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상승의 끝은 어디인가

   
강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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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사
   
15000
2019�� 11��



■ 책 소개


다시 요동치는 서울 부동산, 앞으로 5년, 기회인가 위기인가


서울 부동산이 반년간의 조정을 마치고 다시 요동치고 있다. 1차 상승기(1987~90년), 2차 상승기(1999~2009년)에 이어 3차 상승기(2014년~)의 후반부가 시작된 것이다. 상승기의 후반부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입지 선정에 보다 신중을 기하고 매입 시기뿐 아니라 매도 시기도 저울질할 필요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2014년부터 시작된 상승장을 누리지 못한 이들에게 아직 기회의 문은 닫히지 않았다.


전작에서 2019년 조정장을 정확히 예측한 저자가 이번에는 현 상승장의 끝을 조망해본다. 시장 예측을 위해 각종 데이터를 치밀하게 분석했다. 상승장에 더 오르고 하락장에서 더 버틸 수 있는 단지 선정을 위해 서울에서 내재가치가 높은 단지를 뽑아냈고, 서울의 차별화된 장세에 동참하게 될 수도권 단지들도 추렸다. 그뿐 아니라 6대 광역시 전망을 통해 언제가 매수 시점인지도 파고들었다.


■ 저자 강승우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국내 굴지의 글로벌 대기업에서 근무 중이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일본을 따라갈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던 중, 부동산 카페에서 다양한 의견들을 접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여러 부동산 카페에서 집단 지성이 주는 깨달음과 부동산 통계에 대한 흥미를 느껴가던 무렵, 네이버 부동산스터디 카페에서 ‘서울 아파트 시장 중장기 전망’이라고 쓴 글이 Youtube(붇옹산TV)에 소개되면서 온라인상에서 조금씩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현재는 네이버 부동산스터디 카페에서 많은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다. 블로그와 몇몇 재테크 카페에서 부동산 시장에 대해 통계적으로 분석한 글을 정기적으로 올리고 있으며 저서로는 《서울 아파트 마지막 기회가 온다》 《지금 서울에 집사도 될까요?》가 있다.


■ 차례
PART01 과거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
지난 예측, 얼마나 적중했나
중장기 상승의 시그널
전세가의 2가지 의미
tip 서울 아파트 시장을 이끄는 소득 5분위


PART02 서울 아파트 시장,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2018년, 이례적인 상승장
지금의 서울 집값, 분명히 비싸다. 그러나...
수도권 신도시의 위력
10년차 부부를 뛰어넘는 수요층
tip 분양가 상한제 6개월 유예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공급 감소, 이보다 더 큰 매물 감소
tip 과대평가된 이주 물량의 영향력
예상보다 늘어나는 통화량, 그 증가폭을 확대시킬 신도시 토지보상금
서울부동산의 미래


PART03 1등 입지는 다르다
왜 서울인가
내재가치가 가장 뛰어난 서울 아파트 14곳
tip 각 권역, 자치구의 아파트 수요는 얼마나 될까


PART04 그래서 어디를 사야 할까
서울과 경기 아파트 시장의 디커플링
경기 아파트 시장 중장기 전망
미래가치가 뛰어난 단지 78곳
tip 3가지 도구로 알아본 6대 광역시 매수 타이밍




서울 아파트 상승의 끝은 어디인가


과거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

전세가의 2가지 의미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가 2018년 2분기에 하락한 이유는 서울 자체의 공급 이슈가 아니었다. 2018년 4분기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전세가 하락을 촉발시킨 직접적 이유, 즉 헬리오 시티 입주와는 무관하다.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던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가 2018년 2분기에 하락한 이유는 동탄 신도시를 위시한 수도권의 거대한 입주 물량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쳐 서울까지 그 파도가 밀려 왔기 때문이다.


서울의 높은 전세가를 못 견디고 해를 거듭할수록 많은 사람들이 서울에서 경기도로 거처를 옮기고 있는 일은 새삼스러운 상황이 아니다. 현재의 서울 전세가 수준에서 서울 아파트 주거 수요는 감소했다고 보는 게 옳고, 수도권의 풍부한 입주 물량이 이를 대체한 셈이다. 결국 2016년부터 급증한 수도권 입주 물량이 2017년부터 서울 아파트의 수급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서울 제외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15년 8만 990호, 2016년 10만 6,425호, 2017년 14만 6,314호, 2018년 19만 5,719호다.


그리고 2019년, 입주 물량이 멸실 물량을 5년 만에 초과하면서 서울 자체적으로도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나자 전세가 상승률은 홀수해임에도 불구하고 상반기까지 –1.1%로 하락 전환했다. 즉, 2019년 상반기 시점에서 서울 아파트는 공급 부족 상태가 아니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최근 전세가 반등도 예사롭게 볼 일이 아니다. 전세가 반등세가 계속된다면 서울 아파트는 다시 공급 부족 상태로 전환됨을 의미한다.


수도권 입주 물량과 서울의 전세가는 무관하지 않으며 전세가의 방향은 서울 주택의 수급 상황을 그대로 알려준다.


이제는 전세가, 그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한다. 전세가 하락은 매매가에 분명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사실 이는 당연한 이치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전세가는 주택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이 오롯이 결과로 나타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세가의 상승 하락은 해당 시점에서 주택 수요와 공급이 어떤 상황인지를 나타낸다. 즉, 전세가가 오른다면 해당 시점에서 주택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는 것이고, 전세가가 내려간다면 주택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와 전세가가 다른 방향으로 간다는 주장을 여럿 접한 나는 이런 측면에 착안해 데이터를 뒤져보았다. 즉, 서울 아파트 전세가가 3개월 이상 하락했을 경우 매매가가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해보았다.


결국,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2000년 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가가 3개월 이상 하락한 여덟 차례 중 매매가도 하락한 경우가 여섯 차례, 그리고 매매가가 반대로 상승한 두 차례 중 한 차례는 직전 3개월에 비해 매매가 상승률이 감소했음을 볼 때, 전세가 하락은 매매가에 분명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2019년의 전세가 하락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며 매매가가 반등을 지속하려면 전세가 역시 지속적인 상승 시 수반되어야 한다. 이는 더더욱 서울 아파트의 수급, 그리고 수도권 입주 물량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결론으로 연결된다.



서울 아파트 시장,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수도권 신도시의 위력

그렇다면 이번에는 신도시의 의미와 영향에 대해 알아보자. 1980년대 중후반부터 3저 호황에 힘입어 서울 집값도 가파른 폭등세를 보이자 노태우 정부는 주택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1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 대규모 신도시 건설에 나섰다. 우리나라 최초의 대규모 신도시라 할 수 있는 1기 신도시로 모두 알다시피 분당, 일산, 산본, 중동, 평촌에 29만 2,000호가 건립되었다.


2기 신도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IMF를 거치고 1999년부터 서울 집값은 다시 폭등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2001년 판교신도시 지구 지정, 2004년 광교신도시 지구 지정, 2006년 위례신도시 지구 지정 등 2기 신도시 대규모 건설을 통해 서울 집값 잡기에 나섰다.


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 1기 신도시, 2기 신도시 모두 서울 집값이 폭등 내지 장기간 상승하는 상황에서 서울 집값을 잡으려는 목적으로 계획이 수립되었는데 ① 실제 입주까지 상당 기간이 걸려 당장 서울 집값을 잡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점(오히려 단기 버블을 더 키웠음), ② 그리고 폭등 지속으로 장기 상승의 피로감이 누적되던 시점에서야 입주가 시작됨으로써 하방 압력이 극대화되어 장기간의 조정장을 초래했다는 점이다.


또 한 가지 눈여겨봐야 할 것은 1기 신도시와 2기 신도시가 발표되고 입주 전까지 서울 아파트는 폭등을 거듭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일이 벌어진 배경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모두가 짐작하는 그것, 토지보상금 때문이다.


1기 신도시가 발표되고 지급된 토지보상금은 3저 호황으로 가파르게 성장하던 경제에 추가로 유동성까지 강화시켜줌으로써 서울 아파트 폭등의 단초를 제공했다. 2기 신도시도 1999년부터 급등을 거듭하는 서울 아파트 시장에 제동을 걸기 위해 2001년부터 잇따라 발표되었다. 이는 오히려 단기적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을 자극시킨 꼴이 되고 말았다. 1999~2003년 폭등 후 2004년 잠시 조정기를 겪은 서울 아파트 시장이 2005년부터 다시 폭등한 데에는 판교 신도시의 토지보상금이 2004년부터 풀리기 시작한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뒤이어 광교신도시의 토지보상금이 2006년부터 풀리면서 집값 상승 추세에 기름을 끼얹었다. 참고로 2006년 서울 아파트 상승률은 연간 기준으로 역대 3위에 해당한다. 토지보상금의 위력은 다시 2009년에 제대로 발휘된다. 2008년 8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곧바로 하락 전환했던 서울 부동산은 2009년 다섯 차례의 금리 인하와 위례신도시 토지보상금 지급으로 시중 유동성이 크게 강화되면서 6월부터 다시 반등했다. 물론 10년간의 급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반값 아파트(보금자리) 보급, 2기 신도시(판교, 광교) 입주 개시 등으로 2010년부터 다시 하락 전환했지만 하락 추세를 반년간 반등시킬 만큼 토지보상금이 유동성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3기 신도시는 어떠한가. 2014년부터 서울 집값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2018년까지도 상승을 이어가자 정부는 남양주, 하남, 과천, 인천에 이어 고양, 부천까지 여섯 지역에 18만 호에 이르는 3기 신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3기 신도시 카드를 통해 서울 집값을 잡으려고 했다. 그러나 결국 1기, 2기 신도시와 마찬가지로 3기 신도시가 입주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토지보상금 지급으로 오히려 서울 집값에 상승 동력을 제공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국토부가 발표한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20년부터 대규모 토지보상금이 풀릴 것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국토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이고 과거 판교, 광교, 위례 신도시가 지구 지정 2~3년 후 토지보상금이 지급되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토지보상금 지급 시기는 2022~2023년으로 예상하는 게 현실적이다.


입주가 시작되는 시기인 2027~2028년 즈음이면 GTX-A·C, 신안산선이 개통되었을 것이므로 3기 신도시 입주와 맞물려 해당 시기에는 서울 집값에 대한 하방 압력이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3기 신도시의 영향력을 저평가하는 의견들도 많으나 1, 2기 신도시 입주가 서울 아파트 시장에 하방 압력을 제공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런데 3기 신도시가 대체로 1, 2기 신도시보다 서울에 가깝게 위치하기 때문에 입주 시 적어도 서울 전세가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매매가와 전세가의 갭을 벌려 매매가 상승에도 제약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단, 그 시점이 예상보다 훨씬 뒤가 될 것이라고 추정할 뿐이다.


10년차 부부를 뛰어넘는 수요층

10년차 부부와 서울 아파트 시세 증감률이 비슷한 추이로 움직였기 때문에 10년차 부부를 강력한 주택 수요층으로 판단했다. 이에 공감하는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10년차 부부만 강력한 수요층인가, 9년차와 11년차 부부는 어떠한가’라는 지적은 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이에 전국, 서울, 경기의 7~11년차 부부를 총 78개 조합으로 쪼개서 이 중에서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 아파트 시세 증감률과 가장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조합을 찾아보았다. 상관계수가 0.5만 넘어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는데, 서울의 10년차 부부는 서울 아파트 시세와 0.51의 상관계수였다. 그런데 78개 조합 중 서울 10년차 부부보다 더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조합이 3개가 발견되었다.


① 서울·경기 10~11년차 부부, ② 서울 10~11년차 부부, ③ 서울·경기 10년차 부부 순으로 서울 아파트 시세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줬다. 이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10~11년차 부부도 서울 주택의 매매 수요 계층으로 볼 수 있다는 것으로 의미한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가구가 주택 수요의 기본이 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인구 증가폭이 계속 줄어들고 급기야 2019년부터 자연 감소가 시작되는데 기인한 부동산 비관론에 대한 반박으로, “가구 수는 계속 늘어나므로 주택 수요 역시 계속 늘어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일각에서 다시 반박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서울 가구수 증가의 허구다. 즉, 서울의 가구수가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1인 가구의 증가로 가구수가 늘어나는 것이고, 아파트 수요층이 될 2인 이상 가구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 아파트 수요 역시 감소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대로 서울 10년차 부부보다 서울·경기 10~11년차 부부의 증감률이 서울 아파트 시세와 더욱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경기 10~11년차 부부 역시 서울 아파트에 관심 있는 수요층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에서 경기로 거처를 옮긴 인구 상당수가 서울에 관심이 없거나 서울이 싫어서라기보다는 서울의 높은 집값을 감당하기 힘들어 옮겼다고 추정된다. 따라서 금전적 여건만 마련된다면 다시 서울로 회귀할 잠재 수요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서울 2인 이상 가구수의 감소로 서울 아파트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추정은 단견이 될 수 있다. 이에 경기 2인 이상 가구수와 서울, 경기 2인 이상 가구수도 산출했다.


보다시피 서울과 경기를 합친 2인 이상 가구수는 아직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서울 10년차 부부보다 서울·경기 10~11년차 부부가 서울 아파트 시세와 상관관계가 더 깊다는 사실, 경기도에서 서울로 통근, 통학하는 인구 중에서 서울 진입을 노리는 경기도 거주자가 상당할 것이라는 예상을 해본다면, 아파트 주 수요층인 서울, 경기 2인 이상 가구수 증가는 서울의 아파트 매매 수요가 아직도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 서울, 경기 2인 이상 가구수 증가폭이 연 1만 가구 이하로 사실상 멈추는 단계가 2028년부터 시작된다고 예상되므로(2015년 통계청 장래가구추계 기준) 그 이후는 서울 아파트 수요 역시 감소할 것이다.


공급 감소, 이보다 더 큰 매물 감소

수요를 알아보았으니 이번에는 공급 차례다. 여기서 공급이라 함은 입주 물량을 의미한다. 2020년은 착공 물량으로, 2021~2023년은 인허가 물량으로 입주 물량 추정이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2019~2020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상당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이며 수도권 입주 물량 역시 감소 추세이긴 하나 2019~2020년 입주가 적은 물량은 아니다. 즉, 2020년 서울 아파트의 공급은 부족하지 않다.


그렇다면 2020~2023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어느 정도일까. 해당 시기의 입주는 2~4년 뒤의 이야기이므로 앞서 밝힌 대로 인허가 실적을 가지고 예측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 2018년 서울 아파트 인허가 급감으로 2023년 공급 절벽, 아파트 대란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우선 2018년 서울 아파트 인허가 실적은 3만 2,848호로 최근 15년 중 여섯 번째로 적다. 이는 2017년에 주택 인허가로 집중되었기 때문으로 당시 막대한 인허가 물량(7만 4,984호)을 무시할 수 없다.


양도세 중과 등 규제의 반작용은 다른 곳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부담 증가와 더불어 공시지가 현실화 등 갈수록 다주택자들을 압박하는 정책이 시행되면서 다주택자들은 주택임대사업자 등록뿐 아니라 보유 주택을 증여하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 역시 주택 매물의 감소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재건축도 마찬가지다. 민간 정비계획 수립 이전 단계에서 시가 용적률, 높이 등 핵심 사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도시·건축 혁신안’이 발표됐다. 이는 사실상 아파트 정비사업 과정을 관리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단계마다 시의 개입(심의 및 조정)이 들어갈 경우 재건축 속도는 지연될 수밖에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시는 사업 진척이 더딘 재개발·재건축 구역을 대상으로 2020년 3월부터 정비 구역에서 해제하는 일몰제 적용에 나설 예정이다. 정비구역 지정 후 2년 이내에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지 못하거나 추진위원회 승인 후 2년 이내 조합 설립 인가 신청이 이뤄지지 않을 때 일몰제가 적용된다. 아파트 지구로 지정된 정비 사업지 13개 구역이 2020년 3월에 이를 적용받을 예정이다. 정비 구역에서 해제되면 강화된 안전진단 기준을 적용받는 등 사업을 다시 추진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서울시의 민간 정비사업 전 과정 개입에 따른 재건축·재개발의 속도 저하뿐 아니라 일몰제 적용 시 규모 자체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이러한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경우 2024년 이후 서울 자체의 입주 물량은 급감할 것이다. 서울 부동산에 하방 압력을 가져다줄 수 있는 3기 신도시 입주도 2기 신도시 사례를 감안하면 2025년까지 입주가 어렵다. 게다가 2020년대 중반부터 1기 신도시 재건축·리모델링에 따른 멸실이 늘어날 경우 중장기적 공급 부족이 재연 및 심화될 수 있다. 따라서 인허가 감소 추세,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추진상황, 3기 신도시 진척상황은 중장기 공급 전망을 위해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서울 부동산의 미래

지금까지 설명한 수요(서울·경기 10~11년차 부부)와 공급(예상 입주물량), 그리고 통화량(가계부문)을 아우른 통합 전망을 해보기에 앞서 각각의 지표가 서울 아파트 시세 증감률과 얼마나 상관관계가 깊은지를 간단히 알아보겠다.


앞서 계속 언급했던 상관계수인데, 2000년부터 2017년까지 각 지표와 서울 아파트 시세 증감률 간의 상관계수를 살펴보면 ① 수요 0.61 ② 통화량 0.57 ③ 공급 –0.22 순이었다. 참고로 상관계수가 마이너스라고 상관관계가 약한 것은 아니다. 가령 상관계수가 –0.5보다 낮으면 음의 상관관계가 깊다고 볼 수 있다. 수요가 얼마나 서울 아파트 시세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지 알기 쉽게 설명하면, 서울·경기 10~11년차 부부는 정확히 2008년에 감소 전환해 2013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시세도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하락했다. 그리고 서울·경기 10~11년차 부부가 2014년부터 증가세로 전환하자 서울 아파트 시세도 상승 전환했고, 서울·경기 10~11년차 부부 증감률이 2019년 큰 폭으로 하락하자 서울 아파트 시세도 반년간 조정기를 겪었다. 우연의 일치로 치부하기에는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수요, 공급, 통화량 3가지 요소 중 특히 수요가 서울 아파트 시세와 더욱 밀접한 관계가 있음은 앞의 사례에서 충분히 설명된다. 이는 수치상으로도 입증된 상황이다. 따라서 서울 아파트 시장을 전망하는 데 있어서도 3가지 요소 중 수요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판단해야 한다.


종합해보자. 수요(서울·경기 10~11년차 부부)는 2020년 회복, 2021년 크게 증가, 2022~2023년 보합, 2024년 이후 크게 감소한다. 공급(입주 물량)은 2020년까지 많고 2021년 크게 감소, 2022~2023년은 예년 수준으로 예상되나 2018년 주택임대사업자와 증여 급증이 매도세의 힘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2024년부터는 입주 물량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다. 통화량에 대해서는 전망이 어려우나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 지급이 정부 계획보다는 늦은 2022년부터 지급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 생활권 확대 및 주택 수요 분산 효과를 가지고 올 GTX 개통과 3기 신도시 입주는 각각 2023년과 2025년부터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이 역시 최소 2년씩은 지연될 수 있다. 즉, 서울 주택에 대한 본격적인 하방 압력은 수요와 공급 상황을 미루어보건대 2025년부터 점증되다가 2027~2028년경 극대화된다. 이를 통합해보면 연도별 서울 아파트 시장 매매가 전망은 다음과 같다.


① 2020년, 적절한 매수 타이밍을 제공한다.


② 2021년, 수요 증가와 공급 감소가 맞물리면서 큰 폭의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만일 정부 계획대로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 지급이 진행될 경우 상승폭은 더욱 커진다. 수요 증가와 공급 감소, 유동성 강화가 맞물릴 경우 상승폭은 커질 수밖에 없다.


③ 2022~2023년, 수요와 공급이 보합을 이룰 것으로 보이나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및 증여 급증에 따라 매물로 출회될 수 있는 주택은 적을 것으로 보여 매매가는 물가상승률 수준의 안정적인 상승폭을 보일 것이다.


④ 2024년, 수요가 감소되는 것은 매매가 상승에 악재다. 그러나 정부와 서울시 규제로 촉발된 인허가 급감 및 3기 신도시 입주 지연은 수요 감소폭보다 더 큰 공급(입주) 절벽을 예고하고 있기에 매매가 상승 가능성을 높여주며 이는 곧 매도 타이밍의 도래를 의미한다.


⑤ 2024년을 매도 타이밍으로 예측하는 이유는 2025년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2024년부터 서울·경기 10~11년차 부부의 급감과 서울 자체 입주 물량의 급감이 함께 진행된다. 그러나 주택 공급 확대 효과를 지닌 GTX 개통 및 3기 신도시 입주가 각각 2025년, 2027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정부 계획보다 2년 지연될 것으로 가정), 서울 아파트 시장은 10여 년간 이어진 장기 상승의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하방 압력을 거세게 받는다.



1등 입지는 다르다

왜 서울인가

2018년 9월, 도쿄 부동산 시장에는 작지 않은 이슈가 있었다. 일본 부동산연구소는 도쿄와 주변 도시인 카나가와, 치바, 사이타마의 2000년 1월 매매가를 각각 100으로 전제하고 매매가 추이를 그려보았다. 그 결과 도쿄는 2018년 9월에 2000년 1월 매매가를 회복한 것이 확인됐다. 무려 19년 만에 2000년 1월 가격을 회복한 셈이다.


일본의 인구는 2008년부터 증가를 멈췄으며 2011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최초의 인구 감소 시기는 2005년이었고, 2006년부터 인구가 증가하지도 감소하지도 않는 정체 수준이었다가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인구 감소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부동산 가격의 양극화도 2005년부터 시작되었다.


인구 감소는 가뭄이 닥친 저수지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이해가 쉽다. 가뭄이 닥치면 저수지의 수위는 낮아진다. 당연히 가장자리(비핵심지)부터 말라붙는다. 반면 가운데(핵심지)의 경우 수위는 낮아질지언정 여전히 높은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 극심한 가뭄으로 저수지가 모두 말라붙는 극단적인 경우는 국가 경제 자체가 완전히 무너졌음을 의미하기에 추정에서 배제하도록 하자. 그런 시점까지 오면 부동산을 논할 상황이 아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저수지에 사는 물고기들 역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뭄(인구 감소)으로 말라붙을 가능성이 있는 가장자리 (비핵심지)보다는 수위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핵심지)쪽으로 몰린다. 인구 감소가 시작된 지 10년 가까이 된 일본에서 도쿄와 오사카, 도쿄와 수도권 도시, 도쿄의 핵심 3구와 나머지 자치구 간에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데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인구 감소가 시작된다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총 인구가 감소하면 각종 인프라를 유지하거나 신설하려는 1인당 비용 역시 올라가기 때문에 국가에서도 효율성을 따질 것이다. 결국 ‘되는 지역’으로의 인프라 집중을 불러일으켜 핵심지로 인구 또는 주거 수요가 더욱 집중된다.


우리나라는 2016년 발표한 추계에서 인구의 자연 감소(출생자 수<사망자 수)가 2029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러나 2019년 3월에 발표한 2017~2067년 장래인구 특별 추계에 따르면 인구의 자연 감소는 2019년부터 시작된다. 인구 자연 감소 시점이 무려 10년이나 당겨진 것이다 (외국인 유입으로 총인구 감소 시점은 2028년부터로 추정). 국내에 유입되는 외국인들을 온전히 주택 매수 계층으로 간주하기 어렵다고 볼 때, 내국인 인구 감소가 2019 년부터 시작된다는 점은 인구 감소를 먼저 겪고 있는 일본 부동산 시장을 주목하게 만든다.


국가 경제가 파탄을 겪지 않는 한, 1인당 명목 소득은 계속 늘어난다. 결국 인구가 감소해도 살만한 주택 수(서울)는 여전히 그보다도 적기 때문에 핵심지의 주택 가치도 인구가 극단적으로 줄어들기 전까지는 중장기적으로 우상향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부동산 투자가치 고려 시 더더욱 서울을 1순위로 고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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