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니의 리더십

Leadership

   
루돌프 W. 줄리아니(역자: 박미영)
ǻ
루비박스
   
15000
2002�� 11��



■ 책 소개
2001년 9 11 테러 당시 뉴욕 시장을지낸 루돌프 W. 줄리아니의 리더십 이야기. 자서전적인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는 이 책에는 세계 최대 도시 뉴욕을 성공적으로 경영한 그의리더십과 성공 비법이 담겨 있다. 

 


출간되자마자 각종 출판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이 책의 매력은 단지 그가 테러의 상처를 잘치료했다는 것에만 한정돼 있지 않다. 이 책은 변호사로서, 법무부의 공직자로서, 각종 중책을 맡은 책임자로서 맡은 일을 누구보다 훌륭히 해낸그의 소신과 리더십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진정한 매력이다. 객관적인 수치와 논리적인 글의 전개는 책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할 뿐만아니라 흥미진진한 소설책을 읽는 것 같은 재미마저 주고 있다.


■ 저자 루돌프 W. 줄리아니
1993년 뉴욕시의107대 시장으로 선출되었다. 시장이 되기 전, 1983년까지는 법무부의 검찰 부총장을, 그 이후에는 뉴욕 주의 연방검사로 활약했다. 그는『타임』 지가 선정한 2001년 "올해 최고의 인물"이기도 하다. 줄리아니는 시장 재임 8년간 뉴욕을 명실상부한 세계의 수도로 되돌려 놓았다.그는 시의 범죄를 3분의 2나 줄이고, 69만 1천 명의 시민이 생활보호대상자 명단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다. 또한 350만 개이던 뉴욕 시의일자리수를 400여 만 개로 증가시켰으며,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 모두의 소득을 증가시키는 한편, 도시의 상당 부분을 재개발했다. 그밖에도 그는「포브스」 지가 선정한 "100대 명사", 「피플」 지 선정 "2001년 주목받은 사람"이다. 또한 독일의 미디어상과 레이건 자유상을수상했으며, 영국에서는 기사 작위를 받고, 2002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 역자 박미영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KBS 라디오, MBC TV, 매경 CATV에서 방송 작가로 활동하면서 영상, 출판 분야의 번역 활동을 했다. 번역물로는 <섹스 &시티&& 외 다수가 있다.


■ 차례
서문 


Part Ⅰ 
1. 2001년 9월 11일


Part Ⅱ 
2. 우선순위를 정하라 
3.철저하게 준비하라 
4. 모두 한 배를 탔나니. 공동체 의식을 가져라 
5. 위대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라 
6. 숙고한후에 결정하라 
7. 약속은 적게 하고 결과를 많이 보여줘라 
8. 굳건한 믿음을 계발하고 이를 공유하라 
9. 줏대를 가져라
10. 신의, 그 소중한 미덕 
11. 결혼식은 선택, 장례식은 필수 
12. 불의(不義)와 정면대결하라 
13.공부하라. 독서하라. 홀로 배우라 
14. 목표를 정하라 
15. 뇌물은 통할 사람에게만 줘라 


Part Ⅲ 
16. 복귀로의 여정


부록 
후기 
역자 후기





줄리아니의 리더십


위대한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으라
되돌아보면 내가 다른 누구보다 잘 만들고 다듬어간 기술은 위대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이었다. 9?11 재앙의 현장에서 우리 팀은 강인함을 맘껏 과시했다. 해야 할 일들이 많은 이런 대재앙을 처음 겪어본 상황에서 말이다. 팀 구성원 각자를 갈고 닦으면서 좋은 팀워크를 만드는 원칙이 자명하게 드러났다. 누군가에게 뭔가 달라지게 만들 수 있음을, 그것도 누구의 간섭 없이 스스로 그렇게 만들어질 수 있음을 깨닫게 하다니, 그 감회가 남다르다.


나는 검사 재직 시절에 이미 150명이 넘는 직원들을 고용한 경험이 있고, 민간 법률 회사에서 일할 당시에도 직원 채용 업무에 참여했었다. 법무부 재직 시절에는 90명의 연방법원 집행관 채용에 가담한 전력이 있었다.


나는 간단한 인력 채용 원칙을 마련해서 내가 선출할 사람들에게도 그 기준을 적용시켰다. 바로 적소에 맞는 사람을 뽑는 것이었다. 정치인의 특별임명 문제는 주로 비난의 표적이 되었다. 특별임명을 자신을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준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물론 나는 선거 유세에 도움을 준 사람들을 고용했다. 그들이 날 지지한 이유가 내 소신을 믿는다는 뜻이었기에. 나는 스태프들이 내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와 공약으로 내건 이슈들을 믿고 신뢰하며 실천해 주길 바랐다. 그렇지만 유세에 도움을 주었거나 기부금을 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채용하지는 않았다.


이와 유사한 압력은 기업 경영자들에게도 가해진다. 투표로 선출된 관리에게는 자신을 뽑아 준 사람들에 대한 의무가 있듯, 기업의 최고 경영자에게는 사주들에 대해 최고 자질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책무가 있다. 임원의 자녀가 그 인재 안에 포함된다 해도 관계는 없다. 인력 채용 기준이 오로지 업무수행 능력이기에, 나는 누군가와의 관계 때문에 능력 없는 이를 억지로 뽑지 않듯이 그 관계로 인해 재능 있는 인재를 잃지도 않을 것이다. 공공 기관에서 일하는 직원들조차 이 원칙은 기꺼이 적용된다. 혹자는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이에게 일자리를 주고도 자신이 베푼 선행에 우쭐해할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무능으로 조직이 무너진다면 그것은 결코 누군가를 도와준 것이 아니다.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라(자신도 포함해서)
맥마흔 판사는 이렇게 말씀하곤 하셨다. “연방판사들에겐 공통점이 있어요. 모두 민주당원 아니면 공화당원이거든.” 그분의 요점은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건, 공평무사한 사람이건 모두 타협이란 여과기를 통과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판사석에 앉아 있을 때 사람들은 그들이 대통령이 아닌 신에 의해 뽑힌 사람들이라고 여기기 쉽다. 리더는 자신이 신의 특별한 가호를 받아 그 자리에 앉아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리더의 자리에 오르면 자신이 신에 의해 선출됐다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겸손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내 약점은 무엇인가, 그 약점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를 늘 생각해야 한다.


유능한 인재를 골라내려면 먼저 자신의 장점과 약점부터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도움이 가장 필요한 부분이 어디인지 찾아내게 된다. 자신의 약점을 다른 이의 장점으로 보완시키고 나서 팀 전체를 평가해야 한다. 나는 시 정부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은 이전에 검사나 변호사로서 처리했던 소송 지식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 발의 피였다. 변호사로서 나는 해당 사건에 대해 완벽하게 꿰뚫고 있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꼈다. 그런 이유로 나는 스태프진을 구성하면서 내가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고 신경 썼다.


리더는 부서 책임자들이 강해지기를 바란다. 리더는 예스맨이 이끌어가는 부서를, 그리고 리더가 부서 책임자보다 그 부서를 더 훤히 꿰뚫고 있는 부서를 절대 원치 않는다. 나는 내가 가장 잘 아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경찰국에 세 명의 강단 있는 책임자를 선출했다. 자신이 아직 완벽하게 꿰뚫고 있지 못하는 부서에 유능하고 강한 책임자를 앉힌다 해도 상관은 없다. 그들은 자신의 부서를 이끌어 가면서 동시에 리더에게 복잡다단한 업무 내용에 대해 가르쳐 줄 책임감을 무겁게 느낄 것이므로 리더는 그 분야에 대해 전문지식을 쌓을 필요가 있다. 동시에 부서 업무를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할지라도 그런 배우고자 하는 노력이 리더의 통치 철학임을 깨달아야만 한다.


각 조직원에게 최상의 힘을 발휘하도록 역동성을 키워주는 것은 리더십의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뛰어난 인재를 찾아내 사람으로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치가 않다. 하나에 하나를 더하면 둘 이상이 된다는 확신을 심어 주는 것은 의식적으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이뤄진다. 난 즐겨 의외의 인물들을 하나로 묶는다. 양적 추구자에게 질적 추구 성향이 부족하다고 하면 기분상해 할 것이다. 그를 질적 추구자와 함께 엮어 주면 의외로 좋은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 목표 달성 분위기를 조성해 주면 개성 강한 사람들은 그것에 강한 도전의식을 느낀다. 그들은 지휘하는 것에 익숙해 있으므로, 함께 일하도록 만들어 주면 긴장감이 조성되고, 그 긴장감은 창조의 밑바탕이 되어 맡은 바를 더욱 충실히 해내려고 노력한다.


이력서가 전부는 아니다
‘그 사람의 이력서가 모든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물론 교육은 중요하다. 나중에 밝히겠지만 나는 책이나 학업을 통해 배운 지식을 자기 계발을 위한 중요한 과정으로 본다. 하지만 부모에 의해 특별히 인상적인 명문 대학에 보내진 사람이 지혜와 삶의 경험을 통해 지식을 쌓아간 사람만큼 인상적이라는 뜻은 아니다.


폴 커렌은 검사 시절에 내 선배이자 상관이었다. 당시 나는 그의 보좌였다. 그는 늘 위기 상황 앞에서 지나치게 만용을 부리는 변호사들에게 겸허함을 배우도록 경계시켰다. 그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로스쿨 학위는 하버드대학 학위 세 개와 맞먹는다.” 이는 명문 아이비리그인 하버드대학을 폄하하기 위함이 아니고 명문 대학에서 배출된 수재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내면까지 속속들이 꿰뚫어 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많은 리더들이 용기가 부족한 탓에 특출난 이력의 소유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확실한 이력이 없는 사람보다는 있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물론 안전하기는 하다. 하지만 그들 중의 누군가가 실수하면 리더는 이렇게 한탄할 것이다. “그 사람 프린스턴 출신의 수재인데 말이야….” 그렇지만 아랫사람을 신뢰하는 리더라면 설령 그들이 실수를 저지르더라도 그 일에 최고로 적합한 인물을 고용한 데서 얻는 이득을 맘껏 누릴 수가 있다.


동기를 부여하라
이상적인 세계에서는 채용한 직원 모두가 자신의 성과에 만족하며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결코 이상의 세계가 아니다. 리더는 성공적인 인사 정책을 편 후에도 늘 직원들을 자극하고 독려해야 한다. 그것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으며, 나는 그 모두를 활용하고 있다.


1998년에 뉴욕 시의 살인사건 발생 건수는 629건이었다. 1963년의 548건 이래 최저치였다(그에 반해 1993년에는 1,946건이었음). 버니 케릭이 경찰국장에 오르면서 그는 그 수치를 달성 목표로 삼았다. 그는 살인사건 발생 건수를 최저치를 만들고 싶어 했다. 그러한 배경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바로 전임자인 하워드 사피르를 능가하는 것이었다. 2001년 7월에 살인사건 발생 건수는 2000년에 비해 11.7% 하락했으며, 1998년에 비해 1건이 적었다. 2001년, 총 집계는 642건으로 마감됐다. 전념 대비 29건이 감소했으며, 뉴욕보다 인구가 500만 명이나 적은 시카고보다 24건이 적은 사실을 감안하면 말이다.


끊임없는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일정한 자리 교체가 바람직하다는 사실이 실제 증명되고 있다. 내가 빌 브래튼과 벌인 수많은 입씨름을 그냥 외면했다면 경찰 수뇌부의 변화는 없었을 것이며, 범죄율 감소라는 성과도 이뤄내지 못했을 것이다. 브래튼에서 사피르로, 사피르에서 케릭으로 이어지는 자리 교체는 그들로 하여금 전임자의 성공을 눈여겨보고 그보다 나은 성과를 이끌어낼 방법을 모색하도록 자극을 주었다. 이런 종류의 경쟁은 지극히 우호적이지만 자칫 악감정을 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경쟁에 참여한 이들이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조직의 선이라면 좋은 점이 많다.


사람들에게 정규적으로 도전에 맞서게 함으로써 두 가지 중요한 목표를 달성할 수가 있다. 우선, 그것은 모두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한다. 도전을 맞고 또 그에 맞서기 위해 지혜를 짜내는 과정에서 도전에 더욱 능숙해지는 것이다. 일부 리더들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스태프들을 내몰기도 한다. 중요한 이슈가 논의되는 과정에서 그들을 방 밖으로 몰아내고는 어떻게 결정이 이뤄졌는지 설명도 없이 상황이 이러저러하게 해결될 것이라 말하는 것이다. 왜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지 의아해하면서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관리자들이 있다.


정기적으로 도전에 맞섬으로써 직원들은 활력과 의욕을 갖게 된다. 많은 시 공무원들이 여러 다양한 분야에서 나와 함께, 그리고 나를 위해 성심으로 일해 왔다. 그들의 개성과 업무 태도는 천차만별이었지만, 능률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갖춘 공통된 자질은 그들의 업무가 단순히 돈벌이 수단 이상이라는 믿음이었다. 관리자들은 직원들에게 보다 많은 것을 요구하려 든다. 직원들이 자신들이 가치롭고 소중하며 뭔가에 소속돼 있다는 느낌을 가지길 바라고 있으며, 또 그렇게 기대해야 한다.


조직의 책임자로서 내가 맡은 임무는 의욕 넘치고 활기찬 일터를 만들어 나가는 데 있다. 직원들을 활기차며 매사 솔선수범하는 사람들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희망적인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의욕에 넘치는 사람조차도 환경에 의해 입사 초기에 보이던 왕성한 의욕과 자질을 맘껏 과시하지 못한 채 쉽사리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을 직접 보아왔다.


동기를 부여하는 과정에는 짜릿한 흥분과 재미 외에도 또 다른 요소가 있다. 책임감 부여가 그것이다. ‘패터슨 벨크냅’이라는 민간 법률회사에서 변호사로 재직할 당시, 최고의 실력자들을 원했기에 나는 그들에게 책임감이라는 요소를 부차적으로 얹어주었다. 젊은 변호사들은 법정에 가는 일을 꺼려했다. 나는 회사를 설득해서 연방검찰청과 ‘Legal Aid Society(공익법률사무소로서 비영리 사설법인)’가 공동 추진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토록 해서 무료 법률 서비스에 참가하도록 했다. 그런 조치를 취하자 젊은 변호사들은 경험을 쌓을 수가 있었고,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해서도 크게 만족해했다.


높은 애사심과 사기로 충만한 조직은 엄청난 파워를 지닌다. 하지만 리더가 주의하지 않으면 자칫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의욕 넘치는 사람들이 충분한 자극을 받지 못하면 자칫 ‘우리가 최고’라는 자만심과 안일에 빠지기 쉽다. 업무 능력이 저하되고 무사안일에 빠지기 시작하면 종종 자신들이 더 이상 이전의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새로운 도전 과제를 섭력하도록, 새로운 산에 도전하도록 자극을 주는 일이 필요하다. 그것은 섬세한 조절이 필요한 일이다. 리더는 조직의 일부여야 하지만, 그와 더불어 조직원들을 만족시켜 주기 우해서가 아니라 또 다른 목적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동기 부여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며, 더욱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쓰여야 한다. 그것은 부차적인 것이 아니며, 리더가 하는 일의 모든 중심에 서 있어야 한다.


결혼식은 선택, 장례식은 필수
테러 참사가 일어나기 전에도 나는 뉴욕 시에서 근무 도중에 사망한 사람들의 장례식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고인이 얼마만큼 중요한 사람이었는지 보여줄 뿐만 아니라 생존자들 역시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효과가 있었다. 그것은 아버지로부터 배운 교훈이었다. 아버지는 사람들이 필요로 할 때 기꺼이 도움으로써 자신이 어떤 사람이지를 주위에 알렸다. 그는 어린 나를 장례식이나 철야제에 데려가곤 했다. 나는 아버지의 노력이 친구와 이웃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꼈다. 내 아버지는 자신의 표상인 ‘강인한 정신’을 내게 그대로 심어 주셨다. ‘결혼식은 신중하게 선택하고 장례식은 필수적으로 참석하라.’


나는 이 규칙을 계속해서 지켜왔다. 때때로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곤란을 겪기도 했다. 나는 인생에 있어 즐거운 순간보다 고통스러운 순간에 더 잘 대처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정말로 필요할 때를 위해 시간과 정력을 아끼려고 그러는 모양이다. 절대 오해하지 마시길. 시장으로서 나는 200쌍 이상의 결혼식에서 주례를 섰다. 나는 미식가이며 춤과 노래를 좋아한다. 사람들은 결혼식을 선호한다. 장례식은 결혼식에 비해 힘이 많이 든다. 그래서 누군가를 필요로 하고, 누군가가 찾아오면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즐거운 일들은 참으로 좋은 것이고 중요하다. 무릇 리더는 사람들과 어우렁더우렁 어울려 즐겨야 한다. 사람들은 고된 일과 희생의 대가로 그 시간을 즐기는 것이다. 하지만 주사위가 던져졌을 때 - 부하 직원이 어떤 해답을 찾아 고민하고 있을 때나 사랑하는 사람을 묻어야 할 때 - 비로소 리더의 역량이 드러난다.


시장이 되기 훨씬 전부터 나는 장례식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었다. 친한 친구인 사라 비델은 멋진 여인이다. 그녀는 늘 자기가 루디 줄리아니에게 가장 많은 입맞춤을 받은 사람이라고 자랑한다. 내가 만날 때마다 그녀를 포옹하고 키스해 주기 때문이었다. 사라의 언니인 라켈 비델은 우연인지 모르나 내 전임자인 데이빗 딘킨스 시장 곁에서 오래 보좌관 일을 해 왔다. 둘 다 시장 선거유세에서 전력을 다해 헌신적으로 뛰어 주었다. 나는 그들의 지지에 늘 감사했다. 1989년 그들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장례식에 참석했다. 장례식에 참석하는 그 단순한 행위가 자매에게는 큰 의미를 던져 주었는지 이후 그들은 내 열려한 지지가 되었고, 우리 사이에는 순수한 우정이 싹텄다. 정말 의미 있는 교훈이었다.


‘어려울 때 함께 있어 준다’는 원칙은 테러 참사 후에 엄중한 시험대에 놓였다. 참사의 규모가 워낙 엄청난지라 나의 위로와 지원을 필요로 하는 가족들의 숫자가 전례 없이 엄청났다. 다른 재앙과 달리 이번 참사는 뉴욕 시의 전 기능을 마비시켰다. 테러 동조자와 그 일당들이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는 그 파괴를 탓하며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얼른 자리를 털고 일어나 상처 난 자리를 복구해야만 했다. 또 다른 공격의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현실적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가족들의 수많은 요구들을 함께 고려해야만 했다.


10월 8일, 복구 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스케줄상으로 여섯 건의 장례식이 잡혀 있었다. 한데 문제가 발생했다. 한 곳에 가려면 다른 곳을 취소해야만 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취소해야 할까? 하나는 일선 경찰관의 장례식으로, 참사 후 참석할 수 있었던 두 번째의 경찰관 장례식이었다. 이 장례식을 리스트에서 빼야 할까? 소방서 부소장인 도날드 J. 번스의 장례식을 뺄까? 각 버로우를 총괄하는 소방 지휘관으로서 번스는 하루 종일 중요한 사건 현장을 열심히 뛰어다닌 인물이었다.


10월 8일 아침, 스케줄을 훑어보면서 토니 카보네티와 나는 이날 치러질 예정인 장례식들의 주인공들을 감회에 잠겨 회상했다. 토니는 ‘어떤 얼띤 검사관’이 양키스 팀의 월드 시리즈 진출을 기념하는 퍼레이드를 위해 시청 뒤편에 마련한 텐트를 시비 삼아 소환장을 발부하려 했던 사실을 기억했다. 도날드 번스는 이 당황스런 소환을 피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지적했었다. 39년간 근무한 그의 장례식을 빼야 되나?


사실 단지 시의 책임자라는 이유만으로 철야제나 추모식, 장례식에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9월 11일 참사 이후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며 기자회견장에서 나는 사람들에게 장례식에 참석하라고 촉구했다. 단지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토요일 아침, 나는 WINS인가 WCBS에 출연해 사람들에게 장례식에 참석하라고 촉구하면서 시 웹사이트에 장례식 스케줄을 올렸다. 더불어 신문에서도 장례식 스케줄을 공표해 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내가 만난 유가족들은 문상객을 기꺼운 맘으로 환영했다.


뇌물은 통할 사람에게만 줘라
검사로서 내가 ‘뇌물은 통할 사람에게만 줘라’고 할 때 그 뇌물은 문자 그대로의 뇌물이 아님을 명확히 아시길. 리더는 그 자리에 있으면서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대해야 한다. 가능한 한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는 사람들과 협상이나 거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신뢰가 떨어지거나 별로 달갑지 않은 사람을 억지로 상대할 경우가 참으로 많다. 최선의 이익을 구하기 위해 거래에 충실히 임하는 사람에겐 마땅히 존경을 표할 만하지만, 최소한의 기준은 정해 놓아야 한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말했듯이, ‘믿기는 하되 꼼꼼히 확인하라.’


정치를 함에 있어서도 일정한 원칙이 있다. 정치를 하려면 무엇보다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 자유주의자나 보수주의자 혹은 급진주의자나 복고주의자가 될 수 있다. 심지어 사기꾼이 될 수도 있지만, 거래를 함에 있어서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민주당원이 수적으로 다섯 배나 많은 뉴욕 시에서 공화당원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다양한 정치적 신념을 지닌 사람들을 상대해 왔다. 시정부에 많은 민주당원들을 고용했으며, 전직 시 의회 대변인인 피터 발론 같은 뉴욕 시 민주당 지도자들과도 호흡을 맞춰 일해 왔다. 우린 본질적으로 맞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심지어 법정으로 끌고 가서 서로를 맞고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의 말을 진실로 믿을 만큼 신뢰했기에 우린 좋은 친구가 되었고, 지금껏 그렇게 지내오고 있다. 그렇다고 그가 늘 내 의견에 따라 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가 솔직할 것이라는 말이다. 협상을 할 때면 그는 늘 그 협상의 한계를 보여주었다. 퀀스 버로우 의장인 클레어 슐만과도 이와 유사한 관계이다. 이념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린 공통점이 많았고, 솔직한 그녀의 성격 탓에 손발을 척척 맞춰 일을 잘 꾸려 나갔다.


시의 전력 생산 문제에 있어 우리가 보인 협력은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다. 뉴욕 시의 전력 시스템 문제는 매해 여름 우리를 긴장시켰다. 특히 워싱턴 하이츠와 인우드에 사는 30만 명의 주민들이 30시간가량 암흑 속에서 지내야 했던 1999년의 정전 사태 이후로는 더욱 그러했다. 시설은 노후했으며, ‘콘 에디슨’은 마땅히 해야 할 투자를 게을리 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회사를 상대로 고소하겠다고 을러댔지만 승소 판례가 없어서 질 것을 미리 알았다. 전에 시에서 공익사업체에 대항했다가 패소했던 것처럼, ‘콘 에디슨’ 역시 그 점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쪽 역시 법정으로 비화되는 것을 원치 않아 4억 달러 이상을 시설 개선에 투자하기로 동의하는 선에서 마무리되었다.


당시 시에서는 충분한 전력을 확보하지 못해서 공개 시장에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비싼 가격에 전기를 사야만 했다. 뉴욕 에너지국은 환경적으로 문제가 없는 소형 발전기 열 개를 설치하는 데 동의하고 그에 적합한 장소를 선정했다. 늘 그렇듯이 부지 선정이 문제였는데, 특히 이스트 리버의 퀸스 지역이 문제였다. 우린 다른 대안을 찾아 나섰다. 나는 에너지국 관계자를 만나고, 환경보호 부서 직원들은 예정 부지가 발전소 설치에 부적합하다는 견해를 밝힌 엔지니어들을 만났다. 그들은 발전기 설치 문제, 물 문제, 충분한 부지 확보 문제 등을 일일이 열거했다. 괜한 엄살은 아닌 듯 했다.


클레어 슐만은 이스트 리버 발전소 건립에 반대하는 이들 중의 하나였다. 그녀는 퀸스 지역은 이미 시설 포화 상태라고 지적했다. 우리가 결정을 밀어붙이겠노라고 공언하자 그녀와 지역 사회는 에너지국을 법정에 고소했다. 나 역시도 이스트 리버에 발전기보다는 시민 공원이나 아름다운 전원주택이 들어서길 바라지만, 뉴욕 시민들에게 폭서기의 한 시간에 소모되는 1만 2천 메가와트의 전력을 공급하지 않을 수 없다고 그녀를 설득했다.


우린 결국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했다. 나는 에너지국과 함께 소송을 제기할 거라고 클레어에게 공언했다. 그녀는 뉴욕 에너지국이 시를 잘못된 길로 인도하고 있다며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 발전기 설치를 공식 표명하기 전에 나는 그녀를 만나 곤란에 빠트리려고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님을 설명했다. 그러자 그녀는 이렇게 대꾸했다. “좋을 대로 하시죠. 당신은 시장이니까요. 하지만 버로우 의장으로서 난 유권자들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겁니다.” 결국 법정에서는 발전기 설치를 승인해 주었다. 당시에는 나와 견해가 다르고 정치적 이념이 판이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약속을 지키는 한 나는 그들과 함께 일하며 서로에 대해 존중의 자세를 보였다.


어쩔 수 없이 신뢰할 수 없는 이를 상대해야 할 경우가 종종 있다. 그때 유일한 해결책은 가능한 한 명확한 언어로 상세히 설명하고 증거 자료와 증인을 확보하는 것이다. 협상을 체결하는 데 필요한 최소의 것으로 한정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협상 과정에서 상대는 이를 회피할 목적으로 다른 궁리를 모의할는지도 모른다. 뇌물이 통하지 않을 사람을 상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아야만 그 협상에서 이길 수가 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몸소 보여준 사람이다. 거짓된 신뢰를 받기를 거절함으로써 구소련과의 관계에 있어 기본 틀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무기감축 문제에 있어 그는 일관되게 직접적인 확인을 주장했다. 무모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구소련을 함부로 믿지 않았다. 그런 신뢰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는 미국에서 먼저 양보하기 전에 상대로 하여금 양보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협약만 믿고 무모하게 따르지는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그 협약을 뒷받침해 주는 확실한 의정서를 요구했다. 바로 우리의 문화가 그런 철저한 확인을 요구했다. 그것은 구소련의 문화가 아니었다. 레이건은 이전 행정부들이 외면했던 정밀한 조사의 원칙을 고집스럽게 주장했다.


정치든, 경영이든, 조직이든 개인 관계에서 얻어지는 지혜를 공공에도 적용시켜야 한다. 공공이란 결국 개인행동의 반영물이기에 그러하다. 협상 과정에서 성과를 바라는 욕심이 지나친 나머지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다른 가능성을 어리석게 놓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를테면 새 집을 갖고 싶은 욕심에 집의 기반이 붕괴되는 조짐을 감지하지 못하는 격이다. 그 같은 실수는 경영이나 정치, 그리고 조직 내에서 흔히 일어날 수가 있다. 리더는 성과에 지나친 욕심을 부리거나 언론의 찬사와 그에 따르는 명예를 좇아 정도(正道)에서 벗어날 위험이 있다. 결국 협상에서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없거나, 도출할 의지가 없는 사람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것이다.


실천할 만한 사람인가?
1990년대에 미국은 팔레스타인 자치구 의장인 야세르 아라파트와 협상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는 ‘약속을 지킬 만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우리는 그로부터 많은 것을 요구해야 했다. 그에게는 팔레스타인 자치구가 주어졌지만 약속한 사항들을 이행하지 않았다. 그는 더 많은 땅을 확보하지 않는 이상 약속을 이행치 않겠노라고 공언했다. 우린 그가 요구한 만큼 양보를 했다. 우린 약속을 지켰지만 그는 지키지 않았다. 그는 테러리스트를 축축하고 체포한다고 약속을 했지만 그 일에 실패했다.


나는 우리가 부적합한 상대와 협상하는 거라고 누차 되풀이해서 강조했다. 이런 가정을 한 번 해보자. 누군가 주택을 구한다고 하자. 가격 흥정을 벌이다가 일단 원하는 수준에서 협상이 이뤄지면 새 집이 자신에게 양도되길 바랄 것이다. 한데 그 집을 판 사람이 원래 집주인이 아니란 사실이 드러나면 이내 속았음을 깨닫게 된다. 당시 아라파트와의 경우가 바로 그러했다. 그로부터 테러리스트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계속 받아오긴 했지만, 우린 팔레스타인이 테러리스트들의 양산지임을 이내 깨닫게 됐다. 당시 아라파트와의 협상을 반대하기는커녕 오히려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도록 도와준 사람들이 있었다. 눈먼 동조자들이 세상을 바로 보지 못했던 1930년대와 흡사한 양상이었다.


실천할 능력이 없거나 실천할 의지가 없는 사람과는 절대 협상하지 마라. 그들과의 협상은 시간 낭비일 뿐이다. 무슨 약속을 하건 실천 의지가 없는 사람은 곁에서 지켜보는 증인들이 늘어나고 점차 여론이 비등해지면 압박감에 못 이겨 원래의 방식을 고수하게 된다.


물론 사악한 사람들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른 선택의 여지없이 협상에 나갈 경우도 있다. 하지만 라빈 총리나 페레스, 바락, 샤론 청리를 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을 상대해서는 안 된다. 이들 중 몇 명은 개인적으로 친구로 알고 지낸다. 그들은 모두 우리의 가치 체계를 함께 공유하고 있다. 그들과는 협상할 수가 있다. 하지만 아라파트와는 협상하기 전에 먼저 약속 이행을 요구해야 한다. 먼저 이쪽에서 약속을 이행하면 아라파트는 마지막 협상을 지연시키면서 계속적으로 뭔가를 요구할 것이다.


터프한 신사와 불량배 사이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전자는 값을 마구 깎으며 타협을 거절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약속을 하면 반드시 지킨다. 누구도 자신을 쫓아낼 만큼 배짱이 없으리라 억측하면서 불청객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 사건은 1995년 가을에 일어났고, 그때까지 아라파트는 몇 차례 미국을 속였다. 1993년 늦은 여름, 오슬로 협정에 따라 5만 자루의 총기와 경찰력을 확보한 아라파트는 과도한 폭력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이지도 않았고, 그럴 만한 위치에 서 있는지도 불분명했다.


정말 피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 그들과 협상하는 것은 역효과를 가져오고 사람들을 타락시킬 것이다. 그냥 ‘노’라고 거절할 수 있음에도, 자신들의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과도 상대해야 한다고 믿는 리더들이 꽤 있다. 시장으로서 나는 유권자와 만나고 이웃을 방문하고 지역을 도울 것이다. 내가 다가가기를 원치 않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오직 약속을 지키는 사람들과만 상대할 것이다. 그렇게 할 때 사람들은 어떤 행동기준을 갖게 되며, 일할 의욕도 느끼게 될 것이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