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경영

   
형원준
ǻ
한빛비즈
   
16000
2012�� 05��



■ 책 소개
color=#ff8000>경쟁력의관건은 제품력보다 ‘프로세스力’!

기업이 어떻게 현실적으로 프로세스 혁신을 실현할 수 있는지 매우 구체적으로 담고 있는 책. 당시 업계 최초로ERP(전사적자원관리)를 도입하며 성공신화에 일조했던 저자가 오늘날의 기업은 마치 "탱고"를 추듯 고객과 한 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리얼타임, 플랫폼, 감성 소통 이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탱고 경영을 설명한다. 저자는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경영자로서의 경험에 비즈니스 프로세스전문가로서의 통찰을 더해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냈다. 시장이 마켓 1.0에서 2.0, 다시 3.0으로 변화하며 각 단계에서 어떤 문제가일어났는지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그 위에서 지금 시대에 필요한 변화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 저자 형원준
경영이란 제품이나 기술 혁신보다프로세스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역설해온 사람이다. ERP와 SCM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SAP의 한국 사장이자 IT 업계에 끊임없는 화두를던지는 인물로서, 유수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경영혁신과 시스템 구축을 자문하고 있다. PI(프로세스 혁신)라는 용어를 최초로 만들어 확산시킨인물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가전부문에서 린생산방식과한국 최초의 ERP 도입에 실무적 역할을 담당했던 그는 90년대 말 글로벌 SCM 오퍼레이션을 위한 조직개혁, 프로세스 혁신 및 정보 시스템구축하는 실무책임자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시스템 혁신은 세계적 성공 사례로서 아직까지 여러 기업들의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동생형용준 대표가 싸이월드를 창업하는 과정에서 PRP(Personal Resource Planning)의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일을 돕기도 했다.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카네기멜론대 대학원에서MBA를 취득했으며, i2테크놀로지 한국 사장 및 아태지역 총괄사장을 역임하며 일본, 호주, 중국 등에서 선진 글로벌 기업의 경영혁신 활동을지원했다. 현재는 SAP코리아 대표이사로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하여’라는 경영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있다.

■차례
추천사 - 송수영(딜로이트컨설팅재팬 부사장) 
형용준(싸이월드 창업자) 
프롤로그 - 혁신은 나선형으로진화한다 

탱고 경영이란 무엇인가
‘마켓’은 이미 달라졌다 
고객과 밀고 당기며 춤추는 탱고 경영 
탱고의 키워드는 ‘리얼타임, 플랫폼, 감성소통’ 
새로운 시장, 새로운 게임의 법칙 

리얼타임 - 바로 지금 시장에 반응하는 기술
무엇이 진짜 리얼타임인가 
리얼타임은 왜 그동안 실현되지 못했을까 
[의사결정] 느끼는 순간 반응하고 행동한다
[생산·유통] 시장이 원하는 것을 팔리는 만큼만 
[평가] 연말시상식이 아니라 현장투표처럼 
[리스크 관리] 실시간으로확인하고 해결하는 시스템 

플랫폼 -뒤집힌 피라미드 위에서 뛰놀게 하라 
세계는 왜 ‘플랫폼 경영’에 집중하는가 
경영 프로세스를 레고처럼 조립할 수는없을까 
[보안] 사람에 맡기지 말고 시스템을 만들어라 
[상품주기 관리] 표준화로 개발·생산·출시를 앞당긴다 
[파트너십]협력과 개방이 곧 비용절감이다 
[인재유치] 맘껏 뛰놀게 하고, 다양하게 평가하라 
[사회적 경영] 고객으로 대접받지 못했던 90%를위해 
[환경] 에너지와 탄소발생권은 관리 가능한 자원이다 

감성 소통 - 신뢰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네트워크 
모두 보여주는 것이 신뢰를 얻는길이다 
신뢰를 시스템화하는 경영의 기술 
[감성 반영] 스마트 시대, 고객이 기업에게 요구하는 것들 
[고객 관리] 소비자를프로세스의 일부로 만들어라 
[변화 관리] 시장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P-D-C-A 활용법 
[제안형 영업] 고객의 생각을 고객보다빨리 읽는다 
[리더십] 홍익인간형 CEO에겐 인재가 알아서 따른다 

에필로그 - 세상을 하나로 연결하는 탱고 네트워크를 꿈꾸며





탱고경영


탱고 경영이란 무엇인가

고객과 밀고 당기며 춤추는 탱고 경영

세계의 수많은 춤 중에서도 가장 열정적인 춤이라 하면 역시 탱고를 꼽는다. 두 사람이 추는 춤이 당연히 그렇겠지만, 그 중에서도 탱고는 남녀가 한 몸처럼 호흡을 맞추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남자가 끌고 다니듯 리드하는 왈츠나 따로 떨어져 자유롭게 추는 디스코와 달리, 격렬한 리듬 속에서 둘 중에 누가 밀고 당기는지 알 수 없을 만큼 한 순간의 시차도 없어야 하는 춤이 바로 탱고다.


만일 이것이 기업에 적용된다면 어떨까? 끊임없이 고객과 감정을 교류하고, 고객의 몸짓에 실시간으로 반응한다면? 그래서 마치 고객과 기업이 탱고를 추듯 한 몸이 될 수 있다면? 시대가 바뀐다는 걸 인정하는 회사라면 그에 맞는 경영 방식을 채택하고 변화해야 한다.


탱고 방식에서의 최적화란 원래부터 계획에 따라 실행이 완벽하게 이뤄질 수 없다는 현실을 전제로 한다. 대신 문제가 발생하면 얼마나 빨리 대응해서 원래의 계획대로 돌려놓을 수 있는가에 집중한다.


탱고 방식은 이러한 최적화를 자동제어장치 같은 리얼타임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P-D-C-A[기업이 계획(Plan)을 세우고 실행(Do)하다가 중간점검을 통해 차질에 대한 원인부석(Check)을 하고 적절한 대처(Act)를 함으로써 원래의 계획이 달성되도록 하는 운영 방식이다.] 과정이 리얼타임으로 이뤄지고, 유연생산을 할 수 있는 제조협업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일주일에 한 번 최적화 계획을 세울 때는 의사결정을 사람이 일일이 고민해서 내렸지만, 이제는 반사신경처럼 자동적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한다. 이것이 탱고 방식의 핵심 중 하나다.


이 책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탱고 방식은 무엇보다 속도와 유연성을 중시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수요형성을 주도하는 푸시 방식도 필요하고, 시장 상황이 기대 이상으로 좋을 때는 소비자의 니즈를 수용하는 풀 방식도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이 모두가 리얼타임으로 일어나야 한다는 것, 계획에도 없고 미리 준비하지도 않았던 사양을 새롭게 조합해서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 머지않은 미래에는 할인매장에 비치된 대형 3D 모니터에서 내가 원하는 사양을 선택하면, 인근에서 그 제품을 순식간에 조립·가공하고 택배로 보내주는 방식도 출현할 것이다. 이미 아이폰을 만드는 애플이나, 세계적 가구업체 이케아는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성공했다. 아이폰은 고객이 빈 전화기에다 자기가 필요한 앱을 다운받아야 비로소 개인 맞춤형 기기가 완성된다. 이케아의 경우도 고객이 매장에 전시된 샘플을 기준으로 각자 원하는 사양과 디자인을 선택하면 해당 부품이 즉시 출고되고, 고객이 집에 가서 직접 조립하거나 직원이 유료서비스로 각 개인의 방에 맞춰서 출장 조립을 해주는 형태다. 제품이 최종 완성되는 프로세스에 고객이 직접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탱고 방식은 재고를 정보로 대체하기 때문에 잉여생산이 없고 생산활동에 소요되는 시간이 더 짧아진다는 점에서 린 생산방식보다 월등한 효율과 스피드를 가지고 있다. 또한 가격만 저렴하거나 기능만 우월한 제품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알리고 직접 생산에 참여하는 재미를 준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가장 큰 장점은 소비자의 니즈와 욕구는 물론 소비행태를 직접 관리하여, 경영의 관점에서 이런 스피드를 유지하면서 과거는 물론 현재와 미래를 통찰할 수 있고, 고객의 생각보다 앞서서 창의적 제안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탱고의 키워드는 리얼타임, 플랫폼, 감성 소통

인메모리 기술로 드디어 실현된 리얼타임 경영

서로 박자가 조금이라도 안 맞으면 탱고는 순식간에 촌스러운 춤으로 전락한다. 템포가 빠르더라도 파트너와 조금의 불일치도 보이지 않고 한 몸처럼 움직이는 리얼타임(Real-Time)이 탱고 경영의 가장 큰 특징이다.


탱고 방식에서 기업이 인공지능처럼 즉각 반응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려면, 그리고 이것을 현실화하려면 수십, 수백, 수천 개의 처리 단계를 거치면서 데이터를 읽고 쓰는 과정이 필요하다. 최근 리얼 리얼타임 경영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혁신이 일어났다. 바로 인메모리 컴퓨팅 기술 하나(HANA)를 통해서다.


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는 고객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실시간으로 분석해서 대응하는 프로세스가 갖춰져야 한다. 이를 통해 고객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기대하지 않았던 영역에서 감동까지 줄 수 있어야 승리한다.


잘 갖춰진 멍석 위에서 200%의 창조를 만드는 플랫폼

아무리 예쁘고 독특하게 생긴 레고 블록이 있어도 다른 블록과 이음새가 맞지 않아 끼울 수 없다면 아무 쓸모가 없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훌륭한 기능을 갖춘 컴포넌트라도 다른 컴포넌트와 호환되지 않는다면 소용없다. 어디에 끼워도 딱 들어맞는 것, 그것이 바로 표준화된 플랫폼의 위력이다.


소비자와 시장이 언제 어떤 것을 요구하더라도 원칙과 프로세스가 있다면 빠른 의사결정과 행동이 가능하다. 경영진부터 현장요원까지 정해진 약속대로 움직이는 것도 플랫폼인 것이다. 이렇게 미리 정한 약속을 철저히 지키면서도 순간순간 변하는 고객과 파트너의 변화에 맞출 수 있어야 탱고 경영이 가능해진다. 덕분에 기업의 민첩성은 수십 배 빨라졌으며, 시장과 리얼타임으로 교감하는 회사가 등장했고,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공급·소비하는 모든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감성과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보여주고 공유할수록 고객의 마음을 얻는 감성 소통

스마트 기기와 소셜 네트워크는 기업들이 고객이나 파트너들과 직접 감성을 교류할 수 있도록 했다. SNS 방식의 소통은 개인 맞춤형 서비스나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맞춤대량생산, Mass Customization) 생산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개개인이 자기 욕구를 직접 주장하고 소통하기 시작했으니, 기업이 그 욕구를 맞춰감으로써 경쟁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탱고 경영을 하는 기업은 일대일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을 실현하는 데에 3.0 시대의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표준 플랫폼 위에서 활동하는 파트너들이 힘을 모아 창의적으로 고객을 감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탱고를 추는 목적은 정해진 스텝과 동작을 틀리지 않고 따라 하는 것이 아니다. 추는 이와 보는 이가 모두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아름다움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이처럼 탱고 경영의 또 다른 특징은 기업의 손익과 양적 성장 외에도, 고객과 파트너 업체에 감동을 줄 수 있는 사회적·환경적 가치에 대한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리얼타임 - 바로 지금 시장에 반응하는 기술

무엇이 진짜 리얼타임인가

세계적 중장비 제조사인 캐터필러는 판매하는 모든 제품에 각종 센서들을 부착해서 세계로 팔려나간 포크레인, 불도저 등의 작동 상황을 모니터해서 분석한다. 그래서 고객이 요청하기도 전에 부픔을 교체해주고, 예방적 수리를 하는 등 제안형 영업을 한다. 탱고 방식에서의 제품과 서비스는 물건을 팔고 나서 고객과의 관계와 함께 발전한다.


마켓 3.0 시대로 넘어오면서 모든 것이 바뀐다. 지금까지 기업이 피라미드의 꼭대기에서 위엄과 권위를 가지고 생산활동을 지시했다면, 이제는 거꾸로 뒤집힌 피라미드 위에서 플랫폼을 내주기만 하는 상황이 됐다. 기업은 플랫폼을 만들어 놓고 고객과 파트너들이 잘 놀 수 있도록 받쳐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반면에 피라미드의 하부를 담당하던 소비자들과 파트너들이 맨 위로 올라서서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소비자의 직접참여로 시장이 형성되고, 소비자들의 선택에 따라 상품이 설계된다. 풀과 푸시의 개념을 벗어나 피라미드 구조를 거꾸로 뒤엎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시장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미리 정해놓고 물건을 가져다 쌓아놓으면 재고비용이 발생하고 고객의 선택 폭도 줄어든다. 반대로 품절이 발생해 팔 물건이 없어서 기다리다 보면 기회손실비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고객의 선택 폭과 실제 현물재고량의 차이를 정보로 대체하고, 정보와 현물 움직임의 시간차이를 극소화한다. 이를 통해 고객 요구에 대해 실시간에 가깝게 대응할 수 있게 되면 고객 스스로 제품과 서비스의 내용을 선택하며 키워나가는 것이 탱고 경영의 핵심이다.


탱고 방식은 상품 개발과 물류·유통을 구분하지 않는다. 스마트 기기를 통해 소비자의 생각과 거의 같은 속도로 소비자의 니즈를 정보화했다가, 먼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제안형 영업을 하고, 물리적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에 생산이 일어나도록 한다.


아직 초기지만 많은 분야의 산업이 이러한 방향으로의 발전을 서두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자동차를 사려고 딜러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 대해서도, 경쟁력 있는 자동차 업체라면 고객의 선택 과정을 따라가면서 고객과 함께한다.


사양을 고르고 나서 일이 몇 달씩이나 걸려서는 탱고 방식이라고 볼 수 없다. 자동차 딜러들에게 딜러용 앱을 나눠주고 대량주문 할인이나 다양한 인센티브도 리얼타임으로 처리하도록 하면, 수요예측이 틀리는 일도 줄어들고 협업 주문 프로세스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세계 자동차 유통은 아직 재고가 있는 색깔과 사양이 아니면 두세 달을 기다려야 하거나, 밀어내기식 물량을 수용해야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결국 탱고 방식을 완성하는 화룡점정은 고객을 감동시키는 창의적 제안형 영업을 할 수 있느냐이다. 미처 기대하지 않았던 기능이나 서비스가 고객의 감동을 유발한다.


[생산·유통] 시장이 원하는 것을 팔리는 만큼만

국내 기업들 가운데 3.0에 앞서 2.0 시대를 잘 활용한 대표적인 성공기업으로 삼성전자를 꼽을 수 있다. 1990년대 중후반에 1.0에서 2.0 시대로 넘어오면서 삼성전자는 세계 각지에 타깃 고객을 설정하고 가격, 디자인, 성능 등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기 시작했다. 밀어내기식 생산을 중단하고 생산·판매전략과 관리방식 등을 2.0 시대 풀 방식으로 전부 바꿨다.


삼성전자, 생산라인 변경 시간을 제로화하다

삼성전자 가전부문의 경우 하나의 생산 라인에서 하루 천여 개의 같은 제품을 만들고 있었고 생산성도 좋았다. 그런데 갑자기 종류를 섞어서 매일 10가지 물건을 만들어내라고 하니 모든 부서에서 이를 반대했다.


필자의 설득 끝에 두 개의 전자레인지 생산라인에서 작업자들은 재미 삼듯 일정기간 동안 생산해야 할 10여 가지 품종을 하루 안에 패턴을 반복하면서 흘려 보냈다. 그러다가 몇 주 만에 기존과 동일하거나 더 나은 생산성을 내면서도 다품종 혼류생산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한 번의 기종변경에 한 시간씩 걸리던 상황에서 사실상 기종변경 시간을 제로화 해버린 놀라운 결과였다. 납기준수율은 50%대에서 95%로 올라갔고 고객인 GE에서는 감사 표창까지 했다.


생산방식의 변혁과 함께 물류유통 부분에서의 변화도 필요했다. 삼성전자는 중간단계에 쌓이는 재고를 다 없애버렸다. 언뜻 보기에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제품이 매장에 전달되기까지, 주문, 생산, 유통에 걸리는 시간 동안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또는 많은 품절과 기회손실이 발생될까 우려 섞인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표면적으로 그렇게 느껴질 뿐, 유통업체나 관계자들은 유통 재고가 많이 쌓여 있을 때는 남은 것들을 털기 전에 다음 제품을 납품 받기를 거부한다. 이런 구모델과 신모델의 재고싸움이 일어나면, 실질적으로 제품이 소비자의 손에 쥐어지는 속도는 오히려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온다. 기업은 품종이 많아졌을 때, 최소한의 재고만을 유지하며 소비자의 주문이 들어오면 현장에서 바로 채워주고 매장이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재고가 떨어지기 전에 제품을 공급해준다.


월마트 같은 대형 할인점을 중심으로 한 유통업계의 무재고 풀 방식 도입은 거의 모든 생필품이나 공산품 산업의 풀 방식 도입을 강제시켰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유통사, 즉 현지 자동차 딜러들이 재고를 쌓아놓고 판매하는 유통관행을 깨지 못해서 토요타자동차가 JIT(Just In Time) 생산방식을 도입하고 혼자 풀 방식 유통을 적용하려 해도 나머지 자동차 회사들로부터 대량구매에 대한 디스카운트를 누려온 딜러들은 꿈쩍하지 않았다. 그래서 삼성전자를 선두로 한 전자제품 시장이 먼저 유통까지 포함한 풀 방식 도입을 이룩한 것이라 봐야 할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빠른 시간에 대처할 수 있는 기업의 관리, 실행력이 관건이 된다. 3.0 시대에 대응하는 변화는 기업이 일하는 방식을 총체적으로 바꾸는 혁신을 또 한 번 요구한다. 판매나 생산, 개발 등 어느 한 부서나 전산시스템만의 변화로는 이룩할 수 없는 변화다. 조직구조, 인사방식, 관리분석, 프로세스 혁신이 모두 수반되는 변화이다.



플랫폼 - 뒤집힌 피라미드 위에서 뛰놀게 하라

경영 프로세스를 레고처럼 조립할 수는 없을까

프로세스 혁신은 수시로 바뀌는 프로세스를 바로 반영해서 데이터 구조의 조직, 애플리케이션이 동시에 변경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프로세스 모델부터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베이스까지 하나로 관리하는 것을 형상관리(Configuration)라 한다.


그동안 형상관리 분야에는 많은 이론이 동원되었다. 하지만 프로세스가 바뀔 때마다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수정하는 바람에 다른 분야와의 일치성이 헝클어지고 있다. 큰돈을 들여 컨설팅을 받아가며 구축해 놓은 시스템이 새로운 프로세스를 수용하지 못하면 결국 새로운 프로세스 도입을 위해 전부 바꿔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SAP는 변경이 발생하면 프로세스 모델과 애플리케이션을 일치시키는 솔루션 매니저(Solution Manager)를 활용한다. 즉, 프로세스에 혁신이 일어나 현재의 작업흐름표가 변경되면 그에 따라 소프트웨어도 자동으로 생성되게 하고, 이 프로세스가 의도한 대로 잘 운영되는지까지 확인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도구들을 통틀어 비즈니스 프로세스 플랫폼이라고 부른다. 정보시스템을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현업 인력들이 프로세스를 개편하려고 작업흐름표를 변경하면,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생성·변경·유지된다. 이러한 플랫폼 구성요소들은 3,500개의 모든 서비스 컴포넌트와 함께 미리 만들어져서 설치되어 있으니 이것들을 적당하게 꺼내서 활용하면 된다.


플랫폼도 없이 프로세스를 바꾸면 여기에만 1~2년이 걸리고, 몇 년 쓰다가 뭐 하나 고치려면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한다. 결국 프로세스가 바뀌어도 화면과 기능을 수시로 재조립할 수 있는 환경과 플랫폼이 필요하다.


집 창문이 작아서 좀더 큰 것으로 바꾸려 한다고 벽을 전부 헐어내거나 처음부터 새로 집을 지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플랫폼도 필요한 부품만 갈아 끼울 수 있으면서,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선진성이나 국제표준의 장점은 잃지 않아야 한다.


이제 세계의 기업용 프로세스와 애플리케이션은 컴포넌트화되고 있다. 기성품 장롱 같은 패키지 소프트웨어도, 목수를 불러 만든 가구 같은 자체 개발도 당장은 편할지 모르지만 기업의 유연성 확보와 유지보수에는 도움이 못 된다. 개방형 플랫폼에는 지금도 기발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컴포넌트들이 쏟아져 나온다. 세계의 개방형 플랫폼 표준에 참여하면 한국의 뛰어난 앱들도 세계 시장으로 공급될 수 있고, 선진 컴포넌트들을 빠르게 조립해서 필요로 하는 시스템을 쉽고 빠르게 구축할 수 있으며, 사용자들이 직접 필요한 부분만 개선할 수도 있다.


[인재유치] 맘껏 뛰놀게 하고, 다양하게 평가하라

인재를 모으고 유지하는 데 평가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경영자의 철학이 아무리 좋아도 평가체계에 반영되지 않으면 큰 회사에서는 확산되기 어렵다.


최근 SAP는 4조나 되는 돈을 지불하고 석세스 팩터(Success Factor)라는 인재관리 솔루션 회사를 인수했다. 석세스 팩터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1년에 한두 번씩 하는 개인의 실적 및 능력평가를 매월, 매주, 또는 수시로 인재직무개발 및 코칭과 함께 진행하도록 설계된 클라우드 방식의 인사시스템이다.


마치 문자투표로 안방의 시청자들이 직접 국민투표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처럼 석세스 팩터는 조직평가와 코칭 문화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이제 길거리 채용처럼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수시로 현장에서 채용하고 멘토링하며,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시키고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모니터링하는 방향으로 인재관리 수단들이 급진화할 것이다.


이미 석세스 팩터에 힘입어 스마트폰을 이용한 수시 인재관리의 모습이 일상화된 회사는 많다. 평판공유가 아주 쉬워졌기 때문에 누가 어떻게 기여하고 인정받고 있는지가 서로 손끝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칭찬할 일 꾸중할 일이 있으면 그 즉시 스마트폰으로 피드백을 주면서 주변 이해 당사자들과 공유한다. 여러 사람이 준 피드백들과 회사의 계량적 평가 지표들에 대한 결과까지 모여 한 눈에 쉽게 볼 수 있도록 하고, 월 단위로 평가결과를 집계하여 보상시스템과 연결한다.


이렇게 SNS 방식으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시대에는 불성실한 사람이 성실한 척, 창의력이 부족한 사람이 창의적인 척 하기가 과거 어느 때보다 어렵다. 평판을 유지하려고 SNS상의 노출을 기피하는 사람도 있지만, 기업과 사회적 커뮤니티가 좀처럼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업도 개인도 네트워크상의 평판을 유지하는 것이 심각한 진실게임이 되어가고 있다. 가십을 위한 스캔들 정보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아지고, 정치나 기업활동에 대한 정보가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다.


기업들은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방식을 기업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기업 내부에서도 피라미드 방식의 전통적 방법으로는 충분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 내부에서도 피라미드가 뒤집히는 변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 이러한 소통에 자유롭게 참여하는 경영자와 그렇지 못한 경영자의 리더십은 시간이 흐를수록 차이가 벌어질 것이다.



감성 소통 - 신뢰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네트워크

모두 보여주는 것이 신뢰를 얻는 길이다

지금은 기업이 고객과의 일체감을 어느 정도까지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평가 받는 시대다. 소비자와 하나 되기, 사회와 하나 되기, 지구와 하나 되기의 과정 속에서 영혼이 오고가는 것이다. 기업은 이런 일체감을 갖기 위해 감성 경영의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SNS와 데이터를 이용해 시장과 고객의 감성을 읽어내고 고객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품개발, 주문처리 등 모든 업무 처리에서 그 감성 피드백을 활용할 수 있는 섬세한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감성 경영의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다.


지금 당장 그 자리에서 고객과 소통하는 기술

감성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의사결정자와 소비자 사이의 의견, 견해, 평가 등 방대한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이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동원돼야 한다. 물론 감성 정보를 바로 돈이나 생산량 같은 수치로 변환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인공지능, 퍼지이론 등의 발전으로 감성과 같은 정성적 정보들을 정량적으로 전환하는 것은 가능해졌다.


이와 함께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음성멘트나 책, 문서를 분석해서 감정을 도출해내는 기술도 발전했다. 심지어 전 세계 모든 SNS와 인터넷의 댓글을 뒤져서 그 반응을 긍정적, 부정적, 중립으로 분류하고 분석하는 솔루션도 활용되기 시작했다. SAP에서도 이러한 대규모 SNS 분석 솔루션을 통해 별도의 설문조사나 투표 없이도 시장별 감성 변화를 리얼타임으로 알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만큼 시장을 빠르게 파악하고 순식간에 이를 다시 신제품에 반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빠른 대응만 가지고 시장에서 앞서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소비자들과 공감할 만한 가치관이 없다면 소용없다. 아무리 CEO가 소비자와 교신하려고 해도 전달할 만한 기업의 색깔, 메시지, 목적의식이 없으면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와 같을 뿐이다. 따라서 기업이 감성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건전한 가치관과 비전이 있어야 한다.


신뢰를 시스템화하는 경영의 기술

핵심은 체크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계획을 세우고 계획대로 실행하는 회사는 많다. 반면에 계획 따로 실행 따로, 되는 대로 하는 회사도 많다. 중요한 차이는 바로 체크다. 체크를 하지 않으면 계획과 실행은 따로 놀기 시작한다.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면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이 아니다. 시기를 놓치지 않고 대처해서 원래의 계획을 달성하고야 마는 기업과 다음 사이클로 미루는 기업과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P-D(Plan-Do)만 반복하여 계획 차질을 방관하느냐 P-D-C-A(Plan-Do-Check-Act)를 통해 악착같이 계획대로 달성을 해내느냐의 차이이다.


체크하는 방법에도 원칙과 기강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문제의 근본 원인이 파악되고 해결될 때까지 생산라인을 세울지언정 계획을 바꾸지는 않는다라든가 3일 구간의 생산순서계획은 절대로 바꾸지 않는다는 식이다. 이렇게 의도적으로 조직의 소통 및 협업과 신속한 업무처리를 강제하는 것이다. 이것은 P-D-C-A 사이클을 준수해서 약속한 계획대로 실행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조직의 문화와 습관을 세운다.


마켓 3.0 시대에도 P-D-C-A의 개념은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과거의 경쟁요인 위에서 고객과의 약속의 범위가 납기뿐 아니라 환경이나 사회적 책임, 감성적 기대에 대한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제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계획을 세우는 등 리스크 관리나 환경문제 등도 P-D-C-A의 대상이 된다.


기업 활동을 총괄하는 경영계획이나, 판매와 생산 사이의 계획대비 실적관리는 판매운영계획(S&OP)을 통해 종합적으로 모두 연계된다. 이 모든 일이 하나의 통합된 계획체계에서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민첩성을 유지할 수 있다. 마켓 3.0 시대의 기업 경영은 이처럼 새로 추가된 영역에 대한 P-D-C-A 활동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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