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조선시대 문묘 종사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드러나는 권력정치의 속살!
조선시대에는 지식인이라는 모호한 개념에 대해 ‘문묘 종사’라는 꽤나 구체적인 기준이 존재했다. 유교의 성인인 공자의 사당인 문묘에 조선에서 유학과 주자학에 위대한 공헌을 한 현인들을 모셔놓는 문묘 종사는 조선의 지식인을 대외적으로 공인하는 과정이었다.
조선에는 수준 높은 학문과 비판정신을 겸비한 지식인들이 많았지만 문묘에 종사된 이는 정몽주를 포함해 15명뿐이었다. 그런데 조선 건국의 일등 공신이자 민본주의라는 그만의 성리학적 이상세계로 오늘날까지도 ‘정도전 열풍’을 몰고 왔던 삼봉 정도전은 문묘종사 성현의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반면 단심가라는 유명한 시를 남기며 조선개국에 반대했던 고려의 충신 정몽주는 조선의 지식인을 대표하는 문묘 종사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왜 조선을 위해 일했던 정도전은 조선의 지식인이라 볼 수 없는 것일까? 왜 단 한 번도 조선에 충성하지 않았던 정몽주는 조선의 지식인이 될 수 있는 것일까? 과연 이 문묘 종사는 어떤 기준으로 시행된 것일까?
이 책은 이 물음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알려준다. 조선의 지식인 15명이 문묘에 종사되는 과정을 다룬다. 그러나 지식인들의 생애와 학문을 검토하는 작업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그 대신 저자는 ‘조선의 문묘 종사에서 중요한 것은 대상자 선정의 표면적 결과가 아니라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드러난 권력정치의 적나라한 속살’이라 말하며 개별 인물 연구가 아닌 문묘 종사의 정치 동학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 저자 최연식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같은 대학 국학연구원 부원장과 동아시아고전연구소 소장을 겸임하고 있다.
그는 역사를 정치 동학적 측면에서 접근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2003년 저서 『창업과 수성의 정치사상』을 통해 여말선초의 시대적 특징을 탐구했으며, 이후 한국사의 다양한 인물과 분야를 탐구하여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중국 북경대와 일본 게이오대 방문교수 경험 을 바탕으로 중국과 일본의 역사 속에서 살핀 권력의 메커니즘에 관심을 두고 한.중.일 삼국의 개국과 근대화 과정을 비교하는 연구를 기획하고 있다.『조선의 지식계보학』은 그의 이런 관심사를 대중적으로 드러낸 첫 번째 책이다. 이 책은 조선의 역사를 지식인의 국가공인 과정에서 드러난 권력 암투의 역사로 보고, 힘의 논리에 따라 역사를 조망한다. 조선의 지식인 15명이 문묘에 종사되는 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고 그 일이 조선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상세하게 살핀다.
그는 앞으로 정치 동학의 관점에서 한국사를 좀 더 다양하고 폭넓은 시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그가 공동으로 저술한 책으로는 『한국정치사상사 : 단군에서 해방까지』『한국의 사회개혁과 참여민주주의』『정치학이해의 길잡이 : 정치사상』『현대정치사상과 한국적 수용』 등이 있다.
■ 차례
머리말 지식인의 계보를 따라가며 500년 조선의 역사와 만나다
프롤로그 조선의 지식계보는 어떻게 형성되었나?
지식계보학의 네 가지 관점 chr(124)_pipe 제도와 정신의 혁명으로 완성된 나라
제1부 지식국가 조선의 탄생
1장 마상의 건국
기로에 선 형제 chr(124)_pipe 용들의 노래 chr(124)_pipe 이자춘, 고려의 정치에 나가다 chr(124)_pipe 변방의 하급 무사, 개경에 등장하다 chr(124)_pipe 회군과 제왕의 꿈
2장 제도의 건국
혁명의 동반자를 찾아서 chr(124)_pipe 정도전과 정몽주 chr(124)_pipe 유배지에서 만난 사람들 chr(124)_pipe 천명의 소재 chr(124)_pipe 왜곡된 출생의 비밀과 악연 chr(124)_pipe 윤이와 이초의 밀고 사건 chr(124)_pipe 승자의 기록 chr(124)_pipe 정도전의 신념
3장 경복과 근정의 나라
정도전이 꿈꾼 나라 chr(124)_pipe 제도적 청사진 chr(124)_pipe 돌아올 수 없는 길
제2부 사화와 반정 그리고 조선 지식인의 상징
4장 폭정의 기원과 그늘
후견정치의 극복과 대간의 성장 chr(124)_pipe 정희대비와 수렴청정 chr(124)_pipe 한명회와 청주 한씨 세력 chr(124)_pipe 원상제도 chr(124)_pipe 능상의 풍조 chr(124)_pipe 연산군과 대간의 논쟁 chr(124)_pipe 김종직의 ‘조의제문’과 김일손의 사초 chr(124)_pipe 설원과 폭정의 시작 chr(124)_pipe 연산군의 역공 chr(124)_pipe 왕권 회복과 왕토사상 chr(124)_pipe 연산군의 추락
5장 반정의 상징을 찾아서
충성의 길, 반역의 길 chr(124)_pipe 정몽주와 이성계의 분열 chr(124)_pipe 초혼 chr(124)_pipe 정몽주의 충성과 반역 chr(124)_pipe 문묘 종사의 자격 chr(124)_pipe 불교에 아첨한 안향의 후예들 chr(124)_pipe 고려인 정몽주의 부상 chr(124)_pipe 성삼문과 박팽년 chr(124)_pipe 새로운 대안, 김굉필 chr(124)_pipe 지식계보의 탄생
제3부 지식권력의 시대
6장 지식권력의 국가 공인
사화의 희생자들 chr(124)_pipe 조광조의 정치 원칙 chr(124)_pipe 정국공신 개정을 둘러싼 갈등 chr(124)_pipe 조선인 지식권력의 국가 공인 chr(124)_pipe 불만스러운 이언적의 행보 chr(124)_pipe 논의의 재개
7장 지식권력과 왕권의 길항
5현의 종사, 내분 속에 이룬 성취 chr(124)_pipe 정인홍의 공격 chr(124)_pipe 이이와 성혼, 서인 지식권력의 상징 chr(124)_pipe 왕권에 맞서는 지식권력 chr(124)_pipe 예송으로 왕권의 정통성을 논란하다 chr(124)_pipe 왕권의 벽에 부딪히다 chr(124)_pipe 환국정치에 편승한 서인 지식권력
에필로그 지식권력 시대의 종언
송시열과 송준길 chr(124)_pipe 노론 지식권력의 독주 chr(124)_pipe 동국 18현과 도통의 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