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는 움프쿠아 은행을 가리켜 "은행원이 일하는 스타벅스"라고 칭한다. 마찬가지로움프쿠아 은행을 찾는 고객들은 이곳을 편안한 커피숍처럼 여기고, 은행 직원들은 자신들이 일하는 은행을 "매장"이라 부른다. 그들은 "은행은이러이러해야 한다"는 틀을 과감히 깨고, 은행 직원이라기보다 호텔이나 백화점 직원처럼 고객을 대한다. 그들의 시선은 언제나 고객의 시각에 초점이맞춰져 있고, 고객의 만족을 진심으로 기뻐한다. 금융 업계에 전혀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고 획기적인 변화를 꾀한 이후 움프쿠아 은행은 일하기 좋은100대 기업, 최고의 인테리어 상을 비롯한 각종 상을 휩쓸며 기업 성장의 대담한 선두로 급부상했다.
고객의 시각에 초점을 맞춰 막강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재탄생한 움프쿠아 은행의 역사가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책은, 그들만의 독창적인 사고와 문화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또한 관리나 계획, 전략과는 다른 차원에서 기업을 성장케하는 "그들만의 원동력"이 어디서 오는지를 가장 강조하며 기업가로서 그 원동력을 이끄는 비법을 자세히 제시하고 있다.
■ 저자
레이 데이비스 - 세계적인 회계법인 언스트앤 영(Ernst & Young)이 선정한 "올해의 지역 소매 기업가"에 뽑힌 레이 데이비스는 은행 업계에서 "변화의 선구자"로 통한다.그는 움프쿠아 은행의 CEO로서 은행의 외형과 느낌, 소리, 운영 방식에 관하여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 움프쿠아 은행은 많은 언론에소개되었으며, 2007년 「포춘」이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알란 샤더 - 「리더 투 리더(Leader toLeader)」의 편집장 겸 작가로, 경영 관련 서적 집필 및 편집 일에 주력하고 있는 알란 샤더는 마케팅 이사로서 25년 이상의 경력을쌓으며, 리더십, 사회, 정치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백 여권이 넘는 저서를 출간했다.
■ 역자 유영희
한남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철학을부전공했다. 필리핀에서의 어학연수 이후, 의료기기 제조업체와 외국 금융기관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2005년부터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의료 잡지 및 어린이 과학 잡지를 다수 번역했고, 주요 역서로는 『그림의 역사』『알려지지 않은 역사 이야기』등이 있다.
■ 차례
Prologue 세 번째 문은 없다
Part 1 강력한 성장을 위한 전제 조건
1.사업의 참된 정체성을 찾아라
2. 끊임없는 훈련
3. 긍정적인 열정을 가져라
4. 고무줄 증후군을 차단하라
5.당신의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Part 2 리더의 역할
6. 직원들을 지원하고,그들이 책임지게 하라
7. 직원에게 권한을 위임하라
8. 높은 곳에 올라 전쟁터를 내려다보라
9. 머릿속의 영상을보여주어라
10. 진정한 내 모습을 드러내라
Part 3 기본에 충실하라
11. 작은 일에 땀을쏟아라
12. 당신의 버스에 누구를 태우겠는가?
13. 이사회를 강화하라
14.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Part 4 마케팅, 마케팅, 마케팅!
15. 혁신에발목 잡히기 전에 먼저 혁신을 일으켜라
16. 당신의 브랜드는 당신이다
17. 고객을 섬겨라
18. 당신이 하는 모든 일에디자인을 접목하라
Part 5 독창적인 문화
19. 독창성 없는 문화는장식품에 불과하다
20. 균형을 유지하라
21. 내가 누구인지를 기억하라
22. 인수 합병을 제대로 하라
Epilogue 성장의 열쇠는 매일 진보하는것이다
움프쿠아처럼 체험을 팔아라!
긍정적인 열정을 가져라
긍정적인 열정이 없는 원칙은 연료 없는 자동차와 마찬가지다. 긍정적인 열정은 위대한 기업으로 우뚝 서는 데 꼭 필요한 연료다. 열정은 비전을 향한 끊임없는 집중이며, 여기에 낙관주의를 더하면 긍정적인 열정이 탄생한다. 당신은 자신의 비전에 열정적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해낼 수 있는 비전을 성취할 수 있음을 믿어야 한다. 노먼 커즌스(Norman Cousins)는 “낙관주의는 ‘있는 사실’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가능성’에 관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리더에게 비전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열정에 불을 붙이기 때문이다. 1994년, 움프쿠아 은행의 새로운 변화를 꾀한 이후 우리는 우리의 사업을 ‘소매 서비스업’이라고 지칭하고, 교육, 문화, 보상 시스템 등을 고객에게 가장 훌륭한 고객 체험을 제공하는 콘셉트로 재구성했다. 나는 움프쿠아 은행 전 직원을 위해 켄 블랜차드와 셀든 보울즈의 저서 『열광하는 팬(Raving Fans)』을 구입했다. 책에서 두 저자는 한 주유소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주유소 직원들은 손님이 올 때마다 “세계 최고의 주유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러한 인사는 끊임없이 반복되었고, 결국 마을 사람들은 어느 순간부터 그 주유소를 ‘세계 최고의 주유소’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세계 최고의 은행이 되고자 하는 열망은 있었지만 우리의 논의는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했고, 나는 그런 상태로 휴가를 떠났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나는 우리 집 방향에 있는 로즈버그 매장을 지나가다 대형 현수막이 건물 전면에 걸려 있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현수막에는 ‘세계 최고의 은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매장 매니저인 닐은 그 일에 대해 내게 허락은커녕 한마디 상의조차 하지 않은 상태였다.
다음 날 아침 사무실에 나가자마자 매장에 전화를 걸었다. “움프쿠아 은행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한 직원이 전화를 받았다. 나는 닐을 바꿔달라고 했다. 곧 닐이 들뜬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사장님, 어때요? 어떤 것 같아요?” “뭐가 말이오?” “현수막 못 보셨어요? 세계 최고의 은행이라고 적어놓은 것 말입니다.” “현수막은 나도 봤어요. 멋진 생각입니다. 그런데 궁금한 게 하나 있어요. 세계 최고의 은행이라면서 전화는 왜 평범한 은행처럼 받는 겁니까? 세계 최고의 은행인 것처럼 행동하지 않을 거면 현수막은 내리는 게 낫습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음에 또 보자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그날 오후, 다른 일 때문에 매장에 다시 전화를 걸었더니 직원이 이렇게 전화를 받았다. “세계 최고의 은행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그렇게 해서 우리의 비전이 탄생하게 되었다.
현수막을 걸 당시, 그는 자신의 일에 열정을 불어넣었다. 내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 세계 최고의 은행인 것처럼 행동하지 않으려면 현수막을 내리는 게 낫다고 말한 것도 그 열정을 상기시키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열정이 중요한 것은 이러한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고, 기회를 붙잡도록 북돋아준다는 데 있다. 수많은 직원들이 정해진 시간을 지켜 출퇴근하지만 자신이 출근하는 기업을 더 좋은 기업으로 만드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움프쿠아 은행을 변화시키려는 나의 열정은 다른 사람들을 전염시켰다. 닐도 나의 열정에 감염되었고, 현수막을 걸고 목표를 향해 열심히 나아간다면 틀림없이 성공하리라는 확신을 지녔다.
우리의 경험을 통해 당신은 수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비록 지금 당신이 추구하는 비전이 순진하고 비현실적이고 비이성적으로 보일지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당신에게 중요한 사람들, 즉 당신을 리더로 인정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말뿐이라고 여기지 않는 한, 순진하다거나 비이성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당신의 비전을 말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신이 비전을 성취하는 일에 완전히 전념하지 않고 매일 매일 비전에 따르는 원칙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표어로서 ‘세계 최고의 은행’이라는 말은 순진한 말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그 말은 그저 남에게 보이기 위한 표어가 아니었다. ‘마케팅 차원’에서 그 말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를 위한 말이었으며, 우리의 마음을 표현하는 말이었다. 또한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와 그에 대한 열망, 성취할 수 있다는 긍정적 믿음이었다. 한마디로 ‘세계 최고의 은행’은 우리가 스스로 정한 기준이며,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말이다.
많은 기업들이 비전을 만들기 위해 위원회를 구성하고 결국 진부한 표현을 사용한다. ‘우리는 모든 일에서 윤리적인 탁월함을 추구합니다’와 같이 모호한 표현 말이다. 사람들로 하여금 영감을 불러일으켜 스스로 세운 기대치를 넘어서게 하려면, 자기 자신부터 주위 사람을 전염시킬 정도의 열정을 지녀야 한다. 사람들에게 비이성적인 목표를 제시하라. 그것은 그들로 하여금 더 높은 성취를 이루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게리 해멀은 『꿀벌과 게릴라(Leading the revolution)』에서 “평범한 열망은 점진주의를 낳는다. 비이성적인 목표를 가진 사람들만이 진정한 돌파구를 찾아 노력하기 시작한다”라고 말했다. 스스로가 비이성적으로 보일 것을 단 한순간도 두려워하지 말라.
?열정은 가장 높은 곳에서 시작된다
거의 대부분의 경영 서적들이 열정의 가치 및 열정적인 직원을 얻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닐의 경우에서 보았듯, 열정은 정말로 중요하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원칙과 마찬가지로 열정 역시 가장 높은 곳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리더인 당신이 비전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지 않다면, 직원들에게도 열정을 기대할 수 없다. 열정이 없는 일은 그저 직업일 뿐이나, 열정을 갖고 하는 일은 웅장한 모험이 될 수 있다. 수도 없이 부딪히는 어려움과 골치 아픈 문제가 가치 있게 여겨질 만큼, 당신과 당신의 기업은 열정적인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스스로의 일과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재고할 필요가 있다.
?열정을 확산하라
사람들로 하여금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최선의 방법은 내가 먼저 그들을 열정적으로 대하는 것이다. 그들이 당신의 사랑을 느끼게 하라. 그들은 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자기 몫 이상의 일을 해낼 사람들이다. 마치 영웅을 대하듯 그들을 대하라. 당신은 직원들에게 열정적이어야 하고, 그들의 성공을 돕는 데 열정적이어야 한다.
직원을 지원하는 것은 리더의 일이다. 목이 쉬도록 자기 팀을 응원하는 치어리더와 같은 리더가 될 수 없다면 성공은 일찌감치 잊어버려야 한다. 너무 많은 리더들이 자기만의 공간에 갇혀 직원들과의 교류를 잊는데, 그것은 실패의 길로 들어서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는 항상 밖으로 나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상황을 살핀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들로부터 배우고, 그들의 문제에 귀를 기울이며, 내가 하는 일과 나의 비전을 그들과 함께 공유한다. 기업이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밖으로 나가 직원들과 함께하라.
매일 아침 당신을 깨우는 것은 열정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열정을 고스란히 직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당신이 가진 열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때, 직원들은 기업의 가치와 핵심이 무엇이고 궁극적으로 어떤 문화를 만들어내야 하는지 빠르게 이해하게 된다. 직원이 해야 할 일을 되풀이해서 설명하고, 그 문화에 깃든 가치를 직접 실천함으로써 모범을 보여라.
작은 일에 땀을 쏟아라
나에게는 한 가지 고질병이 있다. 매장에 들어갔을 때 어떤 물건이 제자리에 없거나 비뚤게 놓여 있으면 그것을 바로 알아차리는 것이다. 물건이 낡았거나, 고장이 나 있거나, 전구 하나가 꺼져 있어도 금방 그것을 알아챈다. 일부러 열심히 찾지 않아도 그런 것들이 자동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얼마 전 캘리포니아로 가서 우리가 최근에 인수한 매장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었다. 매장에는 우리 은행의 로고가 걸려 있었는데, 로고 모양이 좀 이상해 보였다. 그것을 잠시 들여다본 나는 로고 방향이 반대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로고는 몇 주 동안이나 그곳에 걸려 있었는데, 매장 매니저는 그것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때 직원 한 명이 “몇몇 고객들이 로고의 문양이 다르다고 지적한 적이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나는 곧바로 매장 매니저를 불러 작은 일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내가 이런 세세한 것까지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은 그만큼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그런 사소한 일로 직원을 부르는 것은 그들을 깜짝 놀라게 하거나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다만 “부디 우리 은행과 우리의 일에 자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를 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고객 체험에 영향을 주는 일은 무엇이든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주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명심해야 할 것은 작은 일이 당신의 고객과 기업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는 사실이다.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Dont Sweat the Small Stuff)』라는 유명한 책에서 리차드 칼슨은 온갖 사소한 일들을 예로 들면서, “누군가 당신 앞을 새치기하거나 점원이 당신에게 불친절하다고 해서 흥분하지 말라”라고 조언한다. 사소한 일에 화를 내며 공연히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그의 말이 옳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상점이 당신의 상점이고, 고객을 불친절하게 대한 직원이 당신의 직원이라면 그것은 큰 문제가 된다.
어느 정도 신용 있는 기업과 거래를 하는 고객들은 흔히 큰일에 대해서는 제대로 처리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은행에 가면 예금 거래나 예금 이자 지급이 당연히 제대로 처리될 것으로 믿고, 타이어 판매점에 가면 당연히 종업원이 타이어를 제대로 끼우고 균형을 맞춰줄 것이라고 기대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자잘한 일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예상을 하지 않는다. 고객이 기억하는 것은 타이어의 균형이 얼마나 잘 맞춰졌는지가 아니라, 점원이 자신을 돕기 위해 일부러 계산대 밖까지 나왔는지, 아니면 자신을 무례하게 대했는지 등에 관한 것이다.
나는 가끔 고객들에게 “움프쿠아 은행이 당신에게 해준 가장 큰일은 무엇이었습니까?”라고 물어본다. 그러면 그들은 그게 뭐였는지 생각하느라 한동안 머뭇거린다. 하지만 가장 작은 일이 무엇이었느냐고 물으면, “요전 날에 은행 직원인 사라가 내게 쿠키를 줬어요”와 같은 대답들이 금방 쏟아져 나온다. 그들이 기억하는 것,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그런 사소한 것들이다.
?브랜드를 보호하라
작은 일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비단 고객 서비스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당신의 브랜드에도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당신의 브랜드는 당신이 하는 모든 일, 즉 스스로를 어떻게 표현하는가, 직원들을 어떻게 대하는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어떻게 지원해 주는가와 관계가 있다. 작은 일에 소홀히 하면서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 수 없다. 움프쿠아 은행 매장의 외형은 우리의 브랜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내가 앞서 말한 고질병을 갖게 된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전략을 실행하라
현장에서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훌륭한 전략이라도 무용지물이며, 작은 일에 땀을 쏟지 않고 전략을 실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세세한 일까지 신경을 쓰는 것은 너무 피곤하다거나, 그런 일은 다른 사람이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리더들은 결코 평범함을 넘어설 수 없다. 얼라이드시그널(AlliedSignal, 미국 항공우주 시스템 및 부품 제조업체)의 회장인 래리 보시디는 그의 책 『실행에 집중하라(Execution : The Discipline of Getting Things Done)』에서 실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행은 ‘전략’이 아니다. 그것은 기업의 핵심이자 모든 것이다. 만족스러워하는 고객, 계속되는 거래, 보다 높은 영업이익과 주당순이익은 실행에서 나온다. 항상 경쟁사와 비교하며 실행하는 것에 집중하라.”
고객을 섬겨라
그동안 움프쿠아 은행을 차별화하는 핵심 전략은 고객에게 특별한 체험을 안겨주는 데 있었다. 우리가 가장 처음 한 일은 직원들로 하여금 고객에게 관심을 갖게 하는 일이었다. 너무 쉬운 일처럼 여겨지는가? 처음에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많은 변화를 꾀해야 가능한 일이었고, 결국 직원들이 고객 서비스에 집중하도록 만들기 위해 나는 은행의 문화 전체를 바꿔야 했다.
움프쿠아 은행에 들어와 내가 가장 먼저 시도했던 일은 은행에 들어서는 고객에게 직원들이 인사를 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한번 생각해 보라. 당신이 은행에 들어와 긴 줄 끝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도 아는 체하지 않는다면 어떨까? 어쩌면 잠시 사이 초조해져서 빨리 자기 차례가 되어 일을 끝내고 돌아가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안녕하세요. 잠시만 기다리면 금방 처리해 드릴게요”라고 말한다면 당신의 기분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언뜻 쉬운 일처럼 보이지만 직원들이 자동적으로 그렇게 행동하게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들은 계정을 관리하고 서류를 작성하는 등의 행정 작업에 너무 바빴을 뿐만 아니라 고객들의 이름을 거의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직원들에게 보낸 격려의 말과 글도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우리는 직원들이 그 일을 중요하게 여기도록 할 정식 규율을 만들기로 했다. 무엇보다 직원들로 하여금 진정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하는 일이 중요했다. 규율은 단순했다. 출납이든 신규 계좌든 대출이든, 맡은 업무에 상관없이 매장 직원들이 모두 순서를 정해 문 앞에서 인사를 하게 하는 것이었다. 일반 소매 매장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은행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고객에게 인사를 하는 직원들은 특별히 상의에 꽃 장식을 달게 했다. 직원들은 자기 차례가 돌아오면 하루 종일 인사만 했다. 형식적인 성격이 짙은 규율이었지만 직원들이 안일한 생각에서 나오게 하는 데는 효과적이었다.
변화에 대한 반응이 으레 그렇듯이, 처음 그 규율을 접한 직원들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그들은 고객에게 다가가 인사를 한다는 생각 자체를 우습게 여겼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계속하게 했다. 몇 달이 지나자 직원들은 고객과 인사를 나누는 것에 훨씬 익숙해졌고, 이 규율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고객을 반갑게 맞이하는 일이 그들의 책임임을 전 직원은 확실히 인식하게 되었고, 그것은 사고방식의 변화였다. 그 전에는 고객이 상체를 기울여 일부러 주의를 끌지 않는 한, 직원들은 고개를 아래로 향한 채 서류 작업에만 열중하곤 했다. 하지만 인사 규율을 적용한 이후에는 고객을 반기고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직원들의 주요 업무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완전히 개선되었다고는 볼 수 없었다. 모든 직원이 고객에게 반갑게 인사하고 고객의 이름을 부르는 일에는 익숙해졌지만, 서류나 행정 업무로 분주한 것은 여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객들을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따뜻한 환대를 받고 곧바로 일을 처리할 때도 있었지만 직원이 다른 일로 바쁠 때에는 한참을 기다려야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고객 서비스는 그들 업무의 일부일 뿐이었고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한, 움프쿠아 은행이 고객 서비스 부분에서 특별한 명성을 얻기란 불가능했다. 그리고 그것은 뛰어난 서비스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음을 뜻했다.
?일관성을 유지하라
기업은 규모와 상관없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이나 상품을 전달하는 방식의 품질을 일관성 있게 유지해야 한다. 그것은 내부적으로 혹은 외부적으로 인식되는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당신의 기업에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다면 당신은 항상 “죄송합니다. 다음에는 더 잘하겠습니다”라는 변명을 입에 달고 살 것이다.
나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질 높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고객 서비스를 가장 중요한 업무로 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기업의 비전에 핵심이 되는 어떤 일이 제대로 처리되기를 원한다면, 당신은 그 일이 ‘업무의 일부’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 업무의 일부가 되어서는 부분적인 성공밖에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은행 직원들이 데스크에 앉아 무슨 일인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보았을 것이다. 이 직원들이 고객을 외면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고객 서비스 말고도 처리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둘째는 데스크에 앉아 있는 직원들이 상사나 대출 담당 직원으로, 고객 서비스 업무를 할 수 있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다.
나는 이러한 일들을 막기 위해 직원들을 서비스가 훌륭하다는 평판을 듣고 있는 다른 기업의 매장으로 보내 그곳에서 실제적인 경험을 쌓고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또 이때 매장의 겉모습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행동도 유심히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다음 날 그들이 보고한 내용은 이러했다. 매장 직원들은 고객이 들어서면 인사를 건네고 고객에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한다. 고객이 그것을 보고 난 뒤에는 선반을 다시 정리하며, 고객이 물건을 사겠다고 하면 계산대로 안내해 계산을 한다. 그리고 근무 시간이 끝나면 그날 올린 매출을 확인한다.
“그게 전부인가요?” “네, 그게 전부입니다. 그들이 하는 일은 고객을 상대하는 일뿐입니다. 데스크에 앉아 다른 업무를 보지는 않습니다. 항상 고객들을 상대하지요.” 내가 말했다. “좋아요. 우리도 그렇게 합시다. 우리는 고객 서비스 향상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습니다. 직원들이 업무 시간의 일부만을 할애해 고객 서비스를 하게 해서는 완벽한 결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들이 고객을 상대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모든 서류 업무와 행정 업무를 면제하고, 매장에 있는 직원 전체를 훈련시켜 고객이 필요로 하는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통합 직원’의 개념이다. 나는 그동안 행해졌던 행정 업무가 매장에서 사라지게 하고 직원들로 하여금 고객을 상대하는 일에만 집중하게 한다면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먼저 직원들이 예금을 예치하거나 구좌를 개설하고, 대출을 신청하고, 대여 금고에 접근하는 일 등 고객이 요구하는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게 교육을 실시했다. 그동안 직원들이 해왔던 행정 업무는 고객이 볼 수 없는 장소에 운영 전담 센터를 마련해 그곳에서 처리되었다. 매장 내에서 행정 업무가 사라진 것이다.
은행 내부에서는 통합 직원에 대한 개념이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비판도 있었다. 매장 직원이 행정 업무에서 면제돼 고객을 상대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하려면, 그 일을 대신할 직원을 추가로 채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열 명의 직원이 업무 시간의 반을 할애해 고객을 상대하는 것보다 다섯 명의 직원이 그 일을 전담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매장에는 이전보다 적은 수의 직원이 근무하게 되었고, 행정 업무를 한곳에 집중시킴으로써 지원 업무가 더욱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서비스와 판매
우리 은행에 도입한 통합 직원의 개념은 판매 향상에도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다. 고객 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통합 직원의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고객이 예금 입금, 양도성 예금증서 발급, 주택 담보 대출 신청서 작성 등 어떤 서비스를 요청하든 직원들이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러자 상품을 판매하는 일도 훨씬 쉬워지게 되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판매’라는 말에 부담감을 느낀다. 가령 은행원을 채용한 다음 은행 상품을 판매하는 일에 신경을 써달라고 부탁하면, 아마도 “잠깐만요, 저는 은행원이 되려고 입사했지 판매원이 되려고 입사한 게 아닙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고객에게 특별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달라고 부탁하면, 아마도 직원은 그 말을 기쁘게 받아들일 것이다. 전문 은행원의 역할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직원들에게 판매에 집중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고객을 감동시킬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주문한다. 그들은 이 말에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뛰어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안 판매에 대해 더욱 편안한 느낌을 갖게 되고, 결국 판매 실적은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뛰어난 서비스 문화는 자연스럽게 뛰어난 판매 실적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