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커의 마케팅 인사이트

   
윌리엄 코헨(역: 이수형)
ǻ
중앙경제평론사
   
18000
2015�� 03��



■ 책 소개

 

피터 드러커의 놀라운 마케팅 통찰력!
마케팅 담당자, 전공자들을 위한 최고의 지침서


수식어가 필요 없는 경영학의 다른 이름 ‘피터 드러커’. 이 책은 마케팅에 관해 생전에 저서를 통해 남긴 중요한 이론과 관점들을 살펴본다. 특히 그가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미래 예측에 관련한 인사이트(=통찰력)에 관해 자세히 다루고 있다.


피터 드러커의 수제자 중 한 명인 윌리엄 코헨(William A. Cohen)은 마케팅 분야의 드러커의 가장 두드러진 아이디어들을 정하고, 그의 마케팅 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마케팅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뿐 아니라 오늘날 비즈니스 환경에 맞는 프레임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핵심은 드러커는 수익성을 비즈니스의 주요 초점으로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객과 시장은 그렇게 보았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이익을 생성하는 많은 도구 중 하나로 마케팅을 고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업의 원동력, 가장 풍부한 고객의 기회를 정의할 수 있는 철학으로 마케팅을 보았다.


■ 저자 윌리엄 코헨
미 공군 소장 출신으로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에서 학위를 받고, 이후 시카고 대학에서 MBA를 취득했다. 클레어몬트대 피터 드러커 & 마사토시 이토 비즈니스 스쿨에서 드러커에게 직접 사사받아, 경영 간부 대상 박사 과정의 첫 졸업생이 되었다.


리더십과 마케팅, 전략 입안 분야의 권위자로 현재는 동(同)대학원 고문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웨스트포인트식 업무 법칙』 『피터 드러커의 수업』 등이 있다.


■ 역자 이수형
미국 롱아일랜드대 MBA 과정을 졸업하고, 일본 문부과학성의 리서치 펠로우십을 수료했다. 현재는 문화, 예술 및 스포츠를 중심으로 다양한 저작물을 발표해 온 콘텐츠비즈니스연구회(Con-Biz)의 편집장 겸 출판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2004년 세계적인 광고 에이전시 덴츠(電通)의 광고상을 수상했으며, 한국일보 미주판에 기명칼럼 <뉴욕의 문화-예술 명소를 찾아서>를 장기 연재했다.


주요 저서로는 『셀러브리티의 시대』 『뉴욕의 특별한 미술관』(공저) 『유니클로 신화와 SPA 브랜드 스토리』(편저) 등이 있으며, 주요 역서로는 『엘론 머스크, 대담한 도전』 『구글의 철학』이 있다.


■ 차례

서문
들어가며 드러커의 독자적인 마케팅 접근법

 

1부 마케팅의 지배적 지위
1장 마케팅 발전상을 보는 두 가지 관점
2장 기업의 목적은 이익이 아니다
3장 기업이 가진 두 개의 기본적 기능
4장 드러커의 마케팅관
5장 마케팅은 리더십이다

 

2부 이노베이션이란 무엇인가
1장 이노베이션의 일곱 가지 근원
2장 수요 측의 이노베이션
3장 공급 측의 이노베이션
4장 기업가적 마케팅


3부 드러커의 마케팅 전략
1장 장래를 예상하는 최선의 방법
2장 근본적인 마케팅 판단의 중요성
3장 마케팅 전략 책정을 위한 확실성
4장 포기에 따른 성공
5장 마케팅 vs 판매


4부 신제품과 서비스의 도입
1장 드러커식 시장조사의 실천법
2장 인구 동태의 변화를 이용하다
3장 타이밍이 전부다
4장 큰 실패를 피하는 방법
5장 마케팅의 다섯 가지 큰 죄
6장 가격을 설정하는 유일한 방법


5부 드러커의 특별한 통찰력
1장 드러커가 정의한 품질
2장 마케팅에서 중요한 성실함
3장 프로페셔널리즘의 위기
4장 고객을 사기 어려운 이유
5장 드러커와 함께 미래로 




드러커의 마케팅 인사이트


마케팅의 지배적 지위

기업의 목적은 이익이 아니다

산소는 인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드러커에 따르면 ‘이익은 마케팅과 이노베이션이라는 두 가지 기본 기능이 유지될 때 기업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다 한다’고 한다. 기업 활동만이 고객을 창조할 수 있다. 그건 곧 이노베이션이자 광고이며, 판매 기술과 전략, 서비스 그 외 여러 가지를 가리킨다. 그리고 그런 기업 활동에 드는 비용은 싸게 사고 비싸게 파는 차액을 통해 발생한다.


과도한 이익, 즉 기업 활동에서 그 외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이익 최대화는 과잉 산소를 섭취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문제를 일으킨다. 만일 이익 최대화에만 초점이 맞춰질 경우 고객은 무시되거나 뒤로 밀리게 된다.


최근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는 순수하게 이익만을 위해 매장 수 확대를 목표로 삼는 실수를 범했다. 실제 스타벅스는 매일 일곱 개씩 매장을 오픈하는 목표를 설정, 2008년 이를 100% 달성했다. 그럼에도 스타벅스에게는 더 큰 목표가 있었다. 바로 전 세계에 걸쳐 30,000점을 운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매장 수가 15,000점에 달했을 때 CEO 하워드 슐츠는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이익을 상실해 버린 것이다. 급격한 이익 감소를 극복하고 다시 궤도에 오르기까지 스타벅스는 900점 가까운 매장을 폐쇄하고 34,000명 이상의 인원을 줄여야만 했다. 경영적 판단 실수가 초래한 대가는 그만큼 쓰고 가혹했던 것이다.


드러커에 따르면 기업의 정당한 목적은 단 하나 밖에 없다. 바로 ‘고객 창조(Customer Creation)’이다. 그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고객은 기업의 기반이자 고객이 기업을 존속시킨다. 그리고 고객만이 고용을 창출한다. 고객의 욕구와 요구를 채우기 위해 사회는 기업에 부를 창조할 자원을 잠시 위임했을 뿐이다.’


우리가 자기 조직의 성공을 바란다면 가슴에 새겨둬야 할 점이 있다. 이익은 이노베이션과 마케팅 활동을 실시하기 위해 필수 불가결하지만, 이익 최대화는 기업의 단일 목적이 아니라는 점 말이다. 그 뿐 아니라 과도한 이익은 사회에 해를 끼치고 조직 건전성에도 유해함을 끼칠 수 있다는 점 역시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기업이 가진 두 개의 기본적 기능

드러커는 매니지먼트에 초점을 맞춘 초기 저서에서 ‘기업의 목적은 고객 창조이며 기업의 기본적인 기능은 두 개 밖에 없다’고 썼다. 바로 ‘마케팅과 이노베이션’이다. 그는 ‘마케팅과 이노베이션은 성과를 낳으며 그 외 나머지는 모두 비용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드러커는 ‘기업이 과거 성공으로 이끈 방식을 고집한다면 결국 문을 닫을 것’이라 단언했다. 이는 인간의 직감에 반하는 말이다. 지금껏 성공해 온 것이라면 그 성공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지속해야 한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이치에 더 부합할지 모른다. 그러나 늘 그랬듯 이번에도 드러커가 맞았다. 그의 주장을 뒷받침한 사례는 이 자리에서 일일이 다 열거할 수조차 없다.

17세기말 계산척은 대중적으로 널리 보급되었다. 이후 기술자들은 종이와 펜을 쓰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계산할 수 있는 계산척을 갖고 다녔다. 사람들은 이를 이용해 복잡한 계산도 단 몇 분 만에 끝낼 수 있었다.


코이펠 앤에서(K+E), 피케트(Pickett)를 비롯해 계산척 제조사들은 높은 수익을 통해 채산성을 높였다. 기술자들은 계산척을 구입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이 계산척을 필수품처럼 소유했다. 이에 따라 계산척 제조사들은 과거의 성공 방식을 고수하며, 계산척에 일부 개량만 더하면 앞으로 300년은 끄떡없을 것이라 자신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1970년대 초가 되자 자신들의 주력 상품을 더 이상 팔 수 없게 된 것이다.


일단 주소비자인 기술자들이 계산척을 사지 않았다. 휴대용 전자식 계산기가 도입되며 계산척이 더 이상 불필요해졌다. 당초 조 슈거맨(Joe Sugaman, 훗날 블루 브로커 선글래스를 TV 통신판매로 판 기업가)의 통신 판매 상품으로 등장한 탁상 계산기는 시어즈 로벅도 취급하며 어디서나 쉽게 살 수 있는 범용품이 되었다.


드러커는 ‘기업의 존속과 성장을 위해 이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고히 인식하고 있다. 실제 그는 “이익을 책무(Responsibility)라는 말로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한 적도 있다. 그러면서 “이익이 기업 책무의 전부는 아니지만 제1책무”라고 덧붙였다. 자본이나 이노베이션 비용을 조달하고 장래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반드시 이익이 필요하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러나 드러커는 동시에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익이 아니다’라고 결론지었다. 기업의 목적은 오히려 제품이나 서비스가 무엇이든 만족하는 고객과 이용자를 창조하는 것이다. 드러커는 ‘만족하는 고객을 창조해 번영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우위성을 갖는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노베이션이란 무엇인가

이노베이션의 일곱 가지 근원

‘반짝 아이디어(Bright Idea, 참신하지만 다소 막연하다고 느껴지는 발상-옮긴이)’란 ‘명확한 분석을 충분히 거치지 않고 개발을 인정할 수 있는, 애매하고 다소 막연한 이노베이션’을 가리켜 드러커가 사용한 용어이다.


그는 단 하나의 반짝 아이디어로 홈런을 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애써 부정하지 않고, 실제 지퍼나 볼펜, 에어로졸 스프레이 등 그 아이디어 발안자에게 수백만 달러의 이익을 초래한 훌륭한 사례를 가르쳐줬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모두 예외적인 경우로, 그는 “이노베이션을 어떻게 대처하고 관리할지 고려할 때는 오히려 이를 무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드러커는 “반짝 아이디어는 혁신의 원천으로서 가장 리스크가 높고 가장 성공 전망이 옅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액을 뛰어넘는 이익을 초래할 아이디어는 아마 500개 중 하나 정도”로 전망하며 “이노베이션을 반짝 아이디어에 의존하는 건 라스베가스에서 도박하는 것과 같으며 그 결과 역시 도박과 마찬가지”라 단언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그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일곱 가지 원천을 사용한 체계적인 분석”이라고 주장했다.


첫 번째 원천 - 예기치 않은 것 (Unexpected)

드러커는 ‘예기치 않은 게 성공하는 이노베이션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지만, 이는 모든 분야의 경영자들에게 간과될 뿐 아니라 종종 의도적으로 무시된다’고 썼다.


이스트먼 코닥(Eastman Kodak)의 엔지니어 해리 쿠버 주니어(Harry Coover, Jr.)는 실험실 동료에게 시아노아크릴레이트(Cyanoacrylate)를 제트기 덮개의 내열 폴리머로 시험해보도록 제안했다. 그 동료는 계측 작업 중 두 가지 프리즘을 접촉시키는 실수를 저질러 비싼 실험기구를 망가트리고 말았다. 그는 해고될 거라 생각했지만, 쿠버 주니어는 도리어 폴리머를 사용해 파편을 접착시키려 했다. 이 예기치 않는 결과를 통해 쿠버 주니어는 자신들이 경이적인 강도의 접착제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스트먼 코닥은 슈퍼 글루(Super Glue)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강력 접착제를 판매해 막대한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산업과 시장의 구조 (Industry and Market Structures)

사람은 대개 전과 같은 방법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런 패턴은 산업이나 시장에서도 그대로 통용된다.


헨리 포드가 창업한 포드 자동차의 기적 속에 감춰진 비밀은 무엇일까? 통상적인 오해와 달리 포드는 조립 라인을 발명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조립 라인이 높은 수익과 성공을 위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롤스로이스의 성공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포드가 한 일이라곤 시장의 구조가 크게 바뀌었기 때문에 ‘말 없는 마차’가 이미 단순한 부자들의 완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뿐이다. 여기에서 그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고 운전도, 수리도 소유자 스스로 할 수 있는 자동차를 설계했다. 조립 라인은 이노베이션의 전체 과정 중 일부에 해당한다. 포드는 산업과 시장의 구조 자체를 바꾼 것이다.


공급 측의 이노베이션

스스로 기회를 날려버린 R. H. 메이시

2차 세계대전 후 백화점 R. H. 메이시(R. H. Macy, 현 메이시스 Macys)에서 가전제품 판매가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판매가 늘어나는 것만이 아니라, 가전제품의 이익률이 메이시스의 주요 기반 상품인 패션용품보다 훨씬 더 높아졌다. 패션용품과 달리 가전제품은 반품이 거의 없고 소비자가 훔쳐가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또한 가전제품을 사기 위해 방문한 고객은 점내에 머물며 패션용품 등 메이시스의 다른 취급 상품을 사는 경우도 많았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메이시스도 이 예기치 않은 수입 증가를 기뻐하며 이를 제대로 활용하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경험이 풍부한 소매점이자 업계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한 백화점인 메이시스는 이 잠재적 이노베이션을 활용하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메이시스는 총 매출에서 패션용품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가전제품 판매를 제한하는 캠페인을 펼친 것이다. 원칙적으로 보면 이러한 예기치 않은 사태에 해야 할 건 해당 아이디어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는 일이다.


메이시스와 비슷하게 패션용품을 중시했던 ‘경쟁사’ 블루밍데일즈(Bloomingdales)는 당연히 그런 방향으로 나아갔다. 블루밍데일즈는 가전제품 판매를 강화한 것만이 아니라, ‘새로운 가정용품의 백화점’을 축으로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구축해냈다. 그들은 거기에서도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가전제품 수요 증가의 배경에 있는 고객과 수요를 만족시킬 상품 라인업을 보다 다양하게 모색했다. 그 때까지 블루밍데일즈는 백화점 업계에서 4위 규모에 그치고 있었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결과에 기초한 이노베이션을 성공시키며 매우 강력한 2위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반면 메이시스에서는 20년 뒤 새로운 경영진이 올 때까지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메이시스가 이노베이션의 명확한 신호를 거절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단순했다. 당시 백화점 업계 누구나 ‘경영 상태가 좋은 백화점은 패션 부문이 전체 매출의 70%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존 패턴에 어긋난 가전제품 판매고는 이윽고 메이시스의 전체 매출 중 60% 수준에 달했다. 이 수치는 메이시스 입장에서 더 독려해야 할 성장 가능성이 아니라 멈춰야 할 이상조짐이었다.


기업가적 마케팅

새로운 시장, 산업의 지배 (Dominance of A New Market)

드러커는 새로운 시장이나 산업의 지배를 ‘최대 세력과 속도로(Fustest with the Mostest)’라 명명했다. 그는 이 말을 남북전쟁 때 활약한 남부 연합 기병대 지휘관의 말에서 인용했다. 그의 이름은 네이선 베드포드 포레스트(Nathan Bedford Forrest)다. 그는 ‘남부 연합에서 가장 재능있는 인물 중 한 명’이었다.


포레스트는 ‘상대보다 우수한 전투력을 중요한 전장에 집중시키는 게 전략’이라 배웠다. 이를 달성하는 하나의 방법은 적보다 우수한 투쟁력을 갖고 중요한 전투지에 먼저 도착하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마케팅 전략 용어로 말하자면, 결정적으로 중요한 포인트를 지배하기 위해 우수 자원을 집중시키는 것이다. 기업가적 마케팅에서 이 전략은 신산업 혹은 신시장을 창출하는 과정을 지칭한다.


현재는 대응하지 않는 시장 개척 (Development of A Currently Unserved Market)

키 165cm의 킬러(Willie Keeler)는 메이저리그에서 뛴 선수치고는 키가 매우 작았다. 하지만 그는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1898 시즌에 올린 .385의 평균 타율로 ‘통산 1,000안타 이상 날린 선수가 기록한 타율 중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킬러의 전략은 매우 단순했다. 상대 팀 선수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볼을 치는 것이다. 타자는 날아오는 볼을 자신의 방망이로 쳐서 성공을 거두려 한다. 킬러는 이에 더해 “타자는 수비가 비어있는 외야로 볼을 날려야 한다.”고 말했다.


드러커의 ‘사람 없는 곳으로 날려라’ 전략에는 기본적인 방법이 2개 있었다. 하나는 확립된 성공 사례를 흉내 내며 부족한(빠진) 재료를 채우는 창조적인 방법이다. 그는 이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 하버드대의 마케팅 교수 시오도어 레빗이 처음 이야기한 말을 빌린다. 바로 ‘창조적 모방(Creative Innovation)’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이미 존재하나 성공하지 못한, 혹은 적어도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제품을 활용하는 것이다. 드러커는 이 방법을 ‘기업가적 유도(Entrepreneurial Judo)’라 불렀다. 바꿔 말하면 ‘한 쪽의 방법은 성공한 제품을 노리고, 다른 한 쪽은 아직 성공하지 않은 제품을 노리고 있다’라고 얘기할 수 있다.


특화된 ‘생태학적 틈새’를 발견하고 점령하는 것(Finding and Occupying A Specialized Ecological Niche)

드러커는 이 접근법을 실천하는 세 가지 방법을 발견했다. 우선 그는 “톨게이트(Toll-Gate) 포지션을 획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경쟁사가 필요로 하는 데 절대 빠질 수 없는 뭔가를 지배하면, 라이벌 기업도 당신이 공급하는 내용물 없이는 사업을 전개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시에라 엔지니어링 컴퍼니는 파일럿의 산소 마스크용 특수 밸브를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가 되어 이 같은 지위를 얻었다. 산소 마스크를 팔고 싶으면 반드시 그 밸브가 필요하다.


특화된 생태학적 틈새를 점령하기 위한 다른 두 가지 방법은 전문 기술을 갖고 있는지, 혹은 특수한 시장에서 일하는지 여부에 달렸다. 현재 사회 구조는 매우 전문화되어 있기에 특정 시장에서 (경쟁자가 적은) 전문성을 손에 넣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드러커의 마케팅 전략

장래를 예상하는 최선의 방법

언젠가 드러커는 강의 중 장래를 예상하는 힘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유머스러운 그답게 드러커는 위트를 담아 답했다. “간단해요. 나는 단지 말을 들었을 뿐.” 그리고 잠시 여유를 둔 뒤 “내 말을 말이지요.”라고 덧붙였다.


웃음이 멈추자 드러커는 이렇게 설명했다. “나는 단지 창밖을 보고 내가 본 것, 이미 일어난 사건이 장래에 의미하는 것을 전했을 뿐입니다. 과거 일이 초래한 결과를 설명하는 단계에서 내가 장래를 예상하는 듯한 인상을 받은 사람들도 있죠. 그런데 현실은 어떨까요? 나는 그저 아는 것을 이야기했을 뿐입니다. 대부분은 무엇이 일어났는지 알기 위해 창밖조차 보지 않거든요. 가령 봤다 해도 이러한 일이 초래할 명백한 결과에 대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갖지 않죠.”


혼다 소이치로가 창조한 미래

2차 세계대전은 일본의 자동차 산업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사람들은 자동차를 구하기 어려웠고, 개인의 이동 수단은 도보와 자전거 외에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전쟁으로 다리를 잃었지만 기계 제조 경험을 가진 한 남자가 작은 엔진을 조립해 자전거에 붙이는 방식을 고안해냈다. 당시 그는 돈이 없었기에 국내 수많은 자전거 회사에 편지를 써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자 5,000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그의 자금 지원 요청에 응했다.


당시는 연료도 부족했다. 하지만 그는 그 문제로 자신의 꿈이 좌절되길 원치 않았다. 결국 그는 모델 설계에 가솔린 대신 송근유(Pine-Root Oil, 소나무 뿌리를 가열해 짜낸 기름-옮긴이)를 연소시키기로 했다. 만든 엔진은 다소 불안전했지만 기본적인 기능을 충분히 다했다. 이에 따라 많은 이들이 엔진이 붙은 자전거를 하나 둘 구매하기 시작했다.


이 남자는 혼다 소이치로다. 그는 자신이 만든 엔진 달린 자전거 회사를 세계 최대의 이륜차 회사로 발전시켰다. 그 후 ‘혼다’ 브랜드의 자동차 생산에 나서 혼다 자동차는 몇 년 만에 전 세계를 무대로 팔리기 시작했다. 그는 이같은 미래를 예상하지 못했다. 그저 미래를 창조했을 뿐이다.


근본적인 마케팅 판단의 중요성

19세기 초 활동한 작가 헨리 데이빗 소로(Henry David Thoreau)는 ‘바쁜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문제는 무엇을 하며 바쁘냐는 것’이라 썼다. 드러커 역시 ‘우리는 무엇을 하며 바쁜가, 그리고 무엇을 하기 위해 바빠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중시했다. 그는 ‘이 답이 진짜 비즈니스(The Real Business of an Organization)를 결정한다’고 여겼다.


“기업이든 병원이든 대학이든 조직의 명확한 목표와 사명을 고려하고 정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드러커는 ‘명확한 목표와 사명 정의가 모든 관리자의 기본 책무’라고 여겼다. 중요한 상상력이 없어도, 이것이 근본적인 마케팅 판단이 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잘 알았다.


내가 입사하기 몇 년 전, 회사는 아무 지식도 없던 자전거용 헬멧 시장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확실히 회사는 헬멧 제작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었다. 그동안 파일럿을 위한 헬멧을 꾸준히 생산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전거용 헬멧은 파일럿용 헬멧과 완전히 다른 물건이었다. 고객에게 이는 동일한 가치로만 간주되지 않았다. 소비자는 가벼움과 쾌적함에 이어 가격을 중시했다. 이에 비해 군대에서는 보호성은 중시하지만 쾌적함, 가격의 우선순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회사는 자전거용 헬멧을 팔기 위해 소비자에게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잘 몰랐다. 결국 회사는 ‘좋아서 쓰는 사람이 거의 없고 무거우며, 과도한 보호 효과로 착용감이 떨어지고 비싸기만 한’ 자전거용 헬멧을 만드는 데 100만 달러나 들인 것이다.


자신의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결정한다

어떤 비즈니스를 손댈지 판단하는 건, 마케팅 조직의 미래를 창조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에 해당한다. 마케팅 실천에서 이 점을 정하면, 그 외 다른 측면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비즈니스를 정확히 정의하면 가치를 손해볼 수 있는 곳에 주입할 시간과 돈, 그 외 자원을 절약할 수 있다. 그와 동시에 중요한 기회와 가능성에 집중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마케터가 제 아무리 상상력이 풍부하더라도 모든 기회를 추구하는 과정에 전체 자원을 투여할 순 없기 때문이다.


드러커는 “이 같은 근본적인 마케팅 판단을 내리는 건 결국 고객”이라고 말한다.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결정하는 건 고객이다. 왜냐하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과정에서 경제적인 자원을 부로 바꾸고, 그저 물건에 지나지 않는 것을 상품으로 바꾸는 건 오직 고객뿐이기 때문이다. 기업 자신이 무엇을 생산할지 고려하는 건 사실 단편적으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기업의 미래나 그 성공 과정에도 더더욱 중요치 않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중요한 건 고객 자신이 무엇을 사고 있는지 생각하는 것, 고객이 무엇을 가치로 간주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것이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결정하며 기업이 무엇을 만들고 번영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된다.”


포기에 따른 성공

이미 포기했어야 할 T형 포드

수상(受賞)은 당연한 일이었다. 1908년부터 19년간 1,500만대의 T형 포드가 생산되었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사소한 변화는 몇 차례 있었지만, T형 포드는 거시적 외형 설계는 거의 바꾸지 않은 채 당초 디자인을 유지했다. 이 같은 자세를 그대로 보여주는 건 헨리 포드가 여러 번에 걸쳐 이야기한 “포드 고객은 어느 색깔이든 고를 수 있다. 단 검은 색에 한해”라는 유명한 말에서 알 수 있다.


다양한 디자인이나 옵션을 제공하기 시작한 라이벌 GM에 반해, 헨리 포드는 ‘T형 포드는 이미 충분히 바르기에 변경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T형 포드는 더 이상 근대적인 자동차들과 경쟁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더 일찍 히트 상품을 포기했다면, 포드는 40년 넘게 이어온 업계 선두 자리를 GM에게 뺏기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제품이 이미 바른지 여부와 상관없이 적절한 시기에 성공한 제품을 포기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드러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좋은 사례였다.


포기는 연명보다 훨씬 우수한 전략

대부분의 마케터들은 ‘제품 라이프 사이클’ 개념을 잘 알고 있다. 이는 제품(혹은 사업)이 도입, 성장, 성숙, 그리고 쇠퇴라는 단계를 거쳐 생애를 보낸다는 의미다. 성숙기에는 계속 매출이 증가하지만, 한편으로 이익이 줄기 시작하는 현상도 발생한다. 이는 경쟁이 심해지거나 그 외 요인이 초래한 결과이기도 하다. 마케팅 담당 간부가 이전 성공을 거둔 제품의 포기 여부를 고민하는 건 바로 이 시점부터다.


초점을 다시 맞추면 제품 수명을 늘리기 위한 ‘제품 연명 전략’을 시작할 이유가 존재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제품이 아직 이익을 내고 있다는 사실이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 변명거리가 되진 않는다. 또한 드러커는 ‘제품 연명이 아니라 완전히 버리고 이전 성공 제품이 시대에 뒤처졌다고 선언할 때 비로소 진짜 기회가 찾아온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앞에 들었던 우위성을 초래한다.



신제품과 서비스의 도입

드러커식 시장조사의 실천법

법인을 상대로 컴퓨터를 만들던 IBM이 본격 개발에 나서기 전 개인용 PC 시장을 조사한 건 사실이다. 당시 IBM 직원들은 큰 비용을 들여 관련 시장을 면밀히 조사했다. 조사팀은 한 치의 오차조차 남기지 않은 채 ‘IBM이 가정용 컴퓨터 개발에 거금을 투입해도 전체 시장 규모는 연간 1,000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 결론지었다. 데이터는 압도적인 설득력을 얻었기에, 조사 담당자들은 경영진에게 불필요한 투자 낭비를 단념토록 제언했다. 이에 따라 IBM은 개인용 PC 개발 계획을 뒤로 미뤘다.


IBM이 시장 참여를 단념하면서 대학조차 나오지 않은 컴퓨터 마니아 둘이 창업한 애플이 개인용 PC를 개발할 여지가 생겼다. 그들은 IBM이 실시했던 시장조사를 일체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잡스와 위즈니악은 회사를 단순히 설립한 것만이 아니라, 10억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시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잡스는 훗날 “대부분 실제 그 제품을 보여주기까지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물건이 뭔지조차 잘 모른다.”고 말했다.


드러커는 고객 이해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마케터가 염두에 둔 물건을 고객에게 보여주는 과정 자체를 중시했다. 시장조사에서는 정량 분석보다 오히려 이 점을 중히 여겼다. 그렇다고 드러커가 정량 분석에 반대했을 리는 없다. 하지만 ‘정량 분석이 인간의 사고나 직감을 대신해선 안 되며, 최종 판단은 결국 컴퓨터가 아니라 마케터가 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타이밍이 전부다

드러커가 다른 방식으로 말했듯, 경영 판단이 조직의 장기적인 건전성을 위험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는 ‘지나친 신중함이 더 많은 문제를 초래하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빨리 움직이는 것도 위험하다’고 봤다.


자신의 회사가 최첨단 기술을 자랑한다고 알려진 경우, 그것이 회사에 경쟁 우위를 제공할지 모른다. 만일 업계에서 그 우위성이 중요하게 다뤄진다면 신기술을 개발하자마자 곧바로 투입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임팩트를 보증할 경영 자원이 없다면, 타사를 먼저 시장에 참여시켜 교훈을 얻는 게 차라리 나을지 모른다. 그러면 리스크가 낮고 자원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 형태로 한층 더 개선된 기술을 투입할 수 있을 것이다.


가격을 설정하는 유일한 방법

사실 그는 안전 면도기를 처음 팔지 않았고, 처음 발명하지도 않았다. 그의 안전 면도기는 타사 제품보다 훨씬 우수했던 것도 아니며, 제조 원가 역시 싸기는커녕 오히려 비싸기까지 했다. 하지만 드러커에 따르면 ‘그 남자는 비싼 제조원가에도 불구하고 면도기를 사실상 공짜로 나눠줬다’고 한다. 이 면도기는 어떤 라이벌 제품보다 저렴했던 것이다.


그 결과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이 면도기를 구입했다. 실제로 한 번 면도기를 사면 사실상 그 날을 계속 쓸 수밖에 없다. 이 면도기는 특허를 취득한 날을 사용해, 본체는 유일하게 그 브랜드의 날만 쓸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 인물은 킹 질레트(King Gillette)로, 그를 담은 그림은 모든 날 패키지에 인쇄되었다. 날 생산비는 1센트가 채 안 되어, 질레트는 이 날을 하나에 5센트씩 받고 팔았다. 날은 적어도 여섯 번 정도 쓸 수 있기 때문에 구매한 사람은 한 번에 1센트도 안 되는 돈으로 수염을 깎을 수 있었다.


가격을 정할 때 대부분의 마케터는 우선 비용부터 시작해 적절하다고 여기는 이익을 함께 늘린다. 하지만 드러커는 ‘처음부터 바른 가격에서 시작해, 바른 비용을 산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우리는 ‘고객의 세계관을 이해함으로써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이후에야 비용으로 눈을 돌릴 수 있었다.


* * *


본 도서 정보는 우수 도서 홍보를 위해 저작권자로부터 정식인가를 얻어 도서의 내용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저작권자의 정식인가 없이 무단전재, 무단복제 및 전송을 할 수 없으며, 원본 도서의 모든 출판권과 전송권은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