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임춘성
ǻ
쌤앤파커스
   
16000
2017�� 06��



■ 책 소개

 

당신이 반드시 알아야 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테크 트렌드 8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 임춘성 교수는, 정보통신기술과 디지털 경제가 개인의 삶과 기업의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과 변화, 그리고 그에 대응하는 전략을 20여 년간 연구해왔다. 그런 그가 소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변화를 주도할 대표적인 기술 8가지를 선정해 ‘돈과 꿈’, ‘지식과 지혜’, ‘업과 휴식’, ‘소통과 소유’와 연결시켰다.

 

일단, 이 책은 8가지 주제 각각의 핵심기술을 단숨에 독파할 수 있게 돕는다. 하지만 책을 읽어야 할 더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각각의 기술발전이 가져올 거시적·통시적 의미와 사회적 영향력 등을 완전히 새로운 프레임으로 보여주어, 독자 스스로 자신의 상황에 맞게 ‘관찰, 성찰, 통찰’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 저자 임춘성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교에서 산업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뉴저지 럿거스대학교 교수를 거쳐 지금은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정보통신기술과 디지털 경제가 개인의 삶과 기업의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과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에 관한 연구를 20여 년간 수행해왔으며, 이에 대한 다수의 전문서와 논문을 써왔다. 산업정책, 기술경영 전문가로 1,000여 곳이 넘는 기업과 조직을 진단, 평가하고 미래전략을 제안해왔다. 인문적 소양을 갖춘 공학 리더를 키우고자 개설한 연세대학교 공과대학의 ‘테크노 리더십’ 과목은 융복합 교육의 우수 사례로 꼽히며 매 학기 학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전작 《매개하라》는 인문과 사회, 경영과 기술을 아우르는 독특한 스펙트럼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매개하라》의 인간관계 버전인 후속작 《거리 두기》 역시 에세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읽히고 있다. 역사, 철학, 문학, 예술을 넘나드는 지적 통찰에 기술 발전과 사회 변화에 대한 날카로운 방향 제시는 많은 강연과 칼럼에서 호평받고 있다.

 

■ 차례
[클로즈업] 멋진 신세계 입국심사
[워밍업] 멋지게 살자

 

지식 아니면 지혜

 

1. 지식의 신세계 : 진정한 신인류 - 인공지능
신의 영역을 침범한 인간 / 인지 : 세상을 받아들이는 법 / 학습 : 지식의 축적 / 판단 : 과연 어디까지 믿을 것인가?

 

2. 지혜의 신세계 : 나와 세상을 아는 선견지명 - 빅데이터
일일이 설명하지 마라 / 수집 : 모으고 또 모으고 / 처리 : 분산의 미학 / 분석 : 나도 모르는 나

 

업 따로 휴식 따로

 

3. 업의 신세계 : 귀천 있는 일꾼 - 로봇
노동인가 스포츠인가 / 모방 : 인간의 위대함 / 대체 : 인간의 부족함 / 체력 : 기본이 기본이 아니다

 

4. 휴식의 신세계 : 3,000만 원짜리 내비게이션 - 무인자동차
여행을 떠나요 / 공간 : 나의 위치와 당신의 지도 / 상대 : 길에는 길만 있지 않다 / 융합 : 배일까 항구일까

 

소통과 소유 사이

 

5. 소통의 신세계 : 사물과 이야기하다 - 사물인터넷
민주적 커뮤니케이션 / 표현 : 사물 꽃 / 연결 : 올웨이즈 - 온 / 통합 : 대인배 그릇

 

6. 소유의 신세계 : 소유의 종말 - 클라우드
집중할 때와 분산할 때 / 저장 : 있는 듯 없는 듯 / 접근 : 소유권 vs 접근권 / 공유 : 궁극적 소유

 

돈이냐 꿈이냐

 

7. 돈의 신세계 : 모든 것이 돈이고, 아무 것도 돈이 아닌 - 핀테크
양면성의 최고봉 / 신뢰 : 제3자의 본분 / 편의 : 당신은 보수? 진보? / 자산 : 돈의 유언장

 

8. 꿈의 신세계 : 생각이 경험으로, 상상이 현실로 - 가상현실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 자극 : seeing is believing / 경험 : 생각이 경험으로 / 현실 : 상상이 현실로

 

[팔로우업] 초연결, 뉴노멀, 불확실성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법
[참고문헌]




멋진 신세계


지식 아니면 지혜

지식의 신세계 : 진정한 신인류 - 인공지능

인지 : 세상을 받아들이는 법

인공지능을 간단히 무어라 설명할까요? 학문적 정의가 적지 않습니다만, 인간이 인간 아닌 존재에게 부여한 인간 같은 지능이라 하면 어떨까요. 여기서 지능, 즉 지적인 능력은 지식을 받아들이고 처리하고 축적하고 활용하는 능력입니다.


먼저 받아들이는 것을 인지라 합니다. 축적하는 것은 학습, 활용하는 것은 판단이라 하겠습니다. 인공지능을 이해하기 위해 인지-학습-판단의 순차적인 3단계로 구분한 것이죠.


인지는 세상을 감지하고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인간은 오감을 통해 무수한 자극을 느끼고 이에 반응합니다. 물론 동물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인간을 답습하는 인공지능을 추구한다면 동물과 다른 인간만의 인지능력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언어능력입니다. 사람들과 대화하고, 혼자 생각하고, 글로 읽고 쓰는 것 모두 언어로 하는 일들이죠. 그래서 자연스레 인공지능 연구의 초점은 컴퓨터가 언어를 알아듣게 하는 것으로 집약됩니다. 흔히 이것을 자연어 처리라 부릅니다.


문제는 내용 파악입니다. 컴퓨터가 사람처럼 언어를 이해하고 대화하려면 이 부분을 해결해야 합니다. "네 문제는 문제가 문제인지를 모르는 게 문제야." 이 말을 컴퓨터가 잘 이해할까요? 컴퓨터는 그냥 곧이곧대로 받아들입니다. 우리가 컴퓨터에 미리 입력해 놓은 기호와 논리체계에 맞게만 알아듣습니다.


컴퓨터의 인지와 자연어 처리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단어는 문맥입니다. 앞뒤 구조와 전후좌우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문맥입니다. 바로 이 문맥을 이해하는 것이 컴퓨터가 쉽사리 인간을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죠.


학습 : 지식의 축적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몇 가지 논쟁거리가 있지요. 여기서는 합리주의와 경험주의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합리주의는 이성을 중시합니다. 단적으로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이성이라는 것을 지니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세상을 인식하고 새로운 사실을 깨우친다는 것이죠.


반면 경험주의는 단연코 경험입니다. 선천적 이성보다 수많은 후천적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것에 주목했고, 구체적 사실에서 일반적 사실로 전개하는 귀납법을 옹호합니다.


인공지능의 출발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히도 합리주의 선상에서였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단어/문장/개념/이론 등 모두를 기호로 변환하여 잘 엮어놓으면 그것이 바로 생각하는 컴퓨터가 된다는 발상입니다. 이를 전통적인 인공지능, 혹은 기호적 인공지능이라 부르며, 이런 인공지능의 접근 방식을 심볼리즘이라 합니다.


경험주의에 근거한 인공지능 접근사상을 커넥셔니즘이라 합니다. 커넥셔니즘이 지향하는 것은 의미를 갖는 기호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고양이라고 하면 심볼리즘에서는 인간의 마음에 고양이라는 기호, 즉 심볼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가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커넥셔니즘은 인간의 마음보다는 두뇌에 집중합니다. 두뇌의 생리적인 모습에 대해서입니다.


알다시피 두뇌의 기본 세포는 뉴런입니다. 뉴런들은 시냅스라는 것들에 의해 연결되는데, 자극에 반응하는 뉴런들끼리의 시냅스가 강화됩니다. 이 연결 강도가 높아지고 낮아지고 하는 것이 인간의 두뇌작동의 방식입니다. 이 뉴런들이 연결된 엄청난 네트워크가 바로 뇌의 모습이죠. 커넥셔니즘이 만들어낸 인공지능을 신경망이라 합니다. 우리가 인간의 뇌의 작용을 모방하고자 한다면 뇌의 모습인 신경망의 구조로 출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그 누구도 인공지능의 한계를 예단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기호적 인공지능과 신경망 인공지능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발전하고 있습니다. 마치 칸트가 합리주의와 경험주의를 동시에 수용한 것처럼, 서로의 장점을 취합하고 종합하며 우리 앞에 들이닥치고 있습니다.



지혜의 신세계 : 나와 세상을 아는 선견지명 - 빅데이터

일일이 설명하지 마라

적당히 많은 데이터는 감당이 됩니다. 일정 논리와 특정 신념을 주장하는 데 쓰입니다. 그런데 만일 데이터가 적당히 많은 것이 아니라면 어떨까요? 보완적이고 보조적으로 사용할 만큼 딱 그 정도가 아니라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많고, 그것도 계속적으로 무지막지하게 마구 쏟아져 나온다면?


우리가 사는 지금을 빅데이터의 시대라 합니다. 이 어마무시한 데이터들은 더 이상 애매한 논리와 신념의 뒤안길에서 조연이나 하고 있지 않습니다. 논리나 신념을 묻어버리고 스스로 주인공으로 등극해 데이터의 시대를 이끌어 갑니다. 어떤 사실이나 지식을 뒷받침하던 때를 지나, 반대로 데이터를 보고 그에 적합한 사실과 지식을 이끌어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빅데이터가 알게 해주는 나와 세상에 대한 지혜는 무궁무진합니다. 데이터가 밀려옵니다. 차곡차곡 모이고 쌓입니다. 처리되고 가공됩니다. 그리고는 말해줍니다. 전혀 달라 보이는 것들이 관련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래를 예측하게 해주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선물합니다.


수집 : 모으고 또 모으고

하루 동안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뿜어져 나옵니다. 이런 데이터들이 갑자기 많아졌나요? 과거에는 전혀 없었나요?


데이터는 원래 많았습니다. 단지, 제대로 수집하고 관리하지 못했을 뿐이죠. 너도나도 빅데이터의 시대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많은 것들이 디지털로 변환되고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갑자기 생성되어서만은 아닙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이제는 충분히 수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제대로 관리할 때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빅데이터의 가치를 이끌어내는 과정은 수집-처리-분석입니다. 잘 모으고, 잘 관리해서 잘 써먹는 일련의 흐름이죠. 우선,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많이 모아야 하겠지만, 쓸모 있는 것만 필요합니다. 이것이 잘 모으는 것의 핵심입니다.


이것이 바로 스크래핑입니다. 스크래핑은 필요한 것만 오려내서 모으는 것입니다. 스크래핑 기술은 웹페이지에 자동으로 접속하여 필요한 정보만 추출합니다. 그래서 웹 스크래핑이라고도 합니다.


빅데이터 수집에 활용되는 것으로 크롤링도 있습니다. 웹 크롤링은 스크래핑과 달리 웹 페이지의 링크가 주 타깃입니다. 링크를 슬금슬금 타고 다니며 웹페이지들을 수집합니다.



업 따로 휴식 따로

휴식의 신세계 : 3,000만 원짜리 내비게이션 - 무인자동차

여행을 떠나요

무인자동차를 구글이 선도하는 것은 많은 시사점을 가집니다. 구글의 야심? 이런 것들은 제쳐두더라도 대체 왜 IT 회사가 전통적인 기계 제조 산업인 자동차에 뛰어들었을까요? 무인자동차는 더 이상 기계와 제조에 국한된 산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제 자동차의 핵심 기술은 IT와 인터넷 그리고 서비스입니다.


혹시 크루즈 컨트롤이라는 기능, 써보셨나요? 속도를 맞추어 놓으면 엑셀 페달을 밟지 않아도 일정 속도로 주행합니다. 요즘 자동차들은 주행 중 차선 이탈을 알아서 방지해주고, 운전 실력의 마지막 단계인 주차마저도 자동차가 스스로 한답니다. 기존의 자동차 회사들은 이처럼 운전자를 돕는 보조 수단으로 무인자동차 기술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리려 합니다. 그러나 스스로 목적지를 향해 움직이는 자동차 안에서 앉거나 심지어 누운 채로 운전과 관련해서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모습, 그것이 우리가 그리는 진정한 무인자동차입니다.


좀 더 생각해보면 진정 달라지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자동차 내부의 풍경입니다. 운전은 더 이상 인간의 역할이 아닌, 자동차의 영역이 되죠.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하게 될까요? 창밖을 바라보며 내면을 들여다봅니다. 여행자처럼 한 손에는 찻잔을, 다른 손에는 책을 쥡니다.


이동할수록 자동차의 에너지는 방전되겠지만, 그 안에 타고 있는 인간의 에너지는 충전됩니다. 자동차의 브레이크 대신 마음의 브레이크를 밟습니다. 바로 휴식의 신세계입니다.


공간 : 나의 위치와 당신의 지도

신대륙의 탐험과 개척,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정복하는 것이 그동안 인류 역사의 주된 사건이었습니다. 지도를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차이가 종족의 흥망을 결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구글이 탐내는 것은 결코 무인자동차의 판매 수익이 아닙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구글이 무인자동차를 통해 인류도약을 빌미로 확보하려는 것이 바로 지도라는 말이죠. 구글이 진정으로 바라고 원하는 것은 세상의 위치와 공간 정보를 모두 담은 진정한 3차원 지도입니다. 정보가 실시간으로 수집되고 갱신되는 그러한 지도를 갖고자 합니다.


구글의 무인자동차를 구글카라고 부르죠. 이 깜찍한 차량에는 실시간으로 위치와 방향을 조정하는 고성능 GPS는 기본이고, 차량 위에 64개의 빔 레이저가 있어 차량 주변의 공간에 대한 3차원 지도를 끊임없이 생성합니다.


운전할 때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다 보면 간혹 이상한 상황을 마주합니다. 분명 고가도로 아래인데 고가도로 위에 있다고 나오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위아래를 헷갈리는 거죠. 우리가 아니고 GPS 말이에요. 생각해보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하늘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신호를 보내니 위아래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이것 역시 무인자동차에게는 매우 신경 쓰이는 일입니다. 우리는 운전하며 앞을 보고 좌우도 살피며, 필요에 따라 위아래도 보잖아요. 하지만 GPS/DGPS가 알려주는 위치와 수집하는 지도는 2차원에 머무르기 때문입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레이더와 라이더를 활용합니다. 한때 구글카 장비의 절반 가까운 비용이 이 레이더와 라이더에 쓰였다고 하네요. 레이더의 원리는 이렇습니다. 전자기파가 물체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것을 포착해 대상 물체의 거리와 방향, 고도까지 파악하는 겁니다. 직접 만지지 않고도 마치 만져본 것처럼 알려주는 무선 감지장치입니다.


레이더와 라이더는 앞뒤와 더불어 위아래로 전자기파와 레이저를 쏩니다. 그리고 받습니다. 운전자가 그러하듯, 운전에 필요한 정보들을 수집해 3차원 지도를 그립니다. 실시간으로 말입니다. 이외에도 카메라로 영상 정보를, 초음파 센서로는 음파 정보도 얻습니다. 이 역시 운전자가 그러하듯이 말이죠.



소통과 소유 사이

소통의 신세계 : 사물과 이야기하다 - 사물인터넷

민주적 커뮤니케이션

사물인터넷은 사물에 부착된 센서나 칩으로 사물끼리 인터넷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적 환경을 통칭합니다. 사물인터넷은 사물의, 사물에 의한, 사물을 위한 인터넷입니다. 단순히 사물을 연결한 것으로 끝이 아닌, 사물 각자가 말하려고 합니다. 말하고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는 알아서 스스로 일 처리도 합니다.


스마트 홈 들어보았죠? 통신회사들이 앞다투어 IoT를 내세우며 서비스하는 스마트홈은 TV/냉장고/에어컨 등 각종 전자제품을 비롯해 수도/전기/도시가스와 같은 에너지 장치, 도어록/방범창/감시카메라 등의 보안기기를 통신망으로 모두 연결합니다.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고, 사소한 문제는 스마트하게 기기들이 알아서 처리합니다.


최근에는 주된 관심이 빌딩에서 공장으로 옮겨왔습니다. 바로 스마트 팩토리입니다. 제조의 전 과정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불량률 감소 그리고 에너지 효율 극대화를 이룩하자는 것입니다.


이처럼 스마트해진 집과 사무실, 건물 그리고 공장들이 모인 스마트 시티도 있습니다. 교통/공공시설/상업단지 등등 스마트하게 관리할 것들은 널려 있습니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나르시시즘에 빠져 인간 이외의 모든 존재를 일방으로 대해왔습니다. 하지만 지구에 인간만 존재하는 게 아니잖아요? 사물인터넷은 쌍방향이고 민주적인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사람은 수없이 많은 사물과도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분명한 신세계, 진정한 스마트 세상이 온 것입니다.


연결 : 올웨이즈 - 온

요즘 초연결 시대라는 말을 많이 쓰죠. 초연결 시대의 기폭제가 사물인터넷이라면, 초연결 사회는 초연결 시대라는 명칭의 원조인 셈이죠. 초연결 사회는 IT와 소셜미디어의 확산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계, 기계와 기계가 긴밀히 연결되고 다양한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사회를 일컫습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이것저것, 이래저래 모조리 연결되는 것이라고만 하기에는 뭔가 허전하고 아쉽습니다. 연결이라는 단어나 개념은 훨씬 더, 그 이상의 폭 넓고 속 깊은 뜻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 의미를 구체화하는 3가지 특성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먼저, 산재성입니다. 각자로 존재할 때는 의미가 희박한 것들이 연결됩니다. 연결을 통해 네트워크가 구성되면 비로소 뚜렷한 입지와 입장을 가질 수 있죠. 사람이나 사물은 언제나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연결된 존재로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고 비로소 실존하게 됩니다.


초연결 사회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두 번재 특성은 내재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방에 산재한 것들은 그냥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 뭔가 꿍꿍이가 있고, 계속 무언가를 하고 있습니다. 표출하고, 저장하고, 센싱하고 심지어 내장된 칩이나 프로세서를 가지고 판단까지 하는 겁니다. 내재한 것들이 산재된 것이 바로 초연결 사회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특성은 상시성입니다. 당신의 스마트폰은 항상 켜져 있고, 당신도 그런 스마트폰을 통해 늘 깨어 있습니다. 올웨이즈-온, 상시 대기 상태입니다. 상시 접속, 상시 접근 상태이기도 하고요.



소유의 신세계 : 소유의 종말 - 클라우드

저장 : 있는 듯 없는 듯

스마트폰 같은 기기의 성능이 워낙 좋아지면서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의 용량 또한 꽤나 커졌습니다. 이렇게 큰 파일들을 매번 컴퓨터에 옮겨놓기도 번거로우니 온라인 공간에 올려놓습니다. 모든 것을 다 담겠다는 듯, 뚜껑을 연 박스 이미지로 친숙한 드롭박스라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는 전 세계에서 사용자만 5억 명이 넘고 기업 가치는 100억 달러 이상이라고 하니 정말 많이들 사용하는 모양입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에는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많이들 사용하는 USB메모리나 외장하드는 직접 연결된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클라우드는 인터넷만 접속되면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에서도 읽고 쓸 수 있습니다. 손에 쥐고 있지 않으니 오히려 더욱 손쉽게 쓸 수 있다는 점, 이것이 중요합니다.


사용자가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쓴다는 것은, 마치 나의 컴퓨터에 하드디스크가 하나 더 추가 된 셈이고, 나의 핸드폰에 음악과 영상이 모두 저장되어 있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모니터에는 새로운 저장장치가 보이지만, 실상은 가상입니다. 구름 저편의 조각들이 모인 것이죠. 구름 속의 저장소를 손안에 있게 해주는 것이 가상화입니다. 멀리 있는 것을 눈앞에 온전히 가져다주는 기술입니다.


가상화는 물리적으로 서로 다른 시스템을 논리적으로는 하나의 같은 시스템으로 통합하거나, 반대로 물리적으로 하나의 시스템을 논리적으로 다른 것들로 분할하는 것입니다. 가상화는 결국 실제의 모습을 사실과 다르게 변형하는 것인데, 그리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죠. 하나는 방금 설명한 바와 같이 전산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함입니다.


또 하나는 사용자 편의를 위해서입니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컴퓨터의 운영체제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에 길들여져 있습니다. 그러다 세련된 디자인의 애플 맥북이나 아이맥을 보면 매혹되죠.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 컴퓨터를 쓰고 싶다면 운영체제부터 맥 OS를 사용해야 합니다. 가상화 솔루션을 쓰면 맥에서도 윈도우와 윈도우용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인터페이스로 사용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겁니다.


다만 가상화를 단순히 클라우드 기술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만 치부하기에는 미련이 남습니다. 따져보면 디지털 세상 전부가 가상화된 것이 아닐까요?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현존하는 것처럼 우리 삶에 펼쳐져 있으니 말입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적인 부분은 숨기고, 우리 눈에는 간단하고 쉬운 모양새를 보여주니 편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본질과 현상이 멀어져가고 그 틈에서 피어나는 괴리감이 적지 않은 불안감을 자극하는 건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시간을 두고 곱씹어야 할 문제네요.


공유 : 궁극적 소유

같은 물건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이 똑같이 가지는 것이 공유입니다. 우리 모두가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을 보듯, 구름에서 내리는 비와 눈을 모두가 함께 맞듯, 클라우드의 컴퓨팅 파워와 전산자원은 공유되고 있는 것입니다.


디지털 자원의 공유는 매력이 많습니다. 또 다시 3대 법칙으로 돌아가서, 통신 네트워크의 가치는 그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메트갈프의 법칙 기억하죠? 네트워크 효과로도 표현합니다. 디지털 자원이나 상품은 쓰면 쓸수록, 공유하면 공유할수록 그 가치가 높아져간다는 의미이죠.


지금까지의 클라우드의 발전 역사와 전개 방향을 보면, 용어의 사용 측면에서도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클라우스 서비스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습니다. 컴퓨팅에서 서비스로 바뀐다는 것은, 기술 공급자 관점에서 시장 수요자 관점으로 변화된다는 말입니다. 어떻게 만드느냐 보다는 어떻게 쓰느냐가 관건이라 하겠지요.


앞으로는 IT기술과 전산자원을 쓰는 방식이 전기를 소비하는 형식과 유사해지리라는 전망입니다. 전기를 쓰고, 전기미터를 재고, 전기료를 지불합니다. 쓴 만큼 지불하는 겁니다. 개인이 클라우드에 접속하고, 기업이 클라우드를 통제합니다. 접속해서 쓴 만큼, 통제해서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출하게 될 것입니다. 컴퓨터를 사지 않고, 소유하지 않고, 유지보수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접속하고 그냥 소비하고 쓴 만큼만 돈을 냅니다.



돈이냐 꿈이냐

꿈의 신세계 : 생각이 경험으로, 상상이 현실로 - 가상현실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가상현실은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을 통해 각종 제약이 존재하는 현실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도와주는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짧게 말해 컴퓨터로 만드는 가상의 현실이죠. 그런데 방금 나온 가상현실의 정의를 좀 더 잘 살펴보면 정체가 불분명한 문구가 하나 있습니다. 각종 제약입니다.


각종 제약이 존재하는 현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현실에서 가능하긴 하지만 물리적 제약이 있는 경우입니다. 우리는 현실에서 골프도 치고, 스키도 타고, 자동차 운전이나 비행기 조종도 하죠. 다만, 이런 것을 하려면 여러 조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런데 스크린골프나 스포츠 게임 등을 통해 조건을 갖추지 않고도 즐길 수 있습니다. 공간적 제약을 극복한 것이죠. 이런 경우의 가상현실을 현실을 가상으로, 즉 가상이 된 현실이라 부르겠습니다.


두 번째의 경우는 가상을 현실로 또는 현실이 된 가상입니다. 시간적 제약을 초월해 공룡시대로 가봅니다. 또는 역사 속 인물들을 불러내어 전쟁 게임을 하며 나만의 역사도 써봅니다. 모두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지만 상상을 통해 극복한 현실입니다. 이때는 인간의 상상력만이 유일한 제약일 뿐입니다.


세컨드라이프부터 스크린골프까지 우리에게 친숙해진 대부분의 가상현실은 가상이 된 현실입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현실에서 펼쳐지는 광경과 상황을 디지털 기기를 통해 재현하려는 것입니다. 그러자면 우리로 하여금 그렇게 느끼도록, 생각하도록 자극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첫 번째 분야는 그럴듯한 자극을 주는 기술입니다. 그다음은 사용자가 오감과 행위를 발동해 몰입하게 하는 기술입니다. 자극을 주는 것은 기계지만 가상현실을 받아들이는 건 결국 사람이니까요. 이 부분을 경험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기기가 주는 자극과 사용자가 받는 경험이 어우러져 등장하는 가상의 현실입니다. 가상현실이 종합적으로 실현된 내용입니다.


현실 : 상상이 현실로

가상현실이 성공하려면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아야 합니다. 끊어지지 않아야 착각하고, 부드럽게 이어져야 그럴듯해집니다. 이 현실과 가상의 연속성에 관련한 개념이 있습니다. 혼합현실은 현실과 가상이 일정 수준씩 혼합되어 있는 가상현실을 지칭합니다.


폴 밀그램과 후지모 키시노가 제시한 개념인 현실-가상 연속체로 상세한 설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실제의 완전한 현실 이 있고 여기에 가상적 요소가 가미된 증강현실, 거기에 가상 요소가 더욱 많아져 오히려 가상에 현실이 더해졌다고 보는 증강가상, 그다음은 완벽한 가상입니다. 이렇게 현실 → 증강현실 → 증강가상 → 가상의 연속적인 흐름을 일컫는 용어가 현실-가상 연속체입니다. 현실에서 가상까지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어서 연속체라는 표현을 쓴 것이죠.


증강현실과 증강가상은 이미 우리 주변에 지천입니다. 미식축구 경기를 본 적 있나요? 일종의 땅따먹기인데, 힘으로 밀어붙이면서 뛰고, 공을 던지고 받으며 앞으로 전진하는 스포츠입니다. 그러니 더 전진하지 못한 1야드가 아쉬워지고, 실시간 상황이 경기장에 세세하게 표시됩니다. 물론 방송 화면에 덧입힌 것이죠. 이런 것이 증강현실입니다. 현실에 가상을 살짝 입혔으니까요. 시청자의 편의를 위해 스포츠 중계에 주로 쓰입니다.


반면에 날씨 뉴스, 역사 이야기를 소개할 때는 가상의 스튜디오를 만듭니다. 가상의 배경화면에 아나운서가 홀로 서 있습니다. 전체에서 가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크니, 이 경우는 증강가상입니다.


완전한 현실부터 시작하는 현실-가상 연속체의 끝은 완벽한 가상입니다. 그런데 무엇을 완벽한 가상이라 할 수 있을까요? 가상이지만 우리가 가상인지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이 완벽한 가상이겠지요. 이 완벽한 가상을 대체현실이라 부릅니다. 사람의 인지과정을 왜곡시켜 가상세계에서의 경험이 실제인 것처럼 인식하게 하는 기술과 서비스의 총칭으로 정의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현실을 이용한 장밋빛 전망이 많습니다. 현실에서 부족한 것, 현실에 없는 것을 모두 가상현실로 대체할 수 있다네요. 심리적인 결핍을 치유하고 질병을 치료하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런 우리가, 그러한 세상이, 꼭 좋고 기쁘기만 할까요?


가상현실이 치유와 치료에 머문다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은 사용한도나 유통한도가 없다는데 문제가 있죠. 채워지지 않는 현실의 욕망을 가상에서 찾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현실을 버리고 그곳에만 빠지지 않을까요? 가상현실의 세상은, 욕망의 문명과 중독의 문화로 점철되지는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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