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권위

저   자
조너선 레이몬드(역:서유라)
출판사
한스미디어
가   격
15,800원(276쪽)
출판일
2017년 07월






좋은 권위


좋은 리더

리더다운 리더로 이끄는 질문

우리는 보다 명확한 비전을 설정하고 직원들을 독려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리더십 워크숍에 참가한다. 때로는 직원들이 업무의 우선순위를 습득하고 긍정적 강화 효과나 동기 부여, 자극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도록 경영 교육에 참여시킨다. 직원들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그럴듯한 단합 대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탁구대를 사들이고 점심을 제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성공의 열쇠라고 불리는 긍정적 생각의 힘을 이용해 보려고도 한다.


리더십 서적이나 자기계발서에도 매달린다. 거기에서 고무적이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고 나면 새로운 희망이 샘솟는다. 시스템을 만들고 정책을 정비하고 기업 가치 선언문을 반복해서 고쳐나가며 문제의 본질을 찾으려 애쓰고, 직원들 또한 같은 노력을 해 주길 바란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의도로 있는 힘껏 노력해도, 조직의 리더가 제아무리 똑똑한 머리와 좋은 학벌을 가지고 있어도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는 여전히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심정으로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묘안을 찾아 헤맨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주인 의식을 갖도록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하지만 여전히 답은 나오지 않는다.


어째서 이 많은 전략을 쏟아 부었는데도 단 한 번의 완벽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는 모든 전략들에 한 가지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벌써 눈치 챈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당근과 채찍 전략은 기본적으로 회사의 이익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직원 개인의 이익을 다음 순위, 그것도 우선순위가 한참 밀리는 위치에 놓는다. 이러한 전제는 현존하는 모든 관리 이론을 관통하고 있으며, 그 유래를 찾으려면 산업 혁명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산업 혁명의 밑바탕에는 '회사에는 목표가 있고, 직원은 하나의 자원으로서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을 대신하여 회사의 목표를 달성한다'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오늘날까지 흔히 쓰이는 오웰리언 용어 중 하나인 '인적 자원'이라는 표현 또한 이런 생각을 전제로 태어난 것이다. 직원들에게서 회사가 원하는 역량을 뽑아내는 것이야말로 관리의 목적이자 리더의 역할이라는 사고방식 또한 이때 생겨나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은 경영자를 위해 하는 것이라는 기업계의 교묘하면서도 강력한 메시지는 산업 혁명 이후 200년 이상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에도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켜 왔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변했다. 직원들은 자신들 앞에 놓인 선택지를 자각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 작은 규모로 출발한 이래 계속해서 속도를 얻고 있는 기업 혁명은 보수적인 회사들을 흔들고 있다. 갑자기 회사에서 가장 능력 있는 인재들이 전에 없이 현실적이고 매력적인 선택지들을 손에 쥐게 된 것이다.


기업들도 이러한 변화를 눈치챘다. CEO를 비롯한 경영진과 리더, 컨설턴트, 비즈니스 코치들은 바보가 아니다. 그들은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연스럽게 기업 문화 운동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기업 문화 관련 사업은 지금 이 시점에도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 회사를 비롯하여 새로운 관련 업체가 매일같이 설립되는 중이며, 저마다 '어떻게 하면 능력 있는 직원들을 데려와서 계속 붙잡아둘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대한 최신 해결책을 앞다투어 내놓는다.


하지만 기업 문화나 직원 충성도를 분석한 지표들은 여전히 좋지 않으며 나날이 악화되는 추세다. 좋은 의도로 만들어졌다고는 하나 이러한 방법들은 하나같이 문제 자체를 해결하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문제를 덮으려고만 한다. 40년 전이라면 이런 식으로 넘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20년 전, 아니 5년 전까지만 해도 가능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제아무리 세련되고 지혜롭고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잘 설계한다고 해도, 당근과 채찍만으로는 본질적인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기업이 제공하는 보상이 어떤 의미인지 꿰뚫어 보는 눈을 갖고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하여 청소년기 때부터 인터넷 사용에 익숙한 세대)가 아니더라도 이제는 모두가 당근과 채찍의 본질을 알고 있다. 우리는 사태가 이렇게 된 원인을 알아내 제대로 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선택권을 가진 직원들은 더 이상 경영자의 명분이나 목표를 이뤄 주기 위해 일하지 않는다. 그들은 리더의 권위가 아니라 오직 자기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서만 일한다.


이런 현상이 현대 사회의 리더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까? 이제 그들은 직원들이 혼자 힘으로는 결코 손에 넣을 수 없으며 다른 기업이 제공하는 혜택보다 훨씬 나은 동시에 회사의 목표 달성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 다시 말해 입사한 날부터 퇴사를 결심하는 날까지 직원의 개인적인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제공해야 하며, 리더의 권위를 활용하여 직원 자신의 권위를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이제 리더들은 자기 권위(self-authority)라는 개념을 늘 숙지하고 행동해야 한다.



슈퍼맨 VS 요다

슈퍼맨이여, 요다가 되어라

영화 <슈퍼맨>의 장면들을 쭉 떠올려 보자. 혹시라도 슈퍼맨이 용감하게 인간들을 위기에서 구출한 후 그들을 앉혀 놓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자신이 또다시 나타날 필요가 없도록 다짐을 받는 장면을 본 적 있는가?


"이봐요, 로이스. 어젯밤에 일어난 일을 한 번 되짚어 봅시다. 또 그 공장 폐허 주변을 어슬렁거렸더군요? 당신은 '천재 악당의 작업실, 출입 금지!'라고 쓰인 팻말을 당당히 무시하고, 심지어 그 위험한 곳에 혼자 들어가기로 마음먹었죠.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설명을 좀 해 주겠소? 내가 볼 때 당신은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다 해도 마지막 순간에 내가 휙 날아와 구해 줄 거라고 너무 믿고 있는 것 같아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어요?"


물론 <슈퍼맨>을 비롯하여 <아이언맨>, <토르> 등 다른 어떤 슈퍼 히어로 영화에도 이런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관객이 영웅들에게 기대하는 환상을 깨 버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영웅의 권위가 목표를 달성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아는 데서 나온다'는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리더로서 당신의 임무는 직원들이 스스로 주인 의식을 갖고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회사의 문화를 바꾸고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마음속에 새겨져 있는 영웅의 기준에 의구심을 가져야 한다. 다음 장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나는 몇 년에 걸쳐 리더들의 내면에 자리 잡은 영웅이 '해결사형, 전사형, 친구형'이라는 세 가지 성향으로 표출되는 모습을 관찰해 왔다.


당신은 어떤 리더인가?

친구형 리더

친구형 리더는 '우린 같은 팀이잖아'라는 말을 신조로 삼는다. 그들의 방문은 언제나 열려 있고 얼굴에는 늘 미소가 어려 있다. 그들은 어떤 질문에도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고 실의에 빠진 직원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며 직원 한 명 한 명을 가족처럼 대한다. 한 마디로 말해 곁에 있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성품을 갖고 있으며, 기업 문화의 문제점을 발견하면 누구보다 먼저 발 벗고 나설 사람들이다. 그들은 직원들이 겪는 경험에 큰 관심을 가진다. 세 가지 리더 유형 중에 '개인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기업 문화'를 창조하는 데 가장 적합한 능력을 타고났다. 직원들을 배려하는 성향만 놓고 본다면 이들에게는 모자람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지나칠 정도로 배려하고 너그러운 성품은 장기적으로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들은 우수함의 기준을 꾸준히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단호한 태도와 다정한 태도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 대개 다정한 태도를 고른다. 이러한 성향은 팀에 속한 개개인뿐 아니라 조직 문화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직원들은 본인과 동료 직원 사이에 분명히 그어져 있어야 할 경계를 확립하려 들지 않는다. 팀 차원에서 보면 리더가 어느 정도 압박해야 할 구성원들을 너무 관대하게 대한 탓에 능력 있는 일부 직원에게 너무 많은 업무가 몰린다.


친구형 리더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지나치게 공을 들인다. 다른 사람의 기분에 필요 이상으로 신경을 쓰며, 긍정적이고 협조적인 환경을 만드는 데 과도하게 집착한다. 그들의 과제는 이러한 성향을 거두고 구성원들 사이의 단합이나 조직 문화를 형성하는 데 신경을 조금 덜 쓰는 것이다. 리더가 한때 지나치게 의존했던 강점과 사소한 행동들을 포기하는 순간, 직원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강점과 행동 패턴을 계발할 여유 공간을 갖게 된다. 물론 이러한 중심 이동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해 두고 싶다.


친구형 리더의 여정

당신이 친구형 리더, 특히 CEO라면 관리직을 수행할 때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직장 내 외로움을 극복해야 한다. 그래야 당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 사내에 책임감을 중시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고 싶다면 직원들과 각각의 목표와 역할, 책임을 분명히 설정하는 맞춤형 대화를 나누어라. 자기 자신을 성찰하고자 하는 모든 리더들과 마찬가지로, 친구형 리더 또한 현재의 기업 문화가 온전히 자기 책임이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직원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여 달라고 요청할 권리는 당신이 기존의 잘못된 문화를 만들고 심화시킨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했을 때 비로소 생겨난다.


전사형 리더

전사형 리더의 신조는 '우리는 뭐든지 할 수 있어!'이다. 이 유형의 리더들은 늘 아이디어로 넘치는 컵 같은 상태를 유지한다. 그들의 능력은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브랜드명을 바꾸는 것처럼 구체적인 업무를 할 때 십분 발휘된다. 전사형 리더에게 아이디어란(다른 말로 개선 기회란)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할 때, 기존 제품이나 절차를 개량할 때, 고객들의 마이크로 모먼츠를 잡아야 할 때를 포함하여 언제든 샘솟는 자원이다.


그들과 함께 일하면 활기가 넘칠 수밖에 없다. 팀이나 조직에 언제나 목표를 부여하고 항상 앞으로 나아가는 상태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전사형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자극을 주는 능력을 타고났다. 이런 리더 밑에서 일하다 보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업무의 완성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들은 매순간 기회와 가능성을 발견한다. 하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리더는 아직 힘이 넘치는데 직원들은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상태가 찾아오고 만다.


전사형 리더의 맹점은 경쟁적이고 열정적인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들이 남들보다 빠르거나 똑똑해서가 아니라, 현재까지 이뤄 놓은 성과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이 내놓은 아이디어가 얼마나 큰 무게를 지니는지, 그 때문에 다른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어떻게 위축되는지 알지 못한다. 또한 상사가 같은 장소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다. 친구형 리더가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지나치게 집착했다면, 전사형 리더들은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는 책임감에 짓눌려 있다. 리더가 너무 많은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직원들은 스스로 창의적인 생각을 할 유인을 느끼지 못한다. 어쩌다 괜찮은 생각이 떠올랐다고 하더라도, 전사형 리더 밑에서 일하는 직원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시간적 여유를 내기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전사형 리더의 여정

전사형 리더들의 결정적 순간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변화란 사소하지만 끊임없는 개선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찾아온다. 일단 소수점 단위까지 꼼꼼하게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면, 이런 작업이 창의성이나 자기표현 능력을 저해하는 대신 오히려 자유롭게 한다는 진실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마감 기한, 제한된 자원, 비효율적인 절차 등이 쓸모없는 돌멩이처럼 보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차츰 이러한 제약들 안에 숨어 있는 다이아몬드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해결사형 리더

해결사형 리더는 "일을 제대로 끝내려면 내 손을 거쳐야 한다"는 말을 신조로 삼는다. 그들은 업무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일일이 직접 점검해야 직성이 풀린다. 하루 종일 이런저런 업무가 완벽해질 때까지 다듬고 또 다듬으며, 남들이라면 그냥 넘어갈 사소한 문제점이 나타나도 절대 그냥 넘어가지 못한다. 한마디로 해결사형 리더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사람들인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두 유형에 비해 사소한 업무까지 알아채고 처리하는 능력을 타고나 자연스럽게 우수한 인재라는 평을 받는다. 하지만 이런 시나리오는 해결사형 리더가 남들에게까지 완벽함을 강요하지 않을 때 가능한 이야기다.


친구형 리더나 전사형 리더와 마찬가지로 해결사형 리더의 과제는 자신이 얼마나 많은 여유 공간을 잡아먹고 있는지 자각하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두 유형이 사회적 유대감이나 아이디어에 집착했다면 해결사형 리더들은 완벽함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하지만 그 기준이 너무 높다 보니 시간이 갈수록 다른 직원들이 그 기준에 다가가려는 노력조차 포기하는 부작용이 생긴다.


해결사형 리더의 여정

해결사형 리더는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집착을 버림으로써 변화를 이뤄낼 수 있다. 전사형 리더가 아이디어 뱅크 역할을 포기하고 친구형 리더가 분위기 메이커 역할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면, 해결사형 리더는 회사의 품질 관리 검수원 역할을 놓는 법을 배워야 한다.


당신의 직원은 어떤 유형인가?

실무자형 직원

실무자형 직원의 강점은 유난을 떨지 않으면서도 아이디어나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길 줄 아는 능력이다. 실무자형 직원의 도전 과제는 그들이 편안하다고 느끼는 행동의 이면에 숨어 있다. 그들은 업무를 제대로 마무리하기 위해, 다른 직원들에게 여유 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 또는 모두가 함께 일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자기 의견의 가치를 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회의에서 남의 발언을 가로채는 대신 뒤에서 조용히 경청하는 성향은 훌륭한 능력인 동시에 잠재력을 극도로 제한하는 단점이기도 하다. 그들은 리더의 아이디어나 계획에 반대할 때조차 적극적으로 의사 표시를 하지 않고 쌓인 불만이 속에서 곪도록 내버려둔다. 업무 진행을 비효율적으로 만드는 결함을 발견했을 때도, 심지어 상황을 반전시킬 만큼 강력하고 효과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때도 결코 생각을 입 밖으로 내지 않는다.


실무자형 직원을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이 자신의 숨겨진 능력의 주인이 되도록 이끄는 것이다. 얼핏 보기에는 이런 방법이 책임과 무슨 상관이 있나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이미 충분히 잘하는 분야에만 매달리는 사람들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기존의 행동 패턴에서 벗어날 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마감 기한을 준수하고 다른 동료들과 원만하게 지내며 전문가다운 태도를 지녔다는 칭찬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그들에게 칭찬이 필요한 순간은 계속 감싸고 있던 단단한 껍질을 깨고 나와 아직 완벽하게 정리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용기 있게 꺼내 놓았을 때다. 당신은 리더로서(혹은 멘토나 어떤 식으로든 조언을 제공하는 사람으로서) 그들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행동하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실무자형 직원들의 내면에 잠재된 창의성이 기지개를 켤 수 있도록 적절한 과제를 내 주어라. 가령 그들에게 회의를 주재할 기회를 준다면 논의된 사항을 처리하는 데 급급했던 기존의 행동 패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음 달부터 회의가 열릴 때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세 개씩 가져오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반나절 정도 회사 밖에서 시간을 보내라고 지시한 뒤, 그 시간 동안 계속 미뤄왔던 창의적 프로젝트에 대한 영감을 얻거나 추가 리서치 없이 아이디어를 내거나 업계 행사에 참여하여 사회적 교류를 넓히는 등의 책임을 부여해도 좋다.


선동가형 직원

당신은 살면서 적어도 한 번 이상 선동가형 직원과 마주쳤을 것이다. 그들은 언제나 한계에 도전하고 현재 진행 중인 계획에 불만을 표시하며 자신에게 더 나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실제로도 종종 더 나은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문제는 그들이 다른 팀원들을 미치게 만들지 않으면서 아이디어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무자형 직원과 반대로 선동가형 직원은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너무 큰 리스크를 감수하는 경향이 있다. 팀원들과의 소통 면에서 기준에 한참 미달하는 경우도 많다.


선동가형 직원의 성장을 돕고 싶다면 무엇보다 업무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는 방법을 알려 주어야 한다. 그들이 마감 기한을 지키고 세밀한 부분까지 소통하며 정해진 약속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책임을 부여하라. 그들이 성장 과정 중에 보이는 작은 변화도 놓치지 말고, 특히 다른 팀원들과의 관계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라. 이 과정은 선동가형 직원의 뛰어난 창의성이 보다 생산적인 방향으로 발휘될 기반이 되어 줄 것이다. 그들은 다른 팀원들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전략을 배우고, 자신의 창의성을 보완해 주는 동료들과 함께 일하면서 혼자라는 기분을 조금이나마 떨쳐낼 수 있다.


중재자형 직원

'중재자'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유형에 속하는 직원들은 회사 생활 초기에 그 어떤 유형보다도 리더와 불편한 충돌을 겪으며 지냈을 확률이 높고, 아마도 몇 년에 걸쳐 경험을 쌓으며 지금의 업무 습관을 만들어 왔을 것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그들은 더 이상 모욕과 상처를 받지 않고 지내는 방법을 터득했다. 물론 개인적인 위기와 마찬가지로 직장 생활에서 겪은 위기를 이겨내는 능력은 엄청난 강점이다. 하지만 강점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그만큼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당신의 팀에 중재자형 직원들이 섞여 있다면, 당신은 그들의 현재 상황을 알 수 없어 곤란할 것이다. 난감하기는 동료 팀원들도 마찬가지다. 다른 팀원들은 언제나 속을 알 수 없는 중재자형 동료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며, 업무가 바쁠 때는 일부러 그들을 피하기도 한다. 잘 모르는 부분도 질문하지 않는 사람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털끝만큼도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중재자형 직원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 같은 팀의 리더와 동료들에게 의심과 불확실성을 심어 주고 있다. 생각이 없거나 게으르거나 창의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때로는 자기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애매모호한 태도가 주변 사람들의 신뢰를 저해하기 때문이다. 사실 '중재'라는 말은 성장하는 회사가 가장 피해야 할 단어이다. 물론 조직에는 평온함이나 질서가 필요하다. 하지만 중재는 갈등이 없는 상태를 지향하는 태도이며, 갈등이 없는 회사에는 발전도 없다.


중재자형 직원을 돕고 싶다면 그들의 행동 패턴에 대해 최대한 조심스럽게 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그들을 당황하거나 언짢게 만드는 요소 중에서도 가장 사소한 부분을 찾아내어 온전히 집중하고, 그들에게 이런 일로 당황하거나 언짢음을 느끼는 것이 정상적인 감정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어라. 더 중요한 것은 다른 동료들의 행동에서 어떤 기분을 느꼈는지 솔직하게 표현해도 된다는 다독임이다. 대화 이후에는 그들이 당신의 조언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간략히 보고 받는 시간을 마련하여 건강한 갈등이 소속감과 친밀함을 높여준다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라.


실마리를 잡은 당신에게

당신이 이 책을 읽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할 일에 대한 영감을 얻었길 바라며, 함께하는 사람들을 위해 좋은 리더로 거듭나는 데 필요한 도전 과제를 부여받았길 바란다. 세 명의 직원을 관리하는 팀장이든, 천 명을 지휘하는 CEO든,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부모든 마찬가지다. 진정한 리더십은 직원들이 진정한 자신을 깨닫도록 도와주는 과정에서 리더 또한 진정한 자신에 다가서는 두 가지 결과를 동시에 이끌어낸다. 이런 결과를 얻고 싶다면 직원 한 명 한 명에게 지금 서 있는 곳을 알려 주고, 그들이 아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밀어주고, 실패해서 추락해도 당신이 그곳에 있을 거라는 믿음을 주어라. 이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해 온 '좋은 권위'의 모습이다. 듣기 좋은 말로 직원들을 사로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자신의 행동 패턴이 생겨난 원인을 깨닫고 균형을 잡은 뒤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그들이 준비를 마치고 과거의 자신을 뛰어 넘으면, 그리고 이러한 성장 가능성이 내내 자기 안에 잠들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당신은 비로소 진심을 담아 축하를 전한 뒤 마음을 놓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순간이 지나면 당신은 회사 복도를 천천히 걸어 다니면서......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한 번씩 둘러보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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