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묻는다 역사가 답한다

   
김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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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키
   
13800
2012�� 08��



■ 책 소개

역사가 검증하고 시대가 인정한 불멸의인생ㆍ경영 해법!

비즈니스의 문제들에대한 현답을 역사에서 구하는 책. 역사를 전공한 사학도이자 현직 경제일간지 기자인 저자가 비즈니스 현장을 취재하면서 마주친 수많은 문제들을역사를 통해 바라본다. CEO를 비롯한 비즈니스맨이라면 누구나 고민하고 있는 경영의 문제들을 각 장의 중심 주제로 두고, 그와 연관된 ‘역사적사건’들을 스토리로 풀어주면서 독자 스스로의 해답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한다. 이 책에 수록된 역사적 사건들은 동서고금을총망라하고 있으며,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진귀한 사실과 에피소드까지도 알차게 포함하고 있어서 더욱 흥미진진하게읽힌다.

■ 저자김동욱
서울대 인문대학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부터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벤처중기부, 정치부,금융부, IT부, 사회부, 국제부를 거쳐 2012년부터는 증권부 기자로 근무 중이다. 10여 년간 기자로 활동하면서 벤처거품 붕괴와 정주영 전현대그룹 명예회장 사망, 2002년 대선, 노무현 정부의 등장과 한나라당의 몰락, 카드대란, 각종 IT기업의 부상과 몰락, 법조비리, 이명박정부 집권, 정부조직 개편, 각종 노사대립과 노사정 대타협, 신종플루 유행 등 역사적 사건들을 현장에서 직접경험했다.

기자는 하루하루 역사를 쓰는 매력적인 직업이라생각한다는 그는 역사학도이면서 경제일간지 기자라는 본인의 특수한 신분을 살려, 취재현장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문제의 해답을 역사의 수많은사건들로부터 찾아내는 작업에 천착해왔다. 그 결과물을 2008년 12월부터 한경닷컴에서 ‘김동욱 기자의 역사책읽기(blog.hankyung.com/raj99)’라는 블로그를 통해 공개해왔다. 지은 책으로 『독사』가 있다.
■ 차례
들어가는 글 - 어떻게 역사를 읽을것인가

1장기회
1. 미래예측은 진실인가, 사이비인가 … 불확실성은 역사가 가진 숙명이다
2. 위대한 선택은 무엇에서 시작되는가… 범인(凡人)에게 직관은 독이다
3. 결국 성공은 운에 좌우되는 것이 아닌가 … 승자는 행운의 파이를 스스로 키운다
4. 황금 같은타이밍은 어떻게 잡아야 하는가 … 때가 될 때까지 버틸 체력부터 길러라
5. 왜 위기 앞에 누구는 망하고 누구는 강해지는가 … 위기는미래를 위한 자양분이다

2장도전
1. 유의미한 도전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 어제의 미덕이 오늘의 악덕일 수도 있다
2. 극도의 불확실한 순간에도도전은 필요한가 … 무모함은 때때로 말할 수 없이 큰 힘을 지닌다
3. 장기적이고 영향력 있는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 판을 뒤엎는게임체인저를 꿈꿔라
4. 도전의 성공을 위해 외부의 도움이 꼭 필요할까 … 획기적인 시선을 활용할 준비가 되었는가
5. 무엇이 실패를성공의 어머니로 만드는가 … 멈추거나 나아가거나, 선택의 문제다
6. 결단을 내리기 전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가 … 명분을 잃으면 실패해도회복하기 힘들다

3장기술개발
1. 시장을 제압할 최고의 기술을 만들고 싶다면 … 모두를 만족시킬 기술이 과연 존재하는가
2. 모든 기술이인간에게 유익한가? … 이성의 눈을 흐리는 사이비과학을 조심하라
3. 기술개발, 그 이상 중요한 것이 있는가 … 기술은 멈추는 순간 숨통이끊긴다
4. 기술의 쇠락은 막을 수 없는 일 아닌가 … 과연 사람의 삶에 녹아들어가 있는가
4장 리더십
1. 리더가 갖춰야 할 제1덕목은무엇인가 … 솔선하는 리더, 조직도 일으킨다
2. 어떤 리더가 무능한 리더인가 … 리더가 되려면 효율성부터 익혀라
3. 코드인사,약일까 독일까 …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4. 리더의 권위는 어디에서 오는가 … 권위가 과연 필요한지부터 생각하라
5. 유능한사람이 왜 잘못된 결정을 내릴까 … 인간의 이성을 너무 믿지 말라
6. 아첨꾼은 왜 생겨나는가 … 아첨꾼을 만드는 것은 조직이다
7.리더는 인간심리의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하는가 … 신뢰는 획득이 아니라 활용이 중요하다
8.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방법만이 최선인가 …검토하고 고민하라. 그리고 결정하라

5장도약
1. 미래예측을 위한 데이터, 얼마나 믿어야 할까 … 데이터의 노예가 되진 말라
2. 도약의 가장 큰 걸림돌은무엇인가 … 고정관념은 진실조차 외면하게 한다
3. 도약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엇인가 … 바람이 불지 않으면 노를 저어라
4.성공의 마지막에 발목을 잡는 것이 무엇인가 … 부도덕은 결국 파멸의 씨앗이다

참고자료





사람이 묻는다 역사가 답한다


들어가는 글 - 어떻게 역사를 읽을 것인가

"역사는 헛소리다.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시간을 낭비하는 짓이다."


생산기법의 혁명을 가져온 포드주의(fordism)의 선구자이자 자동차의 왕 헨리 포드의 말이다. 얼핏 생각하면 경영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CEO의 발언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어쩌면 이 말은 역사가 기업의 미래를 예측하고, 사람을 부리는 직접적인 도구가 되지 못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한탄이 아니었을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역사와 경영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별개의 존재라고 생각한다. 안타까운 것은 역사를 그저 개인적인 흥미 차원에서 바라보는 이들이 대다수라는 사실이다. 역사책에 나오는 수많은 사건들을 자신의 일상이나 회사 일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역사란 무엇일까? 누구나 다른 정의를 내릴 수 있겠지만, 나는 역사가 사람들이 살아온 과정의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사람들이 모인 집단과 집단 사이의 접촉 그리고 그 집단 간의 경쟁이 만들어낸 결과물의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역사의 패턴이 오늘날에도 들어맞을 가능성이 있진 않을까? 굳이 역사는 반복된다는 흔한 말을 하지 않아도 이는 맞는 이야기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경영에서는 어떨까? 역사와 경영 역시 사실상 동전의 양면처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남긴 흔적이 역사이고, 사람을 부리는 기술이 경영인 것이다. 사람이 살아온 모습은 시대마다, 또 개인마다 다르지만, 그 패턴이나 인간의 본질적 특성이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면 역사와 경영만큼 인연 깊은 존재도 없는 셈이다.



기회

미래예측은 진실인가, 사이비인가 … 불확실성은 역사가 가진 숙명이다

포병장교 출신이던 나폴레옹은 근대전쟁의 개념을 혁신적으로 바꾼 인물이다. 나폴레옹은 전쟁의 단순한 보조수단에 지나지 않던 대포를 전쟁의 주역으로 삼는 발상 전환을 통해 전투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갔다. 이렇게 대포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데는 당시의 전쟁형태가 크게 한몫했다.


전쟁터는 예나 지금이나 전쟁영화에서 흔히 보는 장면처럼 광활한 공터가 아니었다. 오히려 군인과 말들이 빽빽이 들어찬 채 상대방을 마주보면서 싸워야만 하는 비좁은 장소였다. 이처럼 밀집된 상태에서 전투를 치르다 보니 대포가 효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었고, 여기에 대포 탄환이 어디로 떨어질지 몰랐기 때문에 그 위력은 훨씬 클 수밖에 없었다. 


당시의 대포 탄환은 마치 볼링공이 볼링 핀을 쓰러뜨리듯 전장 여기저기를 튀어 오르면서 병사들의 다리를 절단하거나 병사와 말의 육신을 뭉개고 다녔다. 전쟁영화에서 흔히 보듯 포탄의 파편이 튀어 폭발지점 주변의 병사들이 죽어나갔던 게 아니라, 단단한 전장의 땅 위를 무거운 쇳덩어리 포탄이 반복해 퉁퉁 튀면서 주변의 인마(人馬)들을 살상했던 것이다.


한마디로 총구를 벗어나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오발탄이 당시 대포의 강점이었고 두려움의 원천이었던 셈이다. 즉 공포의 비결은 정확성이 아닌 예측 불가능성에 있었다. 이와 같은 대포의 예측 불가능성은 나폴레옹 최후의 결전이라 할 수 있는 워털루전투의 운명마저 갈랐다. 예측 불가능성을 통제하지 못한 나폴레옹이 마지막에 가서 쓰라린 패배를 맛봐야 했던 것이다.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불확실성이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해온, 역사의 숙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역사의 굽이굽이마다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은 크든 작든 늘 존재했다. 때문에 나폴레옹의 대포이야기를 비롯한 이런 역사적 사건들을 살펴보는 것은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오늘날에 더욱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역사가 가진 불확실성이란 속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예측을 하기보다 변수를 통제할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래에 펼쳐질 수많은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빠르게 도태되는 기업들이 많다. 진정한 강자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바로 패러다임을 직접 설계하여 미래의 판도를 바꾸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미국의 IT업체 애플이다. 전문가용 컴퓨터 제조업체였던 애플은 컴퓨터시장에 닥칠 미래 변화를 예측하고 다양한 리스크를 계산하는 것을 넘어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일련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이제는 애플이 비즈니스역사의 불확실성 그 자체가 되고 말았다. 실제로 노키아 같은 휴대전화업체들이 아이폰의 직격탄을 맞았다면 닌텐도와 에이서 등 다른 분야 업체들은 통통 튀는 아이폰발 유탄을 맞고 사세가 크게 쪼그라들었다. 정말 황당하게도 예상치 못한 오발탄의 희생자가 된 것이다.


당신 주변에 가장 큰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존재는 누구인가? 그 존재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그가 만들어낼 다양한 미래의 변수들을 충분히 헤아리고 있는가? 혹은 당신 스스로가 불확실성을 만들어내는 강자가 되고 싶진 않은가? 그러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겠는가?



도전

유의미한 도전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 어제의 미덕이 오늘의 악덕일 수도 있다

막스 베버가 중국에 대해 큰 변화가 없는 지속의 제국이라 부른 것처럼 흔히들 우리는 중국사회의 항상성(恒常性)과 안정성에 주목하곤 한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에도 중요한 역사적 분기점마다 사회 전체의 특성이 크게 변하는 경험을 적잖게 했다. 중국 공산화 이후 노인 위주의 중국 전통문화를 뒤흔든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노인숭배, 노인정치가 거의 없거나 미약한 유목사회처럼 끊임없이 이동해야 했던 중국공산당에서는 노인숭배의 뿌리 깊은 문화전통이 흔들렸다. 유목사회의 경우 생존을 위해 계속해서 이동해야 하는 만큼 다른 타이틀이나 명분보다 오직 능력 위주로 사회지배패턴이 결정되고 육체적으로 건강한 젊은이가 지도자로 선출되는 경우가 많다.


대장정은 사실상 유목상황이었다. 미국 땅의 두 배가 넘는 1만 8,088리(6,000마일, 9,656킬로미터)를 크고 작은 전투를 치르면서 제대로 된 차량도 없이 걸어가는 것은 인간을 극한으로 몰아넣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대장정 참가자들은 생존을 위해 가장 험한 길만 골라서 다녀야 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체력적으로 우세한 젊은이들의 발언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지도자의 능력과 그의 정신 및 육체의 강인함이 어느 정도인지에 집단 전체의 운명이 좌우되는 상황이었다.


중국은 한때 수천 년간 노인존중문화가 극단적인 형태까지 이어지면서 죽은 자들을 위한 국가가 되다시피 했다. 20세기 중반 문화대혁명 시절에는 과거를 모두 부정하면서 반대의 극단으로 치달아 사회가 수십 년쯤 후퇴하고 말았다. 이처럼 고인 물이 썩을 때까지 아무도 나서지 않으면 역사는 언제나 과감히 칼을 들게 마련이다.


사람도, 조직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잘하는 것, 좋은 것이 있더라도 거기에 만족하며 오로지 머물기만 한다면, 시간은 어느덧 비수가 되어 돌아오게 된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며 선전하는 이유로 물이 고이게 놔두지 않는다는 점을 든다. 실제 삼성에서 잘 나간다고 하는 최고위급 경영진도 몇 년을 같은 자리에 머무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 삼성의 대표경영자들은 전자에서 금융, 일반 제조업, 화학 등으로 정신없이 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역사의 자정능력을 믿고 마냥 기다리기 전에 스스로가 먼저 구태와 이별할 시점을 결정해야 한다. 오늘의 미덕이 내일에도 미덕이 되리란 법은 어디에도 없다.



기술개발

기술개발, 그 이상 중요한 것이 있는가 … 기술은 멈추는 순간 숨통이 끊긴다

기술유출과 방어를 둘러싼 이야기는 첩보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흥미롭다. 그런데 고도의 기술을 가진 현대에나 존재할 법한 이런 사건들이 생각보다 역사가 오래되었다면 믿어지는가.


그렇다. 기술전쟁의 역사는 생각보다 훨씬 오래되었다. 그만큼 기술은 예나 지금이나 기업, 나아가 국가의 명운을 좌우하는 최고의 무기였던 셈이다.


1,500여 년 전 비잔티움제국 시절에는 최고의 기술로 손꼽히던 그리스 불(Greek fire)이 동시대에 존재한 수많은 국가에서 가장 탐내던, 제1의 쟁탈품목이었다. 물에서도 타도록 만들어진 유황성분의 그리스 불은 비잔티움 고유의 발명품이었다. 동로마제국 신민들이 해군의 불, 액체 불, 준비된 화염, 인공 불 등으로 불렀던 이 비장의 무기는, 뜨거운 액체가 좁은 관을 빠져나와 엄청난 굉음과 시커먼 연기를 내뿜으며 불길을 토해내는 식으로 작동되었다. 그리스 불은 먼 거리에서도 적선을 향해 투척될 수 있었고 겨냥한 배를 몇 초 만에 전소시킬 정도로 위력이 대단했다.


칼리니코스라는 그리스인 기술자가 발명한 것으로 전해지는 그리스 불은 콘스탄티누스 4세 치세 때인 678년 아랍군과 비잔티움해군의 교전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 그리스 불의 제조법은 현명한 자들이란 뜻을 지닌 람프로스라 불리던 극소수의 칼리니코스 가문 후손들에게만 비밀리에 전수됐다. 그러다 얼마 가지 않아 이 비장의 무기를 만드는 비밀이 유실되고 말았다. 콘스탄티노플을 방어할 유용한 무기가 영원히 사라져버린 것이다.


그리스 불이 마지막으로 사용된 것은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718년으로 여겨지고 있다. 콘스탄티노플은 삼중의 거대한 성벽과 금각만(Golden Horn), 마르타라 해라는 자연방벽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리스 불이 사라진 이후에는 외침에 고전을 면치 못한 채 결국 쇠락의 길로 접어들고 말았다.


그리스 불의 탁월한 성능만을 믿고 그것의 제조법을 숨기는 데만 급급했던 콘스탄티노플의 처사에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좋은 기술이 있으면 보안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의 명맥이 이어지도록 끊임없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나 기업의 명성, 나아가 명운을 좌우할 정도의 대형기술이라면 이를 개인에게 일임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유지, 발전시켜나갈 필요가 있다. 기술은 개발하는 것 이상으로 관리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역사는 시공을 초월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리더십

리더가 갖춰야 할 제1덕목은 무엇인가 … 솔선하는 리더, 조직도 일으킨다

솔선수범하는 리더들은 조직원들에게 사명감을 불러일으키며 그들의 잠재력을 일깨운다. 평생을 전장에서 보냈던 알렉산더대왕 역시 늘 전투의 선두에 서 있었다.


그가 이처럼 선봉에서 위험을 감수한 이유는 간단했다. 머나먼 이역 땅에서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고 유지하는 데 그만한 방법이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병사들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사람이었다.


기원전 331년 알렉산더의 운명을 결정지었던 가우가멜라 전투에서도 밑바닥 심리를 잘 이해한 알렉산더의 리더십은 누구보다 빛을 발했다. 알렉산더에 맞서 싸운 페르시아의 다리우스(Darius)는 결전 전날 밤 병사들을 밤새 무장시킨 채 대오를 맞춰 세워두는 심각한 우를 범했다. 한낮의 뙤약볕과 모래바람에 지친 다리우스의 병사들은 저녁에 제대로 쉬지 못한 나머지, 결전의 순간에 힘을 쓰지 못했다. 반면 알렉산더는 다른 지시 없이 병사들을 밤새 푹 재웠다. 전투의 결과가 어떠했을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도 하기 싫다는 평범한 진리를 뼛속에 새기고 있는 리더야말로 조직원들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이다. 솔선수범이란 이렇듯 사람에 대한 이해가 바탕에 깔린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행동이다.


솔선수범의 힘은 현대의 기업에서도 잘 발견된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투자한 한국 유일의 중소기업으로 알려진 이스라엘 IMC그룹의 자회사 대구텍이 그렇다. 모셰 샤론 대구텍 사장은 연이은 출장이나 바쁜 업무처리, 조직에 대한 충성 등을 직원들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본인부터 묵묵히 실천할 뿐이라고 말한다.


타인에게 이상적인 과제와 덕목을 심하게 강요하는 사람치고, 자신이 그 같은 과제와 덕목을 제대로 실천하며 살아온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실제로 어떤 일을 해봤고,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아는 사람은 별다른 생각 없이 타인이나 부하직원, 친구 혹은 가족에게 부탁이나 지시의 말을 툭툭 던지지 않는 법이다.


타인의 입장에서 그들의 애환을 헤아리고,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앞장서는 사람의 리더십이야말로 팔로워의 능력을 제로에서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 이 평범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진리는 3,000년 전 전장에서나 오늘날의 세상에서나 불변하는 것임이 틀림없다.


어떤 리더가 무능한 리더인가 … 리더가 되려면 효율성부터 익혀라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폭군으로 알려진 연산군. 그가 저지른 다양한 폭정들에 대해서는 널리 알려진 편인데, 그중 특별히 직장인들에게 커다란 원성을 불러일으킬 만한 짓이 하나 있었다. 바로 지나친 야근 강요였다.


연산군은 신하들에게 허한패(許閑牌) 제도를 도입했다. 허한패란 말 그대로 한가롭게 쉬는 것을 허락한다라는 문구가 적힌 패를 의미했다. 국왕의 소집이나 업무로 궁궐에 들어온 신하들에게 그 패를 내려줘야만 퇴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요즘으로 치면 사장의 공식적인 허락이 있어야만 강제 야근을 마치고 귀가할 수 있는 제도일 것이다.


신하들은 이런 억압에 시달리면서도, 도리어 왕에게 더욱 신실한 충성을 다할 것을 강요받았다. 모든 신하들이 임금 섬기는 도리를 판자에 새겨 벽에 걸어놓고 보아야 했고, 관원들은 사모 앞뒤에 각각 충(忠)과 성(誠)이라는 글자를 새겨야만 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신하들의 지위는 자연스럽게 떨어졌다. 연산군은 모욕에 가까운 천대로 신하들을 대했다.


연산군이 살던 시대와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연산군이 그렇게 했던 데는 그만한 다른 이유가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렇듯 비효율적인 조직운영으로 인해, 연산군은 왕으로서의 권위를 세우고 신하들을 제압하기는커녕 오히려 인심을 크게 잃어버리고 말았다는 사실이다.


인심을 잃어버린 리더에게는 힘이 없다. 단시간은 혹시 몰라도 장기간을 생각하면 이러한 진리는 100퍼센트 적용된다. 불행히도 연산군 못지않게 리더십을 갖지 못한 리더들이 현대에도 많이 존재한다.


무능한 리더는 지시를 구체적으로 내려 일을 신속하고 깔끔하게 처리하지 않는 것은 물론, 그저 부하직원을 일터에 붙잡아두는 것으로 자신의 권위를 확인한다. 그러고는 일을 충분히 했다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 일할 때 일하게 하고 쉴 때 쉬게 하는 운용의 묘를 모른 채 그 반대의 악수를 두는 것이다. 이런 리더들은 동료나 부하들로부터 공공의 적이 되어 배척당하기 십상이다.


연산군에 대한 평가는 분분하지만, 그중에서도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한 이유가 가장 크지 않았을까 한다. 거기에는 권위적으로 부하들을 제압하기 위해 효율성을 무시하고 무조건 야근을 강요했던 그의 못된 습성 역시 한몫 단단히 했을 것이다. 효율성을 챙기는 리더는 마지막에 부하의 마음까지도 함께 챙길 수 있음을, 그는 죽는 날까지 몰랐던 것 같다.



도약

도약의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인가 … 고정관념은 진실조차 외면하게 한다

구멍 뚫린 쟁반, 거미 모양의 레몬즙 짜개, 새소리가 나는 주전자……. 이탈리아 주방용품업체 알레시(Alessi)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이 기발한 제품들을 선보인 업체가 바로 알레시이다. 이 회사에는 실패박물관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출시 후 크게 실패했던 제품들을 전시해놓는 곳이다. 그야말로 고정관념을 깬 신선한 발상인 셈인데, 이곳을 둘러보면 예술작품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로 파격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놀랍게도 이 회사에는 디자이너가 없다. 제품디자인은 모두 외부에 있는 전문디자이너에게 맡긴다. 창업자의 손자인 알베르토 알레시는 1970년 경영에 참여하자마자 사내디자이너들을 모두 없앴다. 이후 알레시에서는 사내 디자이너가 사라진 대신, 세계적인 유명디자이너 200여 명이 새로운 파트너가 되었다. 이는 디자이너가 직원이 되는 순간,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가며 디자인작업을 할 수가 없을 것이라는 CEO의 판단에서 내려진 조치였다.


알레시에는 회사 고유의 디자인도 없다. 그저 디자이너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철학을 알레시라는 큰 그릇에 담아내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 이 회사의 생각이다. 이 작은 주방용품업체는 디자인업체로 변신하면서 연매출 1억 3,800만 유로(약 2,000억 원)의 판매고를 올리는 알토란 같은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완벽한 발상의 전환을 발판으로 삼아 전혀 다른 성장국면으로 새롭게 도약한 알레시와 달리, 고정관념을 떨치지 못해 큰 피해를 본 이들도 우리 주변에는 늘 존재한다. 9·11 테러 당시 미국의 정보기관 역시 그러했다. 이들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대형참사를 지나친 자기확신으로 인해 놓치고야 말았다.


미 의회에 보고된 9ㆍ11 테러 진상보고서에 따르면 9ㆍ11 사태 이전부터 CIA, FBI 같은 미국의 정보기관들은 방대한 테러 관련정보들을 모아 축적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수집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걸러내 유의미한 신호를 감지하지는 못했다.


이 같은 구멍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900쪽짜리 공식보고서가 내놓은 핵심결론은 상상력의 부재였다. 즉 단순한 무기만 지닌 테러조직이 첨단기술로 무장한 미국 본토를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할 리 없다라고 하는 고정관념과 자기확신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리 생각의 범위를 한정지어 놓으니 항공기를 이용하여 월드트레이드센터를 공격할 거라고는 전혀 상상치도 못했다는 이야기이다.


고정관념과 자만은 다시 말해 나만 옳다는 생각과 상통한다. 두말할 것도 없이 이러한 생각은 모두에게 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해를 입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인들에게까지 큰 피해를 주는 것이다. 9·11 테러는 이를 증명하는 가장 끔찍한 사례임이 분명하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히는 순간, 바로 눈이 멀고 위험은 현실로 다가온다. 역사를 살펴봐도 고정관념으로 인해 인류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의학의 발전이 가로막히는 등 아찔한 순간이 왕왕 있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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