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의 마지막 화두 지속성장
민감성이 효율성을 능가한다
인터넷과 검색엔진, 그리고 거래 및 물품조달 시스템 등은 지구촌 경제라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막대한 데이터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했다. 주식시장이나 선물시장과 같은 금융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데이터의 흐름을 말이다. 우리가 어디 있든 이제 우리의 경제는 그런 데이터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기업들은 내부조직으로부터 데이터의 흐름을 형성하고, 전자상거래와 공급체인 네트워크는 기업과 기업 사이에 더 많은 데이터를 형성하며, 인터넷은 이 모든 데이터를 장소 불문하고 스물네 시간 내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움직여 준다.
갈수록 더 많은 기업들이 전자상거래와 이를 위한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무얼 의미하겠는가? 그들이 움직이고 있는 시장이 갈수록 변화무쌍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모든 정보가 실시간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갈수록 더 신속하게 대처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변화의 파도는 과거 산업경제 시대 그 어느 때보다도 훨씬 더 빠르게 여러 시장을 헤집고 퍼져나간다. 제품과 용역에 대한 수요-공급 데이터는 너무나도 재빨리 전해져서 그 가격 또한 재빨리 변화한다.
물론 기업은 ‘충분히 높은’ 효율성을 어느 정도는 달성해야 하고 유지해야만 한다. 그러나 저비용으로 시장의 리더가 된 기업이 아닌 한, 효율성 하나만 가지고는 이윤을 창출할 수 없다. 지금은 대부분의 경우 고객에 대한 민감한 반응이야말로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며, 그것은 자신들의 욕구에 좀 더 민감한 제품이나 용역에 대해 고객들이 약간 높은 가격이라도 지불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제품들은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기꺼이 더 높은 값을 치르는 것이다.
효율성이나 저렴한 가격을 이용해서 고객을 끌어들이는 방법보다는 민감한 반응으로써 고객을 사로잡을 방법이 훨씬 더 많다. 왜냐고? 고객에도 너무나 많은 종류가 있어서 서로 다른 재화와 용역의 혼합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환경과 고객의 욕구는 잠시도 쉬지 않고 변하기 때문에 민감한 회사들은 새로운 재화와 용역을 끊임없이 참신한 방법으로 묶어서 제공할 수 있다.
이처럼 고객과 시장 특화(特化)에 민감하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이제 우리의 유동적인 실시간 경제 안에서 가장 유망하고 가장 지속적인 이익의 원천이 된다. 격심하게 변하는 이 지구촌 경제에서는 민감성이 효율성을 능가한다.
효율과 규모의 경제를 강조하는 비즈니스 전략들은 더 이상 우리가 추구하는 이윤을 창출하지 않는다. 예기치 못한 갑작스러운 변화에 너무나도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비즈니스의 기회는 제품에 관한 나의 지식에다가 고객에 관해서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적용함으로써, 끊임없이 진화하는 고객의 수요에 가장 잘 부합하는 맞춤형 제품군 및 부가가치 서비스를 창조해내는 것이다.
‘부가가치’ 종이컵?
고객의 욕구에 맞추어 제품이나 서비스를 재단하는 예를 한번 들어보겠다. 식료품 판매 네트워크 기업 등을 위해서 요식업 일회용제품과 청소용품을 미국 전역에 배급하는 회사의 CIO, 즉 최고정보책임자로 6년 동안 일한 적이 있다. 종이컵, 플라스틱 포크, 종이 타월, 청소용 왁스 등의 제품을 다루는 회사였다. 이런 것들은 그야말로 수수한 제품이고, 종이컵 같은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범용제품이다.
우리의 과제는 그러한 우리 제품들을 좀 더 가치 있게 만들어 더 높은 마진을 얻는 것이었다. 우리는 제품 카탈로그를 온라인으로 공개해서 고객들이 다양한 제품의 사양을 (사이즈, 컵의 강도, 색상, 자재 등) 검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우리가 만드는 컵을 쉽고도 편리하게 찾아내고 주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아울러 카탈로그를 만들 때 뚜껑이나 보호막 등 보통 종이컵에 따라오는 다른 품목들도 함께 주문할 것을 상기시켜주도록 만전을 기했다. 그리고 대금 청구 시스템을 개선해서 고객별 요금청구 과정을 간소화할 뿐 아니라 고객들이 우리와 거래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고객들이 각 부문에서 일정 기간 동안 (짧게는 1일에서 길게는 2년의 기간 동안) 몇 개의 컵을 주문했는지를 알아보게 하기 위해서, 사용하기 쉬운 웹 기반의 보고서 체계를 제공했다. 이로써 그들은 비용지출을 모니터할 수 있었고, 기획과 예산을 위한 자세한 자료도 얻을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사용 패턴과 구매 경향까지도 실시간으로 꿰뚫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는 고객에게 중요한 문제들을 풀어주는 맞춤형 해결책으로 제품을 변화시켰던 것이다. 또 그렇게 했기 때문에 우리는 경쟁자들보다 약간 높은 가격으로 종이컵을 판매할 수가 있었다.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보기술(IT)에 전략적으로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IT를 비용 센터로서가 아니라 이익창출 센터로서 이용하는 예다. 비즈니스의 미래는 이러한 모습을 띠게 될 것이다.
민감한 조직을 위한 원칙
상호조정은 늘리고 통제는 줄이라
어떤 회사가 민첩하고 민감하려면 사람들에게 더 많은 통제를 하는 게 아니라 더욱 통제를 줄여야 한다. 사람들이 한층 더 신속하게 움직이고, 한층 더 긴밀하게 상호조정을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만사가 스무드하게 흘러가도록 하려면 우리는 더 많은 통제를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런데 신속한 페이스의 환경에서는 이러한 종류의 중앙집중식 컨트롤 구조가 절대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피라미드의 정점에 올라가 있는 사람들은 비즈니스 현장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과연 시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이해하여 훌륭한 의사결정을 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런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가 병목(bottleneck)이 되고 있음을 어쩔 수 없이 깨닫게 되는데, 이건 그들의 의견을 필요로 하는 의사결정이 너무나 많고 그들이 시장의 페이스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더 많은 컨트롤이 아니라, 더 많은 상호조정(coordination)이다.
조정이란 것은 사람들이 함께 일해야겠다는 동기를 가졌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함께 일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들 모두가 원하는 것, 그러나 모두 힘을 합쳐서 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것으로써 보상을 해주는 것이다. 그런 보상을 내거는 대신, 중견 관리자들은 휘하의 사람들이 달성해주기를 바라는 실행 목표를 규정해주고, 나머지 세부사항은 그들 스스로 찾아내도록 일임해둘 수 있다. 사람들은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갖기 때문에, 그리고 나중에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동기를 부여받기 때문에, 신속하게 배우고 목표를 이룩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동기를 강하게 느끼면, 알아서 이것저것을 생각해내고, 또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업무 능력도 향상되는 것이다. 그 결과 조직은 좀 더 깨어 있고, 더 민감하며, 더 효율적이 되어서 목표를 달성하는 일이 한층 더 빈번하게 일어난다. 바로 이렇게 해서 민감성과 민첩성이 생기는 것이다. 그것은 시시각각 많은 사람들이 조화를 이루어 공동의 목표를 이룩할 때 생기는 효과다.
민감한 조직의 구조
민감한 조직은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업무부서들의 네트워크다. 그 네트워크는 프로세스 고리들을 움직여 ‘깨어있음’과 균형과 민첩성을 창조하고, 이런 능력을 이용해서 선택한 환경 내에서 번창한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여러 가지 형태를 띌 수 있고, 어떤 부문에서는 혼합된 네트워크 구조를 채택하고 다른 부문에서는 계급적 구조를 택하는 하이브리드 조직도 있을 수 있다. 업무에 관한 의사결정 권한은 자치적인 업무부서 단위로 넘어간다. 바로 이것이 기회가 보이면 즉각 이용하고 위험이 나타나면 때맞춰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계급에 기반을 둔 체제는 한층 더 느리고 예측 가능한 산업경제에서는 충분히 잘 먹혀들어갔지만, 우리의 실시간 지구촌 경제에서는 충분히 빠르게 반응할 수가 없다. 계급 체계는 그 특성상 최고위 단계에 의사소통과 결정의 ‘병목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급변하고 예측이 어려운 환경에서는 계급체계보다 네트워크가 훨씬 더 잘 움직인다. 왜냐하면 네트워크에는 그 특성상 (하나의 장치가 실패하면 즉시 작동되는) ‘여분(餘分)의 장치(redundancy)가 내장되어 있어서, 국지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재빨리 대응하기 위한 융통성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속도가 느린 산업경제에서는 조직이 융통성을 부릴 필요가 없었으므로, 이런 여분의 장치는 낭비로 간주되었다. 또 이런 까닭에 네트워크는 계급체계보다도 오히려 효율이 떨어지는 걸로 치부되었다.
이제 그런 생각은 변했다. 융통성 혹은 탄력성은 성공의 필수 요소다.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자치적인 업무부서들은 인원이나 기능 측면에서 ‘중복’을 감수하지만, 이런 중복 덕택에 스스로 (자발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인데, 이 점이야말로 네트워크가 지닌 탄력성의 원천이다. 업무부서들이 자체적으로 행동해서 문제를 처리할 때가 있는가 하면, 네트워크 안의 다른 부서들과 협력해서 다른 문제들을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 네트워크의 경우는 모든 업무부서들이 스스로 동기를 찾고, 또 그들의 행동은 서로 동의했던 목표를 달성할 때 획득하게 될 보상에 의해서 인도된다. 따라서 네트워크에서는 효과적인 코디네이션이 생기게 된다. 민감한 조직은 이렇게 해서 생기는 것이다.
한눈팔다간 코 베이는 경쟁사회에서 번성하기
“눈을 떠, 파일럿! 새로운 세상이야!” 엄청나게 많은 플레이어들이 함께 하는 온라인 게임(massively multiplayer online games 혹은 MMOG로 불린다)의 신세대 주자인 EVE Online의 도입부는 그렇게 시작된다. 이런 온라인 게임에서는 전 세계의 플레이어들이 인터넷을 통해 가상의 세계로 로그인해서 여러 가지 역할과 기술을 배우고 자기들끼리 팀을 구성하여 공동의 목적을 향해 대담한 미션을 수행하곤 한다. 자, 질문: 우리가 지금 몸담고 있는 실시간 글로벌 경제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도전과 과제는 이런 게임과 어떻게 다를까?
만약 여러분이 이제 막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젊은 세대에 속한다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마도 자명할 것이다. 만약 상당한 기간 동안 이미 비즈니스에 종사한 세대라면, (처음에는) 그 대답이 그다지 명백하게 보이지 않을지 모르겠다. 혹 여러분이 20대라면, 여러분은 어쩌면 온라인 게임에 쏟아 부은 많은 시간을 통해서, 앞으로 갈수록 비즈니스에서 가치가 빛나게 될 재주와 태도를 획득했을 수도 있다. EVE Online, EverQuest, World of Warcraft 같은 인기 높은 MMOG는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수십만 명의 온라인 플레이어들을 불러모아 공상과학영화와 Dungeons & Dragons 판타지 등에서 따온 주제를 기반으로 복잡한 3차원 세계에서 ‘인터랙트’할 수 있게 만든다.
우리가 여기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규칙과 정치가 있고 타인들과 협력하여 나의 평판과 재산을 구축할 기회가 있는 온라인 게임이다. 이러한 게임을 하려면 플레이어들은 서로 교감해야 하고 관계를 구축해야 하며 계획을 만들고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플레이어들은 그런 게임에 존재하는 길드나 기업에 들어가서 (파일럿, 장사꾼, 마법사, 전사, 헌터, 승려 등) 자기가 맡은 역할과 관련된 특정의 기술을 습득해야 하고, 또 그런 성공 여부에 따라서 평판과 등급 수준을 높이게 된다.
MMOG를 이용하여 지구촌 경제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얻는 잠재력에 대해, 사람들은 이제 막 진지하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낡은 세계와 신세계의 리더십
흔히 이야기하듯이 기업의 세계에서는 내가 무엇을 아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를 아느냐가 중요하다. 달리 표현하자면 사람들이 고위 경영진의 눈에 띄어야만 리더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얘기다. 고위 경영진은 항상 소수의 그룹이기 때문에, 한 기업 내에서 이들이 주목하게 되는 사람의 숫자 또한 적을 수밖에 없다. 능력이 출중하면서도 기회를 잡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MMOG의 경우 플레이어의 기술과 적성은 끊임없이 측정이 되고 모든 사람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된다. 누구나 상대하는 다른 모든 플레이어의 기술 수준 및 성공률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누구나 다른 이들의 리더십 자격을 훤히 볼 수 있기 때문에, 리더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의 숫자도 역시 크다. 자격만 된다면 누구나 눈에 띄니까.
또한 기업의 경우엔 일단 사람들이 리더의 위치에 오르고 나면 그게 영구적인 승진이리라는 기대가 생긴다. 그러나 MMOG의 경우에는 리더십을 발휘할 지위로 승진하는 것은 일시적이다. 상황이 변하면 새로운 사람들이 나와 그룹을 이끈다. 그 새로운 상황에서 요구되는 기술 수준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그룹은 각각의 상황에서 리더의 자격을 가장 훌륭하게 갖춘 사람들을 지니는 혜택을 누리게 된다.
민감한 영업을 위한 민첩한 시스템
새로운 비즈니스의 수요가 생길 때 새로운 시스템을 재빨리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민감한 조직을 가질 수 없다. 지금은 영업과 인포메이션 시스템이 너무나도 밀접하게 엮여있어서 그 둘 사이를 구분하는 데 무슨 의미가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리고 적절한 테크놀러지가 없다면 대부분의 영업은 제 기능을 발휘할 수도 없기 때문에, 기업이 우리 지구촌 경제에서 번성하기 위해서 IT의 민첩성은 필수불가결하게 된다.
그러면 IT 민첩성이란 무엇일까? 나는 이렇게 규정한다: 이윤이 떨어지기 전에 비즈니스 기회를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을 만큼 튼튼한 80%의 해결책을 신속하게 만들어주는 예술과 엔지니어링의 혼합물이라고. 자, 이 정의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민첩한 시스템이란 가장 중요한 일을 대단히 믿음직하게 수행하는 데 초점을 맞춘 안정된 시스템을 가리킨다. 그것은 훌륭하게 설계되고, 신중하게 구축되며, 철저하게 테스트된 시스템이다.
민첩한 시스템은 항상 80%만큼의 해결책이다. 그것은 아주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민첩한 시스템은 어떤 상황에서든 가장 중요한 이슈만을 취급하도록 그 작동 영역과 초점을 제한한다. 온갖 이슈를 모두 다 처리했다고 덤벼드는 시스템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요구와 끝없이 확장되는 영역이라는 함정에 빠지게 마련. 왜냐하면 나머지 20%는 사실상 무한이기 때문이다. 그 20%는 언제나 변화무쌍한 부분이다. 따라서 우리가 항상 100%의 해결책을 찾아내려고 한다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 아는가? 세상이 그냥 우리를 스쳐지나갈 따름이다.
이노베이션의 정수(精髓)
민감해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이노베이션이 필요하다. 민감하다는 것은 기존의 업무를 개선하는 방안을 언제나 찾는다는 뜻이고, 새로운 기회가 나타날 때 재빨리 이에 대응하는 간단하고도 튼튼한 방법을 찾는다는 뜻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노베이션을 그저 어쩌다가 생기는 일이 아니라, 늘 반복된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노베이션은 단순히 고된 노력 이상을 요구한다. 모든 이노베이션의 중심에는 흔히들 “아하(Aha)"의 순간이라고 말하는 것이 있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일찍이 보지 못했던 무언가를 볼 때의 확 타오르는 영감의 순간이다.
영감을 어떻게 얻지?
이노베이션을 추구할 때 우리는 항상 이렇게 묻는다: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지?” 그러나 이건 잘못된 질문이다. 아이디어는 얻는 게 아니라고 나는 본다. 오히려 아이디어가 우리를 얻는 것이다. 예술가들은 언제나 말한다. 가장 멋진 아이디어는 그들 자아의 외부에서 오는 것 같다고. 그렇다면 그들이 하는 일은? 자신들이 종사하고 있는 매체를-미술, 조각, 무용, 음악, 영화, 문학, 무엇이든 상관 없다-통해서 그런 아이디어에게 형태를 부여하는 게 그들의 일이다. 아이디어들을 어느 특정한 방식으로 결합했더니, 진행 중인 작업을 하나로 묶어주고 그 작업의 본질을 표현해주는 단순한 근본적 패턴이 갑자기 나타난다면, 그것이 바로 영감의 순간이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챌린지
예술가들과 접했던 내 경험으로 추론해보면, 혁신적인 기업의 임원들이 탁월한 성과를 내고 싶다면, 아래의 네 가지 기본적 관습을 배양할 필요가 있다:
① 비즈니스에 몰입하라. 당신이 일하는 회사의 비즈니스를 이끄는 개념, 규칙, 시스템 등을 완전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굳이 말할 필요가 있을까? 그것은 하나하나의 비즈니스 활동이 어떻게 전체 사업 속에 녹아 들어가는지를 실무적으로 잘 이해하며, 각 활동에 속하는 노력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비용과 이익의 요소는 어떤 것들인지를 잘 이해한다는 의미다.
② 자주 협동하라. 임원들은 고도로 복잡한 업무 절차와 기술 양쪽을 앞에 두고 혁신을 이룩해야 한다. IT 사람들과 영업부서 사람들이 힘을 합쳐 문제점과 관련되는 상호보완적인 기술을 활용할 때, 복잡성의 문제는 한결 더 수월하게 해결된다. 혁신적인 임원은 이 프로세스를 세심히 조정한다.
③ 불확실성을 참고 이겨라. 문제의 세세한 부분에 몰입하여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섣불리 판단하려는 유혹을 뿌리치는 것은, 절도 있는 행위이며 더러는 용기를 요구하는 행위다. 대부분의 비즈니스 문제에 담겨있는 복잡성 때문에, 가장 먼저 나오는 몇 가지 아이디어가 진짜로 혁신적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따라서 제시되는 아이디어가 미리 품고 있는 개념을 거부한다고 해서 묵살하지는 말라. 그리고 필요한 영감을 얻기 전에 서둘러 무언가를 구축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굴복하지 말라.
④ 단순한 패턴을 찾으라.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조사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하여 시스템 디자인을 만들 때, 모든 요소들이 하나의 단순하고 이론적이며 상호보완적인 방식으로 꼭 들어맞는 디자인을 찾으라. 새로운 시스템이나 영업 업무를 위한 복잡한 디자인은, 해결책을 끝까지 충분히 탐구해보지 않았다는 걸 의미한다. 그걸 기억해두자. 아주 다양한 비즈니스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업무 절차와 기술의 단순한 결합을 발견할 때, 바로 그 때 우리는 비로소 혁신적인 디자인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노베이션은 끊임없는 아이디어 뒤섞기
브로드밴드 인터넷의 확산과 IT의 사용이 (유럽에서는 ICT, 즉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로 불리고 있는데) 우리 글로벌 경제를 움직이고 있다. 무선 인터넷, 랩톱, 휴대전화 같은 정보와 통신 기술의 확산은 인간들의 네트워크가 한데 모여 예술을 창조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며,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이러한 활동들을 뒤섞는데서 소중한 아이디어와 영감이 얻어진다.
이제 아이디어는 훨씬 더 빨리 퍼지고, 어디에서는 생길 수 있다. 이제 비즈니스에서의 게임은 좋은 아이디어를 봤을 때 그걸 알아차리는 것, 내 회사나 나의 도시에서 그 아이디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생각해내는 것, 그리고 내 자신의 생각까지 덧붙여서 그것으로 경영하고 그것을 확대하는 것이다.
농업경제에서 부는 토지를 소유하고 곡물을 생산하는 데서 창조되었다. 산업경제에서의 부는 공장을 소유하고 제품을 만드는 데서 창조되었다. 정보 경제의 부는 어떨까? 좋은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그걸 다른 아이디어와 섞어서, 재빨리 그걸 활용하여 사람들이 기꺼이 돈을 지불할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것으로부터 부가 생긴다.
이 경제에서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변화의 페이스다. 예전의 두 가지 경제와는 달리 (그 둘은 물론 아직도 존재하고 있으며, 현재의 경제를 지탱하고 가능하게 만든다) 훌륭한 아이디어와 신제품의 유통기한은 너무나도 짧아, 더 이상 몇 십 년 혹은 몇 년이 아니라, 몇 달로 측정된다. 그러므로 언제나 움직이고 언제나 내가 갖고 있는 아이디어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섞어야 한다는 긴박감이 항상 존재한다. 이것이야말로 실시간으로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의 의미, 민감한 조직이 된다는 것의 의미의 커다란 한 부분이다.
인간의 스케일로 지어졌고 일상적인 업무를 하는 사람들로 가득하여 다채롭고 흥미로운 공적 공간이 주는 무엇인가가, 새로운 아이디어의 자극과 흐름의 핵심인 것 같다. 이 공간들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할 뿐만 아니라 그런 아이디어의 수용을 쉽게 해주는 무엇인가가 있는 걸까?
이제 사람들이 (간부, 전문가들 예술가, 공예가, 학생들이) 한데 모여 영감을 얻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며, 낡은 아이디어를 새롭게 짜 맞추는 장소가 바로 그 인간지향적인 공적 공간일까? 이런 공간들은 이제 정보경제에서 아이디어가 뒤섞이고 가치가 창조되는, (마치 산업계의 효율적인 공장이나 농업경제에서의 비옥한 공장처럼) 지극히 생산적인 곳으로 변하고 있는 걸까?
새로운 아이디어란 처음엔 받아들이기 어렵다. 우리들을 안전지대로부터 밀어내기 때문에 무서울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따뜻한 어느 여름날 저녁 웅장한 옛 도시의 가로수가 늘어선 길에 있는 카페에 앉아 있어보라. 어딘지 친근하고 마음 든든한 경험이 될 것이다. 이러한 장소는 우리가 긴장을 풀도록 해준다. 우리는 주위를 둘러보고, 다른 사람들이 무얼 하고 있는지 바라본다. 세상은 괜찮은 듯 보이고 우리는 미소를 짓는다. 그럴 때 자신감이 넘치고 마음이 활짝 열리는 그 순간, 우리는 깨닫는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넘쳐흐르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나, 새 아이디어를 철저히 생각해보고 그걸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 훨씬 더 수월해진다는 사실을.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