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실수

Brilliant Mistakes

   
폴 J. H. 슈메이커(역자: 김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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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사
   
13000
2013�� 10��



■ 책 소개
세상을 바꾼 혁신의 비밀을밝힌다!

우리는 ‘실수’를 싫어하고 무서워한다. 하지만 삶의 양식을 바꿀 정도로 뛰어난 발명품이라고 평가받는비행기, 항생제 등은 수많은 실수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수십 년에 걸친 의사결정 심리학 분야의 연구와 행동주의 경제학을 바탕으로 매우 실용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책으로, 먼저실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빛나는 실수와 비극적인 실수를 구분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어 실수를 디자인하고 실수로부터 배우는 로드맵을제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빛나는 실수를 의도적으로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실수에 대한 올바른 접근법을 따른다면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없어지고 어떤 상황에서 실수가 도움이 되는지도 알게 될 것이다.

■ 저자 폴 J. H. 슈메이커
12년 동안 시카고대학에서 교수로 일했으며 전 세계에서100여 차례 이상의 강의와 세미나를 주관했다. 의사결정 전략 인터내셔널(Decision Strategies International)을 창립해2013년 현재 집행 회장을 맡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맥(MacK) 기술혁신센터의 리서치 디렉터이기도 하며, 2개 회사의 이사회의장이다. 

저서로는 조지 데이와 함께 쓴『불확실성으로부터 이윤 얻기(Profiting from Uncertainty)』(2002년), 『주변 시력(PeripheralVision)』(2006년) 등이 있으며,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등 저널에 100편 이상의 글을 발표했다. 그의 책은 최소 14개 언어로번역됐으며 SCI 기준으로 논문 이용 횟수가 최상위 1% 이내에 들어간다. 1995년에 쓴 ‘시나리오 플래닝’은 「MIT 슬로언 매니지먼트리뷰」 역사상 최다 인쇄 건수 2위에 올랐다.

■ 역자 김인수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MBA 과정을마쳤다. 1997년 매일경제신문에 입사했으며, 사회부·정치부·산업부·부동산부·금융부 등을 거쳐 2013년 현재 기업경영팀에서 일하고 있다. 기업경영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는 주말판 ‘MBA 섹션’을 책임지고 있다. 또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김인수 기자의 사람이니까 경영이다’ 칼럼을연재하고 있다. 저서로는 『보스를 해고하라』 등이 있다.

■ 차례
고인을 기리며 
서문 
시작하며 
1장 실수를 다시 생각하기 
Chapter 01맥락이 중요하다: 실수란 무엇인가 
Chapter 02 모든 오류가 동등하지는 않다: 빛나는 실수들 
Chapter 03 왜 그리고어떻게 오류를 범하나: 이유와 치료법 

2장 실수를 디자인하기 
Chapter 04 더 빨리 배우다: 실용적인 로드맵
Chapter 05 의도적 실수: 발견의 관문을 창조하기 
Chapter 06 실수의 포트폴리오: 관습적인 지혜를헷징하다

3장 모든 것들을 결합하다
Chapter 07 준비된 마인드: 이상을 감지하다 

에필로그 
부록 A 
부록 B 
부록 C 
부록 D
참고문헌

 





빛나는 실수


서문

우리는 살면서 최소한 한두 가지는 새로운 것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 외국어를 배우기도 하고 스포츠를 새로 시작하기도 한다. 아예 회사를 창업하기도 한다. 이런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오류를 100% 피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류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오류가 새로운 시도에 방해만 됐을까? 아니면 도움이 됐을까?


통찰에서 출발해 발견에 이르는 길은 대부분 직선이 아니다. 길고 구불구불한 길이다. 때로는 판단을 잘못해 옆길로 샐 수가 있다. 때로는 방향을 잘못 잡아 엉뚱한 길로 빠질 수도 있다. 과학, 기술, 경제학, 예술 등 분야를 막론하고 획기적인 성취는 길고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가야 이룰 수가 있다. 인류의 진화도 마찬가지 길을 걸어왔다. ‘무작위적인 돌연변이’라는 오류를 여러 차례 거치며 진화했다. 돌연변이 덕분에 진화의 방향이 바뀌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인류는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실수를 진보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빛나는 실수를 운에 맡기기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우리는 전략적, 의도적으로 실수를 행할 수 있다. 또한 행해야 하며, 행하는 방법을 배울 수가 있다.


경영자 과정에서 경험 많은 관리자들에게 “인생을 살면서 무엇으로부터 가장 많은 배움을 얻었는가”라고 물으면 그들은 보통 “실수”라고 답한다. 그러나 “실수가 그렇게 당신에게 가치가 있었다면, 앞으로 몇 가지 실수는 일부러 해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면 관리자들은 당황해한다. 이들은 ‘의도적으로 실수를 하라’는 제안을 이해하지 못했다. 언제 어디서든 오류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오류 제로’의 경영 방침과 모순되기 때문이다.


실수로부터 배우려면 우리는 합리성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합리성을 기준으로 최적이라고 판단되는 수준보다 더 많은 실수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실수를 더 많이 해야 한다. 1개의 실수가 이득이 될 수 있다면 추가로 몇 개의 실수도 더 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이 책의 핵심 아이디어다.



실수를 다시 생각하기

맥락이 중요하다: 실수란 무엇인가

이 책에서는 실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자 한다. ‘당시에 알 수 있는 모든 정보들이 주어졌다는 가정 아래 최적화에 이르지 못한 판단, 행동, 의사결정’이라고 말이다. 이는 실수의 결과보다는 투입 측면을 강조한 정의다. 의사결정 과학자들에게는 익숙한 정의이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 말하는 실수와는 거리가 있다.


빌 클렘은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 심판으로 통한다. 어느 날 투수가 던진 공에 대해 그가 판정을 하기도 전에 타자가 그에게 물었다. “볼입니까, 스트라이크입니까?” 클렘은 잠시 뜸을 들인 뒤에 천천히 대답했다. “여보게. 내가 판정하기 전에는 볼도 스트라이크도 아니야.” 야구와 달리 인생에서는 누가 실수에 대해 최종적인 판정 권한을 갖고 있는지 불분명하다.

현실에서는 야구심판처럼 공평한 외부의 결정권자가 없다. 인생에서는 실수의 판정자가 없다. 누가 결정권을 갖는지, 언제 판단이 이뤄지는지가 애매모호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실수의 정의는 상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실수는 보는 사람의 생각에 달려 있다. 이런 깨달음은 매우 중요하다.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적당히 시간이 흐르기만 하면 유익했다거나 탁월했다고 입증될 수 있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은 특히 감소된다.


실수를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과정은 결과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고, 현실에서는 과정과 결과를 분명하게 구분하기가 어려울 때도 많기 때문이다. ‘나쁜’ 결과는 의사결정의 잘못된 과정 때문일 수도 있지만 무작위적인 운이나 의사결정 뒤에 이뤄진 제3자의 간섭 때문일 수 있다. 결과의 성격을 언제 판단하는가, 또는 누가 판단하는가에 따라 의사결정은 매우 다르게 보일 수가 있다.


이 모든 복잡한 이슈를 다루면서 실수를 정의해야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실수의 정의부터 시작해야 일부 실수는 행할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또한 ‘실수’라는 용어와 관련된 편견이나 편향을 이해해야만 빛나는 실수를 효과적으로 실행에 옮길 수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만약 더 큰 위험을 부담하고 ‘실수는 혁신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라는 생각을 조직에 도입하고 싶어 하는 관리자가 있다고 해 보자. 이 관리자는 자신의 노력에 장애가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인들을 파악하고 실수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들을 교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관리자는 운과 처리 효과 등이 실수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측정하는 잣대를 도입하는 한편 누가 최종적인 판정 권한을 갖는지를 현명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모든 오류가 동등하지는 않다: 빛나는 실수들

빛나는 실수는 비용을 훨씬 상회하는 성과로 우리를 놀라게 하는 실수다. ‘빛나는 실수’라는 아이디어는 모순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실수들은 초기 투자 비용보다 더 큰 편익을 창조할 잠재력이 있다. 반짝임은 실수의 앞에 올 수 있고, 뒤에 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종종 성공적인 발명가와 리더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생산적인 실수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창조한다. 이들은 행운과 통찰이 순식간에 동시에 찾아올 수 있는 환경을 조직함으로써 자신의 운을 스스로 개척한다.


(1) 애초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는 무엇인가가 나타난다.

(2) 실수의 편익이 비용보다 훨씬 큰 새로운 통찰이 떠오른다.


빛나는 실수에서 ‘반짝임’은 주로 조건 (2)에 달려 있다. 하지만 (2)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1)이 필요하다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의 행동은 조건 (1)과 (2)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2가지 조건이 동시에 만나게 되면 우리는 빛나는 실수를 행할 수 있다.


실수는 우리를 더 현명하게 만든다. 우연이든 의도한 것이든, 실수의 위대한 미덕은 ‘잘못된 믿음’의 거품을 터뜨리는 데 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새로운 경지에 이를 수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실수가 새로운 발견의 관문이라고 주장한다.


실수의 유형과 상대적인 편익

터무니없는 실수보다는 다룰 만한 가치가 있는 실수를 들여다보자. 이제 소개할 프레임워크는 간단한 비용-편익 분석을 통해 실수의 유형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활용해 다음과 같은 4가지 유형의 실수를 나눌 수 있다.


A) 비극적 실수(높은 비용, 낮은 편익): 차를 나무에 부딪히는 사고를 내고 부상을 당함

B) 심각한 실수(높은 비용, 높은 편익): 이혼, 파산 신청

C) 사소한 실수(낮은 비용, 낮은 편익): 주차 위반 딱지, 지갑 분실

D) 빛나는 실수(낮은 비용, 높은 편익): 로렌츠의 나비 효과 발견


이렇게 실수를 구분하면 비용은 낮고, 편익은 큰 빛나는 실수 D를 더욱 실체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 빛나는 실수의 편익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난다. 실수를 행한 시점에 한정되지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사소한 실수와 구분이 어렵다. 빛나는 실수와 사소한 실수의 차이는 시간이 흐른 뒤에만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당장의 중요한 사업 실패가 나중에는 큰 성공으로 귀결될 수 있다. 맥도날드의 훌라 버거(1962년), 애플의 리사 컴퓨터(1983년), 코카콜라의 뉴 코크(1985년), 코닝의 DNA 마이크로어레이(1988년) 등이 그랬다.


이 챕터의 핵심이자 실수의 중요한 측면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모든 실수가 나쁘지는 않다. 실수 덕에 우리는 더 빨리 배우게 되고 나아갈 방향을 찾을 수 있다.

2. 우리의 통제 범위 밖에 있는 것은 놓치기 쉽다. 어떤 결과가 운 때문인지, 아니면 기량 때문인지를 판단하는 게 어려운 이유는 자신의 통제력을 과대 평가하는 편향 때문이다.

3. 실수는 진공에서 생겨나는 게 아니다. 우리의 의사결정은 행동으로 이어진다. 행동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약효가 있다고 믿으면 실제로 약효가 나타난다는 위약 효과가 대표적인 예다. 그래서 가끔은 나쁜 결정을 하더라도 이후의 결연한 또는 간접적인 노력 덕분에 결과는 좋게 나올 수가 있다.

4. 빛나는 실수에는 2가지 주요 요소가 있다.

(1) 애초에 기대했던 범위를 훨씬 벗어나 무엇인가가 잘못돼야 한다.

(2) 여기에서 발생한 비용보다도 훨씬 유익한 편익, 예를 들어 새롭고 깊은 통찰 등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실수를 디자인하기

더 빨리 배우다: 실용적인 로드맵

위험을 감내하는 것 외에 기업가들이 성공하려면 무엇을 갖추어야 할까? 기업가정신과 혁신의 열쇠는 배움의 과정을 촉진하고, 잘못된 믿음과 안전한 믿음을 빨리 구분해 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 해 동안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실수를 해야 하는가? 그리고 어떤 종류의 실수를 해야 하나? 개인 또는 조직 차원에서 실수를 어느 정도까지 용인해야 하는가? 의도적인 실수를 통해 더 빨리 배울 준비가 돼 있는가?


의도적인 실수

필자가 설립한 컨설팅 회사인 ‘의사결정 전략 인터내셔널(DSI)’에서 몇 개의 ‘빛나는’ 실수를 인지하고 실행하기 위한 5단계의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빛나는 실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는 전제 아래 기꺼이 활용할 만한 프로세스를 만들고자 했다.


단계 1: 가정 파악하기

DSI의 리더들은 컨설팅 비즈니스를 하면서 가장 소중히 여기는 가정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에서 시작했다. 실수는 우리의 추론에 어떤 결함이 있는지 드러낼 것이다. 핵심은 전략, 운영, 마케팅, 재무, 법무, IT, 인사 등 여러 분야에서 비즈니스의 핵심에 놓여 있는 가정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단계 2: 테스트할 가정 선택하기

우리 경영진은 2개의 잣대를 기준으로 10개의 가정을 파악해 순서를 매겼다. 첫째 잣대는 비즈니스 운영에 미치는 중요성이고, 둘째 잣대는 가정의 정확성에 대한 확신이다. 중요성을 평가하기 위해 우리는 “가정이 틀렸다는 것을 우리가 알게 됐을 때 우리는 무엇을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조직에 대한 영향력이 크면 클수록 중요성 점수를 높게 매겼다. 정확성을 평가하기 위한 질문은 “가정이 정확하다는 데에 얼마를 기꺼이 배팅하겠느냐”였다.


단계 3: 가정에 순위를 매기기

3번(갓 MBA를 졸업한 젊은이는 우리 회사에 맞지 않다. 우리는 숙련된 컨설턴트가 필요하다), 번7(많은 보수를 받는 선임 컨설턴트가 아닌 사람이 사장으로서 회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10번(제안 요청서에 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제안 요청서는 고객들이 가격 쇼핑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의 가정을 인지한 뒤에 우리는 질문 5가지를 관리자들에게 물었다. 테스트할 가정의 상대적 가치를 파악하는 점수를 매기기 위해서였다. 단순화를 위해 가중치는 똑같이 줬다.


단계 4: 실수를 위한 전략 짜기

제안 요청서를 수락하지 않는다는 게 우리 회사의 정책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올 제안 요청서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일방적으로 보내온 제안 요청서에 응하는 실수를 하겠다는 뜻이다.


단계 5: 실수를 실행하다

우리 회사는 제안 요청서를 보내온 고객을 위해 맞춤형 제안서를 썼다. 파트너가 받을 수수료도 적시했다. 최종적으로 우리는 이 회사의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해 총 100만 달러가 넘는 추가 컨설팅 프로젝트를 맡게 됐다. 작은 실수를 한 것치고는 나쁘지 않은 수익이었다.


단계 6: 과정으로부터 배운다

실수가 실패하든, 성공하든, 실수를 실행한 뒤에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알기 위해 주의 깊게 분석해야 한다. 어떤 놀라운 결과라도 모두 배움의 기회라는 것을 인식하는 게 핵심이다.


만약 우리가 실수를 이용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실수는 기회를 창조할 것이다. 실수는 발견을 위해 꼭 통과해야 할 관문이기 때문이다. 또한 동료들의 실수를 관찰하고 이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우리의 가장 큰 잘못은 실수가 비즈니스와 삶을 전체적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의도적 실수: 발견의 관문을 창조하기

일반적으로 목적 있는 실수에는 2가지 접근법이 있다. 첫째는 관습적인 지혜를 거부하고 우리 자신의 직관을 따르는 것이다(이를 통해 라이트 형제는 비행하는 법을 배웠다). 둘째는 우리 자신의 견해와 어긋나게 행동하는 것이다. 이 접근법의 목표는 우리 스스로가 갖고 있는 기존의 사고 방식에 도전하는 것이다.


의도적 실수의 조건

의도적인 실수의 비용과 높은 실패 확률을 감안할 때, 우리는 언제 의도적 실수를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목적 있는 실수를 위한 전략은 다음 조건들을 만족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실수의 비용보다 이득이 상대적으로 클 때다. 석유회사 사례에서는 매번 시추를 할 때마다 큰 비용이 들어간다. 이런 경우에는 실험으로부터 나오는 수익이 매우 커야 잠재적 실수를 정당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의도적 실수가 실패했을 때의 비용(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으로 판명 난 실수)은 성공했을 때의 잠재적 보상과 관련지어 생각해야만 한다.


의사결정이 반복적으로 이뤄진다. 채용이나 광고 게재, 신용위험 평가, 승진결정 등의 의사결정은 핵심적인 가정을 바탕으로 반복적으로 이뤄진다. 이런 경우에는 의도적인 실수의 전략이 큰 가치가 있다. 시티은행이 신용카드를 대학생들에게 발급하기로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큰 실수라고 생각했다. 전통적인 지혜에 따르면 학생들은 신용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기준에 따르면 분명히 실수였지만, 시티은행은 높은 수익을 거뒀다. 고객 기반(많은 대학생들이 가치 있는 장기 고객으로 전환됐다)이 확대됐고 새로운 통찰(학생이 카드 빚을 갚지 못하면 부모가 대신 갚아 준다)까지 얻었다.


환경은 유동적이다. 세상이 변할 때마다 개인과 조직은 실수를 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현실이 개인과 조직이 움직이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충분히 알기 위해서다. P&G를 예로 들어보자. 매우 변덕이 심하고 소수의 신규 제품만이 성공하는 소비재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P&G는 빨리, 저렴하게, 종종 실패한다는 정책을 쓰고 있다. 제품 개발의 낡은 모델의 효과가 떨어지자 P&G는 “가장 성공적인 혁신은 내부에서 나온다”는 오랜 가정에 도전했다. 새로운 제품 개발을 위해 외부 파트너들과 손을 잡은 것이다. 변화하는 환경에서 전략적 우위는 빨리 배우는 기업과 개인에게로 옮겨 간다. 이를 위해서는 의도적인 실수가 필요하다.


문제는 복잡하고 해법은 많다. 환경이 복잡할수록 상황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더욱 불완전해진다. 의도적인 실수를 하면 우리 머릿속 모델에 어떤 결함이 있는지 드러난다. 덕분에 문제에 접근하는 다른 방식을 찾을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케이블, 인터넷, 티보,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등은 복잡하고 변수가 다양한 환경을 창조했다. 실험과 실수는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해졌다. 아무도 미래를 확실히 알 수는 없겠지만, 기존 업체들의 눈에는 바보 같은 행동을 하는 새로운 시장 진입자가 결국 승리할 것이다.


문제를 다룬 경험이 제한적이다. 익숙하지 않은 문제는 오픈 마인드로 접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유로디즈니는 새로운 테마공원에서 술을 팔지 않았다.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부모들이 아이와 함께 얼마나 오랫동안 줄을 서서 기다릴지에 대한 예측, 음식과 액세서리를 사는 데 얼마나 돈을 쓸지 등에 대한 예측을 잘못했다. 유로디즈니에서 포도주를 파는 등 처음부터 의도적인 실수를 했더라면 새 시장에 상륙해 거점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더 빨리 배웠을 것이다.


요약하자면 의도적인 실수는 이렇게 정의할 수가 있다. 아예 실수를 하지 않을 때보다 더 낮은 기대효용이 예상되는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관리자들이 이런 실수를 하는 단 1가지 이유는 통상적인 사고 방식에 무엇인가 결함이 있다고 인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의도적인 실수의 목표는 기대효용의 프레임워크로는 분석이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한 가정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경직된 조직에서는 어려운 일이겠지만 혁신과 배움을 포용하는 조직에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실수의 포트폴리오: 관습적인 지혜를 헷징하다

실수는 금융 분야의 투자와 비슷하다. 새로운 통찰과 기회라는 잠재적인 이득을 제공하는 반면 위험도 내재해 있다. 재무 포트폴리오가 기반하는 논리는 여러 개의 바구니로 위험을 분산하면 총 위험도 낮아질 것이라는 데 있다. 이런 분산화 전략의 아이디어 자체는 매우 단순하다. 한 바구니에 계란을 모두 담지 말라는 것이다. 똑같은 접근법을 실수에도 적용할 수 있다. 금융 옵션과 마찬가지로 잠재적 실패들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이 중 한두 가지는 결국 빛나는 실수로 판명날 것이라는 뜻이다.


빛나는 실수는 최고의 헷징 수단이다. 관습적 지혜와는 가장 높은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이다. 관습적인 지혜가 옳은 것으로 판명 날수록 의도적인 실수가 성공할 확률은 줄어든다. 역으로 사회나 조직에서 지배적인 견해가 틀릴 경우, 의도적인 실수가 놀라움과 새로운 통찰을 가져올 확률은 커진다. 우리들 대부분은 살아가는 방법, 일하는 방법, 투자하는 방법 등에 대해 심하다 싶을 정도로 관습적인 지혜에 얽매여 있다. 따라서 실수에 배팅하는 게 이득이다.


작은 배팅을 많이 하라: 포트폴리오식 접근법

실수에 배팅해 헷징하는 방법은 펜타곤의 로봇 차량 개발 프로젝트인 DARPA에서 성공적으로 사용됐다. 미국 의회는 DARPA의 지상전투용 차량 중 3분의 1은 2015년까지 반드시 무인화해야 한다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런 압박에 DARPA는 어떻게 대응했을까? DARPA는 아마추어들을 활용하는 ‘실수’를 택했다. 2004년에 DARPA는 아마추어 발명가들과 도전적인 엔지니어들을 초청했다. 무인 자동차를 디자인하고 개발해 네바다 사막에서 자동차 경주를 열자고 했다. 1등에게는 100만 달러 상금을 약속했다.


DARPA는 이 같은 프로세스가 많은 실패를 수반할 것이라는 점을 잘 알았다. 2004년 제1회 경주의 결과는 참담했다. DARPA는 이듬해에 자동차 경주를 다시 열었으며 상금을 200만 달러로 높였다. 2005년 경주에서는 5대의 차량이 142마일을 달려 목적지에 도착했다. 폭스바겐 투아렉을 개조해 참여한 스탠퍼드대학교 팀이 우승 상금을 탔다. 이는 진정한 진보였다. 덕분에 DARPA는 의회가 제시한 마감시한에 맞출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아마추어들을 활용하는 DARPA의 실수가 실패율을 크게 높인 것도 사실이다. 대회 참가 차량 중에 상당수는 분명한 실패작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DARPA는 많은 실패들과 몇 가지 탁월한 성공으로 조합이 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었다.


다양성 관리: 포트폴리오 사고의 열쇠

포트폴리오에서 분산화는 위험을 낮추는 측면만 있는 게 아니다. 기대 수익의 적시성 측면에서도 분산화를 꾀하는 게 현명하다. 이런 종류의 헷징은 제약산업처럼 장기적인 혁신의 파이프라인이 필요한 산업에서 특히 중요하다. 기업들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단지 제품 측면에서만 분산화해서는 곤란하다. 지리적인 측면(글로벌화), 조직 역량(인재 풀), 기술 플랫폼, 전략적 제휴, 네트워크, 문화 가치 등을 포함해 기업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자산이라는 측면에서 포트폴리오를 분산화해야 한다. 다시 말해, 실수 포트폴리오는 제품 측면 외의 다양한 차원에서 분산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실수의 포트폴리오’라는 관점을 받아들이면 실패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이 달라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과거보다 훨씬 더 큰 위험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몇 가지 핵심이 되는 교훈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


1. 의도적인 실수는 성공 확률은 낮지만 수익이 높은 배팅이다. 다른 배팅들과는 역의 상관관계가 어느 정도 존재한다. 따라서 포트폴리오 접근법은 전반적인 위험-수익 측면에서 빛나는 실수의 전략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2.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지혜는 우리의 시야를 좁게 만든다. 이 같은 위험을 헷징하는 데 의도적 실수가 도움이 된다. 따라서 의도적인 실수는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잡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관습적인 지혜와 역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의도적인 실수에 대한 투자를 정당화할 수 있다.

3. 의도적인 실수의 가장 강력한 옹호 논리는 단순하다. 우리에게 깊이 뿌리 박힌 가정을 테스트하는 지혜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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