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미래

The Future Of Power

   
조지프 나이(역자: 윤영호)
ǻ
세종서적
   
20000
2012�� 05��



■ 책 소개
color=#800000>권력이란무엇인가? 
그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어떻게 국가와 사람들을 움직여왔을까?
복잡한 권력의 양상을 자원, 행위, 전략의 관점에서 연구해온 행정 전문가이자 정부실무자인 저자 조지프 나이가 권력적 관계의 핵심 요소들을 분석하여 미래 권력의 행보를 전망한 책. 
국제 정세에서 권력이란 무엇이며, 권력의 전이 과정과 미국의 쇠퇴에 관한 문제를다루고, 단계별로 스마트 파워 전략을 제시하였다. 다른 국가들과의 유기적 관계를 통해 세계 권력의 정점에 선 미국, 패자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인도, 그리고 제3국들의 상황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되어온 권력의 중심을 냉철하게 분석하였다.&nbsp& 
인간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고 구속을 가하는 문화, 사회관계, 권력의 복잡한 구조속에서 존재한다. 인간 사회 속에서 사는 한 그 누구도 권력의 힘을 피해갈 수는 없다. 작게는 가정에서 크게는 국가와 세계에 이르기까지 권력이작용하지 않는 곳은 없다. 한 사람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복잡한 21세기를 현명하게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급변할 권력의 미래와 그 속성을 미리알아두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 저자 조지프 나이(Joseph S. Nye, Jr.)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 행정대학원의 석좌교수이자 전임학장이다. 그는1977년부터 1979년까지 보안, 과학, 기술 담당 국무차관보로 활동했고, 핵무기 비확산 국가안전보장회의 의장을 역임했으며, 1993년부터1994년까지 국가정보위원회 의장직을 수행했고, 1994년과 1995년에 국제안보담당 국방차관으로 재직했다. 그리고 이 세 직책에서 모두공로상을 수상했다. 또한 1989년부터 1993년까지 유엔사무국 군축위원회의 미국 대표로도 활동했다. 조지프 나이는 프린스턴 대학교의 우드로윌슨 상, 미국 정치과학협회의 찰스 메리엄 상, 미국 국제정치학회의 공로상, 프랑스의 교육공로훈장을 수상했으며, 제네바 대학교와 오타와 대학교,런던 대학교,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초빙교수로 재직했고, 유럽과 동아프리카, 중앙아메리카에서 연구 활동을 했다. 저서로 『소프트 파워』와 『제국의패러독스』 외 다수가 있다. 

■ 역자윤영호
한국외국어대학교 언어학과를 졸업했으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세계사 속의 토픽』『WhatLife Was Like 로마, 세계의 정복자』『What Life Was Like 천재들의 시대』『부끄러운 꿈? 당당한 성!』『플러스나인』『변화관리』『마케팅』『인재관리』『위대한 두목 엘리자베스』『하버드 AMP 최고 경영자 노트』『자본의 미스터리』『아름다운 비즈니스』『고통없는변화』『진정성의 힘』 등이 있다. 

■차례
서문 

1부 권력의 유형 
1장 국제 정세에서 권력이란 무엇인가?
2장 군사력 
3장 경제력 
4장 소프트 파워 

2부 권력 이동 : 분산과 전이 
5장 분산과 사이버 파워 
6장 권력 전이 :미국의 쇠퇴에 관한 문제 

3부 정책
7장 스마트 파워 

감사의 말
주 





권력의 미래


권력의 유형

국제 정세에서 권력이란 무엇인가?

아주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용어인 권력은 몹시 파악하기도 힘들고 측정하기도 어려운 개념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 때문에 그 개념이 무의미해지지는 않는다. 우리가 "나는 그 무엇보다도 당신을 3.6배 많이 사랑해"라고 말할 수 없다고 해서 사랑의 중요성을 부정하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사랑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권력을 경험하며, 비록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하지만 권력은 실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따금 분석가들은 너무 모호하고 부정확하다는 이유로 그 개념을 폐기하려고 하지만, 이미 그것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한 국가의 자원(기술, 기업, 인력, 자본, 자연), 수행 능력(외적 구속력, 기반 시설, 아이디어), 그것들이 군사력과 전투 숙련도를 증강하는 방식을 토대로 권력 지표를 산출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졌다. 이 공식은 상대적인 군사력에 대한 정보를 제시하지만 권력의 모든 유형에 대한 정보를 제시하지는 못한다. 여전히 군사력은 국제정세에서 핵심적인 권력 자원으로 손꼽히지만, 세계는 더 이상 역사가들이 강대국을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국가로 정의할 수 있었던 19세기의 유럽처럼 무질서한 난장판이 아니다.


권력의 정의

국제 정세에서 이루어지는 권력 논의에는 권력의 행태적, 자원적 정의가 모두 포함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군사력과 경제력같은 용어들은 자원과 행위가 결합된 일종의 혼종어들이다. 따라서 우리는 권력의 행태적, 자원적 정의를 명확히 구분해야 하며, 그 두 가지 정의의 불완전한 관계에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면, 권력의 측면에서 중국이나 인도의 부상을 말할 때 사람들은 대체로 그 두 국가의 많은 인구, 성장하는 경제, 증강되는 군대에 주목한다. 하지만 그런 자원을 원하는 결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능력은 그 국가를 둘러싼 상황과 자원을 효과적인 전략으로 전환하는 그 국가의 기술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자원이 아닌 결과이기 때문에 우리는 상황과 전략을 더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하지만 권력 전환 전략은 결정적인 변수임에도 그리 주목받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략은 수단에서 결과를 이끌어내며, 다양한 상황에서 소프트 파워와 하드 파워의 자원을 성공적으로 조합하는 전략은 스마트 파워의 핵심이다.


관계적 권력의 세 가지 양상

권력의 자원적 정의와 관계적 정의의 구분에 덧붙여 관계적 권력도 변화 강제(commanding change), 의제 제어(controlling agendas), 기호 확립(establishing preferences)의 세 가지 양상으로 구분해두는 것이 유용하다. 이 세 가지의 양상은 아주 빈번하게 융합된다.


권력의 첫 번째 양상, 혹은 측면은 1950년대에 예일 대학의 정치학 교수 로버트 달에 의해 규정되었는데, 그것은 권력 행동의 지극히 일부에만 적용됨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널리 통용되고 있다. 이 측면은 다른 사람들을 본래의 기호나 전략과 어긋나게 행동하도록 이끄는 능력에 초점을 맞춘다. 이 경우에 권력을 평가하거나 판단하려면 다른 사람이나 국가가 지닌 본래의 기호가 얼마나 강한지, 자신의 노력으로 그것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로버트 달의 정의가 널리 인정받던 1960년대에 정치학자 피터 바흐라흐와 모턴 바라츠는, 달의 정의에는 그들이 권력의 두 번째 측면이라고 지칭하는 부분이 간과되었다고 지적했다. 달은 의제 구성 및 설정의 차원을 무시했던 것이다. 만약 이념과 제도가 다른 사람들의 기호를 부당하거나 위험한 것으로 만드는 행위를 옹호하는 의제의 구성에 사용될 수 있다면, 결코 그들에게 강요나 간섭을 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강력한 행위자들은 약자들을 아예 테이블에 앉지도 못하게 할 수 있으며, 설혹 약자들이 테이블에 앉더라도 이미 게임의 규칙은 자리를 선점한 강자들에 의해 결정되어 있다. 국제 금융 정책은 2008년의 위기로 인해 G-8이 어느 정도 문호를 개방해서 G-20으로 확장하기 전까지 그런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이런 권력의 두 번째 측면에 종속된 사람들은 그것을 인식할 수도 있고,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만약 그들이 의제를 구성하는 제도나 사회적 논의를 수용한다면, 권력의 두 번째 측면에 의해 심하게 구속된다고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행위의 의제가 강압의 위협이나 보상의 약속에 의해 제한된다면, 그것은 권력의 첫 번째 측면에 해당하는 경우다. 의제의 타당성에 대한 상대방의 묵인은 이런 권력의 측면에 포섭 효과와 소프트 파워(의제 구성, 설득, 관심 도출과 같은 포섭 수단을 통해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능력)의 요소를 부여하는 기반이다.


그 후 1970년대에 사회학자 스티븐 루크스는 사상과 믿음도 다른 사람들이 본래의 기호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당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당신이 원하는 것을 똑같이 원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면 굳이 그들의 근본적인 요구를 묵살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루크스는 이것을 권력의 세 번째 측면이라고 지칭했다.


정책의 관점에서 권력의 세 가지 측면을 역순으로 생각하는 것이 유용할 수 있다. 정책 입안자는 권력의 첫 번째 측면, 혹은 강제력에 의지하기 전에 먼저 기호 형성과 의제 구성을 환경 조성의 수단으로 고려해야 한다. 요컨대 권력의 두 번째와 세 번째 측면을 첫 번째 측면으로 귀결시키는 사람들은 21세기에 점차 중요성이 커지는 권력의 차원을 간과하게 될 것이다.


군사력

대부분의 사람들은 군사력에 대해 말하면서 군인, 탱크, 전투기, 전함과 같은 하드 파워 행동(전쟁과 전쟁의 위협)의 기반이 되는 자원의 측면에서 생각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결국 막다른 상황에 이르면 이런 군사적 자원은 그 중요성을 드러낸다. 나폴레옹은 "신은 더 많은 병력을 보유한 군대의 편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군사력은 더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군사적 자원은 무기와 군대의 범주를 초월하고 군사적 행동은 전쟁이나 전쟁의 위협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군사력 자원은 오래전부터 동맹국의 보호와 우방국의 지원을 위해 사용되어왔다. 심지어 우방국을 위한 전쟁 행위는 소프트 파워를 생성할 수도 있다. 군사력의 자원의 온건하고 비강압적인 사용은 국제 정치에서 의제 구성, 설득, 유인 같은 소프트 파워 행동의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다.


오직 전쟁과 위협만 생각할 경우에도 많은 사람들은 국가의 정규군에 편성되어 훈련과 교육을 마친, 제복을 입은 군인들 간의 전투를 떠올린다. 하지만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전쟁은 국가들 사이에서보다 국가들의 내부에서 더 많이 발생했고, 많은 군인들이 제복을 입지 않았다. 물론 전통적인 전쟁 법규의 차원에서도 내전과 비정규군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금세기의 새로운 현상은 비정규적인 충돌의 증가와 기술의 변화[온갖 공격의 위협을 증대하면서 과거에 자금력에서 현격히 뒤떨어졌던 소규모 비국가적 행위자 집단의 수중에 파괴력(destructive power)을 안겨주었다]일 것이다. 새로운 기술은 사이버 공격이라는 전쟁의 새로운 차원으로 이어졌다. 적대세력(국가나 비국가적 행위자)은 물리적으로 국경을 침공하기 위한 군대 없이도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 엄청난 물리적 파괴나 그런 파괴에 대한 위협을 실행할 수 있다.


군사력의 미래

비록 21세기에 들어 국가들 간에 무력의 사용과 무력을 앞세운 위협이 발생할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지만, 자칫 불의의 충돌이 일어난다면 상당한 충격을 일으킬 것이며, 이런 상황은 이성적인 행위자들에게 값비싼 보험을 들도록 유도한다. 미국은 그런 보험 정책을 주관하는 선도적 국가가 될 것이다. 더욱이 국가들 간의 전쟁이나 내전이 확연히 감소하고 있지만 비국가적 행위자들과 게릴라군 간의 전쟁이나 국가들과 그런 집단들 간의 전쟁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혼종 전쟁과 민간인들 간의 전쟁도 끊이지 않을 것이다. 국가들 간의 전쟁이 지속적으로 감소할지라도 전투, 강압, 방어, 지원의 능력은 중요한 요소로 남을 것이다.


이런 추세는 권력의 두 번째 측면인 의제 구성과 연관되는 국제 정치에서 군사력의 역할에 대한 폭넓은 논의로 이어진다. 군사력은 국제 정치의 구조에 기여하기 때문에 여전히 중요성을 지닌다. 일부 이론가들은 군사력의 효용성이 지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더 이상 권력의 다른 형태들과 비교되지 않는 궁극적 척도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부 특정한 상황을 좌우하지 못한다고 해서 군사력이 완전히 무용지물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비록 군사력을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과 환경이 많아졌다고 해도 군사적 자원의 네 가지 양식을 모두 아우르며 여러 전망과 정치적 예상을 형성하기 때문에 군사력은 금세기에도 여전히 권력의 중요한 근원이다.


국제 정치의 구성에서 군사력의 역할은 21세기에도 무난히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비록 국가들에게 19세기나 20세기와 똑같은 효용성을 발휘하지 못하겠지만, 군사력은 국제 정치에서 권력의 핵심적인 요소로 남아있을 것이다.


경제력

냉전이 끝난 후에 일부 분석가들은 지경학(geoeconomics)이 지정학(geopolitics)을 대체했다고 주장했다. 경제력은 국제 정치에서 성공을 위한 핵심이 되었다. 당근이 채찍보다 더 중요해진 것이다.


경제적 자원은 하드 파워 행동과 더불어 소프트 파워 행동도 생성할 수 있다. 성공적인 경제 모델은 하드 파워를 행사하기 위한 잠재적인 군사적 자원을 생성할 뿐만 아니라, 그 모델을 모방하려는 다른 국가들을 포섭할 수도 있다. 냉전 이후 유럽연합(EU)의 소프트 파워와 현재 중국의 소프트 파워는 모두 경제 모델의 성공에 의해 강화되었다. 성공적인 대규모 경제는 하드 파워 자원뿐만 아니라 소프트 파워 흡인력을 생성한다.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를 모두 생성할 수 있는 기본적인 경제적 자원에는 무역, 금융, 경쟁 같은 특별한 영역에서 형성된 다양한 자원들뿐만 아니라 국내총생산(GDP), 1인당 소득, 기술의 수준, 천연자원과 인력자원, 시장을 위한 정치 제도와 법제도 등도 포함된다.


경제력 행동은 사회적 삶(돈으로 측정할 수 있는 부의 생산과 소비)의 경제적 양상에 의존한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과연 그런 활동들이 경제력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을 창출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표출한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순수한 경제적 거래에서 정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유 시장 경제에서 거래가 완벽한 경쟁을 통해 구매자와 판매자 간에 자유롭게 이루어진다면 공동의 이익은 권력관계보다 교역 활동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경제관계에서 절대적 이익에만 치중하는 것은 실수다. 절대적 이익은 양측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지만 전통적인 정치 경쟁에서 국가들은 종종 공동의 이익보다 상대적 이익에 대해 걱정한다. 경제 성장은 파이의 크기를 키우지만 상대적 권력은 가장 큰 몫의 임자를 결정한다.


완벽한 시장에서 구매자와 판매자는 그들의 통제를 초월하는 수요와 공급의 힘을 지닌 시장의 구조적 권력에 이끌리는 가격 수용자가 된다. 하지만 상품의 차별화를 통해 불완전한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면 그들은 가격 조정력을 확보해서 가격 수용자가 아닌 가격 결정자가 될 수 있다. 브랜드 충성도를 창출하는 광고가 바로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경제적 하드 파워 행동의 핵심적인 양상은 시장의 구조를 형성해서 관계적 지위를 향상하려는 행위자들의 노력이다. 이것은 권력의 두 번째 측면과 흡사하다. 경제적 하드 파워의 또 다른 핵심적인 양상은 긍정적 제재와 부정적 제재로 활용되는 보상의 지급이나 박탈이며, 권력의 첫 번째 측면을 예시한다. 국가가 시장의 구조를 형성하고 보상을 활용하는 수단에는 관세, 할당제(쿼터제), 시장 접근 제한 규정, 법적 제재, 환율 조정, 천연자원 카르텔의 구성, 금전 외교(checkbook diplomacy), 개발 원조 등이 포함된다.


소프트 파워

모든 형태의 권력과 마찬가지로 소프트 파워도 좋은 목적이나 나쁜 목적을 위해 행사될 수 있다. 히틀러, 스탈린, 마오쩌둥은 모두 추종자들의 시각에서 엄청난 소프트 파워를 지녔지만, 결국 좋은 방면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팔 대신 마음을 비트는 것이 반드시 더 좋은 것만은 아니다.


소프트 파워의 개념은 최근에 등장했지만 그 개념이 나타내는 행동은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된 것이다. 그 본질은 최고의 통치자는 백성들에게 명령을 잘 따르도록 이끄는 통치자가 아니라 백성들에게 존재가 드러나지 않도록 처신하는 통치자라고 말한 노자의 격언에 함축되어 있다.


소프트 파워가 권력의 한 가지 형태임에도 유독 허술하고 불완전한 현실주의자들은 소프트 파워를 무시한다. 전통적인 현실주의자들은 소프트 파워를 무시하지 않았다. 1939년에 유명한 영국의 현실주의자 E. H. 카는 국제 권력을 군사력, 경제력, 여론에 대한 장악력의 세 가지 범주로 설명했다. 이런 세밀한 구분은 대부분 구조적 판단을 위해 권력을 측정할 수 있게 만들고자 했던 동시대의 신현실주의자들에 의해 사라졌다. 그들은 소위 구체성의 오류로 일컬어질 수 있는 실수를 저질렀다. 권력은 측정할 수 있는 유형의 자원으로 격하되었다. 그것은 무엇을 떨어뜨리도록 당신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닌, 당신의 발이나 도시들 위로 떨어질 수 있는 무엇이었다.


궁극적인 현실주의자 마키아벨리가 5세기 전에 언급했던 것처럼 군주는 사랑의 대상보다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지만, 증오의 대상이 되는 것은 가장 위험한 상황이다. 현실주의와 소프트 파워 간에는 어떤 모순도 존재하지 않는다. 소프트 파워는 이상주의나 자유주의의 형태가 아니다. 그것은 권력의 한 가지 형태이며 바람직한 결과를 얻기 위한 방법이다. 당위성은 권력의 실체다. 당위성의 확보를 위한 투쟁은 행위자들의 소프트 파워를 강화하거나 박탈하는 영역이며, 그것은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더욱 중요성이 두드러진다.


오직 국가들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 기구들, NGO들, 초국가적 테러 조직들도 저마다 소프트 파워를 지닌다. 심지어 유명인사들도 호응을 일으킬 수 있는 납득할 만한 관념이나 사상을 제시함으로써 소프트 파워를 사용할 수 있다. 가수 보노(아일랜드의 록 밴드 U2의 리드싱어로, 본명은 폴 데이비드 휴슨이다/옮긴이)는 "사람들이 옳은 일을 하면 박수를 쳐주고 옳은 일을 하지 않으면 불행을 안겨주는 것이 내 역할이다"라고 말했다. 2007년에 스티븐 스필버그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있던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에게 수단이 다푸르에 유엔 평화 유지군을 수용하도록 중국에서 압력을 행사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개 서한을 보냈다. "중국은 서둘러 외교 사절을 다푸르에 파견했는데, 이것은 (베이징이) 취약한 시기에 취약한 지점을 공략한 압박 활동이 수년간 외교로도 달성하지 못했던 목표를 이루어내는 방식을 제시한 획기적인 사례였다.


정보의 세계화와 비국가적 활동가들로의 권력 분산이 대두되는 세기에 소프트 파워는 스마트 파워 전략의 일부로서 그 중요성이 점차 증대될 것이다.



권력 이동: 분산과 전이

분산과 사이버 파워

금세기에는 두 가지 형태의 권력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바로 권력 전이와 권력 분산이다.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의 권력 전이는 역사적으로 익숙한 과정이지만, 권력 분산은 다소 생소한 현상이다. 오늘날 글로벌 정보화 시대에 모든 국가들이 당면한 문제는 더 많은 일들이 초강대국조차 통제할 수 없는 범위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난관이 발생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권력이 수직과 수평의 양방향으로 분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극화 세계인 동시에 무극화 세계에서 살고 있다.


일부 논평가들은 이런 추세가 1648년에 베스트팔렌 조약이 체결된 이후 유력한 세계 제도로 존속되어온 주권국가의 쇠퇴를 나타내는 징후라며 반색한다. 그들은 정보혁명이 관료적 계층 제도를 네트워크 조직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더 많은 정부의 기능들이 비영리단체들과 민간 시장들(private market)에 의해 처리될 것이다. 인터넷에서 생겨난 가상의 공동체들은 영역적 관할권을 초월하면서 자체적인 통치 형식을 개발할 것이다. 국가들은 점차 사람들의 삶에서 차지하는 핵심적인 비중을 잃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다수의 자발적 계약을 맺고 살아가면서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공동체를 가입하고 탈퇴할 것이다. 공동체와 통치권을 관통하는 새로운 양식은 근대국가의 부상 이전에 존재했던 봉건 세계와 유사하면서도 더 현대적이고 문명화된 형태가 될 것이다.


사이버 파워

정보 자원에 근거한 권력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사이버 파워도 마찬가지다. 사이버 공간에 대한 정의는 수십 가지가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이버는 전기 및 컴퓨터와 관련된 활동 앞에 붙는 접두사다. 한 정의에 따르면, 사이버 공간은 상호 연결된 시스템들과 그 시스템들과 연결된 하부 조직을 통해 정보를 활용해서……전자공학을 기반으로 형성된 활동영역이다.


사이버 정보는 사이버 공간을 통해 전파되어 다른 국가들의 국민들을 유인함으로써 소프트 파워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사이버 정보는 다른 국가들의 물리적 대상들에 타격을 가하는 하드 파워 자원도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오늘날 많은 산업들과 시설들은 SCADA(감시 제어 및 자료 수집) 시스템에 연결된 컴퓨터들에 의해 통제되는 프로세스를 지닌다. 이런 시스템에 삽입된 악성 소프트웨어는 2010년에 이란의 핵 시설에 침투했던 스턱스넷의 경우처럼 프로세스를 차단하라는 명령을 실행할 수 있다. 만약 어떤 해커나 정부가 2월 중순에 시카고나 모스크바 같은 도시의 전력 공급을 차단한다면 그 피해는 대량의 폭탄이 투하된 것보다 더 심각할 수도 있다. 병원 같은 일부 시설들은 파괴 공작의 상황에서도 비상 발전기를 가동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광범위한 지역에 걸친 정전 사태에는 대응책을 마련하기가 매우 어렵다.


정부와 통제

사이버 영역은 새로이 등장한 가변성을 지닌 인위적인 환경이다. 사이버 공간의 특성은 행위자들 간의 일부 권력 격차를 감소시켰고, 이런 이유에서 금세기의 세계 정치를 상징하는 권력 분산의 좋은 사례를 제공한다. 강대국들은 이 영역을 해상이나 공중 같은 다른 영역들만큼 장악할 수 없는 듯하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의 경우도 권력 분산이 권력 균등이나 세계 정치에서 최강의 행위자로서 정부의 대체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한다. 심지어 약소국인 아랍에미리트조차 블랙베리 제조사에 협상을 강요할 수 있다. "리서치 인 모션은 다른 기업들이 이미 체득했던 교훈을 배우고 있다. 2000년에 야후가 프랑스에서 나치 기념물을 판매하기 위한 포럼에 실패하고 최근에 구글이 중국에서 무검열 검색을 제공하려는 시도에 실패했던 것처럼 어떤 정보 서비스 제공업체도 국가의 권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 분야를 오직 사익에만 할양하는 것은 정부들에게 너무 부담이 크다." 하지만 기업들이 법률을 준수할 의향을 보인다고 해도 범죄자들이나 테러범들 같은 다른 비국가적 행위자들은 그리 구속을 받지 않는다.


비록 사이버 공간이 약소국가들에게 비대칭 전쟁을 통해 부상할 수 있는 제한적인 기회를 개방해서 국가들 간의 권력 이동을 창출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우리가 다음 장에서 살펴볼 권력 전이의 판도를 뒤바꿀 요소는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부가 최강의 행위자로 건재하더라도 사이버 영역에서 비국가적 행위자들과 네트워크는 21세기 권력의 핵심적인 차원으로 권력 분산에서 그 중요성이 증대될 전망이다.


권력 전이: 미국의 쇠퇴에 관한 문제

권력의 측정 방식과 관계없이 국가들 간에 권력의 균등한 분배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흔히 불평등한 성장의 과정은 일부 국가들이 부상하면 다른 국가들은 쇠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국가가 자원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지닐 때 논평가들은 종종 그 상황을 패권(헤게모니)이라고 지칭하는데,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가면 역사가들은 대규모 전쟁들의 근원을 패권 전이의 관점에서 설명했다.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기원전 5세기에 그리스의 도시국가 체제를 붕괴시켰다)의 원인을 아테네 권력의 부상과 그에 대한 스파르타의 우려로 판단했다. 마찬가지로 많은 역사가들은 세계에서 유럽의 중요성을 무너뜨린 제1차 세계대전의 근원을 독일 권력의 부상과 그에 대한 영국의 우려라고 분석한다. 한 정치학자는 이렇게 말한다. "패권 분쟁은 권력의 궁극적 쇠퇴와 명백한 침식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촉발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21세기에 중국의 부상이 미국에 유사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한다. 한 중국 연구가는 "현재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조만간 아시아에서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오늘날 중국은 제1차 세계대전 이전에 독일이 영국을 위협하려고 했던 것처럼 미국을 동아시아에서 내몰기 위해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마찬가지로 칼럼니스트 로버트 케이건은 이렇게 주장한다. "중국의 리더십은 1세기 전의 빌헬름 2세와 유사한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본다……중국의 리더들은 자신들을 억제하는 구속에 분개하면서 국제 체제가 자신들을 변화시키기 전에 자신들이 국제 체제의 규칙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카고 대학의 정치학 교수 존 미어샤이머는 "노골적으로 말해, 중국은 평화로이 부상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다른 두 명의 신중한 분석가들도 이렇게 주장한다. "중국이 미국의 이익을 위협하게 되는 상황이 불가피하지는 않지만 미국은 다른 어떤 강대국들보다 중국과 전쟁을 벌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정책

스마트 파워

권력은 그 자체로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다이어트에서 칼로리와 같은 작용을 한다. 더 많은 양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자원의 측면에서 너무 부족한 권력은 바람직한 결과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의미지만, 너무 많은 권력도 지나친 과신과 부적절한 권력 전환 전략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오히려 축복이 아닌 저주가 될 수 있다. 과거 액턴 경이 말했던 "권력은 부패하며 절대적인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유명한 격언을 뒷받침하는 훌륭한 증거가 존재하며, 여러 연구들에서 권력은 특히 권력을 당연히 자신의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을 부패하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 심리학자는 권력의 모순을 권력은 사회 지능적으로 더 큰 명분의 이익을 주도하는 개인들, 집단들, 국가들에 주어지지만 사람들이 리더들에게 원하는 것(사회 지능)은 권력의 소유로 인해 훼손된 것이다라고 정의한다. 우리가 간혹 어떤 사람이 너무 잘생기거나 똑똑해서 자기밖에 모른다고 말하는 것처럼 사람들과 국가들은 권력의 저주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성경의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에서 블레셋 사람의 월등한 권력 자원은 골리앗에게 형편없는 전략에 의존하는 실수를 저지르게 했고, 결국 그를 패배와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다.


결론

스마트 파워 전략은 세계 질서의 장기적인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고 세계적 공공재나 국제 공유지의 창출을 주도해야 하는 국제 체제 최강국의 책임을 인식해야 한다. 19세기에 영국은 광범위하게 국익을 정의하면서 공해의 자유, 개방형 국제 정세, 유럽의 안정된 권력 균형을 포함시켰다. 그런 공공재는 영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게도 이익이 되었다. 그것은 영국의 당위성과 소프트 파워의 증진에도 기여했다. 20세기의 최강국으로서 미국도 개방형 국제 경제와 국제 공유지(공해, 우주, 인터넷)를 촉진하고, 국제 분쟁이 심각한 사태에 이르기 전에 중재하고 국제법과 국제기구를 개발해야 한다.


세계화로 기술력이 널리 보급되고 정보기술로 광범위한 세계적 교류가 실현되면서 금세기 초반에 미국이 지녔던 경제적, 문화적 우위는 점점 더 감소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쇠퇴의 담론이 아니다. 미국은 고대 로마처럼 몰락하거나 중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 추월당하지 않을 것이다. 21세기 전반부에 미국 이후의 세계가 펼쳐질 가능성은 적지만, 미국은 나머지 국가들의 부상(국가들과 비국가적 행위자들 중에서)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미국은 글로벌 정보화 시대의 새로운 상황에 적합한 동맹, 제도, 네트워크를 강조하는 스마트 파워 전략과 화술을 필요로 할 것이다. 요컨대 21세기에 성공을 거두려면 미국은 현명한 강대국(스마트 파워를 갖춘 국가)이 되는 방법을 재발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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