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들은 현재의 브랜딩 트렌드를 통찰력 있게 정리하면서도 그것이 미래의 브랜드들을 위한"정답"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트렌드는 늘 유동적이고 변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한 브랜딩 분야의 경험을 가진 브랜드 전문집단의 시각을흥미롭게 따라가다 보면 미래의 브랜딩을 좌우할 또 다른 트렌드를 예측해볼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브랜드메이저
1994년 설립된 이래 수많은브랜딩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성장해온 전문 브랜딩 회사. 언어·디자인·마케팅 등 각 분야의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전문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브랜드 전략 컨설팅을 비롯해 브랜드 네이밍·리서치까지 토털 브랜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브랜드"를 중심에 둔 끊임없는 개발, 관찰, 트렌드연구 등에 주력하고 있으며 혁신적인 브랜딩 시도를 통해 새로운 브랜딩 트렌드를 선도하는 전문회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딩프로젝트로는 한국고속철도의 KTX, 삼성의 에버랜드 리조트, 하이닉스반도체, LS전선, 삼성SDI, LG전자의 싸이언, 삼성미술관 리움, 대상청정원의 햇살담은 간장, 에스원, 웅진코웨이의 룰루, GS건설의 자이, 삼성물산의 래미안·타워팰리스 등이 있다.
■ 차례
prologue
Part 1 단순함으로 소비자를 사로잡는다
Trend1 단음절 브랜딩 : 짧아서 더 강하다
Trend 2 이니셜 브랜딩 : 알파벳 26개 중 하나만 가져도 V한다
Trend 3자연어 브랜딩 : 모습을 바꾼 자연어에 이끌린다
Trend 4 원 콘셉트 브랜딩 : 한 가지 콘셉트로 승부한다
Trend 5카테고리 브랜딩 : 카테고리 그 자체에 집중한다
Part 2 스토리로 소비자를 사로잡는다
Trend6 구체물 브랜딩 : 구체물을 활용하여 메시지를 재창조한다
Trend 7 지명 브랜딩 : 지역의 이미지를 브랜드에 반영한다
Trend 8 인용 브랜딩 : 일부를 인용하여 전체의 스토리를 얻는다
Trend 9 반어적 브랜딩 : 생각을 전환하면 브랜드가보인다
Trend 10 중의 브랜딩 : 두 배로 풍부한 연상을 만든다
Trend 11 넌컨셉 브랜딩 : 마음대로 상상한다
Trend12 시리즈 브랜딩 : 시리즈로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구축한다
Part 3 감각으로 소비자를 사로잡는다
Trend13 맛있는 브랜딩 : 식감에서 호감으로
Trend 14 컬러 브랜딩 : 컬러의 상징은 진화한다
Trend 15 반복 브랜딩 :리드미컬하게 브랜드를 인식시킨다
Trend 16 청각 브랜딩 : 귓가에 맴도는 브랜드
Trend 17 비주얼 브랜딩 : 문자로그린 그림
Part 4 문화 코드로 소비자를 사로잡는다
Trend 18 신화 브랜딩 : 가장 오래된, 가장 세계적인 코드
Trend 19 펫네임 브랜딩 : 기업보다소비자가 더 잘 만든다
Trend 20 축약 브랜딩 : 줄일수록 커지는 매력
Trend 21 펀 브랜딩 : 재미로 무장 해제시킨다
Trend 22 서정적 브랜딩 : 시처럼 음악처럼 감수성을 자극한다
Trend 23 채러티 브랜딩 : 세상과의 아름다운 교감
Trend 24 크로스오버 브랜딩 : 익숙한 둘이 만든 낯선 하나
Part 5 논리로 소비자를 사로잡는다
Trend25 국가 이미지 브랜딩 : 국가 이미지가 주는 강한 논리로 무장한다
Trend 26 암호 브랜딩 : 암호를 풀면 또 다른 메시지가 있다
Trend 27 상대적 브랜딩 : 후발주자의 성공 전략
Trend 28 중간재 브랜딩 : 브랜드 속에 브랜드 있다
Trend 29 서술적 브랜딩 : 친절한 설명, 길어지는 브랜드
Trend 30 기호 브랜딩 : 단순한 기호로 풍부한 효과를노린다
epilogue
히트상품을 만드는 브랜딩 트렌드 30
단음절 브랜딩 : 짧아서 더 강하다
짧게 응축하여 주목받겠다
단음절 브랜드를 취하는 것은 시장에 강력한 임팩트를 던지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일 수 있다. 유난히 통신 업종에 단음절 브랜드가 많았던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통신업체 간 경쟁은 치열해지고 젊은 타깃을 공략해야 하는 과제를 놓고 극단적인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담고 싶은 내용은 많지만 최대한 짧게 응축하여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보겠다는 의도이다.
“세상을 다 가져라”, “공짜가 좋아”라는 유행어를 만들며 등장했던 KTF의 통신 서비스 브랜드 ‘나(Na)’ 이후 단음절 브랜드를 통해 주목력을 확보하기 위한 KTF의 노력은 최근 ‘쇼(Show)’로 이어지고 있다. 3세대 이동통신 브랜드 ‘쇼(Show)’는 그 단어의 의미처럼 단순한 음성 통화를 넘어 ‘보고 보여주는’ 영상 통화임을 커뮤니케이션하고, 고객에게 즐거움과 다양함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쇼(Show)’는 강하게 응축된 단음절 브랜드를 기반으로 ‘쇼를 하라’며 강하게 선동하는가 하면, ‘쇼를 하면…’이라는 캠페인을 통해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준(June)을 통해 단음절 브랜드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어느 날 우연히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준(June)을 만났다.” 이 카피로 2002년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극하며 등장한 준(June)은 자신이 어떤 광고인지 철저히 숨긴 채 TV와 버스, 전광판, 플래카드 등을 통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전개했다. 시간이 갈수록 미지의 인물 준(June)에 대한 사람들의 궁금증은 더해져만 갔고, 이는 브랜드에 대한 강한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SK텔레콤의 준(June)은 경쟁이 치열한 통신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으면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그것의 성공 요인을 찾자면, 무엇보다 의인화된 단음절 브랜드를 빼놓을 수 없다. 단음절 브랜드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당길 뿐 아니라 누구나 쉽고 친근하게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의 묘미를 살리겠다
단음절 브랜드이기에 생기는 브랜드의 여백은 그 자체 차별성이고 매력이지만, 실제 브랜드를 적용하는 단계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의 묘미를 살릴 수 있는 이점이 존재한다. 9?11 사태 이후 미국 항공 산업 전반에 불어온 위기는 기존 항공 서비스 방식에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저가 항공사의 증가이다. 델타항공은 델타 브랜드와는 독립적으로 운용할 저가 항공사의 브랜드로 ‘송(song)’이라는 단음절 브랜드를 채택한다. 일반 항공사가 추구하는 신뢰성, 규모감 등의 이미지와는 달리 저가 항공사가 추구하는 것은 실용적이고 친근한 이미지다. ‘송(song)’은 개별화된 여행을 경험하는 즐거움을 단음절로 표현하면서 저가 항공사가 목표로 하는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고 있다. 송(song)은 비행기 외관 적용, 프로모션 아이템 등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상에서 송(song) 자체만으로 활용되지만 항공사로서의 공식 명칭은 ‘FlySong’이다. ‘FlySong’은 그저 그런 일반적인 비행이 아니라 ‘노래를 흥얼거릴 만큼 즐거운 비행’을 경험하게 될 것임을 커뮤니케이션한다. 이처럼 단음절의 응축성은 실제로 커뮤니케이션되었을 때 재미있는 연상을 창출해낸다.
확장하겠다
단음절 브랜드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을 꼽는다면 브랜드 확장의 상황에서 어떠한 하부 시스템을 연결할지라도 자연스럽고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브랜드 확장을 진행할 때 자칫 메인 브랜드가 희석되기 쉬운데, 단음절 브랜드의 경우 확장할수록 메인 브랜드의 방향으로 이미지가 집중되면서 메인 브랜드를 더욱더 강화하는 장점이 있다.
‘닌텐도의 레볼루션’으로 불리던 차세대 콘솔게임기 ‘위(Wii)’를 살펴보자. 가족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기를 표방하고 있는 위(Wii)는 영어의 ‘We’를 메인 이미지로 하고 있다. 위(Wii)는 다른 게임기에서는 접할 수 없는 Wii만의 독창적인 컨트롤러를 형상화하면서 동시에 사람들이 모여서 게임을 즐기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의미상 We를 떠올리게 하는 위(Wii)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Wii start, Wii connect 24, Try Wii, Wii Shop Channel 등으로 적용되어 ‘우리 함께 …하다’라는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위(Wii)가 주는 간결함의 매력은 브랜드가 만나는 다양한 분야, 다양한 상황과 결합되었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위(Wii)는 제품 라인을 표현하는 브랜드 수식어(modifier)와의 결합이 매우 용이한데, 게임 라인 Wii game, 스포츠 라인 Wii sports, 피트니스 라인 Wii fit 등으로 확장하면서 관련 서비스 영역들을 강하게 흡수한다.
볼수록 눈에 ‘확’, 들을수록 귀에 ‘쏙’, 말할수록 입에 ‘착’
단음절 브랜드는 주로 트렌드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민감한 IT업계나 방송업계 등에서 특히 많이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분야에서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이는 단음절만으로 표현하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는 장점과 임팩트를 던져줄 수 있는 단순화의 힘 때문이다. 단음절 브랜딩은 차별화를 주는 동시에 큰 이슈와 주목을 불러일으키고 잊혀지지 않는 임팩트를 준다. 그것은 볼수록 눈에 확, 들을수록 귀에 쏙, 말할수록 입에 착 붙는 브랜드가 되게 한다. 짧고 강한 화두를 던지되 단음절이 주는 여백을 통해 다양한 연상과 연결어를 만들어내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단, 단음절 브랜드로 채택하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도 그에 걸맞게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인용 브랜딩 : 일부를 인용하여 전체의 스토리를 얻는다
명언에 담긴 깊은 철학, 브랜드의 비전이 되자
1949년 패전 후 일본 오니츠카 키하치로는 “스포츠를 통해서 아이들의 건전한 육성에 보탬이 되겠다”는 바람으로 스포츠용품 회사를 창립한다. 회사의 이름은 아식스(ASICS). 라틴어 ‘Anima Sana In corpore Sano’의 머리글자로, ‘건전한 정신은 건전한 신체에 깃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기원전 2세기경 로마의 작가 유베날리스의 말로, 20세기의 한 스포츠 브랜드의 에센스로 거듭나게 된다. 보는 바와 같이 아식스의 비전과 미션, 그리고 핵심 가치가 모두 한 줄의 명언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로 열을 말하는 한자성어 브랜드
흔히들 고사성어에는 옛 조상들이 지혜가 담겨 있다고 말한다. 뜻글자인 한자의 특성상, 한자성어에는 지혜가 진하게 녹아 있다. 압축파일처럼 농축된 정도가 크다는 말이다. 짧은 브랜드에 되도록 많은 뜻을 전달하고 싶은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한자성어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젊은 세대일수록 한자와 거리가 멀다는 관념이 있다. 하지만 보란 듯이 한자성어를 활용한 영 캐주얼 브랜드가 있으니 바로 지피지기(ZPZG)이다. 知彼知己 百戰不殆라 했던가?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니,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젊은 타깃의 패션 브랜드로 손색이 없다. 거기다 영어 이니셜로 표현해 주는 센스까지 발휘하니, 한자는 한자이되 젊은 한자가 되었다.
시의 향기까지 전한다
2006년 2월 출시해 1년 만에 점유율을 세 배 끌어올린 두산주류BG의 ‘처음처럼’은 초기 내세운 ‘저도주’ 콘셉트 만큼이나 은은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전하고 있다. ‘처음처럼’은 성공회대학교 신영복 교수의 시 제목이며, 로고로 쓰이는 붓글씨 역시 신교수가 직접 쓴 것이다. 혹자는 다음 날에도 술 마시기 전 ‘처음처럼’ 쉽게 돌아가는 소주라고 설명하지만, ‘처음처럼’의 장점은 오히려 소주라는 제품 카테고리가 본래 가지고 있는 서민의 이미지, 힘없지만 착한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오랜 친구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산뜻하고 편안한 이미지를 전달한다는 데 있다.
척하면 탁, 영어 속담을 활용한 브랜드
미국의 대중문화지 「Rolling Stone」은 어디서 온 말일까? 유명 록그룹의 이름이기도 한 ‘Rolling Stone’은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A rolling stone gathers no moss)”는 영어 속담에서 비롯되었다. 보통 직업을 자주 바꾸면 돈이 모이지 않는다는 뜻으로도 쓰이지만, 여기서는 활동하는 사람은 녹슬지 않는다는 뜻이 강하다. 패션 브랜드 잭앤질은 어떤가? Jack & Jill은 그 자체로 젊은 남녀, 우리말 ‘갑남을녀’ 정도를 뜻한다. 또 “짚신도 제 짝이 있다(Every Jack has his Jill)‘는 속담에도 등장한다.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한, 또는 남녀 모두에게 어울리는 하나의 브랜드를 찾는 연인들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라고 하겠다.
인용 브랜드의 가장 큰 미덕은 원작이 갖고 있는 자산, 즉 스토리, 권위와 신뢰, 감정과 감성, 특정한 연상을 쉽게 활용한다는 점이다. ‘처음처럼’과 같이 원작자가 저명하고 살아있다면 큰 화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진인사’, ‘지피지기’처럼 일부만을 인용함으로써 ‘대천명’, ‘백전불태’ 같은 말하지 않는 부분이 더 크게 인식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청각 브랜딩 : 귓가에 맴도는 브랜드
새로운 감성 전달, 청각을 통한 감성 자극
대부분의 사람들은 ‘브랜드’ 하면 시각화된 로고나 심벌만을 떠올린다. 그러나 브랜드는 단순히 하나의 형태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브랜드 네임, 로고, 심벌뿐 아니라 캐릭터, 슬로건, 징글, 패키지 등 다양한 구성 요소의 결합으로 형성된다. 그 중 징글(Jingle)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소리나 멜로디, 장단 등 모든 음향 요소를 뜻한다. 징글은 광고에서 매우 중요한데, 배경 음악에서부터 CM송, 브랜드를 알리는 소리, 작은 음향 효과까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제품의 속성 및 기능을 부각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던 광고가 이제는 주로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내용으로 변모했듯이, 최근의 징글은 상품 자체의 소리를 강조하기보다는 브랜드의 성격을 표현하거나 소비자에게 감성적으로 소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뮤지컬 형식의 광고를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 하이마트는 ‘하이마트로 가요~’라는 징글을 통해 ‘단순한 전자제품 쇼핑몰이 아닌 즐거움과 새로운 생활이 있는 곳’이라는 메시지를 유쾌하게 전달한다. 또한 최근 여러 연예인이 시리즈로 출연하는 에쓰오일 광고는 ‘나는야~ 에쓰오일 에쓰오일~ 좋은 기름이니까’라는 CM송으로 브랜드의 품질 경쟁력을 코믹하게 전달한다. 스포츠 음료인 파워에이드는 배경음과 음료수 병이 깨지는 효과음을 통해 경쾌하고 힘 있는 제품 이미지를 전달했고, 던킨도너츠는 얼음이 부딪치는 효과음을 통해 아이스라떼의 시원하고 청량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러한 효과음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비단 광고에서뿐 아니라 제품 자체의 소리나 마케팅 차원에서도 청각적 효과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로레알 계열의 화장품 브랜드인 랑콤은 용기 재질까지 고려해서 아침에 사용하는 모닝 크림은 청량한 소리, 저녁에 사용하는 나이트 크림은 부드러운 소리가 나도록 만들었다. 갤러리아 백화점의 패션관에서는 매일 오후 1시와 5시 두 차례 신청곡을 틀어주는 이벤트를 벌여 20대 고객이 증가하는 효과를 얻었다. 이처럼 소리, 음악 등 청각적 요소는 특정 분위기를 연출하여 듣는 이로 하여금 부담 없이 받아들이고, 감성적인 만족을 느끼게 한다.
소비자의 관심과 흥미 유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브랜드를 살펴보면 대부분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재미 요소가 빠지지 않는다. 큰 웃음을 줌으로써 단시간에 브랜드를 널리 알리고, 그 브랜드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펀 마케팅(Fun Marketing)이 큰 트렌드로 떠올랐다. 단순히 마케팅 수단으로서만이 아니라 소비 트렌드, 사회문화적 성향으로 자리 잡고 있는 펀 마케팅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청각 요소이다.
브랜드의 청각 요소는 광고 또는 다양한 형태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감성을 이끌어내는 자극제로 활용되고 있으며, 오랫동안 머릿속에 기억되어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시키는 훌륭한 마케팅 도구로 자리 잡았다. 또한 최근에는 펀 마케팅과 결합하여 공감각적 효과를 통해 재미를 극대화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청각 효과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효과음, CM송이 남용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과한 것은 미치지 못한 것만 못하다는 말과 같이 지나친 사용이나 강조는 오히려 브랜드의 핵심을 가리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뽀드득’이라는 음향 효과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치약 브랜드 자체는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않은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주와 객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순하여 쉽게 기억되면서 동시에 브랜드 메시지를 명료하게 전달하는 적절한 청각 요소를 찾아야 한다.
펫네임 브랜딩 : 기업보다 소비자가 더 잘 만든다
친근하게 부르는 이름, 펫네임
애칭 마케팅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휴대폰, TV 등의 전자제품에서 최근에는 화장품까지 그야말로 펫네임 전성시대다. 지금은 펫네임의 본뜻이 무색할 정도로 기업이 나서서 ‘친근함’을 강요하는 형국이지만 펫네임으로 기본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미국 대학가에 가면 ‘YO’라는 이름의 승용차나 ‘TOY’라는 픽업트럭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느 회사도 이런 모델을 생산하지는 않는다. 바로 ‘TOYOTA’의 마크가 떨어져 나갔거나 아니면 일부러 튜닝한 것이다. 왜? 마크가 떨어져 나가서 만든 궁여지책이라기보다는 도요타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라 할 수 있다. 흔히 부르는 코크(Coke)는 코카콜라를, 버드(Bud)는 버드와이저를, 시비(Chevy)는 시보레를 뜻한다. 단순히 길기 때문에 줄였다기보다는 애정과 친근감이 느껴진다. ‘엘리자베스’와 친해지면 ‘베스’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브랜드에서 팻네임은 무엇인가?
펫네임은 브랜드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 용어는 아니다. 우리가 평소에 말하는 펫네임의 뜻, 딱 그만큼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 역할과 의미를 규정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펫네임은 반드시 이래야 한다’라는 뜻에서가 아니라 ‘요즘 펫네임을 보면 이러한 경향이다’를 분석해 보는 차원에서 그 역할과 특성을 살펴보자.
*특성 1. 핵심 한 가지만 이야기한다
펫네임은 사람의 별명과 같다. 얼굴이나 신체 부위에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으면 십중팔구 별명이 있다. 쉽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적합하기만 하다면 임팩트하게 각인될 수 있는 방식이다. 초콜릿(Cyon), 스킨(Anycall), 보르도(Pavv), 동글이(LG청소기), NO.7(Ever)처럼 말이다. 두 번째로는 핵심 기능이나 작동 원리를 표현한 경우다. 가로본능, 블루투스, 김장독, ROKR(모토로라 MP3폰)가 그렇다. 또 드물지만 편익 가치를 전달하는 펫네임도 있다. 고객의 생활이 편리하도록 소원을 들어준다는 의미를 담은 큐리텔의 ‘Jini’, 냉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전력 소비를 줄여주는 삼성전자 냉장고 ‘문단속’ 등이 그것이다.
무엇을 콘셉트화하든 ‘단 한 가지’만을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콜릿같이 생겼으면서 스킨처럼 얇은 것은 안 된다. 하나를 포기하든가 아니면 두 가지 특성을 일체화한 다른 무엇이 필요하다. 또한 ‘1차원적’이어야 한다. 제품의 숨은 특징이나 2차, 3차의 편익, 곰곰이 생각하거나 설명을 들었을 때 알 수 있는 특징은 펫네임의 콘셉트가 될 수 없다. ‘실감할 수 있는 특징, 직감할 수 있는 편익’만이 콘셉트가 된다.
*특성 2. 쉽다
Kodak, Pavv, Cyon, Xi는 펫네임이 될 수 없다. 너무 어렵거나 모호하기 때문이다. 일반 브랜드는 고유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종종 의미를 연상할 수 없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그런 브랜드는 이미지의 간섭 없이 기업이 의도한 이미지만을 구축할 수 있다. 그러나 펫네임은 다르다. 무엇을 얘기해도 쉬워야 한다. 미니미니, 개구리 카세트, 스팀트롬처럼 쉬워야 한다. 독특성을 가미하더라도 RAZR나 인테나 수준이지, 그 이상으로 어렵게 다가오는 이름은 매우 드물다. 펫네임에는 상징 표현이 많은 편이다. 슬림슬라이드처럼 직설적으로 설명하는 것도 좋지만 초콜릿처럼 비유와 상징을 통해 구체적 연상을 불러일으키는 게 보다 ‘쉬운’ 설명이기 때문이다. 상징 표현은 감각과 감성을 자극하고 풍부화하는 장점도 있다.
*특성 3. 배타적인 권리 확보가 제1요건은 아니다
펫네임 중에는 상표권을 획득하지 않은, 획득할 수 없는 이름이 많다. 쉽게 이야기하려면 흔히 쓰는 말을 사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굳이 받으려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펫네임의 활용 주기가 그리 길지 않고(일반 브랜드에 비해 단발적이다), 광고 등을 통해 단기간에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사실상의 독점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의 펫네임이 다른 제품의 상표권을 침해하지 않는지도 사전에 살펴봐야 한다.
*특성 4. 기업이 아니라 고객이 만든다
펫네임은 기업이 아니라 고객이 만든다는 사실은 펫네임과 일반 브랜드를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특성이자 펫네임이 생겨난 이유를 말해준다. 이 글에서 예로 든 브랜드들 중에는 굳이 펫네임이라고 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 좁게 보면 문근영폰, 이효리폰, 애슬이, 버슬이와 같이 고객이 자연스레 부르게 된 이름만이 펫네임이라 해야 할 것이다. 초콜릿, 보르도 같은 이름들은 고객의 입에 착 달라붙는 ‘펫네임이고자 하는’ 서브 브랜드일 뿐이다.
펫네임의 커뮤니케이션 특징
펫네임의 목적은 어려운 기술 설명이나 복잡한 모델명을 한 마디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시청 중에도 방송을 되돌려볼 수 있는 강점을 가진 TV를 한 마디로 ‘타임머신 TV’라 부른다. 펫네임에는 바나나, 보르도 와인과 같은 구체물을 활용한 패턴이 많다. 그렇지 않을 바엔 샤인, 스킨처럼 노골적으로 말한다. 그래서 같은 서브 브랜드라도 엑스캔버스의 ‘브로드웨이’는 펫네임이라 부르지만, ‘TF’는 주저하게 되는 것이다(LG전자에서는 펫네임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패턴 때문에 펫네임 자체가 큰 화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이름만 그런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에서 펫네임이라는 ‘화두’가 스토리로 이어지게 될 때 그 효과는 더욱 커진다. 파브의 보르도를 보자. 최고의 와인을 생산하는 프랑스 지방과 TV가 뭐 그리 큰 관련이 있겠냐마는 이들의 커뮤니케이션을 보면, 정말 은근히 ‘취한다’. 광고와 홈페이지를 통해서 구사하는 언어를 살펴보라. 그들은 ‘붉은색’이라고 하지 않고 ‘레드와인 컬러’라고 말한다. 또 ‘빠져든다’라는 말과 함께 ‘취한다’, ‘중독된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펫네임 자체가 참신한 스토리를 만들어갈 때 고객은 입을 열기 시작한다. 또 문근영폰처럼 고객이 직접 명명한 애칭일 경우 그 입소문은 말할 것도 없다. 펫네임 고유의 화제성과 ‘기업이 아니라 고객이 만든다’라는 특성이 결합해 엄청난 바이럴 마케팅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이 이 모든 과정을 통제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우스갯소리로 같은 모델이지만 성능이 들쭉날쭉일 때 사람들은 ‘뽑기폰’이라고 비꼰다. 뽑기처럼 운에 따라 나쁜 제품도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명칭이 특정 회사의 특정 모델을 가리키는 ‘애칭’이 된다고 생각해 보자.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중간재 브랜딩 : 브랜드 속에 브랜드 있다
브랜드 속 브랜드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사실 기술 브랜드란 말은 실무자들이 임의적으로 만들어낸 용어로, 정확하게 말하자면 성분 브랜드(Ingredient Brand)라고 하는 것이 맞다. 정의를 내리면 “일반 소비자 소비하는 상품 또는 서비스에 대해 그것을 구성하는 요소로서 일정한 기능, 편익을 제공하는 물질, 구조, 기구 등에 대해서 해당 업종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명칭과는 별도로 고유한 명칭을 부여하는 작업”을 성분 브랜딩이라 한다.
이렇게 제품의 구성 요소에 대해 고유한 명칭을 부여하는 전략적 이유는 무엇일까? 기술을 예로 들자면, 기술 특허는 경쟁 우위를 지키기 위한 유효한 수단이라고 법적으로 보호받지만 기술 혁신에 의해 쉽게 진부해질 수 있는 반면 브랜드는 그 자체로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시대에 맞게 적절히 관리함으로써 브랜드 자신의 요소로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경쟁사가 기술은 모방할 수 있어도 브랜딩은 모방이 쉽지 않다는 이점이 있다. 따라서 기술 요소의 경쟁 우위는 기술 특허 방식과 브랜딩을 병행함으로써 더욱 효과적으로 보호될 수 있다.
상위 브랜드의 가치를 높인다
TV, 냉장고, 휴대폰 같은 전자제품의 경우 특정 기술을 부각시키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기술력 자체를 브랜드화하는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상위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 같은 기술 브랜딩은 자사의 기술력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제품상의 차별화 포인트를 알기 쉽게 전달하는 장점이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친환경 기술이나 안전과 관련해서 자사만의 기술 브랜드를 많이 도입하고 있다. 혼다는 지콘이라는 충돌안전 기술 브랜드를 통해 충돌 안전에 대한 기술력, 성능에 대한 우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브랜딩은 기술 브랜드만이 아니라 상위의 패밀리 브랜드 내지는 기업 브랜드의 가치를 제고하는 역할을 한다.
성분을 활용하여 제품 브랜드의 가치를 높인다
기능성 제품에 대한 니즈가 증가함에 따라 화장품과 생활용품 분야에서도 성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혁신적인 기술에 대해 개발된 새로운 효과와 효능을 직접적으로 소구하는 것은 약사법의 규제로 인해 어려운 면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효과와 효능에 대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선분은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도 주목하는 요소이다. 태평양의 미장센 펄샤이닝 샴푸는 진주 속에 있는 단백질 에센스 성분을 추출하여 만든 제품으로 광고에서도 그 점을 중요한 소구점으로 삼고 있다.
브랜드 속 브랜딩의 효과
성분이나 기술 요소에 대한 브랜딩의 기대 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브랜드의 기본적인 정보 축약 기능 덕분에 제품의 속성과 편익에 대해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이해하고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둘째, 성분이나 기술 브랜드가 기업 전체 제품이나 서비스와 수평적 연계가 가능해진다. 따라서 그것은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전체 제품에 적용되어 전반적인 품질을 보증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기업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 셋째, 경쟁사에 대한 진입장벽을 높일 수 있다. 특허만으로는 경쟁사의 기술 모방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기술 요소를 브랜딩함으로써 차별화된 가치를 부여하고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자산으로 만들 수 있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