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 New Society

   
피터 드러커(역자: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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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BOOKS
   
20000
2007�� 11��



■ 책 소개
이 책은 산업사회, 지식근로자, 지식정보의시대, 기업가 정신 등 일찍이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사회의 출현을 예견하며 현대 경영학의 대부로 추앙받는 피터 드러커의 국내미발표작이다. 특히 그동안 드러커가 제기한 모든 개념이 이 책의 원제인 New Society, 즉 새로운 사회가 시작된다는 전제에서 나왔다는점에서 출간의 의의가 크다. 드러커가 말한 새로운 사회란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대량생산 혁명이 가져온 산업사회"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이 책은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드러커 사상의 출발점이 된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대량생산은 우리의 산업 전반을 지배하게 된다. 이것은 단순히 경제적인면에서 새로운 생산방식이 생겨났다는 의미 정도가 아니라 우리의 생활과 사고에까지 심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어떠한정치적 변동이나 세계전쟁, 그리고 산업혁명보다 더 큰 변화를 예고하는 혁신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드러커는 이 점에 주목하여 새로운 사회에서근로자와 기업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심도 있게 조망한다. 


■ 저자 피터드러커
향년 96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경제학, 경영학, 정치학, 사회학, 그리고 심리학을 넘나드는 방대한 지식과 통찰을바탕으로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추앙받았다. 1931년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국제법 박사 학위를 받은 이후 증권사, 은행, 보험사에근무하면서 애널리스트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미국으로 건너간 후 1950년 뉴욕 대학 경영학 교수를 시작으로 만년에 피터 드러커 경영대학원석좌교수로 재직할 때까지 평생을 교육과 연구에 매진했다. 저서로는 『경제적 인간의 종말』『프로페셔널의 조건』『변화 리더의 조건』『이노베이터의조건』 『21세기 지식 경영』『미래 경영』『피터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미래사회를 이끌어가는 기업가 정신』 등이 있다. 


■ 역자 박준희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국제대학원에서 국제통상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번역전문 사이트 ALTS를 운영했다. 현재는 인트랜스번역원의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자동차 잡지와골프 잡지의 기사를 번역한 바 있으며, 『2007년 세계대전망』『2008년 세계대전망』『미래생활사전』『맥킨지 금융보고서』 등에 공역자로참여했다. 


■ 차례
서문 - 산업계의 혁명 


제1부 산업적 기업 
새로운 사회질서 | 현대 사회의기업 | 기업의 해부 | 손실회피의 원칙 | 생산성 향상의 원칙 | 수익성과 실적 


제2부 산업질서의 문제 - 경제적 대립 
임금분쟁의진정한 문제 | 생산성 향상에 대한 근로자의 저항 | 이윤에 대한 반감 


제3부 산업질서의 문제 - 경영진과 노조 
통치기구로서경영진의 정당성 | 노동조합주의는 살아남을 수 있는가 | 노조의 요구와 공동의 복지 | 노조지도자의 딜레마 | 기업 내의 두 갈래 충성


제4부 산업질서의 문제 - 공장 공동체 
지위와 직능에대한 개인의 요구 | 관리자적 태도에 대한 요구 | 일하는 사람들 | 정말로 기회는 부족한가 | 의사소통의 결여 | 자동판매기형 인간과 불황의충격 


제5부 산업질서의 문제 - 관리기능 
관리의 3중성 |경영진은 왜 일을 하지 않는가 | 미래의 관리자는 어디에서 올 것인가 | 규모는 경영에 걸림돌이 되는가 


제6부 산업질서의 원리 - 무산계급에서 벗어나라
자본으로서의 노동력 | 예측 가능한 수입과 고용 | 이윤에 대한 노동자의 관심 | 실업의 위협 


제7부 산업질서의 원리 - 연방제 경영조직 
인간을연구하려면 조직을 연구해야 한다 | 분권화와 연방주의 | 경영에 경쟁시장이 필요한가 


제8부 산업질서의 원리 - 자치적 공장 공동체 
공동체관리기구 및 기업 경영 | 경영진의 소임은 경영이다 | 근로자와 공장 자치 | 공장 자치와 노동조합 


제9부 산업질서의 원리 - 구성원으로서의 노동조합
합리적인 임금정책 | 노조는 구성원들을 어느 정도 통제해야 하나 | 파업을 감내할 수 없을 때 


결론 - 자유 산업사회 




피터 드러커 New Society


기업의 해부
대기업이라는 용어의 변화된 양상은 대량생산 혁명이 가져온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업의 규모는 물리적 양상으로 보고 있지만 그것이 기업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질적으로 큰 변화를 거친다.


기업과 노조의 규모는 사회적 통제라는 새로운 문제를 만든다. 제한된 거래에서의 고의적 행위에 초점이 맞춰진 독점의 옛 개념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시키려면 이러한 문제가 얼마나 복잡한지, 그리고 얼마나 새로운지 알게 된다. 여기서 새로운 상황이란 어떠한 독점적인 행위나 의도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규모가 시장을 지배하는 모든 영향력을 만들어낸다고 비난 받는 상황을 의미한다. 현대의 산업 환경에서 효과적인 생산을 위해 필요한 단위의 크기와 자본의 규모는 독점 문제의 초점을 경제에서 사회로 이동시킨다. 이제 높은 가격과 낮은 생산성이 아니라 개인이나 소기업, 또는 신생 기업이 산업에 진입하는 일이 문제가 된다.


현대 기업의 엄청난 규모는 기업의 안정과 보호를 사회적 관심거리로 만든다. 이제 대기업이 붕괴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 대기업의 붕괴는 실업, 금융대란, 교역의 혼란 등 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경제적 안정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자원 분산이 사회에 미치는 경제적 손실 또한 엄청나다. 기계와 공장, 인간은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생산적이 된다. 뿔뿔이 흩어져서는 생산성 전체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은 것을 잃는다.


규모는 기업의 내부 구조에도 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소유주, 근로자, 소비자 등 특정 집단보다 기업에는 우선적으로 책임이 있는 경영진이 필요해졌다. 전문 경영인의 출현은 기업이 하나의 제도라는 가장 좋은 증거일 수도 있다. 경영 조직과 그 조직의 적절한 기능, 충분한 자격이 있는 임원의 선출, 개발, 그리고 훈련은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문제가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거대 노조의 지도자도 경영에 참여한다. 그는 개개인의 노조 구성원보다 노조 전체에 대한 책임을 진다. 노조 지도자의 의무는 경영진의 문제만큼이나 사회적 관심사가 된다.


규모는 또한 사용자와 노동자의 관계를 경제적 관계에서 정치, 사회적인 관계로 변화시켰다. 경영진은 기업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구성원들에 대해서 통치적 권한을 가져야만 했다.


새로운 계층
기업의 출현은 새로운 두 계층을 만들어냄으로써 사회를 급격하게 변모시켰다. 하나는 임원과 노조 지도자로 구성된 새로운 지배 집단이며, 다른 하나는 과거에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중간 계층이다.


새로운 지배 집단은 이전의 모든 지배 집단보다 수적으로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강력하고 각광을 받으며 우리 사회의 특징을 대변한다. 그러나 대량생산 혁명이 가져온 사회적 발전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새로운 중간 계층의 출현이다. 이 계층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게 될 것이다. 1880년 미국의 인구 조사에 따르면 고용된 중간 계층은 노동 인구의 10% 미만에 불과했다. 하지만 1940년에는 25% 이상, 1950년에는 거의 3분의 1 이상을 기록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500만 명의 가장과 식솔들이 4,500~5,000만 명으로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가장 중요한 현상은 산업혁명의 장자(長子)라고 할 수 있는 산업 노동계층의 수와 중요성이 정점을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1940년 미국의 산업 노동계층은 70년 전과 마찬가지로 인구의 40% 이하였다. 그리고 그 비율은 점차 감소하게 된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새로운 산업사회에서는 육체노동자의 비율이 훨씬 낮아지고 산업 중간계층의 비율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산업이 현대화될수록, 그리고 그 과정이 고속으로 진행될수록 더욱 심화된다.


또한 1949년에 발표된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연구 보고서인 「미국 고용시장의 산업적, 직업적 경향」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과거의 경향을 역행하는 비숙련 노동에서 숙련 노동으로의 새로운 이행이 시작된다. 이론적으로는 기계가 비용, 속도, 그리고 능률면에서 비숙련 노동자보다 우위에 있으므로 비숙련 노동자는 사실상 일종의 기술적 결함이다. 그러나 기계가 비숙련 노동자를 대체해 갈수록 이 기계를 설계, 제작, 배치, 정비, 수리하기 위한 인력이 더욱 필요해진다. 새로운 숙련 기술은 손이 아니라 공학 원리와 제도 기술, 기초 수학, 야금술, 생산 공학 등에 관한 지식, 즉 지적인 기술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점차로 노동자는 새로운 프티 부르주아인 새로운 산업 중간계층의 구성원으로 전환되고 있다.


기업의 3중적 특성
기업은 결국 기능의 관점에서 분석될 수 있는 하나의 제도다. 그런데 어떤 종류의 제도일까? 우선 기업은 필수적인 경제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고안된 경제적 제도다. 산업사회의 중요한 경제적 도구인 것이다. 경제적 제도로서의 기업은 하나의 집단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기업은 기계라는 도구와는 물론이고 거기에 속한 개인들과도 명확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커다란 집단 조직이다. 노동자와 관리자를 막론하고 인간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생산할 수 없다.


기업은 또한 행정적 제도로서 필연적으로 정치적 기능을 수행한다. 기업은 개인이 생산을 하는 데 필수적인 생산 조직에 대한 접근을 통제한다. 즉 시민의 생계 수단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는 것이다. 구성원의 생계 수단에 접근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 행정적 통제를 한다는 점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기업은 내부 조직에서도 하나의 통치 기관이다. 산업사회의 생산 조직은 권한과 복종, 즉 권력 관계에 바탕을 두는 내적인 질서를 필요로 한다. 기업 내에서 권한을 갖는 기관은 행정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입법의 기능을 통해 개인의 행동이나 분쟁 해결을 위한 규율을 정하며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벌칙을 부과한다. 효용성에 대한 접근 거부, 즉 실업의 위협을 가져오는 해고를 통해 노동자를 기업으로부터 이탈시키는 권한을 가진 기업의 형법적 권력은 막대하다.


기업은 또한 구성원에 대해 상당한 행정력을 가진다. 개인의 생계와 미래, 사회적이고 경제적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수립한다. 기업은 무엇을, 언제, 어디서 해야 하는지를 말해주며 무형의 덩어리를 기능적이고 생산적 집단으로 조직한다.



공장 공동체
마지막으로 기업은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다. 기업은 산업사회에서 특징적이고 대표적인 사회 단위인 공장 공동체를 포함하고 있다. 모든 연구 자료들은 목적과 방법, 주안점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결론적으로 공장 공동체가 명실상부한 공동체이며, 구성원들의 사회적 포부와 신념을 충족시켜줄 대표적이고 결정적인 공동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또한 사회적 지위와 직능에 대한 개인의 요구가 얼마나 강하게 두드러지는지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 심각한 개인적, 사회적 불만 및 갈등과 좌절이 양산되고 결국 기업이라는 조직 전체를 타락시킨다.


산업적 기업은 개인에게 사회적 지위와 직능을 부여해야 한다. 그것은 개인을 위해서라기보다 기업 스스로 기본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산업적 기업이 원활히 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경영자부터 청소하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일과 기업에 대해 관리자적 태도를 가져야 한다. 다시 말해서 기업을 내 것으로 여기고 자신을 피지배자가 아닌 구성원으로 생각해야 한다. 생산성과 능률 향상을 위해서 기업은 이전의 어떠한 생산 체제보다도 구성원들의 능력과 솔선, 협력을 필요로 한다. 인적 자원은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모든 직원이 자신을 구성원이라고 생각할수록 관리자적 태도는 커지고 기업은 생산적이고 능률적으로 변할 것이다. 결국 생산성과 능률은 금전이 아닌 사회적, 정신적 동의에 의해 좌우된다.


사회적 제도로서의 산업적 기업은 사회 조직의 특정 원리인 대량생산 기술을 가진 조직이다. 사회 조직은 자체에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으며, 원활한 기능을 위해 구성원인 개인과 기업 사이에 특정한 관계를 필요로 한다.


마지막으로 산업적 기업은 구성원들에게는 산업사회의 대표적인 사회 제도로 인식된다. 산업적 기업은 공장 공동체에서 사회적 지위와 직능을 부여함으로써 사회의 신념과 약속을 충족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의 기풍과 사회의 대표적 제도의 질서가 어긋나게 되어 오로지 사회의 도덕적 와해나 기업의 기능적 와해만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경제적 실적의 우선성
통치적 기능과 사회적 기능은 기업 구성원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사회와 기업의 입장에서는 경제 제도로서의 기능이 언제나 가장 중요하며 다른 모든 기능보다 우선권을 가진다. 기업의 생존이 바로 경제적 책임의 완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 전체로 볼 때도 경제적인 실적인 기업의 목적과 명분이 된다.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에서 통치적, 사회적 제도가 경제적 실적에 종속된 적은 없었다. 하지만 기업에서 그러한 분리는 불가능하다. 모든 기능들이 동일한 제도 내에서, 동일한 제도를 통해, 동일한 기관들에 의해 수행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기업의 결정적인 기능이며 성공의 척도가 되는 것은 경제적인 실적이다.


이것이 기업이 당면하는 가장 어려운 문제의 원인이 되고, 기업 내부의 경제적 대립, 즉 임금 문제, 기술적 발전에 대한 노동자의 저항, 수익성 및 수익에 대한 노동자의 반감 등의 기초가 된다. 또한 기업의 행정적 문제, 다시 말해서 합법적인 통치기구로서의 경영진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이 경영진의 문제는 다시 경영진 및 기업의 영원한 반대자로서의 노조의 출현으로 이어진다.



의사소통의 결여
공장 공동체에서 집단 관계의 문제는 이제껏 논의해온 구조와 특징이라는 문제와는 전혀 딴판이다. 보통 기업 내 다양한 기능 집단 사이에 다른 집단을 이해하고 다른 집단의 기능과 관심사를 이해하는 능력, 곧 의사소통의 문제라고 부른다. 오늘날 의사소통이란 전혀 없다고 단호히 말할 수 있다. 기업 내 각 직능 집단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다른 집단에서 무엇을 하며 왜 하는지에 대해 상상할 수가 없다. 문제는 대개 경영진과 노동자 사이의 의사소통으로 드러난다. 이 용어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 우리는 경영진과 노동자 두 집단에 대해 다루려는 것이 아니다. 최고 경영진, 중간 간부와 관리자, 노동조합원인 평사원 이렇게 세 집단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사회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세 집단은 명확하게 구별된다. 그리고 중간 간부 집단과 최고 경영진 집단 사이의 의사소통은 이 두 집단과 노동자 집단 사이의 의사소통과 마찬가지로 어렵거나 아예 전무하다.


최고 경영진은 경제적 성과와 효율성, 생산성이라는 측면에서 기업을 전체로, 그리고 복합적이고 경쟁적인 경제 상황 안에서 하나의 단위로 본다.


중간 간부와 관리자는 기업을 복잡한 기계나 온갖 부서와 기술 역할의 집합체, 또는 경제 체제를 이루는 하나의 단위라기보다는 그 자체로도 충분한 존재로 인식한다. 이들 중에는 이 정도까지도 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각자의 시야는 자신이 종사하는 부문의 기술에 한정된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최고 경영진보다 기업의 정치적, 사회적 면에 대해 훨씬 더 제대로 알고 있으나 경제적 측면에 있어서는 훨씬 덜 알고 있다. 최고 경영진은 기업이 재정적으로 잘 하고 있는지 어떤지에 대해 모두 알고 있다. 중간 관리자 중에는 재무 데이터를 자신의 업무 분야와 연관 짓는 것은 고사하고 회사의 운영 상태가 어떠한지를 파악해 낼 수 있는 사람조차 거의 없을 것이다. 한편 중간 간부들은 문제 상황에 대해 완전히 파악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문제를 이해하고 있는 반면, 최고 경영진들은 파업이 모의 중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일이 아주 당연하고도 전형적이다.


두 관리자 집단은 각각 전체 중 어느 한 면만을 본다. 최고 경영진은 기업을 경제의 이행 주체로 보고, 중간 관리자는 관리해야 할 존재 아니면 기껏해야 사회적, 정치적 단위로 본다.


노동자는 이러한 면 중 어느 한 면으로도 볼 수 없다. 자신의 위치에서는 어떤 관리자의 역할도 그다지 의미가 없다. 자신은 경제적 책임에 초점을 두는 최고 경영진도 아니고 기술적 역할과 조직으로서의 기업에 초점을 두는 중간 관리자도 아니기 때문이다. 노동자의 시각을 결정하는 것은 자신의 업무와 함께 일 하는 동료들의 업무, 그리고 업무와 자신과의 관계 및 동료 노동자들의 관계다. 공장 내 다른 부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안다고 해도 판매와 구매, 공사 설계와 조사, 재무, 미래를 위한 계획 입안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기능은 제쳐두고라도 공장 전체를 이해하기 위해 모든 부서원을 모으게 하는 따위의 일을 할 수는 없다. 이런 일은 최고 경영진의 주요 책무이기 때문이다. 노동자는 오직 한 면만을 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전체를 보고 있다고 여긴다.


산 너머 저쪽
문제의 핵심은 기업에는 하나 이상의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각 집단은 하나의 면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진다. 게다가 각 집단이 보고 있는 측면은 이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완벽하게 현상 설명이 가능하며 따라서 완전한 설득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각각의 시각이 실제로는 얼마나 불완전하며 부족한 것인가 하는 것은 기업 외부에서 보아야만 간혹 가능할까 말까이며 기업 내부에서 볼 경우 각각의 견해는 완전무결한 듯하다.


세 집단 사이의 의사소통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집단이 바라보고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일은 몹시 어렵다. 마찬가지로 다른 집단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는 일도 힘들다. 이로 인해 이제껏 논의해 왔던 모든 차이와 갈등이 더더욱 심해진다. 예를 들면 임금을 소득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노동자를 경영진이 이해하기는 힘들 것이며, 또한 임금을 당연히 단위 원가로 취급하고 있는 경영진을 노동자가 이해하기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경영자 집단이 무엇을 하며 왜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에게 경영진의 의사결정은 독단적이고 불합리해 보인다. 노동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최고 경영진에게 노동자의 행동은 불합리하고 불가해하게 비친다. 둘 사이에 끼인 중간 관리자는 노동자의 행위도 최고 경영자의 동기, 근거, 행동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한다.


이렇듯 이해와 상상력의 부족은 의사결정과 실행 및 태도와 행위에 대한 모든 영역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기에는 경제, 공사 설계, 공장 배치, 생산 방식, 인사 방침 등 경영자의 방침과 역할까지도 포함된다. 아마도 노동자와 그 역할에 대해 최고 경영자 집단에서 이해하고 존중하기보다는 노동자들이 경영진의 역할에 대해 훨씬 더 이해하는 폭이 넓을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기업은 전체적으로, 특히 그 중에서도 경영 분야는 의사소통의 문제를 인식해 왔다. 인식이 없이는 틀림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인식만 했다고 해서 그 자체로 해결이 되지는 않으며, 또한 의사소통 체계를 특히 효과적으로 수립하기 위해 이제껏 경영진이 취해온 조치가 취해지지도 않는다. 전반적으로 공장 공동체에는 정보가 넘쳐난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경영진이 내던져 준 정보를 받아들이거나 이해하고 싶은 생각도, 이해할 능력도 없다. 세 집단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정보가 아니라 새로운 인식 기관, 즉 새로운 눈과 귀다.


그러므로 해법은 정보에 있다기보다는 제도의 영역에 있다. 최고 경영진은 청취를 위한 기관을 개발하여 노동자와 중간 관리자들이 알고자 하는 정보가 무엇이며, 최고 경영진에게는 그토록 단순 명쾌한 사항을 그들은 왜 이해하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도 파악해야 한다. 비슷한 귀가 중간 관리자와 노동자에게도 접목되어야 한다. 개괄하면 현재 경영진이 쏟는 노력은 중국인과 스페인인이 전화기를 사이에 두고 의사소통을 하고자 하는 시도와도 같다. 둘 중 한쪽이 다른 편의 언어를 알지 못하는 한 가장 완벽한 통신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서로 말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오늘날 기업에는 통신이 가능한 전화기가 거의 없다. 물론 주고받을 수 있는 공통의 언어도 없다.



자본으로서의 노동력
기능적인 산업질서의 첫 번째 필요조건은 무산 계급(the proletarian, 노동력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계급)을 제거하는 일이다. 산업사회는 그들을 감당해내지 못하며 이미 그들 없이 지낼 수 있는 수단을 갖추고 있다. 현대 산업 질서는 무산 계급의 중독성에 극도로 민감한 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현대 산업문명(원시 단계를 넘어선 유일한 문명)은 그러한 중독성을 무마시킬 수 있으며, 사회적 파괴력을 지닌 무산 계급을 사회적 강점과 응집력을 이루는 근간으로 바꾸어놓을 수 있다. 그러나 사실상 무산 계급이 쓸모없고 시대착오적인 것은 분명하다.


무산 계급은 자신을 노예 또는 보증인으로 판매하지 않으며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할 뿐이다. 그리고 그들이 가진 유일한 노동력은 하나의 상품처럼 구매되고 판매된다. 사회 경제학적으로 볼 때 무산 계급은 하나의 상품이다. 우리는 무산 계급이 자유민으로서 갖는 정치적 지위만을 즐긴다는 점에서 온전한 시민으로 행동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정치적 민주주의란 경제적 민주주의를 배제한 위선이라는 오늘날 노조 운동가들의 주장은 2,000년도 넘는 세월 이전에 아리스토텔레스가 언급한 장인(artisan)에 대한 개념을 재정의 내린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대중적인 정부가 조직하지 않았더라도 산업사회는 노동자의 능동적이고 실질적인 시민권을 요구하며, 노동자들이 수익성의 원리를 수긍하기를 요구한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무산 계급이라면 산업사회는 사회적 응집력을 잃고 말 것이다. 동시에 산업사회는 노동 비용이 생산 비용 단가로 간주되고, 임금의 부담과 고용이 모두 탄력적이어야 함을 요구한다. 따라서 산업사회는 무산 계급, 즉 상품으로서의 노동력을 제거하고 그 대신 탄력적이고 조절 가능한 비용으로 노동력을 유지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높은 임금이나 생활수준이 매우 바람직한 요소임은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지만 이것으로 무산 계급화를 피해가거나 치료할 수는 없다. 무산 계급이 갖는 중독성에 대해 유일하고도 절대적으로 효율적인 대책은 노동력이 산업 경제의 자본이라는 원리를 채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노동자의 임금은 그것이 현재 비용인 것과 마찬가지로 비즈니스를 유지하는 미래 비용에 대한 조항으로 충분히 간주되어야 한다.


실제로 노동력은 산업 경제에서 하나의 상품이 되지 못한다. 그것은 경제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경제의 으뜸가는 특징 중 하나일 뿐이다. 경제적 갈등의 해소는 노동력이 갖는 부로 인해 일부분 해소될 수는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것은 산업생산이 미래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로 노동력을 순전히 현재의 비용으로만 간주하도록 요구하지 않기에 가능하다. 산업 시스템의 경제적 현실에서는 노동력을 하나의 자본으로 취급하도록 요구된다는 점에서 무산 계급은 쓸모없어지고 만다.



근로자와 공장 자치
책임 있는 공장 자치 공동체의 필요성은 공장의 인간 관계학에 관한 우리의 연구를 관류한다. 이 연구에서 주요 발견 사항은 직원은 자기 일과 자기에게 직접 관련 있는 공장의 모든 일에 책임 있는 참여를 실제로 경험할 것이 필요하고 또 요구한다는 것이었다.


가장 좋은 증거는 제너럴 모터스가 1947년에 실시한 ‘나의 일’이라는 콘테스트에 있다. 이 콘테스트에는 17만 5,000명의 근로자들이 개인 에세이를 제출했다. 두 곳의 제너럴 모터스 공장에서는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근로자들 자신이 전적으로 준비하고 운영하고 있었으며, 레크리에이션 활동은 안전, 감독 또는 급료보다도 더 중요한 직무 만족의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 그러나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경영진이 관리하는 공장에서는 만족감은 훨씬 적었다. 경영진이 후원자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운영까지 하는 이들 공장들에는 분개는 아닐지라도 불만의 조짐이 있었다. 이 공장들 중에는 가장 종합적인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곳도 있었다.


공장 자치 공동체는 또한 개개 근로자의 기회 요구를 충족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것은 오늘날 공장 사회에 현저히 결여되어 있는 경제적 가치 체계 밖에서 근로자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공장 자치제의 지위는 상층부, 즉 공동체의 관리 기구이든 부서나 사업부이든 명성이 따른다. 이들 지위는 근로자가 야망의 실현, 능력 발휘 및 사회적 명성을 획득할 수 있는 새로운 면을 제공한다. 공장 공동체 회의에서 일정 기간 근무하는 근로자는 공장 내와 타운 내에서 유명 인사가 된다. 그는 큰일에 대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책임을 갖는다. 동료 근로자들은 그를 존경하고 그의 정직과 능력을 믿는다.


공장 자치 공동체는 사회적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기업 내 집단 간의 간극을 극복하고 의사소통 채널을 확립한다. 근로자들과 중간 관리층이 기업을 최고 경영진이 갖는 비전의 시각에서 보게 하고 최고 경영진은 근로자와 중간 관리층의 시각에서 보게 한다. 도박에 대한 믿음을 중단하고 공장 내 모든 집단들이 서로 있는 그대로 대면하게 한다.


공장 자치제는 근로자들로 구성되며 동시에 경영진과 긴밀히 협조하게 된다. 공장의 모든 현안들, 근로자들이 알고자 하는 모든 일, 그의 모든 질문, 불만, 의구심 및 당혹감 등이 토의된다. 그러한 사안들은 쉽게 이해될 수 있는 형식으로서 언제나 구체적인 결정과 연관되어 정상 근무 시간에 토의된다. 이는 공식적으로 공장 자치 공동체의 업무 범위 내의 분야뿐만 아니라 외부 분야에도 더욱 효과적으로 적용된다. 근로자가 자신의 직업에 관해서 알고자 하는 것과 잘 모르는 것, 제품에 관해 알고자 하는 것과 잘 모르는 것 등 근로자와 공정, 근로자와 제품 및 근로자와 팀에 관한 모든 문제들이 공개된다. 근로자의 배치와 맞는 업무 배정, 집단을 작업 팀으로 조직하는 일, 상사의 권한과 기능에 관한 문제들이 마찬가지로 공개된다. 이를 통해 이러한 문제들이 자동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일부 문제들은 해결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정치적, 심리적 환경을 마련해 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들은 전혀 해결될 수 없다.


공장 공동체의 기업 중간 관리층
지금까지 공동체 관리에 대한 우리의 토의는 육체 근로자이든 사무직 근로자이든 일반 근로자들을 강조했다. 그러나 기업의 중간 관리층에 대해 공동체 관리 원칙을 적용하면 더욱 더 생산적일 것 같다. 기업의 중간 관리층의 개별 구성원, 즉 십장, 기능공, 엔지니어, 영업자, 회계사, 디자이너, 공장 관리자 등은 관리 권한을 행사하거나 전문 직책을 수행한다. 그러나 그의 권한 범위는 너무 작고 경영진의 결정과 정책에 너무 의존하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관리 경험을 할 수 없고 전체적 경영 마인드를 조감할 수 없다. 그의 직무는 연방제 원리에 의거 조직될 수 없다. 종종 그는 분권을 통해서도 권한을 받을 수 없다. 전형적 감독, 기술 및 중간 관리직의 업무 범위와 책임은 너무 좁아 의미 있는 권한이 되지 못한다.


중간 관리층 개개인들이 의미 있고 독립적인 권한은 받은 수 없지만 그 집단은 엄청난 책임과 엄청난 명성을 갖는다. 그들은 자치제로 조직되기만 하면 매우 실질적인 권한을 가질 수 있다. 기업 중간 관리층의 자치 기구는 일반 근로자의 자치 기구와는 별개가 되어야 한다. 많은 경우 그것은 근로자들의 공동체 관리를 다루기 위한 경영진의 기구가 될 것이다. 일반 근로자의 공동체 관리와는 달리, 중간 관리층의 공동체 관리는 경영진과 노조 간의 계약상 그 근거가 필요하지 않다. 그 지위는 관리권의 위임에서 나오며 따라서 중간 관리층이 경영 구조의 일부가 되게 한다. 그것은 고도로 조직화될 필요가 없다. 다만 경영자 집단의 단순한 정기 회의나 특정 문제에 관한 몇 개의 위원회 지정보다는 훨씬 더 공식적이어야 한다. 그 구성 집단은 매우 큰 기업들의 경우를 제외하고 아주 작은 것이다. 수천 명대라기보다는 수백 명대에 이를 것이다.


그러나 이 양자 사이의 주요 차이는 중간 관리층의 공동체 관리 기구는 사회적 사안들에 대한 권한은 더 적고 경제적 성과와 관련한 경영적 사안들에 훨씬 더 많은 권한을 갖게 될 것이다. 그 3가지 주요 기능에는 최고 경영진과의 의사소통, 중간 관리층 자체의 인사관리 문제, 즉 감독 및 기술 직책을 위한 직원 선발 및 훈련, 직무 훈련, 부서 순환 근무 등과 일반 근로자들의 공동체 관리 기구, 특히 일반 근로자의 인사관리 사안들에 관해서 기업을 대표하는 일이다. 이 기능들 각각에는 사회적 측면이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적어도 기업의 인적 자원, 즉 경제적 기능의 효율적인 활용과 상당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연방제 원리를 공동체 자치 원리의 응용으로서 검토하는 것이 적절하듯 연방제 원리를 최고 경영진의 수준을 넘어 확대하는 수단으로서 기업 중간 관리층의 공동체 관리 기구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사실 기업 중간 관리층은 기업 관리에 참여하며 동시에 관리의 대상이다. 기업 중간 관리층은 경영직의 명성과 만족을 향유하면서도 대량생산 기계의 톱니바퀴라는 사회적 고립을 겪는다.


공장 자치라는 전체 개념에 비추어 볼 때 직원들은 경영진이 임명한 훈련된 전문가들처럼 효율적으로 공장 공동체의 사회생활을 관리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그 일의 상당 부분이 순전히 기술적이고 따라서 정치적 고려, 분파주의, 노골적인 선동은 아닐지라도 개인적 야심 등이 필연적으로 크게 작용하게 될 근로자들의 자치에 의해 수행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문제의 초점을 잃은 것이다. 공장 공동체가 안전기사나 의사를 해고하고 기술적이나 전문적 작업을 훈련받지 않은 인력에 의해 처리하려고 시도한다는 가정을 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공동체의 수중에 있는 일은 방향과 결정이지 반드시 집행은 아니다. 무능도 분명 있을 것이다. 부정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주장은 모든 곳의 자치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자치의 목적은 최상의 관리를 하는 데 있지 않고, 가장 책임 있는 관리를 하고 시민들이 쌍수로 받아들이고 지지하는 자치를 하는 데 있다. 무엇보다도, 관리를 잘 하는 조직 형태와 잘 못하는 형태 중에서 선택하는 일은 아니다. 그것은 관리를 하지 않거나 전혀 할 수 없는 조직과 최소한 그 일부라도 하는 조직 가운데서 선택하는 일이다. 주된 과업은 기술적인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제대로 기능하는 공장 공동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공장 공동체의 자주적 자치를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