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 오션 전략

   
인현진
ǻ
아름다운사람들
   
13000
2009�� 07��



■ 책 소개
불황에도 성공하는 기업의비밀은 무엇일까? "줌마렐라"와 "노무족" 등 새로운 관점에서의 마케팅 트렌드를 정의하여 시장에서 주목받은 바 있는 저자 인현진이 자신만의방법으로 성공하고 있는 전 세계의 기업들을 소개하며, 그 기업의 생존과 성공의 비밀을 알려준다.

 


퍼플오션 전략은 한때 세계 경제계에 최고의 화두가 되었던 블루오션을 응용한이론으로 블루오션 개척에 있어서의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고 레드오션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차별화 측면을 강조한 이론이다. 퍼플은 블루와 레드를 같은비율로 섞었을 때 얻을 수 있는 보라색에서 그대로 따온 이름으로 블루오션과 레드오션 전략의 장점을 조합한 개념이다.


본문은 블루오션을 넘어 퍼플오션 전략으로 생존하고 성장해 가고 있는아이데오, 셈코, 구글, 루이비통, 맨유, 래플스 병원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사례를 생생하게 소개한다. 이러한 여러 기업들의 성공과 실천사례들은 평범한 것을 비범한 가치의 존재로 재창조해 미래의 불확실성에도 살아남는 방법을 알려준다. 


■ 저자 인현진
가치를 창조하는 일에남다른 관심과 도전을 갖는 저자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호주BOND 대학에서 국제 마케팅 석사학위를 받았다. 광고회사 제일기획에서 마케터로서 6년간근무했으며 하이네켄 브랜드 매니저를 거쳐 2003년부터 고운세상네트웍스 마케팅, 운영 총괄이사로 재직했다. 이때 "줌마렐라"와 "노무족" 등새로운 관점에서의 마케팅 트랜드를 정의하여 시장에서 주목받은 바 있다. 현재 Trust&Value라는 의료경영회사 운영과 인비절라인코리아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마케팅 브랜드"라는 과목으로 서울대, 이화여대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EASTGO(blog.naver.com/jimbo6810)라는 브랜드&경영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메디컬브랜드마케팅』이있다. 


■ 차례
1. 심장으로 디자인하다 -아이데오
마천루에 매달린 두 바퀴의 아이디어
소통(Communication)하면 방법(Method card)이나온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후손들
장바구니(Smart Cart)에 혁신(Innovation)을 담다
명사가 아닌 동사(ing)로디자인하다
디자인은 창조적 비즈니스의 영혼이다


2. 셈코는 구글의 원조였다 -셈코
삼바의 나라에 초일류 기업이 있다.
뺄셈(-)의 경영 방정식
셈코는 정해진 출근 시간이 없다.
셈코는자발성의 싱크탱크
잭 웰치를 거부한 CEO
내 퇴직금을 사세요
셈코는 구글의 원조였다


3. 차원이 다른 공짜기업 -구글
공짜로 버스를 타다
차원이 다른 공짜 경제학
공짜에 철학을 담다
브랜드를 공짜로구축하다
198조원의 공짜 점심
공짜에 진정성을 담아라


4. 21세기 봉이 김선달, 탄소기업 -낫소스
탄소를 사고파는 기업, 낫소스
낫소스는 어떤 기업인가.
온실 배출량을 어떻게 사고 판다는건가
배출량을 초과하면 어떻게 될까.
또 다른 비즈니스, 공익적 탄소 배출권 확보
탄소 시장의 미래와 낫소스
선도자의법칙, 그리고 타이밍


5.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루이비통
당신은 소중하니까요
패션은 욕망이다
가방에 인간의 본능을 담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꽃과벌
화려한 향기의 콜래보레이션(Collaboration)
루이비통의 남자, 마크 제이콥스 아트(Art)를 만나다
007, 제임스본드 루이비통과 여행을 떠나다
난 당신을 멀리서도 알아 볼 수 있어요


6. 병원의 약병, 명예의 전당에 오르다 - 압솔루트보드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다
돌연변이 링거병, 코카콜라와 만나다
한잔 술에 격(格)을 세우다
숨은 그림82개의 미학을 찾아라
평범함에 진(眞), 선(善), 미(美)를 담기다
처음처럼(?) 명예의 전당에입성(入城)하다


7. 우리은행의 경쟁사는 리츠칼튼 호텔입니다 - 움프쿠아은행
스타벅스 같은 은행(Bank like a Starbucks)
은행원이 일하는 스타벅스, 움프쿠아
공간의미학(Do not sell money and selling the Experience)
먹고 마시고 즐기다(Enjoy!Surfing)
안녕하십니까! 고객님(May I help you, Sir?)
거꾸로 보고 뒤집어도보자(NOWHEREISDREAM)


8. 팝콘과 맥주 대신 이야기를 팔다 - 맨체스터유나이티드
한권에 530만 원짜리 책
26 & 584 & 1796
북위 53도 서경 2도에 위치한콜로세움
9900원 박지성 세트 메뉴 주세요
90분에 4500만 원을 받는 사나이
3억 명의 지구촌과 소통하다
호모나랜스의시대


9. 병원은 의식주휴미락(衣食住休美樂)이다 - RafflesMedical Group
밥을 짓는 CEO
병원이야? 호텔이야?
싱가포르의 합리적인의료
호스피테인멘트(Hospitainment)
창조성도 돈(Money)이 되어야 한다.
타고난 장사치? 아니 탁월한 마케팅전략가
병원도 의식주(衣食住), 휴(休)미(美)락(樂)이다





퍼플 오션 전략

셈코는 구글의 원조였다 - 셈코
삼바의 나라에 초일류 기업이 있다

경영은 곧 통제가 시작이자 마지막이라는 신자유주의식 방법이 호되게 된서리를 맞고 있는 현시점에서, 사람이 기업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원론을 실천으로 옮긴다면 어떤 형태로 경영해야 할까? 그리고 직원들에게 무한자유를 제공하며 통제하지 않는, 우리가 꿈에서나 그리는 그런 기업이 세상천지에 있을까?


지구 저 반대편 삼바와 축구의 나라 브라질에서는 50년간 무한자유에서 창조를 지향하는 다분히 인본주의적 기업문화로 경영하며 성공한 기업이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그 기업은 바로 셈코(SEMCO)이다.


- 뺄셈(-)의 경영 방정식
셈코의 직원들은 스스로 출근할 날짜와 시간을 택한다. 골프를 치고 싶은 이는 평일 골프장을 들락거리다 주말에 출근하면 된다. 그 흔한 인사관리 담당 부서도 없다. 신입사원은 1년간 회사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돌아다닌다. 그러다 정말 하고 싶은 업무를 찾아내 하면 된다. 보고서도, 결제 시스템도 없어 회의를 열 때마다 모든 것을 원점에서 시작한다. 사장이 회의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것 아니냐."라고 걱정하다가 "회사에 도움이 안 된다."라며 직원들에게 쫓겨나는 곳, 직원들이 사업 거부권을 지닌 곳이 바로 셈코이다.


셈코가 선택한 원칙은 경영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서 비롯된다. 그 출발점은 직원들에 대한 통제의 포기와 일에 대한 타율적 관리의 제거이다. 셈코는 자율적으로 일하려는 인간의 본성을 믿었고 그러한 선한 본성에 의지하지 않고는 높은 성과를 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직원들을 중심으로 자율과 창의를 위한 업무환경의 구축만이 유일한 길이라는 믿음이 절대적이었다고나 할까. 근무 시간과 업무 진행 등에 대한 최적의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직원들 스스로일 것이다.


셈코는 지난 25년간의 통제권을 모두 포기하고, 모든 직원을 통제하는 경영관리의 요소들을 집요하게 제거하는 마이너스(-) 경영 방정식을 채택하고 있으면서도 망하지 않고 존재하고 있다. 그 핵심적인 이유는 직원들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 셈코는 자발성의 싱크탱크
셈코의 창의적인 성공이 단순히 직원들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만으로 완성된 것은 아니다. 2000년대부터 새로운 사업 영역 개발을 위한 ‘셈코 벤처(Semco Ventures)를 설립하면서 이들의 성장속도는 가속화되었다.


비즈니스에 있어 “성장만이 경쟁우위를 가져다주는가?”라는 질문에 셈코는 “프로세스에 집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만을 추구한다”라고 말한다. 남들이 글로벌적인 시장개척과 전략적 배치를 이야기하며 익숙하게 잘 해낼 수 있는 비즈니스를 소홀히 할 때 셈코는 오히려 현재 하고 있는 분야에 완벽을 기하는 역발상적인 비즈니스 전략을 취해왔다.


뿐만 아니라 똑똑하며 작고 강한 비즈니스 전략을 추구하는 셈코는 철저히 외국회사들과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맺어 브라질 내에서 시작부터 공동 개발 방식을 취해 왔다. 이를 통해서 셈코는 초기투자 비용을 줄였고 리스크를 공동 분담하며 성과를 공유함으로써 자연스런 시너지를 유도하는 똑똑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오랜 파트너 관계를 맺어 온 회사들은 아직까지 그들의 비즈니스 성공을 뒷받침하고 있다. 사실 기업에게  파트너십을 자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은 비용적인 면에서 치명적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샘코의 예는 좋은 본보기가 분명하다.


- 셈코는 구글의 원조였다
셈코의 성장은 이제부터 그 빛을 더욱 발휘할 거라는 확신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경영의 대가 게리 하멜 교수의 관점에서 더욱 확실해진다. 그는 “진화의 시대는 가고 혁명의 시대가 도래했다”라고 말한다. “20세기는 점진적인 경쟁 전략이 이끌어 갔지만,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21세기에는 경쟁의 룰을 바꾸는 혁명적인 전략만이 의미가 있다”라는 뜻이다. 특히 기업의 성공은 이제 새로운 기술 개발, 첨단 제품 출시보다는 직원들의 시간 활용, 의사 결정 구조, 조직 구성 등 사람 관리와 관련된 ‘관리 혁신(management innovation)에서 온다는 것이 그의 경영 이론의 핵심이다. 조직 자체에 창의성을 불어넣으면 새로운 기술과 제품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어찌 보면 ‘web3.0이 지배하는 디지털 시대에 기업의 창조적인 미래를 위해서 다분히 구시대적인 ’관리‘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관리혁신‘에 주목해야 한다는 그의 이론에 공감하지 않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가 아닌 미래의 기업이 창조적인 아젠다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역할자라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게리 하멜 교수는 최근 발간한 『경영의 미래』에서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취해야 할 사람 중심의 경영기법을 소개한 바 있다. 고어와 미국의 유기농 체인 식품점인 홀푸드마켓, 구글 이렇게 세 곳을 모범 기업으로 뽑았는데, 그는 매체를 통해 ‘구글보다 더 급진적인 회사’가 있는데 바로 브라질의 제조회사 ‘셈코’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사실 최근 인터넷 문화가 확산되는 환경 속에서 구글의 신선한 기업 문화에 대한 행보가 우리에게 익숙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구글의 탄생 배경에는 삼바의 나라 브라질 기업 셈코가 먼저 존재한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아직까지 직원들을 통제와 위협의 대상으로 바라보기 일쑤인 환경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직원의 자발성과 창의성에 의해 움직이는 회사라면 걱정부터 먼저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셈코’를 단순히 연구해볼 만한 대상이 아닌 경영을 위한 지침으로 바로 실행에 옮겨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우리은행의 경쟁사는 리츠칼튼 호텔입니다 - 움프쿠아 은행
스타벅스 같은 은행 (Bank like a Starbucks)

우리나라의 카드회사나 은행 같은 금융업계의 브랜드 가치는 얼마나 더 싼 이자로 돈을 빌려주는지, 혹은 개인의 신용 등급에 따라 얼마 정도 대출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다 보니 은행과 같은 금융업은 소매나 제조업처럼 변화하는 환경에서 창조적인 가치를 만들어 내는 데 한계가 있는 업종이다. 특히, 은행 입장에서 돈을 활용해 금융 상품의 차별성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가운데 몇몇 금융업계에서는 은행이라는 물리적 ‘공간’에 새로운 가치를 담아내는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1953년 미국 오리건 주 시골에 위치한 아주 작은 움프쿠아(Umpqua Bank) 지방 은행. 이 은행은 현재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여 획기적 변화를 꾀한 은행으로 유명하다. 움프쿠아 은행은 은행이라는 단순한 영역을 과감한 투자로 디자인에 변화를 주어 다각적이고 창의적인 은행이라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기분 좋은 체험의 가치’를 극대화했다. 움프쿠아 은행은 디자인 경영의 성공적 사례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움프쿠아 은행이 지금까지 창의적인 브랜드로서 지속적인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데에는 남다른 이유가 존재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찾아야 할 2%의 해답일 것이다.


- 은행원이 일하는 스타벅스, 움프쿠아
지구상에 존재하는 업종 중에서 가장 안정된 것 중의 하나는 아마도 수백 년간 발전해 온 은행업일 것이다. 어느 도시, 어느 마을에 가더라도 여기저기 수없이 많은 것이 은행 아니던가. 그다지 이름을 찾기도 어려운 은행 가운데, 그것도 미국 시골 구석에서 탄생한 ‘움프쿠아’라는 은행은 2007년 글로벌 경제지에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중 34위에 선정된 바 있다. 도대체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움프쿠아의 CEO 레이 데이비스는 움프쿠아 은행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시키기 위해, 또 고객들에게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였다. 우선 그는 ‘은행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라는 기존의 관행적인 틀을 과감히 깼다. 그리고 은행을 금융업이 아닌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매업으로 정의 내리고, 직원과 은행, 공간 등을 바꾸는 데 집중했다. 움프쿠아 은행은 브랜드의 가치와 특징을 공간적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디자인을 통해 색다른 은행 경험을 제공했다.


특히 2003년 3월 100평 남짓한 아담한 공간에 그것도 지방은행이 인테리어에 투자하는 금액치고는 적지 않은 금액인 75만 달러를 투자해 개점한 플래그십 지점, 그린 스페이스는 당시 미국 금융 업계에서 나름 센세이셔널한 시도였다. 위층은 호텔 같은 기능을, 아래에는 지역 상점 같은 은행을 표방했다. 일단 안을 살펴보면 금융기관이라기보다는 호텔 부띠크나 패션 부띠크처럼 보인다. 이것은 움프쿠아 은행이 공간의 미학을 창의적인 아젠다로, 금융과 성공적으로 연결했다는 칭호를 받는 시발점이 되었다.


고객들이 각자의 목적에 따라 이런 공간의 은행을 방문하는 순간 어느새 그들은 움프쿠아의 열광적인 팬들로 바뀌었다. 실제로 이 같은 시도는 단순히 공간의 시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하는 데 그친 게 아니라 사람들이 은행에 좀 더 머무르는 환경을 조성하였고 이는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디자인 은행, 그린 스페이스 개념 이전의 움프쿠아 은행은 1년간 고작 1,500만 달러 신규 계좌가 목표였다. 하지만 실제 변화를 2003년 3월 오픈 이후 9개월간 무려 5,000만 달러를 기록하였다. 움프쿠아의 디자인 은행은 단순히 시각적인 이미지 가치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그 이상의 것을 넘어 은행 본연의 임무를 달성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오늘날 움프쿠아 은행은 조그만 시골 은행에서 시작하여 1995년 이후 최근까지 70억 자산을 이루며 오리건, 워싱턴, 북부 캘리포니아 주를 통틀어 1천 8백여 명의 직원과 128개의 지점을 가진 상장기업으로 성장하였다.


- 안녕하십니까! 고객님(May I help you, Sir?)
움프쿠아 은행의 근원적인 창의성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해답은 ‘일상에서의 다른 관점’이라는 것에서 발견된다. 현재의 움프쿠아 은행의 창조성의 시작은 199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은행을 백화점과 같은 매장으로 정의하면서 은행 업무의 경험만 있는 직원은 더 이상 채용하지 않았다. 소매업으로 정의하니 물건을 파는 사람이 필요했다. 그러니 고객의 기분을 좋게 하고 상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고객을 도와주고 상품을 소개하며 구매로 연결시킬 수 있는 직원들로 구성해 나갔다. 당시 미국의 최대 의료회사인 갭(GAP)이나 스타벅스, 리츠칼튼의 직원들과 같은 사람들을 채용했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을 훌륭한 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에서 고객의 삶을 직접 체험하도록 견학이나 여행을 권장하는 문화를 정착시킨다. 움프쿠아 은행의 이 같은 기초적인 정체성의 재정립과 문화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결국 고객들이 ‘왜, 무엇을 위해’ 은행에 오며, 은행은 무엇을 제공해야 하고, 어떻게 보고, 듣고, 느껴야 하는가?‘와 같은 근원적인 질문에 해답을 준다.


- 거꾸로 보고 뒤집어도 보자(NOWHEREISDREAM)
은행 같은 금융업이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탁월한 IT기술의 개발로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은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금융상품을 동종 업계와 차별화하는 일도 그 특성상 만만치 않다. 그렇기에 움프쿠아가 오늘날의 자기 존재감을 실현하기까지는 1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섹세스 러버(Success Lover)의 특징을 가진 기업 문화가 그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석세스 러버는 다른 분야의 이질적인 성공 사례를 발굴하여 이를 내부에 도입하고 직원들에게 교육하며 학습을 통해 전파해서 하나의 문화로 재창조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움프쿠아 은행은 창조적인 기업들 가운데 대표적인 석세스 러버임에 분명하다. 실제 움프쿠아 은행이 성장하는 과정에 사용한 방법들은 움프쿠아 자체에서 창조된 방식이 아니라 이미 시장에서 성공한 기업들, 즉 리츠칼튼 호텔에서 배운 서비스, 애플컴퓨터에서 배운 마케팅과 디자인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NOWHEREISDREAM이라는 문장이 있다. 해석 불가능한 상형문자 같은 이 영어 문장 속에는 보는 시각에 따라 2가지의 상반된 의미가 숨어있다. 한 가지 해석은 No where is dream(어디에도 꿈은 없다)이고 또 한 가지는 Now here is dream(지금 여기에 꿈이 있다)이라는 이중적인 의미이다.


평범한 문장 속에서 거꾸로 보고 뒤집어 보고 다른 시각으로 단어를 조합해 보는 접근에 따라 불행과 행복이라는 180도 다른 메시지가 있다. 움프쿠아 은행은 ‘발상의 전환’의 성공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영전략 역시 경쟁 기업과 다른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항상 ‘새로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지금도 새로움을 찾아 나서는 많은 이들에게 움프쿠아 은행의 이야기는 다른 관점과 시각만으로도 재창조를 이루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진정한 퍼플오션 전략이라는 생각이 든다.


병원은 의식주휴미락(衣食住休美樂)이다 - Raffles Medical Group
밥을 짓는 CEO

최근 국내 경기 침체와 더불어 새로운 산업 성장 동력으로 ‘의료서비스의 선진화’를 현 정부에서 야심찬 전략과제로 채택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국내 병원의 의료서비스 산업으로서의 창조성 개발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싱가포르의 래플스 병원(Raffles Medical Group)은 ‘창의적인 병원’의 상징적인 사례로서 각종 매체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대표적인 병원으로 소개되고 있다.


- 병원이야? 호텔이야?
싱가포르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래플스 병원은 38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2001년 설립되었다. 이 병원은 24시간 외래 진료와 함께 외국인 환자를 겨냥한 국제 진료소(Raffles International Patients Centre)도 갖추고 있다. 짧은 역사지만 미국 슬로케터링 암센터 등 서구 일류병원과 자매결연으로 유능한 의사를 스카우트하여 일약 국제적 명성을 지닌 병원으로 올라섰다.


병동으로 올라가면 싱가포르 병원의 서비스 차별화 전략을 실감할 수 있다. 산부인과 병동의 1인실 병실료는 하루 350 싱가포르 달러(약 25만 원)이다. 하지만 입퇴원 수속 대행 등 편의 제공(약 45만 원)과 전담 간호사를 신청하면 병실료가 65만 원까지 뛴다. 식사는 특급 호텔에서 스카우트해 온 ‘푸드 매니저’가 책임진다. 그리고 병원 5층 로열 스위트룸은 브루나이 왕족과 전속 계약을 맺고 있다. 샹들리에, 도금 처리한 손잡이, 대리석 욕조, 영상 회의실 등 내부 인테리어는 브루나이 왕실을 그대로 본떠 만들었다. 이 병실은 거의 비어 있지만 왕족이 찾는 병원이라는 이미지를 위해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병원 서비스는 특급 호텔 수준이다. 한국의 경우 평균 재원일수가 10∼11일 정도인데 싱가포르는 4∼5일이고 래플스 병원은 불과 3일이다. 당일수술 환자가 많아서 간단한 수술의 경우 내원당일 수술하고 곧바로 환자를 귀가시키는 것이다. 또한 꼭 병원에 있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집에 갔다가 하루 이틀 후 외래로 방문을 하게 된다. 환자 입장에서도 그게 비용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협조가 잘 된다. 또한 외국 환자의 경우에는 콘도미니엄 형태의 아파트를 마련하여 가족들이 모두 그곳에 머물도록 한다. 호텔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반응이 좋다.


래플스 병원의 건강검진 프로그램은 모두 11종류로 그 가격이 우리 돈 약 20∼200만 원까지 다양하다. 또 한 가지, 래플스 병원이 자체적인 응급환자 수송 체계를 갖고 있는 점도 이채롭다. 환자가 전화를 걸면 곧바로 앰뷸런스가 출동하는데 24시간 운영되며 싱가포르 어디든 달려갈 뿐만 아니라 앰뷸런스에 래플스 병원의 의사까지 동승하는 시스템이다. 이 서비스의 이용 요금은 8∼18시까지는 약 14만 원, 18∼23시 59분까지는 약 17만 5천 원, 0∼7시 59분까지는 약 21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이 금액에는 진찰료와 기본적인 약제비가 모두 포함된 것이다. ‘온콜(on call) 시스템을 운영하려면 환자 발생 여부와 무관하게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 서비스의 요금 역시 생각보다는 저렴하다.


위의 두 가지 사실에서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은 래플스 병원에서는 정상적인 환자 진료에서 적절한(혹은 충분한)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검진이나 응급환자 수송 같은 부분은 환자에 대한 서비스이고, 또한 환자 유치를 위한 일종의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원 스톱 서비스’로 인해 싱가포르의 대부분 병원은 24시간 전화 상담이 가능하다. 진료예약에서부터 입국 절차 상담, 관광 정보 제공, 숙박 시설 예약 등 병원 이용과 관련한 모든 서비스가 전화 한 통화로 이뤄질 수 있으며 외국인 환자를 위한 24시간 통역 서비스도 제공된다. 부유층을 위해 최고급 병실을 마련해 놓았으며 환자 가족들도 호텔 수준의 시설에서 숙식할 수 있다. 입원은 체크인, 퇴원은 체크아웃과 같은 개념이다. ‘병원의 경쟁 상대는 호텔이라는 말이 납득이 가는 대목이다.


- 병원도 의식주(衣食住), 휴(休)미(美)락(樂)이다
실제 병원에서 의사가 제공하는 치료 서비스를 받기까지 병원에서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서비스는 말 그대로 ‘덤’으로 그냥 주는 단순한 마케팅 행위가 아니다. 병원은 부가적인 서비스로 기분 좋은 경험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제 병원이 내세우는 것은 대형 규모나 최첨단 의료장비나 최고의 의료진만이 최선의 의료경영이 아닌 것이다. 마치 과거의 병원은 의사의 의료행위라는 꼭 필요한 의식주(衣食住)와 같은 수준을 제공했다면 앞으로의 병원은 휴(休)미(美)락(樂)의 개념에 입각해 입체적인 생활 문화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이제 병원은 의사의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커피 한 잔과 도서관 같은 분위기 등이 연출되는 그런 휴(休)가 존재하는 병원이 되어야 한다. 또한 병원이라는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병의 경중을 불문하고 많은 환자들과 보호자들에게 희망과 편안함을 주기 위한 미(美)의 개념 또한 중요하다. 한발 더 나아가 사람들에게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전하는 것을 넘어 소유의 가치로 이어져 해당 병원으로 다시 오고 싶다는 마음까지 들게 할 수도 있는 미(美)의 개념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락(樂)을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의료상품을 개발해서 사람들의 의료적 욕구를 자극하는 마케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창의적인 의료서비스의 주인공으로 다룬 래플스 병원은 현재 국내에서 의료산업의 선진화를 전개하는 가운데 해결되지 않는 정치적 논쟁의 사례로 다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영리를 추구하는 주식회사형 병원이든 공공의료이든 정치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소비자관점에서 래플스 병원의 성공 과정을 통해 창의적인 서비스의 필요성과 이유 있는 현상과 원인을 조명해 보아야 한다. 브랜드의 완성도를 위한 최종 단계는 브랜드에 맞는 서비스라는 생각이 든다. 병원도 브랜드 관점에서 그 마지막 구현을 서비스로 마무리해야 한다. 그것도 창의적이고 차별화된 서비스가 병원의 브랜드를 강화시킨다는 명제를 래플스 병원을 통해서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도 병원의 창의적인 서비스 도입에 대한 필요성에 의심을 가지고 있거나 시대의 흐름이라는 대세론에 동참은 하고 있지만 아직도 풀지 못한 숙제를 가지고 고민하는 의사와 병원들에 래플스 병원이 문제를 해결하는 확신에 찬 실마리를 줄 것이라고 본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