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사회적 창업하기

   
구도 게이(역자: 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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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7��



■ 책 소개
일본에서는 매년 30만 명이상의 청소년이 여러 가지 이유로 교육의 현장에서 이탈하여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히키코모리 70만 명, 니트 80만 명으로 추산하고있다. 장기적인 사회 고립과 기회의 부족은 청소년의 자기 긍정과 자신감을 잃게 만든다. 이 상황이 지속되어 40대, 50대가 되면 점점 사회복귀와 참여가 불가능해진다. 어떤 문제든 조기 발견과 해결에는 시간과 노력이 적게 들지만, 장기화되면 정신을 갉아먹어 전문가의 힘이 필요하거나많은 시간을 들여 해결할 수밖에 없다. 

일하지 않는자 먹지도 마라라는 말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청년들이 일하는 것, 살아가는 것에 희망을 잃기 전에 도움의 손길을 뻗어야 한다. 이제80대 부모가 50대 자녀 문제로 상담하러 오는 시대가 온다고 저자는 말한다.

일반 회사에서도 우리의 청년들은 힘들어 하고 있다. 직무 불일치 등의 이유로 입사 3년 이내에 30%의 신입사원이 은퇴해버린다. 이런 젊은이에 대해서도 NPO의 힘이 필요하다. 몇 번이라도 도전할 수 있는 기회와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과 지원이필요한 때다.

* NPO: 특정인의 이해와 영리를목적으로 설립, 운영되는 영리조직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사회 공익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비영리사업을 영위하는 모든 조직을 말한다. 기본적으로이들 조직이나 기관이 소유주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개념으로 사용되며,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공식적으로 쓰이는용어이다. 학교, 종교기관, 사회복지기관, 연구기관 등이 이에 해당한다.

■ 저자 
구도게이
 - 일본 NPO법인 소다테아게넷 이사장. 1977년 도쿄 출생으로 세이조대학 문예학부 매스커뮤니케이션 학과 중퇴 후 미국유학, 귀국 후 은둔형 외톨이, 니트, 프리터와 같은 청년 취업을 지원하는 ‘소다테아게넷’(길러내는 네트워크) 설립, 2004년 5월 NPO로인정받아 본격적으로 사업 시작. 일본 내각부 ‘청년의 포괄적인 자립지원방책에 관한 검토회’ 위원, 일본 후생노동성 ‘진로상담(커리어컨설팅)도입·전개사례검토위원회’ 위원, 일본 문부과학성 중앙교육심의회 평생학습분과회 위원, 문부과학성 ‘중앙교육심의회 평생학습분과회’ 위원,다치카와 시 교육위원회 평의원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청춘을 키워내다』『16세를 위한 생활 워크북』『니트지원 매뉴얼』이 있다.

함께일하는재단 -‘실업극복’이라는 사명을 안고 첫발을 내딛었던 2003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10년을 오직 ‘함께 일하는 사회’ 만들기에 전념해온 민간공익재단. 사회적 양극화 해소와 지속가능한 일자리창출을 통해 행복하고 건강한 사회를 이루어 나가는 데 힘쓰고 있다.

■ 역자브리지(Bridge)
2009년 7월 ‘언어를 통해 사회적기업과 세상을 연결한다’는 모토로 시작된 함께일하는재단번역전문자원활동가 그룹. 현재 15명의 자원활동가들이 사회적기업 관련 자료와 정보를 번역하여 소개하는 등 국내외 사회적기업 간의 교류와 협력을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책임번역 고은진
성공회대학교 일어일본학과 졸업 후, 20대데뷔네트워킹센터 희망청에서청년을, 함께일하는재단에서 사회적기업가를 지원하는 일을 했다.

■ 차례
발간사
한국 독자께 보내는 메시지
들어가는 글

제1장 내가 NPO를 설립한이유
대학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공부하지 말고 사업해라
청년 지원이 곧 사회적투자
NPO 법인을 차리다
NPO는 자원봉사단체가 아니다
청년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형 NPO 
2009년 매출 34억 9천만 원
청년에게제공하는 세 가지 서비스 
정부 위탁사업은 계획적으로 
사회에서 내버려진 청년들 
청년이란 누구인가?
텍스 페이어(taxpayer)와 텍스 이터(tax eater) 
사회를 뒷받침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제2장 청년 지원사업을 시작하다
다치카와 시에 사무실을차리다
연대보증인은 세 명이 필요합니다
창문을 닦아 드려요!
쓰레기 줍기 소동
당장 일자리를 찾는 것보다 계속 일할 수있게 도와야 
지원서비스 명칭은 일본어로 만들자
몸 만들기, 내성 기르기
잡트레이닝 활동가에게 필요한조건

제3장 소다테아게넷에서 일하는사람들
월급 75만 원짜리 사무국장: 이시야마 요시노리(학원 경영자에서 NPO로)
NPO 업계의 도라에몽: 야마모토겐지(NPO에서 NPO로)
나를 좀 고용해주면 안 될까?: 이무라 요시히데(재단법인에서 NPO로)
제대로 된 구조를 생각해봅시다:후카야 유미코(대기업 여행사에서 NPO로)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두 세상: 다카사키 다이스케(인재 비즈니스업계에서 NPO로)
초보니까인턴십부터 시작할 게요: 이와타 히로쓰구(정년퇴직 후 NPO로)
NPO는 뭘 해서 돈을 버는 회사니?: 가와다 도모미(소다테아게넷의 첫대졸 신입직원)

제4장 소다테아게넷을지지하는 기업인
사무직 직원을 배려하라: 종합 교육서비스 기업, 위더스
기부자에게 늘 고마워하라: NPO 법인 체리티플랫폼
책꽂이에 처박아둔 헌책을 기부할 수 있다면?: 밸류북스
우리는 한 팀이잖아요!: 일본 마이크로소프트
커피포트에 물 끓이는비용이 연간 360만 원!: 일본 IBM 
내게 큰 깨달음을 준 코칭: 노무라종합연구소 
제5장 NPO는 사회공헌 기업이다
NPO에는저마다 목적이 있다
잘못된 만남 피하기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기
인턴십으로 참여하기
프로보노로 참여하기
펀드레이저로참여하기

나오는 글
참고문헌





청년 사회적 창업하기


제1장 내가 NPO를 설립한 이유

NPO는 자원봉사단체가 아니다

2004년 5월 13일, 마침내 소다테아게넷 NPO 법인이 첫발을 내디뎠다. NPO 법인을 설립하는 일은 예상외로 간단하다. 조력자 몇몇과 함께 서류를 준비하여 제출하고 나면 서류 심사를 통과할 때까지 기다리는 일뿐이다. 주식회사와 비교하면 서류를 작성할 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한두 군데 있지만, 자금도 거의 들이지 않고 누구나 쉽게 설립할 수 있다.


이렇게 나는 2004년에 NPO 법인으로 소다테아게넷을 설립했지만, 아직 NPO라는 조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사실 직원에게 급여를 주고 활동하고 있는 지금도 우리의 활동 내용을 설명하면 반응은 이렇다.


"자원봉사자로 그런 좋은 일을 하다니 훌륭하네. 혹시 자네 집 부자야?"

"음, 그럼 본업은 뭐야?"

"자신을 희생하는 것도 좋지만, 본인의 인생도 생각해야지."


NPO는 자원봉사 단체이고 그 구성원은 모두 무상으로 활동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이다. NPO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민간조직이라는 점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오해를 사는 것 같다. 이 말이 곧 이익을 내서는 안 된다는 뜻이 아니다. 100퍼센트 자원봉사하는 NPO도 있지만 이익이야말로 조직이 존속하는 데 꼭 필요한 휘발유(자원)가 된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자원을 수단으로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업형 NPO도 많다.


주식회사와 다른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도 받는다. 나는 이익을 주식으로 분배하지 않고, 문제 해결을 위해 사업 확대와 신규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답한다. 물론 사업 확대와 신규 사업에 투자하는 주식회사도 많지만, NPO에는 주주가 없다. 이 말은 이익을 주주에게 분배하느냐,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느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데 목적을 둔다는 뜻이다.


현재 일본 내의 NPO 단체는 4만여 곳에 이른다. NPO 법에 따르면 NPO 활동 분야를 의료·복지에서 문화·예술 진흥, 국제협력, 고용 기회 확충 등 17개 분야로 지정하고 있어 폭이 꽤 넓다. 4만여 단체 중에는 NPO 사업 활동에서 이익을 내는 사업형 NPO도 있고, 개인이 시간과 자금을 모아 활동하는 자원봉사형 NPO까지 종류와 형태가 다양하다.


들어본 적이 있다. 아는 사람이 있다. 나도 참가한 적 있다. 보고 들은 NPO가 사업형이면 기업과 다를 바 없네하고 느낄 수도 있고 자원봉사형이면 자원봉사자를 모아서 열심히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사업형 NPO는 전체적으로 보면 아직 그 수도 적고 소규모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NPO=자원봉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지금으로선 말이다.


미국으로 눈을 돌려보자. 미국에서는 NPO는 일반적인 존재이며 NPO 법인 기부금에 대한 세금 공제 등 제도적인 뒷받침도 잘되어 있다. 가끔 해외토픽에서 소개되는 것처럼 한 기업이나 갑부가 거액을 기부하여 새로운 NPO를 만들기도 하고, 대도시 중심부에 멋진 사무실을 갖춘 NPO도 있다. 미국에서는 대학생의 취업 희망직종 랭킹 10위권에 NPO가 든 적도 있다. 2010년에 티치포아메리카라는 교육 NPO가 인문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누구나 알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베테랑 인재가 가진 경험과 지식, 인맥 소스를 NPO를 통해 사회에 투자하고 환원하는 일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 정도로 미국 사회에서 NPO가 차지하는 위치는 확고하다.


청년에게 제공하는 세 가지 서비스

현재 우리의 주력사업은 세 가지 서비스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청년의 사회 참여와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청년이 가진 고민과 해결 과제가 각자 달라서 일일이 언급할 수 없지만, 밤낮이 뒤바뀐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다, 자립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호소하는 청년들이 이용하고 있다.


그들은 사회의 일원으로 일하고 싶고, 부모를 안심시키고 싶고, 납세자로서 제 몫을 하면서 이 땅에서 살고 싶어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부러 우리를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개인차는 있지만 대개 6개월에서 2년 사이에 약 90퍼센트가 졸업한다. 풀타임 혹은 파트타임으로 일을 시작하거나 학교로 돌아가는 등 졸업 후 진로는 각자 다르지만, 마지막에 모두 밝은 얼굴로 이곳을 나서는 모습을 보면 시원섭섭한 느낌이 든다.


두 번째는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이다. 부모에게는 유이라는 사업을 통해 개별 상담과 워크숍 두 가지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워낙 개인적인 문제라 기본적으로 개별 상담과 카운슬링을 통해 지원하지만, 계속 속으로만 힘들게 고민해온 부모가 많기 때문에 워크숍과 다과회 등을 통해 부모끼리 편한 공간에서 소통할 기회를 제공한다.


세 번째는 주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지원사업이다. 교육 지원사업이라 하면, 학생이 장래의 꿈과 희망, 목표를 향해 주체적으로 진로를 정하고 경험을 쌓는 데 동기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미래 지향형 교육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다테아게넷의 교육 지원 사업은 본의 아니게 곤란한 지경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의 관점에서 강사 육성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학교 현장의 요청을 받아 강좌를 운영한다.



제2장 청년 지원사업을 시작하다

다치카와 시에 사무실을 차리다

NPO 법인 등록을 계기로 사무실을 열려고 나름대로 입지 조건을 따져보았다. 첫 번째는 교통 접근성이 좋을 것. 등하교하듯 다닐 수 있는 청년 지원서비스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멀리 떨어진 곳은 제외했다. 특히 집에서 몇 년 넘게 틀어박혀 지내던 은둔형 외톨이 청년에게는 외진 곳에 있는 사무실에 찾아오는 것 자체가 맥이 풀리는 일이다.


두 번째는 청년이 구직 활동에 나섰을 때, 고용 형태를 불문하고 그 지역에 구인 요구가 있을 것, 대상 청년이 사는 곳이나 주위에서 직장을 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대상 청년이 사회 경험을 쌓는 데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 다치카와 시는 그런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곳이었다.


다치카와 역 앞에는 재개발 여파로 일자리가 점점 늘고 있었다. 게다가 기존의 상점가와 지역 산업도 활발한 편이다. 그리고 차로 15분만 이동하면 농지가 나타나고, 대규모 단지는 아니지만 생산 농가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당장 일자리를 찾는 것보다 계속 일할 수 있게 도와야

2004년의 끝이 보이기 시작할 무렵, 창문 닦기와 쓰레기 줍기를 통해 청년에게 지속적인 사회 참여와 경제적 자립을 도울 수 있는 지원서비스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도움을 바라는 청년은 몇 년씩 집에 틀어박혀 있던 경우도 있지만, 아르바이트와 정직원으로 일했던 경험이 있는 청년도 많았다.


사회 참여가 힘든 청년을 예상했지만, 그들이 바라는 것은 그뿐이 아니었다. 상담 결과를 보더라도 그들의 최종 목표는 취업하는 것이지만, 일해 본 경험이 있는 청년은 일자리를 구하는 것 이상으로 취업 후 계속 일할 수 있을지 불안해했다.


학교 중퇴와 이직 경험이 있는 청년은 학교나 직장에 들어가는 것보다 들어가고 나서 졸업할 수 있을까?, 이 회사에 정착할 수 있을까? 불안해서 상담하러 온다. 역시 니즈(Needs)는 당사자인 청년에게 있는 모양이다. 나도 청년 지원서비스를 생각하는 데 있어 목표로 하는 성과를 취직으로 특화하려 했지만, 그것은 기존의 서비스로도 충분하다. 진학을 원하면 학원과 예비학교 등이 있고, 취업을 원하면 헬로워크나 직업소개업체 등 얼마든지 있다.


그래서 우리는 기존의 서비스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에 집중해서 사업을 펼쳐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존재 가치를 잃고 만다. 숨어 있는 요구, 사회가 내버려둔 사회문제에 도전하는 것이 사명이다.


고용과 노동 분야에도 공적 차원이든 민간단체든 취직을 위한 서비스는 많이 있지만, 계속 일할 수 있게 지원하는 서비스는 찾아볼 수 없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직장을 옮기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우리에게 상담하러 오는 청년들이 말하는 이직 이유 중 단연 1위는 인간관계이다. 사내 따돌림, 선후배 간 괴롭힘, 성추행을 비롯해 용서할 수 없는 이유도 간혹 있지만, 청년들이 주로 호소하는 내용은 잘 어울리지 못한다, 사내에서 고립된 느낌이다, 상사나 동료와 잘 지내지 못한다, 점심을 같이 먹을 동료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능력 부족이나 적성에 맞지 않아 직장을 그만두거나 해고당했다는 이야기는 적었다. 결국 시급이 됐든 월급이 됐든 급여만 맞으면 취업했기 때문에 예상외의 복병을 만나 무릎을 꿇고 만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인간관계에서 불거진 문제를 극복하는 기술과 사내에서 고립되지 않는 기술, 혹은 그런 경험을 할 수 있게 돕는다면 본의 아닌 이직을 멈추고 계속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헬로워크나 직업소개업체를 통해 일자리를 구하고 나서 얼마 못 가 이직하게 되면, 그 기업에도 청년 자신에게도 불행한 만남일 수밖에 없다. 일하는 것도 소중한 성과지만, 일자리를 구한 청년이 얼마만큼 계속 일할 수 있는지 그리고 노동시장과 사회에서 다시 뒤처지지 않게 지원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제3장 소다테아게넷에서 일하는 사람들

NPO는 뭘 해서 돈을 버는 회사니?: 가와다 도모미(소다테아게넷의 첫 대졸 신입직원)

2010년 4월, 소다테아게넷 최초의 대졸 신입직원 가와다 도모미가 입사했다.


2009년 11월 25일, 이케부쿠로에 있는 선샤인시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회 신규 대졸자 합동 면접 설명회에는 2,500명이 넘는 학생이 몰렸다. 그에 비해 참가 기업은 고작 150곳이었고 NPO는 우리뿐이었다. 우리는 단 한 명을 채용하기 위해 합동 면접 설명회를 포함하여 4차 심사까지 거쳤다. 모두 훌륭한 학생들이었지만, 우리가 만든 채용 기준에 따라 가와다를 뽑기로 했다.


가와다는 대학에서 교육사회학과 임상심리학을 배우면서 틈틈이 시간을 내어 어린이들의 미술 교육을 지원하는 자원봉사 활동에 적극 관여했다. 그녀는 청년 지원 활동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몰라도 소다테아게넷이 꿈꾸는 사회가 어떤 것인지 이미 알고 있는 듯했다.


젊은 피 가와다가 입사하면서 사내 분위기가 한결 밝아졌다. 가와다에게 직원들이 담당하는 업무가 전체 조직의 어느 부분에 이바지하는지를 설명하려면 다시 한 번 각자의 업무를 살펴보고 언어화하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가와다가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다른 직원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여유가 생기면 그녀의 일을 돕기도 한다. 그러한 행동이 어느샌가 조직 전체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한 가지 신경이 쓰이는 것은 소중한 딸이 NPO에 취업한 것에 대해 그녀의 부모님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부모님과 관계는 좋은지 그녀에게 넌지시 물어보았다. 그녀는 웃으면서 부모에게 취업 소식을 알렸을 때의 상황을 들려주었다.


"NPO 법인 소다테아게넷이라는 곳에 취업이 결정됐어요." 그랬더니 그녀의 어머니가 물으셨다고 한다. "네가 좋으면 그걸로 됐다. 그런데 돈은 받니? 자원봉사야? NPO는 뭘 해서 돈을 버는 회사니?"


우리는 채용 활동 중에 만난 학생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소다테아게넷의 수익 구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가와다 역시 우리에게 들은 대로 어머님께 설명했다고 한다.


"아, 그렇구나. NPO도 직원에게 월급을 주는구나." 어머니는 그제야 이해하고 안심하셨다고 한다.



제4장 소다테아게넷을 지지하는 기업인

사무직 직원을 배려하라: 종합 교육서비스 기업, 위더스

소다테아게넷 설립 당시부터 큰 도움을 준 곳이 종합 교육서비스 기업 위더스이다. 폭넓은 교육사업을 펼치는 위더스는 고등학교졸업과정인정시험(약칭 고인) 합격을 목표로 하는 학생을 지원한다. 중학교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하거나 고등학교 진학 후 도중에 학교를 그만둔 청년이 고인에 합격하여 원하는 전문학교나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교육 통로를 개척하고 있다.


도쿄 긴자에 있는 최고급 초밥집에서 이코마 도미오 상무(현재 대표이사)는 영세한 NPO 대표인 나에게 경영자로서 가져야 할 자세와 사고방식을 알기 쉽게 가르쳐주었다.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는 엉터리 경영자인 나는 값이 얼마인지도 알 수 없는 초밥을 집어 먹으면서 그에게 물었다.


"경영자로서 가장 중요한 점이 무엇입니까?" 상무는 잠시 생각하고 나서 타이르듯 말했다. "직원이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확실하게 이야기하는 그것, 그것만 잘하면 다 괜찮아."


고객에 공헌, 직원에 공헌, 사회에 공헌을 표방하면서 교육은 사람의 행복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말을 제일 가치로 삼는 위더스에서는 어린이를 직접 만나는 선생님은 물론이고 간접적으로 활동하는 지원 부서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위의 세 가지 공헌을 늘 의식하면서 업무를 진행함으로써 추진력을 얻는다. 이는 위더스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어느 기업이든 심지어 직원이 거의 없는 NPO라도 똑같이 적용된다. 직원 개인이 나름대로 전문성을 갖추어도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나간다면 조직의 추진력은 생기지 않는다.


상무는 이런 말도 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청년을 직접 지원하는 직원뿐만 아니라 사무국이 잘 기능하도록 지원하는 직원들에게 더 신경을 써야 하네.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사내에서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직원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갖는 조직은 강하다네. 그런 조직을 만들려면 자네가 먼저 그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말일세."


당시 소다테아게넷은 사무국 기능과 현장 지원 기능에 대한 역할분담은커녕 매일 긴급 출동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상황이었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 서로 깊이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작긴 하지만 사무국이 있어 날마다 경리회계, 인사노무, 기획 홍보, 그 밖에 잡무를 처리하느라 분주하다. 직접 현장에서 청년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집중해서 활동할 수가 있다.


기업과 연계된 업무는 늘 속도가 필요하고 행정 분야와 연계된 사업은 늘 서류 처리가 번거롭다. 그런 일들을 하나하나 착실하게 처리해 나가는 사무국은 그야말로 조직의 심장과 같다. 심장이 멈춰버리면 급여 계산조차 할 수 없다.


외부에서도 주목하지 않고 내부에서조차 눈에 잘 띄지 않는 업무이지만, 강한 추진력을 만들어내려면 전 직원에게 사무국 기능에 대한 이해를 전파해야 한다. 현장 활동가든 사무국 담당자든 서로 조직과 사회에 이바지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함께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만드는 것, 그것이 경영자인 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업무다. 



제5장 NPO는 사회공헌 기업이다

NPO에는 저마다 목적이 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싶다.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돕고 싶다……. 이렇게 사회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비로소 우리는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다. 도움을 주려는 테마를 정했으면 이미 활동하고 있는 개인과 힘을 모으거나 동료와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는 방식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지금 사는 지역에도 관심을 두고 찾아보면 훌륭한 사회공헌 활동이 많다. 매월 우체통에 배달되는 시민소식지 등에도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기사가 실리고, 시민활동 단체에 가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직접 찾아가면 상담원이 더 자세히 이야기해준다.


어쩌면 여러분이 머릿속에 그렸던 사회공헌 활동을 행동에 옮길 때, 여러 가지 선택 분야 중에서 NPO를 고를 수도 있다. 이미 언급했듯이, NPO는 크게 자원봉사 형태와 수익사업 형태가 있다. 그리고 목적이 있다. 자원봉사 형태든 수익사업 형태든 특정비영리활동촉진법에서 지정한 17개 분야 활동에서 주요한 목적을 선택한다.


보건, 의료 또는 복지 증진을 도모하는 활동 / 사회 교육의 추진을 도모하는 활동 / 마을 활성화의 추진을 도모하는 활동 / 학술, 문화, 예술 또는 스포츠 진흥을 도모하는 활동 / 환경보전을 도모하는 활동 / 화재 구조 활동 / 지역 안전 활동 / 인권 옹호 또는 평화의 추진을 도모하는 활동 / 국제협력 활동 / 남녀 공동 참여사회 형성에 촉진을 도모하는 활동 / 아동의 건전 육성을 도모하는 활동 / 정보화 사회의 발전을 도모하는 활동 / 과학기술의 진흥을 도모하는 활동 / 경제활동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활동 / 직업능력의 개발 또는 고용 기회의 확충을 지원하는 활동 / 소비자 보호를 도모하는 활동 / 위의 활동을 실행하는 단체의 운영 또는 활동에 관한 연락, 조언, 원조 활동


소다테아게넷은 청년의 지속적인 사회 참여와 경제적 자립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했다. 정관에는 17개 분야 중에서 사회 교육의 추진을 도모하는 활동, 아동의 건전 육성을 도모하는 활동, 직업 능력의 개발 또는 고용 기회의 확충을 지원하는 활동, 위의 활동을 실행하는 단체의 운영 또는 활동에 관한 연락, 조언, 원조 활동을 채택하고 있다. 


은둔형 외톨이와 니트족, 어려운 상황에 처한 청년 전반을 지원하는 NPO라 할지라도 정관에는 17개 분야 중에서 가장 근접한 활동을 골라 채택해야 한다. 만약 여러분이 흥미 있는 NPO를 발견했다면 구체적으로 누구(무엇)에 대해 어떠한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지, 홈페이지와 홍보용 팸플릿 등을 통해 확인하기 바란다. 관련 정부부처와 각 시도, 군에서도 홈페이지 등을 통해 NPO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청년 지원 분야 NPO 중에는 대상으로 삼는 청년을 나이나 현재 상황을 기준으로 한정하는 곳도 있다. 집에서 나오지 못하는 은둔형 외톨이 청년을 지원하는 NPO도 있고, 등교를 거부하는 청년에게 머물 곳을 제공하는 NPO도 있다. 또한 비정규 고용으로 일하는 프리터의 정규직 취업을 지원하는 NPO 등 대상이 되는 청년의 상황에 맞게 NPO 또한 맞춤형 지원 활동을 펴고 있다.


지원 목표에도 차이가 있다. 소다테아게넷은 주로 경제적 자립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정신적 자립이나 사회적 자립에 목표를 둔 곳도 있다. 또한 자립이 아닌 자율을 지원 목표로 삼는 곳도 있다. 청년 지원 분야만 국한해도 대상과 목적이 큰 차이가 있으며, 분야를 불문하고 NPO 활동에는 다양성이존재하고 저마다 문제에 대한 접근법도 다르다. 나에게 가장 적합한 NPO를 찾아내는 것이 NPO와 관계를 맺는 첫 단계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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