁 패러다임을 버리고 새로운 수요의 창출을 통해 신시장을 개척하는 것만이 성장을 이끌 수 있음을 명심하면서 말이다. 이제 그동안 추구해 왔던 경쟁 전략과 결별해야 할 시점이 왔다.



새롭게 떠오르는 스노우볼 마켓 전략

스노우볼 마켓 창출 프로세스

수요 창출에 대한 오해들 : 공급경쟁력만으론 수요를 창출할 수 없다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면 수요가 창출된다?

사람들은 이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면 수요는 당연히 창출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생존자 편향으로 생긴 오해다. 이처럼 가장 먼저 진입한 기업이 시장을 장악할 거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다르게 선발 주자의 이점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들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요인들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새로운 가치를 처음 제안했던 선발 기업들은 신기술이나 신상품 등 공급경쟁력에만 집중했지 정작 고객들이 구매하도록 유도할 만한 수요창출력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그웨이다. 세그웨이는 2001년 딘 케이먼이 1억 달러를 투자하여 개발한 1인용 전동 스쿠터로서, 2002년에 교통의 대변혁을 가져올 발명품이라는 찬사와 함께 출시되었다. 그러나 출시 후 8년간 5만 대밖에 판매되지 못하며 2009년 「타임」이 선정한 지난 10년간 실패한 10대 제품에 올랐다고 한다. 이렇듯 부진의 늪에 빠진 이유가 상품력에 문제가 있어서였을까? 사실 그렇지 않다. 오뚝이 같은 균형 메커니즘을 이용, 탑승자가 잘 넘어지지 않았으며, 몸을 앞뒤로 기울이기만 하면 자동으로 전진하거나 방향 전환, 정지가 가능한 획기적인 제품이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실패한 결정적인 이유는 기술경쟁력에만 집중했지 수요창출력을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천만 원이 넘는 가격대와 1회 충전 시 최대 39km까지만 주행할 수 있는 적은 배터리 용량, 인도에서는 너무 빠르고 차도에서는 너무 느린 이용상의 불편 등 구매를 꺼리게 만드는 문제들이 산적했음에도 이를 해결해 주지 못했다. 더구나 세그웨이를 자동차로 간주한 행정부가 인도 폭을 넓히는 것을 불허한 것이나 개인 사용자를 위한 보험조차 개발하지 못한 것 역시 구매를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세그웨이의 사례에서 보듯이 사람들을 구매로 이끄는 데에는 단순히 상품력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요인들도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므로 상품력뿐만 아니라 앞서 설명한 다양한 요인들을 함께 고려하여 비고객들이 수용할 만한 매력적인 가치를 제안함으로써 수요 창출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만이 진정으로 시장을 창출하는 개척자가 될 수 있다.


저가라면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

또 다른 대표적인 오해가 바로 저가라면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앞서 가격을 인하함으로써 수요 창출에 성공했던 제록스나 HP 등을 보더라도 이는 당연한 명제인 것처럼 느껴진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석좌교수인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이 파괴적 혁신 이론을 주창하며 저비용 사업 모델로 비고객을 공략하는 로우엔드 전략을 얘기한 바 있듯이, 저렴한 가격이 구매할 수 없었던 비고객을 공략하는 핵심 요인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 = 수요 창출이라는 일차원적인 접근은 오히려 실패를 부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타타 나노 자동차다. 2009년에 라디오, 에어컨, 에어백 등의 사양을 기본 옵션에서 제외한 2천 달러 가격대의 초저가 자동차 타타 나노를 출시했다. 그 결과 출시 초기에는 대기자만 10만 명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년 넘은 지금은 초라할 실적만 남았다. 연 50만 대 판매를 장담했지만 지난 2년간 총 판매대수는 10만 대를 겨우 넘었다고 한다.


이렇듯 인도의 포드(Ford)가 되길 원했던 타타 나노가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역시 저렴한 가격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경쟁력에만 집중했지 수요창출력을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신기술 상품이 처음에는 고가지만 연이은 기술 개발로 가격을 인하해 가듯이 포드 자동차는 표준화와 대량 생산 체제 등 생산기술력의 발달로 품질은 유지한 채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고 여겨진 반면, 타타 나노는 그저 자동차의 사양을 축소시켜 만든 싸구려 차로 여겨졌다. 더구나 주행 도중 화염에 휩싸이는 사고까지 일어나면서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까지 확산되었다.


그 결과 타타 나노는 포드 자동차와 같이 비고객을 공략하는 방법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웠음에도 실패하고 말았다. 구매력이 낮은 비고객이라 해도 저가이면서도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우수한 브랜드의 소형차를 원하지 값만 싼 싸구려 차를 원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첨단 기술의 혁신 상품인 경우 가격 인하는 싸구려가 아니라 기술 혁신으로 인한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식되어 대중의 구매를 유도할 수 있지만, 대중화된 성숙기 상품의 경우에는 낮은 가격이 싸구려로 인식되며 수요 창출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성숙기 상품이라면 저렴한 가격이 싸구려가 아닌 좋은 품질의 합리적 가격임을 사람들에게 인식시키는 활동이야말로 수요를 창출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 사실 월마트나 사우스웨스트 항공, 자라 등이 성숙기 산업에 속해 있음에도 저렴한 가격으로 비고객을 공략한 것도 단순히 저가로만 어필한 것이 아니었다. 월마트를 생각해 보라. 월마트에서 파는 상품들이 싸구려라고 생각하는가? 전통의 대형 항공사들보다 훨씬 높은 고객 만족도를 기록하고 있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이나 끊임없이 새로운 패션 컬렉션을 선보이며 고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는 자라 역시 싸구려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므로 저렴한 가격이라면 당연히 구매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버리고, 수요 창출 관점에서 좀 더 전략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흔히들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거나 저가로 유도하면 당연히 수요가 창출될 거라고 생각한다. 또는 가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면 성공하리라 생각하기 쉽다. 이 모두 자신의 입장에서 공급경쟁력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오해다. 공급경쟁력에서 벗어나 수요창출력 중심으로, 기업 관점에서 시장 전체를 생각하는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


스노우볼 마켓은 어떻게 창출되는가? : 4단계 창출 과정



⦁1단계: 수요 창출 기회의 발굴

스노우볼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눈 덮인 스노우필드를 발견하듯이 수요 창출의 기회를 발굴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수요 창출의 핵심 요충지인 비고객층을 공략하기 위해 수요창출력을 가진 전략적 기회의 창구를 찾는 단계다. 이를 위해 비고객이 누구이며 어떤 고객 가치를 제안해야 그들로부터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지, 수요 창출로 이끌려면 어떻게 공략해야 하는지 탐색해야 한다.


⦁2단계: 스노우볼 시즈의 구축

힘들더라도 오르막길을 한 걸음 한 걸음 오르며 스노우볼 시즈를 만드는 단계다. 시장 개척 초기에 다수의 업체들이 각축을 벌이지만 대다수가 실패하는 것이 바로 스노우볼 시즈를 구축하지 못하는 데에 기인한다. 후발 주자라 하더라도 수요창출력을 가진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 스노우볼 시즈를 구축한다면 스노우볼 마켓을 창출하며 리더로 우뚝 설 수 있다.


스노우볼 시즈 구축은 여러 장벽들을 넘어 스노우볼 마켓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한 스몰윈(Small-Win), 즉 작더라도 의미 있는 성공을 목표로 해야 한다. 스몰윈이 바로 스노우볼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스노우볼 시즈인 셈이다.


⦁3단계: 스노우볼 효과의 창출

스노우필드에 굴리듯 스노우볼 효과를 창출하고 싶다면 혼자 힘으로 하려 하지 말고 고객과의 공동 가치 창출이나 경쟁자 및 협력자의 참여, 사회적 지원 등을 최대한 이끌어내야 한다. 특히 자신이 스노우볼 시즈를 구축했다 하더라도 스노우볼 마켓에 참여한 경쟁자가 스노우볼 효과를 창출한다면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며 리더의 자리에서 밀려나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도태될 수 있으므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혼자 힘으로만 하려 하기보다는 여러 스노우볼 효과를 활용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시장과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 단계: 스노우볼 마켓의 완성

스노우볼 마켓 창출 과정이 마무리되는 단계로, 경사진 스노우필드를 굴러 내려가듯이 자연적으로 시장 성장세로 이어지며 공동 시장 창출에서 개별 무한 경쟁으로 목표가 전환되는 단계다. 스노우볼 마켓의 완성을 의미한다.


이제 시장은 자연스럽게 성장세를 구가할 수 있게 되므로, 참여 업체들은 스노우볼 마켓 창출이라는 공동의 이익에서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개별 무한 경쟁으로 돌입, 점차 레드오션으로 변해간다. 결국 스노우볼 마켓 전략에서 경쟁 전략 관점으로 돌아가 시장에서의 경쟁우위에 주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스노우볼 마켓을 찾아야 할 때가 된다.



스노우볼 마켓 전략의 실행

스노우볼 시즈의 구축

수요 창출 기회를 찾으면 성공할까? : 장밋빛 환상일 뿐이다

그렇다면, 수요 창출의 기회를 찾기만 하면 성장의 날개를 달고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사실 스노우볼 시즈를 구축해 가는 길은 편하게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사업 아이템이 수요창출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막상 실행하다 보면 여러 장벽들로 인해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유기농요구르트 업체인 스노니필드 팜 역시 1983년 이후 80년대 중반까지 직원 열 명 정도에 불과한 소기업에 머물렀다. 은행들은 대출을 꺼렸고, 주주들은 낮은 성과에 노골적으로 불신을 드러냈으며, 고객들도 비싼 유기농 요구르트에 지갑을 열기를 주저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도 1967년 설립 이후 3년 넘게 영업도 해보지 못한 채 기나긴 소송에 휘말렸다. 가까스로 승소한 사우스웨스트는 고작 항공기 세 대로 1971년에 취항을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적은 승객 수가 고민이었다. 결국 1975년에 가서야 겨우 누적 적자를 해소할 수 있었다.


스노우볼 시즈 구축으로 가는 길 : 클라이밍 리더십과 전략적 실행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노우볼 시즈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클라이밍 리더십(Climbing Leadership) 하에 스노우볼 마켓 비즈니스 모델 개발, 전략 요충지 개발, 과도한 실행의 세 가지 전략적 실행 방안을 통해 스몰윈을 창출해야 한다.



클라이밍 리더십이란 아무도 오르지 않은 높은 상 정상에 다다르기 위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가며 묵묵히 오르듯이, 꿈을 원대하게 갖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난관도 극복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리더십을 말한다. 스노우볼 마켓 창출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할 줄 알면서도 어떻게든 생존하고야 말겠다는 극단적인 서바이벌을 추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럼 클라이밍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첫째, 꿈을 가진 채 자신만의 길을 간다

둘째,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생존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변혁적인 조직 문화 구축에 앞장선다


스노우볼 효과의 창출

스노우볼 시즈로는 부족하다 : 스노우볼 효과 창출 주도자가 진정한 리더

스노우볼 시즈를 구축했다고 해서 스노우볼 효과 창출보다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다 보면 스노우볼 마켓에 참여한 다른 업체가 스노우볼 효과 창출을 주도함으로써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고 리더의 자리에서 밀려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선발 주자의 이점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일찍이 인터넷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던 야후나 크랙베리라 불릴 정도로 스마트폰의 대명사가 되었던 블랙베리, 1억 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보유하며 SNS 분야에서 리더에 올랐던 마이스페이스가 추락한 것을 보면 그렇지도 않음을 알 수 있다. 스노우볼 시즈 구축에 성공, 리더에 오른 선발 주자라 하더라도 스노우볼 효과 창출을 통해 스노우볼 마켓을 확대하는 데 소홀하며 작은 성공에만 안주하다가는 역전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발 주자에게도 기회는 있다 : 모방도 훌륭한 전략이다

성장의 기회가 스노우볼 시즈를 구축한 리더에게만 있는 건 아니다. 구글이나 애플, 페이스북처럼 후발주자라도 리더가 스노우볼 시즈 구축 성공에 안주한다면 스노우볼 효과 창출을 주도하며 스노우볼 마켓의 리더로 부상할 수도 있다.


그럼 후발 주자는 어떻게 스노우볼 마켓에 참여해야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미 시행착오와 위험을 감수하며 리더가 개발한 스노우볼 마켓 비즈니스 모델을 모방하는 전략이 현실적으로 가장 효과적이다. 이미 성공한 모델을 발전적으로 모방함으로써 불확실성을 제거하며 성공 가능성도 높이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최대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는 설립 초기에 난관에 부딪히자 사우스웨스트 항공 모델을 전격적으로 모방하여 변신함으로써 날개를 단 월마트라고 불릴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택시 요금 수준의 항공료를 표방한 이지제트 역시 자사 웹사이트에서 사우스웨스트로부터 사업 모델을 빌렸다고 인정할 정도로 보잉737 단일 기종만을 운영하고 기내식을 제공하지 않는 등 사우스웨스트 항공 모델을 적극적으로 모방, 성공할 수 있었다.


이렇듯 성공 사례들을 보면 모방만 하면 이내 성공할 것 같지만, 사실 모방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이지제트 역시 처음에는 사우스웨스트 항공 모델을 모방하는 데서 시작했지만 자신의 특성에 맞게 진화함으로써 성공을 거두었다. 미국과 다른 유럽의 특성상 이지제트는 사우스웨스트와 달리 단거리 국내선이 아닌 각 나라의 주요 공항을 목적지로 하는 국제선에 진출해야 했다. 이에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지제트만의 정책이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지금 이지 그룹 전체의 핵심 차별화 요인이 된 수요와 공급에 따른 탄력적 가격 책정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일찍 예매하면 항공료를 매우 저렴하게 제공하고 인기 있는 비행일수록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차등화한 것이다. 이를 통해 수요가 낮을 때는 낮은 가격을, 수요가 높을 때는 높은 가격을 책정함으로써 저가격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탑승률과 이익률 모두를 제고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창의적인 혁신을 추구하며 스노우볼 시즈를 구축하려는 시도도 필요하지만, 무조건 모방은 나쁜 것이라며 비난하기보다는 모방을 통해 빠르게 스노우볼 마켓에 진입, 스노우볼 효과를 창출하는 전략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더구나 시장 진입 후에 스노우볼 효과를 어떻게 창출하느냐에 따라 후발 주자도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걸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결국 모방도 훌륭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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