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상편)

   
천아이펑(역:정주은)
ǻ
미디어숲
   
17800
2022�� 03��



책 소개


한 번 잡으면 손에서 놓을 수 없는
호기심 가득, 신기하고 색다른 물리 책

물리학은 물질 운동의 가장 일반적인 규칙과 물질의 기본 구조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사과는 왜 땅으로 떨어지는지, 달은 왜 지구로 떨어져 내리지 않는지부터 내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까지, 온 세상 만물이 생겨나고 움직이는 이유와 원리를 탐구한다. 그래서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상당히 난해한 이론과 수학이 필요해지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물리라는 과목은 처음부터 기초를 쌓듯이 체계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한없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 책은 청소년의 호기심을 자연스럽게 물리라는 학문으로 연결시키면서도 체계적인 목차로 구성되어 있으며 심도 있는 물리학 공부를 위한 기초 개념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1장에서는 물체의 기본적인 운동 규칙을 알아본다. 물체의 운동은 공간, 시간에 관한 기준 틀 없이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2장에서는 물리학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축인 힘과 운동의 관계를 설명한다. 이를 바탕으로 중등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뉴턴의 운동법칙까지 완전히 이해시킨다. 3장에서는 물리학의 핵심 개념인 에너지에 대해 알아본다. 에너지는 중고등 과정 물리의 주요 내용으로, 대부분의 물리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바탕이 된다.

이 책은 단순히 물리에만 국한된 책이 아니다. 옛 성현들의 고사성어에 담겨 있는 물리에 관한 깨달음을 전해주고 위대한 과학자와 관련된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또 유명한 화가의 그림이나 흥미진진한 SF 영화 속에 숨어 있는 물리학 지식을 알려준다. 물리학을 위한 교과서인 동시에 종합적인 인문서로서 독자가 과학에 대한 인식의 틀을 넓힐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저자 천아이펑
베이징시 제8중학 영재교육센터 물리 연구반 책임자이자 베이징시 시청구 학과목 리더 겸 우수 교사다. 20여 년 넘게 후학 양성에 헌신해 왔고 여러 편의 논문과 실험교구로 전국 1등 상, 베이징시 1등 상을 받은 바 있으며 수백 명의 제자를 베이징대학, 칭화대학에 진학시켰다. 물리와 삶을 사랑하고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물리학은 이성적 사고에 날개를 달아 주는 학문으로, 인류의 무한한 호기심과 탐구에 힘입어 탄생했다. 고전 역학에서 20세기 초 물리학 혁명에 이르기까지 물리학의 부침을 통해 인류는 더 깊이 시공의 세계를 이해하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사유의 힘, 그리고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을 느껴 보자. 지식을 탐구하는 여정이 얼마나 즐겁고 보람찬 일인지 알게 될 것이다.

■ 역자 정주은
고려대학교 중문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중국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1분 물리학’, ‘디지털 신세계 메타버스를 선점하라’, ‘제갈량의 지혜에서 배우다’, ‘하루 30분 베이징대학교에서 인생철학을 배우다’, ‘인생의 깨달음을 던져주는 철학형지혜’, ‘NO라고 말하는 아이’, ‘내 아이의 미래를 좌우하는 황금법칙’, ‘아동역사시리즈 중국 편-삼국연의 1, 2, 3’ 등 다수가 있다.

■ 차례
01 운동
속도, 넌 누구니?
좌표
물리량과 그 배수 표시
길이의 기준과 측량
가속도
자유낙하운동
도표
포물선 운동 알아보기
단진동의 응용

02 힘과 뉴턴의 운동법칙
중력, 중심과 평형 상태
압력의 규칙
마찰의 종류와 규칙
아르키메데스
관성과 뉴턴의 제1법칙
뉴턴의 제2법칙
뉴턴의 제3법칙
생활 속 원운동
케플러의 3대 법칙
만유인력의 법칙
위성에 관해

03 일, 에너지와 운동량
일의 원리
에너지
운동에너지와 운동에너지 정리
고사성어에서 배우는 에너지 지식
에너지 보존의 법칙
운동량 정리와 그 응용
운동량 보존의 법칙
각운동량 보존의 법칙
현대 물리학의 기본적인 보존 3법칙

04 열현상
온도
분자운동론
물리 상태 변화
열역학 법칙
비열
내연기관 알아보기

 




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상편)


운동

속도, 넌 누구니?

동물들의 회의가 열리는 날, 달팽이는 길에서 친절한 거북이를 만났다. 거북이가 말했다. “달팽이야, 내 등에 올라타. 내가 태워줄게!”


그 말에 달팽이는 거북이의 등에 올라탔다. 다시 길을 가던 중, 달팽이와 거북이는 날개를 다친 참새를 만났다. 거북이가 참새에게 말했다.


“너도 내 등에 올라타. 내가 태워줄게!”


그 말에 참새도 거북이의 등에 올라탔다. 달팽이는 참새에게 소곤소곤 속삭였다.


“중심 잘 잡아, 얘 엄청 빠르거든!”


이 이야기에서 웃음이 터지는 부분은 어디인가? 달팽이는 자신의 속도를 기준으로 거북이의 속도를 평가했으니 당연히 ‘엄청 빠르게’ 느껴졌겠지만 참새의 비행 속도를 기준으로 거북이의 속도를 평가한다면?


달팽이는 2mm/s, 거북이는 2cm/s로 기어가고 참새는 8m/s로 난다. 거북이의 이동속도는 달팽이의 10배 정도이고 참새의 비행 속도는 거북이 이동속도의 400배 정도다.


중국 주택가에서는 제한 속도 ‘5’(km/h)라고 쓰인 표지판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는 사람의 보행속도를 기준으로 정해졌다. 안전을 고려한다면 주택가에서의 주행속도는 느릴수록 좋다. 모든 차량이 이 제한 속도를 준수한다면 차량의 주행속도와 사람의 보행속도가 비슷해지므로 사고가 발생할 일이 거의 없다. 그러나 실제로 주택가에서 이 제한 속도를 준수하기란 불가능하다. 차량이 주행상태로 막 접어들 때의 속도가 이미 5km/h를 넘기 때문이다. 교통부도 주택가 제한 속도 표지판의 주요 역할은 주의와 경고라고 생각한다.


좌표

만약 여러분이 의자에 앉아 이 책을 읽고 있다면 의자는 정지해 있는 상태일 것이다. 그런데 정말 우리는 아무런 움직임 없이 정지해 있는 걸까? 지구는 자전하고 있고 우리는 빙빙 도는 지구를 따라 함께 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적도상에서 지구의 자전선속도는 약 1,675km/h인데 이 수치대로 분석해보면 위에서 말한 대로 ‘지구에 앉아 하루에 8만 리를 가게’ 된다.


마오쩌둥의 ‘칠률이수 송온신’에 “지구에 앉아 하루에 8만 리를 가고 하늘을 떠돌며 멀리 수많은 은하를 보네.”라는 구절이 있다. 마오쩌둥은 저우스자오에게 쓴 편지에서 이렇게 풀이했다.


‘지구의 지름은 약 12,500km인데 여기에 원주율 3.1416을 곱하면 약 40,000km가 되고 이는 중국식 계산법으로 8만 리다. 이는 지구의 자전(하루 동안) 거리다. 기차, 배, 자동차를 타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여행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구에 앉아있으면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도(차표를 사지 않고도) 하루에 8만 리나 간다. 사람들에게 이것이 여행이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전혀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실로 어찌 이런 이치가 있단 말인가! 관습에 얽매여 아직도 미신을 떨치지 못했다. 완벽한 일상생활인데 오히려 이를 괴상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순천’, 즉, 하늘을 떠돈다는 것은 우리 태양계가 매일, 매시간 은하계 속에서 왔다 갔다 한다는 뜻이다. 은하는 하나의 강이며 강은 무한하다. ‘일천’이라는 말은 많다는 뜻일 뿐이다. 우리는 그저 강한 줄기에서 떠돌며 수많은 은하를 보는 것이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물체의 정지는 상대적이며 운동은 절대적이다. 물체는 절대적으로 정지해 있지 않고 상대적으로만 정지해 있다. 물체의 운동은 상대적이므로 어떤 물체의 운동을 분석할 때는 기준틀 또는 좌표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먼저 움직이지 않는다고 가정한, 기준이 되는 물체를 기준틀이라고 하는데 이 기준틀과 고정 연결된, 확장 가능한 모든 공간이 바로 좌표계다. 어떠한 물체라도 기준이 될 수 있는데 대개 연구의 편이성을 고려해 정한다. 동일한 물체의 운동이라도 기준틀을 달리해 관찰하면 각기 다른 결과를 얻게 된다. 일반적으로 지면을 기준틀로 삼는다.


최초로 ‘운동의 상대성’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근대 과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이탈리아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이며, 천문학자인 갈릴레오 갈릴레이다. 중세 유럽은 오랫동안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을 신봉했지만, 갈릴레이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지지했다. 당시 학자들은 갈릴레이의 ‘지구가 돈다’는 주장을 맹렬히 반대했는데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지구의 운동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사실 지구의 자전 속도는 굉장히 빨라 적도상에서는 460m/s에 달할 정도다. 이에 대해 갈릴레이는 1632년에 이미 다음과 같이 밝혔다.


폐쇄된, 등속운동하는 배 안에 있는 사람은 배의 운동을 관찰할 수 없다. 즉, 배에 타고 있는 사람은 배의 운동 상태에 대한 판단이 배 밖에서 관찰하는 사람의 판단과 다르다. 이는 그들이 선택한 기준틀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구가 운동하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등속운동하는 배에 탔을 때 배가 운동하고 있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글을 쓰거나 시를 지을 때, ‘운동의 상대성’을 이용해 시각을 좀 바꿔보면 재기와 정취가 남다른 작품이 탄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백의 시 ‘천문산을 바라보며’가 그러하다.


“천문산 허리 가르며 초강이 흐르는데 푸른 강물 동으로 흐르다 여기서 되돌아 흐르는구나. 초강 양쪽 푸른 산 마주 우뚝 솟았는데 외로운 배 한 척, 해 뜨는 곳에서 유유히 떠오네.”


이 시에서 ‘초강 양쪽 푸른 산 마주 우뚝 솟았는데’라는 시구가 다루는 대상은 ‘푸른 산’인데 이 대상은 ‘솟는’ 운동을 하고 있어 배에 비하면 ‘운동 상태’에 있다. 또 ‘외로운 배 한 척, 해 뜨는 곳에서 유유히 떠오네’라는 시구가 다루는 대상은 ‘외로운 배 한 척’인데 이 대상은 현재 ‘떠오는’ 중으로 지면 또는 초강 양쪽, 푸른산에 비하면 ‘운동 상태’에 있다. 이처럼 운동의 시각이 전환된 글을 읽으면 마치 그 장면을 직접 마주한 듯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운동의 상대성’을 이해하는 고사성어도 있다. ‘각주구검’은 모두 알다시피 ‘배는 이미 떠났지만 검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니 정지한 시각으로 문제를 보면 안 된다.



힘과 뉴턴의 운동법칙

중력, 중심과 평형 상태

“기운이 펄펄 나는 할아버지, 한 번도 눕는 일 없지. 작지만 제 자리에 오뚝, 그 누가 밀어도 넘어지지 않아.”


이 수수께끼의 답은 어떤 재밌는 장난감인데 아무리 세게 밀어도 쓰러지지 않고 옆으로 눕혀 놓아도 악착같이 일어난다. 정답이 무엇일까? 바로 ‘오뚝이’다. 그렇다면 오뚝이는 왜 쓰러지지 않고 오뚝 일어나는 걸까?


중력과 중심

지구상의 모든 물체는 지구가 끌어당겨서 생긴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 중력의 크기는 물체의 질량과 정비례한다. 이를 식으로 표현하면 G=mg가 된다. 이 중 비례계수는 중력가속도 g이다. 중력의 방향은 항상 수직하향인데 다시 말해 수평면과 수직을 이뤄 지구의 중심을 향한다는 말이다. 중력의 단위는 뉴턴(기호 N)이다. 여기서 구분해야 할 것은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말하는 ‘중량’은 대개 물체의 질량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물체의 모든 부분은 중력의 작용을 받는다. 문제를 분석할 때는 중력이 어느 한 점, 즉 물체의 중심에 작용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어떤 물체의 무게중심과 물체의 질량 분포는 기하학적 형상과 관련이 있다. 질량 분포가 균일하고 형상이 규칙적인 물체의 무게중심은 그 기하학적 중심에 있다.


오뚝이의 비밀 1

수평면 위의 물체가 평형 상태를 유지하는 조건은 무게중심으로부터 지표면에 내린 수선이 물체를 지지하고 있는 기저면의 범위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오뚝이 문제를 살펴보자. 오뚝이는 위쪽은 가볍고 아래쪽이 무겁다. 밑 부분에 상당히 무거운 평형추가 들어있어 무게중심이 낮다. 오뚝이 여러 개를 모아서 살펴보면 겉모습에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오뚝이의 밑바닥이 달걀 껍데기와 비슷한 반구 형태라는 점이다. 이는 오뚝이를 받치는 밑면을 더 키우기 위한 설계이다. 중요한 점은 바로 이것이다. 오뚝이가 한쪽으로 기울어질 때, 오뚝이의 무게중심으로부터 지표면에 내린 수선이 여전히 오뚝이를 지지하는 기저면의 범위 안에 있기 때문에 쓰러지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것이다.


알고 보니 안 넘어졌던 것뿐이었어?

사람이 두 발로 땅 위에 우뚝 설 수 있는 것도 사람의 무게중심으로부터 지표면에 내린 수선이 두 발을 지지하는 기저면의 범위 안에 있기 때문이며, 한 발로 서는 것이 더 어려운 이유는 발을 지지하는 기저면의 면적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곡예 중에 ‘정간’이라는 것이 있는데 정간도 긴 장대의 무게중심으로부터 지표면에 내린 수선이 곡예사가 받치고 있는 장대 기저면의 범위 안에 있는지 여부로 그 성패가 갈린다. 이는 오뚝이의 원리와 똑같다. 술 취한 사람이 이리 기우뚱, 저리 기우뚱하면서도 고꾸라지지 않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걸을 때, 사람의 무게중심으로부터 내린 수선은 틀림없이 두 발을 지지하는 기저면 범위를 벗어나 있는데 왜 넘어지지 않는 걸까?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사람이 앞으로 걸음을 내디딜 때, 예를 들어 왼 다리를 앞으로 내디디면 무게중심의 수선이 오른 다리의 기저면 범위 밖으로 나가므로 앞으로 고꾸라져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와 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다. 앞으로 내디딘 왼 다리가 이미 앞쪽의 지면을 밟아 무게중심의 수선이 다시 두 다리를 지지하는 기저면 범위 안에 들어가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쪽으로 발을 내딛어도 넘어지지 않게 된다. 사실 걷는 것은 끊임없이 앞으로 쓰러지는 행위인데 고꾸라지기 전에 하는 동작이 수평면상에서 똑바로 서서 넘어지지 않을 조건을 충족하기 때문에 바닥과의 충돌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오뚝이의 비밀 2: 평형 상태

왜 오뚝이는 힘에 밀려 쓰러졌다가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걸까? 그 이유를 알려면 또 다른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다. 외력을 제거한 뒤, 오뚝이가 다시금 평형 상태를 회복한다는 것은 오뚝이가 외력의 간섭을 이겨내고 평형을 유지하는 능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흔히 물체의 평형 상태는 안정 평형, 불안정 평형, 그리고 중립 평형, 이 세 가지로 나뉜다.


*안정 평형: 평형 위치에서 벗어난 뒤에도 원래의 평형 상태를 회복해 유지하는 상태를 ‘안정 평형’이라고 한다. 전형적인 예로 공 모양의 물체가 오목한 홈 안에 있는 상황을 들 수 있다.


*불안정 평형: 평형 위치에서 벗어난 뒤, 원래의 평형 상태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불안정 평형’이라고 한다. 전형적인 예로 공 모양 물체가 볼록한 면 위에 놓인 상황을 들 수 있다.


*중립 평형: 평형 위치에서 벗어난 뒤에 새로운 위치에서 다시 평형을 유지하는 물체가 원래 평형을 유지하는 상태를 ‘중립 평형’이라고 한다. 전형적인 예로 공 모양 물체가 수평한 평면 위에 놓인 상황을 들 수 있다.


평형 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물체가 원래의 평형 위치를 벗어난 뒤 그 무게중심의 오르내림을 살펴보면 된다. 즉, 물체가 원래의 평형 위치를 벗어난 후에 무게중심이 높아졌다면 안정 평형이다. 이와 달리 물체가 원래의 평형 위치를 벗어난 후에 무게중심이 낮아졌다면 불안정 평형으로 볼 수 있다. 또 물체가 원래의 평형 위치를 벗어난 후에 무게중심의 높이가 변하지 않았다면 중립 평형이다.


‘오뚝이를 쓰러뜨려도 다시 오뚝 서는’ 문제로 돌아가 보자. 오뚝이가 수평면 위에서 안정 평형을 유지하는 이유는 구조 때문이다. 즉, 외부의 힘이 작용해 평형 위치를 벗어나게 되면 무게중심이 올라가게 된다. 그러다가 외부의 힘이 사라지면 곧바로 원래의 평형 상태를 회복하기 때문에 다시 오뚝 서게 되는 것이다. 구체적인 원리를 살펴보자.


오뚝이가 옆으로 기울어지면, 두 가지 힘이 오뚝이에 작용한다. 하나는 외부의 힘이 만든 ‘외란 토크’이고 다른 하나는 자체 중력으로 인한 ‘저항 모멘트’이다. 저항 모멘트는 외란 토크와 반대 방향이다. 그래서 외란 토크가 사라지자마자 저항 모멘트가 오뚝이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이다. 오뚝이가 똑바로 서면 오뚝이의 중력 작용선과 지지점이 동일선상에 있게 되는 까닭에 중력 토크는 0이다. 일단 외부의 힘이 작용해 오뚝이가 기울어지면 중력의 작용선과 새로운 지지점이 동일선상에 있지 않게 되므로 곧바로 중력 토크가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예를 들어보자.


‘현수형 모노레일’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현수형 모노레일은 공중에 놓인 기차 레일 밑에 찻간이 매달린 형태로 운행하는 열차이다. 얼핏 보기에는 매우 위험해보인다. 하지만 사실 평형 측면에서 본다면 오히려 레일 위를 달리는 일반 기차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공중에 매달린 열차는 안정 평형 상태이지만 일반 열차는 중립 평형 상태이기 때문이다.



일, 에너지와 운동량

에너지

‘에너지’라는 단어는 일상적으로 흔히 사용되지만 정확한 뜻을 설명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에너지’라는 단어에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넓은 의미로 말하는 에너지는 모든 학문 분야에서 사용된다. 철학적 의미에서 에너지는 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에 변화를 일으키는 성질을 말한다. 물리학에서 에너지는 물리학의 기본 개념 중 하나다.


고전역학에서 상대론, 양자역학, 우주학에 이르기까지 에너지는 매우 중요한 핵심 개념이다. 1807년, 영국의 물리학자 토마스 영이 런던에서 자연철학 강연을 하면서 에너지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사용하고 에너지와 물체가 하는 일을 연계시켰지만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당시 사람들은 여전히 서로 다른 운동에는 서로 다른 힘이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확한 개념은 ‘운동하는 물체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이다. 그러다가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 제기되고 정론으로 받아들여진 후에야 에너지 개념의 중요성과 실용 가치를 깨달았다.


에너지의 개념과 이와 관련된 법칙들은 이미 물리학의 각 분야에서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역학에서 에너지의 형식에는 운동에너지, 탄성퍼텐셜에너지, 중력퍼텐셜에너지 등이 있는데 이를 모두 합쳐 역학적 에너지라고 부른다. 역학적 에너지의 전달과 변환은 기계적 일로 측정하므로 운동에너지 정리, 일과 에너지의 관계 등 변환 법칙이 존재한다.


전자기학에서 에너지의 형식에는 회로의 전기에너지, 전자기장에서의 정전퍼텐셜에너지, 전기장 에너지, 자기장 에너지 등이 있다. 열역학에서는 거시적으로 이야기되는 내부에너지, 열에너지, 화학에너지도 있고, 미시적으로 거론되는 분자운동에너지, 분자퍼텐셜에너지 등도 있다. 광학과 원자물리학에서는 전자기에너지라고도 할 수 있는 빛에너지, 핵에너지라고도 할 수 있는 원자에너지 등이 있다. 다양한 형식의 에너지는 상호 전환될 수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에너지가 전환되는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높이뛰기에서 장대의 형태가 변하는 탄성퍼텐셜에너지는 운동선수의 중력퍼텐셜에너지로 전환된다.

-모닥불이 탈 때는 나무토막의 화학에너지가 열에너지와 빛에너지로 전환된다.


운동에너지와 운동에너지 정리

다채로운 지형이 펼쳐진 광활한 땅이 있다. 엔지니어인 여러분이 수력발전소와 풍력발전소를 지어야 한다면 어떤 곳을 고르겠는가? 상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린다면, 수력발전소는 물살이 빠른 곳에 지어야 할 테고, 풍력발전소는 풍력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곳에 지어야 할 것이다. 좀 더 깊이 생각해보자.


이 두 곳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발전에 필요한 물은 움직이는 것이고 바람도 움직이는 것이다. 물체는 움직이기 때문에 에너지를 갖는다. 발전은 바로 이런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것이기에 위와 같은 장소를 골라야 한다.


17세기, 독일의 수학자 라이프니츠는 마찰로 인해 물체의 속도가 줄어드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활력’이라는 뜻을 가진 ‘비스 비바’ 개념을 제시하고 이를 물체의 질량과 속도의 제곱을 곱한 값으로 정의했다. 이 정의는 이미 운동에너지의 의미를 어느 정도 담고 있다.


운동에너지와 일에 대해 최초로 현대적 의미의 정의를 내린 사람은 프랑스의 물리학자 코리올리였다. 1829년, 코리올리는 물체의 운동에너지를 물체 질량의 1/2에 그 속도의 제곱을 곱한 값으로 정의했으며, 어떤 물체에 대해 작용력이 하는 일은 이 힘에 저항을 극복하기 위해 하는 운동 거리를 곱한 것으로 정의했다.


운동에너지는 역학적 에너지로 종종 다른 형식의 에너지로 전환된다. 예를 들어 ‘마찰하면 열이 발생하는’ 상황은 운동에너지가 열에너지로 전환된 것이다. 나무판 위에 나무막대를 빠르게 마찰시키면 불이 붙는다는 ‘마찰식 점화법’에 대해 들어봤을 테지만 실제로 해본 적이 있는가? 궁금하다면 재료를 준비해서 한번 시도해보라. 생각만큼 어렵지 않을 것이다.


운동에너지 정리로 수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속도가 500m/s인 총알이 고정된 나무토막을 꿰뚫고 지나간 뒤 속도가 400m/s로 줄어들었다. 총알이 나무토막 속에서 받는 저항이 일정하다면 이 총알은 똑같은 나무토막을 몇 개나 더 뚫을 수 있을까?


운동에너지 정리에 따라, 저항이 총알에 대해 한 일은 이 과정에서의 총알의 운동에너지의 변화와 같다. 저항과 나무토막의 폭은 일정하므로 총알이 각 나무토막의 저항을 뚫는 힘도 일정하다. 그렇다면 총알의 운동에너지도 일정하게 감소한다. 운동에너지 정의에 따라 총알이 각 나무토막을 뚫을 때의 속도 제곱의 감소량도 일정하다. 이에 따라 위 문제에서 총알은 똑같은 나무토막을 하나만 더 꿰뚫고 지나갈 수 있고 세 번째 나무토막의 7/9 지점에서 멈추게 될 것이다.


* * *


본 도서 정보는 우수 도서 홍보를 위해 저작권자로부터 정식인가를 얻어 도서의 내용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저작권자의 정식인가 없이 무단전재, 무단복제 및 전송을 할 수 없으며, 원본 도서의 모든 출판권과 전송권은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