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골프 치러 가자

   
신동주(그림:신지용)
ǻ
커리어북스
   
19500
2017�� 02��



■ 책 소개

 

2017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개구쟁이 아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었던 아빠의 가족 골프 입문기!

 

1년 중 온 가족이 함께하는 날이 얼마나 될까! 건담과 핸드폰에만 빠져 있는 아이들, 1년 365일이 자기계발 중인 아내, 소파를 요 삼아 하루 온 종일 뭉개고 있는 아빠. 불과 몇 해 전 우리 가족의 휴일 모습이었다. 한 지붕 네 식구의 점점 높아만 가던 벽을 허무는 아빠의 작은 변화가 시작되었다. 아내의 눈총을 받으며 시간 쪼개어 골프 치던 아빠의 취미로부터 시작하여, 골프를 통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처음 아들을 골프에 입문시키며 겪는 이야기『아빠랑 골프 치러 가자』. 처음에는 건담과 떡볶이로 골프채를 잡게 했지만, 이제는 프로 골퍼라며 농담하는 아들과 아빠의 골프로 느끼는 부자유친!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 저자 신동주
저자 신동주는 경기 수원에 사는 44세 직장인으로 2009년에 처음 골프 연습장 문을 두드리고, 2010년에 골프장의 천연 잔디를 밟았다. 2012년 봄, 필드 입문 2년 만에 간신히 100타를 깨고 90대에 진입했으며, 2014년 2월에 88타를 시작으로 4월에 Eagle 하고, 수차례 싱글의 문턱에서 좌절 후 줄곧 80대 중후반에서 90대 초반의 스코어를 유지하고 있다. 2015년부터 가족에게 골프를 가르치고자 많은 관련 서적을 탐독했다. 지금은 좀 더 멋진 스윙 자세를 갖기 위해 스윙 교정 중에 있다. 골프도 자기 계발의 하나라고 생각하며 매일매일 수련 중이다.

 

■ 그림 신지용
그린이 신지용은 2005년 5월 수원에서 태어나 5살이 될 때까지 우유를 매일 1000ml 이상 마셔서 걱정했고, 2012년 초등학생이 되어서는 곤충을 가족처럼 아끼다가, 지금은 건담을 사랑한다. 골프는 아빠와의 즐거움을 위해 2015년 5월에 시작해 아직은 100돌이의 실력이지만 조만간 90, 80대를 진입해서 아빠를 이기고야 말겠다고 다짐 중이다.

 

■ 차례
1 아들과 자연스럽게 골프 시작하기
1 가족 골프를 생각하게 된 아빠의 마음
Lesson 1 간단히 보는 골프의 역사
2 사랑스러운 지용아! 아빠랑 골프 치러 갈래?
Lesson 2 살짜쿵 엿보는 골프 대회
3 지용이를 골프에 재미 붙이게 하는 TIP!
 Lesson 3 아들과 함께할 골프 코스 알아보기!
4 스크린 골프장에서 용돈 벌기
Lesson 4 골프 클럽의 구성과 특징
5 실내 연습장을 나와 필드 전 경험한 그물망 연습장~
Lesson 5 골프에서는 클럽 샤프트와 공 선택도 중요하다

 

2 드디어 아들과 함께 나온 첫 필드!
1 시작은 9홀부터
Lesson 6 골프장에 갈 준비를 해 볼까?
2 지용이와 드디어 18홀 완주를 하다!
Lesson 7 알아두면 좋은 골프 에티켓!
3 드라이버와 퍼팅 연습 일기
Lesson 8 골프의 시작과 끝은 스윙이다
4 아빠와 아들의 첫 골프 대결
Lesson 9 클럽마다 다른 공의 위치

 

3 파란 봄 그리고 푸른 잔디
1 프로 골퍼도 모르는 따뜻한 가족 골프 이야기
Lesson 10 상황마다 다른 볼 포지션
2 아들아~ 연습한 만큼 실력이 늘었구나!
Lesson 11 알아두면 쉬운 공의 비행 법칙(Ball Fight Laws)
3 필드에서는 단 한 번의 기회뿐!
Lesson 12 중요한 드라이버티 높이
4 아빠! 이제 나도 프로 골퍼 같지 않아요?
Lesson 13 클럽별 비거리 알기

 

4 건담을 사기 위한 골프 경쟁
1 골프에 대한 지용이의 노력
Lesson 14 숏게임 잘하기
2 아빠 선글라스는 내 것
Lesson 15 러프에서 탈출하는 TIP!
3 건담을 향한 지용이의 사랑
Lesson 16 필드의 나무 앞에서 공 치는 방법
4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
Lesson 17 슬라이스 vs. 훅

 

5 이미테이션 프로 선수로 진화하는 지용
1 진정한 플레이어로 거듭나다
Lesson 18 워터 해저드의 유혹과 거리 측정기 사용법
2 아빠의 마스터 플랜
Lesson 19 샌드 벙커에 빠졌을 때
3 아들! 스크린 골프장에서 100타 깨 볼까?
Lesson 20 퍼팅 고수 되기

 

6 아빠와 사랑스러운 아들의 가족골프 이야기
1 버디로 아빠를 놀래키다!
Lesson 22 세계 랭킹은 어떻게 정해질까?
2 사춘기인 아들과 골프로 소통하기
Lesson 23 골프 기본 용어
3 10년 뒤 우리의 가족 골프 여행을 상상하며
4책 속에서 & 밑줄 긋기




아빠랑 골프 치러 가자


아들과 자연스럽게 골프 시작하기

가족 골프를 생각하게 된 아빠의 마음

이래서 사람들이 골프를 치는구나!

내가 처음 필드에 나갔던 날은 18홀 내내 뛰어다닌 기억밖에 없다. 그러나 답답한 도시의 차가운 건물 속에 있다가 일상에서 벗어나 넓은 초록빛 잔디와 숲 속에 와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이래서 사람들이 골프를 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이런 곳에서 내가 친 공이 하늘 높이 날아가는 모습을 본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이지 않을까 싶었다.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같이 좋은 식당이나 경치 좋은 곳에 가면, 나중에 가족들과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별로 실천한 적은 없어서 그저 가족들에게 미안할 따름이지만, 골프장도 바로 그런 곳 중 하나이다.


가족의 행복을 위한 투자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일 수 있지만, 조금만 따져 보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아이들의 경우 태권도나 수영 학원에 다니는 대신 내가 직접 골프를 가르치는 것이고, 아내도 헬스클럽이나 요가 학원에 다니는 것을 대신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스크린 골프장에서 용돈 벌기

우승 상금으로 떡볶이 사 먹을 생각만

골프 입문 3개월이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생각보다 괜찮은 지용이의 스윙폼에 만족할 수 있었다. 골프 완전 초보인 지용이에게 당연히 스코어는 별 의미가 없었다. 그래도 지용이의 동기 부여를 위해 상금을 걸고 게임을 했다. 매 홀마다 아빠를 이기면 우승 상금으로 1000원, 동타이면 500원, 파하면 1000원, 버디 2000원의 상금을 내걸었더니, 지용이는 상금을 받아서 떡볶이 사 먹을 생각으로 진지하게 게임에 임했다.


스폰지처럼 빨아들이는 지용

보기에 전체적으로 지용이의 스윙폼은 나쁘지 않다. 확실히 어린이라서 배우는 흡수력이 아주 좋은 듯하다.


레슨 5개월째, 최종 점검차 스크린 라운딩을 갔다. 이번엔 수원에서 제일 규모가 큰 스크린 골프장을 찾았다. 시설 규모는 동네보다 월등히 좋았지만, 지용이는 서비스로 나오는 계란과 음료수가 동네 연습장이 더 좋았다며 아쉬워했다. 역시 아이들이 생각하는 좋고 나쁨의 기준은 어른들과 다른가 보다.


나는 지용이의 스윙이나 스코어가 지난번과 크게 다르진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향상된 자세와 파워를 기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은 그 폼에 그 점수였다. 그래도 전체적인 게임 내용은 좋아진 것이 보였다. 스코어 계산하는 방법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고, 공이 날아가는 방향에 따라 각기 다른 용어인 훅과 슬라이스, 풀샷과 푸시샷의 구분도 화면에 보이는 자신의 날아가는 공의 방향을 보며 배우고 있었다.



드디어 아들과 함께 나온 첫 필드!

시작은 9홀부터

나는 지용이의 첫 필드 경험을 시켜 주기 위해 2월의 어느 주말, 필드에 나가기로 했다. 약간 선선한 날씨이지만 봄을 기다리려면 너무 오래 참아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지용이는 5개월 레슨과 스크린 세 번, 인도어 연습장 세 번의 경험, 그리고 파3 연습장 한 번의 경험으로 이제 첫 실전 골프에 입문하게 되었다.


좌충우돌 골프장 첫 경험

첫 홀부터 왼쪽으로 휘어진 오르막 도그렉 코스였다. 지용이의 첫 번째 티샷은 완전한 오른쪽 슬라이스, 그리고 다시 친 두 번째 티샷은 완전히 왼쪽 악성 훅이었다. 좌탕우탕으로 골프장 첫 경험을 시작한 셈이다.


두 번째 홀에서의 드라이버 티샷은 멋지게 성공했다. 150m는 날아간 듯했다. 지용이는 펄쩍펄쩍 뛰면서 기뻐했다. 공이 똑바로 하늘 높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본인 스스로가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지용이의 첫 스코어

초보인 지용이와 나의 차이는, 지용이는 배운 대로 스윙을 하고 욕심이 없다는 것이다. 제자리에서의 어깨턴이 너무 부러웠다. 나는 흔히 말하는 헤드업이 되고 약간 스웨이도 되기 때문에 타점이 일관성이 떨어지는데, 지용이는 헤드업과 스웨이 없이 전체적으로 제자리에서 코일링이 이루어져 공을 치는 모습이었다.


처음으로 받아 본 지용이의 스코어는 9월 게임에 52타였다. 수많은 멀리건과 연습공을 제외한 아빠의 정성(?)이 들어간 스코어 카드이다. 나중에는 별 의미 없는 한 장의 종이겠지만 ‘처음’이라는 것에 의미를 두고 소중하게 간직하기로 했다.


아들과 함께한 첫 라운딩!

아빠로서 또 하나 기대하는 것은, 시력이 0.6~0.7 정도로 떨어져 이제는 안경을 써야 하는 지용이가 푸른 골프장에서 저 멀리 날아가는 공을 보며 눈의 피로를 풀고 시력에 좀 더 좋은 영향을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다행히 지용이도 골프장 오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 눈치였다. 사실 이렇게 아빠가 데리고 다니며 골프 연습을 시켜 주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지용이는 알지 못한다. 그보다는 자기가 아빠를 위해 함께 공을 쳐 준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빠와 아들의 첫 골프 대결

어느덧 4월, 완연한 봄이지만 아직도 약간 선선한 날씨가 반복되고 있었다. 이번 골프장은 내가 가 본 곳 중 가장 유명한 곳이었다. 전형적인 PGA 스타일의 평평한 페어웨이와 양쪽 옆에 커다란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그런 골프장이었다.


진지하게 게임에 임하다

내가 친 드라이버가 나무 사이로 들어가서 헤매는 사이, 지용은 또박또박 그린을 향해 나아갔다. 파5였기 때문에 나는 별 의심 없이 나의 승리를 확신했지만, 벙커가 승부를 갈랐다. 나는 벙커에서 2타를 잃었다. 5번 홀도 지용이가 이겼다. 연속으로 2홀을 이기자 지용이는 3혹을 이기면 로봇 장난감을 살 수 있다는 기대에 흥분하기 시작했다.


미안하다, 지용아!

사실 마지막 퍼팅에서 살짝 고민을 했다. 지용이가 저렇게 간절히 이기고 싶어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도 골프에 입문한 지 두 달도 안 된 지용이에게 9홀 게임에서 3홀을 아빠가 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지용이에게는 조금 안됐지만 30cm 퍼팅을 쏘~옥 넣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공이 홀컵에 들어가는 순간 지용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저 멀리서 소리가 들릴 정도로 추운 그린 위에서 엉엉 울었다. 아빠가 너무했나 싶을 정도로, 마치 올림픽 금메달을 놓친 선수라도 된 듯이 슬프게 울었다. 정말로 아빠를 이길 수 있으리라고 굳게 믿었던 모양이다.


‘미안하다, 지용아! 아빠는 아직 너에게 질 수 없단다. 그러기엔 내가…… 돈이 없다!’



파란 봄 그리고 푸른 잔디

프로 골퍼도 모르는 따뜻한 가족 골프 이야기

한 타 한 타의 소중함

그런데 한 가지 예전과 달라진 것이 있었다. 스윙 궤도도 아니고, 향상된 볼 궤적도 아니고, 로우 스코어도 아니다. 그것은 바로 지용이가 한 타 한 타의 소중함을 점점 익히고 있다는 것이었다.


스윙할 때 사진을 찍어도 가만히 있더니 오늘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신경이 쓰이니 사진을 찍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그냥 빈 스윙 연습 모습을 주로 찍게 되었다. 핸드폰에 기본 장착된 카메라는 찍을 때 소리가 나기 때문에 더 신경이 쓰이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래서 그날은 동영상 위주로 찍어 놓았다.


이제는 더 이상 질 수 없다!

자신감 때문일까? 지용이의 어프로치가 제대로 맞아서 공은 그린 중간쯤 올라왔다. 이제 가장 자신 있는 퍼팅이 남았다. 5~6m 이내의 퍼팅은 집에서 천 원 내기로 자주 하는 놀이다. 오르막, 내리막, 좌우측 경사 읽는 방법은 잘 몰라도 평지 거리감은 대충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 있는 핏으로 OK 거리까지 공이 굴러갔다.


나의 패배였다. 저번까지만 해도 내가 계속 봐주기만 했었는데……. 물론 오늘도 3홀까지는 그랬다. 더구나 오늘따라 나의 실력이 더 바닥을 쳤다. 6홀, 7홀 내가 계속 지게 되었다. 러프에 들어간 공은 무조건 페어웨이로 옮기고 게임을 진행한 것은 지용이의 핸디를 고려해 준 것인데, 오늘은 지용이의 공이 잘 맞았다기보다는 나의 공이 너무 안 맞았다.


지용이의 마인드 컨트롤 효과

결과는 지용 4승, 54타였다. 스코어는 조금 과장된 면이 있었지만, 상대평가로 진행된 지용이의 4승은 완벽한 승리를 의미했다.


아빠, 나 골프에 소질 있나 봐

게임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지용이는 자기를 신 프로라 불러 달라면서, 아빠는 신 아마추어라며 놀려 댔다. 본인의 실력이 아빠보다 좋다고, 다음에는 18홀 정규 게임을 하자며 게임 대결을 신청했다. 음, 지용이의 자신감을 다시 한 번 살려 줘야 하나……?


집에 와서 지용이가 오늘 하루 9홀 골프 게임을 통해서 벌어들인 수입을 계산해 보니, 9홀 중 4홀 승에 3만 원, 54타로 5000원 해서 총 3만 5000원이 되었다. 지용이의 입이 귀에 걸렸다. 이 금액은 지용이가 한두 달 동안 문제집 두 권을 풀어야 받을 수 있는 용돈이었다. 엄청난 금액에 지용이는 다시 승부욕에 불타올랐다. “아빠, 나 골프에 소질 있나 봐. 지용 프로의 골프 마스터!”라면서 엄마에게 엄청난 자랑을 쏟아 부었다.



건담을 사기 위한 골프 경쟁

아빠 선글라스는 내 것

아들에게 선글라스를 양보하고

날씨가 너무 맑은 탓인지 햇살에 눈이 부셔 공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눈을 찡그려야 했다. 지용이는 자기 선글라스를 쓰면 공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면서 내 선글라스에 눈독을 들였다.


“자식! 눈은 높아서…….”


내 선글라스는 유명 메이커의 골프 전용 글라스여서 초록색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 렌즈다. 아들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나의 선글라스를 양보했다.


언제나 여유로운 지용이

점심 식사를 하고 한참 후 골프장에 왔기 때문에 지용이의 간식을 챙겨 왔다. 로맨티스트인 지용이는 항상 여유롭다. 느긋이 필드를 걸어 다니며 골프장에서 하늘을 볼 줄 아는 지용이가 행복해 보였다.


오늘의 스코어는 52타로, 지용이는 나를 3홀이나 이겼다. 결국 1만 5000원의 포상금이 있었고, 지용이는 골프 치고 돈 벌었다며 자기는 프로라고 으쓱해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

오늘은 지용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산악형 골프장으로 향했다. 그곳이 연습하기에는 좋기 때문이다. 첫 홀만 지나면 홀과 홀이 잘 보이지 않아서 몇 번씩 공을 치며 연습해 볼 수 있고, 업다운이 많아서 다양한 트러블 샷을 연습할 수 있다.


자전거 가르치는 것보다 더 힘들어

갑자기 지용이에게 자전거 가르칠 때가 생각났다. 뒤에서 자전거를 잡아 주는 것이 매우 힘들고 땀을 뻘뻘 흘렸는데, 골프 가르치는 것은 더 힘든 것 같다. 보통 9홀을 2시간 내내 레슨하면서 골프채 골라 주고, 닦아 주고, 거리 불러 주고, 스윙 자세 등등……. 나 좋다고 하는 투자라 생각하고,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이미테이션 프로 선수로 진화하는 지용

진정한 플레이어로 거듭나다

마음은 몸보다 앞서고

지용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곳이고, 항상 3홀 정도는 이겼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 정도의 승률을 예상하는 듯했다. 그러나 오늘은 1홀만 이기고 나머지 홀은 모두 나에게 졌다. 지용이는 거의 모든 홀을 울먹이며 공을 쳤다. 이기고 싶은데 공이 잘 안 맞으니 무척 화가 났던 모양이다.


그런 지용이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잔소리를 해 대니 아빠가 많이 야속했을 법도 하다. 그렇지만 나도 어쩔 수 없었다. 잔소리를 하지 않으면 목표를 향해 공을 치는 것이 아니라 오른쪽 남의 홀로 어드레스를 하고, 구부정한 자세로 뒤땅을 치기 때문에 계속 자세를 교정해 줘야 했다.


스스로 이겨 내야 할 과제

아직도 백스윙할 때 클럽헤드가 덮이고 백스윙탑이 너무 플랫하고 오버스윙이 되고 있다. 비전문가인 내가 봐도 어색한 부분이 보이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얼마나 많은 부분이 수정되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지용이의 게임 내용은 좋아지고 있다. 9홀 중 버디 찬스도 한두 번씩 있다. 드라이버, 우드, 아이언의 정확도가 상당히 좋아졌다. 50% 정도는 제대로 공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아직 어프로치, 피터는 정확도가 없다.


그렇지만, 나는 대만족이다. 아무렴 어떠랴! 어린 지용이와 같이 이렇게 즐겁게 골프를 치고 있으니, 더구나 이제는 지용이도 공을 맞출 줄 알고! 경기권을 벗어나서 주말 새벽을 이용하면, 약간 피곤은 하겠지만 그래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함께 골츠를 치러 다닐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아빠의 마스터 플랜

나는 매우 뿌듯했다. 지용이와 공유할 수 있는 같은 관심사가 하나 더 생겨서 좋다. 매일 반복되는 공부와 학교생활에 젖어 가는 지용이와 가끔이겠지만 같은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오늘 게임은 18홀 정규 코스를 돌았다. 당연히 지용이가 좋아하는 골프장으로 향했다. 햇빛이 너무 강해서 나의 골프 전용 선글라스를 지용이에게 주었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실전 골프를 즐기게 해 주고 싶었다.


지용이의 골프 적응 훈련, 성공적!</P>오후 4시부터 시작한 게임은 쉬는 시간 없이 8시 30분이 되어서야 끝났다. 지용이의 최종 성적은 101타였다. 지용이의 눈치를 보느라 기분 좋게 스코어를 올려 적은 부분도 약간은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지용이의 골프 실력이 좋아졌다. 확실히 연습하면 실력이 느는가 보다.


지용이는 나를 3홀이나 이겼고, 5홀이 동타였다. 그런데 지용이는 자신이 엄청 잘 쳤는데 생각보다 많은 홀을 이기지 못해 분한 듯했다. 얼굴이 살짝 상기되어 있었다. 아마도 상금이 적어서 그럴 것이다.


그런데 집에 와서 오늘의 상금을 따져 보니 2만 7000원이나 되었다! 전체 타수, 이긴 홀, 동타 홀 수를 합쳐 보니 그런 두둑한 결과가 나왔다. 저녁 내내 지용이는 싱글벙글이었다. 아직 지용이에게 아빠와 함께하는 골프는 스포츠가 아니라 용돈 벌이 수단이다.


내가 계획한 지용이의 골프 적응 훈련은 오늘로서 끝이다. 앞으로는 보통의 초보 골퍼처럼 세상에 나아갈 차례다. 물론 성인이 될 때까지 아빠랑 함께하겠지만.



아빠와 사랑스러운 아들의 가족 골프 이야기!

버디로 아빠를 놀래키다!

생애의 첫 실전 버디

오늘의 하이라이트, 최고의 순간은 4번 홀 핸디캡 1번, 파4홀에서 발생했다. 약간 내리막 경사 3~4m 지점으로, 버디를 하기엔 조금 어려운 곳이었다. 지용이는 신발끈이 풀어진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홀까지의 거리를 재고 경사를 파악하고 어드레스한 후 부드럽게 스트로크를 했다. 결과는 우리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버디! 지용이 생애 첫 실전 버디였다.


지용이의 ‘긍정의 힘’이 이 버디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평상시에 하던 말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아마 지용이는 이대로 게임을 끝내도 기분이 좋고 하늘을 날아가는 듯 기뻤을 것이다. 어제만 해도 골프 재미없다고 징징대던 지용이가 지금은 가장 재밌는 것이 골프란다!


사춘기인 아들과 골프로 소통하기

얼마 전부터 지용이가 변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이제 초등학교 5학년 여름방학인데 친구들과 노는 것을 더 좋아하고, 집에 있을 때는 자기 방에서 무엇인가 집중하고 있다. 마냥 아빠, 엄마를 따라다니던 시기는 지난 것인가……. 점점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듯하다.


골프가 너의 행복의 통로가 되기를

앞으로 6개월, 2년을 잘 지내면 멋있는 청년으로 커갈 텐데……. 이럴 때 아빠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공을 잘 치기 위해 다그칠 필요는 없다. 공을 잘 질 필요도 없다. 집과 학원을 벗어나 파란 하늘과 푸른 잔디 위에서 시원함을 느끼게 해 주는 것만으로도 지용이에게는 골프가 행복의 통로일 수 있다.


10년 뒤 우리의 가족 골프 여행을 상상하며

조금은 특별한 가족 모임을 꿈꾸며

나는 조금은 특별한 가족 모임을 갖고 싶다. 10년 후부터는 1년에 한두 번 지방의 저렴하면서도 좋은 관광지 인근 골프장에서 1박2일 가족 야유회를 가질 것이다. 여건만 된다면 직장을 잠시 쉬면서 식구들 모두 미국이나 뉴질랜드와 같이 어학과 골프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나라에 가서 1년 정도 재충전의 기회를 갖고 싶다. 주말이면 자동차 트렁크에 골프백 싣고 동네 구경을 하면서 인근 저렴한 골프장에서 한 게임하고 다음 지역으로 이동하고…….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다. 그리고 그런 날을 위해서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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