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과 고용주가 함께 살아남는 방법
이론상으로 시장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한다. 가장 활용가치가 높은 곳에...




  • 이론상으로 시장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한다. 가장 활용가치가 높은 곳에 자원이 우선 할당되는 것이다. 하지만 인적 자본은 불행히도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잘못된 능력이 잘못된 위치에 배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결과로 빚어지는 인력의 잉여와 부족은 우리를 더 가난하게 만든다. 이러한 인적 자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월스트리트저널」은 2015년 실업률이 3퍼센트나 줄어든 일리노이 주의 디케이터Decatur 시를 집중 조명한 바 있다. 그 기사는 장밋빛 통계는 사실을 왜곡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디케이터에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 실업률이 하락한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이사를 떠나면서 실업률이 하락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미국 경제가 회복하기 위해서 일어나야 하는 일이다. 직장을 잃은 노동자들은 회사가 문을 닫고 공장이 폐쇄된 지역을 떠나 일자리가 더 많은 곳으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 세계경제포럼의 ‘고용을 위한 글로벌 의제 위원회’가 내놓은 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고용주의 40%가 빈 일자리를 채우기에 적합한 지원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한 지역The Smartest Places on Earth』이라는 책에 언급된 딜로이트 컨설팅의 한 연구는, 2016년 기준 미국 제조업체가 60만 개의 일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으며 이 수치는 2025년에 200만 개로 늘어나리라는 사실을 밝혔다. 이는 모두 일자리의 불균형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어떤 지역은 너무 사람이 많은 반면 일자리가 너무 부족하고, 다른 지역은 반대의 문제를 겪고 있다. 이런 곤란한 상황을 ‘비효율적인 노동력의 공간적 배치’라고 부른다.


    물론 이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그 원인 중에는 교육 시스템의 문제로 인한 일자리와 능력의 불일치도 있다. 빈곤도 하나의 장애 요인인데, 소득이 낮은 사람들은 재배치에 필요한 자원조차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택 건축 규제와 비싼 주택 가격 때문에 중산층조차 높은 임금을 주는 일자리가 있는 산업밀집지역으로 진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주택 규제에 대해 살펴보자. 장-타이 시에Chang-Tai Hsieh와 엔리코 모레티Enrico Moretti가 작성한 미국 경제조사국의 보고서 <왜 도시가 중요한가? 지역의 성장과 전체의 성장>은 뉴욕, 샌프란시스코 및 산호세가 1964년부터 2009년까지 지역 경제에서는 고도의 발전을 이룩했지만, 전국적인 경제성장에 기여한 바는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을 밝혀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시에와 모레티는 이들 도시의 규제로 인한 주택 공급 제한이 주택 가격의 상승을 초래하여, 고임금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이주해 오려는 사람들의 수를 줄게 했다는 점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를 잇는 실리콘 밸리는 첨단기술 기업들이 가득하지만, 토지 용도 제한 탓으로 넓은 면적에 비해 인구는 상대적으로 아주 적은 편이다.


    그들은 다음과 같이 결론 내렸다.


    “이들 도시에서 주택 공급 규제를 평균 수준으로 낮추면 노동인구도 늘리고 미국 GDP를 9.5% 상승시킬 수 있다. 우리의 결론은 노동력의 공간적 재배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생산과 복지의 총량이 미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며, 보다 효율적인 노동력의 공간적 재배치를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주택 공급 규제라는 점이다. 이 규제가 미국에서 가장 생산력이 높은 도시로 이주하려는 노동자의 수를 제한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로 인해 미국 노동자의 소득과 복지수준이 낮아진다.”


    하지만 주택 공급이 더 늘어나더라도 일자리가 없는 미국인들은 여전히 이사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재배치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교육수준과 연관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노트르담 대학의 경제학자 아비게일 워즈니악Abigail Wozniak은 미국 통계청 자료를 연구해 대학 졸업생 중 약 50%가 30세 이전에 자신이 출생한 주를 떠난다는 점을 밝혔는데, 고등학교 졸업자는 이 비율이 27%, 고등학교 중퇴자는 17%에 그쳤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모레티가 쓴 기고문 ‘노동자들이 주저앉아서 잃고 있는 것’에 의하면 워즈니악의 연구결과는 “대학교육을 받은 노동자와 그 미만의 교육을 받은 노동자 사이에 소득과 실업률의 불평등이 증가하는 중요한 원인”을 밝히고 있다. 오늘날 대학 졸업자가 고등학교 졸업자보다 소득이 75% 더 높다. 이 임금 격차는 1980년과 비교해 두 배 이상이며, 그 차이를 더 벌리는 것이 이동 가능성이다. 왜 교육수준이 낮으면 이동 가능성이 떨어지는가? 정보의 결핍으로 타 지역의 기회를 알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중대한 인생의 변화에 필요한 기술이 부족할 수도 있으며, 특히 돈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재배치는 투자와 같다. 더 나은 일자리를 찾는 대가로 이사 비용 및 일자리를 찾을 때까지의 생활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모아둔 돈도 얼마 없고 신용도도 낮기 때문에 많은 저숙련 미취업자들이 그런 투자를 할 능력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일자리와 실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예측해본다.


    첫째, 트럼프 행정부는 실직 노동자가 그들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가 있는 다른 도시로 이동하도록 장려하는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무역 조정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과의 무역으로 인해서 실직한 사람들은 월 1,250달러의 급여와 더불어 이사 비용의 90%를 재배치 수당으로 받을 수 있다. 이 재배치 보조금은 일자리를 잃은 모든 노동자들에게 허용되어야 한다. 정부는 일자리가 없는 곳에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돈을 주기보다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더 큰 곳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줘야 한다. 모레티가 지적하듯이 이런 정책 변화는 더 많은 일자리가 있는 도시로의 이동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도 혜택을 준다. “한 도시에 일자리를 구하는 실직자가 1,000명인데 일자리는 100개밖에 없다면, 노동자가 일자리를 구할 확률은 10분의 1이다. 그런데 500명의 실직자가 다른 도시로 재배치되면, 남아 있는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구할 가능성은 두 배로 높아진다.”


    둘째, 연방정부는 미국 도시들이 과도한 주택 공급 제한조치로 고용 증가를 억제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고 공원을 사무용 빌딩으로 무조건 전환하자는 것은 아니다. 시에와 모레티는 실리콘밸리의 도심 지역은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고도 더 개발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예를 들어 사무용 고층 빌딩으로 단층 빌딩을 대체할 수 있다. 도시들은 자체적으로 토지 사용에 대한 규제를 설정할 권한이 있지만, 그러한 규제가 미국 전체 경제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연구는 보여준다. 시에와 모레티가 계산한 바에 따르면 그 결과가 GDP의 9.5% 성장을 낳을 수 있음을 기억하라. 그러므로 반드시 미국 연방정부 차원에서 토지 사용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


    셋째, 미국 노동자들의 이동성을 높여야 하는 필요성은 새롭고 창의적인 교통 대책으로 이어질 것이다.


    새로운 일자리 근처에 거주할 능력이 되지 않는 노동자들을 위해 저렴한 주거지와 고소득 일자리 도시를 연결하는 고속철도를 건설하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제임스 페토코키스James Pethokoukis는 공공정책 블로그 AEIdeas에 올린 글에서, “현재 캘리포니아에 건설 중인 고속철도가 줄 혜택은 새크라멘토, 스톡턴Stockton, 머데스토Modesto, 프레즈노Fresno 같은 캘리포니아 센트럴 밸리의 저임금 도시들과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의 생산성 높은 일자리가 연결된다는 점이다. 이로써 샌프란시스코의 주택 제한 정책을 변경하지 않으면서도 샌프란시스코 경제에 필요한 노동력을 공급할 수 있다.”라고 제시했다. 우리는 장기적으로 보면, 고속도로를 이용해 무인 버스가 준교외에서 도시로 노동자들을 실어나를 것이라 전망한다.


    넷째, 미국의 교육제도는 21세기 경제에 기여할 준비가 된 졸업자를 배출할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한다.


    아서 C. 브룩스Arthur C. Brooks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교육을 개혁하여 사람들이 좋은 일자리가 나오는 쪽으로 이동하게 할 수 있다. 여기에는 고등학교에서 직업교육이나 기술교육을 재개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주정부와 지방정부는 무역학교를 후원하는 정책을 펼치거나 견습 제도를 두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의 실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책보다는 문화가 끼치는 영향이 더 크다. 누구나 학사학위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해외에 아웃소싱하기 어려운 중요하고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을 위해 진지하게 사람들을 훈련시켜야 한다.”


    다섯째, 고소득 일자리는 점점 더 ‘브레인 벨트Brain Belt’ 주변으로 집중될 것이며, 미국 전역으로부터 능력 있는 사람들을 끌어 모을 것이다.


    브레인 벨트는 첨단기술 중심의 산업지대를 지칭하는 용어로, 과거 제조업 중심지였으나 현재는 쇠락해 가는 러스트 벨트Rust Belt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프레드 바커Fred Bakker와 앙트완 반 아그마엘Antoine Van Agtmae이 그의 책에서 기술했듯이 브레인 벨트는 “성공을 위해 첨단 개발 기법과 사업 아이디어를 활용하려는 고도의 에너지로 가득한 연구와 리더십의 중심지”이다. 브레인 벨트는 대학 간 공동연구, 정보의 공개적 교환, 기업과 대학 간의 협업, 다양한 학문 간의 통합연구, 여러 기관들이 참여하는 생태계적 특성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텍사스 오스틴의 첨단산업 클러스터, 휴스턴의 에너지 클러스터, 플로리다 팜 베이의 항공우주 클러스터, 콜로라도 볼더의 생명과학 클러스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소수의 지역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혁신이 벌어지는 현상이 급격히 일어나고 있다. ‘경제혁신그룹Economic Innovation Group’에서 발행한 보고서 <경제 성장과 회복의 새로운 지도>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6년 사이에는 120개 군郡, county에서 새로운 일자리 중 50%가 만들어진 데 반해, 2010년부터 2014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에는 73개 군에서 새로운 일자리의 50%가 만들어졌다.


    여섯째, 디지털 기술-경제 혁명이 진전됨에 따라, 직장으로 출퇴근하지 않고도 브로드밴드나 클라우드 기술을 사용하는 숙련된 노동자들에 의해 원격으로 처리되는 직업들이 더 늘어날 것이다.


    제임스 매니카James Manyika, 수잔 룬드Susan Lund, 바이런 오거스트Byron Auguste, 스리니바스 라마스와미Sreenivas Ramaswamy가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의 <구인 : 선진국에서 일의 미래Help Wanted : The Future of Work in Advanced Economies>라는 토론 논문을 통해 지적했듯이, 지난 30년에 걸쳐 자동화가 조립 작업 등의 반복적 제조업과 수표를 바꿔주는 일 등의 반복적 거래업무에서 인간 노동자를 대체해 왔다.


    “이제 세 번째 변화의 물결이 복잡한 상호작용과 관계되고 깊은 지식, 독립적 판단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직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지식 경제의 직업에 해당되며, 관리직과 판매원뿐 아니라 의사, 변호사, 교사 등의 전문직도 포함된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런 복잡한 상호작용을 요구하는 일자리는 선진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고용 범주였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지난 2000년대에 새로 생겨난 거의 모든 직업들은 이런 상호작용이 필요한 일자리였다. 2000년에서 2009년 사이에 거의 500만 개의 일자리가 이 분야에서 만들어진 반면, 제조업과 거래업에서는 3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매니카와 동료들의 설명에 따르면 “브로드밴드, 클라우드 컴퓨팅 및 여타 다른 기술들 덕분에 많은 상호작용 업무를 언제 어디서나, 길 위나 비용이 저렴한 도시의 시설, 혹은 근로자의 집에서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근로자가 ‘고소득 직장’과 ‘저렴한 주거비의 집’ 두 가지 중 장점만을 취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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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erences List :


    1. The Wall Street Journal, May 10, 2015, “Case of the Vanishing Worker,” by Mark Peters and Ben Leubsdorf. ⓒ 2015 Dow Jones & Company Inc.  All rights reserved.
    http://www.wsj.com/articles/case-of-the-vanishing-worker-1431299722


    2. For access to the report “Matching Skills and Labour Market Needs,” visit the World Economic Forum website at:
    https://www.weforum.org/reports/matching-skills-and-labour-market-needs-building-social-partnerships-better-skills-and-better-jobs/


    3. The Smartest Places on Earth: Why Rustbelts Are the Emerging Hotspots of Global Innovation by Antoine van Agtmael and Fred Bakker is published by PublicAffairs, a member of the Perseus Books Group. ⓒ 2016 Antoine van Agtmael and Fred Bakker.  All rights reserved.


    4. To access the report “Why Do Cities Matter? Local Growth and Aggregate Growth,” visit The University of Chicago website at:
    http://chicagounbound.uchicago.edu/housing_law_and_policy/36/


    5. The Wall Street Journal, May 26, 2012, “What Workers Lose By Staying Put,” by Enrico Moretti. ⓒ 2012 Dow Jones & Company Inc.  All rights reserved.
    http://www.wsj.com/articles/SB10001424052702303610504577420701942867414


    6. AEIdeas, May 11, 2015, “We Need to Make It Easier for US Workers to Get to Where the Good Jobs Are,” by James Pethokoukis. ⓒ 2015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All rights reserved.
    https://www.aei.org/publication/we-need-to-make-it-easier-for-us-workers-to-get-to-where-the-good-jobs-are/


    7. New York Times, May 20, 2016, “How to Get Americans Moving Again,” by Arthur C. Brooks ⓒ 2016 The New York Times Company.  All rights reserved.
    http://www.nytimes.com/2016/05/21/opinion/how-to-get-americans-moving-again.html?_r=0


    8. The Smartest Places on Earth: Why Rustbelts Are the Emerging Hotspots of Global Innovation by Antoine van Agtmael and Fred Bakker is published by PublicAffairs, a member of the Perseus Books Group. ⓒ 2016 Antoine van Agtmael and Fred Bakker.  All rights reserved.


    9. To access the report “The New Map of Economic Growth and Recovery,” visit the Economic Innovation Group website at:
    http://eig.org/recoverymap


    10. McKinsey Global Institute, March 2012, “Help Wanted: The Future of Work in Advanced Economies,” by James Manyika, Susan Lund, Byron Auguste, Sreenivas Ramaswamy. ⓒ 2012 McKinsey & Company.  All rights reserved.
    http://www.mckinsey.com/global-themes/employment-and-growth/future-of-work-in-advanced-economies