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한 하버드 MBA의경영학 대가, 시어도어 레빗이 던지는 새로운 세기의 마지막 경영원칙을 담은 책. 이 책은 리더(경영자)들이 조직 내에서 반드시 해야 할 것을‘경영자의 생각’, ‘조직의 변화’, ‘기업의 경영’의 3부분으로 나누어 명확하면서도 간결한 충고를 제시한다.
바로 조직의 목표와 조직을 끌고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하고, ‘변화’를 장려하고 관리하며,조직과 구성원들이 효과적이면서 효율적으로 제 역할을 다하도록 ‘경영’하는 일이다. 그 세 가지에 대해 시어도어 레빗 교수는 경영자의‘생각(Thinking)’, 조직의 ‘변화(Changing)’, 기업의 ‘경영(Operating)’, 이렇게 세 파트로 나눠 집중적으로 다룬다.
저자는 리더(경영자)는 직원들에게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경영이란 무엇인지, 유능한 경영자와 무능한경영자를 구분하는 대표적인 기준은 무엇인지, 발전을 이루기 위해 어떤 경영 정책을 펼쳐야 하는지 등에 관해 차례대로 설명한다. 그리고 소비구조의 변화에 따른 효과적인 기업경영, 새로운 마케팅 로드맵에 관한 충고를 내 놓는다.
■ 저자 시어도어 레빗(Theodore Levitt)
독일 태생의미국 경제학자로서 1925년 독일 볼메르츠에서 태어나 2006년 미국 매사추세츠 벨몬트에서 타계했다. 그는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오랜교수이자 사상적 리더이며 오늘의 『하버드비즈니스리뷰(Harvard Business Review)』를 있게 한 장본인이다. 또한‘세계화(Globalization)’라는 용어를 널리 알린 인물로도 유명한데, 그가 쓴 「하버드비즈니스리뷰」 1983년 5월 1일자 칼럼〈시장의 세계화(The Globalization of Markets)〉를 그 효시로 보고 있다.
이 칼럼에서 그는 “새로운 기술 덕분에 미디어가 전 세계로 뻗어가고 통신비용이 저렴해지면서 세계가좁아지고 있다”면서 “그 결과 소비자의 기호가 비슷해지고 규격화한 상품을 팔 수 있는 세계적인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현재의상황과 꼭 들어맞는다.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이전에 쓰였던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가 경영에서 국가 간 국경의 개념을인정하는 데 그치는 용어라면, ‘세계화’는 국경 자체의 한계와 차이를 뛰어넘어 처음부터 지구촌 전체를 하나의 경영 단위로 삼게 한 개념이다.
기념비적인 저서로 『Levitt on Marketing』『The MarketingImagination』『Marketing for Business Growth』가 있으며, 학계가 주목한 논문으로는 「Creativity IsNot Enough」「After the Sale is Over」「The Globalization of Markets」「MarketingIntangible Products and Product Intangibles」「Marketing Myopia」가 있다.
■ 역자 정준희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졸업했다. 선물 중개사(AP) 자격증을 획득하고 한빛은행에서 근무했으며, 2007년 현재 인트랜스번역원에서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책으로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라』『마케팅 슈퍼스타』『바쁜 여자 신드롬』『비즈니스 정글, 허브』등이 있다.
■ 차례
책머리에_ 조직을 이끄는 3가지 길, ‘생각’, ‘변화’, ‘경영’
PARTⅠ_ Thinking 경영자의 ‘생각’
1 . 생각하는관리자
2. 무능한 관리자
3. 경영과 지식
4. 경영 능력과 전문 지식
5 . 결정
6 . 명령과 동의
7 . 탐욕에 대한 이중의 잣대
8 . 악행과 선행
9 . 확신
PART Ⅱ_ Changing 조직의 ‘변화’
10. 개선
11. 혁신
12. 젊어지는 경영진
13. 혁신적인 조직
14. 민첩성과 안정성
15. 빠르게 흘러가는 역사
16. 기업가정신의 환상
17. 동유럽에 불고 있는 기업가정신
18. 미래주의와 경영
PART Ⅲ_ Operating 기업의 ‘경영’
19. 미국에불어닥친 구조조정 바람
20. 소비의 다원화
21. 고객과 자금 그리고 양심
22. 전략과 고객의 이해
23.B2B 비즈니스
24. 비용 회피와 비용 부담 회피
25. 마케팅 모드
26. 광고에서의 신뢰
27. 비즈니스 런치의법칙
경영에 관한 마지막 충고
경영자의 생각
생각하는 관리자
관리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일을 이런 식으로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안은 무엇인가?,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드는가?, 비용이 상승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누가 그 일을 더 값싸고 더 훌륭하게 하는가?, 우리에게 긍정적인 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등의 간단한 질문을 사람들에게 하는 것이다. 우수한 관리자들이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단순히 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에게(행동하기에 앞서)생각할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
새로 부임한 CFO(Chief Financial Officer, 최고재무책임자)가 창고와 물류센터가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 창고와 물류센터는 예나 지금이나 수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는 다른 모든 것이 바뀐 상황, 즉 철도 운송방식에서(좀 더 큰 트럭이 좀 더 빨리 달릴 수 있는)고속도로 운송방식으로의 운송 시스템 변화를 감안했을 때 "창고가 몇 개만 있으면 우리의 소매업체들을 만족시킬 수 있겠습니까? 창고가 그만큼 줄면 비용이 어느 정도 발생하겠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한 질문 때문에 창고가 얼마나 있으면 되는지 따져보게 되었다. 그 결과 필요한 창고의 개수가 기존의 개수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물었다.
"단순히 창고의 수를 줄일게 아니라, 아예 새로운 창고를 지으면 어떻겠습니까? 최적 규모에 최신 기술까지 갖춘 창고라면 어떻겠습니까?"
기존의 창고들을 모두 없애고, 고객들과 24시간 의사소통할 수 있는 최첨단 대형 물류센터를 지었다. 그 결과 얼마 지나지 않아 물류 비용은 급감한 반면, 서비스의 질은 향상되었고 시장점유율은 증가했다.
관리자들이 대부분 어제의 여건에 맞춰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그들이 경험을 쌓은 것도 성공을 거둔 것도 어제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경영이란 어제를 되돌아보며 해야 하는 무언가가 아니라, 내일을 내다보며 해야 하는 무언가다. 미래에 있어 중요한 것은 과거에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향후 무엇을 해야 하는가인 것이다. 그리고 향후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결정짓는 것은 외부의 환경이다. 기존의 경쟁 업체, 새로운 경쟁업체, 향후 등장할 경쟁업체를 포함해 경쟁업체들의 활동, 그로 인해 고객들이 갖게 될 선택권, 정부와 여타 기관들이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는 법규, 지식과 기술의 발전, 생태계의 변화, 그리고 민심의 변화 같은 외부 환경 말이다.
현대사회에서 유능한 관리자가 되려면 훌륭한 경영정보 시스템이 필요하다. 놀랄 정도로 많은 데이터가 밀려들고 있다. 그리고 PC를 켜면 즉각 온갖 정보를 불러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효율적인 관리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오히려 정보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정보가 풍부해질수록 정보의 효용은 줄어드는 듯하다. 대신 모든 것이 혼잡하고 혼란스러워지는 것 같다. 아무리 관련이 있는 데이터라고 해도 한꺼번에 방대한 양의 정보를 접하게 되면 판단력과 판별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단순히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분별력 있게 공급하고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목적에 부합되는 정보만 사용하는 것이 정보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길이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고 해도, 항상 많을수록 더 좋은 것은 아니다.
불행히도 많은 이들이 생각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보통 관리자를 뽑을 때 기업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경험, 특히 성공 경험이다.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관리자는 "내가 경험에서 하는 말인데"라는 한마디 말로 경험이 부족한 다른 이들의 기를 꺾어 버린다. 또는 "이론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내 경험으로는…"이라는 말로써 이론을 앞세우는 사람들을 나무란다.
대게 실무 책임자들에게는 신중한 사고가 필요치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신중한 사고가 필요한 경우 그 역할을 수행할 별도의 보직, 일명 참모직을 만들었다. 그들은 의사결정을 갖고 있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것은 그들이 구조적으로 의사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것이지, 실질적으로 그렇다는 의미는 아니다. 어렵고 중대한 결정일수록 책임자들이 참모나 외부 컨설턴트에게 도움을 청하는 경우가 많기에 하는 말이다. 다시 말해 참모의 보고가 끝나야 비로소 의사결정을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결정을 내려야 하는 마지막 순간에 관리자들이 실질적으로 하는 일은 의사결정이나 판단이 아닌 단순한 선택이다. 심지어는 여러 가지 대안들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선택도 아니다.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는 관리자들이 생각해보는 것이라고는, 참모가 신중히 분석하고 요리해서 제시한 대안을 이리저리 살펴보는 것밖에 없다. 최종 의사결정권자들은 혼자 조용히 앉아 생각해볼 시간을 갖는 일이 거의 없는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육감과 경험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위가 높아지면서 달라지는 환경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관리자들은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이해해야 하고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참모에게 좀 더 자주 도움을 청해야 한다. 참모의 도움을 받는 일은 편리할 뿐 아니라 중독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생각을 포함해 무엇인가를 혼자 힘으로 수행할 필요가 점점 줄어들게 된다.
다른 기술이나 능력과 마찬가지로, 생각하는 능력 역시 쓰지 않으면 녹이 슬게 되어 있다. 관리자는 위치 덕분에 관리자는 생각하고 분석하는 일을 참모진에 맡길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조직의 목적이나 기능에 대해, 그리고 항상 물어볼 필요가 있는 중요한 질문들에 대해 독자적으로 숙고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사고력은 직위가 높아질수록 그 중요성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능력인데도 말이다.
관리자는 경험으로부터 얻은 지혜 덕에 업무에 값진 기여를 하고 있다. 관리자가 한정된 정보를 갖고도 신속하고 자신감 있게, 단호하고 효과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도 그러한 지혜 덕분이다. 그렇지만 변화가 점점 빨라질 경우,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지속적으로 일어날 경우, 새로운 기술들이 시시각각 등장하고 사회적?환경적 상황이 자꾸 바뀔 경우에는 경험으로 얻은 지혜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전문 컨설턴트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급변하는 이 낯선 시대에, 위험한 이 새로운 시대에, 관리자들이 혼자서 곰곰이 생각해볼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로버트 그레이브즈(Robert Graves)는 이렇게 읊었다.
전문가들이 빽빽이 늘어서 있네.
커다란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네.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할지 아는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다지.
소와 싸우고 있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라네.
조직의 변화
젊어지는 경영진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떨어진다. 관리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상황이 바뀔 때, 특히 변화가 가속화될 때는 관리자들이 받는 압력이 오히려 거세지므로 체력이 약해져서는 안 되는 시기다. 무엇이 올바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일은 대게(경험과 연륜을 통해 얻는) 지혜의 몫이다. 어떤 일을 바르게 수행하고 그것이 효과가 있도록 하려면 에너지와 인내심, 민첩함과 낙관적인 시각 그리고 대담함이 필요하다. 이러한 요소들은 젊음의 특징이다.
신제품 출시 속도가 빨라지고 경쟁이 격해짐에 따라 그러한 환경 속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사람들, 즉 좀 더 젊은 세대가 점점 경영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은 비즈니스가 더욱 복잡해지고 세계화되고 지식 중심적이 되었다고 믿고 있다.
비즈니스가 좀 더 전문화되었지만, 비즈니스 전반을 총괄할 강력한 관리자가 점점 더 필요해지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다. 관리자들은 좀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하지만, 좀 더 조금 알아야 하는 것들도 있다. 기존의 익숙한 방식대로 열심히 일하기보다, 새로운 방식으로 더 스마트하게 업무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관리자에게 가장 값지면서도 관리하기 어려운 대상은 시간이다. 보고서와 데이터가 빠른 속도로 밀려들고 있지만, 정보를 얻는 것은 더욱 어렵다. 동료들과 참모들이 지속적으로 정보의 갖가지 의미를 제시하고 있으나, 정보에서 의미를 얻어내는 일이 더욱 어려워졌다. 더욱이 비즈니스 칼럼, 업계 보고서, 연구결과, 기업회보 등 외부 매체들이 관리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전문가와 컨설턴트, 학자, 세미나, 회의 등도 그들 곁에서 관심을 가져주길 기다리고 있다. 또한 경영서적들이 점점 상업화되고 있다. 장황한 설교나 현혹적이고 자극적인 가십거리, 1분을 투자해 갖가지 기적을 이뤄내는 방법들이 넘쳐나고 있다.
사람들 대부분이 나이 든다는 사실을 너무 빨리 느끼고 있다. 실제로 퇴직하기 몇 년 전부터 그들은 쇠약해진다. 그러나 나이 든 상태는 나이 그 자체와는 별로 관련이 없다. 나이가 든다는 것을 여행에 비유한다면, 그것은 얼마나 오랫동안 여행을 했느냐가 아니라 당신이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느냐의 문제이다. 요즘 나이 든 관리자들은 자신이 늙었다는 것을 매우 쉽게 인정한다. 조기 은퇴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격변하는 세계 속에서 단순히 능력 부족을 실감해서가 아니라, 스트레스가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달, 시장의 집중화, 경쟁의 세계화, 새로운 경쟁자들의 호전성이 실질적으로 관리자들을 공격하고 있다.
자본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인재를 어떻게 선발하고 교육할 것인지, 어떤 시장에 진입하고 어떤 시장을 포기할 것인지, 어떤 시장을 이용해 이익을 올릴 것인지, 어떤 기술과 대상에 투자할 것인지, 시련에 대비해 준비금을 쌓아둘 것인지 등을 결정하는 일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리비도(libido, 인간의 모든 행동의 숨은 동기가 되는 본능적 활동력과 욕망-옮긴이)역시 예전같지 않다.
젊은 사람들의 특징은 에너지, 재능, 자신감, 리비도가 넘쳐난다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은 격변하는 세계에서 특별한 이점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빨리 성과를 올리고 참을성이 부족하며 대담하고 오만한 젊은 관리자들 때문에(자신이 늙었다는 것을 그 어느 때보다 일찍 느끼는 격변의 시기에)나이 든 관리자들이 괴로워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려면 환경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기술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고 경쟁이 치열하며 사건이 끊이지 않는 곳에서는 특히 환경과의 조화가 중요하다. 모든 일에서 젊은이 같은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일부 영역에서는 실질적으로 젊은 것, 즉 나이가 어린 것이 절대적으로 낫다. 이 특별한 시대에 젊은 사람들이 보여줄 수 있는 대담함이 조직에 기여할 수 있게끔, 젊은 사람들을 하루속히 책임 있는 관리자 자리에 앉혀야 한다. 그 자리를 통해 그들은 필요한 것을 배우고 역량을 키우며, 능력을 테스트받고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다.
기업의 경영
전략과 고객의 이해
요즘 경영계의 두드러진 특징들 가운데 하나는, 성과를 향상시킬 방법에 관한 조언들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놀라운 점은 진정 중요한 전략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략에 대해 생각해보자. 한 가지 설(說)이 인기를 끈다 싶으면, 어느 새 또 다른 설이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기획, 장기계획, 전략기획, 포트폴리오 전략, 개인정보관리 시스템, 경험곡선, 목적 경영, 우수성, 경쟁력 분석, 경쟁우위, 집중화 공장(focused factory), 유연생산체계(flexed manufacturing system), 서비스 경쟁, 품질 경쟁, 정보 경쟁, 전략적 의도, 시간 경쟁 등 갖가지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객 서비스나 마케팅을 장려하는 전략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면 이상한 일이다. 궁극적으로 기업들이 하고 모든 활동이나 기업이 갖고 있는 모든 목표는 고객을 유치하고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어떤 개념이 인기를 끌든 더 이상 인기를 끌지 못하든 간에,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절대로 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그러므로 항상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마케팅이다. 지속적으로 마케팅에 대한 재발견이 이뤄지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마케팅이 그렇게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전략들에서 마케팅이 결여되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마케팅이 결여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마케팅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당신이 폐기종에 걸리지 않는 한, 의사가 당신에게 호흡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기업들은 마케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렇지만 단순히 비즈니스에서 마케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마케팅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사실 대부분의 기업에서 마케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마케팅의 중요성을 경영진이 정기적으로 그리고 매우 진지하게 일깨워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관심이 줄어들면 상황은 나빠지게 되어 있다. 상황이 몹시 나쁘든 아니면 상황이 그리 좋지 않든 간에 경영자는 고객을 유치하고 유지한다는 첫 번째 원칙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모든 비즈니스 전략들이 고객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을 유치하고 유지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고, 생애주기 비용(life cycle cost, 제품의 생산과 사용, 폐기, 처분에 이르는 전체 생애주기에 걸쳐 발생하는 모든 비용- 옮긴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시간 경쟁과 관련된 감춰진 가정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고객을 유치하고 유지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암묵적인 가정이 이뤄지고 있고, 그러한 가정들을 바탕으로 모든 전략이 수립되고 있다. 어떤 가정을 바탕으로 수립된 마케팅 전략이 명확히 하지 않는 것은, 사랑 표현도 하지 않고 사랑이 꽃피길 기다리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고객과 경쟁 환경에 대해 명확히 명시해놓지 않은 전략으로는, 기업속에(특히 현장 곳곳에)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이나 경쟁의식을 필요한만큼 불러일으킬 수 없다. 설령 불러일으킨다고 해도 그것을 유지시켜나갈 수 없다. 사람들은 전문 용어를 사용해 전략을 간단히 지시하되 그 전략을 구사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 전략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품질은 직원들이 깊이 이해하고 헌신할 무언가가 아니라, 명령 때문에 억지로 행해야 하는 무언가가 될 것이다. 신속한 반응은 중대한 자극제가 아니라, 기계적인 잣대가 될 것이다. 시장점유율 은 노력의 대가로 얻는 결과가 아니라, 호전적인 표적이 될 것이다. 자율경영팀은 목표 달성에 힘쓰는 집단보다는 안일함에 빠진 특혜 집단이 될 것이다. 기업가정신 은 새로운 모험을 향한 비상이 아니라, 규율로부터의 탈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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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려 마케팅에 대한 재발견이 이뤄지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마케팅이 무엇인지, 마케팅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사람들은 거의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고, 위험 부담도 그만큼 크다. 물론 파산하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낫다. 기업이 아직 파산하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낫다. 기업이 아직 파산하지 않은 것은 그들과 마찬가지로 경쟁업체들이 그릇된 조언을 오랫동안 따라왔기 때문이다. 썰물로 해면이 낮아지면 모든 배들이 조금씩 밑으로 가라앉으므로 썰물이 특정 배에만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는다. 비록 여울목에서 난파되는 배들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커다란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선원들로 하여금 배가 갖고 있는 진정한 목적에 주의를 집중토록 만들 수 있을 때, 우선 암석이 많은 해안선부터 피해야 한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