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없는 변화

Change without Pain

   
에릭 에이브럼슨(역자: 윤영호)
ǻ
세종서적
   
14000
2006�� 11��



■ 책 소개
성장과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들에게 변화는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급진적이고 무자비한 창조적 파괴보다는 조직 내부로의 조용하고 자발적인 변화를 통해서 훨씬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있다. 과도한 변화로 인한 고통은 변화의 속도를 늦추고 더 많은 비용을 소모시키며 결국에는 실패로 끝나게 된다. 이 책은 고통이 없으면 얻는것도 없다는 주장이 더 이상 변화의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현재 기업 내에서 다양하게 팽배해 있는 변화와 관련된 혼란을가라앉히고, 직원들의 냉소주의나 무기력증을 유발시키지 않는 조용하고 고통 없는 변화를 소개한다.

 


■ 저자 에릭 에이브럼슨 & 
뉴욕 대학교에서석·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프랑스 인시아드에서 교환 교수로 연구하였다. 현재는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의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변화경영"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저자는 현재 전 세계의 수많은 기업 임원진을 상대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컨설팅과강연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 역자 윤영호
경제, 경영 분야 전문 번역가.한국외국어대학교 언어학과를 졸업하였다. 역서로는『플러스 나인』『변화관리』『마케팅』『인재관리』『위대한 두목 엘리자베스』『하버드AMP』『최고경영자노트』『자본의 미스테리』 등 다수가 있다. & 


■ 차례
감사의 말 
지은이의 말 : 강요된변화는 고통스럽다 


1장 조직변화와 그에 대한 불만 
2장 변화의 새로운 대안, 창조적 재조합
3장 인원감축이 아닌 인원재배치 
4장 IT네트워크가 아닌 대인 네트워크의 강화 
5장 가치의 개발이 아닌 가치의 부활
6장 프로세스의 재설계가 아닌 우수한 프로세스의 재생 
7장 조직재편성이 아닌 조직재활용 
8장 대규모 재조합 
9장페이싱 
10장 뛰어난 재조합자 되기 


옮긴이의 말 
주석 




고통없는 변화


조직변화와 그에 대한 불만
창조적 파괴의 근원

지난 수십 년 동안 등장했던 변화운영에 관한 방식들은 외형만 ‘혁신적’일 뿐, 거의가 똑같은 주제를 반복했다. 실제로 1970년대 이후 변화운영 방식에 대한 조언들은 거의 변한 게 없다.


“변화하라, 아니면 멸망할 것이다.” 이런 메시지는 미국 기업들이 처해있던 특수한 상황에서 비롯되었다. 2차 세계대전으로 유럽과 아시아의 경쟁자가 모두 파괴된 덕분에 오래도록 주도권을 장악했던 미국의 많은 기업들은 자기만족에 빠져 있던 조직을 신속하고 공격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 리더가 필요했던 것이다. 1945년부터 1970년대 말까지, 그들은 극도로 안정된 상태에서 내부적인 문제에만 치중하느라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부활한 세계경쟁에서 살아남는 데 필요한 무수한 변화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상태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자동차시장을 석권했던 제너럴모터스(GM)는 어떠했을까? 1960년대 당시 고위임원진은 외부의 경쟁자-그들은 “일본산 자동차”를 아주 우스운 존재로 여기면서 안심하고 해외의 경쟁자들을 모두 무시할 수 있었다-가 아니라 내부의 경쟁자를 물리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것은 고위층으로 승진하는 데 걸림돌이 되었기 때문이다.


GM은 이른바 “부당 승진”이 속출하는 곳이었다. 고위경영진은 가장 유력한 중역 대신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나 심지어 가장 덜떨어진 라이벌에게 그 직위를 맡기기까지 했다. 이런 파격적인 인사로 부당하게 승진한 인물들은 당연히 향후 인사이동이나 세력경쟁에서 ‘출세를 도와준 은인’들의 세력에 가담했다. 또한 이런 승진과정에 대한 불안을 느끼면서 부하들에게도 똑같은 방식으로 복종을 강요했다. GM과 크라이슬러 같은 회사들은 이처럼 광적이고 의례적인 내부의 세력경쟁 탓에 조만간 시작될 일본, 독일, 한국계 자동차회사들의 대공세를 전혀 감지할 수 없었다. 오랜 세월 과도하게 안정된 상태에 빠져 있다가 궁지에 몰린 그들에겐 오직 급진적 변화만이 살 길이었다. 실제로 1981년에 크라이슬러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고 대규모의 파괴적인 조직변화가 단행되어야 한다는 처방이 내려졌다. 오늘날 우리는 이런 변화를 창조적 파괴라고 부른다. 그들은 새롭고 희망찬 미래를 창조하려면 어떤 고통이 따르더라도 과거의 모든 폐단을 척결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 고통이 너무나 컸기 때문에 재차 적응력을 잃고 안일한 상태로 퇴보할 수도 있었다. 따라서 항상 경쟁자들보다 더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파괴적이며 무자비한 변화가 계속 뒤따라야만 했다. 그 결과, 모두에게 익숙한 변화운영의 처방들이 출현했다. 비록 겉포장이야 바뀌었을지는 몰라도 사실상 알맹이는 바뀌지 않은 그런 처방들 말이다.


문제는 극단적 정체에 빠진 회사들이 거의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변화에 대한 처방은 예전 상황에 맞춘 그 내용 그대로라는 데 있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걸쳐 리더들은 무자비한 변화와 창조적 파괴를 주장하는 학자들의 조언을 금과옥조처럼 떠받들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회사들을 창조했다. 그리고 극단적 정체에서 무자비한 변화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이제는 (예전과 정반대로) 반복성변화증후군에 시달리는 회사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견해나 창조적 파괴가 통용되는 상황은 내가 ‘변화기피자(change avoiders)’라고 부르는 회사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반면 시스코처럼 창조적 파괴에 따른 변화가 너무 과도해서 조직이 큰 타격을 입은 경우도 있다. 나는 이를 ‘변화중독자(changeholics)’라고 부른다.


변화기피자와 변화중독자
오늘날에도 1960년대의 GM과 유사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회사들은 사실상 공룡이나 다름없다고 봐야 한다. 그들은 끊임없이 안정만을 추구한다. 그 결과 창조적 파괴를 통하여 급진적이고 무자비하게 파괴적인 변화를 겪게 되거나 처참한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될지도 모른다. 최근에 주목할 만한 변화기피자는 터키의 재벌기업으로 자동차, 가전, 전자, 소매, 금융, 에너지, 광산, 지식 및 정보기술, 수출에 이르는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는 코치그룹(Koc Group)이다. 한 고위경영자가 내게 설명했던 것처럼 최근까지 코치그룹은 세계적 경쟁은 물론이고 통상적인 국내의 경쟁 압력으로부터도 철저히 자유로운 시장에서 호황을 누려왔다. 이런 상황은 터키정부와의 강력한 유대관계, 유순한 협력업체, 유럽이나 해외 경쟁자의 부재에 힘입은 것이었다. 그러나 터키 경제도 꾸준히 세계화되면서 코치그룹은 전혀 새로운 경쟁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강력하고 공격적인 해외기업들이 터키 시장으로 진출한 것이었다.


코치그룹과 같은 회사들은 서둘러 극적인 변화를 시도해야만 한다. 더불어 자신들이 엄청난 위기에 처해 있으며 죽음의 계곡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아야 한다. 그러나 이제 변화기피자들은 점점 더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미 대부분이 사라지고 없거나 코치그룹처럼 문제를 인식하고 꾸준히 변화를 시도하면서 과도한 변화의 위험을 잘 운영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극단적인 경우는 시스코의 사례처럼 항상 변화에 만족하지 못하는 변화중독자다. 이런 변화중독자들은 이따금 급성 반복성변화증후군에 시달리기도 한다.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밀려들 때마다 증대되는 과도한 업무제안과 변화와 관련된 혼란, 직원들의 불안감, 냉소주의, 무기력증은 그 모든 변화의 물결을 더욱 혼란스럽고 고통스럽게 만들면서 실패할 확률을 더욱 높인다. 그 증거를 살펴보자. 냉소주의는 그에 대한 소규모 학술연구 분야가 생겨날 정도로 수많은 조직들에 널리 확신되었다. 여러 연구를 통해 변화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과 혼란, 과도한 업무제안에 관한 내용이 보고되기도 했다. 또 직원들의 과로와 피로에 관한 5000가지 이상의 연구자료도 발표되었다.


오랜 세월 과도한 조직변화와 환경변화에 찌들어버린 조직들이 과연 행복하게 변화를 이룩할 수 있을까?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변화의 시기를 잘 관리해 나갈 수 있을까? 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혼란과 고통이 적은 변화를 실행하는 두 가지 새로운 기술을 배우면 가능하다. 첫 번째 기술은 변화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혼란과 고통을 줄일 수 있다. 나는 이 접근법을 창조적 파괴와 구분하기 위해 ‘창조적 재조합’이라고 부른다. 이 기술은 기존의 조직자산을 활용해서 새롭고 창조적인 방식으로 재조합하기 때문에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운 파괴를 최소화한다. 창조적 재조합은 변화운영에 대한 접근법으로 덜 혼란스러운 대안을 제시한다. 나는 이것을 가장 먼저 살펴보고 이 책 전반에 걸쳐 가장 중요하게 다룰 것이다. 그러나 변화로 인한 혼란과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두 번째 기술도 존재한다. 바로 변화의 양을 조절하는 ‘페이싱(pacing)’이다. 이 기술은 안정과 변화의 기간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두 가지의 장점을 활용한다.



변화의 새로운 대안, 창조적 재조합
눈앞에 있는 것들이 재조합할 수 있는 재료들이다

지도는 가로등처럼 어떤 상황의 특정 요소들은 밝게 보여주지만 다른 요소들은 어둡게 가려버리는 성향이 있다. 하지만 지도에서 어둡게 가려진 것들이 진정 중요한 요소일지도 모른다. 유용한 지도나 매핑 테크닉은 중요한 요소들을 제시하고 그렇지 않은 요소들은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 가령 뉴욕에서 워싱턴까지 여행할 경우, 대도시와 중요한 고속도로 그리고 국도들만 간략히 표시된 대축적지도가 유용할 것이다. 목적지에 도착에서 특정한 장소를 찾는다면 필요한 모든 도로들과 일방통행로까지 상세하게 표시된 소축적지도가 쓸모 있을 것이다. 하지만 쓸모없는 지도는 산만하고 핵심적인 특징이 없으며 정보가 너무 많아서 여행자를 혼란스럽게 만들거나 너무 적어서 여행자를 곤란하게 만든다.


창조적 재조합으로 변화에 성공하려면 적절한 재활용요소들을 찾아서 그것들을 재사용하고 재배치하는 방법을 파악할 수 있는 지도가 필요하다. 좋은 재조합 지도란 어떤 것인가? 첫째, 특정한 재활용요소들뿐만 아니라 모든 재활용요소들을 찾아볼 수 있는 지점이 어디인가를 잘 보여줘야 한다. 둘째, 다양한 형태의 재활용요소들을 구별해야 한다. 셋째, 각 재활용요소를 활용할 경우에 필요한 기술을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이 장에서는 재조합을 위한 세 가지 액션 테크닉을 구별해서 그에 따른 재활용요소들-복제가능 요소(복제해서 재조합할 수 있는 요소), 맞춤화가능 요소(복제할 수 있지만 재조합을 위해 수정해야 하는 요소), 변용가능 요소(복제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려면 변용해서 재조합해야 하는 요소)-을 제시했다. 이러한 분류는 각 재활용요소들이 서로 다른 재조합기술을 필요로 한다는 측면에서 대단히 유용하다.



인원감축이 아닌 인원재배치
인적 재활용요소 찾기

- 인적 재활용요소의 맞춤화
경영자는 특별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한 개인을 재배치할 수 있는지, 만약 그를 재배치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맞춤화를 실행해야 하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각자의 업무에 필요한 자질보다 더 많은 자질(예를 들면 특정 분야에 대한 지식,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기술)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폭넓은 재조합을 시도하려면 일단 사용되지 않은 기술의 목록을 작성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피라미드 아래쪽에 위치한 재활용요소들과 달리 직원들에게 부족한 지식과 기술은 교육을 통해 비교적 쉽게 보완할 수 있다. 지식과 기술에 대한 교육이 이처럼 비교적 용이하다는 사실은 엄청난 성공을 거둔 회사들에서 통용되는 ‘태도를 보고 고용하고 기술은 교육하라’라는 격언에도 뚜렷이 나타난다.


예를 들면 사우스 웨스트 에어라인은 항공산업에 대한 지식보다 교육과 사회활동 경험이 풍부한 승무원들을 고용했다. 그들이 회사에서 성공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는 고객중심의 가치이지만 신입사원들이 그것을 개발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반면 기술은 비교적 쉽게 교육할 수 있다. 두 번째 접근법인 업무순환은 직원의 지식과 기술을 특정한 업무나 직위에 맞춤화하기 위해 정규교육에 의존하지 않는다. 이른바 확장업무의 수행에는 탁월한 성과를 낼 정도의 기술과 지식이 아니라 기본적인 업무 수행에 필요한 만큼의 기술과 지식만 요구된다. 하지만 이런 확장업무를 순환하다 보면 직원들은 그 업무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나머지 지식과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실무를 통한 이런 교육은 인원감축 대신 인력재조합을 실시하는 회사에서 대단히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직원들은 확장업무를 순환하면서 다양한 지식과 기술뿐만 아니라 배움의 방식도 배우기 때문에 재배치와 재조합에 대한 적응력도 점차 향상된다.


맞춤화와 재조합을 실행하기가 다소 어려운 대상은 피라미드의 중간에 위치한 재활용요소(태도와 네트워크)가 부족한 사람들이다. 대체로 조언이나 카운슬링은 장기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가장 어려운 대상은 피라미드의 아래쪽에 위치한 재활용요소가 부족한 사람들이다. 나는 최근에 캘리포니아의 한 소프트웨어회사가 고객기반층으로서 히스패닉계의 비율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제로 2025년이 되면 미국에서 히스패닉계가 차지하는 비율은 17퍼센트에 이르게 될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캘리포니아는 그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이 회사는 히스패닉계의 직원들이 지닌 가치, 기술, 감각을 활용해서 소프트웨어시장을 개척하고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완전히 놓치고 말았다. 점차 중요성을 갖는 사람들이 지닌 풍부한 재활용요소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들은 특정한 인종 ? 종교 ? 사회경제집단이 선호하는 사항을 이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취향과 같은 미적 감각까지 갖추고 있는 소중한 자원이다.



가치의 개발이 아닌 가치의 부활
문화적 재활용요소 찾기

- 문화를 위한 수단
창조적 재조합에 대한 생각을 시작하기 전에 나는 다른 업체들의 잦은 불법행위 폭로에 시달리던 뉴욕의 유명한 투자은행과 작업했던 적이 있었다. 그 회사는 문화적 가치와 규범으로 인해 <월스트리트저널>의 1면을 장식하는 사태를 방지하고 싶어 했다. 아직까지 부정적인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CEO가 염려할 만한 몇몇 불안한 조짐과 사건이 있었다. 나는 그에게 과거의 가치를 파괴하고 새로운 가치를 구축하는 문화적 변화를 솔루션으로 제시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CEO의 견해는 내 인생을 변화시켰다. 나는 창조적 파괴를 통한 변화방식을 완전히 재평가하게 되었다. 그는 “문화란 현재의 상태입니다.”라고 간단히 대답했다. 나는 그에게 만약 문화가 현재의 상태라면 예전에는 조직문화를 어떤 방식으로 변화시켰는지 물었다. 그는 회사에 이미 수많은 긍정적인 가치와 규범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것들을 바탕으로 수십 년 동안 조직을 정직하게 운영했다고 대답했다. 그가 기대하는 문화변화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문화를 재개발하기보다 그 안에 존재하는 기존의 수단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미 다른 사례를 통해 이 테크닉을 살펴보았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회장인 베르너 니퍼가 회사의 스포츠카 이미지를 부활시켜서 문화적 변화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끌어냈던 경우였다. 한편 애플컴퓨터도 이런 목적을 위한 수단의 방식으로 문화적 변화를 고통 없이 달성하는 또 다른 사례를 제시한다. 몇 년 동안 4명의 CEO가 교체된 후 자신이 설립한 회사의 CEO로 복귀한 스티브 잡스는 극도로 혁신이 부족한 회사의 문화를 변화시킬 방법을 찾았다. 스티브는 어떻게 그 목적을 달성했을까? 바로 기존의 수단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그는 직원들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위대한” 것을 개발하도록 자극하는 과거의 문화를 부활시켰다. 그 결과는 초창기 애플과 그 모델에 혁신을 일으킨 애플Ⅱ, 그리고 매킨토시를 연상시키는 독특하고 화려한 색상을 특징으로 하는 컴퓨터인 아이맥(i-Mac)으로 이어졌다. 이 모든 사례들에서 목적은 아주 확실했다. 회사의 문화를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그에 대한 수단은 창조적 파괴가 아닌 창조적 재조합이었다. 더불어 그 사례들은 모두 회사의 문화에 잠재된 강력한 가치(기존의 수단)를 찾아서 부활시키고 회사를 새로운 목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그 가치를 현재의 상황에 맞게 재조합하는 방식에 의존했다.


아이디어에서 실행까지
- 문화를 재조합해야 하는 시기
우리는 문화적 변화에 대해 한 가지 위험한 착각을 하고 있다. 나는 그것을 ‘거울의 착각(mirror fallacy)’이라고 부른다. 바로 한 조직의 문화가 조직의 다른 요소들, 예를 들면 조직의 포상시스템, 프로세스, 사람들을 반영하는 거울이라는 믿음이다. 이 착각이 위험한 이유는 창조적 파괴든 창조적 재조합이든 간에 문화적 변화가 이런 조직의 요소들을 변경하는 것만으로 달성되고 새로운 요소들은 즉시 그 문화에 반영될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당신은 비용절감을 실행하기 위한 방식을 찾는 것이 정상적인 태도로 여겨지고 비용절감을 실행하기 위한 비공식적인 역할이 원활히 수행되는 조직에서 비용절감에 가치를 두는 문화를 개발하고 싶은가? 그 대답은 간단하다. 그저 비용절감을 위한 측정시스템을 구축하고 비용절감을 실행한 사람에게 포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접근법은 간단한 듯 보이지만 이따금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게 전개된다.


이와 유사한 테크닉을 활용하려다가 문화적 변화에 실패했던 유명한 제약회사의 한 고위경영자 사례를 살펴보자. 그가 의도한 계획은 부서 내부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문화적 가치와 규범을 수용하고 부서들 간에 정보를 공유하는 문화적 가치를 독려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맞춤화하려는 것이었다. 이 계획은 여러 부서들을 아우르는 사내 네트워크에 정보를 투입하면 그 자체로 부서들 간에 정보를 공유하는 가치, 규범, 역할에 반영될 것이라는 판단에 근거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회사들은 단순히 사내 네트워크를 실행하는 것만으로 정보공유가 자동적으로 가치, 규범, 비공식적 역할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새로운 IT시스템을 실행하기에 앞서 정보공유를 가치와 규범으로 확립하지 않는다면, 그 값비싼 시스템은 한낱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다. 요컨대 문화적 변화를 위한 미러링 테크닉은 최소한 두 가지 이유에서 지연되고 실패한다. 첫째, 비문화적 조직변화가 유사한 문화적 변화에 그대로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는 비문화적 변화를 거부하고 오히려 과거의 문화를 강화하는 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둘째, 한 문화의 가치, 규범, 역할은 직원들을 통제하고 이끌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그 문화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일상적으로 작용한다. 이것은 특히 창조적 파괴를 통한 문화적 변화에는 나쁜 소식이다. 반면에 바로 이런 문화적 메커니즘이 창조적 파괴를 시도하지 않고 문화를 변화하는 데 자체적으로 활용되고 재조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뛰어난 재조합자 되기
무질서를 장려하라

IDEO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실행했던 학자들이 한 엔지니어 사무실의 모습을 묘사한 내용을 살펴보자. 그 사무실에는 ‘크롬으로 도금된 이스즈 트루퍼의 명패부터 1950년대에 제조된 해밀턴비치 믹서, 예전에 진행했던 헤드셋 프로젝트에 사용된 고무 귀마개, 최종 헤드셋과 일부 초기 기본모델들, 플라이휠이 장착된 장난감 자동차들, 라이터로 개발된 부탄가스 권총, 어린이용으로 제작한 대형 컴퓨터 트랙볼(볼을 손가락으로 회전시켜서 화면상의 커서를 이동하는 위치지시장치), 알루미늄합금과 전자부품들로 제작한 트랙볼의 기본모델, 몇몇 의료장비들, 장난감 다트총에 이르기까지 온갖 물건들이 널려 있었다. 이 무질서한 물건들은 이따금 엔지니어가 새로운 방식으로 획기적인 재조합을 이끌어내는 데 활용되고 재조합될 수 있는 요소가 되었다.


여기서 더 중요한 사항은 재활용요소들을 질서정연하게 관리한다면 그것들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그만큼 손실도 뒤따른다는 것이다. 그 재활용요소들은 새로운 질서로 재조합될 수 있는 방식을 나타내는 기존의 질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만약 당신이 작업공구와 주방용구를 서로 다른 장소에 보관한다면 포테이토 매셔(감자를 으깨는 기구)가 두 개의 열장이음 목재를 깔끔하게 접합시키는 아주 훌륭한 망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없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IDEO를 방문한다면 사무실들이 질서정연하게 배치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그보다는 오히려 사무실들은 어질러져 있는 상태에서 전혀 다른 지식과 기술을 지닌 사람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배우면서 다양한 전문지식을 재조합할 수 있다.


동질적인 다양성을 지닌 문화를 장려하라
수많은 베스트셀러 경영서적들은 회사의 입장에서 동질적인 문화가 부서들 간의 상승효과를 이끌어내는 데 중요하다고 조언할 것이다. 이런 베스트셀러들은 우리에게 동질적인 문화가 이끌어내는 관점의 다양화를 평가하도록 촉구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유상종”과 “이이상인(異異相引)”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처럼 수많은 중역들도 이런 문화적 다양성과 동질성의 필요성을 조화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여기서 문제는 동질성의 신봉자들과 이질성의 신봉자들이 서로의 주장을 지나치게 일반화하고 과장한 나머지 재조합과 고통 없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필요한 문화적 동질성과 다양성의 미세한 균형이 모호해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재조합과 페이싱의 측면에서 조직문화는 양날의 검과 같은 양면성을 지닌다. 긍정적인 측면은 동질적인 문화의 부분에서 개발된 요소가 그 문화의 다른 부분에서 개발된 또 다른 요소와 양립하면서 재조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이것은 출신 지역이 다른 두 사람보다 출신 지역이 같은 두 사람이 외지에서 만날 경우에 더 잘 지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동질적인 문화에서는 서로 다른 요소들이 회사 전체에서 재사용되고 재배치되어 재조합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진다. 실제로 동질적인 문화는 여러 목적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을 공동의 목적을 위해 활동하는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한다. 그러면 모든 사람들은 동일한 방향을 바라보며 동일한 목표를 실행할 수 있다. 하지만 동질적인 문화의 부정적인 측면도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방향을 바라보며 동일한 목표를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집단의식처럼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사고와 행동을 하기 때문에 다양성이라는 중요한 요소가 사라진다. 고통 없는 변화는 단순한 재조합의 행위가 아니라 재조합될 수 있는 요소들의 다양성이 요구된다. 만약 모두가 동일한 사고와 행동을 한다면, 효율적인 재조합에 필요한 요소의 다양성을 이끌어낼 수 없을 것이다. 조직이 자체적인 재조합 능력을 갖추려면 반드시 공동의 문화에 의해 결속되는 하위문화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즉, 동질성과 이질성의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문화적 다양성이 재조합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의 창출을 독려한다면 문화적 동질성은 재조합의 실행을 이끌어낸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