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나눔고딕 ExtraBold>&>■ 책 소개
시장구성 원리부터 상품선정까지, 이야기로 짚어 보는‘주식투자 교양서’!
&>동양고전과 우화, 미술 및 문학작품 등 방대한 분야를 다루면서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예리한 통찰력을 절묘하게 주식시장에 대입한 책이다. 책에 인용된 수많은 예화들은 사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학교 선생님 등 누군가를 통해서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친근한 것들이다. 실제로 우린 이러한 이야기들을 통해 수많은 삶의 지혜를 얻어 왔다. 저자는 이렇듯 대중적이면서도 얕지 않은철학이 담긴 이야기 속에서 ‘경제’라는 또 다른 교훈을 발굴해낸다. 한비자, 맹자, 적벽대전 등 친숙한 예화 속에서 찾는 투자의 지혜는 독자에게흥미를 유발하면서, 실전투자에 유용한 지침을 제시한다.
&>■ 저자 장박원
고려대 영문학과와 동 대학원을졸업했다. 1995년 매일경제신문사에 입사해 정치부, 국제부, 중소기업부, MBN 정치경제부(파견), 유통경제부, 산업부, 부동산부를 거쳐2009년 10월부터 증권부에서 일하고 있다. 증권부에서는 한국거래소와 한국금융투자협회 등을 출입하며 주식시장 및 투자전략과 관련해 많은전문가들을 만나 취재했다.
&face=나눔고딕 ExtraBold>style=BACKGROUND-COLOR: #ffffff>style=BACKGROUND-COLOR: #ffffff>딱딱한 경제와 산업, 재테크 전문 지식을 일반 독자들에게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 집필 활동을 계속해 왔다. 저서로는 『현대자동차 왜 강한가』(2005)와 『대한민국 부동산 경제학』(2009),『부동산 필수 지식』(2010)이 있으며 역서로는 『진보의 진화』(1997), 『미국을 만든 비즈니스 영웅』(1997) 등이 있다.
style=BACKGROUND-COLOR: #ffffff>style=BACKGROUND-COLOR: #ffffff>■ 차례
PART 1시장
- 모리츠 코르넬리스 에셔의 판화 ‘천국과 지옥’을 닮은 증시의 이중성
-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기다리며』로 본 증시의 희망
- 곰 사냥꾼과 약세장 암시하는 공매도
- 『모비 딕』과 암중모색의 증시
- 중국 명의 편작의진단으로 풀어 본 한국 경제의 부조화
- 빵집 주인이 빵 값을 올리는 이유, 인플레이션 진단하기
- 이솝우화 ‘애꾸눈 암사슴’과돌발악재
- 금융위기 후 풀린 돈은 어디로 갔을까
- 폭락장 공포에 대한 2,500년 전 중국 투자귀재의 충고
-IBM왓슨연구소의 미스터 다운사이징이 남긴 유산
- 달러 값 급등락과 주식 투자자의 대응법
- 한국 증시의 복병인 엔화 환율
- ‘양치기 소년’과 진정한 투자 타이밍 파악하기
- 과유불급과 주식시장을 보는 눈
- 언제나 제대로 실행하기 힘든출구전략
- 혹부리 영감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 미국 정부의 부도 위기와 영화 ‘디어헌터’
- 외국인 따라 투자하기의 함정
- 불편한 진실, 머니 토크와 과잉 유동성시대의 투자법
style=BACKGROUND-COLOR: #ffffff>style=BACKGROUND-COLOR: #ffffff>PART 2 종목이야기
- 급변하는 시장에서 숨은 미인주 찾기
- 거북이처럼 꾸준하게 오르는 주식 찾기
- 『손자병법』의‘구지(九地)’를 활용한 투자전략
- ‘소년과 쐐기풀’, 그리고 역발상 투자
- 케인스의 미인선발대회와 삼성전자의 불편한 진실
- 찹쌀떡주와 비지떡주, 그리고 ‘낙폭과대주’라는 이름의 함정
- 관중의 치미 경제학과 소비관련주의 상관관계
- 적벽대전연환계와 디커플링의 기회
- ‘화씨의 옥구슬’과 가치주 찾기
- 주식시장의 독버섯, 작전주
- 허리 가는 미녀와 테마주의닮은꼴
- 주식시장의 태동과 공모주 투자의 매력
&>PART 3 금융상품 이야기
- 대리인 문제와펀드 투자의 비밀
- 자본시장의 뜨거운 감자, 헤지펀드의 두 얼굴
- 금에 일부 자산을 투자해야 하는 이유
- 자산관리의하이브리드, 자문형 랩
- 천의 얼굴 ELS의 숨겨진 비밀
- 맹인모상(盲人摸象)과 중국 본토펀드 진실과 오해
- 뭉치면 살고흩어지면 죽는다. ETF 투자법
- 같지만 다른 이름, 정크본드(Junk bond)와 하이일드(Highyield)채권
인문학, 주식시장을 이기다
PART 1 시장 모리츠 코르넬리스 에셔의 판화 ‘천국과 지옥’을 닮은 증시의 이중성네덜란드 판화가 모리츠 코르넬리스 에셔는 25세인 1922년 스페인 그라나다에 있는 알람브라 궁전을 처음 방문한다. 이때 에셔는 중세 이슬람 궁전인 알함브라의 건축 양식과 벽화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특히 현실과 비현실이 한 화면이나 공간에서 교차되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그 이후 에셔는 알람브라 궁전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인간의 이성과 기계적 현실의 한계를 폭로하는 수많은 작품을 창조했다.
언뜻 보면 논리적이고 별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말이 안 되는 비현실임이 드러나는 것이 에셔 판화의 특징이다. 진짜 같으면서도 가짜인 세계, 끝없이 이어지는 모순과 이율배반, 상식적인 공간을 부정하는 낯선 공간은 판화를 보는 감상자에게 신기하면서도 당혹스런 느낌을 전달한다. 이는 20세기 초 전 세계 정치, 사회, 경제의 불안한 상황을 암시하기도 한다. 이렇듯 에셔는 현실과 비현실을 모두 드러내는 전략으로 사실을 넘어 인간과 세계의 ‘진짜 사실(진실)’에 한발 더 다가서고 있다.
수백 개가 넘는 그의 판화 중에 ‘천국과 지옥’은 우리 눈의 결정적 단점인 착시를 이용한 명작으로 꼽힌다. 이 작품은 천사와 악마의 모습을 교묘하게 엮어 놓았다. 처음 접했을 때 악마를 먼저 본 사람은 천사를 잘 보지 못하고 먼저 천사에 주목한 사람은 악마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모른다. 이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봐야 천사와 악마가 규칙적으로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에 이어 IT버블의 붕괴, 신용카드 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0년 유럽 재정 위기 등 예측하기 어려운 사건이 터지면서 우리 증시는 큰 폭의 등락을 반복했다. 이런 시기에 투자자들은 말 그대로 ‘천국과 지옥’을 넘나든다. 그러다보니 증시의 실체를 파악하기 힘들다. 에셔의 판화는 뚫어져라 쳐다보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지만 증시는 그 실체를 파악하기 더 힘들다.
그렇지만 불확실성이 높다고 마냥 주식시장을 외면할 수만은 없다. 시장이 불안해지고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 그나마 증시를 객관적으로 보는 방법 중 하나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분류해 보는 것이다. 일단 사안별로 사장의 방향성(컨센서스)을 보고, 현 상황에서는 알 수 없는 돌발 변수가 발생해 그 흐름이 바뀌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상정한 뒤 투자판단을 내리는 식이다.
예를 들어 2010년 말부터 2011년 상반기까지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을 휩쓴 재스민 혁명을 보자. 이곳은 원유 생산국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유가에 큰 영향을 준다. 당시 주식시장의 컨센서스는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까지 확산되지 않는다면 고유가 흐름이 이어지더라도 글로벌 경제에 결정적 타격을 줄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이 예상은 틀리지 않았지만 결정적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유가를 끌어내린 것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니라 2011년 8월 발생한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었다. 미국 경제에 대한 걱정으로 글로벌 경제가 냉각되면서 주가와 더불어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도 하락했던 것이다. 결론적인 전망은 맞았지만 과정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셈이다.
만약 재스민 혁명이 들불처럼 확산될 때 돌발 사태로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이집트나 리비아 같은 사태가 일어났거나 아니면 그보다 더 큰 사고가 발생했다면 세계 경제는 어떻게 됐을까.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급등하고 전 세계 경제에 부담을 주면서 ‘더블 딥(경제 침체 이후 더 크게 발생하는 침체)’으로 갈 가능성도 있었을 것이다. 주가 폭락은 말할 것도 없다.
따라서 투자 판단을 내릴 때는 언제나 두 가지 상반된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 시장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에셔의 판화 ‘천국과 지옥’을 감상할 때 착시는 새로운 미적 체험을 제공하는 수단이 되지만, 증시에서 착시를 일으키면 재산 손실이라는 불쾌한 경험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
스토리 에센스주식시장은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현재 주식시장의 지수는 그 자체로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암시한다. 시장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위험, 즉 블랙스완이 존재하기 때문에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주식 투자자들은 탐욕과 공포에서 생긴 착시를 매일 매일 부지런하게 걷어내야만 한다.
중국 명의 편작의 진단으로 풀어 본 한국 경제의 부조화인간의 몸에 병이 생기는 원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외부에서 몸속으로 병원체가 들어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로로 몸의 균형이 깨졌을 때다. 몸의 밸런스가 무너지면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쉽다는 점에서 두 가지 요인은 서로 관련성이 있다.
중국의 전설적인 명의 편작은 병이 살갗으로 시작해 시간이 갈수록 몸속 깊숙이 침투해 결국 병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진단으로 유명하다. 이와 관련해 사마천은 『사기』에 편작이 제나라 군주의 치명적인 병을 미리 경고하는 일화를 소개한다.
편작이 만난 제나라 환공은 평소 건강한 사람이었다. 춘추시대 천하가 어지러운 상황에서 나라를 다스리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음에도 체력을 잘 유지했다. 그는 평생 큰 병을 앓아 본 적이 없었다. 어느 날 편작은 제나라 수도인 임치를 방문해 환공을 배알했다. 당시 편작은 유명한 의사였다. 환공은 특별하게 아픈 곳은 없었지만 편작에게 진맥을 해 보라고 했다. 그는 당연히 편작의 입에서 “건강하다”라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월과 나이는 타고난 건강 체질을 보유한 환공도 피해갈 수 없었다. 편작은 환공을 진맥한 후 살갗에 병이 머물고 있다며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환공은 뜻밖의 결과에 자존심이 상했다. 그는 편작의 말을 무시했을 뿐 아니라 의사들은 조그만 증상에도 침소봉대하는 경향이 있다며 편작을 의심하기까지 했다.
닷새 뒤 편작은 환공을 만나 이번에는 병이 혈맥에 있다며 치료를 권했다. 다시 닷새가 지나 편작은 환공을 보고 병이 장과 위 사이에 있다며 빨리 손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때까지 이렇다 할 증상을 느끼지 못했던 환공은 편작이 왜 계속 치료를 요구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닷새가 또 지나 편작은 다시 환공을 봤지만 이번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환공을 모시던 신하 한 명이 그 이유를 묻자 편작은 이렇게 대답했다. “병이 피부에 있을 땐 탕약과 고약으로 고칠 수 있고, 혈맥에 있을 땐 침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장과 위에 있을 땐 약주로 고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병이 골수에 들어가면 모든 병을 주관하는 신도 어쩔 수 없습니다. 환공의 병은 지금 골수까지 파고들었습니다.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 이 말을 남기고 편작은 제나라를 떠났다. 결국 자신의 건강을 확신했던 환공은 편작의 경고를 무시하다가 병을 고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 경제와 시장 상황을 보면 바이러스 감염과 몸의 부조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병이 깊어지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 급박한 위기와 이에 대한 응급 처방으로 점철되는 유럽의 재정위기 사태가 외부에서 침투한 병원체라면 개인과 기업 등 두 경제 주체의 부조화는 생체 균형이 깨진 것과 비유할 수 있다.
이 중 외부 악재는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사안이라 적극적인 대응이 힘들지만 경제 주체 간 부조화는 정책적인 노력에 따라 치유할 수도 있는 문제다. 다만 그 병이 살갗에 있는지, 장과 위장까지 퍼졌는지는 연구해 봐야 한다. 편작과 같이 정확하게 진단할 수만 있다면 최소한 내재적 위험은 어느 정도 치유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가계가 따로 놀고 있는 현상에 대해 두 경제 주체뿐 아니라 정부까지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는 듯하다. 두 경제 주체 간 불균형은 ‘점점 빚이 많아지는 개인과 돈(현금)을 쌓아 놓기만 하는 대기업’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1년 말 기준으로 가계부채 잔액은 913조 원에 육박하면서 2010년보다 8% 가까이 늘었다. 2012년 초 한국은행이 발표한 <부채경제학과 한국의 가계 및 정부부채> 보고서는 이 수치가 의미하는 것을 더 상세하게 해석하며 심각한 경고를 보냈다.
보고서의 결론은 한국의 가계부채 수준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임계치를 이미 넘어섰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런 상태에선 가계부채가 1% 증가하면 소비는 0.16%만큼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개인들이 빚을 갚느라 소비할 여력이 없다는 뜻이다.
반면 기업 곳간은 넘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1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12월 결산법인 616개사의 현금성자산은 총 54조 3,403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4.87%나 증가했다. 한 회사당 882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기업이 투자 대신 현금을 보유하려는 이유는 글로벌 경기 불안으로 투자 환경이 극히 불안하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개별 기업에 위험을 감수하며 억지로 투자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다. 하지만 개인이 빚 부담에 허덕이며 점점 가난해지는 상황에서 기업이 쌓아 놓은 막대한 현금 자산은 기업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개인 소비가 줄면 궁극적으로 기업의 매출이 감소하고 이는 다시 고용불안으로 이어지면서 경제 전체의 지속성장이 불가능해진다. 이것은 경제 상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결과다.
경제 주체의 불균형으로 생긴 병도 인간의 질병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투자 전략을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유리하다. 좋은 기업도 언제 부조화의 부메랑을 맞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스토리 에센스강세장과 약세장을 예상하려면 먼저 경제의 체질을 잘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 건강한 상태라면 주식시장은 확신과 낙관에 가득 차 힘 있게 상승하지만 외부 병원체에 감염되고 내부 시스템의 부조화로 병이 생기면 일시적으로 주가가 오를 수 있을지언정 강세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런 때는 추이를 지켜보며 투자의 속도를 조절하든가, 약세장에 베팅하는 투자전략에서 기회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PART 2 종목 이야기급변하는 시장에서 숨은 미인주 찾기말희(하나라), 달기(은나라), 포사(주나라), 서시(월나라), 왕소군(전한), 초사(삼국시대). 양귀비(당나라)….
이들은 모두 중국 역사에서 경국지색으로 꼽히는 여인들이다. 각기 탄생한 시대가 다르고 삶의 여정도 제각각이지만 아름다운 외모로 화려한 삶을 영위하다 좋지 않은 결말을 맺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중 ‘미인계’라는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된 첫 여인은 포사이고, 서시가 그 계보를 잇는 여인일 것이다. 두 비운의 미녀에겐 이것 외에 유사점이 하나 더 있다. 모두 진흙 속에서 발견된 진주라는 점이다. 두 사람은 그 진가를 아는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 평범한 시골 여자로 살았다. 궁핍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생업에 종사하느라 교육도 받지 못했다. 뛰어난 미모가 아무런 소용도 없는 환경에서 살았던 셈이다. 그러다가 미녀를 찾는 권력자의 눈에 띄게 되고 왕을 만나 경국지색의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먼저 포사 이야기부터 해 보자. 포향의 아들 홍덕은 폭군인 주(周) 유왕(幽王)에게 충언을 고하다가 옥에 갇힌 아비를 구하기 위해 미녀를 찾았다. 색을 밝히는 유왕에게 아름다운 여자를 바치면 아비를 풀어 줄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미녀를 찾아 나서던 중 홍덕은 한 촌구석에서 포사를 찾아냈다. 포사를 얻기 위해 홍덕이 지불한 대가는 포목 한 필에 불과했다. 처음 만났을 당시 꾀죄죄했던 시골 처녀 포사는 사실 절세의 미녀였다. 홍덕은 그 진가를 본 것이다. 홍덕은 포사에게 예절과 춤, 노래를 가르친 뒤 유왕에게 바쳐 옥에 갇혀 있던 부친을 구했다.
서시도 비슷한 과정을 밟았다. 월나라 현신 범려가 서시를 발견한 곳은 저라산 자락의 한 산골 마을이었다. 나무꾼의 딸이었던 서시 역시 숨겨진 당대 최고 미인이었다. 범려는 서시의 가치를 한 눈에 알아보고 노래와 춤을 익히게 한 뒤 원수의 나라인 오나라를 멸망시키는 미인계로 활용했다. 서시를 맞이한 오(吳)왕 부차는 미녀가 주는 쾌락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았고 결국 월나라에 멸망당하고 말았다.
홍덕과 범려가 숨은 미인을 발굴하고 목적(이익)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현명한 주식 투자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우선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촌구석’에서 미인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이는 개인이나 기관이 별로 주목하지 않는 종목이 미녀주(株)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마크 파버가 말한 ‘비 투기적 시장’, 즉 거품이 전혀 없어 본래 가격이나 실질 가치보다 더 싸게 거래되는 상황에서 미인주가 탄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음으로 적지 않은 시간이 투자됐다는 점이다. 숨은 미인은 발견 즉시 그 진가를 발휘하지 않는다.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해 모든 사람의 로망이 됐을 때 비로소 최고 가치에 오른다. 숨겨진 가치주도 일부 투자자만 알아보다가 나중에 외국인과 연기금이 포트폴리오에 넣으면서 절정에 달한다. 그래서 투자에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적절한 시기에 미인을 왕에게 넘겼다는 사실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미인주라고 해서 지속적으로 보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장 높은 가격에 도달했을 때 이익을 실현하고 빠져 나와야 한다. 포사가 예쁘다고 홍덕이 자기 부인으로 삼았거나 서시를 범려가 취했다면 숨은 미인의 가치는 훨씬 줄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변동성이 심해진 주식시장에서 어떻게 미인주를 찾을 수 있을까? 먼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보고 절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종목을 가려낸다. 주가가 기업의 자산 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면 일단 유력 후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순이익비율(PER)이 시장 평균이나 동종 업종 대비 낮아야 한다. 주식이 싼 이유가 성장성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고, 기관이나 개인의 손이 덜 탔기 때문일 수도 있으니 잘 봐야 한다. 성장성이 없어 주가순이익비율이 낮은 것이라면 낮은 가격이 꼭 매력적이라고 할 수 없다. 잠재력은 크지만 주목을 덜 받아 싼 것이라면 좋은 미인주가 될 확률이 높다.
효율적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보는 것도 중요하다. 자기자본이익률이 일시적으로 개선된 것보다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성장성을 점검하는 측면에서 영업이익률과 매출증가율을 볼 필요도 있다. 또 망할 가능성이 있는지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도 참조한다. 해당 종목이 속한 산업이 확장성이 있는지 거시지표도 따져보도록 한다.
요약하자면 기본적인 요소들을 충실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작업을 하다 보면 시장 한 구석에 숨겨진 미인주를 발견하는 일이 어렵지 않을 수 있다. 미인주 중에는 현재 주식시장에서 인기 있는 것도 있을 테지만 그렇지 않은 것을 찾아 투자했을 때 더 큰 수익을 올리고 보람도 큰 것이다.
스토리 에센스미인주를 발견하는 일은 보물찾기와 다르다. 보물찾기는 꼭꼭 숨겨 놓은 물건을 찾는 것이지만 미인주는 누구나 볼 수 있는 시장에 나와 있다. 공개된 보물인 셈이다. 그럼에도 미인주를 볼 수 있는 투자자와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 무슨 차이일까? 관심이다. 관심은 아는 것에서 나온다. 따라서 기업의 가치를 나타내는 각종 지표를 수시로 봐야 미인주를 찾을 수 있다. 포사와 서시가 사는 동네에 직접 가서 이들을 만나는 행위가 없었다면 이들은 진흙 속에 영원히 묻힌 진주에 불과했을 것이다. 기업 가치 발견은 발품을 팔아 직접 해당 기업을 탐방하는. ‘노력이 수반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PART 3 금융상품 이야기천의 얼굴 ELS의 숨겨진 비밀‘조니 뎁, 짐 캐리, 설경구, 안성기….’ 이들 영화배우의 공통점은? 모두 천의 얼굴을 가졌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어떤 역할을 맡아도 어색하지 않게 소화한다. 얼굴이 잘 생겨 로맨스 영화에만 어울리거나 카리스마가 넘쳐 악당이나 영웅 역할만 하는 배우들과 차원이 다르다. 성룡이나 이연걸 같은 액션 영화배우와도 다르다.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들은 어떻게 변신할지 모른다는 점에서 그들이 주연하는 새 영화가 나오면 관객들이 궁금증을 갖게 만든다.
금융상품 중에서도 ‘천의 얼굴’을 가진 것이 있다. 바로 주가연계증권(ELS)이다. 이름만 보면 주가와 연계해 만드는 상품인 것 같지만 사실 세상에 있는 모든 자산을 기초로 발행할 수 있는 상품이다. 물론 ELS의 가장 많은 기초 자산은 코스피나 코스피200, SP500 같은 주가 지수다. 지수의 등락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ELS다. 종목형도 적지 않다. 특정 종목 2개 정도를 기초 자산으로 정한다. 이들 종목의 가격 흐름에 따라 수익 또는 손실을 확정 짓는다. 조금 더 나아가 금과 원자재 같은 실물 가격과 연동해 상품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보면 ELS가 단순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ELS의 구조에는 일반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ELS는 유치된 자금의 대부분을 국고채를 비롯한 안전자산에 넣어 둔다. 일부 자산을 가지고 선물과 옵션 등 고수익 고위험 상품에 투자한다. ELS가 보장하는 초과수익은 여기서 나온다.
ELS는 원금보장형과 비보장형이 있지만 선물과 옵션 같은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기 때문에 이론상 100% 원금 손실이 가능한 구조를 갖는다. 선물과 옵션 운용은 시스템 거래 등 고도의 기법이 필요해 국내 증권사들이 직접 하는 일은 드물다. 대부분이 국내 증권사와 은행은 투자 자금만 유치하고 운용은 외국의 대형 운용사에 위탁한다. 국내 금융사는 약간의 판매 수수료만 받는다.
ELS 상품은 처음 발행될 때 각종 조건이 붙는다. 조건은 대체로 기초 자산 가격이 얼마에서 얼마로 움직일 때 언제 한 번씩 그 가격을 관측해 일정 조건이 되면 약정 수익을 확정해 조기상환하고 그렇지 않으면 만기까지 기다려 원금과 수익, 손실을 정산하는 것으로 돼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런 조건들은 매우 중요하다. 이중 꼭 확인해야 할 부분이 원금 손실 또는 수익 확정 조건이다.
넉 인 배리어(Knock-In Barrier)와 넉 아웃 배리어(Knock-Out Barrier)라는 개념이 그것이다. 넉 인 배리어는 원금손실 가능 주가 수준을 말한다. 투자기간 동안 기초자산 가격이 이 수준 미만으로 하락하고 만기까지 상환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만기 때 기초 자산 가격의 하락률만큼 원금이 손실된다. 넉 아웃 배리어는 기초 자산 가격이 이 수준에 도달하는 순간 수익률이 확정되는 것을 말한다.
주식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지지만 않으면 ELS에 투자해 손실을 볼 확률은 낮다. 그렇지만 언제부터인가 경제 위기가 자주 찾아오면서 ELS 손실률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원래 ELS의 장점 중 하나는 원금 보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선취와 판매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수익금에 대해서 예금 이자 수익 수준의 세금을 부과하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가 몰렸다.
그러나 원금보장 가능성이 더 낮아지면 인기가 시들해질 수 있다. 투자자들에게 안정감과 만족을 동시에 준다는 ELS에 대한 믿음이 희석되면서 자금 유입이 크게 줄었던 시기도 있었다. 금융위기의 강도가 커지면서 최소 금액을 채우지 못했던 ELS들이 속출하기도 했다.
위기를 겪고 난 뒤 ELS를 만드는 금융업체들은 각종 아이디어를 고안해 손실 구간을 최소화한 신종 상품을 내놓는 추세다. 증시가 상승할 때 적합한 유형과 하락할 때 유리한 상품 등 상황별 맞춤식 ELS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기초 자산 가격이 가입 당시 대비 40~50% 떨어지면 원금 손실 구간으로 들어갔던 것을 30~40% 수준으로 낮추거나 만기를 단축해 자금이 장시간 묶이는 것을 보완한 ELS도 적지 않다.
가파른 하락장과 상승장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것도 있다. 기초자산의 상승 폭이 가파를 것으로 판단되면 조기 종료 ELS가 제격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처음 약정한 수준 이상으로 오르면 가입 3~4일 만에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기초자산 가격은 매일 관측되며 조기종료 약정 수준에 도달하면 투자자에게 원금과 수익을 돌려준다.
이런 ELS에 투자할 때는 기초자산의 등락폭이 크지 않은 지수형보다는 변동성이 큰 종목형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런 유형의 ELS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도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앞서 설명한 넉 인 배리어 수준을 낮춘 ELS가 좋다. 넉 인 배리어가 낮으면 수익률도 높지 않은 편이다. 그렇지만 하락장에서는 이런 ELS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연히 종목형보다는 지수형이 약세장에서는 손실을 볼 확률이 낮다.
스토리 에센스ELS에 투자할 때는 고유의 특성을 제대로 아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ELS 가입 전에는 원금보장 여부를 점검하고, 기초자산의 과거 가격 변동성이 얼마나 됐는지를 살펴야 한다. 높은 수익률에 현혹되지 말고 안전성에 더욱 무게를 두는 것이 현명한 투자 자세다. ELS는 상환주기나 기본 구조뿐 아니라 발행한 증권사의 신용도도 중요하다. ELS는 발행사의 채권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ELS는 가입 시점과 조기상환을 위한 관측 시기, 만기 때 기초 자산 가격이 중요하다. 따라서 종목이든 지수든 실물이든 기초 자산의 흐름을 잘 읽어야 한다. ELS의 기초 자산은 대체로 시장 전체와 같이 가기도 하지만 때로는 시장과 상반된 방향으로 향하기도 한다. 종목과 실물 자산 중에는 지수가 하락한 상황에서 크게 오르는 것이 있는데 이것을 기초 자산으로 한 ELS는 조기상환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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