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의 거짓말

Business Exposed

   
프릭 버뮬렌(역자: 정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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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북스
   
15000
2011�� 08��



■ 책 소개
런던 경영대학원 최고의 교수가 파헤친 경영의 비밀!

비즈니스 세계의 실상을 일목요연하게 알려주며 우리가 전혀 알지 못했던, 그동안감쪽같이 속아온 숨겨진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 주는 책. CEO의 숨겨진 실체, 그들이 직면하는 온갖 유혹, 외부의 압력, 기업 전략의흥망성쇠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집단적 타성에 젖어 있는대다수의 기업들에게 경쟁 기업의 전략을 그대로 따라해야 그 기업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의 오류에서 벗어나 기존 관습이나 잘못된 전략을 과감하게깨뜨릴 때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또한 인간의 행동과 심리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를 통해 관리자가 이성적이지 못한 행동을 하게되는 원인 등을 분석해 알려준다. 

■ 저자 프릭 버뮬렌
런던 경영대학원(London Business School)의 전략 및 국제 경영 전공 교수로 MBA와기업 경영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올해의 교수’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런던 경영대학원 최초로 ‘엑설런스 인 티칭 어워드(Excellencein Teaching Award)’를 수상했다. 그는 가디언, 피아트, IMB, KPMG, 로이드, 머스크, 노바티스, PwC, 로체, 사라리, 티센크루프, 도시바, 보다폰 등 여러 분야의 기업 자문으로 활동하며 경영 프로그램 개선을 도와주고, 여러 기업의 컨퍼런스에서 활발한 강의를펼치고 있다. 또한 성장 전략에 관련된 많은 논문을 유명 학술지에 발표했으며 국제 성장에 관한 논문으로 경영학 저널 최고 논문상을 받은 바있다.

■ 역자 정윤미
경북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5년 동안 외국어 고등학교 교사를 역임하였으며, 경제경영서를 비롯해 인문, 자기계발 등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번역하고 있다.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착한 맥주의위대한 성공 기네스』『부는 종교다』『혁신의 탄생』『CEO의 글쓰기엔 뭔가 비밀이 있다』『브랜드 심플』『지금 당장 손에 넣어라』『기억력 천재의비밀노트』『하버드대 입학사정관의 미국 명문대 진학가이드』『친구일까 적일까』등이 있다.

■ 차례
프롤로그 

01 그들과 같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No’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기회가있다
 
바보 같은 결정 | 집단적 타성-정해진 틀을 깨면 이길 수 없다 | 디테일링 관행에 빠진 제약업 | 애빌린 패러독스| 남과 다르고 싶은 기업의 심리 | 생각의 오류가 만든 선택적 편견 | 판단 오류에 빠지게 한 숫자와 전략 | 문제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의사 결정 | 경영진의 분석은 과연 정확한가 | 6단계로 세우는 기업 전략 | 전략적 행동과 인수 합병의 보드 게임 | 전략 회의를 위한구조화 콘테스트 | 대부분의 기업엔 전략이 없었다

02 탁월한 성공도 영원할 수는 없다? 성공은 파멸에 이르는지름길이다 
성공한 기업이 사라지는 이유 | 이카로스 패러독스 | 터널 시야 | 멘탈 모델-모든 사람의 사고를 동일한 틀에맞춰야 한다 | 크레오소트 부시:‘개발’이 ‘모험’을 가로막을 때 | 프레임 효과 | 하락세로 돌아설 때는 비용보다 수입을 관리하라 | 위기를만나면 혁신하라 | 당신의 회사는 살아남을 만큼 용감한가

03 규모가 커야 성장한다? 기업 합병에 대한 욕망이 리스크를 키운다 
당신의 얌은얼마나 큰가? | 합병 대상을 찾는 데 혈안이 된 경영진 | 기업을 인수할 때 | 시간 단축의 비경제 | 씨앗과 비료로 기업을 일으키는 방법 |“내가 이겼어! 내가 이겼다고!” | 기업 인수는 대부분 실패한다 | 하이네켄의 성공적인 인수 전략 | 경영진의 자만심은 도대체 어디서생기는가? 

04 성공한 CEO는슈퍼맨이다? CEO는 영웅 같은 존재가 아니다
 
우리 시대의 영웅들 | 운영 전략을 자주 바꾸는 경영진 | CEO의오만함은 선천적일까? 후천적일까? | 영웅이 되거나 악당으로 몰리는 CEO | 유명세를 누리는 CEO와 부담스러운 기대치 | 성공한 CEO는무능력하다 | 경영진은 결국 슈퍼맨이 되어야 하나? | CEO는 수석 스토리텔러다 | CEO와 리더는 달라야 하는가 | 명석한 두뇌를 가진 재치있는 여성 CEO 

05 애널리스트 정보는가치 있다? 믿을 만한 애널리스트는 단 한 명도 없다 
확실한 증거로 밝혀질 진실들 | 애널리스트는 특별한 존재인가 |애널리스트는 고객의 주식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 투자은행의 모호한 기업 분류 기준-그 속내를 해부하다 | 애널리스트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사이렌의 요정과 투자은행가 | 애널리스트 길들이기 | 기업은 왜 정부 관료에게 임원 자리를 제안할까 | 파벌과 당파가 난무하는 이사회 |CEO와 이사회의 복제 인간 | CEO 친구가 이사회 임원이 된 경우 | 스톱 옵션이 CEO를 위협한다 | 스톱 옵션과 위험 감수 행동 |최고경영진의 과도한 연봉 책정이 가능한 이유 | CEO의 거액 연봉이 정당함을 증명하려면 | 두려움을 이기고 얻은 조언은 CEO를 성장시킨다 |누가 약점을 감추고 있는가? 

06유행하는 경영 기법은 가장 효과적이다? 경영 이론에는 허점이 숨어 있다 
픽션이 난무하는 곳 | 말 한마디에 고공 행진을하는 주식 | 엄청난 손해를 끼치는 자성적 예언 | 인간은 자신의 기대치에 따라 행동한다 | 역의 인과관계, 미안하지만 인생은 그리 단순한 게아니야! | 구조조정과 재조직화의 허점 | 다운사이징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 | 유행 따라 바람 따라 | ISO 9000의 양면성이 신기술 개발을막고 있다 | 유행처럼 번지는 비합리적 경영 기법 | 똑같은 감기 바이러스로 뒤덮인 기업 생태계 |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은 비둘기 | 경영컨설턴트? ‘전략적 후퇴’의 상징이 되다 | 뛰어난 직원이라도 고액 연봉을 줄 필요 없다 | 특허사냥꾼 | 정보 과잉 | 지식이 오히려해(害)가 될 때 | R&D 부서는 거저먹기인가? 

07 변화무쌍한 비즈니스 환경이라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 비즈니스 환경은 절대 급변하지 않는다
붉은 여왕 효과 | 먼 곳까지 볼 수 있다는 착각을 버려라 |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이라고? 전과 다름없는데! | 혁신이너무 과대평가되고 있지 않는가 | 진정한 혁신은 고객의 취향마저 바꿀 수 있다 | 수단의 목표, 수익과 혁신 | 운이 좋아서 성공했다고 말해도괜찮다 | 행운의 여신은 준비된 기업의 편이다 | 판단하지 않아야 할 때를 분별해야 한다 | 돈 버는 요령이 무엇인가 | 기업 복제-승리의공식을 바꾸는 방법 | 인수합병 전문가를 해고해야 할 때 | 문제가 모두 문제는 아니다 | 변화를 위한 변화 | 변화하는 편이 훨씬 낫다 |계속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 | 혁신 네트워크에 경쟁사와 고객을 포함시켜라 | 회전하는 고객-맥킨지 효과 

08 연봉의 격차가 실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 연봉 차등화는 최선의선택이 아니다 
자기자본의 숨겨진 비용 | ‘주주 가치 지향’-도대체 어디서 생겨난 말인가? | 주주가 우선이라고 말할 수있나 | 자기밖에 모르는가, 아니면 공동체를 지향하는가 | 켈거타 도심의 회사 | 연봉의 차등화-팀의 실적 향상에 과연 도움이 될까 |2008년 금융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 세 번째 죄악 | 직원과 가족을 위한 배려 | 기업의 사회적 평판이 보험이 되는 시대 | 배려하는기업 

에필로그





비즈니스의 거짓말


그들과 같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No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있다

집단적 타성 - 정해진 틀을 깨면 이길 수 없다

종종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따라하려는 성향에 휘둘린 나머지 비즈니스 세계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살펴보자. 당신은 신문이 왜 그렇게 큰 종이에 인쇄되는지 궁금하게 생각해 본 적 있는가? 그냥 큰 종이에 인쇄하면 돈이 적게 들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이유는 엉뚱한 데 있었다.


사실 신문을 작은 종이에 인쇄하는 것이 비용 절감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그렇다면 신문사들은 왜 큰 종이를 쓰는 걸까? 진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712년에 영국의 신문사들은 신문의 페이지 수에 따라 세금을 내야 했다. 그래서 편집자들은 페이지 수를 줄이려고 지금과 같은 크기의 종이를 선택했다. 1855년에 세금이 없어졌고 큰 종이에 신문을 인쇄하려면 엄청난 추가 비용이 드는데도 신문사들은 기존의 방식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


「메트로(Metro)」라는 무료 신문이 발행된 후로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의 타블로이드판이 처음으로 발행되었다. 이 신문의 판매량이 눈 깜짝할 사이에 급등하자 「타임스」와 「가디언」도 새로운 변화에 합세하여 매출 신장 효과를 만끽했다. 왜 그토록 오랫동안 기존의 신문 크기를 바꾸지 못한 걸까? 정말로 그동안 아무도 (훨씬 저렴한) 작은 종이에 인쇄하려는 생각을 못했을까?


물론 그런 생각을 품은 사람은 많았다. "작은 종이에 신문을 인쇄하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한 사람들은 꾸준히 있었지만 늘 외면당했다. 신문사들은 한결같이 "어느 신문사에서 그렇게 하느냐"라며 핀잔을 주었고 "독자들이 아마 싫어할 것"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타블로이드판 신문은 독자들에게 대환영을 받았다.


바로 이런 현상을 집단적 타성(collective inertia)이라고 부른다. 그 어느 신문사도 정해진 틀을 깨고 파격적인 행보를 택할 용기를 내지 못했다.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기업을 조사해 본 결과, 모든 분야에 대다수 기업이 추종하는 이상한 고집이나 패턴이 있었다. 그러나 왜 그렇게 하느냐는 질문에 속 시원히 대답하는 기업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보다 더 안타까운 점은 어느 기업도 과감하게 현실에 도전장을 내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실 바로 거기에 새로운 성공의 기회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말도 안 되는 기존의 전통이나 관습(제약업체 직원들이 병원을 찾아다니면서 넉넉한 무료 샘플을 안겨주며 제품의 효능을 설명하는 디테일링, 투자 은행의 장시간 근무 관행 등)을 포착하여 그것을 과감하게 깨뜨리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돈을 벌게 될지 모른다. 소비자에게도 옆 사람에게 매일 팔꿈치로 얻어맞는 일을 면하는 것과 같이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다.


판단 오류에 빠지게 한 숫자와 전략

사람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계산하여 객관화할 수 있는 것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이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함께 살펴보자.


신상품이나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거나 성공 가능성이 커 보이는 프로젝트가 있다고 가정하자. 과연 경영진도 우리와 같은 생각일까? 이때야말로 페이백 타임(payback time, 수익이 발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옮긴이) 순현가(Net Present Value, 어떤 사업의 가치를 나타내는 척도 중 하나-옮긴이)를 따지든가 뭔가 다른 숫자로 된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절대 투자금을 받을 수 없으나, 여기 약간의 문제가 있다. 장기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크고 가장 유망한 프로젝트일수록 수치화하기 어렵다.


인텔이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발명한 사례를 예로 들어보자. 초반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으며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에 땀을 흘릴 때 제대로 된 비즈니스 계획이 있었을까? 순현가나 페이백 타임을 미리 계산해 두었을까? 절대 아니다. 그들은 심지어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기껏해야 소형 계산기나 가로등에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을 뿐이다).


인텔의 경영진이 처음부터 페이백 타임을 계산했더라면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을까? (조금 과장하자면) 아직도 사람들이 주판을 튕기고 있을지 모른다. 또 인텔은 지금처럼 초대형 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이 말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비즈니스 전략을 논할 때 수치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할까? 진정한 전략이란 불확실성과 모호함이 따르는 장기적인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따라서 전략과 수치는 서로 어울리는 개념이 아니다. 수치 자료는 장기적인 가치가 없을뿐더러 자칫하면 판단 오류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 어떤 상황에서는 수치 자료를 산출하는 자체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바로 이것 때문에 사람들이 수치에 집착하는 것은 아닐까? 전략적 투자와 관련하여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는 없고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그러니 구체적인 자료를 눈앞에 두어야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것일지 모른다. 수치에 집착하는 CEO는 정말 중요하지만 수치화할 수 없는 요소를 망각하고 눈에 보이는 수치에만 의존하는 오류를 범한다.


그러면 전략을 세울 때 숫자를 전부 없애 버려야 할까? 그럴 필요는 없다. 어떤 것을 수치화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깨닫거나 발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어느 기업의 CEO는 새로운 제안을 검토할 때 일부러 수치 자료를 산출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일단은 온갖 고생을 하더라도 수치 자료를 완성합니다. 그런 다음 이것을 덮어두고 직감이나 경험에 따라 최종 결정을 내립니다."


이처럼 의사결정 시 숫자로 표현된 자료는 아주 작은 부분으로 남겨두기 바란다. 숫자가 대단한 의미를 준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일단 가능한 모든 변수를 계산해 보되, 최종 결정은 (숫자가 아닌) 자신의 상식과 판단에 따라야 한다.



탁월한 성공도 영원할 수는 없다? 성공은 파멸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터널 시야

"터널 시야란 비유적으로 말해서 각막에 곰팡이가 침투해 시야가 흐려지는 현상이다. 이 곰팡이는 두뇌 활동보다 자아(ego)의 힘이 더 강해질 때 왕성하게 번식하며, 특히 정치적 성향에 노출될 때 매우 심각해진다. 아무리 훌륭한 아이디어라도 이른바 터널 시야로 보면, 크기나 가치가 몹시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전혀 새로운 독단적인 형태를 취하여 원래 그 아이디어가 의도한 바와 전혀 반대의 성향을 띠게 된다."


조지아 대학의 앨런 애머슨 교수와 스티븐스 공과대학의 앤 무니 교수에 따르면 성공가도를 달리는 기업의 CEO들은 전략적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할 때 종종 허점을 드러낸다. 그들은 가능성 있는 여러 가지 대안을 평가하는 데 오랜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며, 연구나 분석도 탐탁지 않게 여긴다. 외부 전문가의 조언을 구할 리도 없다.


그런 상황에 놓인 CEO들은 십중팔구 변화를 거부하거나 그로 인한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데만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주변 환경의 변화가 매우 중대하다면, 그런 식으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런 상황은 요즘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1970년대에 기계식 시계 제작에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던 스위스 시계 회사는 수정 시계를 개발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홍콩과 일본 기업들이 가격이 저렴한 수정 시계를 앞세워 시계 시장을 잠식하다시피 하고 정작 스위스 시계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의 심각성을 인정하지 않다가 파산 일보 직전까지 가고 말았다.


비슷한 시기에 타이어 제작사인 파이어스톤은 (타이어의 수명을 늘린) 레이디얼 기술이 개발되었는데도 기존의 바이어스 타이어(bias tire, 접지 면의 중심선에 비스듬한 섬유층으로 강화한 타이어-옮긴이) 생산량을 더욱 늘리기로 결정했다[결국 회사의 재정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기울어 경쟁사 브리지스톤(Bridgestone)에 인수되고 말았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신문사들이 닷컴 사이트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온라인 뉴스 보도에 거세게 반발하는 동시에 자기네 신문 기사를 그대로 옮기는 방식으로 웹사이트를 구축하는 어리석은 행보를 보였다. 그런가 하면 코닥(Kodak)은 사진용 필름 판매로 벌어들이던 막대한 수익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도 그 오랜 세월 동안 디지털 사진을 끝끝내 외면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전형적인 터널 시야의 예다. 기업이 한창 승승장구할 때는 좀처럼 주변 세상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시선을 돌리려 하지 않는다. 그러면 결국 새로운 기술을 억지로 받아들여야 하는 시기가 찾아온다. 그때도 세상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보다는 자신의 좁은 시야에 보이는 것만 받아들인다. 이런 식으로 대처하다 보니 구글, 인텔, 마이크로소프트에 버금가는 초대형 기업들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이다.


어떤 기업들은 신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소매상이나 매장 직원들이 그 상품을 출시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고 반대해도 귀 기울이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을 몰입 상승 효과(escalation of commitment)라고 부른다. 어떤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단지 성사 여부(기업의 장래 또는 전쟁의 승패)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사람의 개인적인 평판도 크게 작용한다. 책임자는 프로젝트를 끝까지 성사시켜 유종의 미를 거두는 모습을 모든 사람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 그러므로 지금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그만두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을 떨치지 못하는 것이다. 중요한 일은 반드시 제동을 걸어야 하는 순간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다.


당신의 회사는 살아남을 만큼 용감한가

시장은 다윈이 말한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돌아간다. 경기 침체는 알래스카에 겨울이 찾아온 것과 같다. 체력이 약하거나 몸에 축적된 지방이 별로 없는 사람, 동면 능력이 잘 발달하지 않은 사람은 알래스카의 겨울을 견디기 어렵다. 미안하지만 알래스카에 겨울이 찾아온 후에야 체력을 키우는 것은 현명한 생각이 아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해서, 겨울이 찾아온 후는 이미 늦은 감이 있다. 물론 다른 회사들의 생존 전략을 연구해 보면 몇 가지 배울 점이 있을지 모른다. 소심한 기업은 감히 엄두도 못 낼 방법이다.


첫째, 주변을 둘러보면 위협 경직 효과를 보이는 기업이 매우 많다. 위협을 받으면 영업 실적이 위축되고 (핵심 상품이나 서비스 등) 가장 자신 있는 분야에 집중하거나 거기에만 오로지 매달리는 경향이 커진다. 주변 사업 등은 잠시 보류하거나 정리하며, 경영 방식은 관료주의적 성향이 두드러지고 하향식 명령 구조가 뚜렷해진다. 안타깝지만 이런 식의 방어 태세는 어려움을 극복할 해결책을 찾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도리어 상황을 악화시킨다.


그보다는 기업의 문을 활짝 열어버리는 편이 낫다.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 나서거나 상향식 의사소통 방식에 따라 참신한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혁신을 장려하는 것이다. 한 가지 사례로 런던에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 하나를 살펴볼까 한다. 이 회사는 소비자의 주문을 받고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며, 사용자에게 프로그램 활용법도 직접 가르쳐 준다. 그러나 한동안 이 회사를 찾는 고객은 대부분 GM이나 포드와 같은 자동차 제조업체여서 그런 서비스가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들은 알래스카의 혹한과도 같은 불경기를 인내해야 했다. 처음에는 다른 기업처럼 비용 삭감 및 인원 감축 정책을 도입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 기업의 CEO는 뭔가 다른 해결책을 시도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모든 직원이 새로운 아이디어, 즉 새로운 수입원이 될 만한 사업을 구상하도록 독려했다. 그러자 직원들은 (어차피 다른 방법도 없으니)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는 심정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결국 직원들이 내놓은 아이디어 중 하나가 이 회사에 상당한 수익을 안겨준 사업으로 성장했다.


직원들은 여분의 부속품을 관리하는 팀이 유독 자동차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점에 주목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 신차를 구입하기보다는 차를 수리해서 사용하려는 사람이 많아지므로 이는 당연한 결과였다. 그래서 직원들은 자동차 제조업체별로 부속품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재고 관리 체제를 만들자고 건의했다. 이 아이디어가 바로 기업을 되살린 원동력이 되었다.


활동 범위를 좁혀서 한 가지 제품에만 주력하거나 하향식 경영 방식을 고집하는 위협 경직 효과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이 회사는 상향식 경영 방식을 선택했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데 주력했다. 무서운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에는 아무도 밖에 나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 얼어붙은 귀를 두 손으로 감싸며 문을 나서야 한다. 처음에는 비용을 아껴도 시원찮을 시기에 돈을 낭비하는 짓이 아닌가 생각될지 모른다. 그러나 새로운 돌파구가 눈앞에 보이면 눈보라를 헤치고 나가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지게 된다.



규모가 커야 성장한다? 기업 합병에 대한 욕망이 리스크를 키운다

시간 단축의 비경제

새로운 정보를 입력하거나 기술을 배우기 전에 두뇌가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휴식기는 연습 시간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습 중에 잠깐 쉬지 않으면 연습을 아무리 오래 해도 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요즘 기업 전략을 검토해 보면, 하루라도 빨리 성장하려는 욕심 때문에 스스로 덫에 빠지는 경우를 자주 접한다. 일례로 경쟁사를 따라잡으려고 어떤 기업들은 평소보다 두 배 속도로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고, 두 배 속도로 기업 합병을 추진하며 직원도 두 배로 늘린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러한 노력은 기대한 결과를 낳지 못한다. 배우는 학생과 마찬가지로 기업도 성장하려면 정기적으로 휴식을 취하며 회복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급하게 밥을 먹으면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해 배탈이 난다. 남들보다 두 배로 노력한다고 해서 수익도 정비례로 두 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성장 속도를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조급증을 내면 오히려 제 발에 스스로 걸려 넘어질지 모른다. 이런 현상을 바로 시간 단축의 비경제라고 부른다.


어떤 기업이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서 단시간 내에 성장하려고 하면, 동일한 노력을 장기적으로 기울인 것만큼 효율을 내지 못한다는 이론이다(효율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비경제라고 한다).


한번은 25개의 다국적 기업의 성장 전략을 분석하는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를 맡은 적 있다. 그 연구 결과도 동일한 점을 시사해 준다. 서두르지 않고 꾸준한 자세로 성장에 힘쓰는 것이 단시간에 급성장을 이루려는 기업보다 수익성에서 훨씬 앞서게 된다.


씨앗과 비료로 기업을 일으키는 방법

미국에서 온 방문객 이렇게 멋진 잔디를 가꾼 비결이 뭔가요?

주인 네, 무엇보다도 토양의 질이 중요합니다.

미국에서 온 방문객 그렇군요.

주인 그에 더해서 좋은 종자와 우수한 비료도 꼭 있어야 합니다.

미국에서 온 방문객 아무렴요. 그것도 중요하지요.

주인 또 매일 물을 주고 매주 잔디를 깎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미국에서 온 방문객 그래요?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군요.

주인 그게 전부입니다.

미국에서 온 방문객 아니, 그게 전부라고요? 농담하시는 거죠?

주인 농담이라니요. 별다른 비결이 있겠습니까? 그렇게 500년만 꾸준히 노력하면 된다니까요.


배꼽이 빠질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기업의 성장과 경영에 대해 중요한 점을 시사해준다. 많은 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거나 가능한 한 많은 기업을 인수하려고 애쓰지만, 그들은 기업 경영이 잔디를 가꾸는 것과 비슷하다는 점을 깨닫지 못한다. 장비를 사고 건물이나 사무실을 임대하며 직원을 고용하고 기타 자산을 갖추는 등 기업에 필요한 요소를 갖추는 것은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준비를 한다고 해서 저절로 기업이 굴러가리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효율적인 경영을 하려면 기업의 하드웨어(이를테면 기업 구조 및 보상 시스템)뿐 아니라 소프트웨어(기업 문화, 비공식적 의사소통 체계 등)도 세심하게 준비하여 서로 조화를 이루게 해야 한다. 그런 기업을 만들려면 눈에 보이는 몇 가지 요소만 챙기는 것으로는 어림도 없다. 지속적인 관심과 헌신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충분한 시간이 꼭 필요하다.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비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종종 우리는 기업의 경쟁력이란 브랜드 이미지, 특허권의 개수, 유리한 위치 선점 등을 떠올린다. 다시 말해서 경쟁사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요소이기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들 말이다. 하지만 처음에 소개한 이야기에서 엿볼 수 있듯이 기업 자체도 안정적인 경쟁력의 근원이 될 수 있다.


특별한 브랜드가 없어도, 위치상 유리한 곳을 차지하지 못해도, 변변한 특허권 하나 내지 못해도, 주가가 그리 높지 못해도 남들이 함부로 넘볼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인내심만 있으면 말이다.



변화무쌍한 비즈니스 환경이라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 비즈니스 환경은 절대 급변하지 않는다

먼 곳까지 볼 수 있다는 착각을 버려라

비즈니스 세계는 한순간도 쉬지 않고 변화를 거듭한다. 따라서 언제 무엇이 변할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곳은 그야말로 불확실성이 넘쳐나므로 어떤 전략을 수립하기란 매우 어렵다. 내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10년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우겠는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원하는 목표를 정하기는 쉽지만 그곳에 도달하는 과정은 온갖 불확실성과 예기치 못한 일들로 채워진다. 기술의 발전, 시장의 수요, 기존 경쟁사의 반응, 새로운 경쟁사의 등장, 고객의 선호도, 화산폭발을 비롯한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 미시경제 등을 생각해볼 때 잠시 후에 벌어질 일을 예측하기도 어렵다.


경쟁은 일종의 경주다. 단, 이 경주가 벌어지는 장소는 짙은 안개가 깔린 도로다. 다들 3G 라이선싱(3G Licensing, 라이선스 발급 관리처-옮긴이), 중국 시장 진입, IT 기업 합병 등 선두에서 달리는 주자를 무턱대고 따라간다. 그러다가 그 주자가 넘어지면 그 뒤를 따르던 주자들도 전부 넘어져서 이마에 큰 혹을 얻는다.


물론 남들이 열심히 달릴 때 혼자 뛰지 않으면 경주에서 낙오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처럼 치열하고 숨 가쁜 경쟁 속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만 앞차가 사고를 당해도 정지할 시간을 벌 수 있다. 둘째, 앞차의 속도가 불안할 정도로 빠르면 그 속도에 맞추려고 하지 마라. 물론 앞차가 당신보다 먼저 목적지에 도착할 수도 있지만 중도에 큰 사고를 당해서 아예 목적지에 가지 못할 확률도 높다. 때로는 위험 요소의 경우 일단 피하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쌍안경을 과감히 버려라. 먼 곳까지 볼 수 있다는 말은 착각일 뿐, 오히려 쌍안경 때문에 코앞의 돌부리를 보지 못하고 넘어질 수 있다. 지나치게 세분화된 장기 전략을 고집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없다. 갑자기 눈앞에 장애물이 나타나도 피할 수 없고 좋은 기회가 와도 잡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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