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저자는 PD수첩 광우병 편에서 핵심적으로 다룬 과학적 사실을 검토하여, 방송에서 잘못 다룬 것을 논박하고 있다. 또한 PD수첩 광우병 방송과 관련된 소송에서 대법원의 최종판결이 어떻게 나왔고, 방송의 사회적 책임이 어떤 것인지 짚어보고 있다.
저자는 10년 넘게 광우병에 관하여 과학적 사실을 대중에 전달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 책에서는 그간의 축적된 역량을 바탕에 두고 PD수첩 광우병 편 방송의 문제점을 꼼꼼하게 짚어가면서, 방송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저자의 의견을 통렬하게 보여주고 있다.
■ 저자 양기화
저자는 의학박사이며 병리학전문의로 대한병리학회 신경병리연구회에서 활동하였고, 미국신경병리학회의 정회원이다. 가톨릭 의과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의과대학 신경병리실험실에서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퇴행성신경질환을 연구하였다.
그동안 퇴행성 신경계질환에 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고, 병리학 교과서에서 이 분야를 맡아 집필했다. 1996년 동아일보사에서 『치매 바로 알면 잡는다』를 출간하여 이 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2004년 이를 보완하여 『치매 나도 고칠 수 있다』를 중앙생활사에서 펴내 치매를 걱정하는 사람들과 치매환자를 간병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어왔다.
을지의과대학교 병리학 교실을 그만두고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립독성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겨 신약개발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독성병리학을 확립하기 위한 다수의 전문서적을 번역 소개하였고, 2001년 제1차 광우병 파동 무렵에 영국정부가 발간한 『광우병 백서』의 번역 작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였다. 2008년 제2차 광우병 파동 때는 광우병과 인간광우병에 관하여 과학적 사실을 대중에 전달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며, 2009년에는 『눈초의 광우병 이야기』를 펴냈다.
■ 차례
1장 주저앉는 소는 모두 광우병 소일까
주저앉는 소는 모두 광우병 소?
다양한 원인으로 주저앉는 소
억지만 가득했던 MBC ‘PD수첩 광우병’ 편
괴담으로 번진 광우병
눈여겨봐야 할 항소심과 상고심의 논리
2장 아레사 빈슨 씨는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했나
아레사 빈슨 씨가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했다?
방송이 만들어낸 아레사 빈슨의 사인
과학적으로 추정해본 아레사 빈슨의 사인
급성 베르니케병으로 추정되는 아레사 빈슨의 사인
편향적으로 추정된 아레사 빈슨의 사인
현지 언론에서 아레사 빈슨 사인을 CJD, vCJD로 의심한 이유
전문가의 판단을 무시한 ‘PD수첩’
1심재판부와 2심재판부의 판단 차이
우희종 교수의 대한의사협회 비난은?
3장 한국인은 체질적으로 광우병에 잘 걸리나
한국인은 광우병에 잘 걸리는 체질이다?
코돈 129번 MM형의 문제
쿠루병과 MM형 유전형
MBC ‘PD수첩’이 과장한 인간광우병 발병 가능성
한국인의 광우병 발병 가능성과 사법부의 판단
4장 특정위험물질(SRM)은 무조건 안 된다?
특정위험물질(SRM)은 무조건 안 된다?
‘PD수첩’과 우희종 교수의 왜곡과 무지
‘PD수첩’이 왜곡 인용한 미국의 광우병 감시체계
기우일 수 있는 비정형광우병
특정위험물질에 대한 재판부 판단의 문제
5장 미국에서 광우병 발생하면 무조건 수입중단?
미국에서 광우병 발생하면 무조건 수입중단?
한미 쇠고기협상은 진정 졸속협상이었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의혹
프로그램 제작과정에 대한 ‘알 권리’
허위사실과 명예훼손에 대한 각 재판부의 판단
에필로그
뒷이야기
후주
PD수첩 광우병 편 방송은 무죄다?
주저앉는 소는 모두 광우병 소일까
주저앉는 소는 모두 광우병 소
2008년 4월 29일 방영된 PD수첩 광우병 보도에서 주저앉는 소를 광우병 소라고 보도한 부분에 대하여 농식품부는 정정보도 신청을 하였고, 재판부는 1심에서 "허위이므로 정정보도하라"고 판단을 하였고,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확정하였다. 먼저 PD수첩 광우병 보도편의 내용을 살펴보자.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제목의 방송을 시작하면서 사회를 맡은 송일준 PD는 중국 시위대의 폭력에 수수방관하여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정부의 자세를 비판하며 시위대 폭력과 비교할 수 없게 심각한 것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라고 하였다.
중국 시위대의 폭력사건은 PD수첩 방송이 있기 이틀 전인 2008년 4월 27일 오후 2시경 베이징올림픽의 성화 봉송 행사가 진행되고 있던 서울올림픽공원에서 일어났다. 일단의 중국 유학생들이 중국의 티베트인 인권탄압을 규탄하는 한국 인권단체 사람들, 심지어는 이를 말리던 경찰까지 폭행한 사건이다. PD수첩은 이렇게 중국 시위대에 굴복한 한국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협상마저 굴욕적으로 받아들여 큰일이라는 의미를 담아 방송을 시작한 것이다.
첫 번째 영상자료에서는 주저앉아 있는 소를 전기충격기와 물대포를 동원해 일으켜 세우려는 장면과 함께 "일어서! 아니면 죽어!"라는 자막이 나왔다. "미국은 2003년 첫 광우병 발생 후 주저앉는 증상을 보인 모든 소의 도축을 금지했다"라는 내레이션이 나오고, 화면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지어 이런 소가 도축됐다고는 생각하지 못할 거예요"라고 자막 처리된 휴메인 소사이어티 소속 마이클그래거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다음은 고 아레사 빈슨 씨의 장례식 장면이 이어지면서 "고 아레사 빈슨 씨, 그녀의 죽음은 가족뿐 아니라 이웃들에게도 큰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어쩌면 먼 이국땅의 우리에게도 충격이 될지 모른다. 그녀는 사망하기 전 인간광우병 의심 진단을 받았다"라는 내레이션이 나왔다.
그리고 미국 소비자연맹 수석연구원 마이클 핸슨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인터뷰 내용은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 사람들은 실험동물과 같다는 겁니다. 그저 미국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죠.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기로 결정한다면 한국인들 역시 같은 위험을 공유하게 되는 것입니다."라는 자막이 나왔다.
미국 도축장에서 처리되고 있는 주저앉는 소들은 광우병 가능성 때문에 도축이 금지되어 있는데도 도축되었다는 설명과 함께 사망 전 인간광우병 의심진단을 받았다는 아레사 빈슨씨의 장례식 장면을 연결했다. 즉, 인간광우병이 의심되는 그녀의 죽음이 역시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에서 도축된 주저앉는 소와 관련되었을 것이라고 연상할 수 있다. 바로 그 쇠고기가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는 큰일이라는 것이다.
아레사 빈슨씨는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했나
방송이 만들어낸 아레사 빈슨의 사인
PD수첩 광우병 편은 고 아레사 빈슨이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부각하는 장면들로 구성되어 있다. 아레사 빈슨의 사인에 관한 자료는 모두 4개이다. 인간광우병 가능성을 단정적으로 거론한 이는 아레사의 모친 로빈 빈슨이다. 또 현지 방송인 WAVY TV의 방송자료와 버지니아 보건당국의 관계자 인터뷰, 그리고 아레사의 주치의 바룻의 인터뷰 등이다.
아레사 빈슨이 사용하던 방을 보여주는 화면에 이어 WAVY TV 방송자료를 인용하면서, 여자 앵커의 발언에서 의사들에 따르면 아레사가 vCJD라는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에 걸렸다고 합니다라는 번역 자막을 내보냈다. 하지만 이 자막에 해당하는 여자 앵커의 발언은 "doctors suspect Aretha has variant Creutzfeldt-Jakob disease, or vCJD"로서 "의사들은 아레사가 vCJD에 걸렸다고 의심하고 있다"로 변역할 수 있다. 즉 PD수첩은 vCJD의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한 보도를 vCJD에 걸렸다고 단정적으로 변역해 인용한 것이다.
이어서 "사실은 내 딸이 인간광우병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고, 너무 충격적이었어요"라는 로빈 빈슨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이 부분 역시 "how my daughter could possibly have"라고 말한 것으로 "어떻게 인간광우병에 걸릴 수가 있다는 것이지"라고 번역할 수 있지만, 실제 의미는 걸렸을 리가 없다에 가까운 부정적 뉘앙스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번역전문가의 견해다. 역시 아레사가 인간광우병에 걸렸다는 인상을 신청자에게 남기려 한 것이 아닌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편향적으로 추정된 아레사 빈슨의 사인
김보슬 PD가 이레사의 어머니 로빈 빈슨을 만난 것은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다음 날 이였다. 그만큼 취재가 급박하게 진행되었음을 시사하는 한편, 상황을 꼼꼼하게 분석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다.
취재인은 아레사의 진단뿐 아니라, 위 절제수술의 후유증이나 다른 뇌질환 가능성에 관하여 의료진으로부터 들은 것이 있는지 가족에게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고는 하나 CJD혹은 vCJD 진단 이외의 다른 사항을 확인하는 노력을 기울인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또 취재과정에서 신경과학 분야를 전공한 의사에게서 아레사의 병증에 대해 종합적 판단을 구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레사가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은 주로 그 가족이다. 김보슬 PD가 로빈 빈슨을 만나 취재하는 과정에서 딸이 인간광우병 의심진단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하였으며, 아레사 사망을 전후하여 미국 언론에서도 아레사가 vCJD에 걸렸을 가능성에 대하여 언급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아레사가 진료한 의료진이 아레사의 병명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언급한 자료는 제시하지 않았다. 아예 취재를 못했는지 아니면 취재결과가 프로그램 제작방향과 달랐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진료 결과를 두고 의료진과 견해 차이를 보이는 사례에서 책임 소재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아레사의 가족은 아레사 진료에 참여한 모든 의료인을 대상으로 의료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의료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원고 측은 의료진의 과오 가능성을 알리기 위하여 주력하기 마련이다. 반면 의료진은 환자의 질병 경과에 대하여 최대한 말을 아끼려는 경향이 있다. 아레사 빈슨의 사인에 관해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진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은 빈슨의 가족이 유일하였다고 한다.
한국인은 체질적으로 광우병에 잘 걸리나
한국인은 광우병에 잘 걸리는 체질이다?
미국의 도축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도축지침 위반사례를 인용하여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지 못하다는 점을 부각했고,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에 관한 한국과 미국 정부 간의 협상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미국에서 도축되는 소에 대하여 광우병을 스크리닝하는 검사가 충분하지 않아 특정위험물질이 동물사료의 원료로 다시 사용될 수 있어 교차오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부각하였다.
여기가지 방송한 내용만으로는 우리와 무관한 남의 나라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1990년대 영국을 비롯하여 유럽 가국이 광우병으로 몸살을 앓는 동안 우리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관심조차 쏟지 않았다. 그러다가 2000년 광우병이 발생하고 있는 유럽국가로부터 육골분 사료가 수입되었다는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광우병 공포가 우리 사회를 뒤덮었다.
제1차 광우병 파동이 일어난 것이다. 당시 정부가 "유럽국가로부터 사료용 육골분이 공식 수입된 기록은 없다.", "우리나라는 광우병 청정국이다"라고 적극 해명하였고, 농림부장관, 보건복지부장관 등이 한우 쇠고기를 시식하는 행사를 하는 등 불끄기에 나서면서 사태가 수습된 적이 있다. 제1차 광우병 파동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남의 나라 일은 우리에게 강 건너 불구경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육골분 수입처럼 남의 나라일이 바로 우리 일이 될 연결고리가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PD수첩 광우병 편이 보여준 그 연결고리가 바로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94%나 된다"라는 메시지였다.
앞서 보여준 광우병에 걸린 소(송일준 PD가 주저앉는 증상을 보이지만 도축된 소의 동영상을 언급한 것)가 도축된 것처럼 미국 도축장은 광우병 관리체계가 허술하다. 그래서 미국에서도 인간 광우병이 발명한 것 아닌가 의심된다. 이제 미국에서 쇠고기를 수입하게 되면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미국 사람들보다 두 배나 높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큰일이라고 쐐기를 박은 셈이다. 이젠 남의 나라 일이 아니라 우리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된 것이다.
문제는 한국인이 유전자 특성에 관한 실험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광우병에 걸릴 위험성을 손정은 아나운서가 지나치게 과장하였다는 점이다. 일단 PD수첩 측에서는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94%가량 된다는 것이 잘못된 표현이라고 인정하였다. 그러고는 3개월 가까이나 지난 2008년 7월 15일 PD수첩 방송을 통하여 "특정유전자형만으로 인간광우병이 발생할 확률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MM유전자형을 가진 사람이 94라고 해서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94%라는 것은 부정확한 표현입니다"라고 방송하여 이를 정정했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부정확한 표현이 아니라 지나친 표현이었다고 해야 옳다. 그뿐 아니라 PD수첩 광우병 편의 방송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하여 의구심을 품고 있던 국민의 감정이 끓어올라 촛불시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문제가 된 부정확한 표현을 적극적으로 바로 잡는 노력을 하지 않고 미룬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프로그램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오래 지속되기를 바랐던 것은 아닐까?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을 강조하는 데 효능촉진제를 활용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고 의심했던 사람들은 혹시 없었을까 싶다.
특정위험물질(SRM)은 무조건 안 된다?
특정위험물질(SRM)은 무조건 안 된다?
PD수첩 광우병 편의 네 번째 이슈는 특정위험물질(specific risk material,SRM)이다. 광우병에 걸린 소에 변형프리온이 특히 많이 쌓여 있어, 소나 사람이 먹었을 때 광우병 혹은 인간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부위를 SRM이라 한다. 따라서 이러한 부위가 사람이 섭취하는 식품이나 동물사료의 원료로 사용되지 못하도록 도축장에서 원천적으로 분리하여 폐기하도록 SRM을 규정하게 된 것이다.
SRM의 범위는 국제동물질병사무국(OIE)이 정한 기준을 토대로 나라별로 정하는데, 광우병의 발생 여부와 그 나라 음식문화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다. SRM의 대상으로 검토되는 부위는 뇌, 눈, 두개골, 척수, 척주, 편도, 회장원위부 7곳이다. 하지만 SRM대상 부위는 도축되는 소의 나이에 따라 차이가 있다.
30개월령 이상 소에서는 뇌, 눈 , 척수 같은 중추신경 부위와 이를 둘러싸고 있는 머리뼈와 등뼈가 SRM에 포함된다. 머리뼈와 등뼈 자체에서는 변형프리온이 만들어지지 않지만, 머리뼈에는 뇌를 비롯해서 눈과 삼차신경절등이 들어 있고, 등뼈 덩어리 안에는 척수와 등배신경절이 들어 있기 때문에 SRM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광우병소는 대부분 30개월령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평균적으로 4~6년 잠복기를 거치므로, 처음 감염되는 시점에 생후 12개월을 더하면 생후 60~84개월이 보통 광우병이 발병하는 월령이라고 보고, 최대한 안전한 제한선을 두기 위하여 30개월을 기준으로 잡은 것이다.
광우병에 걸린 소에서 변형프리온이 이동하는 경로를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변형프리온으로 오염된 사료를 먹은 소의 편도에서 처음 변형프리온이 발견되며, 이어서 회장원위부에 있는 림프절에서 나타난다. 편도나 작은창자에 존재하는 림프절은 입을 통하여 침입하는 병원체를 방어하는 면역계의 최일선 방어벽이다. 작은창자의 점막 안쪽에는 림프소절이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지만, 특히 회장원위부에 나타는 파이어스판(Peyer`s patch)에서 변형프리온이 많이 발견된다.
정리해보면, 편도와 회장원위부는 연령 구분 없이 전체 도축소에서 SRM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뇌, 눈, 두개골, 척수, 척주 5곳은 30개월령 이상의 도축소에 적용되는 기준이다. 그런데도 PD수첩 광우병편에서 SRM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없이 광우병위험물지(SRM)이라는 제목의 그림을 소개하고,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재개 협상 결과로 30개월 미만 소의 편도와 회장원위부 두 부위만 제거하고 나머지 다섯 부위(뇌, 눈, 두개골, 척수, 척주)의 수입을 정부가 허용하였다는 식으로 보도한 것이다. 즉 30개월 미만인 소에서는 SRM이 아닌 부위가 마치 SRM인 것처럼 시청자들이 인식할 수도 있었다,
미국에서 광우병 발생하면 무조건 수입중단?
한미 쇠고기 협상은 진정 졸속협상이였나?
PD수첩 광우병 편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의 정부 협상과정을 어떻게 비판하였는지 살펴보자. 송일준 PD와 김보슬 PD가 우리 정부 협상단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전에 한미 쇠고기협상의 결과로 지금까지는 들여올 수 없었던 편도와 회장원위부를 제외한 5가지 특정위험물질을 들여올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 하였다.
김보슬 PD가 미국의 도축시스템에 대하여 과연 우리 정부가 그 실태를 본적이 있는지, 보려는 노력이나 했는지 그것도 의문이라고 운을 떼면서 가축방역협의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이춘근 PD와 남호경 전국한우협회 회장의 문단으로 짚고 박홍수 전 농림부장관이 졸속협상이었다고 마무리하였다.
정부 협상과정을 마무리하면서 송일준·김보슬 PD는 "국민들의 생명이 걸려 있는 문제인데 우리 정부가 너무 안이한 자세로 협상에 임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 협상 결과를 보면 과연 국민들의 안정을 지키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했을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미국의 실정을 잘 몰랐거나 아니면 알면서도 그 위험성을 오히려 은폐하고 축소하려 한 게 아닌가 하는 인상, 사실 협상 팀이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는지가 의문, 이런 상황인데 따지고 또 따지고 신중에 신중을 기해도 모자랄 판인데 어떻게 해서 이번에 미국 쇠고기 수입에 이런 협상 결과가 나왔는지, 과거 친일 매국노들처럼 오늘 혹 우리 자신은 특히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은 역사에 부끄러운 짓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하였다.
2003년 수입이 중단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가 논의된 것은 노무현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한미 FTA의 필요성이 제기된 2004년부터다. 이 해 11월 열린 한미통상실무회의에서 미국 측이 쇠고기 수입재개를 요구해온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와 관련하여 2005년 2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한미 광우병 전문가협의회가 열렸고, 6월에는 국내 전문가들이 미국 현지를 방문하여 농장과 사료공장 등을 조사 하였다. 이와 같은 사전 준비 작업이 진행된 끝에 2005년 7월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점검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정권이 바뀐다고 정부 실무자까지 바뀌는 것은 아니다.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을 확인하는 노력은 이어져왔으며, 협상은 그동안 쌓아온 자료와 양국의 상황에 따라서 이루어진 것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실무자들이 미국의 도축장 실태를 파악하였고, 미국산 쇠고기 수출입에 관한 국제적 동향을 실시간 파악하여 자료로 쌓아두고 있었다.
2008년 협상은 이미 노무현 정부 시절 완결되어 최종 승인을 남겨두었던 것을 마무리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이나 언론 모두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처지가 바뀌었다고 말까지 바꾸는 것은 지나친 처사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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