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공화국

   
김태규· 손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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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북스
   
14000
2007�� 06��



■ 책 소개
오늘날 네이버를 빼고 인터넷을 말하고 사회현상을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네이버는 창업한지 10년 만에 "인터넷"의 대명사가 됐다. 전체 한국인의 1/4인 1300만 명이 매일네이버를 보고 1일 페이지뷰는 8억 6000만 회를 넘으며 전체 검색 시장의 70% 차지하는 네이버를 "한국인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아닐 정도다. 네이버는 검색 제국을 만들고 "네이버 공화국"을 만들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 책은 네이버가 인터넷 1위 업체가 되기까지의 성장 과정을 분석했다. 검색 제국을구축하기까지의 기업 전략, 인터넷 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생생히 그려진다. 이 책은 최근 쏟아져 나온 다른 책들과 달리 네이버의 성공에만 머무르지않고 네이버 앞에 놓인 새로운 위협과 기회도 포착했다. 국내외 검색 시장에서의 전면전, 구글과 같은 해외 강자들의 도전, 웹2.0 시대의 도래가그것이다. 최근에 대두된 광대역통합망 구축에 따른 망이용 대가 문제, 인터넷 시장에서의 공정한 사업 관행 구축 등 포털 관련 사회적 쟁점도정리했다. 네이버의 눈부신 발전을 경이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한편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진단, 포털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 데 도움을준다. 


■ 저자 
김태규
 -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한 뒤 현재「코리아타임스」에서 IT, BT 담당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2004년 초 그는 미국 반도체 회사 퀄컴이 로열티 조건을 한국 업체와 중국업체에 차별적으로 적용한다는 기사를 써서 특종상을 받았다. 


손재권 - 고려대 한문학과를 졸업하고 「전자신문」 U미디어팀기자를 거쳐 현재 「문화일보」 사회부 기자로 있다.


■ 차례
머리말 


01. 대한민국을 바꾼 네이버 
01 네이버에 중독된한국인 
02 지식검색, 지식의 개념을 바꾸다 
03 실시간 인기검색어, 실시간 여론을 만든다 
04 여론을 확인하는 네이버댓글 


02. 인터넷 벤처에서 검색제국까지 
01 삼성SDS한계도전팀의 무한도전 : 1997 1999년 
02 성공의 발판을 마련한 한게임의 만남 : 2000년 
03 제2의 창업, NHN :2001년 
04 코스닥에 등록한 닷컴 신화 : 2002년 
05 인터넷 업계 강자로 부상한 NHN : 2003년 
06대기업도, 다음도 누른 네이버의 독주 : 2004년 
07 새로운 서비스 경쟁 : 2005년 
08 네이버는 검색으로 승부한다 :2006년 
09 검색제국 건설의 여섯 가지 비밀 


03. 네티즌을 감동시킨 한국 인터넷 역사 
01한국의 인터넷 발달 조건 
02 무주공산을 선점한 야후 
03 토종기업 다음의 반격 
04 네이버라이제이션 
05 후발주자엠파스, 파란, 네이트 


04. 성공신화에 가려진 네이버의 문제 
01 네이버와뉴스 그리고 포털 저널리즘 
02 지식iN이 바꾼 지식의 지형도 
03 인기검색어의 조작, 광클 
04 열린검색으로 본 네이버의폐쇄성 
05 한국엔 네이버 경제가 없다 


05. 세계시장에서 검증받아야 한다 
01 NHN의해외시장 진출 
02 해외로 나가야 하는 한국기업의 숙명 
03 일본 시장이 중요한 이유 
04 한국식 검색, 구글식 검색
05 한국식 검색의 불확실한 미래 


06. 구글과 네이버의 전략 비교 
01 시작은 닮은IT 신데렐라 
02 검색과 검색광고 
03 한국에서 고전하는 구글 
04 인터넷 업체의 시장지배력에 대한 몇 가지 특성


07. 대한민국 네이버의 미래를 묻는다 
01 네이버를향한 국내 업계의 위협 
02 인터넷의 미래와 네이버의 미래 
03 네이버의 세계적 서비스를 기대한다 
04 웹2.0 시대인터넷 글로벌 리더의 자격 


참고 문헌





네이버 공화국


네이버에 중독된 한국인
한국의 대표적인 통신업체에 다니는 직장인 권영상(35) 씨. 매일 8시 30분쯤 출근을 하자마자 컴퓨터를 부팅하고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띄우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권씨는 네이버 초기 화면에 있는 기사를 검색하고 이메일을 체크한다. 한국 사회에 권씨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네이버를 시작 페이지로 띄워놓는 인터넷 인구는 이미 50%를 넘었다. 2006년 11월 한국광고단체연합회 조사 결과 네이버의 인터넷 시작 페이지 점유율은 52.7%로 나타났다. 인터넷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시작 페이지 점유율’에서 네이버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의 점유율은 해마다 늘었다. 특히 20대는 네이버를 시작 페이지로 설정하는 인터넷 인구가 63.7%다. 이 정도면 한국인은 ‘네이버 중독’이라 할 만하다.


한국인 인터넷 이용자의 93.8%가 인터넷을 통해 자료 및 정보를 획득하고 있으며, 90% 이상이 여가 활동, 이메일, 채팅 등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인터넷은 생활이자 놀이가 됐다는 증거다. 특히 인터넷 이용자들은 대부분 검색 서비스를 이용한다. 검색 서비스 이용자 수는 약 2,400만 명(1주일에 한 번 이상)에서 2,900만 명(1달에 한 번 이상)으로 추정된다.


2007년 2월 국내 웹 접속기록 분석 서비스 업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의 점유율(페이지뷰 기준)은 74.7%에 이르며, 다음이 12.6%로 2위, 야후코리아가 4.8%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사이트 전체(검색+메일+블로그 등)에서 네이버가 차지하는 점유율이 33.8%에 불과한 상황(2위 다음은 24.6%)을 미뤄 봤을 때 네이버가 차지하는 검색 부분 장악력을 짐작할 수 있다.


포털(portal)은 현관문이라는 의미다. 포털이 순수하게 ‘관문’의 뜻으로 받아들여진 때도 있었다. 그러나 포털이 정보 검색 서비스나 커뮤니티와 같이 사용자가 정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자 자연스럽게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동의어가 되었다. 포털은 이후 고정 방문객을 확보하고 이것을 인터넷 비즈니스로 연결시켰다. 인터넷상에서의 비즈니스는 오프라인에 육박하고 있다. 신규 비즈니스 모델은 모두 포털에서 나온다. 포털에서 대부분의 담론이 이뤄지고 있다. 검색 그 자체로 사회 이슈가 되고 있다.


네이버로 대표되는 포털사이트가 생활양식까지 바꿔 놓은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사전을 찾거나 전화를 통해 친구에게 물어보기보다는 ‘지식iN(지식인)’에서 검색하고 새로운 소식이 궁금하면 신문을 펼치기보다 네이버 ‘뉴스’ 서비스를 이용한다. 식당에서 음식이 나오면 얼마나 맛있는가, 또는 재료를 무엇을 썼을까에 대해 생각하기 전에 네이버 블로그에 올릴 사진을 떠올린다. 대학생들은 물론 리포트를 작성하기 위해 네이버의 ‘전문자료’를 이용한다. 여기에 최근에는 내 컴퓨터 어디엔가 있을 옛 정보를 꺼내기 위해 기억을 더듬기보다는 네이버의 데스크톱 검색 서비스를 이용한다. 온라인 세상이 오프라인의 생활습관, 식습관을 바꿔 놓고 있다.


이렇게 한국인은 인터넷 검색 점유율 70%에 육박하는 네이버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고 끝낸다는 말이 틀리지 않을 정도다. 네이버는 시나브로 한국인의 일상을 좌우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한국인 상당수가 네이버를 통하지 않으면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없다. 네이버 정보 중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색제국 건설의 여섯 가지 비밀
하나, 경영을 안정시키고 직원과 융화하라

한국에는 말만 벤처이지 유사 재벌의 경영 형태를 띤 곳이 많다. 그러나 NHN은 이해진, 김범수, 최휘영이 각각의 역할을 맡아 경영을 하고 있음에도 포털업계 1위를 고수하는 것은 물론 안정적인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일명 네이버식 트로이카 경영이다. 최휘영 사장이 국내 사업을, 김범수 사장이 해외 사업을 이끌고,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이해진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세밀한 전략을 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세 명 경영진의 융화를 통한 경영역량 극대화는 네이버의 큰 성공 요인이다. 네이버와 한게임이 합병해 만들어졌음에도 불협화음 대신 경영진 간 역할 분담이 빛을 발하고 있다.


둘, 핵심에 집중하라
“어떤 신사업을 펼치든 어떻게 검색을 활용할 것인가부터 고민한다.” NHN 성공의 비결은 무엇보다 네이버의 검색 서비스에서 나온다. 네이버 검색은 독자적인 검색 기술과 함께 네티즌들의 참여를 통한 한국형 검색 스타일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다음 등 경쟁업체들이 자체 검색 엔진을 도입하고 있지만 네이버는 초기부터 자체 검색 엔진 개발로 승부를 본 것이 경쟁력의 원천이 됐다. 특히 6,600만 건의 데이터베이스가 축적된 지식검색 지식iN과 우리나라 인터넷 검색의 패러다임을 제시한 ‘통합검색’은 웹 DB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 인터넷 기반을 더욱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셋, 흔들리지 않는 알짜 사업을 보유하라
‘한게임’은 초기 NHN의 캐쉬카우 역할을 했고, 여전히 NHN의 알짜 사업 역할을 하고 있다. 맞고, 포커 등 웹보드게임뿐 아니라 당신은골프왕, 권호 등 캐주얼게임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한게임은 경쟁 포털 견제용으로도 큰 역할을 했다. NHN이 한게임으로 높은 수익성을 거두자 경쟁 포털들이 앞 다투어 게임 포털 사업에 진출, 몇 년간 전력을 낭비했다. 게임 포털에 진출했던 경쟁 포털 중 단 한 곳도 성공하지 못하고, 막대한 손실만 입었다. 그러나 한게임은 중국과 일본에도 성공적으로 진출, 한?중?일을 잇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쪽은 영업 이익을 내고 있을 정도로 자리를 잡았으며, 중국 쪽은 최근 회원 수 1억 7,000만 명을 돌파했다.


넷, 인재를 확보하라
네이버는 업계 최고 인재를 모았고 핵심 인력을 스카우트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인터넷 산업은 다른 산업보다 ‘사람’의 창의력과 개발 역량이 중요한 탓이다. 특히 네이버가 추구하는 한국형 통합검색은 실시간 정보를 올리는 만큼 인력 싸움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직원에 대한 대우가 업계 최고다. 업계 최초로 주 5일제를 도입한 것은 물론 출근 시간도 10시로 늦춰 기존 틀을 깼다. 네이버 분당 본사는 모자유친방(수유실), 카페테리아 등 직원들을 유혹할 만한 공간들이 넘쳐난다. 연구개발 중심 기업이라는 점도 경쟁력이다. NHN 전체 직원 60% 이상이 R&D 인력이다. 국내 인터넷 업체로는 유일하게 자회사로 검색연구소인 서치솔루션을 운영 중이다. 검색에 직?간접으로 연관된 직원은 300~400명에 달한다.


다섯, 1위 프리미엄을 활용하라
인터넷은 산업 특성상 1~2위가 모든 시장을 독식한다. 네이버는 1위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각종 제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국내 100대 광고주는 모두 네이버에 광고를 한다. 2003년 네이버 광고는 다음의 절반 수준이었다. 그러나 검색광고라는 아이디어로 만 2년 동안 매분기 10~20% 상승을 이뤄냈다. 네이버가 60여 개에 달하는 언론과 손을 잡은 것도 매체 파워에 기인한다. 1위 프리미엄은 쇼핑 분야도 이어졌다. 네이버는 1,200여 개 쇼핑몰과 협력 관계를 맺어 가격 비교와 쇼핑 정보 등 네티즌이 얻고 싶은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데 도움을 줬다.


여섯, 인수합병은 조심스럽게 그러나 과감히
2002년 네이버와 한게임의 합병은 네이버가 성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두 기업의 합병은 국내 비즈니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M&A 사례로 꼽히며 국내외 기업의 벤치마킹 사례가 되고 있다. 결과가 너무나 좋았기 때문에 두 기업의 합병은 당연히 이루어졌어야 했던 것으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합병 당시인 한게임은 회원 1,000만 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외형상으로 급속한 성장세를 타고 있었고 매출액도 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내부 사정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회원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갔지만 기획과 영업, 빌링 파트의 인력은 전무하고, 그저 서비스 파트 인력 20여 명이 회사를 이끌어 가고 있었기 때문에 시스템이 급속한 성장세를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절박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네이버 역시 업계 4위라는 실적을 올렸고 100억 원대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확실한 수익 모델의 부재로 고민하고 있었다. 그 타개책으로 네이버는 거대 브랜드인 새롬기술과의 합병을 발표했었다. 네이버의 입장에서 자본력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던 새롬기술과의 합병은 탄탄한 미래를 보장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카드였다. 한게임 역시 막대한 자본의 투자 제의를 받아 둔 상태였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삼아 더 큰 포털과의 합병을 고려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의 관점에서 보면 새롬기술 쪽으로 무게 중심이 기우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이해진 사장은 현재의 안정보다는 발전 가능성이 더 높은 한게임의 손을 들어 주었고, 사원들에게 신뢰를 호소하며 설득해 나갔다. 김범수 사장 또한 네이버와의 합병으로 두 기업 간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확신 아래 합병을 추진시켰다.


2006년 성사시킨 ‘첫눈’ 인수도 심사숙고 끝에 내린 과감한 전략적 판단이었다. 당시 IT 업계는 구글이 한국 서비스를 본격화하기 위해 ‘첫눈 인수’라는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첫눈의 검색 엔진 스노우 랭크는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이 주요 정보를 퍼 나르는 것에 착안, ‘중복된 정보에 가치가 있다’는 전제 하에 빈도수가 잦은 정보를 검색 결과의 상위에 랭크하는 검색 로직을 채택하고 있었다. 이것은 구글이 검색된 문서가 다른 문서로부터 많이 링크되어 있으면 높은 점수를 주며, 네이버와 알타비스타와 같은 검색 엔진은 문서의 키워드에 따라 점수를 주는 방식과 다른 사람들의 선호를 반영한 새로운 검색 로직이다. 이 로직은 네이버의 검색에 식상한 검색 유저에게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기에 충분했다.


따라서 구글이 첫눈을 인수, 포털의 게시판 정보 검색이 가능해지면 국내 유저들이 네이버를 떠날 것은 자명했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NHN은 첫돌을 막 넘은 첫눈이라는 일반인에겐 생소한 검색 서비스를 인수하게 됐다. 네이버의 한게임 1:1 통합은 날개 역할을 했고, 첫눈 인수는 위협을 제거해 주는 역할을 했다.



인기검색어의 조작, 광클
매일 1,100만 명이 들러 1억 개의 단어를 입력하는 네이버 실시간 인기검색어는 검색어 조작행위를 부작용으로 낳았다. 검색어 조작행위는 미친 듯이 클릭한다는 뜻의 광클(狂+Click)로 불린다. 광클은 자신과 자신이 속한 그룹의 관심사를 네이버 인기검색어 상위에 올려 대중의 관심을 끌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2006년 1월 연세대가 등록금 12% 인상을 통보하자 학생들이 이에 반발, 등록금 인상반대운동을 벌이는 도구로 인기검색어를 ‘운동’ 차원에서 처음 사용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사립대학 등록금의 문제는 연세대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사회 여론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런 취지에 따라 ‘연세대 등록금’을 네이버 인기검색어 1위로 만들기 위해 무한 검색(F5를 연속해서 누르는 방식)하자”며 실제 운동을 벌였다. 2006년 1월 12일 밤 11시 50분부터 자정까지 진행된 ‘검색어 순위 1위 만들기’의 결과, 13일 새벽 0시 19분부터 한 시간 가량 ‘연세대 등록금’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신화, MC몽, 동방신기, SS501, 슈퍼주니어 등 아이돌 스타의 생일이나 각종 기념일에는 어김없이 이들의 이름이 검색어 상위를 차지해 팬들의 광클은 스타에게 확실한 인지 효과가 있음을 증명하기도 했다. 그리고 일부 기업은 자사가 기용한 연예인을 이용, 인기검색어 전략을  통해 광고, 홍보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결국 인기검색어 순위가 그 가치까지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붐을 조성하기 위해 관련 기사를 사이트 첫 화면에 뽑고 카페나 블로그 화면에 공지형 광고를 게재하면 검색어 상위 순위에 오를 수도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마케팅을 통해 상업적으로 활용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인기검색어를 지나치게 과신하면 안 된다. 실제로 언론사에서는 검색어 순위가 조작될 수 있음을 실험하기도 했다. 신문사에서 기자 등 20명이 뉴스나 이슈와 전혀 관계가 없는 키워드로 광클 실험을 해본 결과 반복 입력한 15분 뒤 실시간 인기검색어 순위 8위, 3분 뒤엔 3위까지 올랐다. 인기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데 필요한 인원은 약 20명이면 충분했다.


네이버가 인기검색어를 조작한다는 혐의
2006년 7월 25일 시민단체인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포털의 인기검색어, 과연 진짜 ‘인기’검색어인가」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는 실시간 인기검색어가 이용자들의 관심을 반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 포털에서 제공하는 인기검색어 목록은 작성의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누군가에 의해 관심을 끌 만하다고 판단되는 이슈들은 다른 목록보다 굵은 글씨로 표시되어 있어 보다 선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지적했다.


재벌가의 손자와 결혼을 발표한 한 인기 아나운서 노현정 씨에 대한 기사가 갑자기 검색어 순위에서 사라진 것도 이 같은 ‘조작설’을 부채질했다. 노현정 아나운서는 2006년 8월 8일 결혼 발표 이후 네이버는 물론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각종 검색어를 도배하다시피 했으나 8월 11일 오후부터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는 노현정 아나운서 측에서 인권 보호를 위해 네이버 측에 적극적으로 검색어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해 이뤄졌다. 네이버는 노현정 아나운서같이 공인이 아니더라도 인권 침해나 여론 조작의 위험이 있다면 검색어에서 뺄 수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검색어를 조정할 필요는 있다. 그런데 이는 실시간 인기검색어가 ‘인위적 편집’ 없이 그대로 게시되지 않음을 증명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김영홍 함께하는 시민행동 정보인권국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프라이버시 영역을 보호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어디까지가 프라이버시인지 내부적인 기준만 있고 외부에 공개된 것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네이버의 세계적 서비스를 기대한다
네이버의 주력 서비스인 블로그, 카페, 이메일 등은 모두 뒤늦게 뛰어들어 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후발 주자임에도 1위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할 수 있는 배경에는 네이버의 검색 지배력 때문이다. 이용자들이 기본적으로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기 때문에 이메일, 카페, 블로그 서비스도 연동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네이버가 국내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 인터넷 산업을 이끌고 있다’라는 명제에 다소 회의적인 것은 이 같이 ‘지배력’을 십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독자적으로 개발한 서비스가 별로 없다는 점은 네이버의 리딩 능력에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네이버가 2006년 내놓은 신규 서비스도 모두 기존에 나온 서비스를 네이버에 맞게 최적화한 서비스에 불과하다. 네이버 툴바 3.0(2006년 11월 10일), 네이버 데스크톱 검색 서비스, 동영상 검색 서비스(2006년 7월 6일) 등은 이미 네이버보다 규모가 작은 벤처 업체가 먼저 선보였거나 외국에서 한창 서비스하고 있는 것들이다. 베타 서비스로 공개하고 있는 네이버 포토 매니저, 포토 스트리크, 블링크, 오픈 톡, 블로그 검색 서비스도 새로운 서비스는 아니다. 결국 네이버는 본원적 경쟁력인 검색 능력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여줬지만 기타 서비스는 따라가기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구글은 글로벌 서비스를 만든다
지구 곳곳을 손바닥 보듯 검색하는 구글 어스 서비스를 개발, 전 세계 ‘지도’의 개념을 바꿨고 이를 다양한 산업에 응용, 부가가치를 만들어 낸다. IT뿐만 아니라 유통, 자동차, 섬유 심지어 조선 업계에서도 구글의 동향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낸다.


네이버는 인터넷 산업의 큰 흐름인 표준을 만드는 데도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네이버를 비롯한 한국 인터넷 기업은 철저히 소외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리콘밸리 등 세계 인터넷 산업 중심지에는 ‘웹2.0’, ‘동영상 UCC’, ‘시맨틱 웹’ 등 새로운 흐름이 저만치 앞서가고 있지만 한국 인터넷 기업은 서비스를 한국적으로 적용하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도 이 같은 지적을 피해갈 수 없다. 네이버는 국내 1위이자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답게 인터넷의 미래를 선도해야 하지만 현재 네이버에서는 이와 같은 의지는 발견할 수 없다. 인터넷은 이미 세계적이지만 국내 인터넷은 지나치게 국내적으로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황순현 조선일보 인터넷 기업 팀장이 조선데스크 칼럼에 기고한 글은 포털의 현실을 그대로 적시하고 있다.


“포털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쉽고 편리하게 원하는 정보를 찾고 있고, 이는 전체 사회의 효율성 증대로 연결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포털들은 원래 의미인 콘텐츠 ‘관문’ 역할을 까맣게 잊어버린 채 자기만의 성(城)을 쌓는 데 열심이다. 중소 콘텐츠 업체와의 상생(相生)을 고민하는 대신, 어떻게 싼 값에 후려쳐 포털 서버에 콘텐츠를 쌓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상위 포털이 ‘오늘의 포털’을 있게 한 네티즌(블로거 등)과 중소업체와의 이익분배 모델을 만들지 않는 한, 악덕 신흥 재벌이라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다.


한국의 인터넷 기업은 검색 서비스, 메신저, 동영상 플레이어 등의 분야에서 안방 시장을 지켰고, 댓글 공화국으로 상징되는 네티즌들의 활발한 참여는 한국은 인터넷 소비 대국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국가 경제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인터넷 산업화나 세계화에는 무기력했다. 한국 인터넷 기업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 이들의 재도약은 자신들이 강자라는 미몽(迷夢)에서 벗어나는 것에서 출발할 것이다.”

?

네이버의 아성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들이 직접 올린 지식검색 DB에서 깊은 수준의 정보를 검색할 수 있을 정도로 네이버의 지식검색은 막강하고 초기 시장을 선점한 효과도 무시 못한다. 구글이 한국에 엔지니어링센터를 세워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한다고 해도 네이버가 쌓은 검색 데이터베이스를 단기간에 따라 잡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네이버가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인터넷 업계를 선도하지 못한다면 네이버의 경쟁력은 딱 여기까지다. 2006년까지 인터넷 업계 존경받는 기업이 됐지만 웹2.0을 위시로 우후죽순 쏟아질 차세대 인터넷 경쟁에서도 네이버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의문시 된다. 인터넷은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해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네이버는 물론 한국 인터넷 시장이 다시금 외국 업체의 놀이터가 될 날도 머지않았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