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ON 경쟁이 즐거운 나라

   
김명진·박유정·EBS 기획다큐 제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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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23500
2009�� 03��



■ 책 소개
2008년 한 해 동안KDI와 EBS가 공동 기획한 5부작 다큐멘터리 <국가경쟁력 리포트>의 내용을 토대로 엮은 책. 여섯 명의 KDI 박사들과 EBS다큐멘터리 제작진이 함께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가장 중요한 다섯 가지를 뽑고, 이를 각각 기업경쟁력, 인재양성, 문화경쟁력,사회적 자본, 거버넌스라 명명하고 연구하였다. 그리고 이 연구결과물을 토대로 수십여 선진국을 80여 일간 직접 찾아가 국가경쟁력의 비밀을캐냈다.

"AGON(아곤)"은 비적대적인 경쟁을 일컫는말로, 새로운 경쟁의 방식으로 개인과 기업, 사회와 국가 전체가 함께 건강한 성장을 이루자는 한국만의 "국가경쟁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제시한다.

■ 저자
김명진
 - 고려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다양한 분야를 심층적으로 공부하는 작업에 매력을 느껴 2005년부터 현재까지EBS 기획 다큐멘터리 작가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EBS 다큐멘터리 동과 서』가 있다.

박유정 - 가톨릭 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했다.1995년부터 TV와 라디오를 넘나들며 글 쓰는 것을 업으로 살고 있다. 쉽지는 않지만 하면 할수록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다큐멘터리 작업에매력을 느끼고 있으며 지금은 장르 불문,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글을 쓰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EBS 기획다큐 제작팀 김우철 PD - 1994년EBS 입사. <사랑의 교육학&&, <다큐 이 사람&& 연출, 기획다큐 <고령사회 미래에 대비하라>, <저출산보고서>, <국가경쟁력 리포트> 연출.

EBS 기획다큐 제작팀 이정욱 PD
 - 1991년 EBS 입사. <하나뿐인지구>등 환경 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 제작. <20일간 TV 끄고 살아보기> 2005 ABU(아시아방송연맹) 다큐멘터리 부문 대상수상. <동과 서> 2008 ABU(아시아방송연맹) 다큐멘터리 부문 대상 수상. 2009 INPUT Screening 작품 선정.2009 MIPDOC Traleblazer 상 수상.

■ 감수 KDI 한국개발연구원

KDI는 1971년 3월에 설립된 종합정책 연구기관이다.지난 38년 동안 실질적이고 다양한 연구를 통해 오늘날 대한민국 발전의 기틀을 다졌으며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ThinkTank이다.

홈페이지: www.kdi.re.kr

■ 차례

들어가는 글
KDI 대표감수 에세이

1부 기업이 국가의 힘이다
국가경쟁력과 기업의상관관계
1장 기술을 위해 제휴하라
2장 인재를 경영하라
3장 변화에 적응하고 미래를 준비하라
강한 기업을 갖기 위한 몇가지 조건

2부 인재가미래다
 
21세기 경쟁우위를 점하는 최대의 힘은 ‘인재’
1장 인재가 기업과 국가를 좌우한다
2장 핵심인재를확보하고 유지하라
3장 세계의 한국 인재를 하나로 연결하라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 사람을 키우자

3부 문화강국이 되는 길
한없이 높은 문화의 힘,문화강국이 된다는 것
1장 미국, 할리우드 문화산업이 군수산업을 이기다
2장 일본,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재패니메이션이다
3장영국, 산업혁명 다음은 창조혁명이다
문화강국이 되기 위한 기본 다지기

4부 신뢰가 자본이다
국부의 80퍼센트를 차지하는 사회적 자본 바로 알기
1장 왜사회적 자본인가?
2장 미국 위스콘신 주의 ‘협력’
3장 아일랜드의 ‘대화’
4장 덴마크의 ‘균형’
창조적 공존을 위한사회적 자본 쌓기

5부 거번먼트에서거버넌스로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오래된 생각, 거버넌스 다시 생각하기
1장 미국 런던데리의 ‘마을거버넌스’
2장 영국 뉴캐슬 시의 ‘도시 거버넌스’
3장 스웨덴의 ‘국가 거버넌스’
책임은 나누고 효율성은높인다

부록
경쟁이즐거운 나라, 대한민국을 위한 KDI의 제언
1 지식경제시대의 기업경쟁력
2 글로벌 경쟁력, 글로벌 인재
3 부지런한 개미의시대에서 노래 잘 부르는 베짱이의 시대로
4 사회적 자본, 신뢰사회를 부른다
5 국민이 참여하는 민주주의, 아직도 갈 길이 먼우리나라

색인 -인명색인·기타색인

제작팀후기
발상의 전환, 즐겁게 경쟁하는 힘에 대하여 - EBS 김우철 PD
우리들만의 방식, 새로운 ‘성공공식’을 향한여정 - EBS 이정욱 PD

 




AGON 경쟁이 즐거운 나라

들어가는 글 - 아곤, 경쟁이 즐거운 사회를 위하여
지난 일 년간 KDI(한국개발연구원)와 손잡고 일해온 EBS <국가경쟁력 리포트> 다큐멘터리 제작팀은  ‘국가경쟁력’이라는 형이상학적인 담론의 의미를 손에 잡히게 풀어내고,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원칙을 발견하기 위해 약 80여 일에 걸쳐 전 세계 10여 개 나라, 20여 개 도시를 방문해 기업인, 정치인, 공무원 및 각계 전문가 등 150여 명의 인터뷰이들을 심층 인터뷰했다.


우리가 기업경쟁력, 인재양성, 문화경쟁력, 사회적 자본, 거버넌스의 성공적인 사례를 통해 발견한 국가경쟁력의 기본 원리는 다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주목되는 기본 원리는 바로 ‘인간(人間)’이다. 1부에서 2부에 걸쳐 반복되고 있는 것은 바로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인재, 즉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인재를 키우는 일도, 인재를 확보하는 일도 사람을 이해하는 일에 다름 아니다. 이제 인간을 이해하는 일이 21세기를 준비하는 우리의 새로운 과제가 되었다. 이것은 물질이 중심이던 제조업 전통의 산업시대가 서서히 막을 내리고 인간 중심의 르네상스가 펼쳐지는 시대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두 번째로 주목되는 기본 원리는 바로 ‘통섭(consilience)과 ’네트워크(network)다. 통섭은 사회생물학자인 에드워드 윌슨 하버드대 교수가 ‘함께 넘나듬(jumping together)이라는 라틴어 ’consiliere에서 가져온 개념으로, 설명의 공통 기반을 만들기 위해 분야를 가로지르는 사실들과 사실에 기반한 이론을 연결함으로써 지식을 ‘통합’하는 것을 뜻한다. 이 원리가 구체적으로 설명되는 부분이 바로 4부의 사회적 자본 편이다. 사회적 자본은 사회의 각 파트너들이 파트너십을 통해 유기적으로 결합함으로써 각자의 한계를 극복함과 동시에, 각각이 구축한 지식과 이해관계를 큰 그림 안에서 통합되게 한다. 결과적으로 이것이 장기적이고 거시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거대한 지식망을 구축해나가는 기반을 마련한다.


빠르게 복잡화되는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필요한 것들을 신속하게 연결시켜주고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협력체계로서 유연한 네트워크의 구축이 필수적이다. 특히 정부와 사회 각 파트너들 간의 수평적인 네트워크 형성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같은 개인의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각 선진국과 일류 기업들이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창조 교육’이다. 2부 인재양성 편과 3부 문화산업 편에서는 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과 팀워크능력 등을 중시하는 새로운 방식의 교육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통섭화될 미래 세상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을 기르기 위한 기본 원리들이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석학들이 제안한 미래적 개념으로부터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낙관적으로 해석해볼 수도 있다. 지금 우리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들을 하나하나 갖춰나가는 과정이 결국은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을 준비해나가는 걸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1부 기업이 국가의 힘이다
기술을 위해 제휴하라

▶ 칫솔에서 로켓 제작까지
2009년 1월 23일.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로켓 발사장인 규슈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인공위성 여섯 대를 실은 로켓이 발사됐다. 이날 발사된 위성 가운데에는 아주 특별한 소형 위성이 하나 있었다. 바로 히가시오사카 시의 중소기업들이 모여 6년에 걸쳐 만든 ‘마이도 1호’이다.


히가시오사카 지역 중소기업들은 인공위성을 개발하기 위해 ‘히가시오사카 우주개발협동조합’인 SOHLA를 구성했다. 그리고 정부 사업으로 채택되어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인 JAXA와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인 NEDO가 5년간 7억 엔을 지원하고 오사카 부립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위성은 완성될 수 있었다. 히가시오사카 지역의 인공위성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이 지역 중소기업들의 높은 기술력 때문이었다. 이들의 캐치 프레이즈가 ‘칫솔에서 로켓 제작까지’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지역에서는 만들지 못하는 것이 없을 정도다. 그래서 이들의 콘셉트는 바로 ‘넘버원’, ‘온리원’, 그리고 그것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플러스 알파’라고 할 수 있다.


2006년 기준 일본의 전체 기업 수는 약 420만 사. 이 가운데 중소기업은 419만 7,000사로 99.7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0.3퍼센트인 3,000사만이 대기업이다. 이 많은 일본의 중소기업들 가운데 아오키 주식회사 같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다. 종업원 30~40명의 작은 중소기업 가운데서도 해당 제품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50퍼센트가 넘는 업체들이 부지기수다. 예를 들어 세계 유수의 휴대전화 회사들, 즉 노키아나 삼성, 소니 등은 휴대전화를 만들 때 반드시 세라믹 콘덴서를 만드는 무라타 제작소나 교세라의 부품을 사용해야 한다. 이렇게 온리원, 넘버원의 방법으로 제품을 특화할 경우, 중소기업이라도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가 있다.


중소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일본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창업 및 경영혁신 지원이다.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중소기업의 역량만으로 부족한 부분을 해결하는 ‘신연계(新連繫)’라는 정책이 있다. 신연계는 사업 분야가 다른 사업자들이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설비와 기술, 그리고 각자가 가진 지식 및 기능, 기타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효과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사업 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다.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신연계‘는 정부가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세운 각 지역의 지원센터를 통해 이뤄진다. 2003년에 설립된 히가시오사카 크리에이션 코어(creation core)는 중소기업의 새로운 기술혁신 지원을 위해 세워졌다. 이곳에서는 중소기업들이 제품을 만들 때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인 문제, 자금 문제, 특허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의 해결을 돕는다.


▶ 하나는 약하지만 열은 강하다
세계 경제 한파로 여러 산업들과 마찬가지로 독일의 자동차산업도 적지 않게 타격을 입긴 했지만, 그리고 후발주자인 일본과 한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지만 아직도 명실상부한 자동차산업의 지존은 독일이다. 독일자동차산업의 특징은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가 밀접한 협력을 통해 발전해나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쟁쟁한 완성차업체뿐 아니라 자동차 핵심부품업체도 세계적인 회사들이 많다. 점화장치 개발업체에서 출발한 보쉬는 벤츠, 아우디 등 대기업의 해외 진출을 통해 제품의 품질을 인정받았고, 이로써 수출 판로를 확보한 보쉬는 중소기업에서 오늘날 34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렇게 중소기업이 발전을 거듭해 큰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소기업끼리 제휴해 하나로 뭉쳐 대기업을 상대하는 중소기업 컨소시엄이 있었다.


독일 북서쪽에 위치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지역의 자동차 하청업체 15개 사가 모여 만든 자동차중소기업 컨소시엄, VIA 역시 함께 뭉친 덕분에 여러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가 있었다. 이런 중소기업 간의 윈윈은 곧바로 매출 신장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가장 크게 효과를 얻은 부분은 공동의 기술개발이었다.


VIA가 거래하는 폴크스바겐이나 BMW 같은 굴지의 대기업들의 우려와 반감도 얼마 지나지 않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제휴를 통한 각각의 협력 파트너가 대기업의 입장에서도 더욱 강한 파트너가 됨으로써 대기업으로서도 이익이었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중소기업을 단순히 부품을 생산하는 하청업체로만이 아니라 함께 앞으로 나아갈 상생의 파트너로 생각하는 독일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인식이 기반이 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 독일의 저력은 바로 그들만이 가진 품질이다. 당당하게 Made In Germany의 힘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근거는 품질을 책임질 수 있는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 분야에서만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적절히 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 역시 독일 산업이 가진 힘이다. 이렇게 한국이나 일본, 독일과 같이 일정 정도의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는 국가는 어느 한 분야만 발달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대기업도 있어야 하며 그것을 받쳐줄 중소기업의 기술력도 존재해야 한다.


2부 인재가 미래다
핵심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라

▶ 세상을 관찰하고 사람을 디자인하라
미국 캘리포니아 팰로앨토에 본사를 둔 디자인회사 ‘아이데오’는 지난 2006년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가장 혁신적인 100대 기업’에서 애플과 구글, 도요타 같은 기업들과 함께 15위에 랭크됐다. 1991년 아이데오라는 이름으로 창업한 이후 애플, P&G, MS, 나이키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제품을 디자인해왔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삼성의 LCD 모니터나 현대카드를 디자인해 많은 인기를 끌었다.


아이데오는 디자인이라고 해서 단순히 미술 전공자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전공자들을 한 팀으로 모아 훨씬 큰 시너지 효과를 낸다. 아이데오가 원하는 인재는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협업을 할 줄 아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임과 동시에 자신과 무관한 다른 분야에까지 폭넓은 지식을 보유한 T자형 인재다.


“하나의 프로젝트에 투입된 팀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모두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섞여 있습니다. 놀랄 만큼 좋은 조합의 팀이 완성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아이데오에서는 회의실 안에 MBA 이수자부터 사회학이나 심리학 전공자, 그리고 건축전문가나 시인까지도 한데 섞여 업무를 진행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수협력체제 팀에서 나오는 다양한 관점과 전문적인 의견들은 같은 배경의 직원들로만 이루어진 곳에선 절대 찾을 수 없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죠.”
- 다나 조(아이데오 디자이너)


이렇게 디자이너 외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분위기는 일을 한다기보다는 자신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쏟아놓는 자리이다. 인류학자, 언어학자, 디자이너, 그리고 시인 등 각기 전문성의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현장에 나가 관찰하는 기준과 눈높이도 다르다. 그래서 각자의 관점에서 보고 느낀 내용을 쏟아놓고 그것들을 디자인에 충분히 반영되도록 한다.


이런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심리적 안정감이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지 못하는 조직, 다시 말해 실패를 했을 경우에 책임을 묻는 조직은 후에 책임 추궁을 당할 것이 두려운 나머지 경직된 사고밖에는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는 조직은 실패나 실수를 하더라도 그것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것을 오히려 새롭게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삼아 더욱 발전적으로 사고한다. 바로 아이데오가 그렇다. 임직원들이 실패와 성공의 경험담을 털어놓는 (tech-box)를 통해 실패를 약으로 만드는 문화를 만들고, 자유로운 사고를 위해 사무실 공간의 대부분을 회의실로 사용하여 동료들과 편하고 격식 없는 분위기에서 아이디어의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아이데오가 직원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위해 신경쓰고 있는 점이다.


▶ 맞춤인재 확보의 매력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인재확보에 비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릴지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업에 가장 적합한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방법은 체계적인 인재교육 시스템이다. 그래서 각 기업들은 연수원이나 사내대학 등을 통한 사내교육, 그리고 외부 교육기관에 맡기는 위탁교육, 기업과 대학이 협력하는 산학협력, 해외연수 등의 다양한 교육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그 가운데 사내대학을 운영해 맞춤인재를 확보하고 있는 스웨덴의 대표기업 ‘스카니아’를 찾았다.


스카니아는 1941년 스카니아 기술전문대학을 설립하고 아예 기업 자체적으로 학교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스웨덴의 9년제 기초학교의 모든 학과목을 이수한 학생들 가운데 매년 신청서를 받아 최종적으로 48명을 선발한다. 그리고 3년 동안의 교육과정을 거쳐 졸업과 동시에 거의 대부분 스카니아에서 일하게 된다. 스웨덴은 대학교육까지 무상으로 이뤄진다. 그런데도 기업체에서 모든 비용을 들여가며 학교를 운영하는 이유는 바로 맞춤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스카니아 기술전문대학에서는 스카니아의 생산품 라인에 사용되는 기술과 좋은 생산품을 만들기 위한 기술교육을 받습니다. 스카니아는 해마다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새로운 산업기계를 구입하죠. 이 기계를 사용하는 건 결국 이 학생들이고 이들은 스카니아의 중요한 산업자원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이 학생들이 스카니아의 미래입니다."
- 한스 에크룬드(스카니아 기술전문대학 교감)


이런 맞춤식 교육은 기업과 학생, 모두를 만족시킨다. 회사는 좋은 인적자원을 확보함으로써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고, 학생들은 이곳의 기술교육을 받음으로써 여러 가지 직업 분야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와 학생 모두에게 만족을 준다. 또한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전폭적인 지원과 혜택은 많은 우수한 인재들이 스카니아 기술전문대학을 찾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그 인재들로 인해 스카니아의 미래가 존재하고 스웨덴의 미래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3부 문화강국이 되는 길
일본,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재패니메이션이다

▶ 정부는 직접투자가 아닌 간접투자를 해라
우리가 만난 일본 경제산업성 문화콘텐츠분과의 담당 과장은 문화산업의 육성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이것은 문화산업을 통한 경제 발전이 기존 제조업을 통한 ‘관 주도형’ 경제 발전과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제조업에서는 철을 만들 수 있도록 공장을 지어주고 직접투자를 하면 바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문화산업에서는 정부의 직접 투자가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문화산업을 지원하고 육성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다양한 사람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환경과 제도를 구축하는 일이다. 직접투자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하는 간접투자가 유효하다는 것이 일본 문화정책 담당자의 조언이었다.


“문화를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수익만을 추구하다 보면 오히려 성공할 가능성이 줄어드는 게 바로 문화산업입니다. 그냥 사람들이 즐겁게,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사람들을 즐겁게 할 목적으로 만들어놓고 나서 그것이 결과적으로 수익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것이지, 처음부터 수익을 얻고자 무리해서 만들게 되면 결코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콘텐츠는 만들 수 없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역시 만드는 사람이 우선 재미있어야 하고 그리고 보는 사람들이 어떻게 느낄지를 고려한 이용자 입장에 선 콘텐츠 제작이 중요합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려면 창작자들이 즐겁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정부가 할 역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 다카오 히로시(경제산업성 문화콘텐츠분과 과장)


▶ 대중문화의 뿌리는 순수문화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산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언급된 것이 ‘좋은 스토리’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 역시 스토리와 캐릭터이다. 만화천국 일본에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만화를 접할 수 있는데 초기 단계에서 이미 작가들의 스토리 경쟁이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스토리에 대한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진다. 즉 만화 시장에서의 철저한 경쟁을 통해 스토리의 질을 검증받는 작품들만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일본 애니메이션 작품들의 질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것은 한 나라의 영상콘텐츠가 성공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문학과 같은 전통적 문화콘텐츠의 저변이 넓어야 한다는 사실을 시사해준다. 요즘 전세계적으로 성공한 만화나 소설을 기반으로 한 영화, 드라마의 제작이 늘어나는 이른바 ‘원작 신드롬’ 역시 검증된 스토리에 대한 높아진 수요를 방증한다.


일본은 만화만 발달한 것이 아니다. 순수문학 역시 오늘날까지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일본 스토리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에 대한 해답을 113년 전에 창간되었다는 한 문학잡지에서 찾을 수 있었다. 「신조(新潮)」라는 문학잡지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문예지로 1896년도에  창간되어 올해로 114년째 잡지가 발행되고 있다.


문학잡지가 100년을 넘어 이어지는 일본. 일본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두 명이나 배출할 수 있었던 저력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문학의 힘이 오늘날 일본 문화산업의 원동력이 되고 있음은 너무도 명백하다. 아무리 다양한 뉴미디어가 발달하더라도 결국 그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콘텐츠는 순수예술에 뿌리를 둔 것이라야만 오래도록 그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뉴미디어 시대의 문화콘텐츠산업이 다시 전통문화와 순수예술 문화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 뿌리를 계승하는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다.


▶ 예술을 지탱하는 것은 팬이다
‘이탈리아 구두를 명품으로 만든 건 이탈리아 여성의 높은 안목’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이 말처럼 문화산업에 있어서 소비자의 안목과 수준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새로운 시도를 다양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수많은 팬, 즉 그 문화의 소비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일본에는 ‘오타쿠 문화’라는 것이 있다. 오타쿠란 무언가를 좋아하는 팬이나 마니아보다 훨씬 더 많이 좋아하여 득도의 경지에 이른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 전문가를 뛰어넘어 비평할 수 있는 시각을 가진다. 이들은 일본사회에서 독특한 대중문화 창조집단으로 기능하는 동시에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 대한 열렬한 지지층이자 엄격한 비평집단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하위문화가 가진 다양성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존중함으로써 자칫 ‘주류가 되지 못하면 쪽박을 차기 마련’이라는 예술가들의 작품 활동을 지원해주는 역할을 한다.


4부 신뢰가 자본이다
덴마크의 균형

▶ 작은 나라의 사회경제적 균형 찾기
2차세계대전 이후 1950년대 초, 덴마크의 주요 정당과 노동단체들은 세계화 속에서 세계 경제가 더 치열한 경쟁체제로 갈 것이라는 흐름을 읽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덴마크와 같이 작은 나라가 살아남는 길은 덴마크의 국가경제 전략과 사회제도를 통합하는 거라고 판단했다. 덴마크 정부는 각 기업과 노동조합 대표들에게 각자의 이익이 아닌, 사회 전체에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사회경제적’ 관점을 가지도록 했다. 즉, ‘국가의 부와 국민의 삶을 함께 생각하는 것’이었다. 국제 경쟁에 뛰어들기 전에 국가가 한 일은 공동의 목표 아래, 각각의 이익집단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한 것이었다. 그렇게 탄생된 것이 바로 덴마크의 ‘플렉시큐리티(flexicurity) 모델이다.


플렉시큐리티란 영어로 유연성을 뜻하는 플렉서빌리티(flexibility)와 안정성을 뜻하는 시큐리티(security)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단어로, 말 그대로 ‘유연안정성’이다. 여기에서 유연성이란 노동시장의 유연성으로서 노동자의 해고와 고용을 아무런 규제 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리고 안정성은 해고되어 실업자가 된 노동자가 재취업할 때까지 국가가 생활비와 재취업 활동을 보장해주는 사회보장 시스템을 뜻한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진 플렉시큐리티 모델의 장점은 노동시장을 역동적으로 만들어 줌으로써 기업과 노동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게 하고, 각각의 이익이 다시 국가 전체의 이익으로 환원되게 한다는 점이다.


▶ 플렉시큐리티 모델의 황금 삼각형
영국 시사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4년 연속으로 덴마크의 코펜하겐을 세계에서 가장 비즈니스 하기 좋은 곳으로 선정했다. 덴마크에서는 기업이 노동자를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다. 기업들에게만 이익인 것처럼 보이는 이 정책의 핵심은 ‘쉬운 해고’가 아니라 ‘쉬운 채용’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해고가 쉬우면 신규채용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덴마크에서는 일자리가 쉽게 창출되고 기업의 변화, 노동력의 변화, 산업의 변화가 빠르게 이루어진다. 덴마크의 높은 노동유연성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덴마크 경제가 세계 경제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하는 구심점이 된다.


덴마크 노동자들이 실업자로 등록되면 실업보험금이 지급된다. 실업보험은 4년간, 소득 수준에 따라 원래 보수의 약 90퍼센트 수준까지 지급된다. 따라서 실직을 하더라도 당장 생활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일은 없다. 그런데 실제로 4년간 실업보험에 의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왜냐하면 실업자의 90퍼센트 이상이 1년 안에 다시 취업을 하기 때문이다. 한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더라도 바로 다른 회사에 취업할 수 있다면 노동자는 해고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다. 한 회사 내에서의 ‘직업안정성’은 보장되지 않지만 노동시장 전체에서의 ‘고용안정성’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덴마크의 플렉시큐리티 모델은 사람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데 있어서 기꺼이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게 해줍니다. 사회보장제도가 든든한 안전망이 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것은 노동시장을 역동적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업보험수당은 노동자의 삶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주는 사회보장제도 역할뿐만 아니라 역동적인 경제 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트로벤 옌센(실업보험 사무국장)


플렉시큐리티 모델에서는 실업자를 철저하게 관리한다. 만약에 실업자들이 수당만 받고 구직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실업수당 수급권은 박탈된다. 그 때문에 장기간 동안 보험수당만 받으며 실업 상태를 유지하는 무임승차자는 거의 없다. 노동시장 활성화정책을 도입해 실업보험제도를 개혁한 1994년 이후, 12퍼센트였던 덴마크의 실업률은 2008년에는 3.5퍼센트로 크게 떨어졌다. 이것은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의 수를 고려하면 실제로는 완전고용에 가까운 수치다.


▶ 균형도 경쟁력이다
덴마크 노동정책의 노동유연성, 고용안정성, 그리고 노동시장 활성화정책의 3요소를 가리켜 플렉시큐리티 모델의 ‘황금 삼각형(golden triangle)이라고 부른다. ’황금 삼각형‘이라는 말은 세 가지 요소가 절묘한 균형과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우리가 흔히 함께 달성하기 어렵다고 믿는 노동유연성과 고용안정성이 모순되지 않고 오히려 상생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현재 덴마크의 플렉시큐리티 모델은 노사정 모두가 10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협상한 결과다. 노사협상 문화를 통해 기업과 노동자가 서로 큰 몫을 가지기 위해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라 국가 경제라는 파이의 크기를 함께 키워나가는 동반자적 관계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성숙한 제도로 정착시켜온 것이다. 플렉시큐리티 모델은 노동시장의 공급과 수요 간의 균형을 맞춰나가는 하나의 과정인 셈이다. 이 균형이 바로 기업과 노동자 모두가 이익을 얻고 만족을 누리는 덴마크의 국가경쟁력이다.


유럽사회연구소가 조사한 전 세계 국가의 사회적 신뢰도 순위를 보면 역시 덴마크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덴마크의 신뢰는 성숙한 사회제도에 의해 형성되었다. 덴마크는 부패가 거의 없는 나라로 꼽히기로 한다. 이것은 사람들이 법과 제도를 높이 신뢰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또 구성원 간의 형평성을 중시하는 사회보장제도의 본질 역시 ‘신뢰’ 그 자체이다. 덴마크는 세계에서 소득세를 가장 많이 내는 나라로도 유명한데, 한 개인이 자신의 소득 대부분을 평생 동안 세금으로 내놓는 것을 허락할 수 있는 것은 그 돈이 필요하면 언제든 돌려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신뢰로 결합된 성숙한 사회제도는 국가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것은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큰 나라, 다민족국가에 비해 덴마크나 한국과 같은 작은 나라, 단일민족국가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보다 절실하게 요구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5부 거번먼트에서 거버넌스로
영국 뉴캐슬 시의 도시 거버넌스

영국 북부의 뉴캐슬 시는 선진화된 지방분권 시스템을 갖춘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 이곳에서는 참여예산제와 같은 혁신적인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참여예산제란 지역 예산계획에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 공공을 위한 공공에 의한 공공의 프로젝트
영국의 뉴캐슬 시에서는 공공도서관 건립과 같은 공공 프로젝트가 있을 때마다 주민들을 참여시킨다. 새 도서관 건립이 확장되고 나면 도서관 건물의 처음 설계 단계에서부터 내부에 채워질 가구와 책의 선택, 그리고 그 안에서 이루어질 서비스의 내용 등 작은 것 하나까지도 시민들의 의견에 따라 진행된다. 시민의 참여는 다양한 설문조사나 인터뷰를 통해 이루어지기도 하고 각계각층의 시민을 대표하는 포커스그룹의 활동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한다.


사람들이 기획과 건립에 직접 참여한 공공 프로젝트의 경우 시설 이용률이 매우 높다. 건물 설계 선택, 가구 전시, 외벽 꾸미기 등의 행사를 할 때마다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불러모으면서 자연스럽게 도서관의 인기를 높여주는 마케팅 효과까지 얻기 때문이다. 과정의 참여는 결과물에 대한 만족감과 주인의식을 높여주고, 도서관을 진정한 지역사회의 시설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도서관 설계와 가구 선정에서부터 서비스의 내용에 깊이 참여하고 기여함으로써 스스로가 도서관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갖게 되고 공공도서관에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결국 다소 번거로울지 모르는 공공참여의 과정이 결과적으로는 정부 예산을 가장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렇듯, 영국에서는 시민 참여를 통해 ‘공공’의 수준을 ‘최소한의 기본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 시민이 주인이다
2008년 영국 중앙정부에 의해 ‘올해의 지역 개선 프로젝트’로 선정된 ‘유 디사이드(U decide) 프로그램은 시의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쓰면 좋을지를 시민들에게 묻는 일종의 아이디어 공모전이다. 한 달에 한 번, 뉴캐슬 시내의 각 지역을 돌아가면서 열리는 아이디어 공모전에는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이 참여해 아이디어를 낸다. 그리고 주민투표를 통해서 최종 아이디어가 선정된다. 그리고 최고 점수를 받은 아이디어에 지역 예산이 주어지게 된다. 뉴캐슬 시에서 유 디사이드 프로그램이 대성공을 거두자 영국 중앙정부에서는 참여예산제를 국가 전략으로 채택해 앞으로 10년 안에 모든 지방정부에서 적용하도록 하는 방침을 세웠다. 영국 정부는 주민들을 지역사회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것이 그 문제를 개선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라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파트너들과 주민들을 지역문제 해결 과정에 참여시키는 것은 많은 장점이 있다. 다양한 시각을 반영함으로써 정치인들이나 시청 공무원들만의 관점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포괄적이고 입체적인 접근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유 디사이드 프로그램은 단순히 예산을 어디에 쓸지 정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주민들이 자신과 가족, 이웃의 삶에 대해 적극적인 책임의식과 시민의식을 기르게 하는 공동체적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