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한 번은 논어를 읽어라 2

   
판덩(역:하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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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숲
   
16800
2023�� 04��



■ 책 소개


“공자는 결코 ‘꼰대’가 아니었다”
논어 읽는 즐거움을 놓치지 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날마다 변화가 일어나고 과학 문명의 발전 속도는 눈이 부실 정도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세상과의 관계는 물론, 사람과 기술과의 관계에도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인간보다 똑똑한 로봇, 지각 능력과 감성을 가진 로봇과 공존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 혼란스러운 변화를 준비하고 잘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어디서 배울 수 있을까?

공자 역시 천지가 개벽하듯 세상이 빠르게 변화했던 춘추전국시대를 살았던 인물이다. 그는 혼란스러운 시대를 제자들과 견디며 삶에 대한 지혜를 가다듬었다. 그 지혜가 모인 책이 바로 『논어』이다. 지금과 그리 다르지 않은 무한 경쟁 시대를 살면서 공자가 한 고민은 지금 청소년들이 하는 고민과 다르지 않다. 이 책은 공부, 친구, 불안한 미래 등 청소년들이 가장 고민하는 지점을 중심으로 공자의 지혜를 엮었다. 지금 우리 청소년이 꼭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모바일 인터넷 시대의 삶에 직접 적용 가능한 『논어』의 깨달음이다.

■ 저자 판덩
‘판덩독서’ 창시자이다. 시안교통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이수했으며, 베이징 사범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이수했다. 1999년 국제대학토론대회에서 우승했다. 중국 중앙 텔레비전에서 〈12스튜디오〉, 〈싼씽 지식 급행열차〉 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004년부터 베이징 교통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2013년 베이징 교통대학을 사직한 뒤 자신의 이름을 따서 ‘판덩독서회’를 창립했다. 2018년 ‘판덩 독서회’는 브랜드 전략을 완성해 정식으로 ‘판덩독서’로 이름을 바꾼 뒤 지금까지 4천만 명이 넘는 회원의 삶에 큰 영향을 주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한 번은 논어를 읽어라(전2권 세트)』, 『나를 살리는 논어 한마디』, 『아이와 함께하는 평생 성장(陪孩子終身成長)』, 『아이 마음 읽는 법(讀?孩子的心)』, 『평생 독서 습관(讀書是一輩子的事)』, 『한 권의 책을 이해하는 법(讀?一本書)』, 『복제 가능한 리더십(可復製的領導力)』 등이 있다.

■ 역자 하은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국제회의 통역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삼성전자 중국 법인에서 동시통역사로 일했으며, 국내 유수 기업에서 출강 및 기타 번역과 통역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 사랑하는 남편, 두 딸과 중국에 거주 중이며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중국어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호감 가는 말투에는 비밀이 있다』, 『기적을 부르는 공감 대화법』, 『끌리는 말투에는 비밀이 있다』 등이 있다.

■ 차례
프롤로그 _ 귀여운 꼰대, 공자와 친해져야 할 이유

1장. 도대체 무엇을 공부해야 할까?
. 모르는 것에 대한 걱정, 어떻게 해결할까?
. 도대체 무엇을 공부해야 할까?
. 좋은 질문이 좋은 생각을 낳는다
. ‘임곗값’을 넘기 전에 쉽게 포기하지 마라
. 공부를 하기 전 반드시 버려야 할 태도, ‘게으름’
. 마음만 먹는 사람 vs. 끝까지 해내는 사람
. 뜻을 품었다면 공부의 4단계로 진입하라!
. 효율적인 공부를 위한 최적의 경로 설정

2장.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이 무엇일까?
. 공부는 뒷전, 걱정만 하는 사람
. ‘그들은 천재’라는 가장 비겁한 변명
. 배우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겪게 되는 6가지 폐단
. 공부를 잘 한다는 것: 새롭게 알게 된 것을 잊지 않도록 하는 것
. 넓고도 깊게 파는 ‘T자형 인재’ 되기
. 공부의 시작은 연필을 쥐는 것부터다
. 공부를 즐기는 사람에게 정해진 스승이란 없다
. 내 인생의 유일한 결정권자는 오직 나 자신이다

3장. 공자가 들려주는 톱클래스 전략
. 멀티형 인재들이 추구하는 공부의 본질
. 시경(時經),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언어
. 충격으로 더 단단해지는 안티프래질형 인간이 돼라
. 아름다운 꿈이 아름다운 사람을 만든다
. 배움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의 인생은 한계가 없다
. 즐거울 수밖에 없는 배움의 3단계
.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최고의 방법, 공부
.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분별할 줄 아는 것이 진정한 지혜

4장. 배움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라
. ‘인’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라
. 나다운 내가 되기 위한 ‘진짜 공부’
. 세상 무의미한 현학적 공부
. 늦더라도 무엇이든 배우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라
. 너와 나, 우리 모두를 위한 공평한 배움
. ‘시’ 안에 담긴 무한지식의 힘
. 문제 속에서 문제를 찾는 심도 있는 고찰
. 지나침도 부족함도 없이 평정을 지키는 중도(中道)의 삶

 




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한 번은 논어를 읽어라 2


도데체 무엇을 공부해야 할까?

좋은 질문이 좋은 생각을 낳는다

子曰 “吾有知乎哉? 無知也. 有鄙夫問於我, 空空如也, 我叩其兩端而竭焉.”

공자가 말하길, “내가 아는 것이 있는가? 나는 아는 것이 없다. 그러나 어떤 시골뜨기가 나에게 하찮을 걸 물어올지라도 나는 그 질문의 양 끝을 헤아려 힘껏 알려줄 뿐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시골뜨기였을까요 아니면 공자였을까요? 공자가 시골뜨기를 일깨워준 것일까요? 아니면 자기 자신을 일깨운 것일까요? 공자는 제자들에게 “내가 아는 것이 있는가? 나는 아는 것이 없다.”라고 했습니다. 언뜻 보기엔 자기부정 같지만 공자 스스로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리 없습니다. 그는 겸손한 사람이긴 했지만 자신이 무지하다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그가 다른 사람보다 박학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었죠. 그래서 저는 이 구절이 대략적으로 이런 뜻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다. 나 역시 모르는 것이 너무 많거늘 사람들은 왜 내가 무엇이든 다 알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누군가 내게 질문을 해왔을 때 처음에는 그 답을 모를지라도 결국 절적한 답을 찾아낸다. 나의 방법은 상대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그 질문의 처음부터 끝, 정과 반의 양면에서 묻고 또 묻다 보면 결국 상대가 스스로 답을 찾아낸다.”


공자의 이러한 ‘코칭 교육법’은 여러분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교육계 종사자나 부모님들이 자녀를 지도할 때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교육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저는 은행 총장, 철강 공장 대표, 식품업계 임원들을 대상으로 코칭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은행에 근무해본 적도 없고 공장장을 해 본 적도 없으며 식품을 팔아본 적 없는 제가 어떻게 그들을 코칭했을까요? 비결은 바로 공자의 ‘그 질문의 양 끝을 헤아려 힘껏 알려준다’입니다.


보통 코칭에 흔히 활용되는 모델은 ‘GROW’모델입니다.

G: 목표(goal)

R: 현실(reality)

O: 선택(option)

W: 의지 혹은 결론(will/wrap-up)


먼저 코칭을 받는 사람 (이하 피코치자) 은 코칭을 통해 이루고 싶은 장단기 목표 등을 설정합니다. 그런 다음 현재 자신이 어떤 상황에 있으며,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탐색하죠. 이어서 코치는 피코치자에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세부 방법의 목록과 실천계획을 작성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미래지향적인 질문을 계속 던짐으로써 그 의지를 실행하도록 도와줍니다.


가끔은 코치가 피코치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때 오히려 효과가 더 좋게 나타납니다. 아무런 편견 없이 상대를 바라보기 때문에 그의 생각을 제한하지 않기 때문이죠. 코치가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은 ‘코칭(coaching)’이 아닌 ‘리딩(leading)’이 되는 상황입니다.


간혹 계속해서 질문을 이어가다가 자기 생각을 집어넣는 코치들이 있습니다. ‘왜 이런 방법은 시도해 보지 않으시나요?’라는 등의 말을 하는 겁니다. 일단 코치의 생각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피코치자는 스스로 생각하길 포기하고 곧바로 ‘네, 그렇게 해 볼게요.’라고 대답합니다. 그렇게 되는 순간 피코치자는 자신의 진정한 목표나 방법을 찾지 못하며 자신이 짊어진 책임도 의식하지 못합니다.


공자는 질문을 활용해 제자들과 대화하는 걸 좋아했습니다. 제자들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한 것이었죠. 질문은 상대의 마음을 흔들고 생각을 피어나게 하는 힘을 가졌습니다. 병아리가 스스로 알을 깰 수 있도록 어미가 밖에서 부리로 조금씩 쪼아주어야 진정한 돌파구를 마련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진정한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전지전능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그가 사용했던 교육법인 ‘아고기양단이갈언(我叩其兩端而竭焉)’때문일 겁니다. 설령 상대가 비천하고 어리석은 시골뜨기일지라도 공자는 질문을 통해 상대가 스스로 생각하게 해서 답을 찾아내도록 도왔습니다. 그래서 모두 공자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이죠.


여러분도 이러한 방법으로 질문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는 좋은 습관을 길렀으면 좋겠습니다. 혹은 이 방법을 여러분의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소개해 보세요. 이 내용에 관해 조금 더 알고 싶다면 존 휘트모어의 ‘코칭 리더십’을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효율적인 공부를 위한 최적의 경로 설정

공자가 말하길, “회는 나를 돕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내 말을 모두 이해하고 좋아했다.”


여기서 ‘회’는 안회‘를 뜻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이 구절을 읽고 의아하게 여길 것입니다. 공자는 안회를 정말 좋아했다고 알고 있는데 왜 그를 향해 ’나를 돕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을까요? 먼저 이 말을 했을 때 공자의 표정이 어떠했을지 상상하면서 본문을 읽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만일 이 구절을 비난과 질책의 의미로 본다면 ‘드디어 공자가 안회를 나무랐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고는 이렇게 해석하겠지요. ‘그는 내가 하는 모든 말을 이해하고 언제나 좋아했다.’라고 합니다. 뭔가 이상하지요? 앞뒤 말이 맞지 않습니다.


안회에 대한 공자의 평가를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어리석을 정도로 내 말을 잘 따르는 사람’이었습니다. 누가 보면 바보같을 정도로 공자가 하는 말을 순순히 잘 따랐으니까요. 그러나 공자의 진심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는 절대 안회를 어리석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안회의 삶을 들여다보면 이미 공자가 말한 지식을 흡수해서 살아내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죠.


그러니 안회는 당연히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는 정말 총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었지요. 그는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었고, 자신이 던진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아 그것을 삶으로 체화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이 구절이 학생을 향한 스승의 미묘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잘 표현한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학생들은 모르는 문제를 보면 제일 먼저 선생님에게 달려가 질문합니다. 가끔은 선생님의 해석을 의심하기도 합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학생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때 이런 마음일 겁니다. 계속해서질문하면서 자신이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증명하고 선생님의 의견에 반론하면서 자기도 그만큼 똑똑하다는 걸 과시하려는 겁니다.


그렇지만 지혜로웠던 안회는 자신이 모르는 문제나 새로운 지식을 접하면 질문하기에 급급하기보단 먼저 스스로 생각하고, 그 안에 숨은 뜻을 깨닫기 전까지 천천히 곱씹어 보았습니다.


안회를 통해 우리는 공부의 ‘최적의 경로’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새로운 지식을 공부할 때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먼저 반박하거나 의심하고 질문하기보다는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이지요. 그 과정을 통해 대뇌에서 자극이 일어나고 일종의 ‘고통의 순간’을 지나쳐 답을 찾게 되면 진정한 의미의 기쁨과 희열을 맛볼 수 있고 그제야 그 지식이 온전히 내 것이 되는 겁니다. 제 생각에는 공자는 위 구절을 말하면서 기쁨의 미소를 지었을 겁니다. 저는 여기서 안회를 기특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공자의 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공자의 문장에서 두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첫째, 굳이 반박이나 질문, 의심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일부러 특이하고 괴팍한 질문으로 상대의 의견에 반박하거나 반대의견을 제시하여 자신은 남들과 다르다는 걸 드러내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해하지 못하거나 동의할 수 없는 일을 만났을 때는 먼저 충분히 혼자 생각해 본 다음, 다시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본인의 생각을 말할 때는 보다 ‘건설적인 의견’을 제시해야 합니다. 내비게이션을 생각해 보세요. 내비게이션은 결코 운전자를 질책하거나 의심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틀린 길로 가도, 아무리 멀리 돌아가도 혼내지 않습니다. 길을 잘못 들면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100미터 앞에서 우회전입니다.”라고 다정하게 다시 일러주어 새로운 경로를 통해 목적지에 잘 도착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런 게 바로 ‘건설적인 의견’입니다.


여러분도 친구와 이견이 있거나 갈등이 있을 때 다툴 필요도 없습니다. 상대의 생각이 조금 비합리적이라고 생각되어도 먼저 화를 내기보다는 건설적인 의견을 제시하면서 평온한 마음과 말투로 그 문제에 대해 상의하고 보다 나은 결정을 하도록 노력해 보세요.


마음의 지능지수라고 불리는 ‘EQ(감성지수)’가 높은 사람은 자기 정서를 잘 통제합니다. 우리는 내 정서의 ‘주인’이 되어야지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때때로 어른과 아이를 구분하는 방법은 나이가 아니라 그 사람의 정서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정서에 쉽게 사로잡히고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은 어린아이와 다름없습니다. 반면 정서를 잘 조절하고 조화롭게 처리하는 사람이 성숙한 어른이지요.


‘논어’속의 많은 구절은 여러분이 곱씹어 생각하기만 하면 여러 측면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맞고 틀리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유익한 부분을 골라서 적용하면 그만입니다. 나아가 조금 더 성숙한 생각과 눈으로 나와 다른 사람의 다름을 바라보고 인정하면 됩니다.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이 무엇일까?

넓고도 깊이 파는 ‘T자형 인재’ 되기

자하가 말하길, “넓고 깊게 배우고 뜻을 독실하게 유지하며 질문을 절제하고 생각을 가까이하면 인은 그 가운데 있다.”


‘박학이독지‘, ’넓고 깊게 배우고 뜻을 독실하게 유지하는‘ 것이 요즘 흔히 말하는 ’T자형 인재‘와도 같습니다. ’T자형 인재‘란 T자의 ’가운데 곧은 기둥‘처럼 한 분야를 깊이 파 전문성을 지니되, ’양옆으로 가지를 뻗어내듯‘ 관심과 이해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를 접목시키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보통 이러한 사람들이 혁신을 잘 이끄는데, 혁신이란 대부분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영역을 접목해 만들어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법률만, 역사만, 수학만 공부해서는 대대적인 혁신이나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여러 가지를 두루두루 공부하는 ‘박학’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독지’가 있어야 합니다. ‘독지’란 ‘전문성이 매우 명확하면서도 원대한 포부를 지닌 것’으로 자신의 미래에 관한 확실한 계획이 있는 것을 뜻합니다. ‘절문이근사’는 ‘내면에서부터 비롯한 질문, 즉 호기심이 충만한 상태’를 가리킵니다.


여러분이 모르는 문제에 관해 누군가 답을 알려주었다고 해도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 답을 곰곰이 생각하고 내 경험을 비추어보면서 주변을 살펴보고 그것을 적용할만한 예를 찾아보도록 하세요. 이렇게 해야만 이론과 실전을 접목할 수 있습니다.


‘인재기중의’는 ‘인이 그 가운데에 있다’라는 뜻으로 ‘박학이독지, 절문이근사’의 과정을 거친다고 해서 ‘인’의 경지에 도달한다는 게 아닙니다. 이는 배움을 대하는 태도와 더 가깝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태도로 배움을 취하다 보면 ‘점점 인에 가까워진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구절이 마음에 들었다면 좌우명으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똑같이 써서 책상 위에 붙여놓고 틈난 때마다 한 번씩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공부의 시작은 연필을 쥐는 것부터다

자하가 말했다.

“모든 기술자는 작업장에서 열심히 일함으로써 자기 일을 성취하고, 군자는 배움으로써 자기 도를 이룩한다.”


위 구절에서 ‘백공거사이성기사에서 ’사‘는 요즘 말로 ’작업실‘을 말합니다. 그러니 ’백공거사‘란 목수나 대장장이, 도금사 등과 같은 각 영역의 ’전문 기술자들이 일하는 작업실‘을 가리키지요. 직업을 막론하고 무슨 일을 할 때 집에서 혼자 생각만 해서 되는 일이란 없습니다. 그래서 자하는 ’백공거사이성이사‘라고 말했습니다. ’백공이 작업을 완수하려면 작업실에서 실제로 작업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지요.


이와 대응되는 문구가 뒤에 나오는 ‘군자학이치기도’입니다. 이는 ‘군자가 도를 추구하고자 한다면 공상에만 기대어서는 안 되고 반드시 공부하고 실천하면서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백공이 작업실에서 쉬지 않고 땀 흘리며 갈고 닦아 작업하는 것과도 같은 이치입니다.


‘갈고 닦는 것’은 옥을 만드는 기능자들이 가장 잘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자하나 공자는 학문을 추구하는 일을 설명할 때 기능자들의 비유를 자주 사용했습니다. 학자가 학문을 배울 때 방 안에 앉아 공상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가르쳐주기 위함이었지요.


어릴 때 깜빡하고 학교에 필통을 안 들고 가면 선생님이 이렇게 혼내셨던 게 기억납니다. “전쟁터에 나가면서 총 안 들고 나가는 군인 봤니? 학생에게 무기는 연필이야. 연필을 놓고 오면 어떻게 해?”


자하는 이 구절을 통해 학문을 공부할 때는 ‘항상 부지런히 닦아서 먼지가 끼지 않게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고자 했습니다. 모든 진리와 지식은 끝없는 연마와 학습을 통해 터득해야 합니다. 가만히 앉아만 있다가 갑자기 깨달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공자가 들려주는 톱클래스 전략

충격으로 더 단단해지는 안티프래질형 인간이 돼라

공자가 말하길, “군자는 기물이 아니다.”


이번에 공자는 딱 네 글자로 가르침을 주고자 했습니다.

“군자는 기물이 아니다.”

혹시 여려분은 이 뜻이 무엇인지 한 번에 정확히 알아들었나요? 이 구절을 이해하기 전에 먼저 여러분에게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안티프래질’이라는 책을 소개할까 합니다.


안티프래질은 ‘깨지기 쉬운’이라는 ‘fragile‘에 반대를 뜻하는 ’anti’를 붙여 만든 저자의 신조어로 ‘충격을 받으면 더 단단해진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저자는 이 세상은 수많은 자연재해와 사건 사고 등의 불확실성으로 가득하지만, 그것은 예측이 불가하고 결코 피해 가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러한 불확실성에 잘 대응하려면 리스크 대응 능력, 즉 ‘안티프래질’의 특성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하지요.


공자는 군자가 일단 무언가를 담아내는 ‘그릇’이 되면 깨지기 쉽다고 보았습니다. 아무리 단단한 그릇이라도 바닥에 내던지면 쉽게 깨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군자가 그릇이 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간혹 공부를 잘하는 친구 중에 이런 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난 공부 외에 다른 일에는 아무 관심이 없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건 당연히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자신은 오로지 ‘공부만’ 하는 사람이라고 정의를 내려버리면 ‘바깥 세상 일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글만 읽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공부 말고는 집안일에도, 학급 일에도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이죠. 그러면 그만큼 자신을 단련하고 성장할 소중한 기회들을 잃고 맙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한 가지만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닌 여러 방면에 두루 능통하고 다재다능한 인재를 필요로 합니다.


공자는 사람은 여러 방면에서 두루 재능을 갖춘 인재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그게 정말 가능할까요? 물론 당연히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 본인의 잠재력을 발굴해 계발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우리가 가진 능력임을 공자는 늘 강조했습니다. 그렇게 여러 방면에서 자신을 계발하고 성장시킬 때 비로소 사람은 더 단단해지며 수많은 불확실성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공자는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정치인이었을까요? 만일 그랬다면 그의 삶은 실패입니다. 그렇다면 교사였나요? 만일 그가 자신을 그렇게 정의했다면 왜 그토록 많은 정치 활동에 참여했던 것일까요? 공자는 한 번도 자신을 어떤 하나의 고정된 카테고리에 분류해 교사나 정치인으로 규정하지 않았습니다.


또 공자는 “군자는 하늘을 원망하지도, 사람을 탓하지도 않으며 아래로는 사람의 일을 배운다”라고 말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무슨 일이 발생해도 언제나 그것에 대응할 방법이 있는 사람이었고, 늘 풍부한 선택의 길이 존재하는 세상 속에 산, ‘안티프래질’형 인간이었습니다.


여러분도 교과서 안의 지식을 공부하는 데만 집중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공개 스피치나 교외활동, 악기 연주나 스포츠 행사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면서 기능을 익혀보세요.


‘안티프래질’을 실천하고 싶다면 용도가 뻔한 ‘그릇이 되지 않아야 합니다. 어떤 일이든 자신감을 갖고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에너지를 보이며, 무엇이든 배우는 자세로 살아야 하는 것이지요.


나 자신과 타인의 삶에 대해 기발한 상상을 해보세요. 인생을 조금 더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본인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도록 하세요. 여러분의 인생에 더 많은 가능성을 부여해 보세요. 참고로 ‘군자불기’는 제 인생의 좌우명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에게도 뜻깊은 의미로 다가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배움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라

나다운 내가 되기 위한 ‘진짜 공부’

공자가 말하길, “옛날의 학자는 자기 수양을 위해서 공부했는데 오늘날의 학자는 남의 이목 때문에 공부한다.”


공부는 누굴 위해 하는 것일까요? 공자는 ‘나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배움을 통해 현재의 나를 과거의 나와 대조해 보고 비판하고 성찰하며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고 이로써 더 나은 나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올바른 배움이자 공부입니다.


이어서 나온 ‘금지학자위인’이란 공자가 살던 어지러운 세상의 일부 학자들을 향한 평가입니다. 당시에는 자신을 수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자기 능력을 과시하거나 관직에 오르기 위해, 혹은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비난하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부를 하면, 시간이 갈수록 무력해지고 점점 더 큰 불안과 초조함에 휩싸입니다. 남에게 나를 증명하기 위해 하는 공부는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배움을 통해 이치를 깨닫고 난 뒤 자신이 주변 사람들과 달라졌다는 생각에 교만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보자면 이 또한 잘못된 배움입니다. 공부를 좋아하고 심지어 거기에 깊이 빠지는 사람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건 공부한 지식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서 그것이 나의 자산이 되고 그 과정에서 성장하고 변화하는 자기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공부를 하는 사람이 알아야 할 중요한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남만 잘 비춰주고 나 자신을 보지 못하는 거울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 거울은 남이 아닌 나 자신의 내면을 향해 비춰야 합니다.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성찰해야만 끊임없이 정진할 수 있으며 진정한 배움의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제게 ‘어떻게 하면 OO처럼 공부를 잘 할 수 있느냐고 물어봅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런 ’타깃성 지표‘를 만들지 말 것을 제안합니다. 그런 비교형 지표가 있는 한 사람은 영원히 만족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스키선수 에일린 구가 본인은 하루에 열 시간 잔다고 하자 사람들이 너도나도 따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훈련의 양이나 강도는 보지 않고 오로지 수면 습관 하나만 똑같이 따라 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헬렌 켈러를 생각해 보세요. 그녀는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어떤 지표를 타깃으로 삼아 자신을 누군가와 계속 비교했다면 절대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녀에겐 이루고자 하는 원대한 꿈이 있었고 강인한 끈기가 있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전 세계에 영향을 주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은 서로 배우는 관계입니다. 표면적인 지표만 보고 따라가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은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면서 그 과정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발견하고 그것을 열렬히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 다음 여러분이 공부한 지식과 기능, 지금껏 읽은 책이 여러분의 삶에 미치는 영향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공부의 신’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분은 그냥 여러분 자신이 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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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