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마음을 읽는 내면 육아

   
이보연
ǻ
EBS BOOKS
   
17500
2023�� 01��



■ 책 소개


아이의 문제행동을 성장의 기회로 만들어라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하는 육아의 본질

아이들은 사랑스럽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할 때도 있다. 부모는 잔소리를 하거나 야단치게 되고, 혹여 우리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하기 마련이다. 세상에 야단맞는 걸 좋아하는 아이는 없다. 그런데 대체 왜 야단맞을 짓을 하는 걸까?

부모에게는 그저 문제행동으로 보일지 몰라도, 사실 아이에게도 나름의 사연이 있다. 저자는 많은 아이를 만나본 경험과 아동 발달에 대한 지식을 통해 아이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는 이유를 차근차근 짚어준다. 눈치가 없거나 산만하게 행동하는 건 단순히 어린 아이라, 아직 어리고 성숙하지 못해 그러는 것일 수도 있다. 자꾸 떼를 쓰고 사람을 때리는 건 울지 않고 표현하는 법, 때리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혹은 무조건 울고 떼쓰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었던 경험을 통해 학습되었을 수도 있다. 또 어떤 경우, 아이는 부모와 주변 어른들이 하는 걸 따라 했을 뿐인데 잘못된 행동이라고 질타받기도 한다.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가 문제행동을 보인다면 이는 아이의 성장을 도울 기회이기도 하다. 아이가 친구와 잘 지내지 못한다면 사회성을 가르칠 기회이고, 제멋대로 하고 싶어서 떼를 쓴다면 인내심을 가르칠 기회다. 또한 아이는 부모를 따라 하기 때문에 부모도 말과 행동을 조심하면서 스스로 성장할 기회다. 그러니 걱정만 하기보다는 이 기회를 잘 살리면 아이와 부모가 모두 성장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

■ 저자 이보연
아동 상담 및 부모 교육 전문가. 숙명여자대학교 아동복지학과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아동심리를 전공했다. 미국 미주리 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인간 발달 및 가족학을 전공했으며, 미국 놀이 치료 인스티튜트 놀이 치료 과정과 사우스웨스트 미주리 대학교 놀이 치료 과정을 수료했다. 한국아동심리재활학회 이사,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자문위원 등을 거쳐 현재 이보연 아동가족상담센터 소장으로 다양한 놀이를 통한 심리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숙명여자대학교 영유아교육 전공의 객원교수로 초빙돼 강단에도 서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기관과 단체에서 부모 교육, 자녀 교육, 아동 심리에 대한 강의를 펼치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후배 양성에도 힘쓰는 중이다. EBS 〈60분 부모〉,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등에 출연해 부모와 아이 사이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저서로 『까칠하고 공격적인 우리 아이 육아법』, 『0~5세 뇌가 쑥쑥 자라는 놀이 육아』, 『첫째 아이 마음 아프지 않게, 둘째 아이 마음 흔들리지 않게』, 『사랑이 서툰 엄마 사랑이 고픈 아이』, 『0~5세 애착 육아의 기적』 등이 있다.

■ 차례
들어가는 글 | 아는 만큼 불안은 줄어든다

PART 1. 발달: 우리 아이 잘 크고 있는 게 맞나요?
또래에 비해 말이 느려요
아이와 애착 형성이 부족한 것 같아요
남자아이인데 여자 형제들을 따라 해요
눈치가 부족한 것 같아요
값비싼 장난감을 사줘야 할까요?
딸 바보인 남편, 아이의 이성애 발달에 영향을 줄까요?
갑자기 아기처럼 굴어요
우리 아이가 ADHD일까요?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적은데 애착 형성에 문제가 될까요?
아이와 놀아주는 게 힘들어요
자해행동을 해요
어떤 양육 태도를 가져야 할까요?
이보연의 육아 비법 | 모든 자극은 몸에 기억됩니다

PART 2. 정서: 따뜻하고 단단한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속상하면 옷장에 숨어요
아이 앞에서 부부싸움을 했는데 괜찮을까요?
화를 심하게 내요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어요
이혼이 아이한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너무 예민해서 자주 짜증을 내요
아이의 틱 장애, 스트레스 때문일까요?
시도 때도 없이 울어요
반려동물의 죽음을 아이한테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아이한테 부모의 죽음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줘도 될까요?
어떻게 해야 아이 자존감을 키워줄 수 있나요?
이보연의 육아 비법 | 우리 아이는 어떤 기질을 타고났을까요?

PART 3. 사회성: 소통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낯가림이 심해요
낯을 너무 안 가리는데 괜찮은 건가요?
밖에만 나가면 한마디도 안 해요
친구를 너무 따라 해요
아이한테 친한 친구가 없는데 괜찮은가요?
친구와의 사소한 다툼, 화해시켜야 할까요?
친구 사귀는 걸 어려워해요
친구들한테 지적을 해서 미움받는 것 같아요
승부욕이 너무 강해요
친구들을 위협하거나 괴롭혀요
유치원 친구한테서 맞고 올 때가 있어요
양보할 줄 모르고 장난감을 빼앗기도 해요
친구와 놀 때 꼭 자기가 리드하려고 해요
친구들 무리에 잘 끼지 못해요
이보연의 육아 비법 | 모두와 항상 잘 지낼 수는 없어요

PART 4. 훈육: 어떻게 해야 아이가 바르게 자랄까요?
자주 떼쓰는 아이를 어떻게 훈육해야 할까요?
혼내고 나면 안아달라고 매달려요
어른이 안 보는 곳에서 잘못된 행동을 해요
남자아이라 그런지 거친 행동을 해요
막무가내로 드러눕는 아이, 어떻게 하죠?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폭력을 써요
아무리 혼내도 문제행동을 반복해요
밖에만 나가면 말을 안 들어요
한마디도 안 지고 말대꾸를 해요
자꾸 징징대는 아이, 어떻게 버릇을 고칠까요?
이보연의 육아 비법 | 훈육의 기본 원칙, 꼭 지켜주세요

PART 5. 생활: 평생 가는 습관, 잘 길러주고 싶어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가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해요
밥을 너무 안 먹어요
아이한테 유튜브를 보여주면 책을 싫어하게 될까요?
아이가 스마트폰에 중독된 걸까요?
손톱을 물어뜯고 손가락을 빨아요
유치원에 있던 인형을 집에 들고 왔어요
옷 입는 것에 까다롭게 굴어서 아침마다 전쟁이에요
장난감이 많은데도 늘 심심하다고 해요
아이한테 결벽증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아이의 지능을 키워줄 수 있나요?
이보연의 육아 비법 |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는 이유가 있어요

PART 6. 가족관계: 좋은 부모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가 부모를 우습게 보는 것 같아요
아이의 의견을 어디까지 존중해줘야 할까요?
형제 간의 싸움을 어떻게 중재해야 할까요?
큰애한테 자꾸 양보하라고 말하게 돼요
부모가 안 보는 곳에서 동생한테 심하게 대해요
아이가 말을 너무 많이 걸어요
끝도 없이 놀아달라고 해서 너무 지쳐요
아이한테 모순된 말을 하게 돼요
아이 마음은 어떻게 읽어주나요?
아이가 우는 게 무서워요
이보연의 육아 비법 | 부모민감성, 이렇게 훈련하세요

 




아이의 마음을 읽는 내면 육아


발달: 우리 아이 잘 크고 있는 게 맞나요?

우리 아이가 ADHD일까요?

ADHD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뜻합니다.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널리 알려진 터라 “혹시 우리 아이도 ADHD 아닐까요?” 하고 염려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ADHD라고 하면 보통은 ‘발에 모터 달린 아이’를 떠올리지요. 한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연상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느리거나 미적대는 아이들은 산만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상담을 하다 보면 “아이 담임선생님이 ADHD를 의심하시며 상담을 권유하셔서 이렇게 오긴 했지만, 저희가 보기에는 전혀 그렇지 않아요.”라고 하는 부모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부모들이 하는 이야기는 주로 이렇습니다.


“우리 아이는요, 게임할 엉덩이에 진물이 날 정도로 꼼짝하지 않아요.”

“레고를 앉은 자리에서 세 시간 동안 하는데 산만하다고요?”


그런데 이런 아이들이 ADHD 진단을 받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요? ADHD는 증상에 따라 과잉행동/충둥 우세형과 부주의 우세형, 그리고 두 가지 타입이 함께 나타나는 복합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ADHD라는 말을 들었을 때 흔히 떠올리는 유형이 바로 과잉충동/충동 우세형입니다.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고 눈에 띄게 산만하기 때문에 발견하기도 쉽지요.


반대로 부주의 우세형은 증상이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부주의 우세형의 경우, 충동성은 적지만 주의력 문제가 두드러져요. 이런 아이들은 오히려 지나치게 느긋해 보이기 때문에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산만하다고 생각하지 못합니다. 주의력의 편차도 심해서 공부 시간에는 산만한데,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에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곤 합니다. 그래서 오해를 받기 쉬워요. 집중을 잘할 때도 있는 만큼 아이가 산만하게 굴면 부모는 ‘일부러 그런다’거나 ‘하기 싫어서 꾀를 부리는 거다’라는 식의 비난과 지적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하기 싫은 일이라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아이들 또한 다른 유형의 ADHD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자기조절력이 약합니다. 흥미나 관심이 없는 일에 주의력을 발휘하는 데 큰 어려움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것은 기질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아이를 무조건 비난해서는 안 됩니다.


다행히 이런 아이들은 즐거운 분위기가 조성되거나 칭찬과 인정을 받으면 주의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야단을 치기보다는 아이에게 동기부여가 될 만한 것을 찾아주는 것이 좋겠지요. 학습 부진이나 친구들과의 갈등으로 자신감을 잃기 쉬운 만큼 부모의 격려도 필요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학교에서 또래에 비해 산만한 정도가 심하고, 이로 인해 학습이나 집단생활 적응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면 미루지 말고 전문기관에서 평가와 진단을 받아보길 바랍니다.



정서: 따뜻하고 단단한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너무 예민해서 자주 짜증을 내요

짜증을 자주 내는 아이들이 있어요. 울 때도 점점 소리가 커지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들이 있지요. 같은 사건이나 상황에도 유독 강하게 반응하는 아이를 키우게 되면 부모는 육아에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내가 아이를 잘못 키우나?’, ‘나 때문에 아이가 날카로워진 걸까?’ 죄책감에 시달리는 분들을 보기도 합니다.


부모의 성향 때문에 감정표현을 강하게 하는 아이들도 있긴 합니다. 부모가 다소 둔감한 성격이라면 그렇게 해야지만 자신을 들여다보니까요. 하지만 아이의 기질은 대부분 타고난 거예요. 예민하고 격한 표현을 하는 아이들은 그런 기질을 갖고 있는 거지요.


기질이란 타고난 성질을 말합니다. 별것 아닌 일에도 쉽게 짜증을 내고 크게 우는 아이들은 반응의 강도와 긍정적 정서라는 두 가지 요소에서 또래와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어요. 반응의 강도가 높으면 같은 상황에서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다른 아이들에 비해 강하게 반응합니다. 즐거울 때는 더 많이 웃고, 힘들 때는 더욱 크게 좌절하거나 분노하는 거지요. 즐거움이나 만족감 같은 긍정적인 정서를 느끼고 표현하는 일이 적은 기질적 특성을 가진 경우도 많아요.


이렇게 쉽게 기분이 상하고, 상한 기분을 크게 표현하는 기질을 가진 아이는 일부러 부모를 괴롭힐 생각으로 울거나 떼를 부리는 것이 아닙니다. 타고난 성향일 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비난하거나 처벌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부모가 보기에 별거 아닌 일로 왜 저러나 싶겠지만, 아이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해요.


아이의 부풀려진 감정과 싸우지 말고 아이의 감정을 상황에 맞는 정도로 표현해주세요. 짜증이 심한 아이를 똑같이 짜증으로 대하면 안 됩니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과 다름없거든요. 예를 들어 문턱에 발가락을 살짝 부딪친 아이가 “아악!” 하고 비명을 지른다면 “아휴, 깜짝이야! 그 정도면 별로 아프지도 않을 텐데, 소란은...”이라고 하는 대신 “발가락 부딪쳤구나. 너무 아프겠다. 그래도 이 정도면 엄마가 호~ 불어주고 같이 열까지 세고 나면 나을 거야!”라고 말해주는 겁니다. 부모의 반응이 편안해야 아이도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어요.


아이의 기질은 부모 탓이 아닙니다. 이 점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자책감을 갖게 되면 육아가 더욱 버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아이의 기질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에 따라 알맞은 육아법을 실천한다면 아이는 심리적으로 문제없이 잘 자랄 것입니다.



사회성: 소통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친구 사귀는 걸 어려워해요

친구와 어울려 노는 것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어요. 시작이 어려운 아이, 그리고 유지가 어려운 아이입니다. 시작인 어려운 아이는 수줍음이 많거나 낯가림이 심해서 친구에게 다가가지 못해요. 이런 아이들에게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혹은 적극적인 친구가 먼저 나서준다면 친구와 어울려 노는 데 큰 문제가 없어요.


또 한 가지 방법은 어른이 아이들 사이에 끼어서 모두 함께 놀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겁니다. 그냥 “둘이 같이 놀아!”, “다 같이 해!”라는 식으로 말만 해서는 안 됩니다. 부모가 껴서 한동안 모두 어울려 놀이는 하는 게 좋아요. 아이들이 또래들의 행동을 따라 하며 섞여서 놀기 시작할 때 부모는 서서히 빠져나오면 됩니다.


유지가 어려운 아이들은 쉽게 친구를 사귀지만 계속 어울려 놀지 못해요. 친구들과 금방 싸우기도 하고, 친구들이 아이만 남긴 채 떠나버리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아이의 태도를 살펴보세요.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행동이나 공격적인 행동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크거든요.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은 욕구는 많지만, 그 방법을 잘 모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놀이를 함께하기 위해서는 규칙을 지켜야 합니다. 타인을 배려하는 법, 타인에게 협력하는 법도 알아야 하고요. 아이가 그런 태도를 배울 수 있도록 성인이 개입해서 지도해야 하겠지요. 우선 아이와 여러 가지 놀이를 해보세요. 이때 아이에게 무조건 맞춰주지 말고 아이가 놀이의 규칙을 지킬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놀이를 함께하는 동안 아이들은 즐거움과 만족, 성취감 등을 주고받는데, 아이가 이처럼 호혜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주는 것입니다.


아이가 부모와의 놀이에 익숙해지면 한 명의 친구와 놀이를 하고, 그다음에는 여러 명의 친구와 놀이를 하는 식으로 집단의 크기를 점차 키워봅시다. 함께 어울려 노는 기쁨을 깨닫는 순간, 아이는 세상 속으로 한걸음 성큼 걸어 들어갈 거예요.



훈육: 어떻게 해야 아이가 바르게 자랄까요?

아무리 혼내도 문제행동을 반복해요

그동안 훈육은 야단과 처벌의 동의어처럼 사용되어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긍정적 훈육법을 권해드리고 싶어요. 긍정적 훈육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칭찬과 보상’입니다. ‘칭찬 노트’와 ‘토큰 경제’를 이용해 아이가 보다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해보세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칭찬이 가진 효과는 그야말로 강력합니다. 평소 부모의 말을 듣지 않아 자주 야단을 맞고 지적을 받았던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나는 나쁜 아이야’라는 부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스스로 바람직한 행동을 하려고 노력하지 않아요. ‘엄마 아빠는 내가 착한 행동을 해도 알아주지 않을 거야’라는 식으로 부모에 대해 부정적인 기대를 가진 아이들 또한 착한 행동을 하려 들지 않습니다. 알아주지도 않는 일을 하기가 귀찮고 번거로운 거예요. 반면 평소에 칭찬을 자주 받은 아이는 자신에 대해 좋은 아이라거나 도덕적인 아이라는 느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누가 시키거나 보상을 해주지 않아도 스스로 좋은 행동을 하려고 애쓰게 됩니다.


먼저 칭찬 노트를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① 작은 노트를 준비하세요.

② 아이의 사소한 행동이라도 칭찬할 거리가 있다고 생각되면 노트에 적어두세요. 예를 들어 엄마가 양손에 짐을 들고 있을 때 아이가 엘리베이트 버튼을 눌렀다면 다음과 같이 적습니다. “엄마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수 없을 때 대신 눌러줘서 엄마에게 도움이 됐어. 고마워.”

③ 질보다 양이 중요합니다. 아주 사소한 행동이라도 상관없으니 아이가 노트를 봤을 때 ‘내가 생각보다 오늘 좋은 행동을 많이 했군. 엄마는 이런 것까지 다 기억하네!’라고 느낄 수 있으면 됩니다. 가족 내의 성인이 기록에 참여해준다면 칭찬 목록은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④ 잠자리 의식을 하기 전에 칭찬 노트를 꺼내 아이에게 들려줍니다. 사랑이 가득한 눈, 정말 자랑스럽다는 표정으로 아이를 쳐다보며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⑤ 이러한 칭찬 노트는 적어도 2주 이상 지속하도록 하세요.

⑥ 칭찬 노트의 부작용으로는 아이가 흥분해서 잠을 청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첫날 이런 모습을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곧 나아질 테니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⑦ 또 다른 부작용은 아이가 “엄마, 나 방 정리했는데?”라는 식으로 자신이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할 때마다 엄마를 부른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이런 행동을 많이 한다면 짜증을 내기보다는 안쓰럽게 생각해주세요. 그동안 칭찬에 굶주려 있었을지도 모르니까요. “아, 그랬구나! 엄마가 잊지 말고 칭찬 노트에 적어봐야겠다”라고 반응해주세요.


칭찬만으로 아이가 문제 행동을 고치지 못한다면 좀 더 강력한 동기부여 프로그램을 실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토큰 경제’를 추천합니다. 칭찬스티커를 모아 선물을 주는 것도 여기에 해당하지요. 잘만 사용하면 아주 강력한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토큰 경제를 사용할 때는 목표 행동을 정해야 합니다. 아이가 했으면 하는 행동이나 고쳤으면 하는 행동을 정해서 그것을 하거나 하지 않았을 때 스티커, 점수, 포커 칩 같은 것으로 기록해두고 이를 정산해 보상을 받게 하는 것입니다. 성공률을 높이려면 처음에는 목표 행동을 한 가지만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토큰 경제에 익숙해지면 목표행동을 점차 늘리고, 한 번에 다섯 가지 이상은 하지 않도록 하세요.


토큰 경제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스티커나 플라스틱 포커 칩을 구입하세요.

② 아이에게 여태까지는 착한 일을 했을 때 충분히 상을 주지 못했음을 설명하고,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상을 받는 방법을 새롭게 정해서 스티커 또는 칩을 모으면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가르쳐주는 거예요.

③ 아이와 함께 스티커 판(스티커를 붙여 모아놓을 판)이나 포커칩을 보관할 수 있는 저금통을 만듭니다. 스티커 판이나 저금통을 재미있게 장식해보세요.

④ 아이에게 어떤 행동을 하면 스티커나 칩을 받을 수 있는지 설명해주세요. 예를 들어 아이가 밥을 먹을 때마다 돌아다닌다면 ‘식사 시간이 끝날 때까지 제자리에 앉아 있기’, 동생을 자주 때린다면 ‘동생 때리지 않기’ 등으로 정합니다.

⑤ 이제 아이가 스티커나 칩으로 얻을 수 있는 특권의 목록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특권들에는 특별활동(영화 구경, 놀이동산 가기, 장난감 사기) 뿐 아니라 일상적인 것(텔레비전 시청, 컴퓨터 게임, 자전거 타기, 친구 초대하기)도 포함합니다. 5~10개 사이로 만드세요. 특별한 보상을 얻기 위해서는 아이가 더 많은 스티커나 칩을 얻어야 할 것입니다.

⑥ 아이가 하루에 몇 번 정도 스티커나 칩을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 너무 어렵지 않게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세요. 하루에 적어도 스티커나 칩 한 개는 주어져야 합니다.

⑦ 보너스 제도도 도입하세요. 아이가 기분 좋게, 빠르게, 혹은 어려운 상황에서 목표행동을 해내면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해주세요. 이런 보너스는 항상 주는 게 아니라 아이가 아주 특별히 기분 좋게, 그리고 신속히 했을 때만 주는 것입니다.

⑧ 스티커나 칩은 약속한 그 일을 한 번에 시도했을 때, 혹은 정해진 시간 내에 했을 때만 주어지는 것이라고 아이에게 이야기합니다. 만일 부모가 지시를 반복했다거나 정해진 시간 내에 하지 못했다면 비록 후에 아이가 지시를 따랐더라도 스티커나 칩은 받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말을 잘 듣는다고 상을 주면 아이가 물질만능주의에 빠지지 않을까요?”

“보상을 자꾸 요구하면 어쩌죠?”

“보상을 안 해주면 목표행동을 안 하려고 하지 않을까요?”


많은 사람이 토큰 경제에 대해 이런 걱정을 합니다. 아이가 목표 행동을 할 때마다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상만 준다면 아이는 그저 물질적 보상만 바라고 그 행동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목표행동이 바른 것이라서, 혹은 스스로 우러나와서 하는 게 아닌 것이지요. 따라서 부모는 아이가 목표행동을 할 때마다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말없이 스티커를 주는 게 아니라 “돌아다니지 않고 식탁에 앉아서 먹기로 한 약속을 잘 지켰구나. 너는 정말 약속을 잘 지키는 아이야.”라고 이야기해주는 거예요.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고 느끼는 아이는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좋은 행동을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보상을 얻기 위해 바른 행동을 시작했던 아이도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되면 보상이 주어지지 않을 때 역시 바른 행동을 하게 될 것입니다.



가족관계: 좋은 부모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의 의견을 어디까지 존중해줘야 할까요?

아이를 존중해준다는 것은 아이가 원하는 것을 모두 허용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아이의 생각이나 감정, 욕구 등을 비난 없이 수용해주는 것을 말하지요. 수용해주는 것이 곧 허용해주는 것 아니냐고 묻는 부모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용과 허용은 다른 것입니다. 허용이 아이의 요구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여 아이가 원하는 대로 이루도록 해주는 것이라면, 수용은 아이의 마음은 받아주되 안 되는 것에 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주는 것입니다. 물론 해도 되는 것은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어야 하겠지요.


아이들은 부지런히 발달하고 있지만 아직 인지적으로 미숙하고 경험이 부족해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가령 어린아이가 뜨거운 커피를 들고 가다가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 아이는 그럴 일이 없을 거라고 장담하며 자기가 들겠다고 우기지요. 하지만 아이의 발달수준을 고려했을 때 뜨거운 물이 담긴 컵을 안정하게 들고 갈 만큼의 힘이나 조절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면 안 된다고 말해주어야 합니다. 다만 아이를 비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아이를 존중하는 부모는 “큰일 나려고 그래? 하지도 못하는 걸 왜 하겠다고 떼를 부려?”와 같이 말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이 컵을 들어보고 싶었구나!” 하면서 아이의 의도를 있는 그대로 수용해요. 이어서 왜 그 행동을 할 수 없는지에 대해 친절하게 안내해줍니다. “이 커피는 너무 뜨거워서 네게는 위험하단다. 커피가 쏟아지면 네가 다칠 수도 있거든!”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도록 격려해주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뜨거운 커피는 아직 안 되지만, 저기 플라스틱 컵에 네가 먹을 물을 담아놨으니까 그걸 옮겨줄래?”라는 식으로요. 아이가 그 행동을 잘하면 “와, 컵을 조심조심 잘 옮겼구나!”라고 칭찬해주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이처럼 아이를 존중해준다는 것은 무조건 아이의 의견과 요구를 들어주는 게 아니라 아이의 생각을 주의 깊게 경청하며 무시하지 않는 것, 그리고 비난하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이에 대한 존중은 아이에 대한 공감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아, 너는 그런 생각이구나”라는 공감을 바탕으로 저마다 자기만의 욕구와 생각이 있음을 인정할 때 우리는 아이의 생각이 우리와 다르더라도 비난하지 않고 수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아이를 존중하는 부모는 아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잘 압니다. 할 수 있는 일은 해볼 수 있도록, 약간의 노력이 필요한 일은 도전해보도록 격려하는 부모는 아이를 존중하는 부모입니다. 반면 아이가 할 수 없는 일, 혹은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도록 내버려두는 부모는 결코 아이를 존중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럴 때는 단호하고 엄격하게 훈육을 해야 합니다. 겉으로는 아이를 사랑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아이가 좌절하거나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는 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할 수 있지요.


아이를 진정으로 존중하고 싶다면 ‘들어줄까, 말까’가 아니라 ‘이것이 아이에게 도움 되는 일일까’, ‘아이가 해도 되는 일일까’를 먼저 생각해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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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