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보고서 유한킴벌리

   
정혜원
ǻ
거름
   
10000
2004�� 07��



■ 책 소개
유한킴벌리는 주4일을 근무하면 다음 4일을쉰다. 휴일에는 원한다면 회사가 제공하는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교육일 에는 150%의 교육수당이 나온다.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전문지식을 키울 수 있는 직무교육은 물론이고, 영어회화와 자기관리, 재테크에 대한 다양한 교육 과정을 통해 육체노동자에서 지식노동자로 탈바꿈한직원들은 업계 최고의 생산성으로 늘어난 인건비 부담을 가뿐히 상쇄해 버린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대량실업 사태, 중국과의 경쟁 등 총체적인 위기 속에서 시장점유율62.1퍼센트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했으며, 아시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된 유한킴벌리의 성장 동력을 파헤친 이 책은 개인과기업은 물론 대한민국 성장 모델로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유한킴벌리에 대한 최초의 보고서이다. 모든 사회구성원이 성장하고 행복해지는 한국형경영 패러다임을 짚어 보고, 제조업에서 공공서비스 분야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패러다임을 확산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유한킴벌리라는 한 기업을 통해 국가 경쟁력과 고용 창출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안해 낸문국현 사장, 그는 임금경쟁형이라는 낡은 모델은 승산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차별화 한 기술과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려는 ‘뉴패러다임 모델’이 기업과 노동자, 국가 모두가 사는 길이라고 역설한다. 


■ 저자 정혜원
1971년 생. 1997년<신정원의 액션 잉글리시(KBS)>를 통해 방송작가로 데뷔했다. KBS의 <문화탐험 오늘의 현장>, 특별기획 10부작<20세기 한국사, 해방>, <뉴스투데이> 등의 프로를 거치면서 경력을 쌓았다.  등 각종특집 기획 프로그램의 작가로 활동하며 다큐멘터리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특히 집필을 맡았던 EBS 특별기획 5부작<아기성장보고서>는 한국방송대상 TV다큐멘터리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를 마지막으로 현재는작가로서의 역량을 기르기 위해 해외 유학 중이다. 


■ 차례
서문 - 왜 유한킴벌리가 대안인가?
프롤로그 - 희망이 넘치는 일터, 사는 맛이 다른 사람들 


희망보고서 1 한국형 생활 모델 - 삶의 혁명! 4일 근무, 4일 휴식!
사람과 경제를 살리는 뉴 패러다임 
초일류 기업이 되기 위한 도전 
근로체제의 혁명, 4조 교대제
기회는 위기와 함께 찾아온다 
총대를 멘 노조와 노조원들의 반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다 
뜻밖의 제안, 4조 2교대제
고용 안정과 생산성 향상,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새로운 삶의 시작 
직원과의 인터뷰 


희망보고서 2 한국형 조직 모델 - 육체노동자를 지식노동자로 만드는 회사
교양인으로 거듭난 근로자 
생산성 향상의 비결, 평생학습 
선배는 교수님, 후배는 학생 
육체노동자에서지식노동자로 
직원은 걸어 다니는 아이디어 발전소 
공장은 샘솟는 아이디어의 실현 현장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기술에 대한 투자가 다르다 
직원과의 인터뷰 


희망보고서 3 한국형 경영 모델 - 나눔과 상생의 아름다운공동체 
마음을 움직이는 경영 
손님은 결코 혁신할 수 없다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조정 전략 
평생고용을보장하다 
친구 같은 회사 
아시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직원이 행복해지는 일터 
노조보다 회사를 더 신뢰하는직원들 
인과 지가 결합된 한국형 경영 모델 
전 직원이 경영하는 회사 
철저한 친환경경영으로 승부한다 
직원과의 인터뷰


희망보고서 4 한국형 성장 모델 - 대한민국 모두가 행복해지는 법
제2의 경제도약의 해법, 유한킴벌리 모델 
유한킴벌리를 배우자! 
굴뚝기업이 변하고 있다 
공공서비스분야에 혁신의 바람을 일으켜라 
대한민국 500만 일자리 창출! 
모두가 행복해지는 법 
유럽도 미국도 아닌 한국형 경영패러다임 


부록 - 문국현 사장 인터뷰 : 위기 속에 희망이 있고, 희망 안에 사람이 있다!




대한민국 희망보고서 유한킴벌리


희망보고서 1 한국형 생활 모델 - 삶의 혁명! 4일 근무, 4일 휴식!
사람과 경제를 살리는 뉴 패러다임

지난 13년 동안 매출액이 4배 이상 증가했고, 순이익은 무려 17배 이상 늘어난 기업. 유아용품, 여성용품, 가정용품 등 8개 사업분야 모두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업. 유한킴벌리의 프로필이다. 유한킴벌리는 1970년에 유한양행과 미국의 킴벌리클라크 사가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몇 년 전부터 유한킴벌리의 경영성과가 사람들의 입에 유독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IMF경제위기를 인력 감축 없이 넘기더니 그 이후부터 고속 성장을 거듭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유한킴벌리의 현금 보유액은 2,000억 원에 달하는 반면, 부채 비율은 사실상 0퍼센트를 기록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이제 한국 경제의 새로운 신화로 떠오르고 있다. 유한킴벌리가 이룩한 신화는 7,80년대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의 그것과는 다르다. 왜냐하면 한국 사회의 새로운 모범기업으로 한국 경제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한킴벌리의 가장 큰 성공요인으로 이 회사가 채택하고 있는 새로운 고용 패러다임을 손꼽는다.


유한킴벌리는 93년, 신설 공장인 대전공장을 시작으로 99년에는 군포, 김천공장에 4조 교대제라는  새로운 근무체제를 도입했다. 이는 생산직 근로자들을 4개조로 나눠 예비 조를 운용하는 근무체제다. 유한킴벌리의 근무체제는 사람도 살리고 경제도 살리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 주었다는 점에서 개별 기업들에게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4조 교대제는 회사와 가정과 개인이 공존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시스템이다.


유한킴벌리가 실시하고 있는 시스템에 의하면, 단지 기존의 일자리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인력 고용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즉, 모든 기업이 4조 교대조를 도입하면 기존 인력보다 25~30퍼센트 정도의 많은 인력을 고용할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회사가 4조 교대제를 통해 생산성을 증가시켜 성장하게 되면, 사업에 대한 투자가 그만큼 더 늘어나고, 이것은 다시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게 된다. 유한킴벌리의 성공은 기업을 바꾸지도, 사람을 바꾸지도 않으면서 단지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정리해고를 하지 않고도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 낸 독특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초일류 기업이 되기 위한 도전
4조 3교대제는 직원들을 4개조로 나눈 후 하루 24시간을 3개조가 8시간씩 나누어 일하고, 나머지 1개조는 예비조로 편성되어 휴식을 취하거나 교육을 받는 시스템이다. 간단히 말하면, 7일 일하고 2일을 쉬는 근무제다. 당시 대전공장에 4조 3교대제를 도입하게 된 것은 문국현 현 유한킴벌리 사장의 제안 때문이었다. 문 사장이 입사 10년 차가 되던 해인 1982년, 그는 회사에 안식년을 달라고 요구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쉬지도 못했고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에는 공부도 할 수 없었으므로 휴식도 취하고 공부도 할 수 있도록 해외연수를 보내 달라는 것이었다. 1983년 2월, 그렇게 나간 외국에서 그는 외국기업들의 기업 경영에 대해 공부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문 사장이 외국 기업에서 배운 것은 사람의 능력을 최대한 존중하고, 그 능력을 최대한 끄집어내는 인간 존중의 경영 마인드였다. 인간 존중의 경영 마인드에는 직원을  회사의 주인으로 만들고 그렇게 대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그렇다면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 주고, 안전과 건강을 보장해 주는 새로운 근무 시스템은 무엇일까? 문 사장은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들이 실시하고 있던 4조 교대제에 주목했다. 직원의 수를 늘려 각 개인의 노동시간을 줄이면 개개인이 휴식을 취할 시간이 늘어나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회사의 안전사고는 줄어들고 경쟁력은 높아진다. 이듬해 문 사장은 한국에 돌아오면서 인간 존중의 경영을 유한킴벌리에서도 실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고용 안정과 생산성 향상, 두 마리 토끼를 잡다
4조 교대제는 회사와 노조의 설득과 협의, 실험의 과정을 거쳐 유한킴벌리의 근무체제로 자리잡았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얻게 된 가장 큰 효과는 인력 고용과 감원 예방이다. 대전 공장은 공장 신설과 함께 4조 3교대제를 실시함으로써 다른 회사들보다 직원을 33퍼센트 더 많이 채용했다. 또한 군포와 김천 공장은 기존의 인력을 4조 2교대제로 재배치함으로써 25퍼센트의 인력이 감원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반대로 회사가 그만큼 인건비에 대한 부담을 떠맡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노조와 조합원들이 처음에 이 시스템을 극렬하게 반대했던 가장 큰 이유도 이러한 인건비 부담을 회사가 계속 떠 안고 가지는 않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언젠가는 감원을 할 것이라는 의심과 불안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문 사장과 경영진들은 늘어난 인건비의 부담을 다른 데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 성과는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IMF경제위기를 넘기면서 경기가 조금씩 살아날 조짐을 보였다.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면서 유한킴벌리는 다른 회사들보다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되었다. 4조 교대제의 장점은 일 년 내내 공장을 가동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3조3교대제의 경우 공장의 가동일수는 연간 260일에 불과하지만, 4조 교대제를 실시하고 있는 유한킴벌리의 공장 가동일수는 연간 350일에 달한다. 유한킴벌리는 이렇게 공장 가동률이 늘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생산력이 30퍼센트 정도 상승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공장 가동일수를 늘리고, 노동자들의 입장에서는 더 많은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가장 큰 수확은 바로 생산성이 향상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생산량이 늘었다는 것뿐만 아니라 제품의 불량률이 줄어들고 제품의 질이 향상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노조 간부는 생산성 향상의 또 다른 요인이 직원들의 안정감이라고 말한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4조 교대제를 실시하기 시작한 98년 말과 99년 초부터 공장의 생산성이 향상되었습니다. 저는 그 이유가 직원들이 구조조정의 위기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용이 안정되면서 계속해서 일할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생긴 거죠"


이를 증명하듯 유한킴벌리는 4조 교대제를 실시한 후부터 매출액과 생산성 면에 있어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었다. 90년대 초반에 1,638억 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이후 급증해 2002년에는 7,100억 원, 2003년에는 8,300억 원을 달성했다. 또한 2002년의 순이익은 840억 원에 이르렀다. 무려 1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유한킴벌리는 4조 교대제의 도입으로 고용 안정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두게 된 것이다.



희망보고서 2 한국형 조직 모델 - 육체노동자를 지식노동자로 만드는 회사
교양인으로 거듭난 근로자

유한킴벌리의 성장과 생산성 향상의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4조 교대제를 통한 자기계발과 평생직장의 보장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교육이다. 문 사장의 꿈은 평생교육을 통해 모든 근로자들을 단순한 육체 노동자가 아닌 지식노동자로 만드는 일이다. 4조 교대제 도입을 통해 평생학습조를 만들고, 이를 통해 직원들이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학습함으로써 단순한 육체노동자에서 지식노동자로 탈바꿈하게 만들고, 이 지식노동자들에 의해 회사와 나라가 발전하는 것이 바로 문 사장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기업과 근로자 상이다. 그래서 그는 유한킴벌리 본사와 전 공장에서 4조 교대제와 평생학습조를 도입함으로써 그 신념을 실현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의 비결, 평생학습
대전공장 근로자들은 한 달에 4일 동안 교육을 받는다. 물론 모든 교육은 의무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자율적인 선택교육의 참여율은 7,80퍼센트에 달한다. 교육 참여율이 이처럼 높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첫째는 교육 일에 주어지는 교육수당이다. 휴일에 나와서 교육을 받는 직원들에게는 150퍼센트의 특근수당이 지급된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그만큼 더 늘어나는 것이지만 유한킴벌리는 교육에 대한 지출을 낭비가 아닌 투자라고 본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그만큼 현장에서의 생산성 향상으로 나타난다고 믿기 때문이다. 바로 이 부분이 두 번째 요인이다.


유한킴벌리의 교육은 크게 직무교육과 교양교육으로 나뉜다. 직원들이 생산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지식 등에 대한 수업 위주로 진행되는 직무교육이 전체 교육 중 60퍼센트를 차지한다. 나머지 40퍼센트는 영어회화, 컴퓨터 교육, 전시회 관람, 봉사활동 등의 교양교육으로 이루어진다. 교양교육이 이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유한킴벌리가 추구하는 기업문화와 관련이 있다. 바로 개인의 품성을 키우고,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는 기업풍토를 만들기 위해서다.


직원은 걸어 다니는 아이디어 발전소
유한킴벌리 직원들이 육체노동자에서 지식노동자로 거듭나고 있다는 사실은 직원들의 업무개선 제안 건수에서도 드러난다. 군포공장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업무와 관련한 직원들의 제안이 부쩍 늘어났다. 직원들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기록할 수 있는 작은 수첩을 가지고 다닌다. 이렇게 도출된 아이디어는 현장에서 곧바로 실시하기도 하고 좀더 복잡한 아이디어는 개발실이나 관련 부서에 정식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직원들이 기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나 공정 개선에 대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생산효율을 높이는 유한킴벌리의 생산현장. 이렇게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분출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유한킴벌리에서 실시하는 평생학습의 효과다. 자기계발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내는 아이디어는 창의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한 교육을 받고 끊임없이 지식을 습득하면서 직원들은 회사 발전의 주체로 활약할 수 있는 것이다.



희망보고서 3 한국형 경영 모델 - 나눔과 상생의 아름다운 공동체
친구 같은 회사

유한킴벌리 직원들은 회사를 자신의 동반자라 여기고 있다. 그래서 회사를 더욱 발전시켜야겠다는 애사심이 자연스럽게 생긴다고 말한다. 크리넥스 라인의 한 직원은 회사가 어려울 때도 직원들과 함께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말한다. 또 다른 한 직원은 유한킴벌리가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회사라고 말한다.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와 만족감은 회사의 발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직원들은 업계 최고라는 회사의 명성에 걸 맞는 제품과 품질, 최고 회사의 직원으로서의 사고방식을 갖추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유한킴벌리 직원들은 자신과 회사가 운명공동체로 묶여 있기 때문에 회사의 성공이 곧 자신의 삶과 직결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회사의 평생고용 보장이라는 약속만 믿고 안주하지 않는다. 회사가 평생고용 보장을 지키고 직원들을 최대한 책임질 수 있도록 직원들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 일한다. 이런 태도는 문 사장이 강조하는 주인의식과도 맞물려 있다. 직원들은 회사를 자신의 삶의 터전이라 생각하고, 회사의 주인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애사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철저한 친환경경영으로 승부한다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중요한 분야 중 하나는 환경경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부터 환경보고서 정부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지원해 왔다. 환경보고서는 일정 기간마다 기업의 환경 관련 활동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는 보고서로, 기업들의 환경 관련 투자와 각종 사업에 따른 환경 영향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따라서 환경 관리에 자신 없는 기업이라면 자사의 내부 환경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기가 쉽지 않다. 유한킴벌리는 우리나라에서 환경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앞장서온 대표적인 기업이다. 1984년에 시작된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라는 캠페인은 20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유한킴벌리의 또 다른 상징이 되었고, 그로 인해 유한킴벌리는 국내의 대표적인 환경기업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실제로 유한킴벌리는 2003년까지 총 47억 원이 넘는 숲 가꾸기 기금을 조성하는 등 환경보호에 앞장서 왔다. 뿐만 아니라 문 사장의 제안으로 포리스트코리아(www.forestkorea.org) 라는 사이트를 개설해 국내의 숲 정보와 환경보호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유한킴벌리의 제품 생산과정도 원료단계에서 마지막 제품 생산 단계까지 오염요인을 완전히 배제하고 철저하게 환경 친화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환경을 중시하는, 이른바 환경경영의 진가는 자원을 덜 쓰면서 생산한다는 데 있다. 문 사장은 결국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원가를 절감하고 경제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즉, 경제성과 환경은 함께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희망보고서 4 한국형 성장 모델 - 대한민국 모두가 행복해지는 법
굴뚝기업이 변하고 있다

유한킴벌리의 사례가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면서 현재 국내에서만 54개 기업이 4조 교대제를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대전에 위치한 한국타이어도 그런 기업 중 하나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99년, 처음으로 4조 3교대제를 실시했다. 기존 3조 3교대제에서 1개조를 늘려 4조 3교대제로 운영체제를 정비한 것이다. 개인의 노동시간이 줄어들면서 임금은 조금 줄었지만 직원들의 만족 도는 오히려 커졌다.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훨씬 더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타이어가 3조 3교대제에서 4조 3교대제로의 전환하기로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4가지 정도로 압축해 볼 수 있다.


우선, 변화하는 노동시장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 예전과 달리 개인의 여가시간과 충분한 휴식을 요구하는 근로자들이 많아지면서 회사도 이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다. 두 번째는 노사 공존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4조 3교대제가 실시된 이후, 회사와 근로자간의 갈등이 현격히 줄어들었고,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 도는 더 커졌다.


세 번째는 설비가동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였다. 타이어 산업은 처음 공장을 세울 때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단시간 내에 설비가동률을 극대화해야 한다. 가동률이 저조하면 투입된 비용의 회수가 늦어져 자금 압박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네 번째, 근로자들에게는 무리한 잔업이 요구될 수밖에 없고, 회사의 입장에서는 근로자들에게 휴식시간을 주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4조 3교대제가 도입되면서 공장의 가동일수는 310일에서 351일로 늘어나게 된 반면, 각 개인의 근무일수는 310일에서 262일로 줄어드는 효과를 얻게 된 것이다. 말 그대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게 된 셈이다.


유럽도 미국도 아닌 한국형 경영 패러다임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기업들의 투자 축소와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기업들은 투자 부진의 이유로 노조의 강경성을 탓하며 정리해고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노동자들의 연봉 문제부터 실업자 대책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사회 안전망 구축이 미비한 실정이다. 신자유주의 체제의 모델을 수용하는 동시에 기존의 종업원 자본주의 체제의 성격을 살려 한국의 기업 특성 위에 제3의 길, 제3의 모델을 찾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바로 이런 상황 속에서 문 사장과 유한킴벌리가 우리 사회에 제시한 뉴 패러다임은 한국형 경영 모델, 한국형 구조조정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

현재의 위기를 헤쳐 나가는 길은 사람에 투자해서 기술력을 높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밖에 없다. 그 투자의 방식이 바로 평생학습조이다. 그러나 이것을 한국의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모델로 도입하려면 우선 사회적으로 충분한 토론과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회사와 근로자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실한 비전이 있어야 하며, 노사 모두 이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위기 속에서 희망을 발견할 줄 아는 지혜와 그 희망의 중심에 언제나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이 바로 새로운 도약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