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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교육 시장을 재편하는 역량기반 교육
미국의 고등교육에는 현재 엄청난 경제적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이...




  • 미국의 고등교육에는 현재 엄청난 경제적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고등교육을 받은 대상들이 앞으로 미국이 맞이할 기회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또 현재 교육 시스템이 교육 대상자들의 잠재력을 충분히 길러줄 수 있을까? 부정적인 답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현재 교육 시스템의 문제점과 적절한 대안은 무엇인가?


    장기간에 걸쳐 성장률이 4% 이상이 되려면 연간 생산성은 대략 2.5% 성장을 하면서 동시에 인적 자본도 매년 1.5%에서 2% 수준으로 성장해야 한다. 노동 참가율을 이전처럼 높이고 이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면 노동시장은 분명 요구되는 만큼의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미국의 고등교육post-secondary education(미국 중등과정 이후의 모든 교육을 의미하나, 편의상 ‘고등교육’으로 표기) 시스템은 당장의 수요에 부응할 만큼의 숙련 노동자도 길러내지 못하는데, 어떻게 앞에서 말한 추가적인 요구에 대응할 수 있겠는가?


    수십 년 동안 직업교육은 낮은 사회적 평가와 미진한 혁신이라는 두 가지 장벽에 막혀 있었다. 정치인들에게 있어 고등교육이라 함은 그들 자신이 받아온 전통적 대학의 교육과 같은 말이었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기술 교육에서 거리를 두게 했으며 직업교육은 약화되어 왔다.


    그러나 북미와 유럽 모두에서 마침내 변화의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직업교육을 강화해야만 하는 마땅한 이유들이 있는 것이다. 특히 맥킨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 고용주의 45%가 알맞은 자질을 지닌 인재를 찾지 못해 결원을 남겨두고 있다고 답했으며, 약 1/3은 기술 부족이 사업에 커다란 장애가 된다고 말했다. 또한 맥킨지의 조사에서 미국 청소년의 44%가 자신들이 받는 고등교육이 취업 가능성을 높여 준다고 대답했다. 72%의 교육자들은 졸업생들이 취업할 준비가 되었다고 믿는 반면, 그렇게 생각하는 청소년과 고용주는 각각 45%와 42%에 그쳤다. 이런 통계로 알 수 있는 점은, 현재의 고등교육이 최근 떠오르는 경제적 기회를 성공적으로 움켜잡을 수 있을 만한 능력을 갖추게 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기존의 교육 방식에 돈을 더 쏟아붓는 것은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라는 점도 밝혀 준다. 사실상 전통적인 대학교육의 거품이 이미 꺼지기 시작했다.


    대학의 문호를 개방하는 것은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대량 양산해내는 비효율적이고 비용만 많이 드는 방식이라는 점이 증명되었다. 현재 미국 학생들이 학자금으로 지는 빚은 무려 총 1조 달러가 넘는다. 하지만 교수보다 주로 박사과정 대학원생들에게 배우는 경우가 많고, 점점 비대해지는 대학의 경비를 뒷받침해야 하며, 더는 좋은 직장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졸업장이나 받아야 하는 대학 졸업생들에게는 그들이 들인 돈에 비해 대학으로부터 형편없는 보상만을 돌려받는다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사실, 최근 발표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연구결과는 ‘베네트 가설Bennett Hypothesis’이 옳음을 증명하고 있다. 1987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의 교육부 장관인 윌리엄 베네트는 고등교육 비용이 정부 기금 증가분을 소진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지난 25년에 걸친 재정 지원 중 65%가 고등교육 수수료와 교육비용으로 지출되었음을 확인했다.


    더욱이 학자금 대출이 보다 용이해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충분히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전통적인 대학교육의 혜택을 받으라고 부추기는 꼴이 되었다. 이렇게 빚을 지고 아직 졸업하지 못했거나 직업과는 무관한 교육을 받고 졸업한 사람들은 고등교육 때문에 사실상의 피해를 입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인 것은 이런 비극이 결국은 혁신의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현재 떠오르고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역량기반 교육Competency-based Education’이다. 역량기반 교육은 전통적인 학교 교육이 가진 대부분의 기본 원리를 뒤집어 놓는다. 특정 학문의 원리를 숙달하는 것보다 직업 관련 기술이나 역량의 함양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는 ‘4년 교육으로 끝’이라는 식의 대학 시스템에 맞서 평생 학습을 목표로 고안된 체계다. 각 지식은 간단히 소화 가능한 ‘모듈’ 단위로 분리된다. 인터넷은 역량기반 직업교육과 잘 어울린다. 직업훈련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생계를 꾸려가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해준다.


    역량기반 교육의 기본 형식은 이렇다. 학생들은 자신의 편의에 따라 수개월 혹은 수년에 걸쳐 저녁 시간을 활용하거나 정규 교육과정에 등록해 각각의 ‘모듈’을 학습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경력에 가장 도움이 될 만한 방식으로 학습한 모듈을 결합하면 된다. 평가는 하나의 성적 증명서로 발행되지 않고, 학생들이 각각의 기술들을 습득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한 학생의 이력은 획득한 기술들이 늘어남에 따라 계속 업데이트되는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기술과 기존과는 다른 교수방법이 결합하여, 학생을 모집하려는 대학에서부터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바라는 혁신적 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문에서 새로운 참가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남부 뉴햄프셔 대학은 연 2,500달러의 비용으로 역량기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위 과정을 ‘미국을 위한 대학College for America’이라는 이름으로 개설했다.


    또한 위스콘신 대학의 ‘UW 플렉스Flex’나 카펠라 대학의 ‘플렉스패스FlexPath’도 역량기반 교육을 도입한 사례에 포함된다. 온라인 교육 회사인 유다시티Udacity는 AT&T와 같은 회사와 협력해 소위 ‘초소형 학위’를 제공하고 있다. 직업과 연관된 자격증을 월 200달러의 비용으로 6~12개월 내에 딸 수 있는 과정이다. 디이브이 부트캠프Dev Bootcamp란 기업은 코딩 개발자들을 위해 9주간의 교육과정을 제공하면서, 수업료의 일부는 취업에 성공했을 때 받는다. 또 졸업생이 취업한 후 100일을 채우면 해당 회사에 일부 비용을 청구하며, 졸업생에게는 기존에 냈던 수업료의 상당 부분을 되돌려 준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와 ‘크리스텐슨 인스티튜트’의 미셸 웨이스Michelle Weise 박사는, 학생들이 자신들에게 필수적인 기술을 빠르고 값싸게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역량기반 교육을 일대 혁명에 비유하고 있다. 온라인 기반의 대형 열린 강좌들이 대부분 인터넷을 통한 기존의 학술적 지식 제공에 중점을 두고 있는 데 반해, 역량기반 교육은 인터넷을 이용할 뿐 아니라 직업에 보다 밀접한 교육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학습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학과 지식보다 역량을 강조하는 방식은 탈공업화 사회의 경제에 어울리는 직업교육을 제공해 줄 것이다. 또한 기존 대학의 지배력도 약화시켜서 학생들은 시장성 있는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더는 큰 빚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걸 깨달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우리는 아래와 같이 전망해본다.


    첫째, 2020년경에는 저렴한 ‘역량기반’ 모델이 고등교육의 대세가 될 것이며, ‘준비가 부족한 젊은 인력’ 그룹이 직업 세계에 진입해 빠르고 효율적으로 산업 발전에 공헌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와 다른 연구자들이 다수의 연구에서 지적해 온 대로, 새로 등장한 경쟁자가 기존 제도에 만족하고 있는 핵심 고객, 즉 현재에도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대학생을 직접 공략해서는 해당 산업을 뒤흔들기 어렵다. 그들은 우선 아직 주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저렴한 비용을 무기로 ‘비이용자’와 ‘주변 이용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역량기반 교육의 경우, 맥킨지에 의하면 자신들이 현재의 대학 수업료를 감당하기에는 ‘너무 가난’하다고 느끼는, 고졸 학력자 중 66%를 첫 목표 고객으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대학 중퇴자나 아직 취업할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하는 56%의 졸업생 또한 공략해야 할 고객에 포함된다. 그리고 기술과 교육방법의 발전에 따라 역량기반 교육은 일류 전문가들의 지속되는 교육 수요에도 부응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핵심인데, 특히 디지털 시대에 지속적으로 생산성이 증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재교육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모듈로 구분되어 습득이 용이한 특성 덕분에 역량기반 교육은 21세기 경제가 요구하는 기술의 빠른 수요 확산에 부응할 것이다.


    2009년 맥킨지가 유럽 경제에서 요구되는 기술의 항목 수를 파악했을 때는 178가지였으나, 2012년에는 924가지로 급속히 늘어났다. 여러 틈새시장이 급속도로 확산됨에 따라 오직 모듈형의 접근방식만이 직업훈련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모델이 되었다. 기존 초중고 교육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핵심적인 재정 지원을 맡겠지만, 산업계도 각 특정 직업에 필요한 기술들을 훈련시키는 이 역량기반 교육에 드는 비용을 보조하고 나설 것이다.


    셋째, 아주 드물게 예외는 있을 수 있지만, 전통적인 대학들은 역량기반의 직업교육 모델로 전환하지 못할 것이다.


    역량기반 모델을 채택하면 당장 대학의 수익에 큰 피해가 간다. 현재의 모델은 강의실에서 보내는 시간과 좋은 성적으로 얻는 학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새로운 모델에선 학점과 강의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학습은 언제 어디서든 이뤄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동기가 충만한 학생이라면 학습 속도를 얼마든지 올릴 수도 있다.


    무조건 시간을 소비하게끔 하는 기존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우선적 가치를 학생들에게 자격증을 부여하고 개인화된 학습을 제공하는 쪽으로 변화시켜 나가자면, 계속 증가하는 비용을 조정하느라 대학은 한동안 힘든 시기를 겪게 될 것이다. 기존 고등교육 기관들이 역량기반 모델을 수익에 위협이 되는 존재로 바라보는 한, 빠르게 이 모델을 채택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교사와 시설에 대한 기존의 이해관계가 없는 다른 교육기관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미래의 고등교육 기관이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넷째,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들은 최고의 인재들을 길러내면서 여전히 우리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유지하겠지만, 그보다 못한 교육기관들은 시장에서 설 곳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학술 연구와 소규모 수업을 위한 공간은 앞으로도 남을 것이다. 하지만 직업교육의 혁신으로 인해 교육시장은 한층 역동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이 새로운 세상에서, 직업교육 대학은 더 이상 찬밥 신세에 머물지 않고 중심적인 위치에 올라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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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erences List :
    1. To access the report “Education to Employment: Designing a System that Works,” visit the McKinsey & Company website at:
    http://mckinseyonsociety.com/education-to-employment/report/


    2. To access the report “Credit Supply and the Rise in College Tuition”, visit the Federal Reserve Bank of New York website at:
    http://www.newyorkfed.org/research/staff_reports/sr733.html


    3. The Economist, August 24, 2014, “Got Skills? Retooling Vocational Education ⓒ 2014 The Economist Newspaper Limited. All rights reserved.
    http://www.economist.com/news/business/21613279-retooling-vocational-education-got-skills


    4. iBid.


    5. To access the report “Education to Employment: Designing a System that Works,” visit the McKinsey & Company website at:
    http://mckinseyonsociety.com/education-to-employment/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