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나로 살아도 괜찮아

   
천하이센 (지은이), 박영란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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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0
2025�� 06��



■ 책 소개


“잊지 마세요, 당신은 충분히 괜찮은 사람입니다!”
불완전함을 끌어안는 용기와 나를 사랑하는 마음에 관하여

이 책은 불완전한 자신을 받아들이고 진정한 자아를 찾는 여정을 돕는 심리학 기반의 안내서이다. 현대인의 삶은 경쟁과 비교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감각을 경험하게 만든다. 이 책은 심리학적 통찰과 실천 가능한 조언을 통해 독자가 스스로 진정한 자아를 찾아 행복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15년차 심리상담사가 직접 상담 대화를 바탕으로 구성한 이 책은, 독자가 마치 상담을 받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하며, 자기 탐색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책은 5개의 장에서 삶의 의미, 결핍, 이상과 현실, 미루는 습관, 성장 마인드셋 등을 다루며, 각 장 끝에는 ‘생각과 실천’ 코너가 있어 독자가 내용을 반추하고 적용할 수 있게 한다. 이 책은 내 안의 진짜 나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 실전 매뉴얼이 되어주며,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도록 돕는다. 불안과 경쟁에 지친 당신이 이 책을 통해 자기 자신을 되찾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기를 바란다.

■ 저자 천하이센
저자 천하이센은 15년 이상 경력을 지닌 심리학 박사이자 저명한 심리상담사이다. 중국 최대 지식 공유 커뮤니티 ‘즈후’에서 10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심리학 대중화에 기여한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저장대학교 재직 시절에는 교양 과목으로 개설한 ‘긍정 심리학’ 강의가 큰 인기를 끌었고, 중국 대표 모바일 지식 플랫폼 ‘더다오’에서 선보인 ‘자기계발 심리학’, ‘친밀한 관계’, ‘가족 관계’, ‘자기 변화’ 등의 강의는 40만 명 이상이 유료 구독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주요 저서로는 ‘위대한 나’, ‘인생에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 배워야 한다’ ‘나도 심리학자가 될 수 있을까’ 등이 있다.

■ 역자 박영란
역자 박영란은 베이징 어언대학교 중국어영어과를 졸업한 뒤, 국제유치원 교사로 근무했다. 현재는 이화여자대학교 외국어교육특수 대학원 국제중국어교육학과(TECSOL)에 재학 중이며,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 기획 및 중국어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내 상처가 사랑을 밀어내지 않게 하려면’, ‘나는 아직 내가 낯설다’, ‘인생에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 외 다수가 있다.

■ 차례 
프롤로그_나를 가로막는, 나를 탐색한다

1장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다면
답을 찾는 자가 되어라
외로운 퍼즐 조각
삶을 경험하라

사례 1 “모든 것이 엉망인데 정확히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사례 2 “나는 어떤 사람일까요?” 
사례 3 “하루에 적어도 세 번은 죽음을 생각해요.”
생각과 실천

2장 결핍에서 오는 불안
사랑의 결핍이 외로움을 키운다
결핍이 또 다른 결핍을 낳는다
바쁜 사람이 더 많은 계획을 세운다
결핍에 대처하는 방식 
결핍에서 벗어나는 방법

사례 1 “무언가를 선택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요.”
사례 2 “가난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못 하겠어요.”
생각과 실천

3장 평범함을 받아들인다는 것
평범함을 받아들일 때 삶은 특별해진다
‘쓸모없는 사람’의 쓸모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 잡기

사례 1 “제가 원하는 삶과 거리가 먼 현실 때문에 힘들어요.”
사례 2 “과거의 활력 있던 나를 되찾고 싶습니다.”
사례 3 “노력하는 과정은 행복한데, 결과는 언제 나타날까요?”
사례 4 “새로운 자극만 찾아 헤매고 지속적인 노력은 하지 못합니다.”
생각과 실천

4장 미루기의 늪, 시작을 가로막는 심리적 장벽
심리적 문제인가, 사회적 현상인가?
미루는 습관과 자기 기대
미루는 습관의 네 가지 원인
자기 비난 vs. 자기 이해
자기 자신과 협상하라
당장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해라
생각과 실천

5장 가면을 벗고 나답게 성장하기
성공한 것 같지만 행복과 거리가 먼 사람들
나를 잃어버리게 하는 비교와 평가의 덫
성장 마인드셋과 고정 마인드셋
답은 머릿속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 있다
자신을 감싼 껍데기 깨기
위로가 아닌 변화를 생각하라
‘무엇을 어떻게’에 초점을 둔다 
나무처럼 성장하는 사람
내면의 갈등을 다스리며 앞으로 나아가라
생각과 실천

 




그냥 나로 살아도 괜찮아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다면

답을 찾는 자가 되어라

허무의 반대말은 ‘의미’다. 그렇다면 인생은 과연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기자들이 작가 천단칭에게 인생의 의미에 대해 묻자, 그는 단호하게 “인생은 무의미하다!”라고 대답했다.


그가 말한 ‘인생은 무의미하다’는 견해는 다음 세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1) 인생은 본질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의미’란 인간이 생존을 위해 창조한 것이다. 정치경제학자 막스 베버(Max Weber)는 “인간은 자신이 뿜어낸 의미의 그물 속에 갇힌 거미와 같은 존재이다.”라고 말했다. 사회와 문화가 작동하는 원리 자체가 인간이 존재의 허무함과 직접 마주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의미’를 창조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2) 인생의 의미는 스스로 부여하는 것이다.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단순한 질문자가 아니라, 답을 찾는 자가 되어야 한다. 어쩌면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일 수 있다.


(3) 인생의 의미를 묻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인생의 의미라는 추상적이고 지루한 질문을 고민하기보다는, 그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내며 살아가는 편이 낫다. 긍정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는 인간 진화에서 생존의 단위는 개인이 아니라 ‘집단’이라고 보았다. 의미란 우리가 속한 공동체와의 연결 속에서 생겨나며, 평범한 일상에서는 그 의미의 감각이 흐려지다가도 전쟁이나 제사, 혹은 집단의 발전과 관련된 중요한 순간에는 강렬하게 작동한다. 그때 사람들은 자신을 잊고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며, 하이트는 이러한 ‘집단과의 연결’이 의미의 본질이라고 보았다.


삶을 경험하라

신화학자 조셉 캠벨(Joseph John Campbell)은 현대인의 정신적 위기의 원인을 신화의 핵심과 정서적 연결이 끊어진 데 있다고 말한다. 신화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심리적 성장과 변화의 과정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신화와의 연결을 잃어버리게 된 걸까? 이를테면, 어떤 친구가 검은 숲으로 들어간다고 해 보자. 그런데 그가 손에 지도를 들고 있고, 숲에 어떤 요괴들이 있으며, 그들이 어떤 속임수를 쓰는지도 이미 알고 있다면, 그는 사랑이든 인생이든, 그 모든 것을 미리 예측 가능한 일로 여길 것이다. 그 순간, 신화는 더 이상 살아 있는 이야기가 되지 못한다.


이처럼 왜 스포일러를 당한 걸까?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모든 신비로운 것들을 ‘탈마법화’하여 이성과 규칙, 의무로 복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신비로움이야말로 인생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우리는 무엇이 됐든 경험하기를 너무 두려워해서 미리 자신을 위한 인생 전략을 찾아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전략이 이 여정에서 가장 필요한 신비로움과 모험을 없애 버린다는 사실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로 스포일러가 가능할까? 친밀한 관계, 영화나 예능 프로그램, 또는 이전 세대의 경험을 통해 본 것들이 과연 우리의 직접적인 경험을 대신할 수 있을까? ‘삶의 감정과 의미’는 결코 행동이나 사건으로 간단히 정의될 수 없다. 그것은 절대 스포일러가 될 수 없다. 사랑이든 고통이든, 오직 그 안에 깊이 몰입한 사람만이 그것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몰입을 통해 얻는 보상이며, 전설적인 여정에서 얻는 진정한 보물이다.


조셉 캠벨은 “우리가 인생의 의미를 물을 때, 실제로 묻고 있는 것은 우리가 겪은 가장 깊은 경험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깊은 인생 경험이 바로 ‘인생의 의미’다. 어떤 경험이든 결국 그것이 우리 삶을 이끌어가고, 우리가 왜 살아가는지를 알려 줄 것이다.



결핍에서 오는 불안

결핍이 또 다른 결핍을 낳는다

가난은 어떻게 결핍을 가져오는 걸까? 대부분의 결핍은 ‘불안’에서 시작된다. 이 ‘불안’은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긴다. 만약 우리 뇌에 결핍을 알리는 경보기가 있다면 어린 시절의 결핍은 그 경보기를 민감하게 만든다. 현재의 결핍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상상 속의 부족함조차도 경보를 울리게 하며, 이는 뇌를 혼란에 빠뜨린다. 뇌는 이런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지만, 종종 불길에 휩싸인 쓰레기통을 끊임없이 처리하는 것과 같은 상황에 놓인다. 시간이 흐를수록 뇌의 ‘소방대’는 극도로 지치고, 사람 역시 집중력을 잃어서 미래를 계획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센딜 멀레이너선(Sendhil Mullainathan) 교수와 프린스턴대학교 심리학과 엘다 샤퍼(Eldar Shafir) 교수는 저서 ‘결핍의 경제학(Scarcity)’에서 장기적인 자원의 결핍이 뇌의 모든 주의력을 ‘결핍된 자원’에만 집중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즉, 결핍이 우리의 사고방식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어떤 자원이 부족하면 사람들은 그것에 집착하게 되고, 그 결과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인지 자원을 잃게 된다. 그들은 이를 ‘대역폭’이라고 부르며, 대역폭이 부족할수록 사람들은 현재의 이익에만 몰두하게 되고, 장기적인 이익을 고려할 여력이 줄어든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가난한 사람은 당장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선택에서 신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로 인해 장 기적인 투자나 자기계발을 고려할 여유는 점점 사라진다. 마찬가지로, 과도하게 바쁜 사람은 마감일을 맞추기 위해 급한 일에 끌려다니다가, 정작 더 중요한 일에는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다.


역설처럼 들리겠지만 우리가 결핍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결핍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의 풍족함을 경험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처한 결핍은 어느새 심리적 패턴을 형성하여 풍족함을 경험할 수 없게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결핍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결핍이 심리적 패턴이라면, 경제적으로 당장 해결책을 찾지 못하더라도 심리적으로는 먼저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


내가 불교대학에서 심리학을 가르칠 때,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대부분 출가한 스님들이었다. 그들은 돈이 많지 않았지만, ‘돈이 많을수록 더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물질적 결핍이 그들에게는 거의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먹을 음식과 잠잘 곳이 있는데, 더 바랄 것이 무엇이겠는가?”


그들이 결핍을 극복하는 방법은 ‘소유’에 대한 관점을 바꾸고 ‘가난’과 ‘부유’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었다. 동시에 명상을 통해 감각을 풍부하게 하고, 순간을 자각함으로써 현재의 풍요로움을 경험하는 것이기도 했다. 물론 우리는 명상을 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가 거의 없지만, 그러나 부분적인 풍요를 체험하는 연습을 통해 결핍이 주는 심리적 영향력을 줄이는 것은 가능하다.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감사 연습’이다. 감사 연습은 일종의 명상과도 같다. 의도적으로 자신이 가진 것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되새기는 과정은, 결핍에 물든 사고의 틀을 서서히 바꾸어 놓는다. 그렇게 어떤 일에 깊이 뿌리내리기 시작하면, 점차 돌파구가 열리고 결핍이 지배하던 삶에서도 조금씩 자유로워질 수 있다.


결핍에서 벗어나는 방법

결핍의 핵심이 ‘대역폭’의 부족이라면, 오히려 대역폭을 의도적으로 줄이는 것이 결핍을 완화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삶에서 어떤 결정이 인지 자원을 소모하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자발적인 선택을 통해 그 사용을 줄여나가는 것이다. 불필요하고 무의미한 선택과 결정을 줄이고, 단순한 생활 습관을 기른다. 또한 아무리 바빠도 매주 하루는 무조건 휴식을 취하는 등 의도적으로 여유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는 우리가 결핍의 상태에서 빠르게 벗어나게 해 주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정신을 맑게 하여 결핍에 휘둘리지 않도록 도와준다. 결핍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들이다.



평범함을 받아들인다는 것

평범함을 받아들일 때 삶은 특별해진다

‘평범함’이라는 단어는 매우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다. 이 단어의 반의어만 봐도 알 수 있다. 노력, 독특함, 이상, 재능 등은 삶에 대한 태도와 자기 정체성을 나타낸다. 평범함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단순히 노력을 멈추거나 애쓰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때로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허황된 환상을 버리며, 자신이 그저 평범한 사람임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이라는 표현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 어떤 이들에게는 ‘평범한 사람’이란 평온하고 안정된 삶을 의미하지만, 또 어떤 이들에게는 인생의 조연이나 아웃사이더로 인식하거나 다른 사람보다 열등한 존재가 되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후자라면 평범함의 고통에서 벗어나기가 그리 쉽지 않다.


“사실 우리는 스스로가 얼마나 평범한 사람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마음 한구석에는 집착과 요행을 바라는 심리가 작용해, 어쩌면 남들보다 조금은 특별한 길을 걷게 되지 않을까, 큰 성공을 거두고 금의환향하여 전설처럼 기억되지 않을까. 그런 상상을 하게 되는 것뿐입니다. 평범함을 받아들이는 순간, 그 집착과 요행을 완전히 불태우고 허황된 꿈을 꾸지 않으며, 겸손히 운명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 순간, 우리는 더 이상 자신의 적도, 세상의 적도 아닙니다. 세상을 더 포용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하고, 서서히 자신을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감정을 통제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는 세상에 굴복하겠다는 의미가 결코 아닙니다. 우리 안에는 여전히 뜨거운 열정이 남아 있습니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평범할수록 열심히 노력해야 하고, 현실적일수록 단순한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뛰어난 천재와는 비교할 수 없으니 그저 열심히 노력하는 평범한 사람이 되면 됩니다. 인생을 헛되이 보내지 마세요. 차라리 스스로를 낮추는 것이 낫습니다. 굳이 정상에 올라 최고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최선을 다하면 평범함 속에서도 남다른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늘 ‘어딘가 다른 곳의 삶’을 상상한다. 돈이 있는 삶이 없는 삶보다 나을 거라 믿고, 미래의 삶이 현재보다 더 나을 것이라 기대하며, 다른 사람의 삶이 내 삶보다 더 빛나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돈이 있든 없든, 무슨 일을 하든, 누구와 결혼하든, 누구에게나 인생은 단 한 번뿐이고, 그것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이라는 것이다. 다른 삶은 환상 속에만 존재할 뿐, 그것이 좋든 나쁘든, 평범하든 그렇지 않든, 그런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쓸모없는 사람’의 쓸모

아춘 선생님은 작가이자 심리상담가로 활동하며,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독특한 시각을 제시한다. 그녀의 ‘폐물론’은 많은 이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누군가가 “다른 사람을 어떻게 거절해야 할까요?”, “미루는 습관을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요?”, “사회적 불안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더라도, 그녀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그냥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세요.”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나는 그저 부정적이고 허무주의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심각한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그 말속에서 몇 가지 진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어차피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니, 모든 일을 예측하거나 완벽하게 해낼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더 이상 어떤 일 앞에서도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하고 싶은 일을 부담 없이, 오히려 더 자신감 있게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일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를 지나치게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영국의 유명 작가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은 비관주의의 장점을 설파하는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삶의 본질은 고통이고, 인간의 본질은 타락이다. 이를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삶에 대한 인내심을 키우고, 진정한 지혜를 배우는 길이다.”


그는 이성적으로 살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 철저한 비관주의로 사는 것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북유럽 사람들은 비가 온다고 해서 절대 화를 내지 않고, 이누이트족은 추운 날씨에 실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비나 추위는 아무리 불편해도 그들의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비나 추위는 삶의 평범한 일상일 뿐이다. 그는 우리가 평범한 삶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운명의 변덕스러움을 인정한다면, 삶에 대한 실망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언제든 무력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자신에게 덜 실망할 것이다.



미루기의 늪, 시작을 가로막는 심리적 장벽

미루는 습관의 네 가지 원인

1. 집중을 방해하는 다양한 유혹

일부 연구에 따르면 인터넷 환경으로 인해 우리의 뇌는 점점 단편적인 정보를 더 잘 처리하게 된 반면에 깊이 사고하는 능력은 점차 약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심리학자 월터 미셸(Walter Mischel) 교수는 인간의 뇌가 ‘차가운 시스템’과 ‘뜨거운 시스템’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 두 시스템이 현재의 유혹과 미래의 이익을 두고 끊임없이 갈등을 벌인다고 설명한다.


‘차가운 시스템’은 전두엽에 위치하며, 이성적이고 자기 통제적이며 장기적인 이익을 고려한다. 이 시스템은 끊임없이 ‘미래를 생각해, 장기적인 목표를 생각해!’라고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반면, ‘뜨거운 시스템’은 해마 근처 변연계에 위치하며, 우리 뇌의 가장 원시적인 부분으로 감정과 관련이 있다. 우리의 관심을 끌려는 많은 유혹이 모두 감정을 자극하는 데 집중한다. 이 시스템이 활성화하면 즉각적인 만족이나 즐거움 때문이든, 불안이나 두려움 때문이든 사람들은 빠르게 유혹에 빠져든다. 감정이 사고를 대체하기 때문에 딥 워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고 계속해서 감정만 자극하는 기계로 변해 버린다.


2. 미루기의 가장 큰 동맹군, 스트레스

유혹이 ‘뜨거운 시스템’을 자극하는 것처럼 스트레스 또한 이 시스템을 자극해 회피하려는 충동을 일으킨다. 많은 사람이 스트레스가 동기를 높여 주며, 스트레스가 없으면 더 게을러지고 일을 미루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미루는 습관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미루기 전에 자신을 위협하고 일을 미루고 나서는 자신을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할수록 미루는 습관은 더욱 악화한다.


그렇다면 스트레스와 미루는 습관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스트레스와 원동력의 관계는 ‘역 U자형 곡선’을 그린다. 이 곡선에서 전환점에 해당하는 적정 수준의 스트레스는 인간의 잠재력을 가장 잘 끌어내며, 강력한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그 수준을 넘어서면, 스트레스는 불안이나 우울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해 우리가 일을 미루거나 문제를 회피하게 만든다.


이렇듯 ‘스트레스’는 미루는 습관의 가장 강력한 동맹이다. 어쩌면 미루는 습관의 본질적인 문제는 ‘어떻게 미루지 않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것인가’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3. 실패를 두려워하는 완벽주의

우리는 흔히 미루는 습관을 의욕 부족과 연결짓지만, 실제로 미루는 사람들 중에는 오히려 자신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완벽주의자가 많다.


만약 당신도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스스로 너무 높은 기준을 세워 두고, 그로 인해 쉽게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면 완벽주의자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모든 완벽주의자가 일을 미루는 것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는 자신과 자신의 일에 대해 높은 기대를 가지면서도, 이를 미루지 않고 매우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뛰어난 사람들이 많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차이를 바탕으로 완벽주의자를 ‘적응적 완벽주의자’와 ‘부적응적 완벽주의자’로 구분한다. 두 유형 모두 높은 기대와 기준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의 신념 체계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첫 번째 차이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적응적 완벽주의자는 높은 기준과 기대치를 설정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그 기대에 부응할 능력이 있다고 확신한다. 그들의 높은 자아상과 자신이 세운 목표가 조화를 이루며, 이러한 신념이 긍정적인 동력으로 작용한다.


반면, 부적응적 완벽주의자는 높은 기대와 기준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자신이 그에 부합할 수 없다고 믿는다. 그들은 낮은 자아상을 가지고 있으며, 스스로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존재로 여긴다.


‘이만큼 잘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을 거야.’


이러한 신념 때문에 높은 기대는 동기 부여의 원천이 되기보다는 좌절감을 안겨 주고, 오히려 그들이 견디기 어려워하는 자신의 불완전함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결국 완벽주의자이든 아니든, 그 자체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완벽주의 이면에 있는 ‘자기 인식’이다.


4. 외로움

무의미한 일보다 더 미루기 쉬운 것이 있을까? 미루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은 사랑에서 비롯되는 의미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들은 고립감을 느끼며, 자신을 신경 써 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고, 타인에게도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렇기에 미루는 습관이 미래의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미칠 영향에도 무심해진다. 그러나 고립과 무관심은 본능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감정이기에, 그들은 결국 다른 자극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 한다.


당장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해라

미래의 가능한 결과를 생각하는 것과 지금 이 순간의 행동을 생각하는 것은 두 가지 다른 사고방식, 즉 장기적 사고와 단기적 사고다. 장기적 사고방식은 상상 속의 추상적이고 멀리 있는 일에 집중하며, 그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를 평가한다. 반면, 단기적 사고방식은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가까운 일들에 집중한다. 멀리 있는 것은 우리에게 동기를 유발하고, 가까운 것은 우리가 행동하는 데 도움을 준다.


먼 미래를 생각할 때 우리는 먼저 결과를 판단하고, 그 일이 유용한지 평가한 후에 해야 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어떤 보상이 보장되어 있어야 비로소 행동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그 일이 유용한지 아닌지는 끝까지 해 봐야 알 수 있다. 우리가 행동에 몰입하지 않으면 결코 성공에 이를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은 먼저 결과를 보고 믿으려고 하는데, 때로는 먼저 믿고, 먼저 몰입해야만 원하는 결과를 볼 수 있다. 결과를 예측하려고 하면 행동할 힘을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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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