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래빗: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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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 시두(역자: 김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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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02��



■ 책 소개
‘투 래빗’ 전략으로 경제침체와 산업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를 넘어 25년간 1등 자리를 지켜온 시스코의 성공 경험을 소개한다. 특히나 그 변화 속도가 더 빠른 IT업계에서 시스코가 25년간 지속적으로 승리해온 비밀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기업 활동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으로 수렴된다. 그런데 결과적으로혁신이나 신사업 모델에 집중하느라 가장 핵심적인 비즈니스를 소홀히 하거나, 조직력을 강조하느라 조직의 유연성을 해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시스코는 모든 결정을 대가를 치르는 희생이 아니라 하나하나 잡아야 할 기회로 보고, 두 목표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타협하지 않고 상반되는 두 가지목표를 모두 추구하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 즉 오늘의 이익과 내일의 성장을 함께 노리는 ‘투 래빗’ 전략을 채택하여 수행하고 있는것이다.

이 책은 조직의 안정과 혁신, 현재의 수익성과미래 성장 엔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시스코의 경험을 비롯해 P&G, 월풀, 할리데이비슨 등의 사례를 들어 ‘투 래빗’ 전략이왜 오늘날 최선의 전략인지를 밝힌다. ‘투 래빗’ 전략은 거친 변화 속에서 오늘의 성공과 내일의 성장을 함께 꿈꾸는 조직, 기회와 안정을 함께잡아야만 하는 개인 양쪽 모두에게 불확실성의 파도를 헤쳐나갈 수 있는 완벽한 성장 청사진을 선사해줄 것이다. 
■ 저자 인더 시두
시스코 해외사업부 전략기획담당 수석 부사장이며, 최고의 의사결정 기구인 운영위원회의 일원이다. 2006년부터 2010년 까지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중동 등을 관할하는 ‘신흥 시장 협의회’의 공동 리더, 2006년부터 2009년까지는 시스코 전체 수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기업 비즈니스협의회’의 공동 리더를 역임했다. 시스코에 합류하기 전에는 인텔과 노벨을 거쳐 국제적인 경영 컨설팅 기업 맥킨지&컴퍼니에서 일했다.

인도공과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미국매사추세츠주립대학에서 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펜실베니아 와튼스쿨 MBA를 졸업했으며, 하버드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수료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스탠포드대학, UC 버클리 경영대학원에서 객원 교수를 맡고 있다. 
■ 역자 김하락
영남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교편을 잡다가 번역이 좋아 뛰어들었다. 국어문화운동본부에서 주관하는 문장비평가 과정을 수료한 후 현재 영어 및 독어 출판 전문 번역가로 활발히활동하고 있고, 국어 상담소 상담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영어 역서로는 『퓨처캐스트』『나이트』『콘클라베』『수학의 역사(공역)』『시간관리 팁 120』『절대로 바꿀 수 없는 것 다섯가지』『뉴욕타임스가 전하는 교양 역사/지리 편』등이 있고, 독어 역서로는 『하루 만에 읽는 생명의 역사』『나자렛 예수(공역)』『메트로2033』『운동화 전쟁』『경제학 클래식 카페』『느림에의 초대』『하루하루가 선물입니다』등이 있다.
■ 차례
프롤로그 
이제 한 가지만 잘해서는살아남을 수 없다 

2 Rabbits 전략#1 지속적혁신과 파괴적 혁신 
어제의 성공을 바탕으로 미래를 위한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라 

2 Rabbits 전략#2 현재의 수익성과 미래 성장 엔진 
현재의 경쟁 우위를 발판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라 

2 Rabbits 전략#3 최적화와재발명 
실수를 개선하며 도약을 실현해라 

2Rabbits 전략#4 고객의 만족과 협력사의 만족 
고객이 왕이라면 협력사는 스승이다 
2 Rabbits 전략#5 선진국과 신흥국 
파괴적인 아이디어는 국경이 없다

2 Rabbits 전략#6 기술적 우월성과 사용자의편의성 
고객이 좌절하는 그 순간이 바로 새로운 시장임을 기억하라 

2 Rabbits 전략#7 슈퍼스타와 이기는 팀 
톡톡 튀는 나만의 아이디어와 환상적인 팀워크로 무장하라

2 Rabbits 전략#8 권위적 리더십과 수평적의사결정 
원칙을 존중하되, 때에 따라 재량에 맡겨라 

에필로그 
하나를 희생하고 다른 하나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그냥 나쁜 비즈니스일 뿐이다

감사의 말
주석
색인




투 래빗: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2 Rabbits 전략 #1- 지속적 혁신과 파괴적 혁신

어제의 성공을 바탕으로 미래를 위한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라

17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P&G가 여전히 혁신을 주도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답은 P&G가 혁신을 지향하면서 동시에 검증된 프로세스에도 상당히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데 있다. P&G는 경쟁업체인 킴벌리클라크나 유니레버보다 수익 대비 연구 개발 투자 비중이 더 높긴 하지만 단순히 그 점뿐만 아니라 그 접근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P&G는 파괴적 혁신과 지속적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극소수 기업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바로 이 때문에 현재 경쟁 중인 분야에서 선두 주자이면서, 인접 시장에 진입하거나 기존 시장을 변화시킬 원동력을 지닐 수 있었다. 두 가지 혁신의 기본 성격과 그것이 각종 산업에 기여하는 점부터 먼저 살펴보자.


지속적 혁신 : 과거의 대담한 아이디어로 현재 이익 연장하기

지속적 혁신은 과거의 성공을 바탕으로 부단히 향상함을 말한다. 요컨대 기존 제품에 새로운 기능과 특성을 통해 더 좋거나 더 빠르거나 더 싸게 하는 것이다. 대개는 경쟁 위협에 대처하는 한 가지 방편으로 지속적 혁신을 시도하게 되지만, 결과적으로는 비약적 발전을 낳는 경우가 많다. 다우 케미컬에서 선보인 지퍼락 비닐 샌드위치 백은 10여 년 전에 개발한 연필 주머니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제품으로, 역시 지속적 혁신의 좋은 예다. 지퍼락 비닐 백은 결국 종래의 평범한 샌드위치 백을 따라잡았고, 지금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파괴적 혁신 : 미래를 위한 새로운 규칙 만들기

지속적 혁신과 달리, 파괴적 혁신과 발명은 아예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거나 기존 시장을 변화시킨다. 다. 이 모두가 전에 없던 역량과 기능을 도입하고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에 답을 제시함으로써 벌어지는 일이다. 파괴적 혁신은 가치가 창조되는 방식과 영역을 바꾸고, 비즈니스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아이팟과 아이튠스가 음악 산업 전반에 일으킨 충격을 생각해보라. 애플이 이들 제품을 내놓은 이후에 소비자들은 더 이상 CD를 구매하지 않았다. 대신 파괴적 혁신, 즉 매력이나 음질은 좀 떨어질지 모르지만 압도적으로 간편한 MP3 파일 형태의 디지털 음악의 소비라는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파괴적 혁신은 엄청난 힘을 지녔기에 새로운 성장으로 나아가는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진입장벽이 높고 선두 업체가 확고히 버티고 있는 기존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든든한 발판을 마련하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파괴적 혁신과 지속적 혁신은 둘 다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동시에 추구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려다 보면 역량, 자원, 우선순위를 놓고 골치 아픈 논란이 일어나기 마련이고, 리더들은 각각에 적용해야 하는 관리 방법이나 매트릭스, 실행 방식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런 까닭에 많은 회사들이 하나는 포기하고 다른 하나를 택해 추구하곤 한다. 하지만 그래 봐야 기회만 놓칠 뿐이다.


지속적 혁신과 파괴적 혁신의 조화

사외 벤처링인 스핀인(spin-in)과 혁신적 아이디어를 비즈니스 기회로 바꾸는 인큐베이션을 동시에 추구하기로 결정했기에 시스코가 파괴적 혁신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것은 시스코가 사외 벤처링과 사내 벤처링을 통해 지속적 혁신과 파괴적 혁신을 추구하는 여러 접근법 중 두 가지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접근법은 무엇인가? 그 답은 조직이 달성하려는 목표에 달렸다. 만약 새로운 아이디어가 기존 제품들이나 고투마켓 전략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되면 시스코는 이 아이디어를 내부에서 구체화한다. 이와 달리 매우 색다르거나 생소한 것을 추구하려고 할 때는 벽을 넘어 외부로 눈길을 돌린다.


* 고투마켓 전략(Go-to-Market Strategy) - 한 기업이 고객 및 다른 기업과 연결되기 위해 사용하는 각종 채널과 최초 접촉에서 완결 단계까지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이끌어나가기 위해 개발하는 조직적 프로세스 등을 가리킨다.


시스코는 내부와 외부를 통틀어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택해 재화와 서비스를 상호 보완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이를 통해 시스코는 시장에 파괴적인 혁신과 지속적인 혁신을 동시에 내놓을 수 있고, 이러한 혁신들은 변화를 일으키는 가치를 창출한다. 파괴적 솔루션을 지속적인 기술과 결합한다고 해서 판매가 급격히 늘진 않는다. 다만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2 Rabbits 전략 #2- 현재의 수익성과 미래 성장 엔진

현재의 경쟁 우위를 발판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라

구글은 몇 년 전부터 비즈니스를 다양화하려고 노력했다. 검색 기반 광고 시장의 71퍼센트를 점유할 정도로 세계 시장에서 유례없이 급속하게 부상한 구글이 왜 굳이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화하려고 골머리를 앓을까? 다각적 비즈니스 모델은 한 부문이 침체되어도 타격을 덜 받을 수 있고, 호경기 때는 상승작용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또 인접 시장으로 진입로를 열어 기회를 확장시키고, 늘어가는 경쟁과 규제 변화 및 내부적인 위기로 인한 수익 흐름의 변화를 완화시켜 기업이 오래 지속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과 관련된 방대한 자산 포트폴리오를 가진 회사라면 더 그렇다.


당시 가정용 및 소규모 사무실용 네트워크 연결 제품의 시장 기회는 이미 200억 달러에 달했고, 2009년에는 740억 달러로 커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 상황이었다. 시스코의 CEO 체임버스로서는 시스코가 이 시장을 외면하게 내버려둘 수 없었다. 수백만 명의 소비자가 저렴하고 간편한 라우터로 자신의 생활공간에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면 시스코가 그 통신 혁명의 중심에 서 있어야만 했다.


그러나 시스코는 그렇지 못했다. 대다수 소비자에게 시스코 제품은 너무 비싸거나 너무 복잡했다.  아무리 애를 써 봐야 소비자 시장을 장악할 만큼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할 수는 없었다.


시스코는 시장에서 눈에 띄게 성장 중인 한 회사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취하기로 결정했다. 선택된 회사는 링크시스. 시스코 경영진은 인사나 재무 같은 공통된 기능은 통합하고 엔지니어링, 판매, 마케팅 등 고유한 부문은 그대로 두었다. 분리된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하는 데 꿋꿋이 집중하면서 시스코는 브랜딩, 소매 채널, 소비자 시장 공급체인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나 소비자 시장에서 성취를 이루긴 했어도 회사 능력의 한계를 더욱 넓히려면 아직도 개발해야 할 비즈니스 모델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시스코는 곧 깨달았다.


동영상 및 음성, 데이터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한 대역폭을 관리하면서 시스코는 고객이 원하는 것은 단지 강력한 라우터와 고성능 스위치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동영상을 관리하고 배포할 완전한 디지털 솔루션이 필요했다. 결국 2005년 시스코는 69억 달러에 SA를 인수했다.


1951년에 설립된 SA는 수백만 케이블 TV 시청자가 사용하는 셋톱박스(set-top box, TV에서 인터넷 사용과 같은 인터페이스를 만들어주는 기기. 케이블이나 위성을 통해 영상 및 음성 신호 수신은 물론, 다양한 멀티미디어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로 유명한 회사다. SA는 고객이 어떤 셋톱박스를 주문하더라도 맞춤 제작할 수 있는, 수직적으로 통합된 맞춤형 비즈니스 모델을 자랑했다. 시스코는 SA를 통해 결코 경험해보지 못한 고객과의 친밀함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렇다면 결과는? SA의 20억 달러짜리 비즈니스는 인수한 지 2년 만에 40퍼센트 넘게 성장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였다. 이처럼 대량 판매 모델과 맞춤형 판매 모델을 받아들임으로써, 시스코는 일반 소비자 시장과 서비스 공급업체 시장에 더욱 효율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게 되었다.


많은 회사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거부감을 느낀다. 그에 따르는 내재적 리스크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시스코 역시 아무 모델이나 시행하려 들진 않는다. 그러나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 변화를 따라잡거나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가능성을 보인다면, 자연스러운 발전을 통해서든 외부에서 인수해오든 간에 신속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최선이 되도록 발전시켰다.


새롭고 낯선 비즈니스 모델을 받아들였기에 현재 시스코는 이전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일례로 2009년에 시스코는 서비스에서 70억 달러, 동영상에서 35억 달러, 그리고 서비스로서의 협업 부문과 소비자 시장에서 각각 10억 달러 가까이 벌어들였다. 이것은 시스코 매출의 약 30퍼센트에 이르는데,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이런 다양성 덕분에 시스코는 더 강해졌고, 고객층과 제품 포트폴리오의 폭이 한층 더 넓어졌다. 그리고 그저 희망사항인 줄만 알았던 든든한 재정적인 능력과 안정을 확보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는 회사 리더들의 새로운 발상과 엄청난 노고가 있었다. 이들은 열린 마음으로 생전 받아본 적도 없는 훈련을 통해 능력 계발에 나서야 했다.



2 Rabbits 전략 #4 - 고객의 만족과 협력사의 만족

고객이 왕이라면 협력사는 스승이다

새 천년에 접어들기 직전에 시스코는 궁극적으로 모든 기업이 원하고 모든 경쟁자들이 가지길 바라는 차세대 신기술을 하나 보유한 기업을 사들였다. 전화선으로 연결되는 기존 전화 요금보다 획기적으로 비용을 낮춘 인터넷 전화 시스템을 개발한 셀시우스라는 회사였다. 텔레커뮤니케이션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기를 열망하고 있던 시스코는 댈러스에 본사를 둔 이 회사를 1억 4,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그러나 시스코에는 음성 통신 장비를 다룰 고투마켓 채널이 없었다. 이 문제에 대처하면서 시스코는 고객에게 자신들을 대신해서 제품을 추천하고 판매하고 지원하는 협력사들과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다. 특히 시스코의 장기 목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협력사에 적절히 보상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었다.


여기엔 몇 가지 배경이 있다. 시스코에서는 수익의 80퍼센트 상당이 이른바 채널이라고 하는 서드파티 업체들의 커뮤니티를 통해 들어온다. 오늘날 시스코는 전 세계에 55,000개가 넘는 채널 협력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모델을 제공한다.


오늘날 시스코는 수상 경력에 빛나는 협력사 프로그램을 자랑하지만 그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데만 수년이 걸렸고 여전히 완벽하진 않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기본 원칙에 충실하고 특정 방침을 시장 조건에 맞게 조정함으로써 시스코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협력사와 함께 달성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협력사들이 가진 불만의 핵심은 시스코 장비를 재판매해서 돈을 버는 협력사가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이 악순환에서 빠져나오려면 재판매업체 채널의 경제 환경을 바꾸어야 했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시스코는 협력사 프로그램의 주된 요소 가운데 하나인 대량 구매 할인을 포기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시스코가 찾아낸 답은 제품 할인이 아니라 실적에 따른 보상이었다. 이는 인센티브 프로그램의 도입으로 이어졌다. 시스코는 협력사들을 만나 새 아이디어를 공유했는데, 문제시되던 몇몇 단점을 극복하도록 설계한 가치 인센티브 프로그램. 즉 VIP(Value Incentive Program)였다. 무엇보다도 VIP에서는 재판매업체가 거래를 성사시킬 때마다 건당 수수료를 지불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협력사들은 말 그대로 곱절, 혹은 3배 더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그러고 나서 고객만족도를 향상하고 기술 흡수 성과를 보장하기 위해, 복잡한 거래는 일괄적으로 서비스 계약을 맺도록 했다. 또 모든 제품 테스트는 다른 시스코 제품보다 엄격한 점검 프로세스를 거쳐야 했다. 이는 제품 구성 하나하나까지 모두 안정적임을 보장하는 검증 시스템이었다.


물론 VIP는 협력사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새로운 기술 카테고리에 뛰어들기 위한 방정식의 일부였을 뿐이다. 수량에 기초한 모델을 가치에 입각한 모델로 대체한 결정은 엄청난 기여를 했다. 탄력을 붙이기 위해 취했던 주목할 만한 다른 조치도 있다. 일례로 시스코는 주요 협력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비즈니스 플랜 및 고투마켓 전략의 밑그림을 함께 그리기 시작했다. 또 협력사들에게 재정 문제에 대한 가이드와 전문지식을 제공해서 자금과 투자 관리가 좀 더 원활해지도록 도왔다. 뿐만 아니라 협력사들의 고민에 꾸준히 대처하고 있음을 확실히 하려고 세계 각지에서 시스코 파트너 이그제큐티브 익스체인지(Cisco Partner Executive Exchange)라는 이름의 컨퍼런스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시스코는 이러한 행사에 다양한 시장에 몸담고 있는 최고의 협력사를 불러 모아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지 논의했다. 이런 자리를 통해 협력사들은 개방적이고 협조적인 분위기에서 걱정을 털어놓고, 시스코에 실시간으로 즉각적인 피드백을 요청할 수 있었다.


그 결과는 이렇다. 고객만족도 4.06점에서 4.61점으로 상승. 협력사인 WWT(시스코의 가장 큰 골드 등급 협력사 가운데 하나)의 시스코 연관 수익이 1억에서 10억 달러로 증가. UC 시장 내 순위 6위에서 1위로 약진.



2 Rabbits 전략 #6 - 기술적 우월성과 사용자의 편의성

"최첨단 기술만으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

이제 시스코가 어떻게 고객과의 연관성을 만들어나갔는지 이야기해볼까 한다. 어떻게 해냈을까? 즉 시스코는 고객의 아픈 곳에 초점을 맞추는 데서도 우수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한편 고객의 좌절감을 열망으로 바꿈으로써 연관성을 맺는 데도 성공했다. 이 여행은 지금껏 계속되고 있지만 그 시작은 인터넷이 신기하기만 하던 시절, 가능성이 무한해 보이던 그때부터다.


네트워킹 기술을 이용하는 조직이 생산성을 높이고 고객 서비스를 향상시키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을 보여줄 수 있다면 비즈니스 의사결정자들에게서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거라고 시스코는 생각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당시에는 본보기로 내세울 만한 사례가 없었다.


그래서 시스코는 이른바 시스코-온-시스코(Cisco-on-Cisco)라 일컫는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을 적용했다. 이는 비즈니스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시스코 기술을 이용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즉 시스코는 내부의 중요한 비즈니스 기능을 자체 기술을 이용하여 운용하기로 한 것이다. 얼마 후 시스코의 모든 비즈니스는 인터넷 기술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자체 조사에 따르면 그 덕분에 시스코는 1990년대 말 연간 9억 6,000만 달러의 이익을 보았다.


첫 성공을 거두었지만 시스코는 이런 기술적 변화가 단지 회사의 고객 연관성만을 크게 증가시켰음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시스코는 조직의 더 깊은 곳에서부터 변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그러려면 핵심 프로세스 자체가 바뀌어야 했다. 여기에는 시스코 내부에서 IT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었다. IT 부서가 이 분야의 투자를 모두 결정하던 방식을 버리고, 그 돈의 대부분을 개별 사업부에 다시 분배했다. IT 부서는 회사 전체를 아우르는 계획에 투자해 각 부서를 지원했지만, 이제는 개별 사업부와 기능팀이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IT 투자가 필요한 경우 예산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의뢰에 따른 자금 배분 모델을 도입한 이후, 시스코에서 낭비적인 IT 프로젝트가 결재를 통과하는 일이 대폭 줄었다. 뿐만 아니라 지금을 배분 받은 프로젝트는 거의 언제나 제때 이행되었다.


IT 부서가 내놓은 예산은 어찌 되었을까? 비즈니스 우선순위에 따라 말끔하게 정리된 다음 다시 IT로 쏟아져 들어왔다. 실제로 시스코의 IT 투자는 사업부가 각자 자기네 프로젝트로 자금을 끌어가기 시작하면서 사실상 증가했다.


인터넷 기술이 프로세스와 관련된 이익을 포함, 시스코에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었는데도 모든 사업부에서 널리 인터넷 기술을 응용했으면 하는 관리자들의 바람을 선선히 받아들였던 것은 아니다. 체임버스와 고위 임원들은 회사 내의 인터넷 준비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모든 고위급 리더에게 새로운 기술을 이용할 의사가 있는지, 그리고 그럴 만한 능력을 갖췄는지 여부를 물었다. 그 결과 사업부의 책임자 중 1/3만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일 의사도 능력도 있음이 밝혀졌다. 시스코 고위 임원 중 다른 1/3은 인터넷의 변혁적인 잠재력을 굳게 믿었지만 이용할 능력이 없었고, 나머지 1/3은 이용할 의사도 능력도 없었다.


조사 결과를 분석하고 나서 체임버스는 문화가 회사 내의 인터넷 이용 확산을 가로막는 진짜 걸림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바꾸기 위해 체임버스는 인터넷 능력 검사를 도입했다. 2000년부터 해마다 두 번 시행된 인터넷 능력 검사에서 각급 리더들은 CEO 및 동료 앞에 서서 어떤 방식으로 인터넷을 이용하여 비즈니스 이익을 올릴 것인지 약술해야 했다.


어떤 부서들은 자신들의 인터넷 준비도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지만 회사 전체로 보면 이러한 내부 평가로 인해 상당한 진전을 이룰 수 있었다. 사실상 사내 모든 부서가 마침내 인터넷과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그 모든 일에 문화적 친밀감을 키울 수 있었고, 그러면서 어느새 인터넷 기반 프로세스가 회사 전반에서 제도화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인터넷 능력 검사는 필요 없어졌다. 기술, 프로세스, 잘 자리 잡은 문화에 힘입어 이제 시스코는 인터넷에 충분히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 덕분에 시스코는 인터넷 확산의 첫 물결이 일던 시기에 고객들과의 연관성을 높일 수 있었다. 시스코의 첫 번째 노력은 시스코 기술이 비즈니스에 한층 더 연관되게 해주었다. 두 번째 노력인 의뢰에 따른 자금 배분 프로젝트는 모든 IT 관련 지출에서 비즈니스 연관성을 검토하는 프로세스를 정립해주었다. 세 번째 노력이었던 인터넷 능력 검사는 기술을 이용해 성과를 얻는 비즈니스에 더욱 부합하도록 회사 문화를 바꾸어놓았다. 기술, 프로세스, 문화, 이 세 가지가 결합하면서 시스코는 자신과 고객 양자 모두에 대해 더욱더 연관성을 높여갈 수 있었다.


시스코는 다음 10년간의 가장 중요한 기술 트렌드는 협업일 것이며 이로 인해 생산성 또한 해마다 5∼10퍼센트 상승하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시스코는 탄탄한 협업 기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갔다. 여기에는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 시스코의 고해상도 화상 협업솔루션), 웹엑스, 인터넷 전화, 그리고 동영상을 제작, 배포, 저장하는 각종 장비, 발신지와 수신지를 가리지 않고 통신 트래픽을 운반, 관리하는 하드웨어 따위가 포함된다.


이런 기술들을 회사 내부에서 이용한 덕분에 시스코는 가장 널리 분포하고, 가장 잘 연결되어 있으며, 높은 수준의 생산력을 자랑하는 세계 유수의 노동력을 가지게 되었다. 2009년 한 해만 살펴봐도 텔레프레즌스 이용이 10배 증가했고, 웹엑스를 이용한 회의는 25배 늘었다. 사내 사이트에서 동영상을 포스팅하는 건수는 11배 넘게 증가했다.


단순한 통계를 떠나 자사의 협업 기술을 내부에서 실행하면서 얻은 이러한 이익들은 시스코에 실제적인 비즈니스 가치로 돌아왔다. 이는 시스코가 10년 전에 인터넷으로 했던 것과 똑같은 일이었다. 이제 시스코는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그와 같은 일을 다시 해내려 하고 있다.


시스코는 고객과 비즈니스 협력사를 만족시키기 위해 수천 명의 엔지니어와 영업사원을 고용하는데, 특히 PSS라 불리는 영업사원(Product Sales Specialist)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은 제품 판매 전후로 시스코 제품을 이용하는 고객이나 협력사들이 쏟아내는 온갖 경우의 까다로운 질문에 응대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영업사원의 84퍼센트가 협업 기술의 긍정적 영향을 언급하고 있다. 직원의 78퍼센트는 생산성이 향상되었으며 자신들의 생활도 개선되었다고 말한다. 많은 이들이 꿈꾸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자신들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러한 노력의 성공을 발판 삼아 시스코는 회사 안팎에서 협업 툴 사용을 확대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시스코는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노동력을 전례 없이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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