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며 스스로를 인간적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최고의 가치를 두는저자는 사원들에게 단 한 가지만을 거듭 당부한다. 바로 “내 집의 식탁처럼,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듯 서비스하라”가 그것이다. 감동 서비스를실천하기 위해 현장에서 악전고투하는 생생한 에피소드와 고객 불만사항을 해결하는 과정이 서비스를 행하는 모든 기업과 사람들에게 귀중한 지침을전한다.
■ 저자 와타나베 미키(渡邊美樹)
외식산업계에 혜성처럼등장하여 단숨에 업계 1위를 차지하면서 일본 경제계의 "괴물 경영자"로 불리고 있다. 이쇼쿠야 와타미 외에도 대규모 유기농 농장, 간호, 교육사업에도 진출하였다. 외식산업 규모는 현재 500여 점포에 달하며 2008년까지 1,000점포, 2020년에는 그룹 매출 1조 엔을 목표로 하고있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이사로 취임하는 등 대외활동도 활발한 편이다. 지은 책으로는 『사장이 사원에 보내는 편지』『새로운 도전』『아버지와아들의 약속』등이 있다.
■ 역자 박선영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책 만드는일을 하다가 일본으로 건너갔다. 도쿄대학교 대학원에서 언어정보학을 공부하고 돌아와 지금은 일본어를 가르치는 한편, 소중한 사람들에게 읽히고 싶은좋은 책을 정성껏 번역하고 있다.
■ 차례
추천하는 글
프롤로그
제1장 성실과 정열 _ 생각은 반드시 행동을 부른다
단한마디 말이 마음을 움직인다
최고의 서비스인이 되기 위한 비밀 무기
서비스 매뉴얼을 버려라
‘No’라고 말하기 전에
칼럼_ 서비스 도전 ① 오로지 고객만을 생각하라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가게를 만들고 싶다
고객의 가장 편안한 벗이 되어라
칼럼 _서비스 도전 ② 동료와 생각을 공유하라
고객의 웃는 얼굴, 속도가 좌우한다
고객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서비스 캠페인
고객이 먼저양보하는 서비스
고객의 고맙다는 한마디의 말
칼럼 _ 서비스 도전 ③ 직원에게 ‘서비스 동기’를 부여하라
제2장 의지와 변화 _ 고객만족이 최우선이다
고객의불만에 위기의식을 느껴라
고객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04
고객 불만 제로에 도전하라
칼럼 _ 서비스 도전 ④ 고객과 공감대를넓혀라
매뉴얼이 아니라 고객을 위한 마음을 간직하라
고객의 기쁨을 생각하라
가정까지 방문하라
칼럼 _ 서비스 도전⑤ 고객에게는 아무것도 시키지 말라
고객에게 옮고 그름을 따지지 말라
전화 앞에서도 고개를 숙여라
감동 서비스란 무엇인가
고객의 편지가 가르쳐 준 것
칼럼 _ 서비스 도전 ⑥ 성급한 마음은 서비스의 최대 적이다
제3장 힘과 겸손 _ 꿈을 구체적인 행동으로옮겨라
내가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일하라
고객을 진심으로 사랑하라
자신의 직업을 좋아하라
칼럼 _서비스 도전 ⑦ 세상을 위하고 사람을 위해 일하라
한결같은 사람이 되어라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라
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편지
칼럼 _ 서비스 도전 ⑧ 집보다 더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라
남을 돕고 보람을 나눠라
기업 문화를 지키고 키워라
고객과의 만남을 즐겨라
꿈을 생생하게 이미지화하라
칼럼 _ 서비스 도전 ⑨ 감동을 주는 서비스를 하라
역자 후기
서비스가 감동으로 바뀔 때
제1장 성실과 정열 _ 생각은 반드시 행동을 부른다
서비스 매뉴얼을 버려라
- 중요한 것은 매뉴얼을 외우는 것이 아니다
고객카드에 불만 사항이 접수되었다.
아직 음식이 남아 있었는데 접시를 치워버렸습니다. 기분이 굉장히 언짢았습니다. 이제 더 이상 가고 싶지 않습니다.
매주 화요일 아침마다 시행하는 서비스 개선 회의에서 ‘음식이 남아 있는 접시는 치우지 말 것’이라는 ‘하지 말라’는 지시를, ‘접시를 치울 때는 ’치워드려도 괜찮겠습니까?‘하고 묻고 나서 정리하자’로 바꾸었다. 이 지시는 곧 전 지점에 전달되었다.
화장실이 너무 지저분해요.
다시 서비스 개선 회의에서 한 시간마다 ‘화장실을 체크하라’는 지시가 나왔다.
종업원의 지나친 잡담이 신경에 거슬려요.
이번 서비스 개선 회의에서는 ‘잡담은 절대 하지 말라’는 지시를 전 지점에 내렸다. 그리고 이런 지시 하나하나를 규칙으로, 정리된 매뉴얼로 바꾸어 나갔다. 물론 이 말이 현재 있는 서비스 매뉴얼을 전면 부정하라는 뜻은 아니다. 한 집단이 조직 차원으로 움직이려면 공통의 매뉴얼이 반드시 필요하다. 집단에 속한 개개인이 해야만 하는 일을 모르고 자기 생각대로만 움직인다면 일정한 목표를 가진 조직으로서는 비효율적이다. 또한 조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조직원이 ‘해야 하는 일’만 하고 ‘해서는 안 될 일’을 하지 않았을 뿐이라면, 즉 매뉴얼대로만 행동한다면 이 조직 또한 미래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매뉴얼은 처음 조직을 만들 때, 혹은 개인이 조직에 들어가서 하루라도 빨리 최소한의 서비스 정신을 갖추려고 할 때에만 유효하다. 서비스 본질이 몸에 밴 사람에게 매뉴얼은 백해무익한 것이다. 매뉴얼을 몸에 익힐 때 가장 중요한 건 매뉴얼을 빨리 외우는 것이 아니라 매뉴얼이 존재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다. 목적의 이해, 본질의 이해는 응용을 낳고, 일하는 모든 사람들을 회사의 주역으로 만든다.
우리의 일은 접시를 치울 때 “이 접시를 치워도 괜찮겠습니까?”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손님의 멋진 추억을 만드는 도우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리의 일은 화장실의 청결함을 체크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쾌적한 공간에서 식사하도록 돕는 일이다. 우리의 일은 90도로 허리를 숙여 1초 동안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가게를 찾아준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일이다. 사람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때 활기가 넘친다. 누구나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므로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와타미의 서비스 매뉴얼은 그 본질을 이해하는 사람에게는 다음 한마디로 충분하다.
▶ 손님의 기쁨을 자신의 기쁨으로 느끼고, 손님의 슬픔을 자신의 슬픔으로 느끼자. 손님의 기쁨을 실현하기 위해서 스스로 끊임없이 생각하고 진지하게 행동하자!
회사는 활기가 전부이다. 그 활기의 근원은 ‘자기다움’의 추구이다. 자신만의 서비스로 손님을 생각하는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 모두가 밝고 명랑하고 활기차게 일할 때, 비로소 고객 감동은 실현된다.
‘NO’라고 말하기 전에
- 노드스트롬에게 배워라
미국에는 노드스트롬(Nordstrom)이라는 백화점이 있다. 내가 미국에 갈 때마다 한 번은 꼭 들르는 백화점이다. 이 백화점은 어떤 환불이든 무조건 받아들인다. 이전에 동행했던 대기업 라면 체인점의 상무가 다른 노드스트롬 백화점 지점에서 구입한 뒤 몇 번 입은 적이 있는 와이셔츠를 영수증도 없이 다음 날 환불하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노드스트롬 백화점이 아니고는 생각하지도 못할 시스템이다.
어느 날 노드스트롬에 한 고객이 찾아와서 쓰다 만 헌 타이어를 반품해 달라고 요구했다. 노드스트롬은 구둣가게에서 출발해 주력 상품을 의류로 전환한 후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유명 백화점이다. 따라서 창업한 이후 한 번도 타이어를 판매한 적이 없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저희 상점에서는 타이어를 취급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답하면 간단히 해결될 것이다. 하지만 그때 사원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생산 업체에 타이어의 가격을 문의해서 고객에게 즉시 환불해 주었다. 무슨 바보 같은 짓인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노드스트롬은 사원의 그와 같은 행동을 ‘옳다’라고 판단했다. 바로 이 대목에서 오늘날 전설이 된 ‘고객 서비스의 중요성’이 잘 드러난다.
모두가 다 아는 상식 속에서는 특별한 서비스가 탄생하지 않는다. 누구나 고객의 만족을 얻고 싶어한다. 그러나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미국 전역에서 고객이 낡은 타이어를 들고 찾아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의문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사원이 그런 염려를 할 필요는 없다. 그 같은 고민은 본사에서 해야 한다. 가게는 고객에게만 신경을 쓰면 된다. 고객은 절대적인 존재이다. 흔한 말로 고객은 왕이다. 특별한 규칙이 없을 때라는 전제 조건이 붙기는 하지만,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이상 고객이 원하는 대로 모든 걸 해주기를 바란다.
‘돈을 못 내겠다!’라든지 ‘다른 고객을 다치게 했다’와 같이 명백히 법률에 저촉되는 일 외에는 고객의 요구를 100% 받아들여라. ‘NO라고 말하지 않는 서비스’를 하라. 미국 전역에서 중고 타이어의 반품을 받는다면 아무리 노드스트롬이라도 도산하고 말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개별적인 상황은 본사가 판단해야 한다. 일선 매장에 ‘판매하지 않는 물건은 환불해 주지 말라’는 공지를 전달하고 중고 타이어의 반품을 거절하면 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순서이다. 명백히 상식에 어긋난다고 해도 우선은 취급하지 않는 상품도 환불해 주는 문화가 필요하다. 문화는 즉시 전파된다. 조직의 모든 멤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게 생각하면 중고 타이어쯤은 싼값이다. 기업에게 ‘문화’ 풍토‘ 그리고 ’기업다움‘ 이상의 자산은 없다. 고객에게 ’NO라고 말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자. 고객의 만족만을 추구하자. ’NO라고 말하지 않는 문화‘를 회사 깊숙이 정착시켰을 때, 비로소 최고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온리 원(only one)이 될 수 있다.
제2장 의지와 변화 _ 고객만족이 최우선이다
고객의 불만에 위기의식을 느껴라
- 고객 불만에 대한 대응이 최우선이다
7월에 본사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종업원이 원피스에 간장을 쏟았다. 점장은 전혀 사과하는 기색도 없다. 원피스에 얼룩이 졌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줄 셈인가?’라는 내용이었다. 본사에서 가까운 점포였기에 영업총괄실장이 즉시 뛰어갔다. 손님은 여종업원이 원피스에 간장을 쏟았는데 물수건만 달랑 가져다주었을 뿐, 약 40분 동안 점장은 손님에게 사과하러 오지도 않았다고 했다. 계산할 때 불평하자 “정말 죄송합니다”도 아니고 “세탁비입니다”하고 천 엔을 건네더니 “주소와 성함을 알려주십시오”라고 사무적인 말만 했다는 것이다. 점장에게 사정을 들어보니 ‘전화’나 ‘음료수 준비’ ‘계산’으로 40분간 너무 바빠서 사과하러 갈 수가 없었다고 한다. 또 매뉴얼에 따라 세탁비 천 엔을 드리고 본사 이름으로 사과편지를 보내기 위해 주소와 이름을 물었다고 한다.
나는 이 보고를 들으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이 사람은 점장의 자격이 없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서비스에는 그 서비스를 하는 사람 자체 -상냥함이라든지,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든지- 가 드러난다. 고객의 원피스에 간장을 쏟은 일 이상으로 긴급할 일은 있을 수 없다. 불만에 대한 대응이야말로 모든 것에 우선해서 처리해야 하는 것이 점장의 업무이다. 이 점장은 자신의 의무에서 도망친 것이다. 또 이 점장은 고객의 기분이 얼마나 상했는지 사과하고 용서받기 전에 사무적으로 세탁비를 건네려 했다.
여러분은 부디 잊지 말기 바란다. 세탁비를 주고 고객의 성함이나 주소를 묻는 것은 고객이 화가 풀린 다음이 아니면 불난 곳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서비스란 남이 자신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일을 하는 것이며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다. 원피스에 간장 얼룩을 묻힌 채 화가 치밀어 멀리 집까지 전철을 타고 돌아가야 했던 젊은 여성의 기분을 생각하면 정말 슬퍼진다. 그 손님은 나보다 훨씬 더 불쾌하고 서글픈 마음이었으리라.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릴 수 있었다면 뛰어 들어가 용서받을 때까지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것이 진정한 서비스 정신이다. 다른 사람의 슬픔을 공유하는 마음, 그것이 상냥함이다. 서비스인은 상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점포의 매출 저하, 고객의 목소리 그리고 중대한 클레임과 정면으로 부딪혔을 때, 나는 정말 절실한 위기감을 느낀다. 고객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절박한 위기감이다. 자, 서비스를 하는 사람들 모두 나와 같은 공통의 위기의식을 가지고 다시 한 번 각자의 자리를 굳건하게 다져주기 바란다. 우리는 고객에게 감사를 받는 존재여야 한다. 위기감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는 감동적인 서비스를 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 반성만 하는 것은 원숭이도 가능하다
와타미에서는 메뉴를 변경할 때마다 매번 엄격하게 고객 평가를 실시한다. 그런데 며칠 전 이런 고객카드를 받았다.
지난번에 갔을 때, 굉장히 불쾌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고객카드를 썼습니다. 그후 정중한 전화와 사과 편지에 감동해서 오늘 와타미에 또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점포의 상황이 지난번과 전혀 달라진 것이 없어 기가 막혔습니다. 두 번 다시 오고 싶지 않습니다. 사과 편지도 이제는 사양합니다.
무엇을 위한 정중한 사과 전화와 편지였단 말인가? 해당 점포에서 사과 편지를 직접 보내는 건 중요하다. 그러나 사람은 두 번 배신당하면 다시는 기회를 주지 않는다. 상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 메시지를 읽고 느끼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느끼고 행동하지 않는다면 와타미의 사원이 아니다. 앞으로의 메뉴 변경 시에도 이 메시지를 반드시 떠올려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실패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 고객이 마지막 기회를 준 오늘의 영업을 진검 승부하듯 진지하게 대하자.
제3장 힘과 겸손 _ 꿈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라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라
- 왜 사과하지 못하는가?
엊그저께 저녁 무렵 본사의 전화가 울렸다. 화난 목소리의 고객이었다.
주문한 디저트가 1시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았다. 점원에게 확인했더니 5분에서 10분 정도면 나온다고 했는데 전혀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점장이 없어서 담당 아르바이트생에게 불만을 말했더니 ‘죄송합니다’라는 말 한 마디 없이 “어떻게 사죄드리면 될까요?”하고 오히려 하소연하는 것이었다. 기가 막혔다.
궁지에 몰려 굳어버린 아르바이트생의 얼굴이 눈에 선했다.
치즈그라탕이 1시간이나 지났는데 나오지 않았습니다. 마침 점장이 지나가서 물어보았습니다. “저, 주문한 지 1시간이나 지났는데요”하니, 점장은 “죄송합니다. 새로 들어온 아르바이트생이 지금 만들고 있는데, 몇 번이나 실패해서 도저히 손님 앞에 내놓을 상태가 아닙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하고 말하는 겁니다. ‘자기들 사정만 이야기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이런 변명을 하다니 약해빠진 사람이구나 싶어 서글퍼졌다. 연약함이 때로는 뻔뻔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술을 주문해서 한 모금 마시고 나서야 잔 속에 파리가 빠져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점원에게 말하자 무뚝뚝하게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는 새 술을 가지고 왔지만 이쪽은 이미 술맛이 떨어져서 와인으로 바꾸었습니다. 계산할 때 “다음부터 조심해 주세요”라고 말하자 또 “죄송합니다” 하면서 뻔뻔스럽게 눈도 마주치지 않으면서 잔돈을 거슬러 주었습니다.
아마도 그 종업원은 손님을 불쾌하게 하려던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랐던 것이리라. 과보호, 최근 고객에게 불만을 접수받았을 때, 이 세 글자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언제나 누군가가 지켜주었기 때문에 어려움에 처했을 때,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것처럼 공격을 하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사과하면 좋겠습니까?”라니. 실수를 인정하면 자신이 부정당하기라도 하는 듯 느껴지는 것일까?
과보호의 또 다른 얼굴이 떠오른다. 애정을 지나치게 받은 나머지 사랑이 조금만 옅어지는가 싶으면 불안해하는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부드럽고 좀 더 여유롭다. 사랑을 쏟는 쪽에도 문제가 있다. 어쩌면 요즘 부모는 조건적인 사랑을 쏟고 있는지도 모른다. 조건적인 사랑을 받은 아이는 항상 그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해서라도 조건을 만족시키려고 한다.
사과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아이가 있다. 사람은 누구라도 실수를 한다. 실수하는 일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지 못하는 것이 창피한 일이다. 그리고 실수를 실수로 내버려 두는 것이야말로 ‘실수’다. 논어에서도 “잘못하고 고치지 않는다, 이것을 실수라고 한다”라고 했다. 나는 제대로 사과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아, 이 사람은 크게 될 사람’이라고 느낀다. “미안합니다”를 말할 수 있는 사람에게서는 여유를 느낄 수 있다.
- 신뢰의 재고가 승부를 결정짓는다
‘둥근 얼음으로 미즈와리(주류에 물을 섞어 마시는 음료)’를 마시자!‘라는 캠페인을 벌였다. 20잔 한정 캠페인이었다. 하루는 손님이 ’미즈와리를 부탁했는데 둥근 얼음으로 제공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접수했다. 메일이었기 때문에 영업과장은 영업부장의 승인을 얻어 메일로 답장을 썼다. “죄송하지만 20잔 한정의 캠페인으로 손님이 부탁하셨을 때는 이미 모두 판매가 되어서……” 이 주고받은 메일의 내용이 내 귀에 들어왔을 때, 퍼뜩 떠오르는 의문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업무 개혁 회의를 할 때 과장에게 질문했다. “그날 미즈와리 판매 수량은?”
영업과장도 영업부장도 대답하지 못했다. 결국 그럴듯한 변명을 손님에게 말한 것일 뿐이다. 손님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으려고도 않았고, 한 조각의 성실함도 찾아볼 수 없는 대응이었다. 화가 폭발했다. 두 사람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반성문을 쓰라고 벌을 내리기 전에 나는 이 영업과장에 대해서 ‘그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다. 다만 제품의 재고 확인을 조금 게을리 한 것뿐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점이 중요하다. 하나의 실수는 그 실수가 일어나기 전에 쌓아둔 신용으로 미리 판단된다. 어떤 변명을 늘어놓든지 상관없다. 이것이 ‘신뢰 재고’다.
실수하기 전에 그동안 어느 정도 고객에게 신용을 쌓아왔는지가 승부를 결정짓는다. ‘신뢰 재고’를 쌓아올릴 시간이 없었을 경우, 예를 들어 처음으로 가게를 찾아온 손님에게 실수를 했을 때는 그때야말로 ‘죄송합니다’가 총출동해야 한다. 진심 어린 “죄송합니다”라는 말에 상대방도 마음을 연다. 사람은 ‘옳다, 그르다’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좋다, 싫다’로 판단을 내린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죄송합니다’는 고객의 ‘좋아한다’는 마음을 얻어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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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죄송합니다’를 주저하지 않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아르바이트생을 ‘죄송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워주기를 바란다. 앞으로 그들의 인생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이 될 것이다. 진실한 사랑, 그것은 무조건적이다. ‘당신이 그저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그것이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변명 따위는 해봐도 소용이 없다. 말하기 전에 이미 승부가 결정지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죄송합니다’는 여러분을 작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크게 만든다. 당당하게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자.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