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대를 위한 영화 속 지리 인문학 여행

   
성정원 외
ǻ
팜파스
   
14800
2022�� 10��



■ 책 소개


지루한 설명 말고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으로 살펴보는 영화 속 지리 이야기

이 책은 흥미진진한 영화 속 이야기와 장면을 통해 지리적 지식과 정보를 생생하게 알아본다. 책장을 넘길수록 흥미로운 지식을 얻으며 스크린 속 세계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맛보게 될 것이다. 그동안 지리를 단순히 지형이나 자연 조건 정도로만 알았다면 이 책을 통해 그러한 생각은 고정관념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지리는 그곳의 지형, 자연뿐만이 아니라 기후, 도시, 산업 등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때문에 지리에 대해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역사, 경제, 정치는 물론 과학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을 보며 십 대 청소년들은 지리가 지닌 다채로운 매력을 알게 되고 더 나아가 세상을 향한 다양한 지적 호기심을 품게 될 것이다.

■ 저자 
성정원
경기도에서 지리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논리적 전개와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이 있는 영화를 좋아한다. 지리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세상 이야기는 한 편의 영화가 된다. 그래서 지리를 좋아한다.

이지은
경기도에서 지리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방구석에서 뒹굴뒹굴하며 영화 보는 걸 좋아한다. 직업병인지…. 어느 순간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을 지리적으로 보려고 애쓴다. 영화 속 의미 있는 장면을 포착해서 수업 때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즐겁다.

정지민
경기도에서 지리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여행을 갈 때 ‘이건 꼭 봐야 해’를 딱히 따지지 않는다. 모든 장소는 그곳에서의 수많은 이야기들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라 평범한 동네길마저도 ‘그냥 다 매력적’이니까. 영화는 이런 장소들을 무심한 듯 의미 있게 보여주어서 좋다.

한병관
경기도에서 지리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수업 중 학생들의 삶에 숨어 있는 지리 이야기를 해주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지리는 항상 우리 일상 속에 있다.

■ 차례
Chapter 01 지리로 보는 인종과 민족의 갈등 이야기
치열한 내전에서 아프리카의 아픈 역사를 엿보다 〈모가디슈〉
그들의 여행으로 드러난 차별로 얼룩진 미국의 민낯을 보다 〈그린 북〉
그곳은 원래 애버리지니들의 땅이었다 〈토끼 울타리〉

Chapter 02 지리로 보는 도시와 인구 이야기
화려한 대도시에 사는 소외된 이들의 보금자리 〈인 더 하이츠〉
아무도 태어나지 않는 도시가 그려 내는 디스토피아 〈칠드런 오브 맨〉
도시 재개발, 새로운 것은 뭐든 좋은 것일까? 〈염력〉
LA라는 도시가 특별한 이유 〈라라랜드(LA LA LAND)〉

Chapter 03 지리로 보는 전쟁 이야기
세계의 운명을 건 대 탈출, 그 성공의 키는 바로 지리다! 〈덩케르크〉
제국이 탐내던 척박한 땅, 그곳에서 치러진 전쟁 이야기 〈12 솔져스〉
태평양 전쟁의 마지막을 그려 낸 화산섬의 전투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Chapter 04 지리로 보는 자연환경과 재해 이야기
만일 한반도에서 화산이 폭발한다면? 〈백두산〉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 낸 검은 바다 〈딥워터 호라이즌〉
기후 위기는 이제 미래의 일이 아니다 〈투모로우〉

 




십 대를 위한 영화 속 지리 인문학 여행


지리로 보는 인종과 민족의 갈등 이야기

그곳은 원래 애버리지니들의 땅이었다 〈토끼 울타리〉

주인공 소녀 몰리는 엄마, 할머니와 함께 원주민 거주지에서 살고 있었다. 몰리의 아빠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토끼 울타리를 치던 백인이었다. 하지만 아빠는 그들을 버리고 떠났고, 몰리를 포함한 원주민 가족들은 백인들이 나눠 주는 음식을 배급받으면서 살고 있다.


어느 날 백인 경찰이 원주민 거주지로 들이닥쳐 몰리와 동생을 엄마에게서 떼어 내 보호소로 보내 버린다. 그 보호소는 백인 남성과 원주민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아이들에게 문명화 교육을 시키는 곳이다.


영국인들은 왜 혼혈 아이들을 데려가서 교육을 시킨다고 했을까? 영화에서 애버리지니를 관리 감독하는 백인 남성 네빌이 원주민의 사진을 보여 주며 3대(三代)만 지나면 원주민은 백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원주민이 백인으로 될 수 있다는 유전 공학적 주장을 근거로, 원주민과 백인 사이에 태어난 혼혈 아이들을 원주민 가정에서 격리시키는 정책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시행됐다.


기록에 의하면 1900년대부터 약 1970년대까지 혼혈인 원주민 자녀들은 부모들과 강제로 분리됐다. 산부인과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은 의사들이 혼혈 여부를 파악해 태어나자마자 분리됐다. 부모와 함께 자란 혼혈 아이들도 수용소로 격리시켜 강제로 원주민의 문화와 언어를 쓰지 못하게 했으며, 영어만 사용하고,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며 비인간적인 생활을 해야만 했다. 10~30%의 원주민 아이들이 정부 시설이나 농장, 혹은 백인의 가정집에 위탁되어 백인 문화를 주입받았다.


하지만 혼혈 아이들을 백인 사회에 동화시키겠다는 정부 시설들은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다. 아이들을 학대하거나 일을 시키기 위해 최소한으로만 가르쳤을 뿐이다. 이 정책의 가장 큰 목적은 원주민의 문화를 말살하고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는 것이었다. 궁극적으로 백인의 오스트레일리아를 만들려는 큰 그림에서 나온 정책이었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의 불법적인 정책에 대해 많은 지식인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학 피터 리드 교수는 ‘잃어버린 세대’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면서 이 문제를 대중에게 알렸다.


잃어버린 세대들은 지금도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제대로 된 교육과 보호를 받지 못하면서 범죄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원주민이 차지하는 비율은 3% 정도이지만, 교도소에 수감된 원주민의 비율을 보면 25%를 웃돈다. 또한 이들은 다른 인종보다 평균 수명과 수입은 낮지만, 실업률과 질병 발생률은 현저하게 높다. 애버리지니와 백인이 평화롭게 공존하려면 과거의 역사적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하며, 그들에게 충분한 위로를 해야만 할 것이다.



지리로 보는 도시와 인구 이야기

도시 재개발, 새로운 것은 뭐든 좋은 것일까? 〈염력〉

지금도 잘 살고 있는데 왜 재개발하는 것일까?

루미는 시장에서 인기 있는 치킨집을 운영하는 청년 사장이다. 루미가 가게에서 잠을 청하던 어느 밤, 한 무리가 침입해 집기를 부수고 루미를 협박한다. 사실 루미의 치킨집이 있는 시장과 마을은 재개발 대상 지역이었다. 이곳은 철거 후 중국인 관광객을 맞을 대형 면세점이 세워질 예정이다. 루미와 시장 상인들은 권리금도 제대로 못 받고 쫓겨날 처지다.


이미 대다수 주민들과 상인들은 빠져나가서 빈집과 문을 닫은 가게들만 남았다. 빨간 락카로 쓴 낙서가 건물 곳곳에 보여 흉흉한 분위기다. 그 속에서 루미와 일부 상인들만이 자기 권리를 찾기 위해 끝까지 맞서고 있었다.


재개발을 어떻게 하기에 루미와 상인들이 반대할까?

영화 속 시장 상인들은 철거 용역들의 폭력에도 버티면서 대책을 강구한다. 원래 있던 상가와 주택들을 헐고 그 자리에 새로운 건물을 짓는 방식의 재개발이라서 이미 사람들은 다 빠져나간 상태다. 당연히 장사도 안 되지만 퇴거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에 강제 철거와 개발에 반대하며 빈 상가에서 저항하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재개발 구역에 있는 사람들을 빨리 내보내려고 철거 용역을 써서 폭력을 휘두른다.


폭력을 앞세운 재개발, 누구를 위한 재개발인가?

영화를 보다 보면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재개발 일정에 맞춰 공무원들이 시장 상인을 찾아와 퇴거해 달라고 말하는 건 이해가 된다. 그런데 난데없이 폭력배들이 나타나 폭력을 휘두른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이나 와서 하루빨리 나가라고 협박한다.


루미의 아버지인 석헌은 우연히 초능력인 염력을 얻었는데, 이 힘을 써서 상인을 괴롭히는 폭력배들을 통쾌하게 날려 버린다. 그러나 이 일로 폭력배들뿐만 아니라 석헌도 감옥에 가게 된다.


도시 재개발의 시선이 향해야 할 곳

염력을 써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힌 죄로 감옥에 간 석헌은 수감 생활을 마치고 출소한다. 상인들을 도와 함께 싸우던 변호사 정현은 석헌을 데리러 온다. 차를 타고 가는 길에 그들의 그토록 지켜내려 했던 재개발 현장을 보여 준다. 그 현장은 빈 땅만 남아 있었다. 변호사는 시공 건설사 비리 등 문제로 재개발이 중단되었다고 말한다. 참으로 허무해지는 순간이다. 누구도 책임은지지 않고 밀려난 사람들만 속상한 상황이다.


영화에서 만약 재개발에 주민들의 의견들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해 나갔다면 어땠을까? 적어도 빈 땅이 되어 주민들의 삶터도 아니고 도시 공간으로 활용되는 것도 아닌 상황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루미가 가족을 잃는 일 또한 없었을 것이다.


도시 재개발은 해당 지역의 여건과 주민들의 요구, 필요에 따라 적절한 방식을 택해 민주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따라서 원래 살던 주민의 거주 환경과 사회 경제적 상황이 좋아지는 것을 중대한 목표로 삼아야 한다. 재개발에 참여하는 기업들이나, 재개발을 추진하는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가서는 안 된다. 재개발 과정에 민주주적으로 참여하는 모든 주체가 협력해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합당한 몫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지역을 개발하는 목적은 그 지역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함일 것이다. 그리고 그 지역에 사는 사람은 지역에 오랜 기간 발을 붙이고 살아온 주민들이다. 도시 재개발은 ‘도시’의 어떤 지역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다시’ 개발하는 일이다. 그래서 도시 재개발의 시선은 주민과 거주 환경을 제일 우선해서 봐야 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올리는 데 진심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만 도시 재개발을 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다른 효과들도 비로소 의미가 생길 것이다. 



지리로 보는 자연환경과 재해 이야기

기후 위기는 이제 미래의 일이 아니다 〈투모로우〉

지구가 따뜻해지면 빙하기가 찾아온다고?

꽁꽁 얼어붙은 남극 대륙 한복판에서 빙하 코어 샘플을 채취하던 잭 홀 박사와 동료들. 시추 드릴이 박히는 순간, 빙하에 균열이 생기고 삐그덕 소리와 함께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이의 크레바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어렵게 얻은 빙하 코어 샘플을 포기할 수 없었던 잭은 목숨을 걸고 크레바스 사이를 점프하며 우여곡절 끝에 동료들의 도움으로 샘플을 챙긴다. 하지만, 시추 드릴만으로는 생길 수 없는 거대한 남극 빙하의 붕괴를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한다.


잭이 목숨을 걸고 얻어 낸 ‘빙하 코어’는 두꺼운 빙하는 뚫어 뽑아낸 얼음 기둥이다. 이 얼음에는 지구의 기후 변화 역사가 담겨 있다. 빙하는 오랫동안 눈이 쌓여 단단하게 굳어진 거대한 얼음덩어리이다. 때문에 빙하의 아래쪽은 오래전에 내린 눈이 만든 얼음이다. 이 안에는 과거 대기의 공기 방울이 함께 냉동되어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 온실 기체를 측정하여 지구의 기온을 추정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기후의 자료를 복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오늘날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기상 이변 현상의 원인과 발생 주기 등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고기후는 과거 지질 시대의 전반적인 기후 상태를 말한다. 관측 기기가 없었기 때문에 당시의 기후 변화를 알기 위해서는 빙하 코어 외에도 해양 퇴적물의 산소 동위원소 분석, 나무의 나이테, 꽃가루 분석 등 다양한 방법을 쓴다.


다시 영화로 돌아가 보자. 한편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지구 온난화 유엔 대책 회의’에서 잭은 빙하 코어를 분석해 만 년 전 빙하기의 증거를 찾았다고 발표한다. 잭은 빙하에 축적된 높은 온실가스의 농도를 통해 그 당시 지구의 기온이 높았고 이로 인해 빙하기가 찾아왔다고 주장한다.


각기 다른 시선으로 지구 온난화를 바라보는 여러 나라들

잭의 연설을 듣던 각 국가의 대표들은 언제쯤 그런 일이 일어날지 묻는다. 잭은 백 년 뒤나 천 년 뒤라고 답한다. 아직 먼 미래의 일이지만 확실한 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 우리 후손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러자 미국의 부통령이 “교토 협약 비용은 누가 대죠? 수천억 달러의 비용이 들 거요.”라고 퉁명스럽게 이야기한다. 이 말을 들은 잭은 방관하는 대가는 더 클 것이라고 강력하게 말한다. 하지만 부통령은 환경만큼 경제도 위기라며 잭의 충고를 외면해 버린다.


지금 기후 위기 상황이라는 건 걸 모든 국가가 알고 있지만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국가마다 입장이 다르다. 정치적 상황과 경제적 수준 등에 따라 노력의 정도가 달라진다. 급속한 산업화를 이루며 이제 막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는 개발도상국들은 산업 혁명 이후 오늘날까지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선진국의 잘못이 크다고 볼 것이다. 저개발 국가는 기아와 빈곤에 시달리는 상황이라 기후 위기의 책임을 따질 여유도 없다.


그럼 선진국은 어떨까? 실제 미국은 2018년 기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 세계 2위임에도 불구하고 2019년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파리 협정을 공식 탈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 협정으로 환경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미국 내 수많은 제조업 공장들이 문을 닫았고 노동자들이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미국의 책임 회피는 국제 사회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2020년 조 바이든이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America is back(미국이 돌아왔다)”이라는 선언과 함께 파리 협정 재가입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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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