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기적을 부르는 대화법

   
박미자
ǻ
북멘토
   
16800
2022�� 06��



■ 책 소개


불가능할 것 같은 사춘기 자녀와의 대화!
사랑을 넘어 소통으로 성장하는 행복한 대화법

사춘기 아이에게는 ‘그저 말을 붙이는 것도 어렵다’고 하는 부모들이 많다. 고운 말을 보내 봐도 시큰둥하니 돌아오는 것이 없고, 훈계라도 할라치면 시선도 맞추지 않고 듣는 둥 마는 둥 주의가 산만하다. 목소리를 높이면 이내 방으로 가서 문을 쾅 닫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버린다. 부모가 알지 못하는 일이 많아지니 뭐라고 말을 해 주고 싶은데, 부드럽게 나가자니 버릇이 없어질 것도 같고, 강하게 나가자니 비뚤어져 버릴 것만 같아 두렵다. 그래서인지 아이와 대화하는 법, 아이에게 화를 내는 법 등을 가르치는 책도 많고, 그런 분야의 세미나나 교육 모임도 부지런히 열린다. 그러나 그렇게 배운 사례와 방식을 아무리 적용해 본들, 불안감과 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저자는 변화하는 아이에 맞춰 부모부터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이가 사춘기를 거쳐 어른으로 성장하듯, 부모도 사춘기 아이를 키워 가며 함께 새로운 부모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저 상황에 맞춰 책이나 세미나에서 배운 대로만 대답하다 보면, 아이와의 관계는 무난해질지언정 정작 부모 자신이 성장할 기회는 놓쳐 버리고 만다. 인생의 동반자인 부모의 성장이 정체되면 아이의 성장 역시 사춘기에서 영원히 정체되고 만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부모와 아이 사이의 관계 정립이다. 언제나 앞에 서서 인생의 후원자이자 동반자 역할을 하던 아이 시절의 부모에서 벗어나, 아이와 함께 고민하고 성장하는 동반자의 관계로 바뀌는 것이 사춘기 시기 부모와 아이 사이의 바람직한 관계다. 

■ 저자 박미자
교육학 박사,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 서울 공항중학교를 시작으로 인천 청천중학교까지 30여 년간 교직에 몸을 담았습니다. ‘청소년 생활 문화 마당 내일’ 대표 이사를 역임했고, 서울시교육청 ‘학부모 문화 예술 대학’을 기획 운영하였으며, ‘한국 배움의 공동체 연구회’ 수석 연구원과 ‘행복한 지요일’ 연구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 《중학생, 아빠가 필요한 나이》, 《부모라면 지금 꼭 해야 하는 미래 교육》, 《우리 아이를 살리는 신토불이 육아법》, 《시대를 읽는 교육사》 등 여러 권의 교육서를 썼습니다.

■ 차례
프롤로그│부모로 살아온 십여 년, 고생 많으셨습니다

1부 관계를 바꾸는 세 가지 대화법
01 생각을 이끌어 내는 의문형 대화법
너는 어떻게 생각해?│아이가 청소를 싫어합니다│자신이 선택하고 결정하는 시간│질문 되돌려 주기
02 직면하는 대화법
일상생활에서 환대하기│환대하기를 실천한 부모들의 이야기│너처럼 모든 사람과 생명은 소중하다│
아이가 욕을 합니다│아이가 담배를 피우는 것 같아요
03 사실 중심 대화법
양심이 없다고요?│태도와 사실을 구분하라│양아치라니요?│태도보다 말의 내용에 집중하세요

2부. 사춘기 자녀의 성장 특징을 고려한 대화법
01 사춘기는 생각의 봄이 피어나는 시기
뇌세포 연결은 사춘기의 발달 과제│치유력이 높은 사춘기의 뇌│사춘기, 가장 잘 배우는 시기
02 내 인생의 주인은 나
그래, 너의 생각을 말해 줘!│평등 의식의 발달│체벌은 폭력
03 친구가 좋아요
너의 기준을 믿을게│엄마가 들어 줄게, 말이나 해 보렴│내 친구 원래는 착한 애야│
친구 같은 부모는 없다│부모님의 친구분들 정말 좋아요

3부 자존감을 높이는 대화법
01 존재 자체를 사랑하는 대화
부탁하고 칭찬하기│달라도 괜찮아│부모는 부모, 나는 나│사랑으로 태어난 생명
아이에게 ‘부모’의 장점을 말해 주세요│헤어진 엄마(아빠)의 장점을 말해 주세요
02 주인으로 성장하는 대화
부모의 꿈을 자녀에게 얹지 마시라│자녀가 어른들 이야기에 끼어드는 경우
03 반대 의견을 존중해야 안전한 관계
한번 안아 봐도 될까?│내 일에 간섭하지 마세요?│안전이 제일 중요합니다
부모도 거절할 수 있어야 안전한 관계│자녀의 무리한 요구 거절하기│나 성형해 주면 안 될까요?
명품 갖고 싶다는 아이와의 대화│행복한 삶이 중요합니다
04 용돈의 지급 방식과 자존감
용돈의 명칭을 ‘기초생활 보장비’로 바꾸기│기초생활 보장비 규칙 정하기
목적성 경비 추가하기│기초 생활 보장비의 교육적 효과

4부 감정을 표현하는 대화법
01 한 박자 쉬고 말하기
너 지금 나에게 화내는 거야?│사춘기 청소년들은 “나가!”라고 말하면 나갑니다
너는 나가면 안 되지. 엄마가 나갈게│말대답이 심한 아이│아이가 가장 소중합니다
부모도 힘들지만 당사자인 청소년이 더 힘듭니다
02 적극적인 대화로 감정 표현하기
가끔 특별한 만남│부모에게서 듣는 사랑의 말은 언제나 좋아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수록 자신을 더 잘 알게 됩니다
03 감정 읽어 주기
감정에는 선악이 없다│밖에서 있었던 일을 짜증 내며 말할 때│아이가 실수를 했을 때
아이의 모든 감정은 소중합니다│지나간 일도 사과해야 하나요?
아이가 오해를 해도 부모가 사과해야 하나요?│사춘기 청소년의 공감 능력과 거울 세포
추억을 남기는 특별한 여행

■ 사춘기 청소년 깊게 이해하기
01 사춘기는 몇 살부터 몇 살까지?
02 사춘기의 성장 단계를 살펴보면?
03 사춘기의 성장 특징은?
04 뇌세포의 연결의 힘
05 거울 세포와 정서적인 공감

에필로그│새로운 길을 찾는 아름다운 사춘기
참고 문헌

 




사춘기, 기적을 부르는 대화법


관계를 바꾸는 세 가지 대화법

생각을 이끌어 내는 의문형 대화법

“너는 그런 문제 신경 쓰지 말고 공부나 해라.”

“쓸데없는 참견하지 말고 네 일이나 해!”


사춘기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들입니다. 사춘기 아이들은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가족 간에 일어나는 일에도 관심이 많고 사회적인 문제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관심을 일방적으로 끊어 내는 명령형 대화법은 아이를 수동적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내가 또 무엇을 잘못했나?’라는 방어 의식이 내면에 자리 잡게 되기 때문입니다.


사춘기 자녀와의 대화에서 필요한 것은 의문형 대화법입니다. 의문형 대화법은 대화를 진행할 수 있게 만듭니다. 그리고 대화의 주도권을 부모가 아닌 아이가 갖도록 해 줍니다. 명령형 언어는 노예로 기르는 언어이고, 의문형 언어는 주인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의문형 대화법은 부모가 경청하겠다는 적극적인 메시지를 줍니다. 사춘기 청소년은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고,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더 많은 인정을 받고 싶어 합니다. 만약 우리 아이가 어떤 문제에 관심을 가진다면 의문형 대화법은 그 문제를 중심으로 더 많은 대화를 진행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의견을 듣는 질문이 주가 되는 의문형 대화법을 활용한다면, 자녀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무슨 문제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노래를 좋아하는지, 왜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에게 관심이 있는지 등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의문형 대화는 “왜 그랬어?”라고 꼬치꼬치 캐묻는 질문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 질문은 추궁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아이에게 줄 수 있습니다. 좋은 질문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할까?”, “어떤 점이 힘들었어?” 등 아이의 생각을 묻고 이해하기 위한 질문, 아이의 마음을 위로하고 공감하기 위한 질문을 해야 합니다.


직면하는 대화법

사춘기 청소년과의 대화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생긴 문제를 명확하게 정리해서 말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부모 역시 그런 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많은 부모와 자녀들이 문제가 생겼을 때 제대로 된 대화법을 찾지 못해 당황합니다. 그러면서 그저 그 순간을 얼버무리기 위해 겉도는 대화를 하거나, 심지어는 명령형 대화법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민감한 대화는 피하고 싶고, 그러면서도 문제는 해결하고 싶은 조급함이 낳는 안타까운 결과들입니다.


이럴 때는 직면하는 대화법이 필요합니다. 직면하는 대화법은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돌려 말하지 않고 직접 말하는 대화법입니다. 당사자가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해결하기 위해 탐구하도록 돕기 위한 문제 해결형 대화법입니다. 사춘기 청소년에게 이제 더는 어린아이가 아니라 스스로 자기 결정에 대한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시기라는 점을 공유하고 존중하면서 부모의 입장을 솔직하고 정중하게 표현하는 열린 대화법입니다.


사춘기 청소년에게는 사실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솔직한 대화를 하지 않고 비유법(은유, 직유)을 사용하여 말하면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도 직접 사실을 말하지 않고 돌려서 말하면 자신이 배제당하고 놀림을 받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부모가 모든 문제를 다 알고 있으면서 ‘실토하고 반성하라’는 식으로 자신을 압박하고 있다고 오해하고 저항감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직면하는 대화법으로 대화할 때는 다음 세 가지 사실을 유의해야 합니다.


첫째, 사실 그대로 말하고 묻는 솔직한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다그치듯이 문책하거나, ‘모든 것을 알고 있으니 순순하게 털어놓으라’는 태도로 취조하듯 말해서도 안 됩니다. 담담하고 솔직하게 사실을 말하고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둘째, 화내지 않고 친절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혼내거나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걱정하고 있으며,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유할 때 마음을 열고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셋째, “어서 와”, “잘 다녀오렴”, “사랑한다”, “고맙다” 등 일상생활에서 관심과 애정을 직접 표현하고 환대하는 대화도 서로의 신뢰감을 형성하는 직면하는 대화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침이면 현관문을 나설 때 열렬히 환송해 주고, 일과를 마치고 아이를 만날 때도 “오늘 뭘 배웠니?”, “시험은 잘 봤어?” 같이 성과를 확인하는 말만 하기보다는 반갑게 서로 환영해 주는 ‘일상생활에서 환대하기’를 실천할 것을 권합니다.


사춘기 청소년은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자기 자신을 세상의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날마다 환대하기를 통해 ‘너는 존재 자체로 소중한 사람이라는 사실’, ‘항상 사랑하고 너의 안전을 염려한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고 일상생활에서 작은 기쁨과 신뢰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자신이 존재 그 자체로 환대받는 경험을 통해서 존재감이 높아지고, 열린 마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신뢰 관계가 형성됩니다.


사실 중심 대화법

사실 중심 대화법은 문제가 된 사실에 집중해서 말하는 대화법입니다. 아이의 태도를 비난하거나 평소에 누적되어 있던 아이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지 않고 문제를 통해서 알게 된 사실과 걱정하는 부모의 심정에만 집중하여 대화하는 것입니다.


사실이 아니라 태도나, 과거의 실수, 미래에 대한 나쁜 추측 등을 말하면 사춘기 청소년은 자신이 공격받았다고 생각하고 부모를 향해서 공격적인 말과 태도로 반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중심 대화법은 아이와 아이의 나쁜 행동을 구분해서 진행합니다. 문제 행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을 표현하는 대화법입니다.


사춘기 청소년의 마음은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문제를 조리 있게 설명하는 능력도 아직 미숙하고, 말하는 동안에도 감정에 따라 목소리, 표정, 몸짓이 다양하게 변합니다.


사춘기 청소년은 자신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어렴풋하게나마 자기 잘못을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럴 때 잘못한 내용 이전에 태도에 대한 비난이나 지적을 하면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태도와 함께 잘못까지 방어하기 시작합니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아이를 따끔하게 혼내고 책임을 추궁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를 돕는 것입니다. 사실 중심 대화법은 아이를 사랑하고 돕고 싶어 하는 부모의 마음을 잘 표현하기 위한 대화법입니다.



사춘기 자녀의 성장 특징을 고려한 대화법

사춘기는 생각의 봄이 피어나는 시기

“사춘기는 생각 사, 봄 춘. 생각의 봄이 오는 시기래. 어린 시기를 벗어나서 몸과 마음이 많이 컸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여러분은 사춘기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요? 과거에는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말로 사춘기를 자주 표현했습니다. 이성에 반하여 감성의 표출을 중시하는 18세기 독일의 문예 운동에서 따온 말입니다. 그 뒤에는 ‘반항기’라는 말도 적지 않게 쓰였습니다. 요즘에는 사춘기의 특징으로 ‘중2병’이라는 말을 종종 사용하곤 합니다. 어느 것이건 사춘기를 부정적인 관점으로 보는 단어들입니다.


지금도 사춘기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터지지 않도록 잘 관리하라’라고 조언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매사에 감정적으로 자주 기울고, 갑자기 화를 내는가 하면, 돌연 말수가 적어지고 우울함에 빠져들기도 하는 사춘기의 특징을 터지기 쉬운 폭탄에 비유하여 충고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사춘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성장하는 동안 거쳐야 하는 시기입니다. 몹쓸 병이라도 걸린 것처럼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야 하는 시기가 아니고, 아무 일 없이 지나가기를 바라며 마냥 피해야만 하는 시기도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가 십 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 사춘기라는 변화와 성장의 시기를 맞이한 것은 축하해 주고 칭찬해 줄 만한 일입니다.


부모가 사춘기를 바라보는 태도는 이 시기 아이들의 성장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사춘기는 외면으로도 내면으로도 성장과 변화를 거듭하는 시기입니다. 만약 이 시기를 그저 혼란과 저항의 시기로 본다면, 부모는 충고와 질책을 섞어 가면서 자녀의 말과 행동을 통제하려 들겠지요. 하지만 이것은 ‘지금 똑바로 잡아 놓지 않으면 커서도 삐뚤어질지 모르니까’라는 부모의 불안감이 반영된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통제와 억압 속에서는 생각이 자라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춘기를 혼란과 저항이 아닌 성장과 도약의 시기로 본다면 어떨까요? 자녀와 의견이 충돌해도, 자녀가 돌발적인 행동을 해도 부모는 충고와 질책이 아닌 대화를 시도할 겁니다. 아이에게 격려를 보내면서 아이가 처해 있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입니다.


“우리 애가요. 자신이 사춘기라며 ‘함부로 건들지 말라’고 선전 포고를 하는 거예요. 그 말을 들을 때 어이가 없어서 말을 못 하겠더라고요. 사춘기가 그렇게 유세 부릴 일인가요?”


이럴 때 혹시라도 아이에게 “네가 혼자 큰 거 아니다”, “아직 다 클려면 멀었다”, “어디서 유세를 부리냐”며 면박을 주시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사춘기라서 반항하는 거냐?”라는 말은 결코 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사춘기 맞아, 많이 컸구나.” “아무도 소중한 우리 OO이를 함부로 건들면 안 되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사랑스러웠다”, “이렇게 건강하게 잘 자라 주어 고맙다”라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애정을 담아서 말해 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더구나 이렇게 자신의 성장을 아이가 스스로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이럴 때는 아이의 성장을 중심으로 대화를 이어 갈 수 있도록 좋은 방향으로 받아 주세요. 질문도 해 가면서 아이에게 말할 기회를 주고, 아이의 말을 잘 들어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화는 무시하거나 훈계하는 말만 아니라면 어떤 말이라도 좋습니다. 이어지는 대화 속에서 아이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법, 질문하는 법과, 일상생활을 소재로 재미있게 대화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저는 사춘기가 인간의 발달 과정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사춘기는 생각이 엄청나게 뻗어 나가고 연결되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그 생각의 대부분은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생각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사춘기 청소년은 부모를 사랑하지만, 부모와 똑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세상의 주인으로 살고 싶어 하며, 이 세상에서 주인으로 살기 위한 준비를 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이해하고 존중해야만 사춘기 청소년과 평화로운 대화가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감정의 변화와 굴곡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차분히 지켜보면서 의견을 들어 주는 것입니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방향으로 격려해 주면서 항상 고맙고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말로 자주 표현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사춘기 청소년은 ‘자신이 더는 어린애가 아니다’라는 점을 인정받고 싶어하지만, 동시에 지금도 어린 시절과 다름없이 사랑받고 있다는 점을 확인받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대화법

한 박자 쉬고 말하기

한 박자 쉬고 말하기는 상대방과 충돌하기 전에 서로의 상황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우리 생각 좀 해 보자”라고 제안할 수도 있고, “잠깐 물이나 한 잔 마시고 이야기하자”라고 말하면서 시간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문제 상황이 생겼을 때 곧바로 말을 하면, “왜 그랬어?”, “이제 어떻게 할 거냐” 등 원인을 따지는 말이나 하소연, 책망하는 말들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한 박자를 쉬고 말하면 문제 상황에 처해 있는 아이의 모습이 더 부각되어 보입니다. 아이의 불안정한 표정이나 위축된 모습이 눈에 들어오면, 대체로 안쓰러움과 애정의 마음으로 말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부모의 감정의 변화나 마음의 여유는 곧바로 상대방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대화가 잘 진행될 수 있습니다.


문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를 혼내고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대화하면서 이 상황을 통해서 자신을 돌아보고 배우는 기회를 갖는 것입니다. 부모가 먼저 분노하는 마음에 휩싸여 책망하는 말을 쏟아 내면, 청소년은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공격적인 말이나 행동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훈계 중심으로 말하면 청소년은 더욱 마음이 여유를 갖지 못합니다. 마음을 차분히 하기 위해서 한 박자를 쉴 필요가 있습니다.


때로는 아이가 잘못하고 나서도 오히려 화를 내고 부모 탓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 자신은 크게 잘못한 것이 없고 아이에게 책임이 있는데 아이가 오히려 화를 내는 적반하장의 경우입니다. 부모도 사람인지라 같은 맞대응을 하는 경우 뜻하지 않게 아이와 다투고 서로 원망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한 박자 쉬고 말하기는 문제 상황에서 상처받은 부모와 자녀를 먼저 돌보고 보호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 방법입니다.


부모도 힘들지만 당사자인 청소년이 더 힘듭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대들고 노골적으로 반항을 하면 부모로서는 너무 힘이 듭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를 사랑하는데 ‘아이가 나한테 왜 이럴까’ 하는 무력감도 느낄 수 있고, 부모 자신이 모자라고 한심하다는 자책감이 들어 괴롭습니다. 그러나 부모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감정과는 별도로 사춘기 청소년은 때로는 폭풍같이 엄마에게 대들기도 하고, 생각 밖으로 모질고 냉랭하게 굴기도 합니다. 사랑은 양의 문제가 아니라 표현하는 방식에 의해서 공유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깊고 많은 사랑을 해도 적절한 방식으로 표현되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고 오해와 불신으로 괴로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것만은 기억해 두어야 합니다. 부모와 사춘기 자녀가 대립하고 갈등을 겪을 때는 부모도 힘들고 괴롭지만, 더 많이 힘든 사람은 사춘기 자녀입니다. 사춘기 자녀는 부모보다 약한 존재입니다. 엄마 아빠는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독립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어른입니다. 사춘기 청소년은 허세를 부리고 큰소리를 치지만 아직은 어른이 아니고 경제적 자립 능력도 없습니다. 부모로부터 버림받을까 봐 떨면서 자존심으로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가 힘들게 할 때마다 아이를 굴복시키려 들어서는 안 됩니다. 어른인 부모에 비하면 아이는 언제나 약자이기 때문입니다. 그저 너그럽게 안아 주는 방식으로 아이가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방법을 찾아서 사랑을 표현하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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